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은 정말 싫어

1 털은 정말 싫어[ | ]

동물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나에게 고냥이나, 강아지나, 햄토리나, 토끼의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는 것은 때때로 정말 죽음보다 괴로운 일일때가 있다..
그나마 토끼는 집에서 키우고 있으니 집에 돌아가서 마구 주물럭거려도 되지만, 코숏 고냥이의 딸기 젤리 같은 발바닥이나, 햄토리의 쪼그만 손이나, 말라뮤트의 푹신할 털을 만져보고픈 욕망을 충족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구경하다 보면, 거의 울고싶은 심정이 된다..ㅜ.ㅜ)
하지만 그 사진들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저넘들은 도대체 털이 얼마나 빠질까?','주인들이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을려면 수건에 털이 덕지덕지 묻어 있겠지, TV랑 옷에도 장난 아닐거야'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떠오른다 ..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수시 때때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날리는 털들때문일 것이다...(아는 사람들은 그 괴로움을 매우 잘 안다..알러지 있는 사람들은 장난 아니다......ㅜ.ㅜ)
토끼의 경우에,보통의 야생 토끼들은 일년에 두번(봄, 가을) 털갈이를 하는데, 집에서 키우는 토깽이들은 계절 감각이 무뎌져 시도때도 없이 (대략 3개월 주기인것 같음)털갈이를 해 댄다.
이미, 바주씨와의 동거 기간이 3년이 넘은 탓에 털이 덕지덕지 붙은 귤을 집어 먹는다거나, 녀석을 다리사이에 끼고 만화를 보다가 다리를 벌렸을때 한 웅큼씩 묻은 털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이 벌써 만성이 되었건만, 아직도 털은 나에게는 절대로 적.응.이.안.되.는.물.건.중.하.나.인.것.이.다.(집에는 녹테이프, 누런 테이프, 투명테이프가 항상 구비되어 있다...-_-)

요즘 바주씨가 털갈이를 시작해서 또 집안이 거의 털 투성이다...
바주씨는 장모종인 라이언인 탓에, 털들이 빠지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손으로 바닥을 쓸어보면 한뭉탱이씩의 털이 본색을 드러내는 요상한 헤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털갈이 때는 면옷을 입고 누워있다 일어나면 토끼 털옷이 되는 일쯤은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털갈이 하는 동안 나름데로 바주씨는 즐거움도 선사해 준다.
털갈이 동안 바주씨의 얼굴은 몹시 흉악(?)해지는데, 그 이유는 얼굴의 털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코쪽부터 계단 형으로 털이 빠지기 때문에 얼굴에 -자모양의 흔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콧등을 타고 계속 올라가기 때문이다.(흉악범 모드가 됨..-_-)
(때때로 털이 V자로 빠질때도 있는데 어쩔때 보면 꼭 울트라맨 같음......-_-)
또한 공인된 환경하에서 바주씨의 털을 마음 놓고 뽑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하기 힘든 '쥐어 뜯기'라는 행위를 마음껏 수햏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이다.(흐훗...--;;)...

바주씨의 접착력 강한 털은 TV와 책, 식탁보등에 구제불능형으로 겹겹이 붙어서 터는 등의 미약한 행위로는 절대 떨어지지가 않기 때문에, 한번 털에 침탈당한 식탁보는 본래 모습으로 변신하기가 힘들다...(포기할것은 깨끗하게 포기하라는 교훈을 준다....--).

그런데도 용케 나는 그녀석과 3년이나 동거를 하고 있다...
(사실 거의 방치하고 있다...-_-;;)
그래도 녀석은 내가 주인이라고 나만 좋아하고 나만 따른다...(사실 내가 먹이 창고 쯤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ㅜ.ㅜ)

그래도 어쩌랴..
동물들은 털이 있어서 귀여운 것을...^^

주인이 지지리도 가난해 디카가 없는 관계로 누군가가 1년전에 찍은 미공개 컷을 몇개 올릴까 한다..
올해로 3살이 되었는데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하는것이 내 소박한 소원이다...

KPic:PB010029.jpg
폼 잡고 있으나 실은 아무 생각 없음..--
KPic:/PB010025.jpg
파파야 사탕을 향한 날렵한 목놀림(몸놀림 아님....-_-)
KPic:PB010018.jpg
주인네의 우악스런 손아귀를 빠져 나가려 발버둥중...(뒤에 청 테이프 보임...--)
KPic:두더쥐.jpg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더지로 위장 모드....(� 나가면 기니픽이나 고양이로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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