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인

시인의마을

1 # 지하실의 새[ | ]

미친 짓이지
번번이 속는 일도
집중적으로 믿어버리는 일도

자유도 덫이야
절망도 사치스럽지
그러나 살아야 해
하늘이 있으니까
내가 최후의 통로니까

눈물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아남는 법은 욕을 먹는 일
이다 그 힘으로 비로소 꿈꿀 수 있다 높이 오를수록 죄는
가벼워지고 마침내 그것은 미덕이 된다

- 시집 변명은 슬프다 (1998) 中

2 # 숨은 그림[ | ]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말이,
그렇게 많은 의미가 필요없다는 것일까
그를 만나도 그는 없고
그를 떠나도 그는 떠오르지 않는다

길의 어디에도 아이 밴 여인과
아이 업은 어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구석구석 요소요소에
넘친다 흘러간다
제 8요일에 생겨난 아이들도
흘러간다 쓰레기통에 넘친다

어쩌다 눈 내려 사물들 희끗희끗 지워질 때도
팔짱 긴 연인들, 바람든 유부남 유부녀의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다 부풀어오른다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그리고 그들이 가는 길은 누구도 모르는 길이다

모든 일은 다 지나가버린다
이별한다는 건 아직 살아 있다는 것
정말로 겁낼 일은
마주보고 있어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손잡고 있어도 달아나는 그 마음이다

- 시집 변명은 슬프다 (1998)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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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한국문학』신인상에 「인동초」외 4편의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1998년 첫시집 『변명은 슬프다』(창작과비평사 1998) 간행. ||


시인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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