리만 가설에 대한 간략한 소개

1 개요[ | ]

리만 가설에 대한 간략한 소개
  • 저자: Jjw
  • 2018-09-25

 


난 덕후지 수학자가 아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대목에서 언제든지 삑사리를 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리만 가설이 뉴스를 타는 경우란 정말 없으니까 이럴 때 간략히 정리를 해 두기로 하자. 리만 가설을 소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존 더비셔의 책에서 소개한 방법을 따라가 본다. 커버 사진은 레온하르트(‘사자심’ ) 오일러인데, 이 양반이 안끼는 수학 문제가 있나 싶지만 여기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위스에 바젤이란 곳이 있다. 스위스에서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여기에 베르누이 형제라는 형제 수학자가 살았다. 야곱 베르누이와 요한 베르누이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아서 매번 서로를 질투하고 깍아내리고 그렇게 살았다. 정작 베르누이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요한의 아들 다니엘 베르누이지만... 각설. 요한 베르누이는 오일러의 스승이기도 하다.

서로 으르렁 거리는 형제였던 야곱과 요한 베르누이는 그래도 수학에 있어서는 매우 정직한 사람들이었는데, 모르면 그냥 어 우린 모르겠네 누구 아는 사람? 하고 쿨하게 물어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이 어 우린 모르겠네 하고 손 들었던 문제 가운데 바젤 문제라는 게 있다. 이들이 바젤에 살았으니까, 베르누이 형제가 낸 문제 가운데 가장 유명세를 탔던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어떤 문제냐 하면;

이런 걸 생각해 보자.

[math]\displaystyle{ \sum \limits _{k=1}^∞ \dfrac{1}{k}=\dfrac{1}{1}+\dfrac{1}{2}+\dfrac{1}{3}+\dfrac{1}{4}+… }[/math]

조화급수

위 수식은 조화급수라고 하는 녀석이다. 급수란 건 저렇게 일정한 관계에 있는 수열을 다 더한 값을 말한다. 조화급수는 “발산”하는데 더할수록 그 값이 커져서 결국 무한대가 된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더하면 더할 수록 더 커지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분수의 경우엔 꼭 그렇지도 않다. 딱 봐도 더하는 값이 점점 작아지고 있으니까. 더비셔는 저걸 카드 쌓기에 비유하였다. 처음에 맨 위 카드 한장을 딱 반이 되게 뽑고, 그 밑의 카드를 1/3, 그 다음엔 1/4, 이렇게 해서 아주 잘 뽑기만 하면 무한히 계속 할 수 있을까? 조화급수가 발산한다고 하는 건 그럴 수 있다, 즉 무한히 카드를 뽑을 수 있다라는 뜻이 된다.

<img src=" " style="width:330px"/> 조화급수와 카드 쌓기

어, 그렇군. 그러면 아래의 급수도 발산할까? 조화 급수와 차이라면 수열에 모두 제곱을 한 것이란 점이다.

[math]\displaystyle{ \sum \limits _{n=1}^∞ \dfrac{1}{n^2}=1+\dfrac{1}{2^2}+\dfrac{1}{3^2}+\dfrac{1}{4^2}+\dfrac{1}{5^2}+… }[/math]

바젤 문제

베르누이 형제는 앞서 말했다시피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해서든 상대보다 더 빨리 해결하려고 있는 힘을 다했다. 그런데 풀 수가 없었다. 이런... . 동시에 쿨했던 형제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쓴다. 누구든 이거 풀 수 있으면 알려주삼.

그러면 이 문제는 누가 풀었느냐? 오일러가 풀었다. 오일러는 근대 수학의 끝판왕 같은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수식이나, 우리가 배우는 수학 교과과정 등등의 대부분은 이 양반 덕분이다. 암튼, 오일러는 스승에게 답을 알려준다.

[math]\displaystyle{ \dfrac{\pi^2}{6} }[/math]

– 바젤 문제의 답. 잉? 파이? 형이 여기서 왜 나와?

자세한 증명은 https://ko.wikipedia.org/wiki/바젤_문제 를 보자.

자, 이제 조화 급수와 바젤 문제를 다시 살펴 보자. 더해지는 각 수열을 제곱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궁금해 진다.(궁금해 져야 할텐데...) 세제곱은? 네제곱은? n 제곱은? 어떻게 되지? 이걸 제타 함수라고 한다.

[math]\displaystyle{ \zeta(s) = \sum \limits _{n=1}^∞ \dfrac{1}{n^s} }[/math]

리만 제타 함수

위 함수에서 s = 0 이면 ξ(0) = 1 + 1 + 1 + 1 ... = ∞ 로 발산한다. 수학 시간에 배운대로 0이 아닌 모든 실수의 0 제곱은 1 이기 때문이다. s = 1 인 경우는 조화 함수로 발산 한다. s = 2 인 경우가 바젤 문제이고 갑툭튀 파이가 나오는 (π^2)/6 의 값을 갖는다. 이 외에도 s 가 3일때, 4일때... 를 생각할 수 있다. 이 때의 값은 https://ko.wikipedia.org/wiki/리만_제타_함수 를 참조하자.

여기까지 정리한 다음 오일러는 놀라운 것을 발견한다. 몇 번의 이항 정리를 거치면 제타 함수는 소수들의 곱셈 형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오일러의 곱셈 공식이라고 한다. 자세한 것은 https://ko.wikipedia.org/wiki/오일러의_곱셈_공식 을 보기로 하자. 그 결과는 아래와 같이 쓸 수 있다.

[math]\displaystyle{ \zeta(s) = \sum \limits _{n=1}^∞ \dfrac{1}{n^s} = \prod_p \dfrac{1}{1-p^{-s}} }[/math]

오일러의 곱셈 공식

그러니까 제타 함수는 소수들의 곱 형식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베른하르트(곰심! - 사자 나오고 곰 나오고 이 동네가 원래 이렇다.) 리만은 이렇게 생각한다. 어, 이거 풀면 소수 정리도 해결되겠네? https://ko.wikipedia.org/wiki/소수_정리 는 n까지의 자연수에서 소수는 몇 개인지 어림할 수 있는 정리이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리만은 가우스의 제자로 현대 수학의 끝판왕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니까 리만이 쉽지 않았다는 건 누구에게도 쉽지 않았다는 거다.

리만은 이렇게 발표한다.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 해의 실수부는 1/2 인듯.” 이게 리만 가설이다.

내놓으라 하는 수학의 끝판왕들이 진짜? 이러면서 덤볐는데 다 실패하였다. 그러니까 나 같은 그저 덕후는 문제가 뭔지 이해하는데 만족하고 살아야 정신 건강에 이롭다. 1914년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https://ko.wikipedia.org/wiki/고드프리_해럴드_하디 )가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고 발표했는데 나중에 그게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 밝혀졌다. 하디는 리만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 해 가운데 실수부가 1/2 인 해가 무수히 많다는 것은 증명하였지만, 그렇다고 그게 다른 해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은 아니란 게 문제였다. 하디는 좀 고집쟁이여서 이런 지적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그나저나 자명하지 않은 해란 게 도대체 뭔지를 설명해야 한다. 앞의 제타 함수에서 s 가 짝수인 경우 그러니까 0(발산) 2(수렴, (π^2)/6 )... 등은 딱 떨어지는 값을 갖는다. 문제는 s가 홀수인 경우이다. 이건 각각의 경우마다 박터지게 계산해야 그 값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자명하지 않은 해”는 딱 떨어지지 않아서 박터지게 계산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리만은 몇 가지의 경우를 계산해 보고는 어라? 대충 1/2 + t i 인걸? 하고 생각한 것이다. 뒤에 i가 붙는 이런 수를 복소수라고 한다. 복소수( https://ko.wikipedia.org/wiki/복소수 )는 실수 + 허수의 형태로 표현된다.

리만이 애초에 관심을 가졌던 소수 정리는 다른 방법으로 증명되었다. 그 증명을 리만 가설에 대입하면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박터지게 계산해야 하는)” 복소수 해의 실수부는 정확히 1/2일 필요는 없고 대충 0과 1사이에 만 있으면 소수 정리가 참이게 된다. 그렇더라도 진짜 모든 자명하지 않은 해가 1/2 + t i 꼴의 복소수인가? 그런거야 안그런거야? 라는 문제가 남았다. 이게 현실에서는 별무소용 그러거나 말거나 일지 모르지만, 수학자들에겐 그러니까 일종의 에베레스트 등정과 같은 거다. 산이 거기 있는데 왜 가지를 못하니... 하는 심정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수학자들 가운데 발표는 하지 않았어도 이걸 생각해 보지 않은 수학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 번에 대중 앞에서 증명을 시도한 마이클 야티야 역시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PPT 부실이란 점은 몹시 아쉽지만, 조금 있으면 그의 증명 논문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지 않겠나 싶다. 그 결과 실패로 판명나더라도 에베레스트 등정길에 이정표 처럼 남아 있는 수 많은 산악인의 시신과 같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뱀발 1: 아오, 페이스북 노트 작성이 점점 더 불편해 진 것 같은 느낌 적인 느낌.

뱀발 2: 눈치 채셨는가 모르겠지만, 이 글은 위키백과 홍보용....

2 같이 보기[ | ]

3 참고[ | ]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