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쉬몹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4월 5일 (목) 22:41 판 (Pinkcrimson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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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정각 동시에 "건강하세요" ‘플래시몹(flash mob)’ 국내에도 등장

'플래시몹'과 연계된 모바일 게임 가능성 '주목'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늦은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8월30일 저녁 서울 강남역 앞 횡단보도. 시계가 정각 6시를 가리킬 무렵 파란신호등을 보고 길을 건너던 사람들은 난데없는 고함소리에 순간 멈칫했다. 한쪽 길가에 무리지어 있던 40여명이 약속이라도 한듯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일제히 외쳐대기 시작한 것.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 “어서오세요!행복하세요!”

“뭐하는 거야?”라는 수근거림도 잠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거리는 다시 차량과 인파가 내는 소음에 묻혀갔다.

 

30분 전인 오후 5시30분에도 강남역 앞은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게 하나 있었다. 강남역 앞을 찾는 사람들이 약속장소로 애용하는 KFC 앞에서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20대 남자가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었다. 그것도 한 손엔 빨강 파랑 노랑 3가지 색 풍선을 쥐어든 채.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치는 사람들 중 몇몇은 그 앞으로 다가갔다. “플몹인데요.” “인사 잘 하세요.” “핸드폰은 맞추셨죠?” 손을 내미는 사람들에게 남자는 암호 같은 몇마디를 주고받으며 뭔가가 적혀진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고 있었다.

6시가 다가오자 남자와 그에게서 종이를 받은 사람들이 10여m 떨어진 횡단보도 앞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각 6시. 사람들이 가진 휴대전화에서 갖가지 벨소리가 울려나왔고,곧이어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남자가 풍선을 한 개씩 터뜨릴 때마다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외쳐댔다.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 “어서오세요!행복하세요!” 1분이 채 안돼 모든 게 끝이 났고,사람들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뿔뿔이 제 갈길을 갔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플래시몹(flash mob)’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번개 모임’ 혹은 ‘번개군중’ 정도로 번역될 플래시몹은 인터넷과 e메일로 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한데 모여 아주 짧은 시간 약속된 행동을 한 뒤 뿔뿔이 흩어지는 모임을 뜻하는 신조어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별 의미없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현상이다. 플래시몹 카페(cafe.daum.net/flashmob)를 만들고 이날 모임을 주도한 문모씨(23·대학생)는 “신선하고 짜릿했다”며 “3주쯤 뒤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또 한번 플몹(플래시몹)을 하겠다”고 말했다.

[몹 지시서] 현장서 행동 지침 지령

 

플래시 몹은 특성상 당일 현장에서 나눠주는 ‘몹 지시서’를 봐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그 전까지 참가 희망자들은 e메일을 통해 약속 시간과 장소,준비물 등 대강의 윤곽만을 알 수 있다. 8월30일 첫 플래시몹에도 ‘몹 지시서’가 등장했다. 몹 지시서는 A4 용지 한 장에 깨알같은 글자들로 빼곡히 지시사항이 적혀 있었다. 다음은 그 요약.

① 5시56분 : 휴대폰 벨소리 음량을 최고로 올릴 것.

② 5시57분 : 휴대폰 알람 설정을 6시 정각으로 맞출 것.

③ 5시59분 : 횡단보도 앞에 길을 건너는 사람처럼 모일 것.

④ 6시00분 :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면 끄지 말고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릴 것.

⑤ 6시01분∼04분 : 파란불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을 건넌다. 진행자가 흰색 풍선을 터뜨리면 90도로 허리 숙여 건너가는 사람들에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할 것. 빨간 풍선을 터뜨리면 마찬가지로 “건강하세요”,파란 풍선을 터뜨리면 건너오는 사람들에게 “어서 오세요”, 노란 풍선을 터뜨리면 “행복하세요”라고 인사할 것.

⑥ 6시05분 :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 흩어질 것. 사람들이 물어오면 절대로 플래시 몹에 대해 언급하지 말고 “삶은 여행입니다. 단순한 여행입니다”라고 답할 것.

[스포츠투데이/이종민기자] (2003-09-01 오전 11:43:26) -- 거북이 2003-9-4 10:42 am

느낌[ | ]

  • 날으는코끼리  : 옛날에 운동권에서 하던 말중에 "악법은 어겨서 깨자" 라는 말이 있었죠. - 2003-10-10 5:03 am
  • 날으는코끼리  : 플래시몹은 그러한 행동들을 단체로 함으로써 미친사람 취급받지 않고, 당황해 하는 주위 사람들을 조롱하려는 악랄한(?) 의도가 있는것 같습니다. - 2003-10-10 5:02 am
  • 날으는코끼리  : 다들 공통점은 사회에서 타부시 되어있는 일탈행위들을 함으로써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거나 기존 질서에 반항려는 게릴라적 행동이라는 것이 아닐까요? - 2003-10-10 4:59 am
  • 날으는코끼리  : 4. MTV의 Tom Grenn Show와 Jackass : 자기 집안에 가축을 풀어놓아 집안을 오물로 가득차게 만들어 부모님을 당황시키고, 소의 엉덩이에 손을 집어넣어 *을 꺼내고, 살아있는 금붕어를 삼켰다가 오바이트해서 다시 꺼내고, 자전거를타고 무작장 산에서 굴러떨어지는등 바보같은짓만 골라서 합니다. 물론 실제 상황이고요. - -;; - 2003-10-10 4:46 am
  • 날으는코끼리  : 3. Dave Matthews Band(?) 의 Everyday(?) 뮤직 비디오 : 그룹과 노래 제목은 확실하지 않지만 마이클 무어같이 생긴 사람이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지나가는 모든 사람과 포옹을 합니다. 이것도 역시 다큐멘터리처럼 촬영을 했지만, Praise you 와는 달리 연출이라는게 티가 납니다. - 2003-10-10 4:38 am
  • 날으는코끼리  : 2. Fat Boy Slim의 Praise you 뮤직 비디오 : 단성사 같이 생긴 어느 극장앞에 멀정하게 생긴 사람들이 열명남짓 나타나 히피 춤과 브레이크 댄스를 합친듯한 우스꽝스런 춤을 추고나서 기뻐하고, 주위 사람들은 황당해 하고요... 다큐멘터리 처럼 촬영을 해서 사실적입니다. - 2003-10-10 4:35 am
  • 날으는코끼리  : 1. 람보게임 : 80년대 후반쯤 지하철 문이 열리면 뛰어 들어가 "람보다" 하고 외치고, 총쏘는 흉내를 내다가 문이 닫히기 전에 지하철을 나오는 놀이가 있었죠. 흐흐 - 2003-10-10 4:31 am
  • 날으는코끼리  : 이 글을 보니 몇가지 연관되서 생각나는게 있네요. - 2003-10-10 4:29 am
  • 오야붕 : 그 사람은 자기의 지시대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에 쾌감을 가질까요? - 2003-9-4 11:09 pm
  • 오야붕 : 삶은 여행입니다. 단순한 여행입니다... 라니. 누가 지시서를 만드는건지. 궁금하네요. - 2003-9-4 11:09 pm
  • SonDon : 희망의 부재가 곧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고 그 위에서 부유토록 강요하는 것이지... - 2003-9-4 10:54 am
  • 거북이 : 나날이 주목받는 것은 가벼움 뿐이다. 이 가벼움의 중심에는 분명 삶에 대한 허망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 2003-9-4 10:4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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