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흑백으로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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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장 친한 친구넘 하나는 지금 광고학과에 다니고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짜내느라고 애기들과 고생하고 있는 그 친구를 생각하니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광고가 싫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광고가 생겨난 것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진 엄청난 낭비적 속성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아지지 않는다.

다른것은 그만두고라도 나는 이것 한가지는 꼭 했으면 좋겠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인쇄되어 나오는 광고물을 법적으로 규제해 모두 재사용지에 흑백으로만 찍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너무 무리하다면 세금을 엄청 때려서 칼라인쇄를 자제시키고 그 세금으로 책들을 올칼라 인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아주 단순하다. 아침마다 전철역에서 아줌마들이 주는 광고 전단지들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귀찮으면 안그러기도 하지만 나는 그 아줌마들이 빨리 뿌리고 집에 가도록 일부러 받아주는 편이다. 나는 받아서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가다가 쓰레기통이 보이면 조용히 넣는다. 쓰레기 정보들이 머리속에서 방황하는 것 또한 내가 굉장히 싫어하는 것이라 접을때도 눈이 안가도록 신경써서 접어 주머니에 넣어둔다.
그런데 이 종이들이 장난아니게 좋은 것이다. 특히 패션광고들은 종종 종이의 반사도까지 고려해서 광고를 찍는듯 하고 어떤 것들은 얇게 비닐 코팅이 되어있기도 하다. 물론 올칼라인 것은 말할것도 없다. 이런 것들이 끽해봐야 일회성인 광고에 사용되고 정작 도판같은 것이 중요한 화집같은 것은 가격때문에 부분 칼라인쇄로 나오는 것이다.
자본의 논리를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면 이런 어이없는 결과들이 나와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라. 그의 그림일기를 출판하는 것과 학급 중고장터 광고지를 만들때 무엇을 칼라로 찍고싶은지. 일기를 개발새발 쓴 친구가 아니라면 아마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라서 출판 안하겠다는 똘망똘망한 친구도 있겠지만...^^a

아마 여기엔 많은 고려가 더 필요할 것이다. 세금을 더 걷어 다른 곳에 사용한다는 것은 부의 재분배를 의미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떤 광고는 칼라로 찍지 않으면 아주 곤란한 것들도 있을 것이고.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그 광고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일게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광고물이 칼라로 인쇄될 필요는 없다. 광고 성격에 따라 규제를 세세히 정하고 세금을 내고서라도 칼라로 인쇄하는 것은 허용하면 된다. 어쨌든 그들은 책을 칼라로 인쇄하도록 도와줬으니 말이다.

요즘 너무 네온사인도 많고 광고들도 많고, 가뜩이나 빡빡한 세상인데 눈을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 것들이 회색톤으로 샥 바뀌면 좋겠다. 회색조가 있어야 칼라가 눈에 더 띄는 법이다.(이 역시 억압의미학이다!) 이미 사람들의 눈은 칼라가 너무 자극해버렸다. 회색조가 이 요란한 세상을 조금 가라앉게 한다고 해서 나쁠것은 없을거 같은데...안그런지?

생각을 깊게 해보지 못해 구멍이 많은 논리다. 어디서 흑마탄 기사가 나타나 그 구멍을 지적해주면 고맙겠다.

IP Address : 211.39.30.134 WooRam 애기들하고 고생하는건 맞는데 기발한 아이디어로 고생 하진 않는다. 지난 학기에는 아이디어 싸움하는 과목이 많아서 빡시지만 뿌듯했는데 이번학기는 뭔 이론만 해대서 짜증만 난다. 아아 이거 경영학과랑 별로 다를 것이 없는것 같아. 그나마 재무니 회계 같은게 없어서 다행이지. 그리고 전단광고는 제작 단가가 매우 싸고(뭐 디자인이고 기획이고 필요 없으니까.) 더군다나 매체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4대일간지 전면 때릴려면 1억들어. 프라임 타임때 티비 광고는 말할 것도 없지. 1천장 찍고 아줌마 댓명한테 나눠줘봤다 돈 얼마 안든다. 더군다나 1천장중에 10명만 걸려도 본전 뽑지.  ::: 200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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