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age Fruit

Pinkcrimson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7월 6일 (월) 12:15 판 (Pinkcrimson님이 BondageFruit 문서를 Bondage Fruit 문서로 이동했습니다)

1 Bondage Fruit

KidoNatsuki


1.1 # Bondage Fruit

박경호 {mailto:kalynda@arch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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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BONDAGE FRUIT 1994 10 Bondage Fruit{Japan, Zeuhl, Avant-garde, Kido N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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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oly Roller (3:54)
2. Arabia no Zo (4:31)
3. Kodomo no Torokko (8:24)
4. Rigo (2:22)
5. Octopus-Command (7:16)
6. Hiko Suru Ko (6:45)
7. Kaku no Sakana (6:15)
8. Kinzoku no Taiji (7:37)
9. T-Rex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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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7월에 썼던 글을 고쳐서 올립니다.

Bondage Fruit - same (1994.10.25, Maboroshi No Sekai)

Kido Natsuki(鬼怒無月)에 의해 주도되는 일본의 쥴(zeuhl) 계열 밴드이다. 쥴이라고는 했지만 일본의 쥴 계열 밴드들은 Magma를 위시한 프랑스 밴드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Magma, Eskaton, Weidorje 등의 프랑스 밴드에서 '쥴(천상의 음악, celestial music)'이라는 단어의 뜻에 걸맞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반해, Bondage Fruit이나 Ruins, Koenjihyakkei 같은 일본의 밴드들은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방법론을 구사하면서도 민속적, 전위적인 요소들을 첨가하여 매우 공격적이고 독특한 음악을 창조해 낸다. 좋게 말하면 실험적이고 좀 나쁘게 말하면 변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외국의 것을 받아들여 자기들의 것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1990년에 Kido Natsuki(기타), Katsui Yuji(보컬, 바이올린), Ohtsubo Hirohiko(베이스)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이들은 몇년간의 멤버변동을 거쳐 Takara Kumiko(비브라폰 등), Okabe Youichi(퍼커션) 및 2명의 여성 재즈보컬 Saga Yuki와 Aki로써 이 음반에 참여한 일곱 명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보컬도 가사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뚜루뚜루...' 하는 식으로 보컬 자체가 하나의 악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동경 언더 씬에서의 많은 연주로 지지를 받게 되자 '환상의 세계'라는 뜻의 자주 레이블을 설립하고 이 음반을 발매하였고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게 된다.

총 아홉곡의 수록곡은 2분대에서 8분대까지 다양한데 거의 전곡을 Kido가 혼자 작곡하였다. 몇 곡을 골라 소개하면, 인상적인 첫곡 'Holy Roller'는 원시적 느낌의 타악기의 솔로로 시작하여 기타 스트로크가 추가되고 이어 바이올린과 보컬의 다이나믹한 연주가 첨가되면서 시종일관 고조된 연주를 들려준다. 8분여의 세번째 곡 'Kodomono Torokko'는 분주한 리듬 파트를 배경으로 두 명의 여성 보컬이 스캣 형식의 보컬을 들려주고 있으며, 중간에는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도 들을 수 있으나 서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건조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다섯번째 곡 'Octopus-Command'도 주목할 만한 곡 중의 하나인데, 바이올린과 히스테리컬한 여성 보컬이 전면에 나서서 이들의 개성과 매력을 잘 드러내 주는 곡이다. 일곱번째 'Kakuu no Sakana'의 경우 조용하고 정적이며 단조로운 곡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는 곡이나 솔직히 좀 지루하며, 여덟번째 'Kinzoku no Taiji'는 매우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인트로로 시작해 갈 데까지 가보자 하는 식의 격렬한 기타 연주로 가려운 귀를 후벼파는 듯한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끝곡 'T-Rex'는 가장 전위적인 곡이라고 할 만한데, 반복적인 타악기 위에서 프리 재즈에 가까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느낌에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는 음반이나, 진정한 '음악에의 모험'을 원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들어볼만한 음반이다.

참, 시디 표면에 보면 좀 야사시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 들고 다니다가 오해를 많이 받았다. -_-

순전히 개인적인 만족도: ★★★★☆

1.2 # II

『HoPE (Progressive Rock)-호프 음악이야기 (go SGGHOPE)』 525번 제 목:[감상] Bondage Fruit 2 올린이:미숫가루(이지형 ) 98/02/02 00:13 읽음:120 관련자료 없음


BONDAGE FRUIT Ⅱ (1996)

1.Mobile (4:56) 2.Daichi no Ko(대지의 자식/7:25) 3.Caucus-Race(7:26) 4.Cottleston Pie(5:30) 5.Gel-Colloid(3:28) 6.Kodomo no Guntai(애들 군대/10:01) 7.Terminal Man(15:15)

개인적으론 최근 변태라는 단어에 커다란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변태가 불러일으키는 파문의 야릇한 쾌감은 발음시의 그 불쾌한 어감을 상쇄시키고 남음이 분명 있지 않은가.

그간 Happy Family,Tipographica와 함께 가장 빛나는 일본밴드라고 들어온 '네오쳄버의 지존' Bondage Fruit!
지난 음감의 1부 마지막을 장식한 이들의 곡 Terminal Man이 시작될 때, 내게 떠오른 생각은 바로 '어라 이자식들 변탤세그려.'였다.

분명 Magma에게서 영향받은 Vocal의 강렬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애들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의(물론 선입견이 개입된 생각이겠지만) 비릿한 느낌은 그야말로 원색적인 단어인 '변태'를 불러왔던 것이다.

그리곤 이어지는 술자리 어디선가 정인옹의 이 CD는 내 가방으로 옮아왔고, 인간된 도리로서 이렇게 '되도 않는' 글을 쓰게 되는 것인저...

때에 따라 메탈에서나 나옴직한 막나가는 드럼과 함께하는 엄청난 속도전, 때론 외줄위를 질주하는 바이올린에 지원받은, 흔히들 광기 운운할 때의 포크그룹들이 지닌 분위기까지.
앨범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긴박하게 달리고 있는데...

문득 많은곡에서 Magma 또는 쥴계열의 음악에서 무게감을 잡아줌으로써 사이비 종교단체 분위기에 일조하던 Bass가 무척이나 수그러져있어 나의 작은 귀로는 좀처럼 잡아낼 수 없음을 느낀다.(나의 무능을 땃하리...) 막나가는 분위기는 이런 연유인 것일까.

Magma의 제전이 성스러운 제물의 거룩한 희생을 향하여 다함께 손잡고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면, Bondage Fruit의 제전은 다들 미쳐날뛰다가 마침내 꼬챙이로 서로를 찔러 모두 죽어 나자빠져야만 끝날 것 같은 그런 판국이다.

그리하여 Kodomo no Guntai에 이르니, 연속되는 느린 외박자에서 시작되어 개패듯 떡판치듯 울리는 드럼과, 잔뜩 이펙트를 걸고 성질버리도록 찢어지는 소리를 내는 기타는 필경 애하나 잡을 기세로 나아가 지들끼리도 부디치며 망가지더니만, 결국 처음엔 잔뜩 폼잡고 아름답게 펼쳐내던 목소리마저도 막판이 되어서는 섬언을 지껄이며 그야말로 발광(發狂 or 發光!)함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Bondage Fruit의 음악은 발광!하는 훌륭한 음악"이라는 한마디 남기면서, 처음 써보는 같잖은 감상문 서둘러 마칩니다.

음감후반부의 음악외적인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흘려 들으신분들은 앨범 전곡의 청취를 권하면서..


박경호 {mailto:kalynda@arch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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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BONDAGE FRUIT 1996 00 II {Japan, Zeuhl, Avant-garde, Kido N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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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bile (4:58)
2. Daichi no Ko (7:22)
3. Caucus Race (7:25)
4. Cottleston Pie (5:32)
5. Gel Colloid (3:27)
6. Kodomo no Guntai (10:00)
7. Terminal Man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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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dage Fruit - Bondage Fruit II (1996, Maboroshi No Sekai)

성공적인 데뷔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게 된 Bondage Fruit은 2년 뒤인 1996년 2집을 발매한다. 여성보컬인 Aki가 또다른 일본 쥴 밴드인 Koenjihyakkei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 버려서(정확히 말하면 Aki는 94년에 나온 Koenjihyakkei의 1집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 6인조로 축소된 공백을 남성 게스트 보컬 Yen Chang(또는 Fukuoka Yutaka)이 메꾸어 주고 있다.(그런데 2집 발매후 또다른 여성보컬 Saga Yuki마저 그룹을 등진다)

얼핏 봐서는 뭔지 잘 알아볼 수 없는 원색의 표지 그림(나무뿌리 같기도 하고 공룡의 몸통 같기도 하고 원시 정글 속의 바위 같기도 하다)이 이 CD 안에 들어있는 음악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역시 전곡을 Kido Natsuki가 작곡했는데, 이 2집에서 이들은 음악적 정점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집에서 보여준 시도들을 원숙하게 다듬어서 좀더 스트레이트하고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음들을 들려주며, 전위적인 요소들도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정돈해서 펼쳐 보이는 듯하다. 규칙적인 원시적 리듬 위에 현란하게 펼쳐지는 Kido의 기타와 Saga의 거침없는 목소리는 청자를 완전히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처음 들을 때 가장 인상적인 곡 중의 하나는 세번째곡 'Caucus Race'이다. 분주하게 몰아붙이는 리듬 파트를 배경으로 고음의 여성보컬과 헐떡이는 듯한 남성보컬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레이스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새로운 쥴의 탄생이다. Magma의 쥴이 성(聖)스러운 느낌을 준다면 Bondage Fruit의 쥴은 성(性)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이런 음악에서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마림바와 비브라폰의 소리가 중간중간 끼어들어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Gel-Colloid'도 유사한 스타일의 곡이다. 반면 이 두 곡 사이에 끼어 있는 'Cottleston Pie'에서는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기타를 주축으로 아기자기한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빠르고 공격적인 두 곡 사이에서 쉬어가는 페이지 역할을 하고 있다.

'Daichi no Ko(대지의 아이)'는 빠른 템포와 경쾌한 연주로 즐겨듣기에 좋은 곡이며, 미들 템포인 'Mobile'과 'Kodomo no Guntai(아이들의 군대)'에서도 역시 1집부터 이들의 음악에 일관되게 유지되어 온 전위적, 민속적 요소가 가미된 쥴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가장 긴 끝곡 'Terminal Man'의 중간에는 다소 장황한 임프로바이즈를 들을 수 있는데 3집에서의 이들의 변화를 암시하는 듯하다.

만약 Bondage Fruit의 음반을 하나만 골라서 듣고 싶다면 이 음반을 추천한다. (1999년에 미주쪽에서 발매된 Selected라는 모음집도 있는 모양이다.)

한편 이들의 레이블인 Maboroshi no Sekai에서는 Bondage Fruit 뿐만 아니라 다른 실험적인 그룹들의 음반들도 꾸준히 발매를 하게 되는데 Get The Coil, P.O.N., Black Stage 등에는 Kido가 직접 참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Bondage Fruit에서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

1.3 # III Recit

박경호 {mailto:kalynda@arch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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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BONDAGE FRUIT 1997 00 III Recit {Japan, Kido N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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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dd-Job (11:39)
2. Kagee Ga Kieru (8:18)
3. Shortwave From Outer Space (2:51)
4. Frost And Fire (12:31)
5. Recit (28:18)
6. Kinzoku No Taiji Live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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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dage Fruit - Bondage Fruit III Recit (1997, Maboroshi No Sekai)

1, 2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두 명의 보컬이 차례로 떠나 버리자 Bondage Fruit은 혼란에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은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이미 기존의 콘서트에서 즉흥연주를 많이 선보이던 이들은 보컬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남은 5명의 멤버만으로 즉흥연주 위주의 음악을 추구하게 되는데, 그 결과로 소개된 것이 1997년 2월 25일 신주쿠에서 행해진 라이브를 녹음한 이 음반이다. 보컬의 축소와 함께 전작들에서 들려주었던 쥴적인 요소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처음에 이 음반을 들으면 정말 Bondage Fruit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며, 전작 스타일의 독특한 형식미만을 기대하고 음반을 구입한 분이라면 실망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적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이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음반은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이 완화되고 여유로와졌으며 재즈, 블루스, 전위음악적인 요소가 강화되어 음악적 자유분방함은 더욱 증대되었다. 바이올린의 Katsui Yuji가 보컬을 맡기는 했으나 전작들에 비해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데 여성 보컬에서 강하게 느껴지던 히스테리컬한 느낌은 이제 Kido Natsuki의 기타에서나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첫곡 'Odd-Job'에서부터 이런 경향은 분명히 드러나는데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는 이 곡은 분명히 King Crimson을 연상시킨다.

두번째 곡 'Kagee Ga Kieru'는 더욱 얌전해져서 정적인 분위기에서 연주되는 기타와 비브라폰이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나른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세번째 소품 'Shortwave From Outer Space'은 샘플러와 신세사이저를 통해 스페이스 사운드를 선사한다. 'Frost And Fire'는 다시 어느 정도의 강렬함을 되찾고 있는데 또다시 King Crimson을 연상시키는 인트로로 시작하여 반복되는 리듬 위에 기타가 몽환적으로 전개되는 사이키델릭 분위기의 곡이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Recit'는 무려 30분에 가까운 대곡으로, 기타와 바이올린이 즉흥연주를 들려주며 중간중간 Painkiller를 연상시키는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가장 튀는 부분은 드럼인데 콘서트장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드럼 솔로 같은 식의 연주를 거의 쉬지 않고 계속 하는 것을 듣고 있자면 드러머가 엄청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끝곡 'Kinzoku No Taiji Live'는 1집 수록곡을 라이브로 연주한 것이다. 두 명의 여성보컬이 담당하던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빠지고 연주곡으로 진행이 되는데 원곡과 비교하면서 들으면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정리하면 위기상황에서 돌파구를 멋지게 찾아낸 음반으로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된 음반이라고 하겠다.

이후 1, 2, 3집의 곡들을 발췌한 'Selected'가 미국에서 발매되고, 1999년에 Musea의 산하 레이블인 Gazul에서 4집이 발매된다. (혹시 들어보신 분 계시면 소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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