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앞을 보고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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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라[ | ]

단기급등 지역 추격 매수는 곤란…다음 오를 곳 찾아 길목 지켜야

  • 이코노미스트 662호 (2002.11.04)
  • 글: 고종완 RE멤버스 대표이사 ( re119@unitel.co.kr )

지난해 이후 부동산 시장이 2년 넘게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1980년대 복부인 신화가 재현되고 있다. 80년대 말에는 강남 아파트에 이어 지방 임야가 투기의 진원지였다면, 최근에는 강남권 아파트와 재건축이 주요 테마였다.

올해는 투자자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시기였다. 주식 투자자는 지난 여름 끝없이 추락하는 파란 전광판을 보면서 냉가슴을 앓았던 반면,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은 자고 나면 오르는 아파트 시세표를 보면서 희열에 잠겼다. 같은 돈이라도 어디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가 뒤바뀐 것이다. 그럼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나 투자원칙은 무엇일까? 먼저 성공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전세금,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의 비밀

국내 중소기업 회사원인 K부장(45)은 부모님과 세 아이들 뒷바라지에 내집마련은 꿈꾸지도 못하고 송파구 잠실에서 전세생활을 전전하고 있었다. 그러다 외환위기 이후 내집마련의 기회가 여러번 있었으나 폭락하는 집값과 전세가 하락으로 고통받는 집주인을 보면서 결국 내집마련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후 2000년 말부터 슬금슬금 집값이 움직이는 것을 알았지만 한번 무너진 부동산 신화의 부활이 쉽지 않을 듯했고, ‘부동산 투자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시대는 지났다’는 경제전문가들의 말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행복한 전세살이는 2년도 채 안 돼 막을 내리고 월세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봄 아파트 폭풍이 한 차례 지난 후 그의 재산은 가벼워진 연봉과 월세계약서 그리고 월세전환 후 남은 4천만원이 전부였다. 이미 1억원 넘게 오른 강남권 30평형 아파트와 잠실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를 사기에는 전세를 안고 대출을 받더라도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비수기를 맞아 아파트 가격이 조정을 보이고 있을 때 성남시 신흥 주공아파트 33평형을 1억6천만원에 매입했다. 매입 전에 사야만 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먼저 시장상황을 보니 당시 저금리를 바탕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강력한 ‘재건축 테마’가 형성되었고 부동산 가격도 강남과 강북 간에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재건축 투자열기도 서울을 넘어 안양·부천·안산·의왕 등으로 막 확산 기로에 있었다. 특히 성남구 시가지는 강남생활권이면서도 분당 신도시에 비해 주거여건이 열악해 전역에 걸쳐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한다는 발표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의 최대 장애물이었던 군용비행장 고도제한 규제가 완화되어 건축물 높이제한 및 용적률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았다. 강남이나 분당 집값이 학군선호 경향과 편의시설 등 우수한 주거환경을 바탕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과 달리 서민주거단지인 성남·구시가지 아파트는 미동도 없었다.

그러나 신흥 주공은 2천2백세대의 대단지로 지하철 8호선으로 잠실역과 15분거리에 인접한데다 분당선 복정역을 환승하면 수서까지 20분이면 연결될 수 있는 수도권 최상의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86년 지어진 아파트로 3∼4년 후에는 20년 이상의 재건축 요건이 충족되고 대지지분이 넓어서 재건축 가능성은 물론 사업 채산성까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변에 큰 공원과 단지 내 녹지도 풍부해 쾌적성이 빼어난 것도 주거가치를 더했다.

2만 세대가 넘는 잠실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임박한 점도 매수요인이 되었다. 재건축 이주수요는 시차를 두고 발생할 예정으로 향후 5년간은 전세가 및 매매가를 계속 끌어올릴 요인이었다. 한마디로 강남권과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역세권 대단지인데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넓은 대지지분으로 재건축 재료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금상첨화의 투자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강남아파트 가격상승세가 확산 추세에 있고, 재건축 기대감과 잠실 재건축 이주수요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이유가 없었다. 당시 시세는 1억7천∼8천만원 정도였으나 비수기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이 경매로 받은 물건을 급매 형식으로 5% 이상 싼 1억6천5백만원 살 수 있었다.

전세보증금 1억원을 안고 부족한 잔금과 세금은 후순위 저당권을 설정하고 3천만원을 대출받아 충당했다. 현재 매매가는 3억원선에 거래되고 있어서 1년 만에 1억4천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자본이득)을 챙긴 셈이다.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더욱 놀랄 만하다. 실투자금이 4천만원+ 대출금이자(4천만원×6.5%=2백60만원)이므로, 시세차액 1억4천만원을 실투자금(4천2백6십만원)으로 나누면 투자수익률이 3백%를 넘는다.

K부장은 내년 2월 전세가 만료되는 시점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직장이 삼성역 근처인데다 잠실에 있는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지하철을 이용하면 출퇴근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숲으로 둘러싸인 단지 내 녹지공원과 단지에 붙은 야산 산책로를 보시고 농촌에 버금가는 전원생활 꿈에 부풀어 있다. 앞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면 잠실처럼 대박을 맞을 가능성도 기대하면서 말이다.

대박 좇으면 망한다

부동산 상승기에 웬 실패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식 활황기에도 손해 보는 투자자가 있듯이 시장 참가자 모두가 돈을 벌 수는 없는 법이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강남아파트에 사는 가정주부 B씨(40)는 1999년 12월 개포동 주공아파트를 팔고 대치동 E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저층 13평형 아파트는 너무 협소해 4식구가 살기에 불편한데다 거래가 없어 잘 팔리지 않던 아파트 매수자가 갑자기 나타나 급히 처분하고, 집판 돈으로 인근지역 31평형으로 전세를 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빠지기만 하던 아파트 가격을 보면서 실물자산보다는 주식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고, 넓은 집에서 한번 편히 살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예측이 빗나간 것임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년 후 살고 있던 아파트의 재건축 풍문이 돌면서 매매가가 1억원 이상 폭등하고 수능에 따른 학군 이전 수요증가로 전세값마저 큰 폭 오른 것이다. 설마 고층아파트가 쉽게 재건축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시장은 무섭게 변한 것이다. 올 봄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한 사람들의 거짓말 같은 ‘대박 무용담’을 들으면서 B주부는 더 이상 방관자가 될 수는 없었다.

손절매한 주식처분자금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재건축이 막바지에 이른 잠실주공4단지 17평형을 부랴부랴 매입했다.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데다 이주비 지급을 앞두고 있어서 가격이 좀더 오를 것 같고 초기 부담도 적다는 중개업자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살고 있는 E아파트를 살까도 했지만 재건축 투자는 아무래도 저밀도 아파트가 여러 가지로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4억5천만원에 매입한 지분가격은 4억8천만원까지 일시상승 후 이주비 지급을 앞두고 3억9천만원까지 급락하는 것이 아닌가? 무너진 가슴을 쓸어안고 신문과 인터넷을 뒤진 후에야 정부의 재건축 규제강화 조치와 단타 투기매물이 가격하락의 주범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한번 고심 끝에 ‘오를 만큼 올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2억원이 넘는 대출금 이자부담, 상투에 물렸다는 피해의식과 강박감을 이기지 못해 결국 4억1천만원에 손절매를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도 리스크 관리, 둘째도 리스크 관리

위의 두 가지 사례는 부동산 투자에도 일정한 원칙이 있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함을 잘 대변하고 있다. K부장은 평소 경제동향이나 부동산 시장흐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사실을 경제신문 등을 통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나아가 부동산 시장에 ‘교육과 재건축 테마’가 형성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따라서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서는 투자대상, 즉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매수 타이밍도 주효했다. 강남권 아파트가 오르면 강서나 강북으로 확산되고 결국은 집값 상승세가 신도시와 수도권 일대로 확대 재생산되는 시장현상을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다음 상승 지역에 길목 지키기 투자기법을 적용하였다. 같은 물건을 얼마나 싸게 매입하는냐, 즉 투자방법도 수익률의 또 다른 관건이 된다.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크게 급매·법원경매·자산관리공사 공매가 있다.

급매는 거래가 없는 비수기를 이용하여 현금이 급한 단기매물을 사는 것으로 5% 이상 싸게 사면 그만큼 이익이 된다. 요약하면 투자대상(상품)·투자시점·투자방법의 세 가지 박자가 잘 맞을 때 성공투자가 보장된다.

그럼 실패사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B모 주부는 무엇보다 평소 경제나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부족했다. 부동산 감각이 떨어지는 만큼 매수타이밍을 제때 맞추지 못하고 뒷북투자로 상투를 잡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를 투자대상으로 삼은 것은 시장흐름에 부합하였으나, 실기함으로써 손해를 자초한 셈이다. 올바른 재테크를 위해서는 정보와 지식의 중요성과 함께 발빠른 매수시점이 강조된다.

매수방법도 문제이다. 아무리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 중심이라고 해도 추격매수는 위험이 따르는 법이다. 부동산 상승기라도 가격이 계속 오를 수만은 없고 계단식 상승을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점이 오고 상투의 끝은 깊은 상처를 남긴다.

투자 수요자는 재료가 노출되기 전에 한 발 앞선 투자가·실수요자라면 재료 확인 후 조정기를 이용한 저가매수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는 고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노리겠지만, 내집마련 수요자는 수익성과 함께 안전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투자는 적어도 3년 앞을 내다보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3년 이상 보유해야 양도세가 감면되고 무리한 융자는 금리인상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2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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