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행기

1 도봉산행기[편집]

다시 읽어보니 이 글은 너무 특수한 상황이 많아서 내막을 모르는 사람은 재미가 없겠다.

내가 지금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으니까.

모임에서 쓰는 글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네...-_-


제 목:도봉산행기 관련자료:없음 [ 1746 ] 보낸이:정철 (zepelin ) 1998-03-30 22:31 조회:58

시험시간이 너무 길어서 더이상 버틸수 없던 나는 11시 반에 뛰쳐나왔다.

의정부 공고라고 '화장실을 내 집같이'라는 표어가 무척 인상깊은 깔끔한 공고였다.

생각보다 여자들이 많이 시험봐서 의아스러웠다. 혹시 남자 공고에 한번 와보고 싶었던 애들 아닐까?

도봉산 역에 도착하니 12시 20분 그사이 상당히 천천히 걷고 지하철도 무척 오래 기다리고(의정부 북부발 국철은 휴일의 경우 시간당 4대)해서 최대한 늦게 온 것이다. 약속 시간은 한시. 최소한 한시간은 기다려야겠군.

다행히 바로앞에 다람쥐들도 있고 근처에 엿도 팔고 해서 여러 소일을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그동안 듣고있었던 것은 Led Zeppelin의 BBC Live 중 편집안된 Paris공연이었다. 아마 하드락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레드젭을 듣고 시작한 사람이 많겠지만 레드젭이 제일 미웠을 것이다.

너무 잘한다.

완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몇안되는 밴드다.

삐삐가 왔다.

음성이다.

귀찮아서 안들었다.

또 왔다.

못보던 번호다.

확인해봤더니 의외의 인물 모씨.

미리 온다는 메일은 받았지만 오실줄은 몰랐다.

역시나 가가멜님은 늦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모씨 도착 1시 반, 가가멜 도착 1시 45분.

자연스럽게 도봉산으로 갔다.

왠걸 날씨가 좋긴 했지만 정말 사람들이 개떼처럼 모였다.

아 난 사람 많은거 싫은데.

다음부터 놀러가자그러면 그사람 시삽시켜야지...

궁시렁 거리며 올라갔다.

가는 도중 파파라초님으로부터의 음성.

그러나 듣기엔 너무 많이 올라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직장에서 탈출했으니 끼자는 메시지였다.

어리버리 하다가 결국 홍대에서 합류하긴 했다.

완전히 애들 소풍나온거같은 분위기어서 사람들에 치여가며 올라갔다.

천천히 가고있는데 점차 조바심이 난 가가멜.

미리부터 자기는 산을 잘 탄다고 주장하더니 급기야 시야에서 사라졌다.

에구 알게 뭐야...정상에서 보겠지.

비교적 다리가 길지 않은 남은 둘은 천천히 중간중간 쉬어가며 물도 마셔가며 올라갔다.

뭔놈의 산이 그렇게 갈래길이 많은지.

이미 가가멜님과는 만나기 힘드리란 걸 알았다.

불쌍한 가가멜.

그에게 먹을거라곤 없었다.

우리는 그냥 애써애써올라갔다.

유명한 산이라 껌일줄 알았는데 디따 험하더구만.

영 길이 험악해도 그냥 갔는데 정상 근처로 올라가면서는 거의 기어올라갈 정도가 되었다.

가다가 사과먹는 사람들을 보니 사과가 그렇게 먹고싶었다.

어쨌든 다 올라간 우리는 허탈해서 건너편을 쳐다보고 잡담을 했다.

그냥 떠들고 있던 우리를 본 착한 아낙 둘이 사과를 주었다.

내 얼굴에 사과 줘~라고 써있었나부다.

그렇게 맛있는 사과는 처음이었다.

착한 아낙들이 먼저 내려가고 그 자리에 바퀴벌레 한 쌍이 앉았다.

바람 휭휭부는데 왠 김밥? 혼자 먹기도 힘든데 조준도 잘 못하면서 입에는 왜 넣어줘? 그 바퀴벌레들은 바나나도 지들끼리 먹었다.

물한모금씩을 마신 우리는 설설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도 역시 만만찮았다.

산악부 애들이 암벽타기하는걸 잠깐 구경했는데 영화처럼 하기는 힘든가부다.

발발 기더만.

조금 평평한데로 내려가서 김밥을 먹었다.

불쌍한 가가멜.

뒤에 들은바로는 이시간에 도봉산 역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람쥐와 놀았다는군.

메추리알도 까먹었다.

컵라면이 천원만 했어도 하나 사먹는건데 이천원이어서 때려쳤다.

그 다음부터는 그래도 수월하게 내려왔다.

여러가지 잡다 시시껄렁한 우주를 걱정하는 대화를 나누며 내려왔다.

내려오니 후발대들의 음성과 가가멜님의 허기진 음성이 있었다.

홍대로 모이라고 얘기해준 뒤에 가가멜님에게는 쪼끔만 더 기다리라 했다.

피가 난무하는 대화를 나누고 지친 다리를 이끌며 도봉산에 도착하니 가가멜님은 없었다.

그사이를 못참고 우리를 찾으러 역추적을 한 것이다.

그러나 엇갈려서 체력만 탕진한 가가멜님은 힘들어서 그냥 버스타고 홍대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눈알을 돌려가며 자리를 잡은 우리는 비몽사몽인 채 홍대로 왔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힘들어...

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한 사람은 생일을 맞았다는 모2양.

분노한 나는 웃으며 생일선물을 쥐어주었다.

도인이 되었나부다.

결국 가가멜님도 나중에 합류.

제버릇 개 못준다고 와서 또 레코드 포럼에 놀러간 나는 Megadeth의 Peace Sells...But Who's Buying?이 육천원대로 붙어있는걸 보고 냉큼 집었다. 역시 고삐리때의 감동은 쉽게 잊을 수 없는것.

역시 요새 시디값은 넘 비싸.

살거 천지였지만 참았다.

같이간 모3씨는 역시나 죽이는 힙합 사운드트랙하나를 보고 눈빛이 바뀌더군. 결국 사갔는지 잘 모르겠네.

다들 모여서 그때까지 하나도 못먹은 가가멜님을 앞세우고 김밥집 침탈.

이미 배가 다 꺼진 우리 모두 하나씩 뭔가를 먹었다.

이미 열시에 육박하던 시간.

간단한 맥주집에 들어가서 맥주 하나씩 물고 떠들었다.

역시 아일랜드 분위기는 조용한데서 까는 노가리라는 생각이.

게으른 회원들을 성토하다보니 집에 갈 시간.

모2양과 우리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집에오니 열두시.

어제를 정리해보니 결국 가장 불쌍한 사람은 가가멜님.

그리고 다음부터 이벤트는 없다... .\/.

August 13, 200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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