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한민국의 개발이다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4월 5일 (목) 22:39 판 (Pinkcrimson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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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억대보상’ 환희에 가린 ‘쪽방’ 세입자들의 눈물[ | ]

출처: 인터넷한겨례 | 원문: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4/01/005000000200401062143333.html

□현장- 판교새도시 예정지 가보니 4인가족 이전비 760만원에 불과 1500가구 몸누울 곳 길거리뿐 영세사업자 200명도 갈곳없어

“그나마 머슴살이도 못하고 맨 몸뚱아리로 쫓겨나게 됐는데, 칠순 넘은 질긴 목숨 이제 어디가서 붙어먹어야 하누….”

6일 오전 판교새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밭두렁 옆을 서성이던 김분희(73·가명) 할머니의 하소연이 이내 긴 한숨 속에 파묻혔다.

김 할머니는 3년여 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혼자가 된 뒤 이 곳의 허름한 농가에 5평짜리 단칸방을 얻어 보금자리로 삼았다. 보증금 50만원은 낼 수 있었지만, 생계조차 꾸리기 힘들었던 김 할머니는 월세도 집주인의 농사일을 돕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이제 땅값 보상을 받기로 한 집주인은 더이상 농사를 짓지 않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곳까지 밀려왔는데 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김 할머니는 “그 양반들(보상담당 기관 직원)한테 ‘나같은 늙은이는 무슨 수가 없느냐’고 물으니까 ‘주민등록이 없어 투기를 하러 온 걸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며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비록 조상이 물려준 땅 덕분에 200억원대의 보상을 받는 땅주인이 화제가 되고, 발빠른 부동산 투자로 몇십억원을 벌어들인 외지인들이 ‘성공신화’를 되뇌이고 있지만, 판교는 지금 기쁨보다는 슬픔이 넘쳐나고 있다.

김 할머니처럼 그저 세입자라는 이유로 길거리로 나앉아야 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1500여가구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서너평 남짓한 쪽방에서 생활해온 이들은 주거이전비와 임대아파트 입주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월평균 가계지출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주거이전비는 4인 가족의 경우 760만원 안팎에 불과하고, 임대아파트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분양대금을 마련해도 2007년께나 입주가 가능하다. 때문에 ‘선택’은 ‘길거리’ 밖에는 없다는 게 이들 대부분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불안과 초조로 밤잠을 설치는 ‘판교 사람들’은 또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땅값이 싼 판교지구에 가내공장이나 카센터, 이발소, 구멍가게를 얻어 근근히 생계를 이어온 영세 사업자들이다. 어림잡아 200여가구가 넘는다.

남의 땅 150여평을 보증금 500만원 월세 80만원에 빌려 1991년부터 가내수공업을 해온 유흥국(43)씨는 “공장 이사비용으로 300만원 정도 준다고 들었는데 어디로 가서 무슨 수로 생계를 잇느냐”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1988년부터 월 200만원에 25만원씩을 내고 카센터를 하며 팔순이 다 된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권오성(53)씨도 “근근이 이곳에서 키워 군대에 보낸 두 아들에게 ‘한푼없이 쫓겨나게 됐다’고 말할 생각을 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고개를 떨궜다.

판교개발추진위원회가 추산한 판교지역 주민들의 금융권 부채 총액은 650억원. 듣기좋은 ‘억대보상’을 받아도 빚잔치를 하고 나면 빈털터리가 되는 일부 원주민들과 한순간에 도시빈민으로 살아가야 할 세입자, 영세업자들은 ‘이제 더이상 물러설 때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판교개발 세입자대책위원회 석진곤(47) 회장은 “세입자들을 위한 가이주 단지라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극빈층으로 전전하고 말 것”이라며 “세입자 가운데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100여 가구에 이르러 이대로 판교개발을 밀어붙이면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mailto:rpqkfk@hani.co.kr

2 # “어디로 가지?” 한숨과 절망의 현장[ | ]

출처: 주간조선 2003년 12월 22일 (월) 19:44

서울시 구로3동 773번지. 500여가구 중 30여가구만 남았다. 나머지 집들은 모두 문짝이 떨어져 나가 있었고 주인을 잃은 솥단지와 밥그릇이 나뒹굴고 있었다. 남아있는 주민들은 이웃이 버리고 간 세간을 주워 고물상에 팔기도 한다. 이 마을에 철거반이 들이닥치기 시작한 때는 지난 9월. 철거반들은 집집마다 돌며 전기와 수도를 끊고 문짝을 떼내는 방식으로 철거를 시작했다. 이 마을은 폭 1m 남짓한 골목이 집집마다 연결돼 있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연탄 굴뚝과 낮은 처마가 골목길로 돌출해 있어 고개를 숙여야 겨우 길을 지날 수 있다.

마을 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김백호(56)씨는 “그나마 ‘이빨’이 센 사람들은 아직 버티고 남아 있지, 물정 모르는 사람들은 이주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주비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쪽방촌을 찾아 떠났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은 노숙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연말까지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마을 귀퉁이에 살고 있는 김모(49)씨는 “이 동네에서 양복점 하면서 그럭저럭 살고 있었는데 부도 맞고 병에 걸리고 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주저앉을 대로 주저앉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자신의 처지를 변호했다. 김씨는 지난 10월 초 집이 철거돼 바로 옆 골목에 사는 친구 집으로 초등학교 6학년 된 아들과 함께 옮겨 왔다. 2평 남짓한 방의 벽에는 너저분한 옷가지가 벽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고 고물상에서 봤음직한 서랍장과 TV가 비좁은 방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씨의 아내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못 견디고 7년 전 가출해 버렸다. 4년 뒤 갑상선암 선고를 받았다. 투병생활 3년째다. 김씨의 온몸은 퉁퉁 부어 있었고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 김씨는 “애와 함께 몸 누일 방 하나만 있어도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옆집에 사는 송모(54·여)씨의 처지도 나을 바 없다. 송씨의 남편은 용역 업체에 나가 빌딩 청소 일을 하지만 딸린 입이 넷이다. 몸이 불편한 막내 아들과 10여년 전 집 나간 며느리가 버리고 간 손주 둘까지 떠안았다.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 받아 구청에서 한 달에 40여만원을 보조 받지만 집세 20만원을 내면 반토막 난다. 송씨는 “왜 쫓아내도 추운 한겨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다른 쪽방촌도 대부분 철거되는 바람에 보증금 100만원짜리 방을 구하는 것도 힘들다. 이러다가 온식구가 노숙자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4인 가족 이주비가 300만~400만원

이 마을은 1960년대 청계천이 개발되면서 이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조성한 마을이다. 방 한두 칸에 6~7평에 불과한 마을의 집들은 40년 전의 모습과 달라진 것이 없다. 주민들은 대부분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30만원을 내고 산다. 재개발 소문은 3~4년 전부터 돌았지만 아무런 권한이 없는 세입자들은 동네 부동산에서 귀동냥으로만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 마을에 남아 있는 사람들 중에는 장애인들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사람들은 아직도 자기집이 철거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방에 마냥 누워 있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 간 부동산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도시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빈민촌에 철거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울의 도심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쪽방촌은 물론 경기도 용인과 고양 등의 택지개발지구에도 철거민이 속출하고 있다. 철거는 건물주와 개발업자 간 협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세입자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전세금이 4000만~5000만원에 이르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면 되지만, 문제는 전세금이 2000만원 이하의 영세민들이다. 최근 몇년 사이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금도 따라 올라 이 돈으로는 도저히 방을 구하기가 힘들다. 이들은 4인 가족 기준으로 300만~400만원의 이주비를 받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영구임대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을 공급해 이들을 흡수하고 있지만 ‘억세게 운이 좋은 경우’에나 가능하다.

현재 철거민을 지원하는 단체는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와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두 곳이다. 전철연은 철거지역에 구조물을 세우고 저항하는 ‘골리앗 투쟁’을 지원하는 등 다소 과격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전철협은 ‘주민들을 볼모로 한 투쟁방식은 지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단체는 “아무런 대책 없이 철거민을 거리로 내모는 방식에는 반대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최저 주거환경은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철거민협의회 이호승 회장은 “철거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일반 기업체가 철거민의 집을 지어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헌법상 보장된 주거권을 보장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공공장기임대주택의 공급을 최대한 늘려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거민들 “사진 찍히면 수배돼” 얼굴 가려

철거 현장은 종종 전쟁터로 변하기도 한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동작구 상도2동의 주민들과 철거반이 충돌했다. 철거반 600여명과 대형 크레인이 투입됐지만 철거민들은 화염병과 새총, 돌멩이로 저항했다. 충돌 과정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컨테이너를 타고 진입하던 용역업체 직원들이 옷에 불이 붙은 채 추락하기도 했다.

경찰측은 ‘이날 철거민들이 사제총까지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주민 20여명이 2층짜리 다가구 주택 옥상에 5층짜리 구조물(일명 골리앗)을 만들어 놓고 1년 넘게 버티고 있다. 철거민들은 건물 옥상을 철판으로 둘러 놓았고 진입로는 가구와 철문을 뜯어와 바리케이트를 쳐 요새를 만들었다. 철거용역 업체와 경찰도 마을 입구를 둘러싸고 경계를 서고 있다. 도심의 전쟁터인 셈이다.

상도2동 철거민대책위원회 김영재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장정들은 검은 복면을 쓰고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흡사 멕시코의 원주민 무장단체 ‘사파티스타’의 지도자 마르코스 부사령관을 떠올리게 했다. 입구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한 주민은 “얼굴이 노출되면 우리도 모르게 사진이 찍혀 수배자 명단에 오르게 되기 때문에 복면을 썼다”며 “용역 깡패들이 언제 쳐들어 올지 모르기 때문에 7~8명의 주민이 조를 짜고 경계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8일 용역업체와 충돌한 뒤로 주민들은 10일 넘게 바깥 출입을 못하고 있다. 모든 식생활은 건물 안에서 해결한다. 빛과 바람이 통하지 않는 2층 마루에 걸어 놓은 빨래 때문에 집안이 눅눅했다. 주방의 음식 냄새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집안을 맴돌고 있었다.

‘너무 과격한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김영재 위원장은 “철거업체들은 여기 있는 주민들의 열 배가 넘는 인력을 투입하는 데다가 포크레인, 대형크레인, 쇠파이프까지 동원해 우리를 공격해 온다. 우리가 화염병이나 새총, 오물투척을 하는 것은 최소한의 저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행사인 N사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N사측은 “주민들은 영구임대아파트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정부 주도의 개발이 아닌 민간업체 개발이기 때문에 임대아파트 자체를 건설하지도 않는데 이를 요구하는 것은 억지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우리는 목숨 걸고 싸운다”

철거 현장에는 주민과 시행사 간에 벌어지는 심리전도 전쟁터 못지않다. 주민들은

“철거용역 업체에서 식량을 차단하는 바람에 15개월 된 아기가 쌀뜨물에 설탕을 타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행사측은 “우리는 식량 반입을 막은 일이 없다. 철거민들이 어린 아이들을 잡아 놓고 위험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반드시 철거하겠다는 시행사측의 단호한 입장과 여기에서 쫓겨나면 길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다는 주민들의 절박함이 철거 현장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영재 위원장은 현장을 떠나는 기자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이번에 또 치고 들어오면 우리도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골리앗이 무너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싸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에는 많이 다칠 수도 있다.”

쫓겨난 철거민의 신세는 비참하다. 지난 12월 12일 경기도 고양시청 앞에는 붉은색 소형 승합차 한 대가 주차돼 있고 그 옆에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침낭이 놓여 있었다. 이곳은 지난 11월 17일 택지조성 과정에서 철거된 경기도 고양시 풍동의 주민 정창권씨와 박종찬씨가 노숙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이다. 노숙 20일째가 넘어선 정창권씨의 얼굴에는 수염이 텁수룩하게 자랐다. 정씨는 “밤마다 소주 한 병으로 몸을 녹이고 잠이 들다 보니 이제 철거민이 아니라 노숙자가 다 됐다”며 “어디 노숙자협의회라도 한번 찾아 봐야 할 판”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마루에 식칼 박고 가기도”

세 들어 살던 집이 철거된 뒤 정씨의 아내와 아이들은 인근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4학년인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빠가 농성 중인 시청 민원실에서 컴퓨터를 만지며 놀다 교회로 돌아간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시청 안에 들어가면 따뜻하고 컴퓨터도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시청으로 뛰어 들어갔다. 정씨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이 방법 말고는 살길이 없으니까 길바닥에 자리를 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요즘은 정부에서도 화염병이나 던지고 돌멩이깨나 던지는 사람들에게는 돈도 더 주고 관심도 더 가진다. 하지만 우리처럼 지키라는 법 다 지켜가며 투쟁하는 사람들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철거민들은 철거에 나선 용역 업체 직원들을 ‘합법적인 깡패’라고 부르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오갈 데 없는 철거민들의 입장에서는 100명이 넘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와 세간을 몽땅 들어내놓고 포크레인으로 멀쩡한 집을 뭉개 버리는 그들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지난 11월 17일 살던 집을 철거 당한 박종찬씨는 “철거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철거반이 짐을 몽땅 들어내놓고 마루에 식칼을 박아 놓고 나갔더라. 이 사람들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겠지만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동작구 상도 2동의 철거를 담당하고 있는 A업체 직원은 “우리들 보고 깡패라고 하는데 내가 어디 진짜 깡패처럼 생겼나. 그 사람들(철거민)이 워낙 위험하게 나오니까 우리도 거칠어지는 것뿐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방패를 들고 철거민과 몸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은 서울역 앞에서 모아 온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노숙자들이 일당 4만~5만원을 받고 철거 현장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싸움이 격렬하면 격렬할수록 일당은 높아진다. 그러나 노숙자들도 용역 업체에서 받은 돈이 모이면 서울역 길 건너편 ‘쪽방촌’으로 들어가 한겨울을 난다. 3개 지구로 나눠 철거가 진행 중인 남대문로 5가 쪽방촌도 머지않아 철거가 예정돼 있다. 철거민보다 더 나을 바 없는 사람들이 철거민과 싸우며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이석우 주간조선 기자(mailto:yep249@chosun.com)

3 # 분별없는 폭력시위...의경 실명[ | ]

출처: 네이버 뉴스 | 원문: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4010700007025

집회를 막던 의경이 시위대가 깨뜨린 유리 조각에 맞아서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실명한 의경은 폭력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건사고 소식을, 박수택 기자가 모았습니다

서울 논현동 주택공사 서울지역 본부 앞에서 경기도 고양시 풍동 택지개발지구 원주민 150명이 보상금을 올려달라고 시위했습니다. 흥분한 남자가 정문 기둥에 올라가 피켓을 휘둘러 조명등을 깼습니다. 시위를 막던 의경이 왼쪽 눈에 유리 파편을 맞아 실명했습니다. 용의자는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송모씨/용의자 : 유리 파편이 눈으로 들어갈 줄 어떻게 상상했겠어요? 죄송합니다]

[박민수 일경 : 앞으로 시위를 하더라도 폭력 불법적으로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4 # 촌평[ | ]

세번째 뉴스는 부연설명이 약간 필요한데, 주택공사에서 99년부터 2001년까지 고양 풍동지구 택지개발을 위한 토지수용에 보상가로 주민들에게 지급한 비용은 최고 평당 100만원을 밑돈다는 것이 현지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작년에 주공에서 분양한 공동주택용지는 평당 450만원이었다.


조성원가를 따진다면 토목공사가 수월한 곳이기 때문에 끽해도 250만원이면 되었을 것이고 수용 기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아서 더더욱 원가는 낮았을 걸로 보이는데 문제는 택촉법 상 대형평형 필지는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공급하게 되어있다는 법규를 들어 450만원이라는 공공택지 사상 초유의 고가분양이 이뤄진 것이다.


이쯤되니 뻔히 사실을 알게된 주민들이 너네만 처먹냐 우리도 줘라 하는건 인지상정.


분양가 고공행진의 근원적인 주범은 택지개발지구이고 조성주체인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인데 소비자들은 건설회사만 다그친다.


어쨌거나 위의 기사들이 대한민국에서 택지를 개발하는 현 주소다. 대한민국 땅이 모두 웃는 날까지 사람은 울더라도 상관없다는 곳이 위대하신 한국토지공사인 것이다. -- BrainSalad 2004-1-8 11:13 am

거참, 분배정의의 실현이라는 것은 참 어려워 보입니다.
저 의경총각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곤 '평화시위를 해달라'정도겠지요.
목숨을 건 시위에 평화가 어디있나요. 그것은 버스나 지하철의 '준법투쟁'이라는 말 만큼이나 한국적인 상황 같습니다. -- 거북이 2004-1-8 3:50 pm
목숨을 건 시위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제 밥그릇에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구케이언들이 있는 한 "축제 분위기의 유럽식 시위"란 불가능할 게다. 어떤 미친 놈이 생존에 직결된 자신의 권리가 박탈당하는데 바베큐 구워 먹으며 아리아를 부를 수 있을까. 그걸 강요하는 구케이언들조차 구케에서는 개판을 벌이면서 말입지...사회 복지를 민간 부문에 떠 넘기려는 움직임과 함께, 국민의 생활을 국가가 아닌 국민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이 놈의 "불우이웃돕기"식 이벤트로는 생존의 문제는 절대 해결이 될 수 없다. 가장 자명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제도로 쟁취해 내는 거지. 이번 총선에서도 나는 민노를 찍겠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당"이 참패할 경우에는 노통의 향후 지속적인 레임덕으로 인해 사회공공부문 지출은 또 수십년 물건너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_-;; -- SonDon 2004-1-8 4:2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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