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수립전략

Jmnote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0월 15일 (목) 20:02 판 (Jmnote 사용자가 사업전략수립전략 문서를 사업전략 수립전략 문서로 옮겼습니다)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1 연간 사업전략, 어떻게 짤 것인가[ | ]

기업들은 매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용성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전략을 짜는 일이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는지 알아본다.

기업의 많은 구성원들은 매년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단순히 매출 목표 및 비용 계획 수립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서 보면, 매년 수립하고 있는 사업전략이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 달성에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결코 소홀하게 다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데도 구성원들에게는 사업전략 수립 과정 자체가 매년 반복되는 요식 행위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연간 사업전략 수립에 대한 구성원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략 수립 프로세스 자체가 구성원들에게 지루한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매년 사업전략을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매년 각 사업부 전략 및 전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들 경영진조차 이러한 시간 투입과 노력이 결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매년 수립되는 사업전략이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략 수립에 있어 사업보다도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였다는 점에서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1.1 구성원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는…[ | ]

그렇다면 일의 중요성과 노력 투입에 비해 왜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첫째, 그것은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매년 수립하는 전략과 목표를 단지 각 사업부의 전년도 사업계획 수치를 조정하는 수준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전략을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안전하고 쉽게 갈 수 있는 전략과 목표 설정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매년 열리는 전략수립회의와 같은 일이 일종의 단순 반복적인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다. 구성원, 특히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매년 똑같은 결과물에 식상해 있고 경영진들조차 이미 그 사업전략과 목표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자기 나름의 다른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

둘째, 매년 사업전략을 수립한 것이 구성원들에게 별다른 변화를 주거나 아니면 의사결정에 중요한 원칙을 제공해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업전략안에 막연한 기대와 모호한 어구만이 난무하고 있어서 구성원들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데 있어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구성원들은 전략 수립 자체를 불필요한 자원과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할 것이다.

셋째,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프로세스가 사람들에게 제대로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또한 어렵게 만들어진 전략이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 내용과 프로세스에 대한 리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 | ]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사업 계획 수립 프로세스를 어떻게 리모델링해야 할 것인가? 사업을 주관하는 리더에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기회와 안목을 제공하고, 회사의 비전과 방향을 매년 새롭게 재조명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매년 진행하는 연간 사업전략과 목표 수립에 대해 구성원들이 어떠한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아 보고, 둘째로 매년 수립하는 전략에 담겨 있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셋째로 연간 전략 수립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차례로 검토해 보기로 한다.

1.3 매년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 ]

첫째, 매년 사업전략을 짜는 일이 단순히 수치 계획만 결정하는데 그쳐서는 곤란하다. 그것만으로는 구성원들의 의욕을 자극하지 못한다. 따라서 적어도 비전과 장기 전략과의 연계성을 점검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때,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궤도 수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적어도 1년에 한번 점검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과 시장에 대해서 항상 더듬이를 열고 있지 않는다면, 장마철을 앞두고 우산 대신에 나막신을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셋째, 경쟁자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감지하고 경쟁자의 위치와 전략을 확인해야 한다.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선수가 경쟁자가 누군지 모른다면, 자신의 레이스와 승부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사람과 불필요한 경쟁을 할 우려가 있다. 이봉주는 이봉주 수준의 선수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만일 이봉주 선수가 출발부터 레이스 감각이 전혀 없는 초보 아마추어 선수를 상대로 단기 승부를 벌인다면, 42.195km라는 장거리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할지도 모른다. 나와 경쟁할 사람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경쟁자와 어떻게 싸워서 이길 것인가 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넷째, 경영진과 구성원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 주어야 한다. 단순한 사업목표보다도 구체적인 실행 과제가 담겨 있어야 한다. 강 건너에 사과 열매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강을 건널 수 있는 구체적 방법과 열매를 딸 수 있는 연장을 구성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을 건너 보지도 못하고, 열매가 썩어 갈지도 모른다. 강을 간신히 건넜다 할지라도, 높은 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그저 바라보아야만 할지도 모른다.

다섯째, 구성원들이 회사와 자신의 위치, 그리고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나와 동료들이 서있는 위치를 살피고, 적군과 싸울 무기를 점검해야 한다. 내가 서있는 강가의 위치와 강을 건널 배, 그리고 열매를 딸 수 있는 연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강을 건너기도 전에 그리고 열매를 따보기도 전에 적군이 먼저 모두 그 과실을 가져갈지도 모른다.

1.4 전략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 |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경영전략을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이 복잡하고 치열한 경영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만큼 복잡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영환경이 복잡한 미로, 그것도 움직이는 미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미로를 빠져 나가기 위해 그리 복잡한 전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 하나는 주어진 미로의 벽을 따라 조심스럽게 출구를 찾아 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해진 방향으로, 즉 출구 방향이라고 생각되는 한 방향을 정해서 일정하게 나아가는 방법이다. 그런데, 전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미로를 빠져 나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미로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미로에 함정을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적어도 미로가 미로답기 위해서는 그렇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에는 한 방향으로 가고자 해도 그러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왜냐하면 대개는 미로의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미로를 빠져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방법은 하나다. 나아가려는 방향에 놓여진 미로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그것은 사고의 벽일 수도 있고, 조직의 벽, 관행의 벽, 경쟁의 벽, 산업의 벽, 기술의 벽일 수도 있다. 그러한 벽을 넘지 않고서는 미로를 빠져 나갈 수 없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떠한 길을 선택하겠는가? 계속해서 몸을 사리면서 안전하게 미로의 벽을 따라 출구를 찾다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함정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과감하게 미로의 벽을 허물 것인가?

미로같이 복잡한 환경속에서 오히려 전략은 단순해야 한다. 복잡한 전략은 복잡한 환경에 복잡성을 더할 뿐이다. 복잡한 환경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함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사수가 움직이는 타겟을 뒤따라 총구를 움직인다면, 총알은 항상 타겟을 비켜 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총구를 고정시키고 자신이 미리 정해둔 위치에 타겟이 도달했을 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타겟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한 단순한 전략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담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방법론에 대한 원칙이다. 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미로의 벽에 부딪혔을 때는 오른쪽으로 돌아가라든지 아니면 벽을 허물라든지 등의 대처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회사인 델(Dell)은 사업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방법론으로서, 총수익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경우 해당 사업을 둘로 쪼개라는 것을 원칙으로 가지고 있다.

둘째, 제한조건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이러한 기준은 넘어야 한다’ 등과 같은 최소요구조건이 정해져야 한다. 이러한 최소요구조건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아예 의사결정 하는데 있어 고려할 필요가 없다. 복잡한 환경에서 생각해야 할 대상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것이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레고의 경우에도 이러한 명쾌한 제한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이 레고 제품처럼 보이는가,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면서도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가, 부모들이 사는 것을 허락할 것인가 등과 같은 최소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아예 제품개발에 있어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셋째, 우선순위에 대한 원칙을 담고 있어야 한다. 물론 가지고 있는 자원과 역량이 충분하다면, 모든 것을 다 해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시간이라는 자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간의 우선순위라도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럴진대 현실은 돈과 시간과 리더의 관심 모두가 제한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지를 정하지 않는다면, 매번 순서가 바뀌면서 구성원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매출 증대를 제1순위 과제로 정해 놓고서도, 때에 따라서 수익률 제고를 더 우선시한다면 분명 구성원들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혼란과 갈등 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전략과 자원 및 시간 투입의 우선순위가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

인텔의 경우에는, 1980년대 중반 생산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때, 한국과 일본은 이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에서 모두 1등 자리에 있던 인텔에게는 선택이 필요하였다. 이때 인텔이 가지고 있던 우선순위 원칙은 단지 사업에 있어 총마진율 크기에 따르는 것이었다. 이 원칙에 따라 비메모리 분야의 생산시설에 자원을 집중하였다. 그런데 만일 인텔에게 그러한 우선순위의 원칙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메모리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였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당시에 과감하게 메모리 분야를 포기하고 비메모리 분야에 자원을 집중했기 때문에 지금의 인텔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넷째, 속도에 대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움직이는 타겟을 겨누고 있는 사수가 타겟이 움직이는 속도를 알지 못하고서는 타겟을 맞추기 어렵다. 내가 쏜 총알이 목표하는 지점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알지 못하고서 움직이는 타겟을 맞추기란 더더군다나 어렵다. 그런데 대부분 움직이는 타겟의 속도는 사수가 정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사수는 움직이는 타겟을 맞추기 위해서 총알이 나가는 속도를 조정하든지, 아니면 총알 속도에 맞춰 타겟의 목표 지점을 조정해야 한다. 반드시 둘 중에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업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는 자신의 핵심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목표 속도를 정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속도 원칙을 정하지 않고서는 매번 움직이는 타겟을 향해 아까운 총알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노텔네트워크(Nortel Network)사는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제품 혁신 프로세스를 위해 시간에 대한 원칙을 정해 놓고 있다. 즉, 그것은 제품개발기간이 무조건 18개월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품개발기간을 제한함으로써, 이러한 속도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제품은 아예 개발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다. 그들은 이러한 전략이 움직이는 타겟에 대한 최소한의 속도 원칙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전략은 적어도 퇴출에 대한 원칙을 담고 있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 해당 사업을 포기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순간에 자원 투입을 그만두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분명한 원칙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이익 목표 또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신사업을 포기한다 등과 같은 분명한 퇴출 원칙이 필요하다. 명확한 퇴출 원칙이 없이는 구성원들에게 불안과 불만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퇴출에 대한 원칙은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1.5 적어도 전략 수립 프로세스는…[ | ]

한편 전략을 짜는 회의나 프로세스가 하나의 학습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도 중요하다. 민쯔버그(Henry Mintzberg) 교수는, 전략 수립 행위 자체가 하나의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진짜 전략’이라는 것은 어떤 공식적인 회의나 프로세스를 통해서 나오기 보다는 대개 비공식적인 자리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도중에 더 자주 만들어 진다고 보았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로 전략 회의와 같은 전략 수립 프로세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그것은 바로 전략 회의와 같은 공식적인 프로세스가 경영자 자신에게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신이 맡고 있는 사업에 대해, 그리고 전략에 대해, 전략 안에 숨어있는 수많은 가정과 현실에 대해서 완전하게 이해를 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경영자 스스로가 향후 현실에서 직면하게 될 새로운 도전과 위협을 얼마든지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략 수립 회의는 목표를 확정하는 자리가 되기보다는 목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경영자라면 적어도 누구와, 왜,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만일 전장에서 장수가 싸워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좋은 칼과 풍부한 식량, 그리고 치밀한 전략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따라서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전의를 다지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가급적이면 비공식적이고 편안한 전략 수립 과정이 필요하다. 무거운 분위기의 회사 회의실보다는 경영자들이 서로 자신들의 생각과 이해를 좀더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연수원과 같은 장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GE캐피털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좋은 M&A 기회를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량 뒤에는 경영진들이 사업 현실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공식적이고 정기적인 전략 수립 프로세스가 존재하였다.

둘째, 공식화된 전략 수립 프로세스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형태의 전략 공유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시각에서 개별 사업과 전략을 재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사업의 리더가 보지 못하는 문제를 다른 사업의 리더들은 오히려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전략이 추가될 수도 있다. 특히 비공식적인 전략 공유 과정은 개별 사업을 뛰어넘는 기업 전체의 전략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괄적이고 창의적인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은 전략 회의와 같은 공식적인 프로세스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전략 수립 프로세스를 자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반복되어 수립되는 사업전략에 창의적인 기운을 불어 넣고자 노력하고 있다.

셋째, 일단 전략이 수립되면,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전략에 대한 뚜렷한 이미지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의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과정이 필요하다. 분명한 메시지 전달은 구성원을 동기부여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가 구성원들에게 분명하고 생생한 이미지를 가지고 전략과 목표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들은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써 전략을 받아 들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데는, 이성에 대한 호소보다는 감성에 대한 호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자신의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우리 함께 우주를 탐험하고 사막을 정복하고, 질병을 몰아내고, 어두운 바다 속을 개발하고….” 등과 같이 이미지 중심으로 메시지 전달을 한 경우와, 카터 대통령처럼 “미국은 과학, 기술, 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와 같이 주로 개념 중심의 어휘를 사용한 경우에는 청중들의 반응에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즉, 이미지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경우에 청중들은 메시지에 대한 기억과 메시지에 대한 수용에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념적 어휘보다는 이미지 어휘 즉, ‘일’보다는 ‘땀’을, ‘도움’보다는 ‘손’을, ‘원천’보다는 ‘뿌리’를 사람들이 더 잘 기억하고 더 쉽게 수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년 수립되는 전략을 구성원에게 전달하는데 있어서도 무미건조한 숫자 나열보다도 생생한 이미지를 가진 언어로 이성과 감성 모두에게 호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6 이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

매년 습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략 수립 프로세스, 이 일상적인 과정에 대해서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전략을 짜야 종업원과 경영진에게 모두 만족스러운 사업전략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구성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전략 수립 프로세스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LG경제연구원 -- BrainSalad 2003-1-21 10:26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