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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31일 (토) 20:17 판

남미 민속음악의 보고, 뚜미Tumi

역시 스테레오 뮤직 1,2월호를 위해 쓴 글이다. --거북이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BuenaVistaSocialClub이 빔 벤더스Wim Wenders와 라이 쿠더RyCooder에 의해 세계적 대박 히트를 친 이후 쿠바 음악은 우리 회사 근처 갈비집에서까지 나올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이 분위기에 편승하여 중남미 음악이 조금 국내에서 주목받게 되었는데 뚜미에서 발매된 볼리비아/안데스Bolivia/Andean 음악들이 얼마전에 소개되어 여기 적어본다.

중남미의 근현대사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처절한데 그것은 볼리비아가 1825년 독립한 이후 200년이 채 못되는 기간에 일어난 군부 쿠데타가 200여회, 민간정부 통치기간 도합 40년, 나머지 군부통치기간중 평균 집권기간이 열달이 안된다는 수치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60년대에는 혁명영웅, 90년대 중후반에는 아이돌스타였던 체 게바라Che Guevara가 마지막으로 게릴라전을 수행한 곳도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였다.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빅토르 하라Victor Jara, 낄라빠윤Quilapayun과 같은 좌파적이고 저항적인 음악인들이 안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볼리비아는 한반도의 5배나 되는 영토에 인구 800만밖에 안되는 나라다. 아마 민중의 삶은 정치적인 것과는 유리된 것이었고 수탈의 주체만 달라진 것일거다. 그들은 고산지대에서 농사지어가며 소박하게 살았을 것이고 그런 것들은 그대로 그들의 음악에 투영되었다.
오늘 소개할 뚜미의 음악들은 저항적인 음악보다는 이런 남미의 소박한 삶이 투영된 음악들이다.

뚜미는 중남미 음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영국 월드뮤직 레이블로 83년에 설립되었다. 지속적으로 음반을 발매해 현재 백타이틀 이상이 이곳을 통해 나왔는데 처음에는 폴클로레Folklore[ 민속음악 ]와 누에바깐시온Nueva Cancion[ 새로운 포크음악 ]에 치중했었지만 지금은 남미풍의 앰비언트와 일렉트로닉스까지 내는 등 다양한 색채를 띄고있다.
지금 이곳에서 나오는 음반들은 쿠바Cuban, 안데스, 열대Tropical, 살사Salsa, 댄스Dance로 크게 나뉘어져 발매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구미권에 이쪽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소개할 음반은 볼리비아 폴클로레 밴드들중 가장 유명하다는 키하르카스Los KJarkas의 '우리나라 여인을 위한 노래Canto a la Mujer de Mi Pueblo'(TUMI CD010)이다. 키하르카스는 75년에 사실상의 수도인 라 빠스La Paz에서 데뷔했는데 이들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남미 투어를 돌 정도로 인기를 모았고 뚜미를 통해 공개된 두번째 음반 '사랑과 자유El Amor y la Liberted'를 통해 유럽권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음반에 실린 곡들은 대부분 우리 귀에 익숙한 와이노Huayno 리듬의 곡들이다. 와이노는 '모두 함께'라는 뜻인데 잉카시대부터 내려오던 전통 박자에 정복자 스페인의 무곡 리듬이 섞여 구성된 것으로 애수어린 느낌과 흥겨움이 묘하게 섞인 음악이다.
이 음반에는 '울면서 떠나갔네Llorando Se Fue'라는 사야Saya 리듬의 곡이 담겨있는데 이 곡은 후에 카오마Kaoma라는 밴드에 의해 '람바다La Lambada'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이런 애수어린 곡이 나이트클럽에서 남녀가 몸을 비비며 춤을 출 때 듣는 곡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스페인이 잉카를 무너뜨릴때 했던 짓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우리에게 잉카음악이라고 알려진 것들은 독일밴드 쿠스코Cusco가 히트시켰던 각종 뉴에이지 계열 음악들과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le의 히트곡 '날아라 콘도르여El Condor Pasa'정도가 있다. 이 두 음악들을 들어보면 팬플룻panflute소리가 주조를 이루는데 이런 애수어린 팬플룻 소리는 앞서 소개한 키하르카스의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이 쓰이는 남미 음악의 가장 상징적인 소리이다. 이 악기는 께냐quena라고 불리는 안데스 지역의 대표적인 팬플룻이다.
인티 라이미Inti Raymi[ 태양의 축제 ]의 음반 '잉카의 께냐Inca Quena'(TUMI CD047)는 이 께냐가 주로 사용된 음반이다. 쿠스코의 음악이 각종 동물다큐멘터리나 남미쪽 다큐멘터리에 사용된 것 처럼 이 음반 '잉카의 께냐'도 다큐멘터리인 '잉카의 최후Q'eros, the Last of Incas'의 사운드트랙으로 작곡되었다.
께냐는 키하르카스, 루미야흐타Rumillajta 등 볼리비아 밴드들이 결성할때 도왔던 에드가 비야르로엘Edgar Villarroel이 연주했으며 팬파이프인 쌈뽀냐zampona는 여성멤버 빅또리아 쎄스뻬데스Victoria Cespedes가 연주해주고있다. 사실 안데스 지역의 전통음악에는 현악기가 없었고 기타나 차랑고charango같은 현악기는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들어온 것이다. 키하르카스의 음반에서처럼 흥겨운 리듬을 내는 차랑고는 이 음반에서는 나오지 않아 더욱 잉카적인 분위기가 난다.
민속음악들을 들을때 내게 느껴지는 감정은 여유로움이다. 보통 템포가 느긋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악기가 나와 번잡스럽다거나 기교를 통해 연주에 덧칠하려는 시도가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 나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음악은 앰비언트계열이었다. 그런데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에는 기계문명의 냄새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다. 마치 원죄처럼. 앰비언트는 내게 아직 중요한 음악이지만, 소박한 께냐 소리 혹은 단아한 가야금 소리는 조금씩 내 귀를 사로잡고 있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진짜다. 쿠스코, 카오마 등이 했던 것처럼 가짜가 아니란 말이다. 어쩌면 조금 무모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겨울에는 진짜 음악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 어떨지.
조금 더 추천하자면 국내에 라이센스 발매된 몇안되는 진짜 남미 음악일 낄라빠윤의 '혁명과 별La Revolution et les Etoiles'(1978, SRMC 6034)과 가짜중에서는 그나마 제대로 된 음반으로 보이는 쿠스코의 '아푸리맥Apurimac'(1985)이 있다. 대형 레코드 샵이나 종로 3가의 음반 도매상들에 들리면 그리 어렵지않게 구할 수 있을것이다.

IP Address : 211.39.30.134 최우람 뭐가 가짜고 뭐가 진짠데? 애가 점점 '성'부라더스 스럽게 되는구만..  ::: 200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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