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선택

Jmnote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3월 18일 (월) 20:3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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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단과 선택[ | ]

출처:코리아인터넷닷컴

[이야기 하나] 영화관에서

박지수씨는 결혼 7년째다. 바쁜 하루하루의 일상 속에서 가족과 일에 충실하며, 삶의 여유를 찾지 못한 박지수씨에게는 여유가 필요했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긴 다음부터는 부인과 영화관에도 가보지 못했다. 특히, 아이 둘이 2년 차이로 생기는 바람에 최근 5년 동안 부인과 같이 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막내가 아직 어려서 어디를 데리고 다닐 수도 없었다.

그러다, 박지수씨는 큰 맘먹고, 아이들을 맡기고 부인과 영화를 보러 갔다. 실로 몇 년 만이었다. 박지수씨는 부인과 홀가분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앗, 그런데, 영화가 시작한지 10분 정도 지났을 때, 박지수씨와 부인은 영화가 지독하게 재미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 부부가 좋아하는 타입의 영화도 아니었고, 영화가 앞으로 재미있게 전개될 것 같은 기대가 전혀 없었다. 박지수씨는 갑자기 고민에 빠졌다.

<영화를 계속 볼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영화관에서 나가서 드라이브나 하고, 바람이나 쐬다가 맛있는 저녁이나 먹고 들어갈까?>

박지수씨는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겨우 큰 맘 먹고, 아이들을 맡기고 나왔는데, 아무리 영화가 재미없어도 그냥 봐야 하지 않을까? 또, 영화가 갑자기 재미있어 지지는 않을까?>

<아니야, 재미없는 영화를 본다는 건, 영화를 보기 위해 투자한 것들을 손해 보는 것에 시간까지 더 손해 보는 거야. 주식에서 손절매를 하듯 이쯤에서 손해를 줄여야 해.>

<영화관을 나간다고 더 좋은 시간을 보낸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길이 막힐 때, 돌아가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더 막힌 길로 들어가서 더 헤매던 걸 기억해! 학교 다닐 때도 그랬잖아. 3번이 답이라고 생각했다가 4번으로 고치면 난 항상 틀렸어. 처음 생각한 게 답이었어. 항상 고쳐서 틀렸지.>

박지수씨는 어떻게 할지 몰라 지금도 헤매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나? 물론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말이다.

정말로 재미없는 비디오를 빌려왔을 때, 그것을 비디오가 시작하고 10분도 되지 않아서 알았다고 하자. 그랬을 때, 어떤 사람은 어쨌든 빌려 왔기 때문에 그것을 끝까지 본다. 어떤 사람은 보고 싶지 않은 비디오를 보는 것은 비디오를 빌린 비용에 시간까지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비디오를 보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가?

앞의 이야기는 영화를 보느냐, 마느냐의 가벼운 일이다. 그러나, 매우 심각한 상황도 비슷하다.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이야기 둘] 버스에서

당신이 버스의 뒷편 좌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 운전 기사가 운전대를 잡은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운전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지금 중요한 건 당신이다. 당신은 지금 운전사가 쓰러진 버스에 앉아있다.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당신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운전석으로 뛰어가 운전 기사 대신 운전대를 잡는 것이다. 그러나, 버스는 달리고 있다. 당신이 운전석에 도달하기 전에 버스는 이리저리 충돌할 수도 있다. 자리에서 일어난 당신은 자리에 앉아 좌석의 손잡이를 꽉 잡고 있을 때보다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다른 하나는 좌석의 손잡이를 꽉 잡고 자세를 낮추고 있는 일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나?

이런 이야기에 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다. “영화관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다른 비용을 낭비하는 것보다 더 큰 손해를 보는 거야. 아니다 싶으면 빨리 나와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우유부단한 성격이군. 그냥 영화보기로 했으면 영화나 봐. 영화관에서 나온다고 더 좋은 데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누가 옳은지는 알 수 없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인 상황 속으로 당신이 들어간다면, 오히려 더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는 변화다. 우리는 와 같은 상황보다는 오히려 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 충고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버스 뒷좌석에서 숨어서 벌벌 떨고 있지 마라. 당신을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 행동해라. 당장 운전석으로 달려가라.>고 멋지게 이야기 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선택은 당신이 해야 한다.

당신은 상황에 맞추어 현명한 생각을 해야 한다. 어떤 행동을 당신이 선택하든, 분명한 건 당신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판단 없이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판단 없이 두려움으로 손잡이만 꽉 잡고 있던가, 무대포로 “멋진 남자 콤플렉스”을 발휘하여 운전석으로 뛰어나간다.

당신에게 찾아왔던, 변화의 순간들을 기억해보라. 변화의 순간에 당신은 스스로 판단했는가? 그리고 판단에 따라 선택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의 순간 자신이 판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순간은 당신이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선택해야 한다. 정답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당신의 현명한 생각과 판단만이 당신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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