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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주기 [[Peter Gabriel - Secret World Live]]
 
== # 거북이 ==
이 공연은 PG가 US앨범을 내놓고 돌아다닌 월드투어중 93년 11월에 이태리에서 가진 실황을 편집한 것이다. (감독은 François Girard) US앨범은 PG의 음악역정중에서 어느정도 정체로 평가되고 있는 앨범이지만 PG가 대규모 실황을 벌일만큼 메이저 뮤지션이 된 것은 So 이후이니만큼 US시절의 공연은 충분히 원숙해질 때가 된 시점의 공연인 것이다.
 
이 공연을 보면서 느껴진 것은 역시 락은 몸을 움직이게하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PG는 리드 보컬이기도 하지만 스테이지 위의 엔터테이너이다. 전체적으로 PG의 댄스와 스텝은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럼 그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뭘까. 그건 리듬을 타는 것과 성적 묘사를 하는 것이다. 그는 계속 손가락으로, 허리로 성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의 정점은 역시 Sledgehammer에서 나타난다. Sledgehammer라는 단어 자체가 노골적으로 남성의 성기를 의미한다. 뭐 성적인 묘사 자체도 리드미컬한 것이지만, 리듬을 타는 것은 인간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기타리스트 데이빗 로드와 베이스 토니 레빈, 그리고 보조 여성보컬인 파울라 콜 등과 함께 끊임없이 스텝을 밟는다. 그들은 연습을 상당히 한 것이 틀림없다고 여겨질 정도로 곡 연결부에 이어지는 스텝의 시작과 끝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다른 연주자들과 이렇게 지속적으로 춤을 춰가면서 공연하는 것은 나에겐 처음이다. 이들은 자기들이 HOT쯤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PG는 단순히 스텝밟기만으로 공연을 끌고가지는 않는다. 그는 공중전화기에서 전화받는 퍼포먼스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강조하며 공연을 시작한다. Shaking the Tree를 부르면서는 나무를 키우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더니 Digging in the Dirt에서는 카메라를 뒤집어쓰고 자신들의 모습을 왜곡시킨다. '세상은 언듯보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비밀의 세계가 있다'고 말한 뒤 시작되는 Secret World에서 자신의 CD롬 게임 Secret World에 나오는 캐릭터의 망토를 쓰고 큰 여행가방을 든다. 그 여행가방을 들고가다가 바닥에 놓고 연주자 모두를 그 안에 담더니 갑자기 그들 모두가 돔에서 나타나는 깜짝쇼를 펼쳐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장대한 스테이지 위에서 화면과 조명을 최대한 사용하고 있다.
 
43세면 정말 말 그대로 '죽기엔 너무 젊지만, 록을 하기엔 너무 늙은' 나이인지도 모른다. 불혹을 넘긴 PG가 허리를 흔들어대며 열연하고 있는 이 실황을 보면서 그의 성실함과 뮤지션다움에 난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그는 이전 앨범들에 비해 노회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지만 그만큼
깊어지고 중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US앨범에서 뺄 수 없는 면이다. So는 US를 담백하게 만든것에 좀 더 무언가 영적인 것이 담겨있는 앨범이긴 하지만 US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실황에서 그는 앨범 못지않고, 오히려 앨범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실황에 담아내었다. 특히 이 실황은 그가 Real World를 만들고 난 다음인지라 드러머 마누 캇체를 비롯해 바이올린과 기성을 들려주고 있는 샹카, 게스트로 참여한 파파 웸바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비트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그는 각종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실천하는 지성으로 알려진만큼 그의 곡들에서도 여러가지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특히 Shaking the Tree에서 성별, 인종을 넘어선 화합을 노래하고 있으며 Secret World에서는 조용히 대자연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Come Talk to Me는 그가 끈질기게 노래해왔던 너와 나의 소통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Don't Give Up은 세상의 모든 핍박받는 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한다. Don't Give Up은 원래 PG와 [[KateBush|케이트 부시]]가 불렀던 곡인데 이 공연에서는 파울라 콜 역시 따듯하게 소화해주고 있다.
 
이 시기의 앨범이 PG의 본령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전에 비해 느끼한 것은 분명하거든. 그의 좀 더 기름지지 않은 음악을 듣고 싶다면 3(melt down), 4(Security), Plays Live, So로 이어지는 명반 레이스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원숙한 엔터테이너가 보여주는 쇼로서 이 실황은 부족함이 없다. [[RogerWaters|로저 워터스]]가 아직도 [[InTheFlesh]] 투어를 하고있는 것을 보면 PG의 공연은 말 그대로 파워풀한 것이다. <br/>
PG는 2002년에 새 앨범 UP을 발매하고 지금은 3년째 Growing Up 월드투어를 돌고있다. 그는 Secret World때에 비해 월등히 압도적인 스테이지로 10년이라는 시간을 상쇄해보려 하는 것 같다. 실황이라도 일단 구해보고 평가해야겠지만 음원으로는 확실히 춘추를 속일 수 없는 퇴보가 느껴졌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획득한 몇안되는 뮤지션이다.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중 하나일 것이기에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가 계속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길 바란다. 그는 나에겐 뮤지션이라는 입장을 떠나 이전에 인간으로서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 [[사용자:Pinkcrimson|거북이]] 2004-5-7 2:47 am
 
== # 김병규 ==
등록자 : 김병규[mailto:gamaksae@hitel.net]
등록일 : 1997/11/16
조회수 : 125
추천수 : 0 [추천하기]
 
사상 유래없다는 살벌한 취업대란 속에서 이리뛰고 저리뛰어다니느라 통 글도
못올리다가 오랜만에 올리게 되는군요. <br/>
아침에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길을 준 모 케이블 음악채널 프로를 보고
놀라자빠졌습니다. <br/>
"24:00 피터 가브리엘 공연실황......" <br/>
얼터네티브나 메틀에 관련된 음악은 그나마 가끔 접할 수 있었지만, 아트록쪽의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에서 가끔씩 이런 이벤트를 우연히 건질 수 있다는 것은
차라리 행운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br/>
노래를 감상할만한 시간은 없었고, 공연의 진행과 무대 상황에 중점을 둔 감상
문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피터 가브리엘 - Secret World Live >
 
필 콜린스라는 희대의 "배신자"에게 제네시스의 정권을 넘겨주고 홀로서기를 시도
했던 피터 가브리엘. 비록 아트록 팬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음악적 발전을 찾아
보기는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제네시스 시절부터 유감없이 보여준 시각적 효과
의 적용을 비디오 아트 쪽으로 돌린 점이라던가 90년대 이후 제 3세계 음악에
깊은 관심과 적극적 수용은 물론이고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던 그의 음악을 간단히
정의해 본다면, 외형적으로는 제 3세계의 음악, 특히 아프리카 리듬의 도입과
내면적으로 "환경보호"라는 당면한 현실과제의 수용이라는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94년에 펼친 그의 공연이 환경보호의 구호를 내세웠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닐듯 싶다.
 
94년 이태리의 모데나에서 거행된 콘서트는 "Secret World"라는 부제를 달고
시작된다. <br/>
일제히 촛불과 라이터를 뽑아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의 흥분 속에 무대
한가운데서 솟아오르는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안성기가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종류의 빨간 전화박스 안에서 수화기를 부여잡고 노래를 부르는 피터 가브
리엘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인트로로 장식된다. <br/>
Paula Cole이라는 봐줄만한 여성 백 코러스와 주고 받는 사랑의 노래 "Come talk
to me"는 노래보다도 전화기 선을 칭칭 동여매거나 전화기와 줄다리기를 벌이는
피터 가브리엘의 연극적 요소가 더 재미난 편이었다. <br/>
이어 핑크 플로이드의 라이브에 등장하는 초대형 화면만큼이나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회전형 사각 스크린을 통해서 증기기관차의 모습이 보이면서 "Steam"이라
는 노래가 시작된다. 매우 경쾌한 리듬을 듣다보니, 많이 보던 이가 눈에 들어오
는게 아닌가? <br/>
오호! 저 인간은..... 프립아저씨가 이끄는 킹 크림슨 사단의 빛나리 베이시스트
토니 레빈! 예의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틱 베이스 (뭔가 이 새로운 악기의 이름이
있던데...까먹었군요..쩝)이 등장한다. 94년 공연이니 새로운 킹 크림슨의 결성
직전의 시기에 아르바이트라도 한 모양이다. 킹 크림슨의 "Thrak"이 피터 가브리엘
의 Real world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된 걸 보면 이들의 유대를 알만할 것 같다. <br/>
아무튼 이어지는 곡 "Across the river"는 그나마 변모된 피터 가브리엘의 음악중
이 공연에서 가장 실험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거의 두드러지 않는 소리를 내는 주
제에 더블 넥 바이얼린을 들고 나와 설치는 아무개씨의 바이얼린 독주와 피터의
스캣으로 시작되는 이곡은 토니 레빈이 지미 페이지마냥 현으로 스틱 베이스를 연주
하기도 하는데, 그 음색이 매우 독특했다. 커다란 노를 저어 강을 건너듯 무대를
가로지르는 연출은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Shaking the tree"는 토속적인
리듬이 매우 강한 곡인데, 마치 한바탕 축제를 구경하는 느낌을 자아내기에 충분
했다. 노래도 노래이거니와 전화박스 대신 등장한 나무를 가운데 두고 멤버들이
폴짝 폴짝 춤을 추는 대목은 더할나위 없는 흥겨움을 선사해주었다. <br/>
사물의 변화를 빨리 돌려 매우 인상적인 비디오 아트를 선보였던 "Digging in
the dirt"에서는 광부 모자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일그러
지게 하는 화면을 계속 보여주었는데, 피터의 늙어가는 병이 와닿았다. <br/>
이어지는 피터 가브리엘의 첫번째 히트작 "Sledgehammer". <br/>
비디어 클립에서 보여주던 손망치로 얼굴을 마구 때리는 장면을 재현해주었다. <br/>
그리고, 거의 디스코텍을 연상시키는 사이키 조명을 선보이는 "Secret World"로
공연은 계속된다. 매우 토속적이면서도 간결한 리듬을 보여주는 이 곡에서는
깜짝쇼가 또 하나 벌어지는데, 곡 후반부에 피터가 바바리를 입고 큼지막한
가방을 들고 무대의 한쪽 끝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는 가방을 열어제끼는
데, 멤버 한명 한명이 그 가방 안에 들어서면 보이지 않는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무대에서 사라지는 "뻔하지만" 기발한 마술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토니
레빈만 혼자 마치 두더지 게임이라도 하듯, 한번 더 고개만 내밀다 밀려 들어가는
코믹한 요소도 잊지 않았다. <br/>
피터도 같이 들어가면...이제 공연이 끝이로구나 생각했지만, 피터는 가방을
다시 주섬 주섬 챙기더니 무대 한가운데로 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위에서 커다란
UFO만한 반구조명 세트가 무대를 덮어버린다. 그리고 아주 잠시후, 다시 올라가는
반구 밑에선 어느새 기어올라왔는지 멤버들이 자기 포지션으로 다들 돌아가서
마지막 곡 "In your eyes"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br/>
마지막 곡에서는 아프리칸 댄싱팀 정도 되는 사람들이 나와 토속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피터 가브리엘의 솔로작품들을 그리 많이 접하지 못했던지라,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아프리카 음악의 도입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제네시스 시대의 뭉클한
느낌은 거의 없었다. 단지 기발한 아이디어의 도입을 시행한 무대장치라던가,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이제는 지쳐보이는 피터 가브리엘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것
으로 만족해야할른지도 모르겠다.
 
제네시스의 "Foxtrot"을 턴테이블에 걸어보며, 존 웨튼의 말대로 "90년대의 프로그
레시브는 퇴행일뿐이다."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한 의미의 90년대식 프로
그레시브를 만들어가고 있는 드림 씨어터나 프로티지와 같은 새로운 아티스트들에게
나 새로운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거니 생각해본다.
 
빨리 취직이 되어야... 내년에 무더기로 나온다는 킹 크림슨 편집 라이브 씨디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구입할 수 있을텐데.......쩝..................
 
== # 촌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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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대중음악]]

2018년 4월 27일 (금) 09:53 기준 최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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