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Page Not Found

웹서핑 불청객 ‘에러 페이지’ 황금알 낳는 거위로 바뀐다[ | ]

404·403·501 등 접속불량 페이지…기업 홍보공간 탈바꿈

글 정재학 기자 (mailto:zeffy@joongang.co.kr) 출처: 이코노미스트

"404 Page not Found” 웹 서핑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에러 메시지를 만날 때가 있다. 자신이 접속하고자 하는 사이트의 페이지를 찾을 수 없을 경우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검색 중인 페이지가 제거되었거나 이름이 변경되었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부연설명이 고작이다. 웹 서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불청객처럼 여겨지는 에러 페이지. 하지만 이 페이지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한 벤처기업인 퍼슨넷은 에러 페이지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에러포유를 개발, 특허출원 중에 있다. 잘못 접속했을 경우 에러 메시지 대신 별도로 제작한 페이지가 나타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사이트를 찾는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흰색 바탕에 딱딱한 텍스트 대신 재미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넣을 수도 있다. 친절한 안내 메시지를 넣는다면 고객 배려 차원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에러 페이지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페이지에 대한 접속률이 놀랄 만큼 높다는 점 때문이다.

퍼슨넷의 노성운 실장은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페이지 뷰가 미국 전체 웹 사이트 접속 순위에서 AOL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페이지 뷰 중 4%가 바로 404 에러 페이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지에 대한 접속률만 가지고도 웬만한 중견 사이트 접속률을 능가하는 수치다. 404는 에러 메시지의 한 종류로 해당 페이지를 발견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메시지다.

잘못된 주소를 입력할 경우, 혹은 원래 있었지만 웹 사이트 운영자가 페이지를 없애버려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나타난다. 전체 에러 메시지의 70% 이상이 바로 이 404 에러 메시지다.

그 밖에 성인 사이트나 회원제 사이에서 ‘접속할 권한이 없다’는 의미의 403, '웹 사이트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500,‘접속자 수가 많아 서버에 너무 많은 부하가 걸려 요청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502 등 약 20여가지의 에러 메시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홈페이지를 통하면 인터넷상에서 등장하는 각종 에러 메시지를 종류별로 볼 수 있다.

해외 웹 사이트를 서핑하다보면 잘못된 페이지에 접속했을 경우 딱딱한 텍스트 대신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나타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웹 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404 페이지를 제작해서 서버에 올려놓는 경우다.

이런 기능은 서버에서도 지원된다. 하지면 별도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단순한 그림이나 사진 이외에 공지사항, 바이러스 백신, 일기예보 등 각종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업종별 특징에 맞게 컴퓨터회사일 경우는 컴퓨터 사양에 대한 점검, 여행 사이트의 경우는 일기예보 등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에러포유의 경우 해당 홈 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보안용 소프트웨어처럼 1∼2초 정도만에 개인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깔려서 사용할 수 있다.

한 웹 사이트를 고정으로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404 페이지를 나타나게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스팸성으로 버리는 메일보다도 오히려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퍼슨넷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가 넘는 이용자들이 광고가 아니라면 단순한 텍스트 기반의 메시지보다 부드러운 안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윈도 2000 이상에서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윈도98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블루 스크린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블루 스크린이나 컴퓨터의 에러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다.

에러 메시지 이용한 T셔츠 눈길

소호몰 형태로 운영되는 에러웨어(www. errorwear.co.kr)는 인터넷이나 컴퓨터에 나타난 에러 메시지를 가지고 T셔츠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웹 사이트다. 404 에러는 물론, 윈도 98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 화면의 에러 메시지 ‘블루 스크린’을 이용한 T셔츠도 선보이고 있다.

이 사이트 운영자인 윤중희씨는 “1년 전 이 사이트를 열었는데 그동안 엽기바람을 타고 꽤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현재 반팔 T셔츠와 점퍼 등 10종류의 에러 메시지 T셔츠를 판매하고 있는데 매달 많게는 1백장에서 3백여장 정도 판매하고 있다.

개인들은 물론 인터넷과 정보통신업체, 컴퓨터 관련 학과나 동아리 등에서 단체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윤씨의 말이다. 이곳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되는 T셔츠는 바로 404 에러 T셔츠.

아예 에러 페이지로 접속하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링크솔루션(www.linksolution.net)에서 선보인 ‘딩동’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해당 사이트나 메뉴를 클릭하기 전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그 페이지가 접속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딩동은 그밖에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서 직접 클릭하지 않고 마우스만 갖다 대도 전체 내용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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