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으로 와요

1 개요[ | ]

Uchi ni Oideyo
部屋においでよ
내 집으로 와요
  • 하라 히데노리의 만화. 전 7권
  • 1990-1994년, 주간 영 선데이 연재
  • 1995년, TBS계열에서 이것을 원작으로 한 같은 이름의 TV드라마 방송
  • 2002년, 대만 TV드라마화

 

2 # 경향신문리뷰[ | ]

국내에서는 적어도 페이지마다 한 두 컷에 벌거벗은 남녀가 뒤엉킨 모습이 있는 작품을 '성인만화'라 부른다. 그리고 정치가들이나 기업인들이 권력과 부를 놓고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작품에도 역시 성인 만화란 타이틀을 붙인다. 한술 더 떠 간간이 깡패들이 등장해 페이지에 피범벅을 해놓으면 그야말로 '완벽한' 성인 만화다.

한국 만화계에서는 이처럼 아동들이나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 곤란할 정도로 선정과 폭력의 한계선을 넘어 간 작품들을 일반적으로 '성인만화'라 부르고 있다. 이는 한국 성인들의 편협한 만화 감상과 '에로물만이 잘 팔린다'는 선정주의 출판 문화에서 비롯된 견해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외설적인 작품만이 성인만화는 결코 아니다. '성인 만화'는 말 그래도 성인들이 보고 즐기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만화를 가리킨다. 소년이 청년으로, 소녀가 여인으로 성장해가면서 때로 만나고 헤어지며, 때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성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이 진정한 성인 만화가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의 중견 작가 하라 히데노리의 '내 집으로 와요'는 모든 성인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알짜배기 성인 만화다.

    • 섬세한 연출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가와 독자의 공감

무명의 여류 피아니스트 '아야'는 어느 날 우연히 대학생 '미키오'를 만난다. 미키오는 5살 연하로 카메라 작가 지망생. 아야의 집에 놀러가면서 두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싹튼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에 아야가 "내 집으로 와요"라는 말을 건네고, 둘의 동거 생활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가 이어지면서 아야는 피아니스트로, 미키오는 카메라 작가로 성공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아야와 미키오는 사랑보다 자신의 삶과 성공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사이의 사랑이 식어갈 무렵 미키오는 이별을 선고한다. 그리고 두 남녀는 사랑이 시작된 '아야의 집'에서 그들 사랑에 마침표를 찍고 조용히 헤어진다. 하라 히데노리가 작품의 결말에서 아야와 미키오를 몰고 간 곳은 '결혼'이 아니라 '이별'이다. 당연히 해피 엔딩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두 연인의 이별을 통해 비극을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두 남녀의 만남뿐만 아니라 헤어짐조차도 사랑에 관한 하나의 에피소드로 생각했다. 영화 감독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도 자신의 삶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남녀 음악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콜세지의 친구이자 '스타워즈' 시리즈의 감독으로 유명한 조지 루카스가 이 작품을 보고 '왜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을 헤어지게 했는가'를 물었다고 한다. 이때 스콜세지 감독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헤어지는 것도 사랑의 일부니까" 라고 대답했다.

하라 히데노리는 '겨울이야기' '그래 하자!' '언제나 꿈을' 등의 작품 속에서 이미 보여준 바 있는 섬세한 연출력을 통해 두 남녀 사이에 오가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의 감정들을 생동감 있게 포착했다.

특히 '내 집으로 와요'의 많은 장면에서 히데노리는 대사 한 줄 없이 컷과 컷을 정교하게 나누고 배열함으로써 등장인물들이 감정을 주고받는 순간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예를 들어 사랑의 드라마가 종반으로 접어들 무렵의 어느날, 미키오와 아야의 마지막 아침 식사 장면은 히데노리의 완벽한 연출력과 심리 묘사의 탁월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키오는 이별을 선고하려 하지만 아야가 입게될 상처를 걱정해 주저한다. 아야는 조만간 미키오가 헤어지자는 말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굳은 표정으로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하는 미키오의 얼굴을 굳이 외면한다.

무언의 이별 선언에 대한 무언의 거부. 이런 아야의 모습을 본 미키오는 입을 다문다. 히데노리는 이 일련의 심리적 시퀀스들을 냉철하고 정교하게 재구성한다. 컷과 컷에는 내적 갈등으로 섬세하게 변해가는 아야와 미키오의 표정이 침묵 속에서 배열된다. 조용하고 싸늘하게 울려 퍼지는 사랑의 마지막 공명은 그 어떤 절규나 고통 보다 아프게 독자들의 가슴을 저민다.

성인 독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다양한 입장에서 아야와 미키오의 사랑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 것이다. 현재 진행형으로 사랑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연인들이라면 두 주인공이 나누는 사랑의 눈길 속에 자신들의 사랑을 실어 보고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과거 시제형의 연인, 다시 말해 이별의 고배를 마셔본 독자라면 두 주인공의 슬픈 이별에 감정을 이입하며 자신의 가슴을 쓸어 내리리라.

이렇게 히데노리의 페이지는 한때 열병처럼 지독하게 앓았던 사랑의 기억들, 오랜 사진첩 속에서 이제는 빛 바랜 사랑의 추억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독자들은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지난 기억들을 되새긴다. 작가와 독자가 '공감'이란 고리로 강하게 연결되는 순간이다.

하라 히데노리의 '내 집으로 와요'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 '건강한 시선으로 성인 남녀의 사랑을 포착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좋은 성인 만화'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가슴속에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그래서 이 작품은 더욱 좋은 성인 만화다.

전범준 기자 2000/11/2

3 # 촌평[ | ]

히데노리의 스포츠물은 이전에 보구서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의 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마일드 세븐을 하루 5갑씩 피우는 골초라더군요. 재미없는 그의 스포츠만화도 이제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못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_-;; -- 자일리톨 2004-1-13 1:50 pm

예전에는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었지. 하라 히데노리의 걸작.

하지만 하라 히데노리의 스포츠물은 아주 떨어지는 품질을 자랑하니 주의하시길.

기타 추천작품 : 언제나꿈을, 겨울이야기
기타 읽을거리 : [1] -- 거북이 2004-01-12 14:40

4 같이 보기[ | ]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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