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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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펌] 꽃다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놀이 관련자료:없음 [20] 보낸이:진병학 (fgjin ) 1997-11-16 19:32 조회: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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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꽃사람 6월호에 실었던 글입니다.

꽃다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놀이 -꽃다지의 2집 음반에 대하여-

꽃사람 박종훈

1.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자. 그동안 많은 사랑을 아낌 없이 받 아 온 한 재주꾼이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지금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는 균형을 잡기 위해 기다 란 장대를 쓴다. 즉 장대를 양손으로 들고 좌우의 무게를 조절함 으로써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그 장대의 한쪽은 '80년대식 노 동자 정서'이고 다른 한쪽은 '음악적 풍성함'이다. 만에 하나 균형을 잃게 되면 이 재주꾼은 줄에서 떨어지고 만다.

2. 꽃다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동 가요의 적자(嫡子)이다. 그만 큼 그동안 그들이 불러 온 노래에는 '노동자 정서'라 불릴 만한 정서가 듬뿍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당연시했고 아무 도 의문시하지 않았던 이 '노동자 정서'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 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 '노동자 정서'를 결정짓는 것은 다름 아닌 '음악적 색깔'이다. (그동안의) 꽃다지 음악의 바탕 색을 결정짓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아무래도 '노동 가요의 대부' 김호철일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어떠한가? 그 는 엘리트적 토양에서 출발한 운동 가요의 세계를 백팔십도 뒤집 어 놓은 사람이다. 그는 주저 없이 군가나 대중 가요의 형식을 차용했다. 그는 발이 무척이나 넓어서 군가는 물론 민요, 트로 트, 블루스, 스탠다드, 발라드, 보사노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다양한 장르를 관통하는 하나의 축이 있는데, (<들불의 노래>는 제외하고) 그 것은 다름 아닌 '뽕짝기'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여기 서 뽕짝이란 주현미나 현철 류의 것 뿐만 아니라 최진희나 최성 수 류의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뽕짝'이란 말에 알레르기 반응 먼저 보이지는 말자. 모 방 송국의 한 음악 프로듀서가 말했듯이 우리 나라 대중 음악에서 ' 뽕짝기'는 곧 '대중성'과 통한다. 그만큼 김호철은 대중의 심 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또, '뽕짝기'라는 말에 숨어 있는 또다른 의미는 '전통적 정서와 잘 맞아떨이지 는 것'이다. 운동 가요를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원죄처럼 붙어 다녔던 과제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을텐데, 전통 음계를 서양 악기로 연주하다 보면 뽕 짝에 가까워지므로 자연스럽게 뽕짝기를 받아들이게 되지 않았 나 싶다. 그것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호철의 원래 의도가 어쨌든간에 그는 꽃다지의 음악적 색깔 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그 색깔은 바로 '뽕짝기'였다. 그리 고 그것은 보다 대중에게 친밀하고 또 전통적인 것에 가깝다는 이점(利點)을 남겼다. 이제 이 뽕짝기를 정서를 나타내는 말로 표현해 보면 '진솔함', '투박함', 정도가 아닐까?

3. 유인혁과 조민하는 실제로 많은 기간 동안 꽃다지에서 활동 했고, 지금도 꽃다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 는 꽃다지의 2세대 작곡가다. 물론 앞 세대를 전적으로 수용하 기만 한 것은 아니고 상호 영향을 주었겠지만, 여기서는 논의의 편의상 2세대로 칭하기로 한다. 이들은 김호철 풍의 노래도 많 이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음악적 지평을 조금씩 넓혀 간다. 이들은 김호철의 음악에 거의 보이지 않던 팝발라드적 코 드 진행을 보이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이들은 '뽕짝기'의 토양 에 '팝발라드 기(氣)'라는 흙을 적당히 섞어 준 셈이다. 그렇 지만 이들은 공식을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팝발라드적 코드 진 행은 화려하지만 사실은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또 그렇게 들리는 진행이다. 즉, 이들의 노래에는 귀에 거슬리는 노래도 없 었지만, 요샛말로 '쇼킹한' 노래도 없었던 셈이다. 1세대와 2세 대 사이의 틈은 그리 넓지 않아 사람들은 쉽게 뛰어넘을 수 있 었던 것이다. 1세대의 노래와 비교하여 2세대의 노래에서 느껴 지는 정서는 한 마디로 '무난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이야기가 이쯤 되면 왜 '투쟁의 정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느냐 고 항의가 들어올 법하다. 사실 80년대와 90년대 초에는 투쟁 현장에서 부를 노래가 많이 필요했고, 투쟁의 성격에 따라 거기 에 걸맞는 새로운 가사의 노래가 필요했다. 그래서 '투쟁가 은 행'을 차려도 될 만큼 투쟁가가 많이 쏟아져 나왔으며, 느린 템포의 노래더라도 비장한 느낌을 주는 노래가 많이 창작되었 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노래에서의 '노동 자 정서'는 바로 '투쟁하는 노동자의 정서'였던 것이다. 그런데 '투쟁 정서'가 과연 정서의 이름인가? 여기서 우리는 '투쟁'은 어디까지나 노래에 담긴 '내용'이고 그 내용에서 파생되는 정서 는 '비장함'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함을 직시해야 한다. 그럼 이 쯤에서 일단 정리하고 넘어가자. 김호철로 대표되는 제1세대와 조민하와 유인혁으로 대표되는 제2세대의 노래는 군가, 트로트, 스탠다드, 민요, 팝발라드, 가곡 등의 외피를 입고 나타났으며 그 외피에서 느껴지는 정서는 '진솔함', '투박함', '무난함', ' 비장함' 등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 외피와 정서가 노동자 만의 것인가? 즉, 이것들을 노동 가요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또 달리 말해서 '진솔함', '투박함', '무난함', '비장 함' 등은 '자신의 노동 계급으로서의 사회적 위치와 상황을 자각 하여 그에 걸맞는 의식을 갖추고 투쟁에 나선 노동자의 정서'인 가? 그렇지 않다. 자본가는 물론 룸펜까지도 이러한 정서에 친 밀하다. 트로트는 일부 엘리트주의자들을 제외한다면 만백성의 애창 장르다. 귀에 거슬리지 않고 듣기 편안한 사람은 별로 없 다. 때때로 사람들은 비장함에 감동받고 눈물 흘리기도 한다. 이것이 어째서 노동자만의 것인가? 노동 가요의 '전형성'은 만들어진 것이지 처음부터 존재한 것 이 아니다. 즉, 김호철이나 조민하, 유인혁 등의 지명도 높은 작곡가들의 영향력과 노동가요권의 상호 관계속에 형성된 것이 다. 또 달리 말하면, 그런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 람들의 의식 속에는 '노동가요는 대충 이런 거로구나'하는 관념 이 박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5. 위에서 우리는 '노동가요다움'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 들의 머릿속에 형성된 것이며,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특성이 아 님을 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명제를 대전제로 삼고, 이제 스 스로를 '노동가요집단'으로 인정하는 꽃다지의 합법 2집 음반의 면모를 살펴 보자. 먼저, 작곡자들의 리스트를 살펴 보자. 김호철, 유인혁, 이원경, 윤민석, 안치환, 안정현, 백연구, 윤 미진. 꽃다지 외부 작곡자의 노래가 일곱 곡이며 내부 창작곡이 세 곡이다. 이 노래들의 정서가 과연 떠도는 소문처럼 생경한 것 인지 꼼꼼히 짚어 보자. 김호철의 는 <꽃다지 1>의 연 장선상에, 유인혁의 <노래만큼 좋은 세상>은 의 연 장선상에, <넝쿨을 위하여>는 <내일이 오면>의 연장선상에 놓 여 있다. 유인혁의 정서를 '예쁨'으로 계승하고 있는 차세대 작곡자 이원경의 역시 노동가요 공식음반이나 조국과 청춘 음반에서 보여준 예쁜 정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안정현의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역시 조민하의 <동지들 앞에 나의 삶 은>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절반은 익숙한 정서가 담겨 있다는 셈이다. 그럼, 기존 노동 가요의 정서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 다소 생경하게 들을 수 있을 법한 나머지 다섯 곡 을 살펴 보자. 기타리스트 이찬욱에 의해 다시 태어난 유인혁 의 <강철의 노래>는 묵직한 락 발라드지만, 원곡 자체의 멜로디 라인은 스탠다드 가요에 가깝고 코드 진행도 익숙한 편이다.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의 연장선상에 있는 포크락으로서 비교적 듣기 편안하며 사운드도 (귀가 보수 적인 사람들에게도) 그리 시끄럽지 않다. 윤미진의 <청호동 할 아버지>는 경쾌한 소울 리듬의 흑인 영가 풍의 노래지만, 멜로 디 라인은 오음계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귀에 친숙하다. 상당히 프로그레시브하고 난해한 편곡을 선보인 윤민석의 도 원곡 자체는 투쟁가적 정서와 민요적 정서가 적당히 혼합되어 있다. 정말로 생경하게 들릴 만한 곡은 얼터너티브 록의 공식을 충실 하게 따른 <난 할 말이 있다>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음반의 인상을 결정지은 것은 편곡이라는 말이 된다. 꽃다지는 '음악적 풍성함'을 시도했고, 그래서 언뜻 듣기에 생경한 정서가 느껴졌 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음악적 풍성함은 노동자적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가? 어쩐지 다양한 반찬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양도 푸짐한 부르 주아의 식탁이 연상되기 때문인가? 노동자는 그런 식탁을 즐길 권리가 없는가? 그럴 권리가 없다는 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 다. 어째서 노동자는 단순 무식 과격 순박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가? 노동 가요의 수용자인 노동자들도 다양한 정서의 스펙트 럼을 갖추고 있다. 내용이 아닌 정서의 면에서만 본다면 노동 자들은 '모든 사람들'이라는 전체 집합의 부분 집합일 뿐이다. 일반 사람들이 트로트를 좋아하고, 발라드를 좋아하고, 록을 좋 아하고, 댄스뮤직을 좋아하는 것처럼 노동자들도 트로트를 좋 아하고, 발라드를 좋아하고, 록을 좋아하고, 댄스뮤직을 좋아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친밀한 음악 속에 메시지를 담아 전 하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외피를 띠고 있다고 해서 배척하는 일 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혹시 자신만이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노동자 수용자는 없는지 다시 생 각해 볼 일이다. 아무튼 꽃다지의 선택은 모험이기는 하지만 진보적인 것이었고 탁월한 것이었다.

6. 그러나 문제는 꽃다지의 선택이 아닌 다른 곳에 도사리고 있 다. 바로 노력의 결과물인 음반이 다양한 실험 정신에 비해 응 집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보통 음반은 여러 가지 효과 조 작을 통해 최상의 소리를 뽑아 낸다. 따라서 라이브를 웬만큼 잘 하는 가수도 라이브보다는 음반이 훨씬 풍성하고 정돈된 소 리를 담고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꽃다지의 이번 음반은 공연보다 훨씬 못한 소리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다. 녹음 기사의 인터뷰(지난 호 꽃사람 참고)를 보면 녹음기사는 전적으로 디렉 터의 말에 따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디렉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전반적으로 저음이 죽고 소리가 경박하다 는 느낌이 나는데, 이는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 동 조합이나 대학가 같은 기존의 유통망 외의 유통망을 통해 꽃 다지의 노래가 퍼져나가려면 앨범의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데, 일단 사운드가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 농익을 대로 농익은 가수 들의 가창력도 녹음 과정에서 많이 깎여져 나간 느낌이다. 또, 연주에 있어서도 응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고 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박필우의 편곡, 전위적 시도가 돋 보이는 이찬욱의 편곡, 기본기에 충실한 유인혁과 김일태의 편곡 등 편곡의 바탕은 비교적 좋았지만 연주가 편곡을 소화해내지 못한 느낌이다. 건반은 지나치게 자제되어 있고 일렉트릭 기타 는 지나치게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악기와 악기 간의 호흡도 조금씩 엇나가고 있다는 생각은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번 꽃다지의 앨범은 잘만 했으면 민중가요사에 가장 돋보 이는 한 획을 긋는 수작이 될 뻔 했다. 이는 천지인 1집에서 보 여준 맛뵈기적인 시도나 조국과 청춘 5집에서 보여준 참신한 시 도와는 전혀 다른 짜임새와 중후함, 그리고 깊은 연륜이 곡마 다 배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나와 있는 앨범의 모습은 생채기 투성이가 된 거인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7. 재주꾼이 줄타기를 한다. 그는 균형 감각을 잃는 법이 없다. 그는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일부 구경꾼들은 그의 장대가 한쪽 으로 너무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서 그 모습을 지 켜보고 있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이다. 그는 좌우의 비율을 정말 잘 맞춘다. 그러나, 그의 장대 한쪽이 부실하게 만들어져 있어 만일 부러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떨어지고 말 것이다. 꽃다지의 줄타기 놀이는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한다. (*)


제 목:[펌] 꽃다지 싱글 음반 발매

                  관련자료:없음  [49]

보낸이:설동진 (CLOSURE ) 1997-11-21 18:58 조회:122

『노래하나 햇볕한줌-희망의 노래 꽃다지 (go NORAE)』 1428번 제 목 : <꽃다지 싱글음반 발매!!> 올린이 : flosong (이은진 ) 97/11/21 15:54 읽음 : 7 관련자료 없음


꽃다지 싱글음반 <세상을 바꾸자> 발매!! (판매담당자 ; 민정연 /홍보담당자 ; 김희정)

안녕하십니까? 건강한 노동자 문화와 참다운 민주주의 건설을 위해 언제나 앞 장서고 계신 여러분께 뜨거운 동지애를 표합니다. 아울러 저희 꽃다지에게 보내 주신 관심과 격려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하며 투쟁하는 곳, 해방의 새날을 건설하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 노래와 함께 해 온 꽃다지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은 을 제작하였습니다.

87, 88년에 전국을 뒤흔들었던 노동자 대투쟁의 현장, 90년 노 동조합의 전국적 대오 전노협 건설의 현장 등 역사의 물줄기를 이 루는 한복판에는 언제나 그 시기 노동자들의 감격과 울분을 담아 때론 단결과 투쟁의 무기로, 대론 건설할 새 세상의 희망으로 함 께 한 노동가요가 있었습니다.

이제 꽃다지는 97년 벽두의 총파업을 통해 사회개혁의 주체로 명실상부하게 떠오른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라는 현 시기 노동자들 의 가장 큰 함성을 담아 뚝심있게 노래 합니다. 멈춰진 역사의 수 래를 돌려 <세상을 바꾸자>라고,

12월 5일에 발매될 이번 싱글음반에 수록될 노래는 <세상을 바꾸자>, <약속은 지킨다>, <다시 떠나는 날>이며 가격은 2,500 원입니다. (50개 이상 주문판매시 2,000원)

자세한 문의는 꽃다지 기획실 (02-845-3580)로 해 주시기 바랍 니다.

민중가요권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꽃다지의 싱글 음반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을 보여주시기 바라며 좀 더 폭넓은 노동가요 의 보급은 물론 진지하고 당당하게 일하는 우리 모두가 주인되는 참세상 실현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음반 구매와 많은 홍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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