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트렌드가먼데1탄

1 트렌드는 "흐름" 이다[ | ]

내 부족한 소견으로는 트렌드의 개념에 대해서 이 이상으로 말을 지어내고 덧붙여봤자 부질없으며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고 왜곡할 따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직장생활을 제어계측분야 엔지니어로서 발전소에서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장치산업, 프로세스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발전소이며 특히 제어계측에 있어서는 가장 복합적인 공정이 운전되는 곳이기도 하다.

제어계측 엔지니어의 주된 업무 중의 하나는 마치 거대한 유기체와도 같은 이 공정들 전체에서 모든 종류의 생체신호(공정변수; 마치 우리 몸의 맥박, 혈압, 심전도, 체온, 혈당 등등과 같은)를 감시하고 이상징후나 변화에 따라 자동적으로 공정의 각 요소들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제어기기들의 설계,시공과 무엇보다 중요한 로직을 구성하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이런 신호들의 로그는 실시간으로 연속적인 그래프를 만들어내게된다. 또한 과거의 기록들은 백업 저장되어 보관된다. 우리는 이 그래프 혹은 차트를 가리켜 "트렌드Trend"라고 부른다.

왜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는고하니 흔히 사회현상으로서의 트렌드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사회 속에서의 변화의 큰 흐름, 과거로부터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일정한 방향성과 폭을 가지고 움직여가는 흐름. 그것이 트렌드란 요물이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패닉, 매니아군집, 소수 도착적인 편집증, 이런 것들도 물론 흐름 속의어딘가에 놓여 있으나 전체의 "추세"를 판가름하지는 못한다. 마찬가지로 예로 든 발전소의 트렌드 그래프에서도 정밀한 개별데이터 로그분석을 해보면 보다 특이한 신호들이 섞여있고 그것들은 적정한 설정범위 내에서 시스템에 의해 즉각적으로 교정되고 제어된다. 그래도 남아서 감지되는 이른바 시그널 노이즈는 보정되어 그래프 상에서는 걸러지게 되는 것이다.

2 트렌드는 사회전반을 끌고 나가는 흐름이다[ | ]

위에 든 예로도 알 수 있듯이 트렌드는 인과관계가 분명하면서도 연속적이어야한다. 어느 한순간의 사건, 현상으로 갑자기 변화하는 이른바 "외란"과 같은 것은 트렌드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왜 굳이 이렇게 구분을 해야하는가 하면 근래에는 트렌드라는 말이 어느 분야에서나 개념도 없이 너무도 남용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기본적으로 트렌드라는 것은 생활방식 뿐만 아니라 의식구조의 전환까지도 가져올만한 중대한 변화의 흐름을 수반해야만 트렌드라는 명칭을 붙여줄만 하다고 말할 수 있기에 좀더 신중하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트렌드라는 용어 자체에 너무 민감한 반응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쉽게 쓰임으로 인해서 우매한 대중을 현혹시키고 혼란을 가져올 여지도 충분하거니와 패션트렌드...와 같이 협의로만 제한되는 의미전달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나는 근래 역시 자주 남용되는 "트렌드세터TrendSetter"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달갑지않은 견해를 갖고있다. 연예인이나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서 거대한 유행의 물꼬를 몰고다니는 이들을 가리켜 트렌드세터라고 추켜세우곤 한다. 그것은 진정한 트렌드의 전부는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념은 "Life Stylist"로서의 트렌드세터를 말하고싶다.

2003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실체를 갖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건지? 그리고 그 누군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만한 인물, 즉 진정한 의미의 라이프스타일리스트가 얼마나 되는 것일지...분명한 것은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이 미친 로또 열풍조차도 아직은 트렌드라고 부르기엔 성급함이 있는 것이다. -- BrainSalad 2003-2-6 21:02


미래화두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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