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1 개요[ | ]

따로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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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보다 한 세대 전인 60~70년대의 가요는 기본적으로 Beat와 Mod풍의 단순한 록큰롤, 혹은 Soul에서 큰 영향을 받은 그루브감을 강조하는 무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정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한 Folk가 그 주류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로 또 같이라는 그룹이 가요사에서 지니는 높다고는 할 수 없는 편이다. 후일에 2인조 체제로 개편하기 전까지 그들은 전인권, 강인원, 나동민, 이주원의 4인조 체제로 레코딩과 그 외의 살림을 꾸려나갔었으며 그들이 남긴 서정의 미학은 조용했지만 적지 않은 파장을 지닌 것이었다. 그들이 지닌 가요사적 의의는 사랑과 평화와 동시에 세션과 스튜디오 레코딩의 중요성을 거의 처음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나동민과 이주원이라는 콤비의 작곡과 작사는 당시에 해외에서 유행하던 최신식 작풍에 비견해보아도 크게 떨어질 것이 없는 세련됨을 자랑한다. 팝적이고 세련된 멜로디와 정교하게 계산된 각 세션의 정치한 편곡.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적'인 정서가 담뿍 녹아든 서정적이기 이를 데 없는 가사가 이들의 강점이었을 것이다.

앨범은 두 가지의 측면으로 구성된다. 포크송의 공식을 따르는 곡들과 스튜디오 테크닉을 극대화시킨 곡들로 이루어진다. 전자를 이루는 곡으로는 '맴도는 얼굴'은 정말 구수한 트랙이다. 내 님의 얼굴은 잠자리나 풍뎅이처럼 맴돌고 사랑을 끊을 수 없다고 한탄하는 듯한 강인원의 텁텁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트랙이다. 숭늉한 사발 쭈욱 들이켰을 때의 그 느낌을 받게 하는 듯한 재밌는 트랙이다. '초겨울'은 소위 말하는 포크송이다. 경쾌한 템포의 비트, 전원적이고 상큼한 멜로디. 전형적인 '포크송(가요적 포크, 이지 리스닝계의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결합된 형태의 노래)'의 공식을 따르는 듯 하지만 엷게 채색된 오케스트레이션과 Fender Rhodes의 세련된 소리는 과연 전형적인 포크송에 편입을 시켜야할까라는 고민을 가지게끔 하는 노래이다. '조용히 들어요'는 확실한 포크송이다. 기타 한 대와 수줍게 흐르는 목소리, 그리고 소박하지만 아련한 하모니. 모두 공식에 잘 대입이 되는 그런 곡이다. '이 한밤을'은 한국적인 포크송으로서는 최고의 성취를 이루어 낸 곡이다. '서정'어린 멜로디에 '시정'어린 가사와 클래식 기타의 주법을 연상시키는 영롱한 피킹과 소박한 하모니, 와꾸가 딱딱 들어맞는 절묘한 멜랑꼴리의 세계가 인상깊은 명곡이다. 김민기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을편지'또한 이러한 느낌을 받게 하는 곡이다.

후자에 속하는 곡들로 이들이 주창했던 레코딩의 미학은 '외기러기'에서 보여진다. 영국식의 코드(블루노트 펜타토닉 스케일을 기초로 하되 노골적인 사용을 자제한)를 기반으로 작성된 악곡의 기승전결은 보기 드물게 말끔하고 세련되어 있다. 특히 Fuzz로 잔뜩 일그러트린 작렬하는 기타의 애드립과 첼로에 아날로그 신디사이져의 부유감어린 소리까지 가미된 세련된 스튜디오 테크닉을 우수어린 멜로디를 기반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엄지를 치켜올리게 한다. '언젠가 그날'은 해먼드 올갠을 가장 우수하게 사용한 가요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해먼드 B-3의 질척이는 듯한 소리와 싱클래비아의 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인트로를 지나서 해먼드 올갠의 절묘한 연주가 잘 어우러져 흐르는 그런 곡인 것이다. '뜨거운 노래'는 전인권이 리드보컬을 맡은 노래이다. 플루트와 오케스트레이션이 중심이 된 유럽적인 팝송이다. '외로운 길손'에선 그들이 후일에 걷게되는 '프로그레시브 록'적인 느낌을 표출하고 있는 곡이다. 흔히 쓰이지 않는 독특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 중첩되는 혼란한 느낌의 하모니까지 들린다. 게다가 간주부에는 플루트로 연주하는 애드립까지 흐드러지게 흐른다.

맴도는 얼굴은 그들의 첫 앨범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1979년 지구 레코드사를 거쳐서 발매된 이 작품은 리매스터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약간은 미흡함이 보이는 음질이 그리고 당시에 열악한 상황을 반영하는 빈 듯한 소리가 들리는 레코딩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고독하고 내밀한 정서가 한껏 담긴 노랫말과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세련된 작곡과 다채롭고 소박한 하모니, 정교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곡의 완성도. 이 모든 것이 익히 찾아 볼 수 없었던 가요사의 하나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작풍은 점점 정교해져갔으며 후일에 나동민/이주원의 2인체제로 개편되었을 때는 진정한 의미의 한국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을 보인 작품을 만들어낸 프로페셔널로 커나갔다.

이 작품은 그들이 진정한 프로가 되기 한 발짝 전의 치기와 풋풋함, 그리고 젊고 내밀한 정서가 담겨있는 그런 작품인 것이다.

3 음반[ | ]

3.1 1집[ | ]

  • 01. 맴도는 얼굴
  • 02. 외 기러기
  • 03. 초겨울
  • 04. 조용히 들어요
  • 05. 언젠가 그날
  • 06. 이 한밤을
  • 07. 가을편지
  • 08. 긴 밤
  • 09. 뜨거운 노래
  • 10. 외로운 길손

 

3.2 4집[ | ]

  • 01. 나는 이 노래 하리오
  • 02. 너를 보내고
  • 03. 나의 노래
  • 04. 장미 그리고 바람
  • 05. 가을의 노래 : I. 여름은 가고
  • 06. 가을의 노래 : II. 그대를 위한 가을의 노래
  • 07. 가을의 노래 : III. 바람은 강물을 만났을까
  • 08. 어둠속에서

 

4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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