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두얼굴

ISBN:8985548913

1 # 촌평[ | ]

한국 언론에 대한 필자의 불신은 비록 그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더라도(살면 얼마나 살았겠는가) 꽤나 깊이 패여있는 자상과도 같은 것이어서 어지간한 치유법으로는 새살이 쉬이 돋아나서 회복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또한 그러한 불신은 비단 조중동 등을 향한 국부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대한민국의 언론시스템 전체를 매도해버릴만한 것이다. 오죽하면 최근 연이어 나왔던 대통령과 언론의 기 싸움 소식에 흥분하지도 언론사 게시판을 드나들지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파고 들어가 볼 생각조차 안하고 있을까. 그것은 그들이 떠드는 소리조차 듣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귀 기울이는 자체가 관심과 인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론에 대한 나의 경멸은 대략 이 수준이다.

뭐 특별한 계기도 없이 형성된 이러한 적대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첫째 한국언론은 권위주의와 특권의 상징이기 때문에,

둘째 한국언론인은 무책임한 지식인의 표본이기 때문에,

셋째 그렇다고 지식인이랄만한 무리도 많지 않기 때문에,

넷째, 배금주의에 물든 모습과 권력의 하수인 역할에 스스로 만족하는 썩어 문드러진 병폐 때문에,

다섯째, 만족에 그치지않고 끊임없는 자기 복제를 통해 그나마라도 유지하고자 발버둥치기 때문에,

여섯째,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려고 국민들을 갈수록 우민화 시키기 때문에,

일곱째, 가장 심각한 건 위의 모든 수법들을 동원해서 미래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좌절을 먼저 심어주기 때문에,

이 나라와 이 민족의 잠재력이 아직도 깊은 수면에 빠져있는 1차적인 책임을 난 당연히 언론에게 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조금 궤도를 이탈했지만 이제 책 이야기를 해보자.
저자 제정임씨는 본인 스스로가 14년간 유수언론사의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었고 현재도 프리랜서로서 경제해설가, 컬럼니스트, 금융연구위원 등의 직함을 걸고 언론과 학술계를 넘나들고 있는 "언.론.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법 꼼꼼하고 신랄한 그녀의 비판들로부터 가려운 곳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과 동시에 꾸준히 한편에 남겨지는 질문은 저자는 왜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하게된 걸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서문에서 그녀는 바로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남기고 있긴 하다. 그녀의 미국 유학시절, 대학의 경제학교수가 자신있게 WSJ나 NYT와 같은 유력경제지 등을 수업참고자료로 공식 제시하는, 그게 가능한, 또 하나의 거대한 격차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놓인 한국사회의 여러 현실들과 자신의 능력부족에 한계를 느껴 자기비판의 참담한 심정으로 메스를 들이대고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십년을 앓아 이젠 고질적이다 못해 불치에 가까워진 병을 고치는 작은 노력의 시작이라고 보는듯 하다. 자기 자신의 오류와 기만에 대한 고해성사이기도 하다는 말도 잊지않는다.

그럼 이제 책 속을 살짝만 들여다보자. 실제로 본문 속에는 수박겉핡기 식의 생색내는 문제제기보다는 훨씬 조목조목 짚어 들어간다는 진지함을 느낄 수 있다. 시비조의 비난만이 아니라 나름대로 현실적인 대안들도 내놓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책의 집필의도가 저 위에서 언급된 이유들처럼 순수했다고만 보지는 않는데, 소영웅주의에 빠져있을 수도 있고, 피해의식이 깔려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다. 허긴,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건 먼 상관인가.

다양한 사례와 시각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도려내고자 하는 종양을 나열해보면 결국은 기득권 세력과의 밀월관계라든지 지나친 상업주의성향, 무책임한 도덕적 해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이건 새로운 사실도 주장도 전혀 못된다. 아무리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건 간에 뻔히 논쟁되는 주제들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이 책과 저자의 태생적인 한계인걸까?

그래도 다행인지 나로선 머릿 속에서 좀더 명쾌해진 답을 하나 구했다는데 의의를 가질 수 있겠다.

왜 국내 언론, 방송사들은 늘상 외국계 언론사들의 뒷북만 치고 앉아있는건지에 대한 해답이었는데, 결코 그들의 취재 시스템이 월등히 뛰어나서도 정보수집력이 현저히 떨어져서도 아닐거라는 결론이었다. 근본적인 차이점은 같은 진실을 바라보면서 알고도 모른척 하는 뻔한 거짓들과 전달해야할 시점을 애써 외면하는, 기본기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들이 문제인 것이다. 머 하긴 이 또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말이다.

좌우간 끝까지 책이 맘에 안드는건 결국은 그래서 이 모든 부조리를 뜯어고칠 책임을 (앞으로 더 현명해져야할) 독자들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자기와 같은 이들이 책을 펴내면서까지 열심히 대신 목소리를 높여줄 때 귀를 기울여 "더 똑똑한 독자"들이 되라는 얘기다.

왜 언론 그 자체가 스스로는 못 바꾸는건데? -- BrainSalad 2003-8-13 9:18 pm

2 # 요약 및 발췌[ | ]

2. 나라를 망치는 경제뉴스
IMF와 재벌 그리고 언론의 직무유기
한보사태 : 건설 사기꾼의 농간에 춤춘 언론
기아사태 : 나라를 죽일 뻔한 국민기업 살리기
대우사태 : 빗나간 세계 경영과 대우 장학생들
현대사태 : 20세기에 벌어진 봉건 활극과 언론
개혁의 실패와 언론
언론사 세무 조사와 지면의 사유화
벤처 스캔들, 언론과 사기꾼의 공모

2부 달라져야 할 경제뉴스
3. 경제뉴스 왜 어떻게 왜곡되나
사적인 이해관계가 논조를 좌우한다
적당히 확인하고 마음대로 쓴다
발표자의 입에만 의존한다
부풀리고, 비틀고, 감정에 호소해 눈길을 끈다
시류에 따라 말을 바꾸고 시치미를 뗀다
깊이있는 분석과 해설이 부족하고 피상적이다
한국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너무 심하다

3 # 코멘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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