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의 근대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4월 5일 (목) 22:39 판 (Pinkcrimson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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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

日本語の近代―日本の50年 日本の200年 → 일본어의 근대-일본의 50년 일본의 200년
일본어의 근대 - 근대 국민국가와 '국어'의 발견

 

 

2 책 소개 (교보문고)[ | ]

국가 권력과 결탁한 '일본어'가 근대일본의 지배방식을 어떻게 강화해 왔는지를 살피는 책. '일본정신'을 투사함으로써 '일본어'를 '발견'한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의 국수주의적 언어관에 대한 비판에서 패전 후 국가권력에 의해 '일본어'가 폭력적으로 배치되는 양상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는 이 책은 '국어'와 근대국민국가의 관련성을 폭넓게 조망하고 있다.

3 # 거북이[ | ]

내가 이 책을 집은 이유는 순전히 역자때문이다. 정선태씨는 일본의 근대를 통해 우리의 근대를 읽으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고 조금씩 결과를 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 책은 좀 실망스럽다. 정선태는 일본의 근대가 번역으로 이루어진 것을 잘 알고있는 사람이고 번역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재창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직역에 가깝게 번역했다.(아니 잘 되지 못한 의역인지도 모르겠지만...원문을 못봤으니...-_-) 물론 번역은 힘들고 돈도 안되는 작업이며, 후기에 역자가 적은 것과 같이 이 책은 '언어'를 다룬 책이기 때문에 더더욱 번역하기 까다로웠을 것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일전쟁으로 써도 될 것을 일청전쟁으로 썼다거나 칸토대지진이라 써도 되는데 칸토대진재라고 쓴 것은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했다는 느낌이 든다. 일본식 한자어를 한국식 발음으로 적어둔 채 그대로 직역하면 그것은 한국어가 아니라 한글로 쓰인 일본어가 되는데 그런 것들이 좀 눈에 띈다.
사실 책 자체도 보아하니 술술 읽힐 책이 아닐 뿐더러 저자가 중언부언하는 느낌도 있다. 거기에 번역 역시 매끄럽지 않으니까 독자는 3중고에서 시달려야 한다. 그리고 도판이 아예 없다. -_- 그 덕에 요즘 정신없기는 했지만 이 한권 읽는데 2주도 더 걸린거 같다. 젠장 번역자와 저자들에게 돈 더줘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좀 더 성실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어쨌거나 이 책을 열심히 완독했으니 내가 이해한 것 정도 만이라도 적어두지 않으면 나의 2주가 슬퍼할 것이다.

이 책은 일본어가 어떤 식으로 근대화(혹은 군국주의화)에 기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어가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보니까 사카이 나오키나 이연숙 등에 의해 이런 논의들이 일본 내에서도 조금씩 나오나보다. 뭐 좋은 일이다. 이 책에서 좀 짧게 서술했으면 더욱 더욱 좋았을거 같다. -_-

  1. 일본어의 발견
    1. 모토오리 노리나가(1730-1801) : 국어를 하나의 거대한 모체로 가정, 일본서기는 한자로 기록된 불순한 일본어이나 고사기는 일본어가 한자라는 틀을 빌어 기록된 것이므로 순수한 것(일본정신)이라고 생각
    2. 중국어에 대한 대립항으로 일본어라는 대상을 만들어나감
    3. 청조 고증학의 영향으로 한자 고문헌으로부터 음운을 재구성해 나감
    4. 오십음도는 산스크리트어 자모인 시담에 의해 영향을 받아 구성되었음
    5. 모토오리 노리나가의 폐쇄적인 국어관은 개항과 함께 사라졌음
  2. 근대 국민국가와 일본어
    1. 후쿠자와 유키치가 케이오 의숙에서 도입해나간 연설이라는 전달방식은 당시의 뉴미디어였음
    2. 국민국가는 국민의 문맹률을 낮추게 요구했고 이에 따라 한자폐지, 영어공용어론 등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음
    3. 미리 활자화된 원고를 가지고 연설을 한 다음 그것을 인쇄하는 식으로 언로가 이어짐
    4. 자유민권운동의 대두와 함께 연설은 사족 이외의 계급 출신자로서 반드시 익혀야만 했던 수단
    5. 후쿠자와유키치가 '학문을 권함'에서 사민평등을 주장했을 때 그것에 반응한 사람들은 삿초 번벌정권 이외의 사족집단이었음
    6. 한자위주의 대신문 -> 신문풀어읽기 모임 -> 후리가나의 도입(<jdic(振り假名)>, 요미우리 신문이 최초) -> 르뽀기사체 -> 음성기록의 필요성 강화(방청기록법) -> 속기술의 발달 -> 표음기호식 속기법 확립(메이지의 오십음도로 비유가능)
    7. '코단' : 재담꾼
    8. 후쿠자와 유키치 : 번역보다는 한자어역이 어려운 것이고 구어로 번역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음
  3. 천황의 일본어
    1. 천황이 선포하고 모든 이가 외워야 했던 군인칙유, 교육칙어에 의해 일본인들의 정신세계 근간이 규정되었음
    2.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론은 대만출병과 정한론 등으로 대표되는 대외팽창론에 다름아님
  4. 언문일치라는 환상
    1. 탈아론 등을 생각해보면 일본어에서 제거해야 했던 것은 바로 구시대의 잔재인 한자였음
    2. 신문들은 '문명과 진보'쪽에 서서 로마자주의를 주장했으나 그 주장 자체(신문이나 기타)는 한자카나 혼용체로 쓰여있는 모순에 처해있었음
    3. '문명과 진보'로서 한자를 배척하였으나 그 '문명과 진보'의 개념들을 번역하기 위해 한자를 빌리지 않을 수 없었고, 한자의 조어력에 의해 단시간 내에 방대한 번역으로 문물을 수입하는 것이 가능했음
    4. 이전까지 사용되지 않던 구문직역체의 어투들이 도입되기 시작하였음
    5. 속기술이 전성기를 이룸
  5. 전쟁과 일본어
    1. 보안조례의 공표와 전시 검열
    2. 우에다 카즈토시의 '언어/문화 전쟁', '완력으로는 이기고 문화적으로 패배했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음'
  6. 식민지 영유와 일본근대문학의 성립
    1. 청일전쟁에 승리하였으나 삼국간섭으로 이권을 챙기지 못한 일본은 이를 치욕스럽게 생각함
    2. 표준적인 히라가나 표기도 마련되지 못한 채 점령지인 대만에서 일본어를 교육해야 했음
    3. 모리 오가이는 '즉흥시인'의 번역을 통해 새로운 문체를 창조
    4. 번역이 창조와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번역 의존도가 높아졌음 : 번역 내셔널리즘
    5. 소설에서 지문과 대사의 분리된, 좀 더 대화(사실, 일상)에 가까운 형태가 나타남
    6. 문학의 국민통합 역할 : 공통된 정서의 공유
  7. 표준어의 제패
    1. 표준어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방언의 조사도 같이 이루어짐
    2. 미야자와 켄지가 쓴 '영결의 아침'에서 일부의 방언이 로마자로 표현된 것은 그것이 표준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
    3. 보통선거와 엔본의 범람
    4. 활자화되는 과정에서 점차 표준어가 방언을 밀어냄
    5. 칸토대지진 때에도 일본어를 못하면 잡아죽이고 했음
  8. 반복으로서의 패전 후
    1. 상용한자와 현대카나표기법의 확립
    2. 천황은 포츠담선언 수락 연설을 라디오를 통해 했지만 그것에 자기반성의 구절은 없었음

어제 졸면서 썼더니 뭔가 잘못 쓴 것들이 있었군.
뭐 어쨌든 내가 이 책에 대해서 처음에 기대했던 것은 일본어가 근대화되면서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가이다. 예를들면 어휘군의 변화, 번역어가 어떻게 만들어져왔는가에 대한 예시 등 말이다. 현재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재미있긴 했지만 예가 너무 적고 줄줄이 서술만 많이 해서 읽는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오늘도 사전 편찬에 관한 논문을 하나 보는데 현대국어가 갑오경장을 기점으로 잡는다면 개화기의 단어, 일제시대의 단어들을 구분해서 표제어를 정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시기적 구분에 따라서 역사적 변화도 당연히 있을 것이고 나는 어떤과정이 개입되어 일본어가 변화해왔는가가 궁금했던 것이다.
물론 이 책에 나온 교육칙어, 군인칙유에 나타난 일본어라거나, 연설-코단 등이 어떤 식으로 새로운 미디어 역할을 해나갔는가 등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재미있었다. (아마 코단은 만담과도 관계가 있을거 같다) 하지만 읽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_- 번역과일본의근대같은 책을 써내는 것은 학식과 동시에 센스가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 대학교수가 자기 강의를 위해 쓴 저자직강교재같은 느낌이 든다. -- 거북이 2004-12-7 1:5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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