죤밀레/TheBlindGirl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21:52 판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 The Blind Girl / 1854-56 / Oil on canvas / Birmingham Museums and Art Gallery, Birmingham, England


언니 언니 오늘은 무지개가 둘이나 떴어.
방앗간 아저씨집 너머부터 저어기, 쩌어기 까지 이어져 있어.
언니야 너무 이뻐.
하늘은 어제 빵 줬던 큰집 아줌마 치마랑 똑같은 색이야.
언니 그 아줌마랑 아저씨 참 좋지, 그치?
언니가 아코디언 켤때 내가 춤추니까 이쁘다고 밥도 많이 주고,집에서도 재워 주셨잖아.
그런 푹신한 침대서 또 잤음 좋겠다. 그치? 그치?
있지..아줌마한테서 엄마 냄새 났어... 그리구 아줌마가 이쁜옷 준다고 했다~
참 좋은 아줌마야. 그치? 언니도 준다고 했어? 응?
에이..아줌마가 그런말 안했구나..
난 둘이 얘기 많이 하기에 언니한테도 사준다 그런줄 알았지
괜찮아. 괜찮아. 난 언니가 젤 예뻐. 새옷 안입어도 젤로 예뻐.
알았지? 난 또 무슨일 있는줄 알았네.. 그래서 슬펐구나..
바보야. 나도 그럼 새옷 받지 말아야지~
나만 이쁜옷 입음 하나만 외롭잖아. 나 착하지, 그치?
그대신 언니 숄은 나 줘야해. 정말? 정말? 진짜로 주는거야?
와아... 신난다. 그럼 오늘은 언니가 쓰고 내일은 나줘. 꼭?
근데 언니.우리 오늘은 어디로 가는거야? 왜 내 짐은 안가져 왔어?
왜 대답을 안해? 배고파?
언니.. 나 근데 추워. 히히.. 언니가 이렇게 숄 씌워주니까 넘 좋다.아줌마네 침대보다 더 좋다.
언니 근데 왜 손을 이렇게 꽉잡아? 언니도 추워서 그래?
아아~ 엄마 생각 났구나? 그럼 계속 잡아야지.
엄마가 그랬잖아. 항상 같이 있으라고.
전에..엄마가 하늘나라 가기 전에 그랬었어.
나보고 언니 꼭 붙들고 다니라고. 언니는 사람들이 못보는걸 보니까
내가 언니가 못보는걸 봐줘야 된댔어. 그러니까 언닌 내 손 놓지 말아야 해.
어! 언니. 착한 아줌마, 아저씨다. 이쪽으로 오시네. 우리 가는거 보려고 나오셨나봐.
응? 뭐라고? 안들려.
왜 난 아줌마네서 있어야 해?
않돼. 내가 없음 누가 언니 손을 잡아줘. 언니가 넘어지지 않게 내가 같이 있어야 해.
금방 온다고? 그래도 싫어. 언니~ 나도 갈꺼야. 언니랑 갈꺼야.
...
...
알았어. 그럼 몇밤? 몇밤 자면 올꺼야?
그때까지 언니 조심해서 다녀야해. 알았지?
언니. 빨리 와야 해.
꼭~


피에쑤:
저 볼 붉은 장님계집의 눈엔 어린 동생이 미쳐 보지 못한 눈물이 있고 그 입술은 떨고 있는듯 보입니다.
티내지 않으려는냥 마른 풀 움켜진 저 손은 금색 고수머리 동생을 떠나보내는 그 맘 마냥 굵고, 단단하게 홈이 파져 있는데
어린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발을 까딱 거리며 종알 댑니다.
늦가을 소낙비라도 내친 듯한 하늘에 두줄 걸려있는 저 무지개가 오늘 동생에게 한 약속을 뜻하는지..
두개의 무지개중 하나는 언니의 슬픔을 나타내듯 옅고, 나머지 하나는 동생의 맑음을 나타내듯 진하게 보이지요.
눈먼 계집의 낡은 쇼올에 수놓아진 작은 나비는 안타깝기만한 그녀의 마음을 보이는 듯 합니다.
보기 힘든 두줄의 무지개가 떴던 날을 기억속에 새겨 주려는듯 눈먼 계집하나 어린 동생에게 계속 묻습니다.
하늘은? 무지개는?

정확한 기준이 없는 얼토당토 오야붕식 그림읽기 입니다.^^
장님소녀의 모델은 밀레의 아내 에피(Effie)로 알려져 있습니다.


죤밀레 < 미술분류, 오야붕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