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나주아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월 21일 (수) 23:57 판 (로봇: 자동으로 텍스트 교체 (-영화분류 +분류:영화))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 감독:자카리아스 쿠눅(2001,캐나다)
  • 원제:Atanarjuat-the fast runner
  • 출연:나타르 웅갈락(아타나주아), 실비아 이발루(아투아), 피터 헨리 아나치악(오키), 루시 툴루가죽(푸야)

자일리톨[ | ]

2003년의 마지막날, 종무식을 마치자 팀장이 그냥 가랜다. 집에 가는 길에 씨네큐브를 지나다 이번이 아니면 보기 힘들 것 같아 표를 사서 들어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영화 무지 웃긴다. 내용이 웃겨서가 아니라 배우들이 진짜 어설퍼서다. 보고 있으면 피식피식 웃게 된다. 미친놈처럼말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에스키모 부족사회 안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데 그게 애정문제와 얽혀들고 집안의 철없는 것들이 끼여들어 싸가지 없는 짓을 하게 되면서 살인도 나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는 거다.

내가 무식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평단에서 이 영화를 가리켜 치켜세우듯 "진정한 마스터피스", "놀라운 대서사시","톨킨을 긴장시킨 라이벌"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저 주류영화로부터 철저한 변경지대로 인식되던 툰드라지대의 에스키모 전설과 삶에 대한 영화라는 점, 에스키모 원주민어로 촬영되었다는 점, 깐느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할만큼 툰드라지대의 생경한 환경을 계절변화에 맞추어 기막히게 담아냈다는 점이 매력적인 정도다.

평단에서 난리가 난 것처럼 이 영화를 추켜세우는 이유는 평론가집단이 그런 이벤트라도 꾸준히 벌이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직종이라는 점, 그리고 그들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영화의 중간중간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할을 하는 샤먼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야말로 논증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조차 없는 '절대지식'이다. 난 윤회, 환생, 영혼 등등 이런거 무척 싫어해서 그런지 그런 장면이 자꾸 나오니까 짜증이 났다.

암튼 러닝타임이 거의 3시간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배경(이 영화속 툰드라지대의 봄과 여름은 정말로 아름답다. 개인적으로 봄날은간다의 화면을 좋아하는데 그 영화나 이 영화나 봄날의 풍경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잘 잡아냈다.)과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덕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칼들고 사람 죽이러 가는데 지풀에 자빠지질 않나, 다큰 어른이 토끼고기 혼자 쳐먹겠다고 갖은 궁상을 다떨지 않나, "별들의 고향"에 나올법한 연애씬까지 무리없이 소화해낸다. 특히나 45초간 이어지는 우리 아타나주아 아저씨의 全裸疾走씬은 쳐다보기 민망했다.(특히 난 오늘 맨 앞자리에서 봤거든-_-;;)

그런데 가장 인상깊게 남는 건 아무래도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보여주는 제작과정이다. 이미 문명이라는 것이 깊숙이 침투한 에스키모인들의 삶을 보여주는데, 이제 더이상 에스키모들은 가죽옷을 바늘에 기워입지 않고 샤먼을 찾지도 않는다. 그런 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인들이나, 서구인들의 눈을 가지게 된 우리의 마음 속에만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걸 확인시켜주기 위해 감독은 그런 엔딩크레딧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감독의 사려깊음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알고봤더니 우리 오키아저씨는 가죽잠바에 이어폰 꽂고 썬글라스 끼고 다니는 오렌지 에스키모다. 그거보구서 오늘 관객들 다 뒤집어졌다. -- 자일리톨 2003-12-31 10:49 pm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