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의 힘

1 # “매물 적고 투자효과 확실” 강남 집값 또다시 오름세[ | ]

타워팰리스·재건축아파트가 상승세 견인… 他지역 확산 가능성은 낮아

글 서미숙 중앙일보 기자 (mailto:seomis@joongang.co.kr)

최근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 조짐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강남 집값이 뛰면 다른 지역까지 덩달아 오르는 연쇄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삼투압 효과’라고 부른다.

실제 방학철인 7월 중순 이후 유명 학원이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도곡동 일대와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매수자는 많은데 매물이 적어 품귀현상마저 빚어진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인근 인기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의견보다는 대체로 ‘강남권의 국지적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치동 한 주에 4천만원 올라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는 집을 옮기려는 매수자들의 입질이 잦아지면서 지난 한 주 동안 최고 4천만원이나 올랐다. 대치동 개포 우성1차 31평형은 6억8천만∼7억5천만원선, 선경1차 31평형은 7억∼7억5천만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호가가 3천만∼4천만원 올랐다. 은마아파트 31평형도 6억∼6억2천만원으로 2천만원 정도 뛰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유명학원이 몰려 있어 주로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지만 시세차익을 기대해 전세를 끼고 투자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매수세가 강해지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저밀도지구 재건축 아파트도 강세다. 강남구 삼성동 영동 AID차관 2차 15평형은 7월 말에 비해 5백만원 정도 상승한 4억8천만원선이다. 삼성동 Y공인 관계자는 “6월 말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아 후분양제나 강화된 재건축 연한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면 쉽게 소화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송파·서초구도 사정이 비슷하다. 송파구 잠실 저밀도지구 내 신천동 시영단지 13평형은 지난달 말보다 5백만원 정도 올라 3억7천5백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초구 반포 저밀도지구 내 주공 3단지 16평형도 6억8천5백만∼6억9천만원으로 지난 일주일 새 1천만원 뛰었다.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했거나 사업승인을 받아 재건축이 어느 정도 보장된 단지들이다.

반포동의 B중개업소 사장은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서자 재건축이 확실한 이곳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여윳돈들이 결국 재건축이 확실한 단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매매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이 아파트는 5·23 대책이 발표된 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더니 방학이 시작된 최근 한 달 동안엔 호가가 최고 2억원 정도 치솟았다. 입주가 90% 이상 진행된 타워팰리스 1, 2차의 경우 지난 한 달간 호가가 1억∼2억원 상승했으나 매물이 귀하다. 1차 50평형은 지난달 말 11억원에서 지금은 12억∼13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10월 말 입주 당시 시세가 평균 8억5천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9개월여 동안 무려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내년 5월 입주하는 타워팰리스3차 분양권 값도 상승 행진이다. 프리미엄이 한 달 전보다 1억원 정도 뛴 5억5천만∼6억원이 붙어 있다. 60평형 분양권 값은 12억∼15억원 선이다. 인근 D중개업소 사장은 “매물이 귀하다 보니 거품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면서도 물건이 나오면 바로 팔린다”고 말했다.

강남과 달리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이 잠잠하다. 오히려 양도세를 실거래가격으로 부과하는 투기지역 확대 지정 등으로 매수세가 주춤하다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마포구 도화동 우성 34평형은 2억8천만∼3억1천만원으로 보합세다. 도화동 C부동산 관계자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후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수세력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강북·수도권은 아직 잠잠

같은 강남이라도 재건축이 늦어지고 용적률이 깎일 것으로 우려되는 개포지구는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시가 재건축 연한을 강화한 이후 값이 약세를 보이고 거래가 뚝 끊겼다”며 “용적률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분당·일산·산본 등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분당 K부동산 사장은 “5·23대책 이전에 비해서는 5백만∼1천만원 정도 매매값이 올랐지만 이 가격에 추격매수를 하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 강화 등으로 수익성 감소가 우려되는 광명시 철산동 주공아파트 단지들도 한 달 이상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평택·오산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미군 기지 이전 재료에 힘입어 강세다. 특히 평택시는 재건축 호재까지 겹치며 지난 5·23대책 이후 12.67%나 올랐다. 평택시 비전동 주공 1단지 17평형은 9천만∼1억1천만원, 2단지 15평형은 1억∼1억1천만원으로 강세다. 공인중개사 김모씨는 “투자자들의 입질로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최근 매수세가 뜸해졌지만 가격이 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권 아파트값 재상승은 5·23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하던 투자수요가 강남의 재료 있는 아파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분양권 전매 금지와 재건축 후분양제 등으로 눌려 있던 투자자들이 서서히 재건축이 확실한 단지와 유명 학원가의 기존 아파트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재건축 연한이 확대한 것도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했거나 연한이 지난 아파트에는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대치동 B공인중개업소 사장은 “79년에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아직 안전진단 통과 전인 데도 재건축 연한을 지나 서울시가 언젠가는 재건축을 허용할 것으로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텐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5월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강남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 상승률은 평균 6.71%로 서울지역 일반 아파트 상승률(2.16%)의 3배가 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강남 집값 상승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 강남아파트값이 올라도 주변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며 “강남은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지만 다른 곳은 국지적으로 차별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나 홀로 상승’ 가능성 높아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치동 일대의 일부 아파트값 상승이 전체로 번지기에는 경제 여건이나 공급물량 등을 감안했을 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을 기대하고 내집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은 최근 강남 집값 상승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는다 해도 언제 집값이 떨어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고종완 RE멤버스 소장은 “최근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금이 떨어지고 매매값도 강남을 제외하곤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공급물량이 다시 줄어 재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부터 자금 계획에 맞춰 내집마련을 서두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교통 환경 등 주거 여건이 개선될 서울 마곡·상암·용산·뚝섬·장지지구와 김포·평택·오산·천안·아산 등 신도시, 택지개발예정지구 인근이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2 # 서울 강남(대치동과 도곡동) 집값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

자료원: 머니투데이 | 2003.08.04

현장에서는 '학교', '학원', '아줌마'가 그 힘의 원천이라고 한다.

'학교'와 '학원'은 수요자를 불러모아 항상 매도자 우위시장을 가능케하며, '아줌마'는 시장개입을 통해 집값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집값은 언제나 상승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 '학원' '아줌마'는 강남 집값을 읽어내는 코드인 셈이다.

'학교의 힘'

대치동 우성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대청중'이 학교의 힘을 대표한다. 대청중은 한 한급의 절반 정도가 만점을 받는다고 한다. 대청중 학군에 속하는 우성, 선경, 타워팰리스는 6개월 이상 기다려야 전셋집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대기 수요자들이 많다. 또 대치ㆍ도곡동에서도 단대부고, 휘문고, 숙명여고에 갈 수 있는 단지들은 언제나 매물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같은 매물 부족 현상이 집값 상승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학원의 힘'

학교는 강남일대의 수요자를 끌어들이는 반면 '학원'은 전국의 수요자를 불러 모으는 힘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청실ㆍ은마아파트의 경우는 지방 재력가들이 교육용으로 구입해 놓은 아파트가 상당수 된다. 학원의 힘은 대치, 도곡동아파트는 물론이고 그 영향권 내에 속하는 개포동과 삼성동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영향력이 더 크다. 이른바 '맹모삼천지교'가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아줌마의 힘'

아줌마의 힘은 부녀회 조직과 반상회에서 나온다. 아줌마들은 시세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하락을 막고 상승폭까지 조정한다. 이를 위해 중개업소마저 통제권 밑에 두고 있다. 특히 재건축아파트인 은마와 청실아파트의 경우는 아줌마 조합원들이 시세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악재'는 무시되고 '호재'만 반영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것이 종 세분화 결정 유보, 안전진단 보류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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