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루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4월 5일 (목) 22:39 판 (Pinkcrimson 거북이)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1 # 거북이[ | ]

쿠로사와의 사회파 영화중 하나다. 그의 영화중에 유명한 것들은 대부분 시대극이지만 그는 은근히 현대물이면서 사회적인 영화도 많이 만들었는데 이것들은 시대극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진 않더라도 다들 재미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쿠로사와가 라쇼몽으로 명성을 얻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만든 영화이고 칠인의사무라이를 만들기 직전에 만든 영화라서 당연히 재미있을것으로 생각되지만 생각보다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왜 재미없을까 생각해보면 역시 유머의 부재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불필요한 디테일이 많은 편이고. 사실 쓸데없는 디테일이 많더라도 붉은수염처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데 뭐랄까 너무 무겁게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칠인의사무라이이후에 나오는 영화들은 몇몇 예외들도 있지만 대체로 유머라는 요소를 빼놓지 않고있고 그것은 참 다행이다.

구청의 시민과장으로 성실하게 일만 하던 노인이 위암에 걸린 것을 알고 자신의 의미가 무엇일까하고 방황하다가 문득 깨닫고 일을 열심히 하다가 죽는다는 이야기다. 일벌레로서의 일본인의 방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 편이고, 일본 관료사회의 경직성을 고발하는 면도 많이 있으며, 방황하는 한 인간의 여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진 시퀀스는 커피숍에서 여공과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깨닫고 노인이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이다. 이 때 계단을 올라오는 여자가 하나 있고 위층의 손님들은 그 여자를 향해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관객은 노인에게 사람들이 생일축하 해주는 것처럼 느끼다가 나중에 계단을 올라오는 여자를 보게 된다. 이 시퀀스에서 감독은 노인의 재탄생을 축하하고 있으며 노인은 이후 정력적으로 일을 하다가 죽게된다.

50년대의 일본을 볼 수 있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바람속의암탉에서도 50년대의 일본을 볼 수 있었는데 당시 일본은 전쟁의 참화를 나름대로 상당히 빨리 극복하고 열심히 전전의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이한건 미국의 20년대를 연상시키는 빅밴드 스윙재즈가 흐르면서 여자들이 춤을 추는 장면들이 환락의 이미지로 종종 나온다는 거였다. 당시에 저런게 일본에서도, 어쩌면 한국에서도 유행했었나 생각해보면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키취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우리는 서구의 키취로 살고있는 것일까나.

주인공이 죽은 뒤에 사람들이 그에 대해 회상하는 장면들이 좀 나오는데 뭐랄까 나중에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 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거북이 2004-6-20 4:55 am

2 # 촌평[ | ]


마치 '거북이'씨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서슴없이 제가 물어보지요. 그런데 매우 간단하고 정확하게 답변해 주고요. '살다'-감사합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연장'선에 놓을 수도 있나요? 그런 경험이 전무해서요. 저는 이곳에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거든요. 내 생각이 고루한가요? 제 아이가, 어제와 오늘 시험 완전히 망쳤다고 저에게 하소연 이-메일 보냈네요. '자신의 일이 아니면 본인처럼 심각하지 않단다!' 답글 보냈어요. 집에 와서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데 '거북이'씨에 의해 변한 일면입니다. -- 안빈 2005-4-20 11:38 pm

전 집에서 컴앞에 잘 앉지 않는데요. ^^ 아드님께 메일 보내신 것과 직접 얘기하신 것이 별 차이 없는 것처럼 온라인도 오프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거지요. 오프라인이 없는 온라인은 좀 허망하잖아요. -- 거북이 2005-4-21 10:56 am

'生きる'! 무슨 뜻인가요? 혹시 '삶이란' 생에 대한 단상'의 약자 인가요? 알 수없네요. 저의 지식의 바닥이 모두 드러나지요? '거북이'씨 정말 영화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네요. 영화 전공인가요, 아니면 영화업에 종사하시나요? 이제 별걸 다 물어보지요. 경탄스러움의 내 방식 표현이에요. 제가 알고 있는 '영화'는 표피적이에요. 겨우 내용 중심의 그런것 있지요. 옛날식...! -- 안빈 2005-4-20 5:45 pm

이키루는 '살다'라는 동사입니다. 그리고 저 영화 잘 몰라요. 좋아하는 작가들에 대해서나 관심을 두는 편이지요. -- 거북이 2005-4-20 6:01 pm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