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록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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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영국 록 밴드
  • 장르: 프로그레시브 록, 심포니 록, 아트 록

 


YesReviews

1970 TimeAndAWord 1971 TheYesAlbum 1972 Fragile 1972 CloseToTheEdge 1973 Yessongs
1974 Relayer 1977 GoingForTheOne 1993 EveningOfYesMusicPlus
Yes촌평 Yes비판 YesDiscography

family tree[1] [2]

2 # Yes

 

사실 킹 크림즌KingCrimson이나 ELP같은 밴드들이나 전통과 단절을 모토로 들고나왔지 많은 프로그레시브 계열 밴드들도 처음에는 관습적인 연주들을 따라하곤 했다. 예스의 데뷔작은 특히 그런 느낌이 강한데 이 앨범만 들으면 예스는 수많았던 브리티쉬 락 그룹들 중에서 보컬이 조금 독특한 그런 밴드로 생각될 정도이다. 아직 스티브 하우나 릭 웨이크먼이 들어오기 전이지만 그래도 빌 브루포드와 크리스 스콰이어라는 리듬섹션이 건재한 라인업이라 연주력 자체는 탄탄해다. 그렇지만 토니 케이가 만드는 오르간 연주에 실린 피터 뱅크스의 기타는 영락없는 브리티쉬락의 그것이다. 즉 이 앨범에서 훗날의 예스를 기대하긴 무리다.
하지만 이 앨범은 매우 맛깔스러운 브리티쉬 락 앨범이다. 첫 포문을 여는 Beyond and Before부터 데뷔앨범이라고 생각하기에 너무 당당한 연주에 존 앤더슨의 하모니 보컬을 실어내고 있다. 버즈Byrds의 오리지널 곡을 예스식의 재즈락으로 재해석한 I See You는 7분여동안 원곡의 분위기를 무색케할 정도로 리드미컬하게 연주하고 있다. 이런 재해석은 비틀즈Beatles의 Every Little Thing의 재해석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당대의 고전(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을 다른 그룹들이 연주한다는 것은 당시 싸이키델릭, 재즈락 씬에서는 흔한 일이었지만 예스처럼 그것을 독창적으로 연주한 케이스는 그다지 많지 않다. 사실 이정도는 되어야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물론 이후 예스를 연상시키는 연주들도 당연히 있다. Looking Around나 Yesterday and Today, Sweetness 같은 곡들은 존 앤더슨의 하모니 보컬에 중점을 둔 곡들이고 Survival같은 곡들은 확장된다면 얼마든지 Fragile앨범같은데에 실릴 수도 있는, 나름대로 구성을 갖춘 곡이다.
정체성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이 앨범을 예스의 대표 앨범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거장의 싹이 보이는 연주를 충분히 들려주는 멋진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Every Little Thing의 색다른 연주는, 이후 필 만자네라와 801 그룹이 연주한 Tomorrow Never Know의 커버에 비견할 수 있을만큼 맛깔스럽다.
CD화된 미국반은 멤버 사진이 찍힌 커버를 하고있다. 오리지널 재킷으로 재발매된 CD에는 이들의 초기 LP미수록 싱글과 B면 곡들이 보너스로 담겨있다. -- 거북이 2003-8-2 12:33 am

  1. Beyond and Before (Bailey/Squire) - 4:50
  2. I See You (Crosby/McGuinn) - 6:33
  3. Yesterday and Today (Anderson) - 2:37
  4. Looking Around (Anderson/Squire) - 3:49
  5. Harold Land (Anderson/Bruford/Squire) - 5:26
  6. Every Little Thing (Lennon/McCartney) - 5:24
  7. Sweetness (Anderson/Bailey/Squire) - 4:19
  8. Survival (Anderson) - 6:01

Jon Anderson - Percussion, Vocals, Singer, Producer Peter Banks - Guitar, Vocals, Producer Bill Bruford - Drums, Producer, Vibraphone Chris Squire - Bass, Vocals, Producer Yes - Group, Producer Paul Clay - Producer Joe Gastwirt - Digital Remastering Tony Kaye - Organ, Piano, Keyboards, Producer Tony Wilson - Liner Notes David Gahr - Photography Haig Adishian - Design

3 # Fragile

 

무슨 이유에서인지 멀쩡히 잘 연주하던 토니 케이가 나가고 (결과적으로는 더욱 적절했다고 보이는) 릭 웨이크먼이 들어와 만든 4집이다. 2집에서부터 이들의 앨범을 만져준 엔지니어 에디 오퍼드의 역량이 아주 말끔하게 드러나는 앨범이기도 하고 앨범에서부터 로저 딘이 특유의 수채화톤으로 재킷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즉 예스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앨범이며 예스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아우라가 최고로 집약된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예스에게 상업적 성공을 안겨주기 시작한 것도 이 앨범이며 심지어 국내에서도 이 앨범은 일찌감치 LP로 공개된 바 있을만큼 당대의 히트앨범이다.
이 앨범은 네곡의 협연곡과 다섯곡의 멤버 솔로 연주가 담긴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각 멤버들이 남긴 곡들은 소품이라 별로 인상적이진 않지만 스티브 하우의 기타솔로가 멋진 Mood for a Day는 꽤 사랑받았다. 사실 하우의 기타는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파트 중 하나로 Roundabout의 시작파트나 크리스 스콰이어의 베이스라인과 함께 멜로디를 이끄는 것을 들으면 하우의 연주란 확실히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시기의 멤버들은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데 Roundabout이나 Heart of the Sunrise를 들어보면 이들의 합주가 얼마나 구조적이면서 기교적인지 느낄 수 있다. 특히 예스다운 복잡한 곡 구성이 잘 담겨진 Heart of the Sunrise에는 빌 브루포드의 재즈락적인 드러밍, 릭 웨이크먼의 우주적 장엄함이 담긴 건반, 크리스 스콰이어의 파워 베이스, 스티브 하우의 날카로운 기타, 존 앤더슨의 서정적이면서도 서사적인 보컬까지, 이들이 그동안 남긴 곡들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연주가 실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에 담긴 사운드는 실내악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역시 독특하다 아니할 수 없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클래식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릭 웨이크먼의 존재때문이 아닌가 싶다. Long Distance Runaround나 Heart of the Sunrise의 일부에서 들을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연주에 의한 분위기 전환, 보컬 하모니의 강조, 건반 파트의 노출 등은 가끔 젠틀 자이언트GentleGiant를 연상시키기까지 할 정도로 실내악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솔로 소품들을 실은 것도 이 앨범을 산뜻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사실 이런 모습은 예스로서는 예외적인 변화이다.
한장의 앨범에 이후 예스가 보여줄 것을 모두 담아놓고도 앨범의 균형을 깨지 않은 명반, 그것이 바로 이 작품 Fragile이다. 사실 이 작품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유가 무척 궁금해지는, 말 그대로 실력으로 승부한 앨범. -- 거북이 2003-8-9 2:12 am

4 # Close to the Edge

 

전작을 내놓자마자 녹음에 들어간 이 앨범은 결국 8개월만의 새 앨범이 되었다. 릭 웨이크먼이 들어간 황금멤버의 예스가 얼마나 창조력이 넘쳐났는지를 알게한다. 곡들도 사정없이 길어져서 A면은 한곡, B면은 두곡으로 끝이다. 즉 전작의 Heart of the Sunrise에서 했던 대곡 구성의 지향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Fragile과 더불어 예스의 정수를 보여준 앨범이 되었다.
첫곡이자 타이틀곡인 Close to the Edge는 앤더슨과 하우가 만든 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웨이크먼을 위한 곡으로 들린다. 클래시컬 교육을 받은 덕에 웅장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웨이크먼은 예스를 자기 스타일의 심포닉 락으로 만들어버렸다. 전작 Fragile에서의 산뜻함이 사라지긴 했지만 곡의 웅장함은 확실히 실려주고 있다. 물론 하우의 존재감이란 대단한 것이어서 그의 현란하면서도 단호한 연주는 웨이크먼의 건반 못지않게 곡을 장악하고 있다. 즉 20분에 육박하는 이 곡에서 멤버들은 락음악의 악기편성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은 수많은 프로그레시브 락 팬들을 열광시킬만 했다.
뒷면으로 넘어가 And You and I는 비교적 어쿠스틱한 연주에 존 앤더슨의 보컬이 주를 이루는 곡인데, 뭐랄까 이 곡은 좀 어수선한 감이 있다. Close to the Edge같은 치밀한 구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은 이 곡을 듣고 예스가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존 앤더슨의 서정성이 그들을 흔들었나보다. 하지만 존 앤더슨이 아니라 존 웨튼이나 그렉 레이크 같은 이들이 예스에 있었다면 예스는 훨씬 더 대단한 밴드였을것이라고 굳게 믿는 나에게 이 곡은 단지 착한아이 컴플렉스 같은 곡일 뿐이다. 하지만 예스의 주 작곡자가 바로 존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저 가정은 무의미하지.
마지막 곡 Siberian Khatru는 Close to the Edge처럼 꽉 짜여진 곡이다. 웨이크먼의 키보드보다는 스콰이어-브루포드의 리듬섹션과 그 위의 하우의 기타가 달려주는 곡인데 이 곡에서 들을 수 있는 이들의 합주는 진정한 밴드는 이렇게 연주한다라고 선언하는 듯 하다.
이 앨범의 연주력, 구성, 앙상블은 솔직히 말해 락 밴드가 남긴 최상의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것이다. 이 앨범의 곡들은 10-20분의 길이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화끈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물론 이 앨범은 초짜 음악 팬이던 나에게서 예스를 멀리하게 만들만큼 기교파적인 연주를 담고있으며 이 앨범이 듣는 이들을 쉽게 풀어주지 않는다는 느낌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적어도 ELPBrainSaladSurgery에서 저지른 과오인 '무엇을 위한 음악인가'하는 느낌을 듣는 이에게 주지는 않고있다. 그것은 이 앨범이 철저히 밴드의 '합주'라는 것에 기본적으로 의미를 두고있기 때문이다. 출중한 실력자들이 자기의 것들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은 확실히 예스라는 그룹이 가진 장점이다. 하지만 균열이 없지는 않았다. 앨범이 녹음되자마자 빌 브루포드는 예스를 탈퇴한다. -- 거북이 2003-8-10 1:16 am

5 # Tales from Topographic Oc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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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가 출중한 멤버들의 결합태였다는 것은 그 자체가 균열의 씨앗이었다. 빌 브루포드의 탈퇴는 사실 좀 의아스러웠던 것이 Close to the Edge 시절이야말로 예스의 전성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루포드는 예스의 스타일이 존 앤더슨 취향의 심포닉 락으로 굳어져가는 가운데 자신의 개성이 묻혀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예스를 떠난 것이다. 브루포드의 탈퇴는 예스에게서 재즈락적인 요소의 제거를 의미한다. 그 역량은 킹 크림즌KingCrimson에서 행복한 결합을 보여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앨범을 끝으로 릭 웨이크먼이 탈퇴를 한다. 예스 멤버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솔로활동을 해왔던 웨이크먼은 앤더슨 때문에 클래식적이라기 보단 웅장하지만 조금은 스페이스 락적인 수동적 연주를 해야했고 그는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느꼈던 것이다.
이 모든 결과는 앤더슨의 음악적 야심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복잡한 심해의 이야기'(라고 제목을 옮겨보긴 했지만 topographic이라는 단어는 지형학이라는 뜻이다)라는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 앤더슨은 SF적인 소재를 대폭 차용하고 Close to the Edge를 넘어 각 한면을 이루는 대곡 네곡으로 앨범 하나를 만드는 일을 벌인 것이다. 피터 해밀PeterHammill이나 불임직한 타이틀을 달고나온 이 앨범은 그 방만한 구성때문에 한번 듣기조차 매우 힘든 그런 앨범이 되었다. 각 곡들의 짜임새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네곡이 그렇게 진행되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예스 못잖은 테크닉 지향적 그룹이었던 ELP에게 BrainSaladSurgery가 있었다면 예스에겐 Tales from Topographic Oceans이 있었다. 네곡짜리 더블 LP라는 점에서 마이크 올드필드MikeOldfield의 Incantations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앨범은 이후 자기복제의 시작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스 스타일의 확립이 이 앨범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빌 브루포드라는 이성적인 존재가 사라진 덕에 예스는 감상적인 멤버들의 힘이 강해졌고 적어도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로저 딘의 아트워크와 딱 어울리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어울리게 되었다. 이후 예스도 나름대로 변해보려고 온갖 노력을 해봤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이 시절 이 분위기의 음악스타일이었다. 즉 90년대 이후의 예스에게도 애정을 주어왔던 사람이라면 이 앨범은 필청음반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C면 The Ancient의 합주부분(앤더슨의 보컬이 빠진!)이나 D면 Ritual의 퍼커션 연주는 예스의 기존 스타일과는 또 다른 개성적인 연주라 들어줄만 하다. 빌 브루포드의 빈자리가 크긴 하지만 앨런 화이트는 결코 나쁜 드러머는 아니다. -- 거북이 2003-8-10 1:01 pm

6 # Relayer

 

이번 앨범은 지난 Topographic Oceans의 음악적 비평적 실패를 존 앤더슨이 절감해서 그랬는지 Close to the Edge와 동일한 구성으로 만들어져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의 수준 역시 비슷한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릭 웨이크먼이 나간 빈자리를 메운 것은 레퓨지를 거친 패트릭 모라즈PatrickMoraz였다. 모라즈 역시 테크니션이어서 예스 사운드와 매우 잘 맞는다. 모라즈의 건반은 웨이크먼과는 전혀 다르다. 물론 예스 특유의 서사적 혹은 서정적인 사운드를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웨이크먼과 별 차이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모라즈는 몽롱한 느낌보다는 질주하는 연주와 스트레잇한 사운드에 강하다. 그 덕에 이 앨범은 예스의 앨범중 유례없이 락적인 훅이 강한 앨범이 되었다. 그런가하면 모라즈는 이쁜 연주에도 꽤 강한 편인데 그런 연주는 Soon이나 To Be Over에 담겨있다.
앞면의 The Gates of Delirium은 얌전하게 시작하지만 중반부터 조금씩 긴장을 높이기 시작하더니 아주 마음먹고 속주를 펼치고 있다. 8분 이후부터 모라즈와 하우가 끌고나가는 멜로디 파트는 이게 과연 예스인가 할 정도로 강렬하다. 모라즈의 연주에 틈틈히 넣어주는 하우의 기타 피킹은 날카로울 정도다. 사실 예스 사운드는 비교적 느슨한 편이고 Fragile-Close to the Edge시절에도 현란하긴 했지만 폭주하는 속주 연주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여전히 브루포드의 부재가 아쉽긴 하지만 앨런 화이트 역시 훌륭한 연주를 담고있으며 웨이크먼 대신 모라즈가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이 속주 부분에는 앤더슨의 보컬이 들어갈 틈이 없기에 연주 자체의 맛이 더욱 살아나고 있다. 따로 크레딧이 적혀있진 않지만 곡 후반부는 Soon이라는 별도의 곡으로 앤더슨 특유의 천사표 곡이다. 반젤리스의 Heaven and Hell pt.1에서 존 앤더슨이 So Long Ago, So Clear를 부른 것과 비슷한 구성이며 또 비슷한 느낌이다.
뒷면을 여는 Sound Chaser는 처음부터 훅이 담긴 연주로 시작한다. 하우가 남긴 기타솔로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이 곡에 담겨있지 않나 싶다. 예스에게 있어서 하우의 존재감은 매우 큰데 이 곡은 하우를 위한 곡이 아닐까 싶을만큼 하우의 기타워크가 돋보인다. 지미 페이지를 연상시키는 기타톤을 구사하기도 한다. To Be Over같은 곡을 들어보면 확실히 예스의 대주주는 존 앤더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곡들을 양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꼭 이렇게 마냥 착한 곡들이 앨범의 일관성을 떨어뜨리곤 한다.
로저 딘의 최고 걸작이라 불리는 이 앨범의 재킷은 Sound Chaser를 구상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로저 딘이 좋은 화가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지만 자기 스타일을 가진 좋은 디자이너라는 생각은 든다.
빌 브루포드와 릭 웨이크먼이 차례로 나가도 예스는 계속 앨범챠트 십위권 내에 있었으니 Fragile이후 예스가 얼마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 거북이 2003-8-10 6:01 pm

7 # Going for the One

 

패트릭 모라즈 대신 웨이크먼이 돌아와서 만든 예스의 재결성작이다. Relayer이후 예스는 일시 해산상태가 되었는데 그것은 모든 멤버가 줄줄이 솔로 앨범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판매고나 결과 모두 신통치 않아서 예스는 다시 모여서 공연을 계속했고 3년만에 나온 새 앨범이 바로 이것이다. 앨범타이틀도 재결합 음반답다.
이 앨범에서의 변화는 많다. 먼저 본인으로서도 밴드로서도 더이상 해내기 힘들 정도의 명연을 담았던 Relayer의 주인공 패트릭 모라즈가 밴드를 탈퇴한 것이다. 모르긴해도 존 앤더슨과 릭 웨이크먼의 우정이 패트릭 모라즈를 내보낸 것이 아닌가 싶은데 어쨌든 릭 웨이크먼이 다시 돌아왔다. 즉 Tales from Topographic Oceans와 동일한 라인업이다. 그리고 대곡보다는 짧은 곡 위주로 앨범이 재조정 되었는데 곡 편성의 분위기는 The Yes Album을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로저 딘의 커버 대신 힙노시스가 커버를 맡아 사실적이고 기계적인 이미지의 재킷을 달고나왔다.
다행히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더이상 신화적인 이미지를 예스에게서 찾긴 어렵다. 마지막 곡인 Awaken정도에서나 맛볼 수 있을까. 하우의 미국 남부에서나 들릴만한 기타사운드로 시작하는 Going for the One을 들어보면 이것이 예스인가 싶을 정도다. 물론 Turn of the Century같은 존 앤더슨 표 발라드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꼭 이런 발라드 곡을 넣는 것을 보면 예스는 정말 ELP와 비슷한 면이 많다. Parallels은 흔치않은 스콰이어의 곡인데 확실히 스콰이어의 포지션이 베이스인만큼 베이스라인이 강조되어있다. 이 곡에 담긴 웨이크먼의 건반은 뭐랄까 매우 무료하게 들리며 Close to the Edge때에 비하면 정말 맥아리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긴장감이 결여되어있다. Parallels는 Relayer앨범에 가까운, 매우 텐션이 강한 곡으로 이후 여러 공연에서 오프닝으로 사용되었다.
Wonderous Stories같은 곡도 역시 앤더슨표 발라드이다. 대곡과 발라드가 예스라는 밴드를 특징짓는다면 역시 존 앤더슨은 예스의 최대주주임은 분명하다. Awaken은 이 앨범의 유일한 대곡으로 복잡한 구성, 강한 리듬섹션, 하우의 날카로운 기타 등 예스 특유의 사운드 웍이 돋보이는 좋은 곡이다. 이 곡이나 Paralles를 들어보면 확실히 Relayer의 잔영은 이 앨범까지 남아있다. 이 곡, 아니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조화롭지 못하게 들리는 것은 웨이크먼의 건반이다. 웨이크먼의 연주는 우주적 장엄함과 고전미의 현현을 표현할 때 가장 어울리는데 이런 꽉짜이고 질주하는 연주에서는 웨이크먼의 여운이 만드는 분위기가 살아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 앨범은 당시 비평적, 상업적으로 성공해서 예스를 기다리는 팬들의 열망이 얼마나 컷는지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예스는 그 열망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후 음악적 방황을 겪는다. -- 거북이 2003-8-11 9:32 pm

8 # Tormato

 

대중들이 누군가를 야유할 때 흔히 던지는 것이 계란이나 토마토, 밀가루 같은 것이다. 이 앨범 재킷은 전작처럼 힙노시스가 담당했는데 분명 이 앨범을 듣다말고 작품에다가 먹던 토마토를 던지지 않았나 싶다. 특히 앨범 뒷면에는 오토바이 폭주족 분위기의 멤버사진이 있고 역시 그 위에 토마토가 뭉개져있는데 The Yes Album에서의 그 패기만만한 얼굴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싶을 정도다. 어떤 평자는 이 앨범은 웨이크먼의 싸구려 분위기에 다구리당했다(원문은 sabotaged)라는 극단적인 평까지 했다.
하지만 웨이크먼만의 잘못은 아니다. 이 앨범은 이들이 전략적으로 녹음한 것으로 각 곡들은 대부분 짧고 곡들은 흥겹다. ELP가 Love Beach를 만든 것만큼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가벼운 앨범을 만들고자 했다. 그 덕분에 이 앨범은 엄청난 싸구려 곡들 속에서 틈틈히 튀어나오는 멋진 연주들이 뒤섞인 아주 어수선한 앨범이 되어버렸다. 즉 구성이란 것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실력은 속일 수 없는지라 듣다보면 훌륭한 연주들이 나와 듣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앨범이 바로 본작이다. 예전에 비하면 가사들도 얼마나 쉬운지, 제목만 봐도 '고래를 죽이지 마라', '하늘의 서커스', 'UFO가 온다' 거참. 이쯤되면 역시 상업지향적 프로젝트성 앨범이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나는 토마토까지 던지고싶진 않다. 이 앨범은 예스 팬들에게도 버림받을만한 그런 졸작은 아니다. Future Times의 박력, 마이크 올드필드를 연상시키는 나름대로의 히트곡 Don't Kill the Whale, 지나가다 한번 들으면 괜찮을 듯한 서정적인 Madrigal, Release, Release의 육감적인 리듬섹션, Arriving UFO의 장난스러운 싸구려 키보드, Circus of Heaven에 담긴 앤더슨의 애교있는 보컬, 웨이크먼이 나름대로 미니멀한 연주를 구사하는 Onward, 예의 대곡구성을 하고 있지만 8분안에 줄이는 On the Silent Wings of Freedom 등 그런대로 들어줄 구석들이 있다. 그리고 이후 이들이 더욱 몰락해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앨범은 변화의 몸부림을 담고있다고 해야 정당할 것이다. 이 앨범이 그렇게 혹평을 듣게 된 것은 토마토를 뒤집어쓴 커버 탓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거북이 2003-8-11 10:22 pm

9 # Yessh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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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의 두번째 라이브 앨범이다. Yessongs가 72년의 공연들만으로 담고있다면 이 앨범은 76, 77, 78년의 곡들을 고루 담고있다. 멤버는 Yessongs와 별 차이 없다. Yessongs에서는 몇곡에서 앨런 화이트 대신 빌 브루포드가 드럼을 치고 있다면 Yesshows에서는 두곡에서 릭 웨이크먼 대신 패트릭 모라즈가 연주하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트릭 모라즈가 연주한 부분은 모두 20분이 넘는 The Gates of Delirium과 The Ritual이기때문에 앨범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Going for the One수록곡인 스콰이어의 Parallels로 앨범은 시작되는데 웨이크먼의 뿅뿅 키보드 사운드도 이 곡에서만큼은 비교적 잘 어울린다. 세번째 곡인 Going for the One도 역시 동일 앨범 수록곡인데 앨범보다 역동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이 곡의 목소리는 앤더슨의 보컬들 중에서도 너무 청명하여 특히 닭살이 돋는다. 사실 앤더슨의 외모와 목소리를 매치시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Wonderous Stories도 같은 앨범의 곡이니 이들이 Going for the One앨범을 얼마나 좋아했나 싶다. 옛날 곡인 Time and a Word가 담긴 것은 좀 의외인데 그보다는 다른 곡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역시 이 앨범의 정수는 모라즈의 건반 연주가 담긴 The Gates of Delirium과 The Ritual이다. The Ritual은 30분이 넘어버려서 원래 LP에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담겨있었다. The Gates of Delirium은 앨범버젼의 깔끔한 속주도 좋지만 라이브 특유의 생동감과 변주가 담겨있어서 매우 파워풀하다. The Ritual은 원곡이 워낙 장황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그다지 집중력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지만 웨이크먼의 연주와 직접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버젼이다. 나는 역시 웨이크먼보다는 모라즈에게 한표를 던지고 싶은데 그것은 모라즈와 하우의 궁합이 웨이크먼과 하우의 궁합에 비해 더 잘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앨범에 실린 곡들에 비해 이 실황은 예스가 꾸준히 활력을 잃어가면서도 연주력 하나만은 전혀 줄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 거북이 2003-8-12 1:03 pm

10 # Drama

 

재결합을 했지만 그다지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예스는 Tormato 앨범이 상업적 비평적 실패를 맛보자 다시 균열이 생긴다. 릭 웨이크먼 뿐 아니라 이번에는 존 앤더슨까지 예스를 탈퇴한다.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당혹스럽게도 뉴웨이브 듀오였던 버글스Buggles의 두 멤버인 제프 다운스와 트레버 혼 이었다.
결과는? 오 이번에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 물론 예스에 합병당하기 전에 내놓은 버글스의 Age of Plastic(1990)은 불후의 싱글 Video Killed the Radio Star가 담긴 훨씬 좋은 앨범이었지만 그들이 예스에 인수합병 당했어도 꽤 괜찮은 결과가 나왔단 말이다. ELP의 몰락에 비하면 훨씬 충격도 덜했을 뿐만 아니라 예스의 옛 팬들 대신 새로운 팬들을 얻을만한 사운드다, 적어도.
이제 예스는 뉴웨이브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이 되었다. 황당하게도 트레버 혼의 목소리는 의외로 존 앤더슨과 비슷하다. 굳이 그러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말이다. 정보가 없다면 존 앤더슨의 목소리에 변성기가 왔나부다 싶을 정도다. 첫곡 Machine Messiah를 들어보면 영락없는 앤더슨이다. 제프 다운스의 건반은 릭 웨이크먼과는 전혀 다른데 아주 80년대적이다. 들어보면 사운드가 아시아Asia와 매우 유사함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이후 제프 다운스가 스티브 하우와 함께 아시아를 결성하니 당연한 일이다. 이후 아시아가 각광받은 것을 생각해보면 적어도 예스가 보여준 변화의 몸부림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방향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준 음악인들은 킹 크림즌KingCrimson이나 핑크 플로이드PinkFloyd였지만 적어도 예스는 ELP나 젠틀 자이언트GentleGiant에 비하면 꽤 성공적이었다는 말이다. Machine Messiah는 80년대 사운드 메이킹과 70년대의 비장미를 가지고 있는 꽤 괜찮은 곡이다. Does It Really Happen도 Into the Lens도, Tempus Fugit도 다 그렇게 괜찮은 곡들이다.
하지만 나는 Going fot the One 이후의 수많은 그렇고 그런 예스 앨범에 그렇고 그런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앨범만을 두고 말한다면 개성부족 사운드, 비슷비슷한 곡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고 역사적으로 본다면 이들이 만들어낸 음반들이 시대의 레퍼런스가 되진 못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운드를 만들었어도 UK나 아시아Asia가 만들어낸 사운드는 결국 전범이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음악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UK와 아시아의 팬이라면 이 시기의 예스도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수준급 연주자들의 연주라는 사실이니까 말이다.
이 라인업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운스와 하우는 아시아로, 크리스 스콰이어와 앨런 화이트는 로버트 플랜트, 지미 페이지와 세션을 하게된다. 외지에서는 장난스럽게 이 세션 밴드의 이름은 XYZ(Ex-Yes & Zeppelin)가 되었어야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거북이 2003-8-12 1:21 am

11 # 90125

 

예스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단절은 바로 이 앨범에서 일어났다. 제일 큰 것은 이들에게 빌보드 1위곡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덕에 예스는 ELP같은 몰락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예스를 나간 멤버들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으니 거의 제네시스만큼이나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예스 멤버의 변화도 주목할만한데 존 앤더슨이 돌아왔지만 그는 예전만큼의 대주주는 분명 아니었다. 제프 다운스 대신 키보드로 돌아온 사람은 1-3집에서 맛깔스러운 락 키보드를 연주하던 토니 케이였다. 즉 앤더슨과 케이는 컴백을 했다. 제프 다운스와 아시아를 결성한 스티브 하우 대신 들어온 사람은 트레버 래빈이었다. 트레버 래빈은 맨프레드 만과 함께 연주했었고 자신의 밴드 래빗츠Rabbitts를 이끌던 젊은 기타리스트로 80년대적인 감성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트레버 혼은 보컬을 존 앤더슨에게 돌려주고 프로듀서로 자리잡았다. 그는 원래 프로듀싱, 엔지니어링에 더욱 관심이 많았고 이후 8-90년대의 대표적인 프로듀서중 한명으로 활약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이 앨범을 멜로딕 뉴웨이브 팝 음반으로 만들어버렸다. 유사 그룹들을 들자면 스틱스Styx나 수퍼트램프Supertramp같은 멜로딕 펌프 락이라고 할까. 진지함을 버리고 팝적인 멜로디와 흥겨운 코러스 그리고 80년대식 화려하지만 조금은 싸구려같은 연주가 가득한 앨범이다. 이들이 전작 Drama에서도 나름대로 유지하려했던 진지한 모습은 이 앨범부터 온데간데 없다. 이것은 역시 두 트레버의 영향이 크다. 트레버 래빈은 스티브 하우만큼 칼같은 연주를 들려주진 않지만 그다지 튀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러운 기타연주를 해주고 있다. 그는 전곡의 작곡을 리드하여 자신의 80년대적인 감성을 과시하고 있지만 그의 조금은 가벼운듯한 솔로는 듣기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트레버 혼은 감각적인 프로듀싱에 여러가지 효과음 등을 사용하여 앨범에 일관된 색을 부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점은 프로듀서로서 매우 큰 역량이라고 할 수 있으며 들어보면 그는 80년대를 대표하는 프로듀서의 자격이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락적인 관점만 들이대지 않는다면 빌보드 1위곡 Owner of a Lonely Heart부터 Changes, Leave It, Hearts등 신나면서도 깔끔한 곡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몇몇 신랄한 사람들로부터 예스가 남긴 최고의 명반소리를 듣는 앨범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트레버 레빈이 예스 가입전에 녹음했던 곡들만 모은 음원들이 90124라는 타이틀로 발매가 되었다. 이것은 트레버의 곡들이 예스의 이름값과 결합해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낳았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 거북이 2003-8-15 4:26 pm


  1. 앨범 : 90125 (1983)
  2. 아티스트 : Yes
  3. 레이블 : Warner Music
  4. 장르 : 프로그레시브 록 (Progressive Rock)
  • REVIEW

버글즈(Buggles)의 제프리 다운즈(Geoffrey Downes)와 트레버 혼(Trevor Horn)의 긴급 수혈에도 불구하고 1981년 예스(Yes)는 공식 해산을 선언하고 말았다. 크리스 스콰이어(Chris Squire)는 예스 해산 후 시네마(Cinema)라는 새로운 밴드를 구상하였는데, 전 예스의 멤버들이 하나 둘 씩 가담하면서 시네마는 자연스럽게 예스로 전환되었고, 1983년 공식 해산 발표 뒤 2년만에 예스는 다시 컴백하였다. 당시 예스의 라인 업은 크리스 스콰이어, 앨런 화이트(Alan White), 트레버 레빈(Trevor Rabin), 토니 케이(Tony Kaye), 그리고 존 앤더슨(Jon Anderson)이었다. 예스 초창기 멤버부터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신진 기타리스트 트레버 레빈등이 합세한 새로운 예스의 새로운 앨범 「90125」는 예스 사상 최고의 상업적 성공을 안겨다 준 음반이 되었다. 싱글 <Owner Of A Lonely Heart>가 예스 사상 최초의 넘버 원 히트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기록, 예스의 앞날은 비교적 순탄하게 보였으나 이후의 예스의 행보는 갈팡질팡하는 어지러운 모습만을 남기고 말았다.

  • Song Description

싱글 히트 곡 <Owner Of A Lonely Heart>의 가벼운 터치는 예스가 더 이상 과거의 클래시컬 록을 고집하지 않음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역시 음악적인 변화를 꾀했던 러쉬(Rush)의 경우보다도 더욱 노골화된 상업성은 올드 예스 팬들에겐 비난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사실 이 곡의 탁월한 비트감각이나 깔끔한 사운드등은 이전의 곡들과 차원을 달리할 뿐이지, 수준이 떨어진다거나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아무튼간에 이전의 예스와는 확실히 변모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날렵한 터치가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에서의 토니 케이의 모던한 신써사이저 연주나 에서의 과거를 연상케 하는 맑은 코러스에 비해 심플해진 연주등은 나름대로의 시대감각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70년대의 예스와는 다른 - 물론 이 앨범을 완전 뚱딴지같은 돌연변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 충분히 세련되어진 감각과 군더더기와 현학성이 말끔히 제거된 집적도 높은 연주가 하이테크 밴드 예스로서의 면모를 새로이 다지고 있는 앨범.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 관련 추천 앨범
Rush 「Moving Pictures」
King Crimson 「Beat」
Dream Theater 「Images And Words」

12 # Big Generator

 

거참 커버부터 사람 질리게 만드는 이 앨범은 전작 90125의 '대박'이 다시한번 터지기를 기대하면 만들었던 복권같은 앨범이다. 결과적으로는 중박정도가 또 터졌다. 두 곡이 40위권에 들어갔고 앨범 자체도 전작에 비해 결코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이 앨범은 전략적으로 90125와 유사한 앨범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함께 언급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따라서 이 앨범에 가해지는 비판은 그대로 90125에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예스는 트레버 래빈이라는 젊은 피를 수혈하여 그의 등에 올라탄 채 연명해왔다. 당시 크리스 스콰이어는 예스 잔여멤버를 이끌고 씨네마Cinema라는 새 밴드를 꾸려보려했던 차였고 그 때 트래버를 만났다. 그러다가 앤더슨과의 세션을 통해 앤더슨의 재가입 의사를 받아들여 다시 예스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다. 솔직히 이 앨범에서 예스라는 실력파들의 역량은 좋은 세션맨 이상의 느낌을 주지 못한다. 존 앤더슨은 맑은 목소리일 뿐이고, 화이트와 스콰이어가 만들어내던 리듬섹션은 이 앨범에서 존재감도 별로 없다. 화이트의 경우 드럼머쉰 이상은 아닌 것처럼 들리는데 이것은 칼 파머가 겪은 스타일의 몰락과 매우 느낌이 비슷하다. 토니 케이의 건반은 십수년 전에 비하면 거의 비참한 수준이다. 좀 가벼운 느낌을 주긴 해도 트레버 래빈만이 자기만의 기타톤과 사운드메이킹에 성공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뿐이다. 역시 트레버는 자신의 음악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 수 있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팝락이라도 보스턴Boston같은 그룹에 비하면 역시 이런 사운드는 예스같은 노장들이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몰락은 제네시스Genesis도 거의 동일하게 겪었으며 그나마 상업적인 성공을 얻었던 예스나 제네시스에 비하면 ELP는 내지 말았어야 했던 앨범들을 내면서 몰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90125와 함께 80년대를 잘 반영하고 있는 좋은 팝락앨범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두 트레버의 앨범만들기가 그래도 꽤 괜찮았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지. 적어도 예스는 저니Journey처럼 앨범 하나만 들어도 똑같아서 한곡을 듣는 기분을 선사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히트곡인 Rhythm of Love와 Love Will Find a Way 그리고 I'm Running을 추천한다. -- 거북이 2003-8-15 5:14 pm

13 # Union

 

래빈의 예스와 ABWH로 나뉘어 있던 예스가 재결합하여 내놓은 앨범이라 앨범 타이틀도 Union이 되었다. 중국사에서 남북국 시대를 지나 통일왕조를 이루는 것을 보는것 같아 좀 당혹스럽긴 한데 그 덕에 이 앨범의 멤버 구성은 좀 당혹스럽게 이루어졌다. 기타 두명, 드럼 두명, 키보드 두명에 보컬, 베이스로 이루어진 8인조 대형밴드가 된 것이다. 그나마 몇곡에서는 ABWH에서 연주했었던 토니 레빈이 베이스를 연주했으니 베이스도 두명이었던 셈이다. 이름만 Union이지 아직 통일왕조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어쨌거나 잠시 스쳐지나갔던 멤버들을 빼곤 예스의 모든 멤버가 모였다.
4, 6, 7, 9번 트랙이 90125시절의 예스가 연주한 것이고 나머지는 ABWH의 멤버들이 연주한 것이니 오리지널 예스 멤버라고 할 수 있는 ABWH의 힘이 더 강했다고 할 수 있겠다. 90125시절의 예스 멤버들 중에서 오리지널 멤버에 속하는 크리스 스콰이어가 몇곡에서 더 연주했고 존 앤더슨만이 모든 곡에서 리드 보컬을 맡고 있다. 심지어 프로듀서도 갈라서 있는데 90125시절의 예스는 오리지널 예스의 프로듀서인 에디 오퍼드가 트레버 래빈을 돕고있고 ABWH의 프로듀서로는 조나단 엘리어스가 맡고있다. 재미있다.
결과물은 역시 그다지 신통치 않다. 예스는 이전만큼 드라마틱하고 강한 인상을 심는 곡을 만들지 못하는 것 같다. 먼저 트레버 래빈의 예스 연주를 들어보면 Big Generator와는 좀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사운드 메이킹의 차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Miracle of Life나 The More We Live - Let Go등에서 토니 케이는 마치 릭 웨이크먼처럼 웅장한 키보드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고 그런 사운드 질감이 나머지 연주들과 잘 어울리도록 에디 오퍼드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여전히 펌프락적인 사운드이지만 90125나 Big Generator에서의 가벼운 80년대 사운드는 아니다.
ABWH의 연주는 트레버 래빈의 예스와는 확실히 다른데 그것은 사운드의 산뜻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담백하지만 테크니션들의 합주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연주는 전성기 예스다운 연주력이다. 특히 킹 크림즌에서 충분히 맞춰왔던 빌 브루포드와 토니 레빈의 리듬 섹션은 매우 눈에 띈다. 여전히 날카롭고 맵시있는 하우의 기타 역시 레빈보다는 한수 위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문제는 작곡에 있다. 이 멤버들이 남긴 연주가 11곡이나 되는데 이중 상당수는 트레버 래빈의 예스 못잖은 팝사운드의 곡이고 또 나머지 몇곡은 앤더슨표 천상 락발라드 곡이다. Fragile에서 Relayer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대곡은 하나도 실려있지 않다. 이들이 모여서 팝사운드를 만들거나 천상 발라드를 연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과연 이들이 트레버 래빈의 예스보다 나은 점이 있는가. 적어도 이 앨범에서 남긴 녹음에서는 딱히 더 낫다고 하기 어렵다. 역사성이라는 면에서는 90125나 Big Generator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 거북이 2003-8-15 6:2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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