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일병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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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 사실 아직도 못봤고 앞으로도 못볼듯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대한 수기(?).

나도 이등병이니 a private인가?

제 목:라이언 일병 구하기. 관련자료:없음 [ 3872 ] 보낸이:정철 (zepelin ) 1999-05-21 23:17 조회:48

엊그저께 비디오 빌려오다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포스터를 보았다. 우리 동네 구민회관에서는 매월 한번정도 영화상영을 하는데 물론 꽁짜였다. 그 래서 그걸 보러갈까 하던 찰나에 어차피 책 반납하러 도서관에 가야하는 이 상 간김에 앞부분만 보자고 마음먹었다. 모형에게서 앞부분은 꽤나 재미있 다는 말을 넌지시 들었기 때문이다. AV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느낄수 있다고 극찬을...

놀라운 것은 박터지게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오 이것이 과연 스필버그 의 힘인가...하면서 나는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힘을 실감하였다. 실직자로 예상되는 아자씨 군단도 상당히 되었으나 대개 학원과 보충수업을 땡땡이치 고 나온 학생들과 아이들을 몰고온 아줌마부대였다.

혹시 그녀석들이 학원을 땡땡이쳤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을 수 있 다.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에 주위 녀석들의 대화를 종합해서 판단한 것이니 맞을게다. 특히 몇몇은 버스까지 타고 온듯 하였다. 개중 나이도 좀 지긋한 (그렇지만 둘다 미혼인듯한) 커플도 있었는데 남자쪽에서 온갖 코멘 트를 던지고 있었다. 아 역시 한국인은 꽁짜를 좋아해... 아 저사람들이 구 마다 순회하면서 영화를 트는 모양이지? 가만보자...구가 22개정도 되니까 거의 한달에 한번정도 틀겠네...등등.

기다리는 동안 사람 구경이나 하자고 있었던 나는 꽤 재미있었다. 그러던 차에 기기 사정으로 십여분간 지연된다는 멜트가 나왔고 나는 배고파서 뭘 먹으러 나갔다. 어차피 내 자리는 없었기에 가볍게 나올 수 있었으나 상당 수는 자리때문에 못나가고 있는듯 했다. 나와서 햄이 들어있는 고로케를 하 나 물고는 도로 들어갔다. 아까보다 사람이 더 많다.

이러구러 예정시간보다 30분 가량 지체되었다. 이상하다...왜 사람들이 화 를 안낼까...하던 차에 뚱뚱한 고딩 두녀석이 나오면서 아 씨발 더워 죽겠 네...이거 안하냐! 그러면서 박차고 나왔다. 다들 키득키득 웃으며 있었는 데 어쨌거나 자리가 좀 생긴것이다. 아까 그 커플이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주위에 대기자들이 너무 많아 실패하고는 그나마 겨우 자리가 빈 계단으로 가서 앉았다.

갑자기 그 고딩 둘이 도로 들어오더니...야 씨발 우리 이거 언제 시작하나 보고 나가자...하면서 농구공을 퉁퉁 튀겼다. 이미 사람들은 동요하고 있었 다. 영사기를 만지는 사람은 뚱뚱하고 연세가 좀 있는 분이었는데 땀을 뻘 뻘 흘리고 있어으며 나머지 구청사람들은 아 이거 조치를 취해야 하는거 아 냐...그리고 몇몇이 드디에 일어나서 이거 안합니까 하였으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45분이 지났다. 구청 직원은 45분과 50분은 느낌이 좀 다른만큼 조치를 취 해야 한다고 (자기들끼리)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영사기 주위에 있어서 그 상황을 잘 알수 있었다. 아저씨가 어쩌다가 영사기에서 불빛을 내보냈으나 금새 꺼졌고 사람들은 희망을 갖게되었다. 허나 여전히 직직거리는 소리만 좀 날뿐 아무 소식도 없었다.

드디어 50분이 지났다. 어떤 할아버지와 (실직자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일어나서 격렬한 항의를 하였다. 말은 거칠지 않았으나 격앙된 어조로 보아 분노하였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음...50분을 기다린 보람이 있군. 이제 일 용직 노동자로 보이던 아저씨 몇분과 꼬마녀석들의 분노가 폭발하면 뭔가 액션이 나타나지 않을까하고 나는 내심 기대했다. 물론 나야 점잖게 말릴 생각이었지만 아, 이대로 끝나면 안되는데 하는 조바심마저 있었다. 50분 참은 나도 내심 분노가 끓고있었지만 라이브 쇼를 보게 된다는 마음에 참았 다. 이미 눈치깐 사람들은 슬슬 나가고 있었다. 아까 그 커플은 한 가족이 나간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드디어 구청 직원이 고장으로 틀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고 나는 분노의 고 함소리가 이 극장을 가득 메우리라 생각했다. 어 그런데 이건 왠걸 다들 그 냥 씨발씨발 하면서 쓱 나가버리는게 아닌가. 뭐 노원구가 다 이렇지, 아저 씨 좀 미리미리 하세요, 아 김샜다 나가자, 차비물어내~ 정도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며 나는 뭔가를 더 기대하였 다.

결국 나는 사람들이 절반쯤 빠져나갈 즈음에 같이 나오고 말았다.

50분간의 관찰은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1. 노원구가 아무래도 부자동네가 아닌만큼 사람들이 꽁짜를 많이 밝힌다.
대다수의 한국인이 꽁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내려면 서초구나 강남구같은 부자동네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1. 껀수만 있다면 도망나올 중고생들은 널려있다.
PC방이 히트한 것은 이러한 잠재적인 시장을 뚫었기 때문이다. 당구와 스타크래프트 외에 중고삐리들을 꼬실 수 있는것을 찾아낸다면 나는 떼부자가 될 수 있다.
  1. 애나 어른이나 영상물에 꽤 약하다.
자기는 편하게 앉아있고 앞에서 뭔가 알짱거리면서 재미있게 해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스필버그나 루카스의 전략은 매우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분명한 구도와 스펙터클이라는 두가지 요소로 사람들을 공략한다.


돈벌려면 역시 머리를 잘 써야한다.

사실 앞부분 30분만 보고 나오려 했는데 이젠 오기가 생겼다.

비디오로 나오면 빌려다가 다 봐야겠다.

그런데 쓰고나니 여기까지 읽으셨을 분들께 디게 미안허네...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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