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전문가돈관리법

1 재테크전문가 7인의 ‘나의 돈관리’[ | ]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

출처: 한경비즈니스 | 이현숙 기자 mailto:hslee@kbizweek.com

“새해에는 부~자 되세요.”

지난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카드사의 광고카피가 올해는 자연스럽게 새해인사로 오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허황되거나 속물근성으로 비쳐지지 않고,당연한 바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내놓고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을 터부시하던 우리사회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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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열심히 일해서 은행에 넣어두기만 해도 안정된 노후가 보장되던 시대에는 굳이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같이 저금리에다 노년생활이 길어지면서 보통사람들도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성엽 하나은행 PB팀장은 “이전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 정년이 보장되었죠. 게다가 금리도 높아 이자로 노후생활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어요”라며 “재테크가 많은 사람의 화두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재테크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개인들이 재테크전략을 짜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데다 주식시장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게다가 뜨거웠던 부동산시장도 열기가 식고 있다.

재테크전문가들조차 고객들에게 어디에 투자하라고 권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박경제 조흥은행 파이낸스 어드바이저(FA) 팀장은 “고객들의 기대수준을 만족시킬 만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재테크전문가들은 이렇게 투자하기 쉽지 않은 여건에서는 특히 자신의 상황과 라이프스타일에 잘맞는 재테크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실제 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는 재테크전문가 7인도 개인 돈 관리에 있어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자산구성을 해 적절한 상품을 찾아 운영하고 있다.

은행 프라이빗 뱅커(PB) 전문가들은 안정성 위주의 보수적 투자로 위험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자산구성도 은행상품이 80% 이상을 넘었고 나머지 20%도 안정형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에 근무하고 있는 재테크전문가들은 은행 PB들에 비해 다소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 주식형 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50% 이상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 7인은 모두 공통되게 대박을 좇기보다 저축과 절약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 위험관리를 하며 최소한 3개 이상의 금융상품에 나눠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투자의 기본인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를 실전투자에서 그대로 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투자론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있고 배당 전통이 확실한 미국의 경우 자산의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경우는 주식, 부동산, 예금에 각각 3분의1씩을 투자하는 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재테크도 자신과의 싸움이다. 철처한 자기절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꼭 지켜야 할 투자원칙들은 수시로 점검해서 꾸준히 가져가야 한다. 뭐든지 배우려면 수업료를 치러야 하는 게 세상이치지만 ‘전문가’들의 경험을 빌린다면 수업료를 줄일 수 있다.

“세상 어디에도 부자가 되는 쉬운 길은 없다”고 일갈하며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용기면 같은 인스턴트 재테크는 없다. 현재의 위치에서 최대의 노력을 하지도 않은 채 큰돈을 쉽게 버는 어떤 다른 마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가난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한 재테크전문가의 말을 가슴에 새겨둬야 할 때다.

1.1 # 김선문 대우증권 시저스클래스 강남지점장[ | ]

은퇴 후 생활 치밀한 투자로 준비

‘지난 4월 투자한 국채의 실질수익률 6%, 2001년 11월 25만원대 매수한 삼성전자를 다음해 35만원대 매도해 수익률 40%대, 4년 전 경기도 광주에 사둔 택지의 수익률 50%.’

김선문 대우증권 시저스클래스 강남지점장(38)의 투자성적표다. 5억원 이상의 자산을 지닌 VIP만을 관리하는 재테크전문가의 성적치고는 소박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수익률에만 주목하는 투자방법은 분명히 잘못됐습니다. 재테크란 ‘대박’을 노리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를 정한 후 이를 이루기 위해 하는 투자가 재테크입니다. 수익률보다 위험관리가 훨씬 중요하죠. 최근 거둔 수익은 모두 위험을 줄인 투자에서 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죠.”

김지점장의 자산구성은 부동산 30%, 투자금융자산 30%, 나머지 40%는 안전금융자산이다. 부동산과 투자금융자산 등 ‘위험자산’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의 치밀한 투자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 모두가 그가 세운 ‘노후 대비’란 재테크의 목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다.

김지점장이 이런 재테크 목표를 세운 것은 12년 전. 첫 직장인 씨티은행 시절부터다. 당시 그는 재테크의 목표를 무엇으로 삼을지 궁리했고 ‘노후 대비’라는 결론을 얻었다. 세부계획은 서울 인근에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후 그는 월급을 받으면 일단 45%는 저축하기로 했다. 소비보다 재산증식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간혹 상여금을 받아 월수입이 늘어도 이 비율은 어기지 않았다. 경기도 광주에서 택지를 매입한 것은 4년 전. 투자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잘되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었다. 값이 뛰지 않더라도 노후에 살 전원주택을 지을 생각이다. 투자한 이후 땅값이 50%나 뛰었지만 아직은 팔 생각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11월에는 제주도에도 투자했다. 이유는 마찬가지다.

땅값이 많이 오른다면 팔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장을 지을 생각이다. 건물이나 농지, 임야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 것도 한 원칙이다. 노후에 살 땅을 마련한다는 투자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투자금융자산으로 갖고 있는 30%는 주식과 주식형펀드 가입, 그리고 해외펀드 등으로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한다. 예컨대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지 않고 4년 전에는 동남아시아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이머징마킷펀드’에 가입하기도 했다.

김지점장의 요즘 관심사는 ‘하우스맥주’다. “예전에 비해 우리의 생활수준은 분명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은퇴 후에도 비슷한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재테크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1.2 #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삼성역 지점장[ | ]

간접투자펀드 적금처럼 활용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삼성역 지점장(39)은 ‘뱅커’와 ‘증권맨’으로 살아왔다. 계속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에 유리한 입지다. 김지점장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투자보다 주거용 목적을 강조한다.

“평범한 사람이 내집을 마련하는 건 투자가 아니다. 따라서 내집을 마련하는 데 가격변수를 지나치게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집이 있으면 재무적인 안정성이 확보되므로 주택마련은 빠를수록 좋으며, 적정선에서 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고객에게도 이렇게 충고하고 있으며, 자신도 이를 실천했다. 최근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기 직전 강남에 아파트를 샀는데, 구입시점에 비해 값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김지점장은 “주거용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고, 팔아야 수익이 되는 것인데 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성공투자라 할 것도 없다”고 했다.

김지점장은 자녀교육 자금과 노후대비용 자금을 만들기 위해 철저히 펀드를 이용한다.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어두기 때문에 통장이 수십개에 이르고, 월급날이면 나눠 넣느라고 매우 바쁘다. 주로 주식 채권 혼합형펀드를 이용한다.

1세와 7세의 자녀 두 명이 있는데, 10년 후 자녀들의 대학교육 비용으로 9,0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10년간 매달 50만원을 적립해야 한다. 그는 자녀들 명의로 각각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에 가입했는데, 적금을 붓듯이 매달 50만원씩 납입하는 형태로 사고 있다.

적립식펀드 상품이 따로 있지만 본인이 꼬박꼬박 돈을 넣을 의지만 있다면 굳이 적립식펀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 운용성과가 안정적인 펀드를 골라 적립식처럼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펀드들은 거의 대부분이 추가형이어서 이런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펀드를 이용하는 이유는 3년을 기다릴 여유만 있다면 언젠가 수익률이 치솟을 때가 한 번은 꼭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수익률이 최고일 때 이제까지 적립해 온 돈을 수익증권에서 일단 뺐다가 다시 넣으면 되는 것이다.

노후자금 역시 마찬가지로 수익증권에 적립식으로 돈을 넣는 방법을 쓰고 있다. 안정성이 보장돼 있지는 않지만 7% 이상의 수익을 내려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장기로 가져갈 여유만 있다며 수익증권이 그렇게 불안한 투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수익증권 투자자들은 그걸 기다릴 여유가 없어 자꾸 돈을 넣었다 뺐다 하고, 그래서 손해를 본다”는 게 김지점장의 생각이다.

1.3 # 김성엽 하나은행 재테크 팀장[ | ]

소신투자와 위험관리가 최우선

“안전성 위주로만 투자하기 때문에 내세울 만한 노하우가 없어요.”

개인적으로 재테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말해 달라는 주문에 김성엽 하나은행 재테크팀장(41)은 손사래를 친다. 국내 프라이빗 뱅킹(PB) 시장의 선두주자로 하나은행이 자리매김하는 데 주역이었던 김팀장은 무리한 투자는 절대 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들의 눈길을 끌 만한 이렇다할 투자비법은 없다고 오히려 미안해한다.

그가 마지못해 내놓은 자신의 재테크 운용방법은 지극히 평범하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재테크 기본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비과세이면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가능한 한 한도까지 채워 최우선으로 넣는다.

김팀장은 지난 94년에 개인연금신탁, 2001년 연금저축에 가입해 꾸준히 일정금액을 넣고 있다. 김팀장은 “흔히들 위험은 낮고 수익률은 높은 금융상품을 찾는다. 하지만 실제 10% 목표수익률을 내려면 요즘은 투기등급채권에 투자하는 경우에나 가능하다”며 비과세, 소득공제가 되는 금융권 적립식 상품은 안정성과 수익률 면에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꼭 가입할 것을 권한다.

이밖에 주식형 상품에 주식시장 전망에 따라 총금융자산의 10~30% 수준으로 투자를 한다. 대학졸업 후 직접 주식투자로 꽤 괜찮은 수익을 얻기도 했지만 결국 손해를 보면서 팔고 나왔던 ‘아픈’ 기억 때문에 간접투자만 한다.

김팀장은 간접투자에서도 위험관리를 빼놓지 않는다. 한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몰빵’은 하지 않고, 인덱스와 전환형 등 간접상품의 종류와 가입시기를 나눠 사는 분산투자를 한다. 그리고 5%가 넘는 손실이 발생하면 바로 손절매(로스컷)해 더 큰 손실을 막는다.

김팀장은 지난해 상반기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팔았다. 저금리로 갈 곳을 찾아헤매던 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파트가 주변여건에 비춰 봤을 때 적절한 가격만큼 올랐다고 판단돼 팔았던 것이다.

집을 팔아 생긴 돈은 신추가금전신탁과 정기예금에 나눠 넣어두었다. 올해 안에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봐가면서 매수시점을 언제쯤 잡을지 결정하려고 한다. 사실 지난해 하반기에 주위에 있는 부동산전문가들이 다시 집을 사라고 조언을 했다.

하지만 김팀장은 정보를 따라 쉽게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한귀로 흘려들었다. 김팀장은 “절대로 무리하게 남을 따라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며 “준비하고 기다리면 투자기회는 또 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여유 있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현숙 기자 mailto:hslee@kbizweek.com

1.4 # 박경제 조흥은행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A) 수석팀장[ | ]

적금으로 종자돈 마련이 최고

지난해 조흥은행 PB센터에 스카우트 된 박경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A)팀 수석팀장(40)은 씨티은행에서 VIP 고객이 모여 사는 올림픽점과 대치지점의 지점장을 지낸 PB 분야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다. 박팀장은 ‘큰손’을 고객으로 상대하는 것일 뿐이지 자신은 평범한 ‘월급쟁이’이라고 말한다.

“월급쟁이들은 40대 이후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으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분산투자, 위험관리 같은 원론적인 투자가 기본”이라고 힘줘 말한다. “자산운용은 빚이 없고 목돈이 있을 때 제대로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며 자신은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적금을 넣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투자금액이 크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 쑥스럽다고 하는 박팀장은 “자녀의 교육과 혼인, 노후생활 등에 필요한 금액을 가늠해서 매월, 얼마씩, 얼마간 부어야 하는지 ‘재무설계’를 해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는 수준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저금리 시기에는 세금혜택도 그다지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금융상품을 굳이 고르지 말고 꾸준히 돈을 모으는 목돈마련 적립식 상품에 들라고 조언한다.

박팀장은 은행상품을 포함한 채권형 상품에 80%, 국내 주식형 상품에 15%, 해외 뮤추얼펀드에 5% 비중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 주식형 상품도 적립식으로 가입해 돈도 모으고 위험도 분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성이 있다고 생각돼 10년 정도를 내다보고 차이나펀드에 매월 10만원씩 넣고 있다. “개인들이 소액으로 통화별 위험분산 차원에서 미국, 유럽 같은 선진시장이나 중국 같은 성장성 있는 시장에 나눠 넣어두는 것도 괜찮은 투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녀교육과 노후대비 일환으로 우량기업들의 주식을 쌀 때 사서 묻어두고 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년간은 투자수익이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박팀장은 덧붙였다. 그래서 아파트 평수를 늘리거나 서울 강남에 집을 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박팀장은 “남들이 좋다고 해서 따라하는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현숙 기자 mailto:hslee@kbizweek.com

1.5 # 조경만 엉클조아카데미 원장[ | ]

수익관리 No, 위험관리 Oh Yes!

조경만 엉클조아카데미 원장(42)은 프리랜서 금융컨설턴트다. 금융사의 영업직원을 교육하거나 직접 보통사람들을 상대로 재테크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한다. 물론 그 자신도 대한투자신탁, 푸르덴셜생명 등에 몸담았던 금융권 출신이다. 직장이동이 적잖았고 소득이 고정되지 않아 한때 재테크가 쉽지 않은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부부의 월수입 50%를 소비하고 나머지 절반이 운용대상이다. 이 돈의 반은 연금보험과 은행권 중심의 안전한 상품에 적립하고 30%는 주식 관련 펀드에, 나머지 20%는 주택 관련 대출의 원리금상환과 예비현금성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목돈 모으기’의 주요수단은 주식형 혼합형 펀드에 매달 일정금액을 넣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 자산은 은행의 안정성 상품에 넣고, 3~5년 이상의 여윳돈은 수익증권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노후대비에 대해서 조원장은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자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궁리하기에 앞서 지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얼마가 필요한가를 계산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조원장 부부는 은퇴 이후의 필요자금을 월 250만~400만원(현재 화폐가치)으로 계산했다. 현재 수준의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은퇴할 즈음인 60세에 (프리랜서임을 고려해서 은퇴시기를 잡았다) 약 11억원(현재 가치)의 순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물론 앞으로 소득, 저축수준이나 물가, 자산수익률 등의 변수는 많고 따라서 2년 주기로 계속 다시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현재 수입의 10%를 보험사 연금상품에 불입한다. 이 보험과 국민연금을 더하면 월 최저생활비 150만원 이상이 확보될 것이다. 그외 추가로 필요한 100만~200만원의 소득을 위해서는 계속 불려나가고 있는 종자돈 중 자녀교육비 등을 제하고 남은 몫을 투입하게 된다는 계획이다.

결국 은퇴시점의 자산 11억원 미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주거용 주택 2억~3억원, 수익용 임대건물로 3억~4억원, 연금성 자산 2억~3억원, 기타 유동자금으로 1억~2억원이라는 구성이 나온다.

조원장도 사회 초년생일 때는 재테크라고 하면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만 생각했다. 투자성격이 강한 증권, 투신사에 근무하다 보니 주변에 유가증권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긴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결코 돈을 버는 게 아니라는 걸 목격하게 됐다. 그래서 ‘수익을 좇되 철저하게 절제된 방법으로, 위험관리 중심의 수익을 계획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 100%의 수익을 딱 1년만 얻는 것보다 10년간 매년 10%의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수연 기자 mailto:sooy@kbizweek.com

1.6 # 이상화 동원증권 마제스티클럽 팀장[ | ]

아파트임대사업으로 노후 든든

지난 87년부터 동원증권에서 줄곧 일해 온 이상화 팀장(42). 우수고객을 관리하는 PB 팀장을 거쳐 종합자산관리 본사영업팀인 마제스티클럽을 이끌고 있다. 요즘 이팀장은 앞날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지난해 아내가 시작한 ‘아파트임대사업’ 덕분이다.

“지난해 부동산전문가와 얘기하다가 임대사업이 유망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사업을 할 지역은 천안의 고속철역사 근처로 정했습니다. 고속철이 완공되면 임대수요도 꾸준하게 발생하리라 판단했죠. 바쁜 탓에 아내가 대신 이 일을 맡았습니다.”

행운도 찾아왔다. 최근 이 지역에 행정수도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아파트값도 껑충 뛴 것. 그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다.

부동산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요즘, 아파트임대사업에 뛰어든 것은 ‘미래 대비용’이다. 정년이 보장되던 과거와 달리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불투명한 터라 수입구조를 일정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요즘 직장인들 중에서 50세 넘게까지 일하는 사람이 드물잖아요. 점점 정년이 짧아지고 있죠. 저도 앞으로 몇 년을 더 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요. 따라서 퇴직 이후를 생각했을 때 임대사업이 가장 적당할 듯하더군요.”

임대사업을 하면서 이팀장의 자산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원래 그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의 전문가같이 철저한 분산투자로 이뤄졌다. 예컨대 부동산, 예금, 주식형펀드 등의 비율은 늘 비슷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몰리는 투자처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

돈을 벌지 못할 위험 때문이 아니라 이런 곳은 작전이나 사기, 거품 등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약 15년간의 증권회사 업무경험에서 우러나온 이런 원칙은 시황에 따라 울고 웃는 증권사에서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 된 셈이다.

지금은 부동산의 비율이 75%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중 임대사업투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이에 대해 이팀장은 “임대사업은 평생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예금, 펀드 등으로 목돈을 모은 후 임대사업의 규모를 늘릴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의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형펀드에 추가 가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성환 기자 mailto:rakises@kbizweek.com

1.7 # 신동준 푸르덴셜생명보험 라이프플래너(LP)[ | ]

인생계획 재무계획 궁합 ‘척척’

신동준 푸르덴셜생명보험 라이프플래너(32)는 재테크를 하는 사람치곤 매우 젊은 편이다. 그러나 늘 고객을 만나고 재무상담도 해주는 만큼 자신의 재테크에 대해서도 철저한 계획과 철학을 갖고 있다.

직장생활 5년째로, 27세 때 사회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결혼했고 현재 20개월이 된 아기가 있다. 처음에는 맞벌이로 부인과 본인의 소득 중 60%를 저축했다. 젊은 만큼 종자돈이 없으므로 모든 재테크의 초점은 소비관리에 뒀다.

특히 신용카드를 적극 활용했는데, 무절제한 소비습관을 갖고 있는 성향은 아니었으므로 신용카드를 쓰는 게 나중에 소비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결혼 무렵 7,000만원 전세로 시작해서 최근 2억5,000만원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아 부채가 5,000만원 있는 상태다.

아기가 생기면서 재테크방법에 큰 변화가 왔다. 신동준 LP는 본래 푸르덴셜생명보험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결혼할 때는 부부가 모두 소득이 있는 상태였고, 후에도 계속 맞벌이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자 양육을 위탁하는 데 드는 비용 및 효과와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을 비교해 봤다.

부인이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론을 내림과 동시에 남편은 본사근무에서 LP로 직종을 바꾸기로 했다. 결혼하면서 세웠던 재무목표들은 맞벌이 소득을 가정하고 수립했기 때문에 혼자 벌게 될 경우 이를 맞추려면 본인의 노력에 따라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LP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평소 그는 보험상담과 함께 고객의 재무컨설팅을 해줄 때나, 자신의 재무계획을 세울 때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인생의 큰 이벤트들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미혼이나 신혼의 30대라면 내집마련이 중요한 이슈다. 30~40대는 자녀교육자금, 40~50대는 자녀결혼자금, 50대는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게 주요 관심사가 된다.

그는 “종자돈이 없는 젊은 직장인의 경우는 금리차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안된다”면서 “소득의 60%를 저축하는 것, 재무계획 세우기와 실천하기”를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여기까지는 대부분 그럭저럭 잘해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점검과 수정’을 잊는다”면서 끊임없는 관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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