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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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숨겨진 사실들, 또는 흔히 쓰는 말들의 어원 찾기,
우리말 제대로 쓰기, 어느 모임에서나 끊이지않는 썰을 풀어댈 수 있는 소스들의 모음

1 # 일상속에서[ | ]

1.1 # 회를 먹을 때[ | ]

레몬을 생선에 직접 뿌리는 것은 물론 간장에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유는 강한 산성의 레몬이 중성인 회를 삭히는 효과를 가져와서 회맛이 푸석해질 수 있다는 것.

푸석해진 회라도 실컷 먹어보기나 했으면 좋겠군. 여하튼 레몬이 회에는 꼭 딸려나오는 편이지만 이건 생선구이에나 비린내 없애는 용도로 사용해야지 회에는 직접이던 간접이던 사용하지 말라는 야그.

한가지 더, 소위 자연산.... 요거 없어서 못 드시는 편일테지만 실제 회맛으로도 자연산이 더 나을 것도 없다는 견해가 있다. 자연산의 운동량이 아무래도 많으므로 육질이 더 쫄깃하다고는 하나 그 차이란게 일반인의 미각으로 도저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돈이 비싸 못먹는다고 하지말고 앞으로는 내는 더 살이 연한 양식산을 먹을라요...하고 얘기하는 것도...

2 신기한 동물의 세계[ | ]

  • 오리가 꽥꽥거리는 소리는 절대 메아리치지 않는다. 원인은 아직 모른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실험 대상으로 삼고자 우주공간에 보냈던 새들은 모두 굶어죽었다. 새들은 중력이 없으면 먹이를 삼킬 수 없다는 것을 깜빡했던 것. 새들이 물 한모금 먹은 뒤 머리를 치켜올리는 것은 중력을 빌려 물이 내려가게 하려는 것임을 생각해 보라.
  • 개구리도 토한다. 단지 방법이 특이할 뿐. 개구리는 먼저 위장을 토해 입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한 다음 앞발로 위장을 쥐어짜 안에 든 것을 빼낸다. 그러고는 다시 위장을 삼킨다.
  • 고양이는 7층보다 10층에서 떨어졌을 때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 매우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사뿐히 내려앉지만, 제 스스로 뛰어내리는 게 아니라면 고양이가 자신이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때까지 평균 8층에서 떨어지는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 악어에게 물렸을 때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눈을 찌르는 것이다.
  • 닭이 가장 오래 허공을 난 기록은 13초.
  • 파티가 잦은 미국에서는 독거미에 물려 죽을 확률보다 펑튀는 샴페인 마개에 맞아 죽을 확률이 더 높다.
  • 개미는 죽을 때 꼭 오른쪽으로 쓰러진다.

3 말글생활 바로잡기[ | ]

3.1 이면수어? 임연수어?[ | ]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하다못해 단기사병이었다 하더라도 모를수가 없는 생선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면수!!! 당신 또한 이 생선의 이름이 이면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리라...

오늘 점심시간에 우리 팀장님과 팀 후배녀석이 내기가 붙었다. 생선구이집에 가서 밥을 먹다가 뜬금없이 이면수의 이름이 뭐가 진짜로 맞겠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면수가 맞다는 그 친구와 임연수가 맞을거라는 팀장님이 내기가 붙었다. 나보고 공증을 하라길래 확실하게 하기위해서는 뒤에 "어"가 붙는지 안붙는지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광어를 광, 고등어를 고등 이라고 부를수 없듯이 말이다 -_-) 암튼 그래서 팀장님은 임연수어 후배는 이면수 (이 친구 전에 취사병하던 자기 친구 통해서 공식식단표에도 이면수라고 나온걸 봤다는 주장이었다)로 결정을 하고 사무실 들어오면 바로 확인을 하기로 했다. 물론 사무실 올라오는 길에 그 후배는 "하긴 군대서 장교들이 쓰던 군용물품 쿠폰 보니까 "빤쓰"라는 표현을 버젓이 쓰고있더라..." 이러면서 내심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은 곧이어 벌어질 놀라운 사실의 암시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엠파스 국어사전과 군산대학교 어류도감을 더블체크하여 확인한 결과 임연수어(林延壽漁)가 맞는걸로 확인이 된 것이다. 후배는 충격에 휩싸였고, 상식분야에서는 오로지 낚시에 관한 부분에서만 유달리 강점을 가진 팀장님한테 물고기 이름맞추기에서 맞대결을 펼친 자신을 자학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렇다. 이면수는 국어사전에 매우 친절하게도 임연수어의 잘못된 표기로 나온다. 뭐 이런게 어디 한둘이겠는가만은 상황이 워낙 재미있었고, 나도 오늘 또 하나 배운김에 여기 기록해둔다.^^ -- BrainSalad 2003-1-20 13:18

  • 물고기 이름은 서유구가 지은 난호어목지에 보면 임연수라는 사람이 이 고기를 잘 낚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3.2 입장이라는 괴물에 대하여...[ | ]

여러분도 '입장(立場) 난처하다'라는 말 자주 하십니까? 많은 사람이 흔히 쓰는 말이죠. 바로 이 '입장'이 그 괴물의 정체입니다. 우선 이 괴물을 바로 이해하기 위하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몇 가지 낱말의 뜻풀이를 볼까요?

  • 입장(立場): 당면하고 있는 상황. '처지(處地)'로 순화.
  • 난처(難處): '난처하다'의 어근.
  • 난처하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처신하기 곤란하다.
  • 처지: 처하여 있는 사정이나 형편.

보시는 것처럼 '입장'을 '처지로 순화'하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이 말이 일본어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전에서는 아예 '처지'의 일본식 용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난처하다'라는 말도 결국 '처지가 어렵다' '처신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입장 난처하다'라는 말은 '난처하다'라는 한 낱말로 간단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우리말도 아닌 '입장'을 덧붙여서 복잡하게 얘기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입장'이라는 말이 단순히 '처지'의 대용어로만 쓰이는 게 아니어서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이른바 보통사람부터 저명인사까지 쓰지 않는 사람이 없는 데다 그 뜻은 눈밭을 구르는 눈덩이처럼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출판물, 공문서는 물론이고 '처지'로 순화하라고 해 놓은 표준국어대사전까지 '입장'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습니다.

사실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저로서는 이 '입장'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난처'하였습니다. 신문만큼 '입장'을 남용하는 매체도 드물 것 같아서입니다. 그래서 이 '말글 돋보기'에서 가장 먼저 다뤄 보고 싶은 것이었는데도 이제나저제나 하며 미뤄 왔습니다.

이 '입장'이 모든 이들에게 인이 박인 듯이 쓰이는 것을 보면 이를 우리말로 받아들이자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아래에서 밝혀 보이겠지만 이 '입장'이 너무 많은 우리말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여 선뜻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입장'이 쓰인 문장을 살펴보면 '입장'은 그 쓰임새에 따라 '처지, 위치, 형편, 상황, 자리, 직책, 방침, 태도, 자세, 견해, 의견, 주장, 판단, 해명, 생각, 체면, 시각, 관점, 인식, 원칙, 뜻, 심정, 동향, 노선, 의지, 결심' 같은 말 가운데 하나로 바꿔 주면 뜻이 더 확실해집니다. 심지어는 아예 '입장'을 없애 버려야 뜻이 더 분명해집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입장'이 쓰이는 경우를 보면 이게 혹시 적당히 얼버무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기껏 '이러이러하다'라고 주장하는 듯하다가도 '입장'이라는 낱말 하나만 끼워 놓으면 그게 주장인지, 아닌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살펴보시면 '입장'이라는 말이 얼마나 애매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얼버무리는 데는 이처럼 유용한 말도 드물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정치인이나 정당, 정부기관의 대변인이라는 이들이 특히 애용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 '입장'이 우리말을 어떻게 좀먹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사전들보다 용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CD)에서 뜻풀이에 '입장'을 포함하는 표제어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무려 560개가 나왔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에는 '입장(入場)'도 들어 있습니다만 대다수가 '입장(立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몇몇을 들어 '입장'이 어떻게 쓰였는지,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560개나 되는 표제어의 뜻풀이와 용례를 일일이 다 확인해 볼 수는 없는 일이라 무작위로 뽑아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제가 추려놓은 것을 모두 읽기에는 버거울 것입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몇몇만 추려서 보아도 충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사전이라고 할 만한 표준국어대사전이 이럴진대 우리의 말글살이에 이 '입장'이 얼마나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 말글을 어지럽히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괄호 속의 낱말은 '입장' 대신 쓸 수 있는 낱말입니다. 괄호 속의 '삭제'와 그 뒤의 말은 '입장'의 대체어를 찾을 필요도 없이 말투만 바꾸면 됨을 뜻합니다. 작가 및 작품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인용된 그대로입니다.

  • 가치교육학(價値敎育學): 가치 철학의 입장에서 교육 현상을 해명하려는 학문.(관점)
  • 강경 입장을 고수하다.(태도, 방침)
  • 그는 마을에서 방울이를 마주 대하기가 겸연쩍어 되도록이면 피하는 입장이 되었다.≪문순태, 타오르는 강≫(삭제·되도록이면 피하게 되었다)
  • 신문사는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두 전문가의 기고를 모두 실었다.(주장, 또는 삭제·양측을 대변하는)
  • 날이 밝기 전에 기필코 결판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었다.≪윤흥길, 완장≫(처지, 또는 삭제·안 되게 되었다)
  • 내부자거래(內部者去來): 증권 회사의 임직원이나 주요 주주가 그의 입장을 이용하여 입수한 정보를 기초로 주식을 사고파는 일.(지위, 직책, 또는 삭제·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 귀관들의 귀대 시간은 익일 오후 두 시까지다. 만일 이 시간에 일 분이라도 늦는 자가 있다면, 나는 구대장의 입장으로 귀관들에게 가차 없이 연대 책임을 물을 것이다.≪홍성원, 육이오≫(삭제·구대장으로서, 말하는 사람의 직위 등이 이미 드러나 있을 터이므로 '나는 구대장의 입장으로'를 모두 삭제하는 것이 더 좋을 듯)
  • 익삼 씨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복통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윤흥길, 완장≫(처지, 또는 삭제·익삼 씨로서는)
  • 그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고 얼넘기게 되면 내 입장이 난처해진다.(삭제·내가 난처해진다, 또는 내 처지가 곤란해진다)
  • 이승만 박사가 지금이라도 민족을 생각하는 입장이라면 자유당을 키우려 하지 말고, 지공무사의 심정으로 8·15 때처럼 거국 내각을 꾸며 가지고 이 폐허 더미로 화한 현실을 모든 면에서 재건하고….≪박태순,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삭제·생각한다면)
  • 이쪽은 아들을 가진 쪽이라는 친부의 우월감만 뺀다면 실상 며느리를 단죄할 만큼 떳떳한 입장도 아니었다.≪박완서, 미망≫(삭제·떳떳하지도 못했다)
  • 비록 그들에게 밥을 구걸하는 입장이지만, 그들이 자기를 걸인이 아닌 당당한 신사로 대해 주기를 희망했다.≪홍성원, 육이오≫(형편)
  • 저희들은 대원위 합하께오서 왜국의 유혹에 동요하시고 그동안 견지해 오시던 자주적인 입장을 버리시는 줄만 알았습니다.≪유현종, 들불≫(생각, 태도, 정책)
  • 난 문학을 할 작정이오. 어느 정도 객관성을 지탱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불편부당한 입장을 견지하는 문학을 할 작정이오.≪이병주, 지리산≫(자세, 또는 삭제·불편부당한 문학을)

(중략)

이처럼 스스로 '처지'라고 순화하도록 밝힌 표준국어대사전조차 마구잡이로 '입장'을 쓰고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심지어 신문 방송 같은 언론매체들이 이 '입장'이 없으면 말을 이을 수 없고, 글을 마무리할 수 없다고 여기는 듯해 정말 답답합니다.

알맞은 우리말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외래어를 써야 합니다. 그러나 '입장' 같은 남의 나라 말을 마구잡이로 써서 멀쩡한 우리말 수십 가지를 쓸모없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하루빨리 사라져야하지 않을까요? 이제 '입장'을 버립시다.

4 브레인샐러드 생각[ | ]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 생활 속의 숱하게 많은 외래어들, 이제는 자연스러워진 한글파괴, 심지어 땡큐와 같은 아무 의심없이 사용하는 말들조차도 있는데 일본말의 잔재라고 해서 난리칠 것이 또 무언가...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 하지만 외래어임을 알고 쓰는 것과 우리 말인줄 알고 남의 나라말을 녹여서 쓰는것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내 경우엔 이 글을 읽고나서 의식적으로 "입장"이라는 말을 안쓰려고 노력은 하고있다. 몰랐으면 모르지만(이런 식의 우리말 표현도 참...) 알고나서 실천을 않는것은 찜찜하다...

참고로 말글생활 바로잡기는 동아일보 여규병 기자의 컬럼과 내가 활동하는 동아리에서 어떤 회원분이 연재하시는 컬럼의 두가지를 참고해서 채워나가게 될 것이다. 알고보면 브레인샐러드의 생활공작소는 장물들 천지인 셈이다. 소장이 공작하는게 몇개나 있는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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