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변수로 본 2003년 부동산 전망

1 주요변수로 본 2003년 부동산시장 전망[ | ]

출처: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 저자: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이사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가격은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매매가격도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매물이 계속 적체되는 가운데 호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부동산시장의 주요변수를 중심으로 대세 하락의 전조인지 짚어 본다.

1.1 하향조정 국면 지속 예상[ | ]

2003년 부동산시장은 한마디로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 여 동안 부동산시장은 일시적인 주택공급 부족을 초래한 IMF 후유증과 사상 초저금리 현상, 부동산투기 재연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는 등 예상 밖의 과열 양상을 보여왔으나 공급과잉이 시작된 데다 투기수요가 형성시킨 부동산 거품의 해소과정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는 실물경기 동향 및 전망, 내부 수급구조, 새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 금리·유동성 등 금융시장 여건, 신도시 건설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변수 가운데로 저금리 변수를 제외하면 대체로 부동산시장을 냉각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1.2 기초 여건인 거시경제 불안[ | ]

첫째, 실물경기의 동향 및 전망 변수로 부동산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여건이다. 부동산 구매심리와 구매력은 향후 예상되는 미래소득에 기초하기 때문에 실물경기 동향 및 전망이 부동산경기를 좌우하는 기본 변수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이것이 부동산경기 호황의 밑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가격이 예상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것도 가격급락 이후에 나타나는 기술적인 반등효과와 실물경기의 빠른 회복에 기인한 바가 컸다.

그러나 2003년 실물경기 전망은 지난해보다 어둡고 불투명하다. 대내외 여건이 다소 호전되더라도 2002년보다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등 내수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경기를 선도해야 할 수출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경기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 선진 경제권의 부진 등으로 조기에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도 가계부실의 심화에 따른 부작용과 북핵 사태 등으로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택건설경기가 위축될 경우 내수경기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부동산수요는 파생수요라는 특성이 있다. 실물경기가 변동하면서 부동산 구매력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부동산 유효수요를 움직이기 때문에 실물경기 없는 부동산경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물경기의 침체가 뚜렷해질 경우 부동산 경기도 예외 없이 빠르게 동반 침체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더구나 부동산경기의 하강국면은 상승국면에 비해 훨씬 가파른 특성을 보인다.

이는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및 실물경기의 영향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정부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의 속성상 착공과 완공의 시차로 인해 호황 때 과잉 분양되었던 물량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수급측면에서 이미 빈집이 늘어나 침체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대책은 강도를 더해가는 경향이 있다.

일반 국민들의부동산경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변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도 부동산 경기가 실물경기에 후행하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기존 주택시장은 이미 침체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데도 분양시장은 부분적으로 활기가 더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1.3 매매가 선행지표인 전세가 지속 하락[ | ]

특히, 주택시장은 실물경기 변동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물경기를 통해 주택경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벌집순환(Honeycomb Cycle)모형에 따르면 2002년 3/4분기 이후 주택시장은 가격과 거래량의 움직임을 볼 때 본격적인 침체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벌집순환모형이란 주택시장의 가격과 거래량은 주택시장의 외부 환경인 실물경기와 연동되어 마치 벌집 모양처럼 일정한 패턴을 보이면서 변동한다는 것으로서 주택경기 국면을 진단하는 한 방법이다.

실물경기가 상승국면을 마무리하고 하강국면에 들어서면 주택수요는 위축되지만 주택공급은 경기호황 국면 때 초과 분양되었던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경기회복기와 반대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 때 주택구매 수요는 호황기 때 어느 정도 충족된 데다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주춤해지면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2002년 3/4분기 이후 실물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서면서 주택수요는 둔화되는 반면 주택공급은 주택분양 붐 때 분양되었던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02년 4/4분기 이후 주택시장은 거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매매가격의 선행지표인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1.4 금융여건 점차 악화[ | ]

둘째, 이자율과 유동성 등 금융시장여건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2001년 이후 부동산경기 호황을 이끈 가장 큰 동인은 초저금리 및 풍부한 유동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하기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고 부동산담보대출 비율의 하향조정 등으로 시중 유동성도 타이트해질 것이다. 특히,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변수로 꼽히고 있는 시중 유동성 측면에서도 2002년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가계부실 심화에 따른 소비성·투기성 자금 환수정책도 지속되고 있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시중 유동성을 환수하고 있어 2년 여 동안 부동산경기 활황의 배경이었던 풍부한 유동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정부가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직접적인 규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데다 투자기대수익률 지표인 전세가격 등 임대료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완공 이후 빈 집·사무실·상가가 증가하는 등 공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투자자산의 스펙트럼 상에서 기대수익률과 안전성 면에서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부동산에 주로 유입되었으나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하고 금리가 상승기조로 전환될 경우 부동산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5 부동산경기의 금리민감도 높아질 듯[ | ]

2003년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가 상승기조로 전환될 경우 부동산경기 침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더구나 부동산경기의 금리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시대의 도래로 우리 나라에서도 주택구입 시 대부분 대출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면서 주택가격에 대한 주택자금대출 비율인 LTV(Loan To Value)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선진국처럼 주택저당채권(MBS) 유동화 제도, 부동산투자회사(REIC) 도입 등으로 부동산증권화 상품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경기는 하반기 이후 대외불안 요인이 해소되고 IT경기의 장기조정이 마무리되는 데 힘입어 다시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년 들어 유가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지고 있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부분 경제전망 기관들은 2003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올해보다 높은 3%대 중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금리수준은 국채 등 지나친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거시경제여건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대외 불안요인이 해소되고 국내경기가 확장국면에 들어서면 금리는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의 내재가치를 떨어뜨려 부동산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의 내재가치란 내구연한 동안 해당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임대수익의 현재가치의 합으로서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로 통상 명목금리를 쓰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내재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설령 대출이 용이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가격 기대상승률이 금리수준 이상으로 크지 않은 한 높은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부동산 수요는 위축된다.

하반기 들어 실물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경기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1.6 새 정부의 강한 투기억제 의지[ | ]

셋째, 정책 변수이다. 과거 정부정책과 부동산경기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2003년 부동산경기도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기조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2002년 9.4대책은 우리 나라 부동산 정책변화의 한 획을 긋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새 정부는 2003년에도 시장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가수요 억제를 위한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자격 규제, 부동산보유 관련 과세 강화, 무분별한 재건축 규제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지역 자동 지정 체제나 전산망 가동 등으로 상시적인 투기억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시장안정 우선의 컨센서스도 형성되어 있다.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근본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진 데다 주거비를 보전하려는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인상 욕구로 인해 임금상승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비용경제구조의 심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급등은 주거비 및 임대료 상승을 통해 경제 전반에 인플레 압력을 높이면서 고비용 경제구조의 진원지 역할을 한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주택가격이 급등하여 고비용경제구조가 심화되었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주거비 상승은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인상 욕구로 발현되고 이는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한다. 주거비 안정 없는 고비용구조의 해소가 힘든 이유다.

외환위기 경험국가들에서 볼 수 있듯이 부동산가격이 적정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버블이 형성되면 경제에는 막대한 후유증으로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버블붕괴 이후 11년 째 장기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는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1.7 실수요만으로는 부동산경기 한계[ | ]

향후 부동산경기 전망에 있어 특히 정부 정책방향이 중요한 것은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아무리 많더라도 주택보급률 100% 상회,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집값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투기수요를 배제한 실수요만으로 부동산경기를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거 경험을 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대책은 민생안정 차원에서 안정쪽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민주당의 안정정책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부 부처의 인수위 보고에 따르면 새 정부는 보유과세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투기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과거에도 부동산경기는 정부정책 변화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였으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여론 수렴, 계획 수립, 장기간에 걸친 실행 과정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이전이 구체화돼 실행단계에 들어서면 이전 대상 지역 부동산경기는 활기를 띠는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경기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8 주택 입주물량 공급과잉[ | ]

넷째, 주택시장 내부의 수요공급 현황도 중요한 변수이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주택가격의 급등은 수급불균형이 주요인이었으며 그 틈새를 투기수요가 부채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위기 충격으로 1998년 당시 주택분양이 급격히 감소했던 영향이 시차를 두고 2001 ~ 2002년 입주물량 공백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택공급을 늘려도 부족한 상황에서 재건축붐에 따른 주택멸실은 단기적으로 주택 수급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2001년 아파트 재건축 및 다세대·다가구 건축 붐으로 멸실된 주택수는 7만3,918 가구에 달했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초저금리로 인한 주택구입비용 감소와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세가 상승으로 전세수요가 구매수요로 전환되면서 통상 수 년 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분산되어야 할 수요가 일시에 집중된 데다 여기에 재건축 재료, 규제완화,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투기수요까지 가세해 수급불균형을 심화시켰다.

그러나 2003년에는 주택수급 측면에서 주택가격이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에 의해 하향안정 될 수 있는 여건이다. 이미 2002년 4/4분기 이후 전세 매물이 적체되면서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입주기준의 물량공급이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공된 빈집이 늘어나고 있고 기존 주택은 매물이 적체되면서 매물소화 기간이 장기화 되고 있다. 2001년 신규 주택분양 물량은 다가구 주택을 세대별로 산정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을 포함할 경우 거의 80만 호에 육박했으며 2002년에도 80여만 가구 이상이 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량 중 60% 이상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 공급되었다.

과거 5개 신도시건설 당시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되었기 때문에 수급에 의해 주택가격 하락압력이 커질 것이다. 수급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전세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매매가격 하락의 선행 신호로 볼 수 있다.

2003∼4년에는 연간 주택기본수요를 훨씬 초과한 입주물량이 공급돼 주택200만호 공급 이후와 같은 공급과잉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걸친 막대한 입주물량은 과거에 비해 주택수급에 훨씬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이 절대부족했던 1991∼95년 동안 주택200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연간 50∼60여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장기간 주택가격 하락을 촉발시켰던 적이 있다.

중장기 주택수요 측면을 보더라도 주택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장기적으로 둔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인구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왕성한 주택수요가 마무리되어가는 한편 가족계획사업에 따른 출산 억제의 영향으로 주택수요의 기본 단위인 가구수 증가가 연간 20만 가구 이하로 줄어들고 있다.

연간 주택기본수요(가구수 증가+주택멸실+대기수요)를 고려할 때 주택수요가 적절히 분산되고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연간 순 40만 호 정도의 신규주택도 소화하기 힘든 수급여건이 되었다.

1.9 신도시 추가건설 서울 아파트가격 하락요인[ | ]

다섯째, 수도권의 추가 신도시개발계획이 어떻게 구체화 되느냐의 여부도 부동산경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가 수도권에 추가로 대규모 신도시 개발계획을 구체화 할 경우 해당 지역 및 주변의 부동산경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분당, 일산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가격이 5년 동안 장기 하락조정 과정을 거친 바 있다.

과거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 당시처럼 질 좋은 주택이 공급될 경우 서울집중의 아파트 수요를 분산시켜 가격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발표된 판교신도시를 포함해 새로 조성될 신도시는 인프라, 쾌적성 면에서 도심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서울은 물론 주거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 수도권 주민의 대체주거지로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신도시 건설계획의 배경이었던 서울 강남지역의 집값도 신도시 건설이 구체화되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경우 추가 상승보다는 거품해소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말부터 가격급등을 선도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재건축이 어렵게 된 데다 가격상승의 주 요인이 실현되지도 않은 막연한 재건축 개발이익 기대로 형성된 호가 거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10 거품 심하지 않으나 어느 정도 해소 불가피[ | ]

이밖에 부동산경기 변수로는 현재 부동산가격의 거품 여부를 들 수 있다. 부동산가격의 거품은 부동산의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의 변화와 상관없이 단지 미래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자기실현적(Self-fulfill) 기대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단 기간에 과도하게 높게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기수요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적정수준을 넘어 고평가 되어 있을 경우 정책변화로 투기수요가 억제되거나 경제위기 등 외적인 충격이 발생했을 때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부동산가격은 원래의 내재가치 수준으로 회귀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급격한 가격 하락현상이 발생하는 거품해소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재 우리 나라의 주택가격이나 토지가격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계소득이나 GDP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동산의 거품여부는 여러 방법으로 추정해볼 수 있으나 거시경제 성장률과 부동산가격 상승률의 상대적인 크기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최근 2년간 거시경제 명목성장률은 연평균 6.8% 정도에 그친 반면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18.9% 정도에 달해 적지 않은 거품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단기간 급등에 따라 어느 정도 거품해소 과정은 거치겠지만 1990년대 내내 하향조정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급락할 정도로 거품정도가 심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1990년대 들어 10년 동안 거시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6.2%를 기록한 반면 주택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0.4%에 불과했다.

이상 부동산시장 여건을 볼 때 2003년 부동산경기는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도시 건설 등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활기가 나타나는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1.11 2003년 부동산 투자 수익률 조망[ | ]

출처: 이코노미21 (2003.1.24)

2002년 부동산시장은 현장 중개업자조차 놀랄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이 1월10일 발표한 ‘도시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아파트값은 22.8% 상승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30% 가까이 올라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 호황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상복합, 상가, 토지 등으로 이어졌다. 상가와 주상복합은 정부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조처 이후 대안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다. 토지 역시 주택시장 투자 열기에 힘입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호황이 지속될지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고개를 젓는다. 최근 2년 동안 부동산값이 전체적으로 40% 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지역 아파트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매물이 쌓이면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5천만~7천만원까지 하락했다.

'한국경제신문'과 부동산114, 알투코리아가 부동산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03년 부동산 경기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전체의 53%가 “올해 부동산시장은 최근 진정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39%는 “올해 상반기와 같은 높은 성장세는 아니지만 조정기를 지나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는 어떤 상품이든 두자릿수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금리보다 약간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거나 리스크가 적은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대수익 목표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는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호황기에서는 회전율이 높아 단기투자가 가능하지만 안정기 또는 쇠퇴기에 접어들면 투자심리 또한 위축되면서 거래가 둔화된다”며 “올해는 3~5년 앞을 내다보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럼 올해 경기가 괜찮은 부동산 상품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30%가 “펜션 등 여가용 부동산이 올해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거용 부동산을 꼽은 응답자도 28%로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편 토지가 유망하다고 답한 전문가는 22%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행정수도 이전과 경부고속철도 개통,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새로운 개발지가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1.11.1 아파트시장-실수요자 내집장만 적기[ | ]

2002년 부동산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호황에 대한 기대보다는 소폭이라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2003년 아파트 매매가격이 2002년에 어느 정도 변동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49%가 ‘1~5%’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1~5%’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도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고, 실수요자층이 든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꾸준한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비수기에서는 소폭 하락하고, 성수기에서는 상승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값 하락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풍부한 공급물량과 주택담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을 이유로 든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17만4천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나 수급이 비교적 원활하다. 또 시중 은행들은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주택시장은 지난해 급등세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며 “급등세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가격이 조금만 빠져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조정국면이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올해 아파트값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상승에 제동이 걸린 올해를 내집 마련의 적기로 활용할 수 있다. 매수자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시기이니 만큼 좋은 매물을 고를 수 있고, 가격을 흥정해 시세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아파트를 가장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인가? 전문가들에게 질문한 결과 1분기 34%, 2분기 30%, 4분기 25%순으로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1~5%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과 연관된 것으로, 전체의 64%가 올해 상반기 아파트시장에서 최저가격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11.2 주상복합, 오피스텔-공급 초과, 완연한 하락세[ | ]

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해 아파트와 토지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주상복합아파트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프리미엄도 수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붙었다. 하지만 올 들어 거품이 급속히 빠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했던 잠실 롯데캐슬골드는 새해 들어 평형별로 1천만~5천만원씩 가격이 빠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상복합아파트의 투자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주상복합아파트의 올해 분양시장 전망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39%를 차지했고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다”라는 응답도 3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열기는 실제 거주보다는 단기 전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려 발생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도 투자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2003년도 임대수익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3%가 “전체적으로 임대수익률이 하락할 것”라고 답했다. 다만 38% 응답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소형평형 위주로 임대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올해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상승하더라도 소형평형에만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주상복합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분양시장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수요에 비해 과도한 입주물량 때문에 공실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에는 전년의 2배가 넘는 7151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됐다.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1만4413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또 2004년에서는 3만2979실이 추가로 공급돼 오피스텔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과잉공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텔이 안정적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11.3 토지시장-행정수도 이전 등 호재 줄이어[ | ]

주거용 부동산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토지시장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03년 개발 가능한 토지의 매매가격 동향에 대해 47%가 1~5% 상승, 27%는 6~10%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체적으로 매매가격 하락보다는 상승에 대한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토지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것은 올해 행정수도 이전, 고속철도, 수도권 신도시 등 개발 재료가 풍부한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서 전원주택, 펜션 등 여가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토지시장의 핵심 이슈는 단연 행정수도 이전이다. 행정수도 이전 추진은 장기적으로 대상 후보지 주변지역에 대한 투자수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행정수도 이전을 비롯해 고속철도 개통, 아산신도시 개발 등 개발 호재가 겹친 천안·아산 일대 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펜션, 전원주택 등 여가용 부동산으로는 수도권 인접지역을 비롯해 강원도 횡성, 평창 등이 관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토지시장 역시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전국 땅값은 지난해 2분기 1.28% 상승한 데 이어 3분기에는 3.33% 상승했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온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수도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강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03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토지가격 상승 예상치는 2~3%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적 차별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관심지역을 중심으로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토지는 중장기적 관점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규제에 묶이면 거래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대전을 포함해 충청지역의 6개시와 5개군 19억평을 이달 안에 토지거래동향 감시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건설교통부는 “감시구역에서 투기조짐이 보일 경우엔 즉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11.4 도소매용 부동산-저금리로 임대료 상승세 지속[ | ]

도소매용 부동산은 매매차익과 임대료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2003년도 상가 임대료 전망을 질문한 결과 전체의 52%가 ‘1~5% 상승’, 22% 응답자가 ‘6~10%’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임대료 상승을 예상했다. 상가시장은 지난해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시중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시장이 활성화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상가시장 활황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가시장의 핵심 이슈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시행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5년간 영업권을 보장하며 연간 월세 상승폭을 12%로 제한하고 있다. 또 영세상가 임차인은 보증금의 30%를 최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일부 도심지역 상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은행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매매가 감소할 수도 있다. 단 서울에서 환산보증금이 2억4천만원을 넘거나 수도권에서 1억9천만원을 넘는 상가는 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서울에서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은 대부분 적용대상에 제외되는 셈이다.

한편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 있는 테마상가 투자는 주의가 요구된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최근 서울지역 자치구마다 1~2개의 테마상가가 건설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알투코리아 이현주 차장은 “최근 2년간 서울시내에 약 34개동의 테마 쇼핑몰이 신규 분양됐다”며 “이와 같은 대형 상업시설의 대량공급은 현재 소비자의 소비능력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결과, 테마상가는 상권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현격한 수익률 차이를 보일 것이다. 또한 현재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수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 BrainSalad  : 자네가 10월 2일에 물어본 김성식연구원의 프레시안 기사에 대한 간접답변이 될려나? 하여간 그 인간 요즘 욕 많이 먹고있지 - 2003-10-10 8:10 am
  • 거북이  : 읽으라는겁니까~ 읽지말라는 겁니까? 하하 - 2003-10-9 6:01 pm
  • BrainSalad  : 예끼 이 거짓말쟁이노무 쉑덜... - 2003-10-9 5: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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