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 (1969)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22:3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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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거북이

여기저기서 극찬을 받고있는 영화라 한번 봐주었는데 감상평은 재미없다에 가깝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 무협영화의 시초에 해당하는 영화인만큼 지금 무협영화의 템포와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아무리 뽀다구가 좋아도 적절한 스토리가 없으면 그 영화는 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가 딱 그러했다. 초반부가 너무 지겨워 죽는줄 알았다. 초기 무협영화라는 것을 생각하면 화면은 꽤 압도적인 구석이 있지만 스토리라인은 영 엉망이다. 3시간이나 되는 영화인데 시간배분에 참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벙한 총각이 갑자기 탈주자들의 브레인이 되는 것도 좀 어이없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는 법사의 존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ExMachina)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역광속에서 장엄하게 손을 들곤 하는 법사는 완전 개그맨이라고 할 수 있다. -_-

하지만 이 영화에는 몇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액션을 묘사하는 카메라의 관점이 매우 다양했고 액션장면에서 대자연과 협객들의 움직임을 합일되게 묘사하려고 하였다. 이것은 지금봐도 상당히 세련된 편이고 시대를 생각해보면 아주 혁신적이다. 적어도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모든 무협영화는 호금전이 만들어놓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와호장룡이나 영웅같은 폼생폼사 무협물은 누가 좀 더 요란하게 따라할 수 있는가의 경연장일 뿐이다.
마지막에 스님의 공격을 받은 관리가 한 대 심하게 맞고나서 영 정신을 못차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관리는 눈앞이 어지러워지며 자기편을 공격하기도 하고, 사막 속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다 결국 죽는데 홍콩영화중에서 이런 묘사를 시도한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보통 이런 장면은 나는 누구냐따위를 묻거나 아니면 고뇌하는 청춘들을 다룬 유럽영화에서나 보일듯한 묘사였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쿠로사와아키라의 그림자를 느꼈다. 여자 무사가 주인공이고 아름답지만 가끔 황량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것은 숨은요새의세악인이 연상되었고 적들을 코너로 유인하여 섬멸한다는 설정이나 전투장면의 현란한 카메라워크에서 칠인의사무라이를 떠올렸다. 쿠로사와쪽이 십년이상 선배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의 존재감은 참 압도적이다.

그 외에 이 영화에 쏟아진 불교적이고 뭐 호금전이 가진 교양이 녹아들어있다는 둥 이런 평가는 그냥 무시하면 된다. 선의 손길A Touch of Zen이라는 영어제목은 그냥 젠이라는 이름으로 양놈들을 혹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딱히 선적인 묘사가 드러나진 않는다. 요재지이의 스토리라인 자체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보이는데 이정도밖에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2 # 촌평


영화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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