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부동산전략과전망/시리즈1부

1 아기곰의 부동산 전략과 전망[ | ]

자료원: 닥터아파트 | 저자: 장미화(aka아기곰) 재테크 컬럼니스트

2 # 11탄 한국경제는 과연 흔들리는가[ | ]

이글은 48번 '나도분석가'님 글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지만, 이글을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제 신념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님의 질문과 말씀의 요지는 크게 4가지라고 볼수 있습니다.

  1. 미국과 유럽 경제가 위험한데 한국은 어떻겠는가?
  2. 일본과 홍콩에서의 부동산 값 폭락은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3. 개인적으로는 언제 어디에 집을 사셔야 하는가?
  4. 투기는 정당시되서는 안된다.

먼저 1번에 대한 제 의견은 본 글의 주제이기도 하기때문에 뒷부분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2번 "일본과 홍콩에서의 부동산 값 폭락"에 대한 제 견해를 말씀드리죠.

홍콩 부동산이 폭락하는건 우리와는 상관 없는 전혀 다른 스토리입니다.
미국에서 오래 사셨다고 했는데... 지난 수년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의 뱅쿠버로 대표되는 West Coast의 집값이 계속 오른것은 아시죠? 이것이 홍콩 부동산 폭락과 관련이 있습니다. 홍콩의 통치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양되자 여기에 불안을 느낀 홍콩의 돈 많은 분들이 홍콩의 부동산을 팔아서 모두 미국과 캐나다로 이주 rush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즉, 홍콩의 자본이 미국으로 이전한거죠.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다시 말씀 드리면 홍콩은 정치 변혁으로 인해 급격한 수요 감소가 이루어졌던 것이고 미국은 이민자로 인한 수요가 증가한것입니다.

일본쪽은 제가 그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전에 누가 쓴글이 있군요. 오른쪽 하단의 '토론주제리스트'를 누르면 과거 토론 주제가 보이는데...거기서 3번째 "재건축 용적율 어떻게 해야 할까"란에 들어 가시면 예언자라는 분이 400번과 396번에 쓴글이 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지요. 가신 김에 제가 쓴 다른 글도 읽어 보시고요. ^^

3번째 질문 "개인적으로는 언제 어디에 집을 사셔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님의 경우 자녀분들이 외국인 학교에 다니시는 것 같은데, 교통 문제가 없다면 신도시에 사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외국에 사시던 분은 신도시에 사는 것이 문화 충격이 적고 편안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입니다. 넓은 도로, 좋은 쇼핑 시설, 상대적으로 맑은 공기... 차가 있으시더라도 전철망이 쉽게 접근할수 있는 곳에서 집을 구하시는게 좋을듯 하군요. 하지만 실수요측면에서 말씀드리는 것이지 투자 측면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시기는 대선전까지 두달의 시기가 있고 이때가 비수기이니 다리 품을 잘 파면 의외로 좋은 물건을 건질수가 있을것입니다.

4번째 "투기는 정당시되서는 안된다"에 대한 의견은 저도 동감입니다.
그러나 '투기'와 '투기꾼'에 대한 정의부터 먼저 내려야 할것 같습니다. 이 사이트에 올라 온 글들을 읽다 보면 어떤 분은 집을 가진 모든 사람을 투기꾼으로 몰아붙이고, 또 다른 분은 강남에 사는 모든 사람을 투기꾼과 동일시하여 심지어 강제 불임 수술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십니다. 과연 이분들이 투기꾼일까요? 그분들은 그저 우리의 이웃일 따름입니다.

그러면 집이 여러채 있다는 임대 사업자가 투기꾼인가요? 그분들도 정부의 시책에 따라 집을 샀고, 그게 수입의 전부인 은퇴한 이웃집 노인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확률적으로 탈세를 일삼는 사람들이 있을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우리나라 인구의 몇%나 될까요? 몇몇 사람의 농간으로 좌지우지 될만큼 우리나라 경제가 취약하거나 규모가 작다고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호도하기 위한 '마녀 사냥'의 성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도 중국인들의 대규모 주택 매입과 역대 최저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금리의 영향으로 작년 대비 집값이 20% 정도 오른 것 같습니다. 나도 월세를 내고 살고 있는데...미국인들중 누구도 중국인들을 투기꾼으로 몰거나 금리를 올리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월세 살고 싶은 사람은 월세를 살고 나머지 돈으로 다른 데에다 투자를 하면되고,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집을 사면 된다는 것이 대부분 미국인의 시각입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1번에 대한 답이기도 한 '한국경제에 대한 신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님도 지적했다시피 지금 미국 유럽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국제화에 깊숙히 발을 들여 논 한국 경제로서도 이러한 선진국의 장기 불황에서 자유로울수 없습니다. 더구나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라도 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많은 분들이 상상하는 IMF때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그때는 다른 나라는 괜찮고 한국만이 문제였던 시절, 즉, 원화가 무지막지하게 평가절하되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같은 량의 원유를 사는데도 두배 이상의 한국돈을 지불해야 했고, 두배 이상 우리가 열심히 일해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몇년간에 걸쳐 국부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기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다시 올까요? 선진국이 장기 불황에 빠져 들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감원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내수 수요 감소로 이어져 불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IMF때 보다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약할 것이고, 어떻하면 그 고통에서 빠져 나올수 있는가를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보입니다. 환율의 측면에서는 원가절하의 가능성보다 원가절상의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더구나 선진국의 수요 축소로 원유등 자원을 자원 부족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오히려 싸게 살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한마디로 같은 한국돈으로 살수 있는 원유의 양이 많아진다는 의미죠.)

그러나 이 모든 경제적 상황 보다도 내가 낙관론을 피는 것은 우리 한국인의 저력(Potential Energy)때문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수 없었던 월드컵때 보여준 그 에너지를 경제 에너지로 또 국가 에너지로 승화시킬 방법만 찾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봅니다. 님도 미국 생활중에서 느끼셨겟지만 한국에서 여상 나온 여직원 한명만 있으면 미국 은행 창구에 있는 직원 5명 몫은 충분히 해냅니다. 백인을 비롯한 여러 인종과 일을 같이 해보았지만 그때마다 한국인의 우수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

문제는 이러한 개별 능력을 전체의 힘으로 묶지 못하는 우리의 조직력과 시스템에 있습니다. 이것도 선진국의 수백년된 시스템에 비해 우리의 시스템이 수십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것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조금씩 나아져 왔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도 시스템을 갖추면 선진국이 되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여러면에서 세계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선진국이 될것이라는 사실에 조금도 의심이 없습니다. 한 20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겠지만요. 이번 대선에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을 뽑는 다면 그 기간이 다소 단축될수도 있겠지요. (여기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지만 정치적인 이야기고 이 사이트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생략)

거시적인 측면에서 저는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짝~짜자작"

3 # 10탄 서울 집값 폭락은 절대 없다[ | ]

개인적으로 부동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이 사이트는 거의 매일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분 내린다는 분들 공방속에서 그분들의 현재 처지를 추측하면서 글들을 읽으면 이러한 토론들이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집값이 내린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주식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분들의 주장을 보면 부동산 시장을 주식 시장의 아류로 보는 것 같습니다. (집값이 내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는 '상투'라는 용어도 주식 용어죠.) 대표적인 것이 '김선덕 소장의 벌집 이론' 이라고 할수 있죠. 주식 시장의 이론을 억지로 부동산 시장에 껴맞추려는 인상이 짙습니다.

그렇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볼때 주식과 부동산은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두 시장은 본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식은 실물이 아닙니다. (주식을 하시는 분중 주권을 만져본분이 몇분이나 계시는지?)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을 상회하지만 액면가는 5천원에 불과 합니다. 그 주권을 100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거기서 옛분들의 표현대로 '밥이 나오거나 떡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지분을 확보하여 경영권을 행사할것도 아니고 쥐꼬리 만한 현금 배당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ROI (자본 투자 회수율)가 너무 작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소수 주주에게는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30만원이라는 것은 현실이며 어느 사이트를 보아도 삼성전자 주식이 거품이 많이 꼈으니 폭락해야 한다고 하거나, 그걸 소유한 사람은 투기꾼이라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과 다른 면입니다.

부동산 시장, 좁게 말하여 아파트 시장은 실물입니다. 교육을 중시하는 사람은 조금 더 돈을 주고서라도 교육 환경이 좋다고 소문난곳으로 이사가고 싶고, 직장이 먼 사람은 직장 가까이에 집을 얻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바램입니다. 좀더 여유가 있으신분들은 환경이 좋은 곳을 찾으실 것이고요. 이렇게 어렵게 마련한 집값이 누가 오른다고 해서 오르는 것은 아니고 누가 내리라고 해서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르건 내리거나 자기가 살고 싶은데서 살면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오르는데는 계속 오르고 오르지 않는 곳은 오르지 않는데 있습니다. 이것은 그때 시대 상황이 어떤 곳을 선호하느냐에 따른것입니다. (신도시의 평준화 조치와 작년 수능이후로 교육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강남이 뜬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아파트 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망해도 본전은 찾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기업이 망하면 그 기업의 주식은 휴지 조작이 되지만 아파트는 들어와서 살면됩니다. 물론 이말은 실수요자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지만요. 극단적인 예로 아파트를 4억에 샀는데 그게 5억이 되었다고 도로공사에서 아스팔트에 금가루를 뿌려주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3억이 되었다고 집앞 도로를 파헤치지는 않으니까요.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주고 사서 살면됩니다. 그러므로 실수요자의 시각에서 보면 집값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과감한 결정으로 살고 싶은 곳을 상대적으로 싸게 산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의 차이만이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실수요자 분들을 위해 집값이 폭락하지 않을 이유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집값이 내린 경우는 딱 두번 있습니다. 90년대 초반과 90년대 종반이죠. 어떤 분은 이걸 가지고 10년 주기설 운운하는데... 그런건 없습니다. 제글을 주위 깊게 읽어 보신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시장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 원리를 앞지르는 어떤 원리도 없습니다. 90년대 초반 집값이 내린것은 공급이 수요보다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신도시가 대거 건설되면서 기존에 강남에서 사시던 분들이 보다 나은 환경을 찾아 신도시로 가게되면서 집값이 떨어지게 된거죠. 그러나 세가지 문제 (교통, 교육, 유흥업소 난립)로 염증을 느낀 그분들이 다시 강남으로 회귀하면서 작금의 집값 폭등을 가져 온것입니다.

90년대 종반에 집값이 내린 것은 IMF로 인하여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신혼부부들은 분가를 뒤로 미루거나 분가한 사람조차 본가나 처가로 합쳤기 때문에 수요가 급격히 준것입니다.

그러면 그때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올까요? 아닙니다. 첫째, (공급 측면에서 볼때) 서울지역에서 당분간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인한 공급은 쉽지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급이 급격히 늘 일은 전혀 없습니다. 어치피 서울에는 더 이상 지을 땅도 없습니다. 강남을 대체할 고급 신도시 운운하지만 이미 90년대에 한차례 쓰라린 경험이 있기때문에 쉽사리 옮기지는 못합니다. 정부에서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여 신도시가 성공하는데는 15~20년 정도가 소요되리라 예상합니다. (나중에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나에 대해서는 글을 따로 올리겠습니다.) 주택보급율만 올린다고 지방에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짓는것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만을 가져올것이기 때문에 정부나 업체가 그리 할리는 만무하고요.

두번째, (수요 측면에서 볼때) IMF때와 같은 수요 감소 현상은 또 다시 없을 것입니다. 지금의 경제가 그때와 같이 허약하지도 않거니와 그때 그 불편함을 겪어 보신분들은 다시는 본가 또는 처가 살이는 안하실 것입니다. 더구나 독신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주택 수요는 그때 보다 훨씬 늘었다고 보는것이 맞습니다.

이상으로 살펴본바와 같이 현재 상태에서는 급격한 공급의 증가나 급격한 수요의 감소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러므로 실수요자라 하시면 전혀 걱정할것이 없다는것이 제 의견입니다.

4 # 9탄 재건축 투자분석 방법[ | ]

부동산 시장이 뜰 때 마다 언론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제일 먼저 끄는 곳이 재건축 시장입니다. 또한 정부에서 단속의 방망이를 들 때 마다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것이 재건축 아파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이렇게 투자가들을 끌어 당길까요? 재건축이 성사되면 진짜 돈이 되는 것일까요? 아직까지 재건축을 사놓으면 무조건 돈이 된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심지어 4월 8일자 머니투데이의 기사에서는 재건축 전제로 “은마 아파트 34평형을 6억원에 사놓으면 5억 2500만원의 차익을 얻을수 있다.”고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 사람이 있을까 걱정입니다. 이와 반대 의견으로 “재건축 투자는 지금이 상투이니 지금 사면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주인공이 되는거다.”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두 주장 모두 논리적 근거가 약합니다. 이 글을 통해 재건축 투자에 대한 객관적 접근을 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결과로 나온 수치보다는 그 분석 방법론을 이해하시고 본인의 투자 분석에 활용하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최근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은마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은마를 분석 대상으로 하게된 또 하나의 이유는 은마 아파트는 1:1 건축이기 때문에 외부의 자금이 아닌 주민의 자금만으로 재건축을 하기 때문에 계산하는데 필요한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제가 하는 분석 방법은 재건축 조합이나 시공사나 부동산 업소에서 계산하는 방식과 다소 다를수가 있습니다. 그 분들의 계산 방법은 너무 복잡하고 세부적이라서 의사 결정에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숲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무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된다면 논의의 핵심을 놓칠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방법은 요소별로 분석하는 대기업의 관리 회계 (Managerial Accounting) 방법론에 가깝습니다.

이 글에서는 은마아파트에 대한 투자에 대한 경제성 분석, 두개 평형간의 투자 우위 비교, 재건축 조합원의 투자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 세가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첫번째 이야기 : 은마 아파트에 대한 투자 경제성 분석 >

제 방법은 전체 부(富)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재건축의 경제학을 수학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재건축 이익(P) = 재건축후 자산 총액(FA) - 현재의 자산 총액(CA) – 재건축 비용(CE)

입니다. 논의를 쉽게하기 위해서 단지 전체를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으로 가정하겠습니다. 미국의 대부호인 돈마너 (Don Maner)씨는 한국의 은마 아파트 전체를 매입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은마 아파트에는 31평형 아파트 2,674채와 34평형 아파트 1,750채가 있습니다. 31평형의 평균 매입가를 5억원 34평은 6억원에 매입을 완료했습니다. 총 매입에 들어간 비용은 2조 3870억원입니다. (현재의 자산 총액 Current Asset) 그 다음 돈마너씨는 재건축 시공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습니다. 삼성/LG 건설의 드림사업단이 대우/한진 건설의 에이스사업단을 물리치고 1조 203억원(부가세 포함)에 수주를 했습니다. (재건축 비용 Cost & Expense) 여기까지는 산수입니다. 위의 공식에서 두가지를 구했기 때문에 마지막 ‘재건축후 자산 총액’ FA (Future Asset)만 구하면 쉽게 재건축 이익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건축후 자산 총액은 보다 계산이 복잡하며, 몇가지 건축 용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재건축에서의 가장 중요한 용어는 ‘용적율’입니다. 용적율이라는 것은 일정한 대지에 얼마만큼의 건물을 지을 수가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즉, 땅 100평에다 연건평 200평을 짓는다면 용적율은 200%가 됩니다. 용적율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땅의 자산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도 됩니다. 은마의 경우 현재 용적율은 197%입니다. 은마는 3종 일반 거주지구이므로 250%까지는 재건축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이익이 발생됩니다. 현재 총 건평수가 142,394평 (=31평 x 2,674가구 + 34평 x 1,750가구)에서 재건축 후에는 180,703평으로 늘어납니다. (= 142,394평 x 250% / 197% )

그럼 재건축 시공후 새 아파트 18만평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이는 주변 아파트의 시세를 참조하면 됩니다. 비교 대상으로는 대치동 삼성 래미안을 정했습니다. 두 단지의 위치도 비교적 가깝고, 2000년 8월에 입주한 새 아파트이며 브랜드도 비슷하기 때문에 비교에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은마는 최신 아파트의 장점(빌트인 시스템, 마감재의 고급화, 피로티 구조 등)을 누릴수 있다는 점, 전철역으로의 접근성이 은마가 뛰어 나다는 점, 삼성은 960세대인데 비하여 은마는 4424세대의 대단지라는 점, 삼성은 소음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완공했고 은마는 소음기준이 강화된 새로운 법규에 따라 건설된다는 점, 단지로의 접근성이 사방에서 대로를 끼고 있는 은마가 삼성보다는 좋다는 장점 때문에 재건축후 은마의 시세가 대치동 삼성 래미안의 시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계산을 쉽게하기 위해서 삼성 래미안 시세와 같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현재 삼성 래미안의 평당가는 2030만원입니다. 그러므로 은마의 재건축후 자산 총액 FA는 3조 6682억원 (= 2030만원 x 180,703평)입니다.

그러므로 재건축 이익 (P) = 재건축후 자산 총액 (FA) - 현재의 자산 총액 (CA) – 재건축 비용 (CE) = 3조 6682억원 – 2조 3870억원 – 1조 203억원 = 2610억원 입니다. 투자 원금 대비 11%의 수익율이며 가구당 5900만원의 개발 이익이 돌아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투자는 나쁜 투자는 아닙니다. 그리하여 돈마너씨는 은마에 투자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계산을 보는 분들중에 고개를 갸웃 거리는 분들이 계실것입니다. 재건축을 결정하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첫삽을 뜨는 동시에 모든 아파트가 완공이 될수 있다면 돈마너씨의 계산이 맞습니다. 그러나 돈마너씨의 계산중 가장 큰 문제는 공사 기간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빠지면 안될 함정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현재의 투자 비용과 미래의 이익을 비교를 하고, 어떤 분은 미래에 발생될 비용과 현재의 이익을 비교합니다. 앞서 인용한 머니투데이의 기사가 앞의 논리이고, 재건축이 상투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뒤의 논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가 오르고 내리고를 떠나서 현재의 예상 이익은 현재의 비용과 비교하고, 미래의 예상 이익은 미래의 비용과 함께 비교해야 맞는 분석 방법입니다. 즉, 비교 시점이 통일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돈마너씨는 다시 계산하기로 했습니다. 기간이라는 요소를 계산에 넣으려면 공사 기간 동안의 금융 비용과 완공후의 자산의 가치 (미래 시세) 두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공사 기간은 시공사측에서 제시한 51개월 보다 보수적으로 잡아서 60개월로 했습니다. 차입 금리는 한국의 현 대출 금리를 고려해서 6% 고정 금리로 하고 금융 비용은 복리로 계산 했습니다. 그리고 시공사측에서 31평형은 1억 5500만원, 34평형은 1억 7000만원의 무이자 이주비를 제공하므로 돈마너씨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 2조 3870만원에서 무이자 이주비 7120억원을 뺀 1조 6750억에 대해서만 금융 비용을 부담하면 됩니다. 5년간 금융비용은 5665억원입니다.

문제는 5년후 재건축 공사가 끝난후 시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 입니다. 지금보다 시세가 떨어지면 손해입니다. “5년후에는 행정수도 건설도 시작되고, 경제 상황도 안좋고,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이 약발이 먹혀 부동산 가격이 폭락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재건축 투자는 미친 짓이다.”라고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주장에는 논리적 모순이 있습니다. 만약 “5년후에는 행정수도 건설도 시작되고, 경제 상황도 안좋고,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이 약발이 먹혀 부동산 가격이 폭락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산 투자는 미친 짓이다.”라고 한다면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가 됩니다. 두 문장의 차이를 아실겁니다. 즉, 이 글에서는 “대치동에 아파트를 사야할까, 말하야 할까?”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투자를 한다면 재건축 아파트인 은마에 할것인가? 아니면 대치동 삼성 래미안과 같은 기존 아파트에다 투자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입니다. 즉, 5억원 주고 은마 31평형 (34평형은 6억원)을 사 놓는 것과 삼성 래미안 32평형을 6억 6천만원주고 사 놓는 것중 어느 것이 좋은가에 대한 검토입니다.

다섯가지 경우에 대해 시물레이션을 해 보았습니다. 대치동 아파트 가격이 매년 1%씩 오를 경우부터 2%, 3%, 4%, 5%씩 오를 경우에 대해서 각각 계산해 보았습니다. (돈마너씨는 돈도 많지만 아기곰은 시간도 많네요. *^^* 그러나 사업계획 시물레이션만 십 수년을 해보았기 때문에 이런 계산은 누워서 피자 먹기죠.) 계산 방식은 아파트 구입 가격에서 래미안은 전세 가격을 뺀 순 투자 금액에 6% 이자를 복리로 계산하여 이 이자비용과 아파트 가격 상승분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래미안과 은마가 같은 상승율을 보인다고 가정했습니다.

만약 1%씩 오른다면 래미안은 5년간 7795만원(= 집값 상승분 3367만원 – 금융 비용 1억 1161만원)의 손실을 봅니다. 이에 비해 은마는 세대당 2677만원(= (개발후 가치 3조 8555억원 – 개발 원가 3조 9738억원)/4424세대)의 손실을 봅니다. 여기서 개발 원가는 취득가 + 건설(사업)비용 + 금융비용입니다. 같은 계산 방식으로 했을때 2% 상승시는 래미안은 4292만원 손실이나 은마는 1724만원 이익입니다. 3% 상승시는 래미안은 649만원 손실에 은마는 6300만원 이익입니다. 4% 상승시는 래미안은 3138만원 이익이며 은마는 1억 1058만원 이익입니다. 5% 상승시는 래미안은 7073만원 이익이며 은마는 1억 6002만원 이익입니다. 이렇게 다섯가지 경우를 살펴보았을때 대치동 삼성 래미안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은마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향후 5년간 대치동 아파트 가격이 매년 1~5% 사이에서 상승한다면 은마가 평균 6987만원 정도 래미안 보다 투자 수익이 좋습니다.

여기에서 결론을 맺는다면 반론을 펼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위의 가정은 은마가 재건축이 된다면입니다. 그러면 재건축이 만약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은마도 래미안과 같은 방법으로 계산을 하면됩니다. 다만 다른 것은 래미안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인데 비해서 은마는 40%에 불과 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은마의 경우 금융 비용이 더 들어 간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1%씩 오른다면 래미안은 5년간 7795만원의 손실에 비해 은마는 7596만원 (= 집값 상승분 2551만원 – 금융 비용 1억 147만원)의 손실을 봅니다. 같은 계산 방식으로 했을때 2% 상승시는 래미안은 4292만원 손실이며 은마는 4943만원 손실입니다. 3% 상승시는 래미안은 649만원 손실이며 은마는 2183만원 손실입니다. 4% 상승시는 래미안은 3138만원 이익이며 은마는 686만원 이익입니다. 5% 상승시는 래미안은 7073만원 이익이며 은마는 3667만원 이익입니다. 이렇게 다섯가지 경우를 살펴보았을때 은마 재건축이 성사되지 않았을때 은마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대치동 삼성 래미안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불리합니다. 그러므로 향후 5년간 대치동 아파트 가격이 매년 1~5% 사이에서 상승하고 은마가 재건축이 되지 않는다면 은마가 평균 1569만원 정도 래미안 보다 투자 수익이 나쁩니다. 중층의 경우 전세를 주지 않고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서 사는 경우도 많아 이 경우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는 새집에 사는 것과 헌집에 사는 것 사이의 주거의 질에 대한 차이를 정량화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기 때문에 비교하지는 않았습니다. (비싸도 새집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헌집이라도 싼 곳을 선호하시는 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재건축이 실현된다면 은마에 투자하는 것이 좋고, 재건축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대치동 삼성 래미안이 유리합니다. (물론 강남구 대치동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는 전제 조건하에서의 비교입니다.) 은마 재건축이 성사되었을 때의 이익(6987만원)이 성사되지 않았을때의 손실(1569만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통계학에서 말하는 기대 가치(Expected Value)는 은마가 크며, 이 경우 재건축 성사 확률이 18% 이상이면 대치동 삼성 래미안의 구입보다 은마의 투자가 유리합니다. 물론 이것은 은마 31평형을 5억원에 34평형을 6억원에 구입한다는 전제 조건하에서의 시뮬레이션이고 구입가가 그 이상이면 확율은 점점 떨어집니다.

< 두번째 이야기 : 31평이 좋을까? 34평이 좋을까? >
- 생략 -

< 세번째 이야기 : 개발 이익 극대화 방안 >
- 생략 -

< 맺음말 > 이 글의 목적은 은마 아파트에 투자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치동 삼성 래미안을 팔라는 이야기는 더 더욱 아니고요. 두 아파트를 예로 보다 객관화된 투자 분석 방법의 일례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 투자 분석 방법론을 통해서 재건축에 대한 환상이나 편견이 없어지고, 묻지마 투자보다는 체계적인 분석 방법에 의거한 투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수도권 여러 곳에서 재건축이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 방법을 통하여 옥석이 가려져야 합니다.

그러나 분석은 분석입니다. 앞서 은마의 경우 아직까지는 기존 아파트보다는 재건축 아파트가 조금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수치로 보였드렸으나, 향후 5년간 매년 3% 이상씩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는 다면 재건축이나 기존 아파트나 모두 투자 손실이 따릅니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것은 아직도 본인의 몫으로 남습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 부지런히 공부하는 길 이외에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5 # 8탄 보유세 오르면 집값 떨어질까요?[ | ]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부동산 정책이 바뀌면서 논란이 많은 것이 세제 개편 문제입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세제 개편 논의가 따를 것입니다. 과거의 예를 보면 세무 당국에서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논리가 박약하자, "미국 등 선진국 같이 보유세를 강화하고.."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과연 이 논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먹고 사는 물가는 참 쌉니다. 단위가 다르지만 한국식으로 환산하면 휘발유가 1리터에 500원 미만, 쇠고기가 한 근에 4000원 미만, 쌀이 Kg당 1천원 정도... 맛도 좋습니다. 그러면 미국 사람들은 모두 풍요롭게 잘 사는가? 아닙니다. 은행 잔고가 1만불 (천이백만원)이 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달 그 달 살아 갑니다. 가장 큰 원인이 집값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수입의 1/3 이상(40% 정도)을 집세로 내고 있습니다. (생활비의 1/3이 아님.) 참고로 지역 마다 다르겠지만 캘리포니아의 중류층 정도가 사는 도시의 방3개 짜리 월세가 월 240만원 정도 합니다. 한마디로 집 값 내기에 헉헉대고 있습니다.

그러면 집주인은 떼돈을 버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집을 사느라고 은행에서 빌린 돈 (모기지 페이먼트) 지불하고 정부에 세금 내고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에서의 보유세는 집 시가의 1~2% 정도입니다. 40만 불의 집이라면 일년에 4~8천불의 세금을 부담합니다. (우리 돈으로는 480만원~960만원 정도) 현재 한국의 재산세보다는 20~30배 정도죠. 물론 납부한 세금에 대해서는 소득세 공제를 해줍니다. 문제는 이 재산세가 그대로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보유세가 강화된다면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리라고 봅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고 결국은 집 한 채 밖에 없는 보통 사람들만 또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집이 없어 전세나 월세를 사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전세나 월세가 오르는 것이죠. 그러므로 "보유세를 올리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논리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보아도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은 지금도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집값은 금리나 수요/공급, 거시 경제 전망 등 여러 가지 영향을 받지만 보유세와는 상관 관계가 적습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면 콜라에 대한 세금이 올라가면 콜라의 원가가 오르게 되어 콜라의 소비자가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 논리에 수긍이 쉽게 가지 않으신 독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콜라 값이 오르면, 그 대체제인 사이다나 오렌지 주스를 사먹지.” 그렇습니다. 이 부분에 착안하면 보유세로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하면 세제 개편을 통하여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 모든 집에 대한 보유세 인상은 미국의 예와 같이 시장 가격에 바로 반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마의 시저가 한 것과 같이 “분할 및 정복 (divide and conquer)” 전략을 써야 합니다. 즉,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 가구부터 시작해서 보유세 중과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들은 1가구 1주택에 비해 수가 아주 적기 때문에 이 가구들에 중과를 한다 하더라도 전체 시장 가격에는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세금이 오르면 집값이나 전세 값에 반영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가구는 영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단계가 1가구 2주택 가구에 대한 중과세를 도입하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주택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고 보유세를 올릴 수가 있습니다. 물론 보유세를 올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죠. 그러나 다 주택 보유 가구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 함으로서 1가구 1주택자가 다가구 주택자가 되고픈 유혹을 차단하고 부수적으로 매물 출현을 통한 시장 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습니다.

이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는 보유세(재산세)가 국세가 아니라 지방세라는 점입니다. 이 의미는 주민의 민의를 살펴야 하는 지방 자치 단체로서는 과감한 보유세 인상에 반대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이 작년 말 강남 3구가 보유세 인상에 반대했던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보유세를 인상하면 지방 자치 단체의 수입이 좋아져서 그 지역에 더 투자를 하고, 그 것이 집값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보유세를 인상한다면 기존의 재산세를 손질하는 것 보다는 인상분에 대해서는 특수목적세 형태로 국세로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기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임대 주택이나 저소득층 불량주택 개선 사업에 활용된다면 사회 통합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입니다.

두 번째 고려 사항은 양도세 인하입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핵심은 세수의 확대가 아니라 주택 가격 안정에 있습니다. 이것만 정부에서 잊지 않으면 문제는 아주 쉽습니다. 작년에 부동산 대책이라고 나왔던 “팔구 사구” 대책은 혹평을 하자면 “너만 먹냐? 나도 먹자.”라고 밖에 볼 수 없던 대책입니다. (8월 9일과 9월 4일에 발표되었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날짜를 따서 팔구 사구 대책이라고 부릅니다.) 기존 집을 많이 팔게 하여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게 해야 집값이 떨어질 텐데 반대로 양도소득세를 올리면 매물이 사라지게 됩니다. 실수요는 언제나 일정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떨어질 수가 없는 메커니즘에 있는 것입니다. 그 당시 세수 확대가 아니라 뛰는 부동산을 잡으려고 했다면 반대의 대책을 썼어야 합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의 메커니즘을 살펴보겠습니다. 양도소득세는 말 그대로 어떤 재화를 양도할 때 생기는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소위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말에 가장 맞는 세금의 종류 입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의 탄생 배경에는 부동산 투기 방지라는 대 전제가 있었습니다. 소위 샀다 팔았다 하는 투기 행위에 대해 철퇴를 가하고 부동산 장기 보유를 유도하자는 것이 양도소득세의 존립 목적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취지가 퇴색한 채 세수 확보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일가구 다주택 보유자가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양도세입니다. 그것 때문에 못 팔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일가구 일주택 보유자가 한시적으로 2주택을 소유하게되고 어떤 이유로 양도소득세 면세 기간인 1년을 넘기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안 팔게되는 것입니다.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내느니 그냥 보유하고 있다가 더 오르면 다행이고, 안오르면 아들 장가갈 때 주지 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번 2주택 보유자가 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입니다. 하나라도 파는 순간 양도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팔지는 않고 주택을 더 사게되어3주택, 4주택자가 되는 것입니다.

양도소득세의 또 하나의 모순점은 장기 보유자에게 절대로 불리한 제도라는 점입니다. 조금 아신다는 분은 이 대목에서 지적하실 것입니다. “무슨 소리야? 장기 보유자를 위해서 장기 보유 특별 공제를 해주는데….” 맞습니다. 3년 이상 보유 시에는 10%, 5년 이상 보유 시에는 15%, 그리고 10년 이상 보유 시에는 30%를 과세 표준에서 공제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 시가 인상률이 장기 보유 특별 공제 폭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장기 보유할수록 세액이 커지는 것은 물론 담세율도 커지는 모순이 있습니다.

몇 군데 샘플로 양도 소득세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30평형대인 강남 대치동의 E아파트, 분당 서현동의 H아파트, 노원구 상계동의 M 아파트를 계산해 보면, 강남 E 아파트를 작년 초에 사서 지금 팔게 되면 4200만원 정도의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를 내게 됩니다. 반면 8년 전 1995년도 초에 이 아파트를 산 사람이 지금 팔게 되면 5600만원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장기보유자가 1400만원 정도 세금을 더 내는 것입니다. 분당 서현동의 H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정도의 단기 보유자가 내야할 세금이 1300만원 정도인데 8년 장기보유자가 내야할 세금은 2300만원입니다. 상계동 M 아파트도 단기 보유자는 70만원 장기 아파트 소유자는 410만원을 내게 됩니다. 모든 공제 후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양도차액으로 나눈 담세율을 비교하더라도 장기 보유가 불리합니다. E아파트 경우는 작년에 두 번의 기준시가 인상으로 단기 차액에 대한 담세율이 약간 높습니다. 그러나 분당 H아파트의 경우는 단기가 19%의 세금을 내는데 비해 장기는 20%의 세금을 내고있습니다. 상계동 M 아파트는 왜곡 현상이 더욱 심하여 단기가 7%의 세금을 내는데 불구하고 장기 보유 시에는 11%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양도소득세의 근본 취지가 단기 투기를 방지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행의 양도소득세 운영은 취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장기 보유하면 양도세를 중과하니까, 샀다 팔았다 하세요. 그러면 세수가 증대되어 나라 재정이 튼튼해 집니다.” 이것이 현행 양도소득세법이 담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투기성의 단기 차익과 보유성의 장기 차익은 그 성격을 달리하며, 그에 대한 과세 기준도 달라야 합니다.

이상으로 부동산 관련 세제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국토는 너무 좁습니다. 게다가 70% 이상이 산지입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곳도 한정된 데다 그나마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 반이 몰려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유의 불균형까지 가세된다면 계층간 불화의 골은 깊어 갈 것입니다. 지금은 주택 자가 보유율(住宅 自家 保有率) 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즉, 모든 가구가 자기 집을 갖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규제와 단속’이 아닙니다. 일부 계층이 아닌 전 국민의 합의 (consensus)를 모아서 그 방향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도구가 세제 개편입니다. 정부의 의지를 지켜 볼 때입니다.

P.S) 이 글을 완성하고 난 후인 4월 16일 정부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그 요지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세표준(과표 현실화율)이 매년 3% 정도씩 올려 앞으로 5년간 누적하여 20%포인트 정도 올린다는 것입니다. 재산세는 과표가 높아지면 세율도 따라 오르는 누진율(累進率) 체계이기 때문에 실제 세액 인상률은 과표 인상률보다 훨씬 가파르게 됩니다. 즉, 과표를 3% 올리면 세금이 3%만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 20~30%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액 연봉자일수록 근로소득세를 많이 내는 원리와 같다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인상하는 대신 거래세인 취득세와 등록세는 줄이기로 했다 합니다. (양도소득세는 세수 축소의 이유로 거론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제가 2월 25일에 올렸던 “새정부하에서의 부동산 시장 전망 및 전략”이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는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너무 약하고 혹평을 하자면 세수 확대의 의미 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1가구 1주택자들에게 세금을 올리면 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결과만 낳습니다. 게다가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해준다는 것은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도와준다는 의미 이외는 없습니다. 이번 조치에 담긴 정부의 메시지는 “무주택자들이여 빨리 집을 사서, 보유세를 많이 내 주시요.”라 하겠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연계된 보다 강력한 세제 개편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아니 세제 개편이 아니라 세제 개혁이 필요할 시기입니다.

6 # 7탄 후분양제 폭풍[ | ]

최근 아파트 선시공 후분양제 대한 논의가 뜨겁습니다. 작년 이후 가끔 거론되던 이 논의가 지난 3월말 노 대통령의 검토 지시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선시공 후분양제의 장단점을 수요자 및 공급자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 제도의 도입이 어떻게 경제 시스템을 변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의 닥터아파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후분양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많은 수요자가 왜 이렇게 이 제도의 도입을 환영할까요?

첫번째 이유는 재정적 위험(financial risk)의 감소라고 봅니다. 현재의 주택 선분양 제도하에서는 집값의 최대 80%까지 수천만원 또는 수 억원의 돈을 계약금 또는 중도금으로 선납을 하고 아파트가 완공되어 입주할 때 까지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대한주택보증 주식회사가 분양 보증을 서도록 함으로써 건설사의 부도 등으로 인한 수요자의 직접적 피해를 막기는 하지만 입주 지연 및 이로 인한 금융 비용의 증가, 그리고 마음 고생은 수요자의 몫이었습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후분양제 하에서는 실물과 돈을 맞교환하기 때문에 약 2~3년 정도의 건설 과정 기간 동안의 맘 고생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좋은 집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확대입니다. 모델하우스만 보고 계약하는 현재의 제도하에서는 입주 시 기대할 수 있는 품질의 최고 수준은 아마도 모델하우스 수준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모델하우스 수준 정도로만 지어 놓으면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계약 위반이 아니므로 건설사는 ‘양심과 경제적 이익’ 사이를 매일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품질 향상에 대해 무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품질을 올리기 위해서 반드시 비용도 따라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자재, 공법, 노동의 질 등이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같은 재료를 쓰고도 얼마든지 품질은 올릴 수가 있습니다. 품질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경우 바로 분양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에 건설업체 마다 품질에 사운을 걸 것입니다. 품질 뿐만이 아닙니다. 조망권 등 주변 환경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치를 가지고 계약을 했는데, 막상 입주시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서서 조망권이 없어지거나 일조권이 침해되거나 하여 처음 기대치에 많이 모자라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들이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었습니다만 후분양제에서는 확실한 옥석을 가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인테리어에 대한 비용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의 분양가에는 당연히 인테리어 비용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입주 시에 멀쩡한 내장재를 뜯어 내고 새로이 인테리어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제공하는 인테리어의 수준이 2~3년 전 분양 시에 모델 하우스의 수준을 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입주할 새 집의 인테리어가 최근에 분양하는 모델하우스에서 보여주는 최신 감각의 인테리어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획일화 된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나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이러한 이중 투자가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자에게 분양되는 시점은 내벽 공사 등이 마무리되고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설사에서는 두 세 개의 샘플 하우스를 실제 아파트에 만들어 놓고 수요자에게 선택권을 넘길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건설사가 제안하는 최신의 인테리어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고, 전문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후분양제가 수요자에게 이익만을 가져 다 줄까요?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후분양제에도 반대 급부가 있습니다. 첫번째 분양가가 인상 될 것입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건설사의 차입 금리 만큼의 분양가 인상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지금의 선분양 제도하에서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자기 돈으로 분양 받는 수요자의 경우 예대금리의 차는 손해 볼 수 있습니다. 금리차 이외에도 분양가 인상 요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종의 위험 관리 비용(Risk management Cost)이 분양가에 붙을 것입니다. 선분양제에서 분양에 대한 리스크는 결국 수요자에게 돌아가지만, 후분양제는 고스란히 건설사의 몫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원가 책정 시에 이를 반영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A지역과 B지역 두 군데에 짓는 아파트의 건설 원가가 90원이고 이윤이 10원이라 할 때 선분양제에서는 분양가를 100원으로 책정합니다. 그러나 후분양제하에서 이렇게 원가 구조를 가져가면 건설사는 망합니다. 그 이유는 A지역은 쉽게 분양되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이에 비해 B지역이 분양이 안되었다면 그 회사는 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분양제 하에서 원가를 책정할 때는 분양에 자신 있는 A지역이나 로열층의 경우 100원이 아니라 110원으로 분양가를 책정을 할 것이고, B지역 또는 비로열층은 100원 또는 그 보다 약간 아래로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분양이 되면 업체 이익이 되는 것이고 미분양 되면 실 원가인 90원까지 할인을 하여 분양을 할 것입니다. 이미 건설사 입장에서는 A지역에서 20원의 이익을 취했으므로 B지역에서 분양이 저조하더라도 할인해서 분양할 여력이 있는 것입니다.

후분양제가 수요자에게 미칠 두 번째 문제점은 저축 효과의 감소입니다. 선분양제에서는 때에 맞추어 중도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려고 허리 끈을 동여 맵니다. 일종의 강제 저축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수요자의 성향에 따라 여러 현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재테크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건설사의 차입 금리 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으므로 후분양제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재테크에 재주가 없고 게다가 마음까지 모질지 못한 사람에게는 후분양제가 내 집 마련을 멀게 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후분양제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 수요자의 측면에서 살펴 보았고 이제부터는 공급자의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공급업체에 미칠 영향은 한마디로 “업체간 차별화가 시작된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업체간에 차별화를 만드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자금 동원 (financing) 능력과 둘째는 품질 및 마케팅 능력입니다.

“선분양제냐, 후분양제냐?”라는 논의의 핵심은 “건설 기간의 자금을 누가 제공하는가?” 입니다. 선분양제는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수요자가 그 자금을 대는 것이고 후분양제는 그 자금을 업체가 대는 것입니다. 생명보험사 등 튼튼한 자금 줄을 끼고 있는 재벌계 대기업의 경우 자금 동원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보입니다. 그러나 중소 건설업체의 경우 자체 자금 동원 (financing) 능력이나 자산 담보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들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자체 브랜드 사업을 포기하고 대기업 건설사의 하청 회사가 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리츠 (REITs)사의 도급을 받아 건설만 해주는 전문 용역업체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입니다. 영어도 아니고 우리 말도 아닌 국적불명의 브랜드를 대충 하나 지어 놓고, 탤런트 한명 단발성 계약을 하여 사진 찍어서 분양 광고를 내어도 분양에 지장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후분양제로 넘어가게 되면 시장은 수요자 중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재벌계 대기업들은 원래 소비재부터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나 우수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 조사를 통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그때 그때 파악하여 경쟁력 있는 아파트를 짓거나 때로는 매스미디어를 동원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리드해 나갈 것입니다. 여기에 비해 평생을 건축 현장에서 지내온 중소 건설사는 마케팅에서 기본적으로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자금 동원 능력과 마케팅 능력의 차이때문에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중소 건설업체는 대규모 아파트 시장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접어야 할 시점에 놓이게 됩니다. 중소 업체는 빌라나 고급 주택 등 차별화된 시장에서 전문성을 살려야 살아 남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후분양제가 금융 등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제 네 번째 글 “모기지 론 제도 도입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후분양제 도입을 계기로 모기지 론 (장기 주택 저당 대출) 제도가 활성화될 것입니다. 후분양제에서는 분양을 받을 때 목돈이 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둘째, 리츠(REITs) 제도가 활성화 될 것입니다. ‘리츠 (REITs ;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란 다수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가 증권(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모집한 후,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부동산 관련 유가 증권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상품의 일종이라 하겠습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소액 투자자를 모집하여 빌딩 등 대규모 부동산에 투자하여 얻은 수익을 나누는 것이 리츠라고 보시면 됩니다. 선분양제에서는 건설사가 직접 수요자로부터 건설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리츠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리츠사가 아파트 분양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입니다. 아파트 분양의 이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만약 미분양이 발생시 리츠사는 미분양 아파트로 임대 사업을 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에 법인도 주택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중소 건설업체는 리츠사와 컨소시엄 (Consortium)을 구성하거나 도급 형태로 살아 남을 것입니다. (담보 능력이 있는 대기업은 은행의 부동산 신탁 자금을 끌어 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분양권 거래는 거의 없어질 것입니다. 선분양 제도 하에서의 분양은 일종의 복권 당첨과 같습니다. 좋은 단지, 로열층에 당첨이 되면 그 자리에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분양권 거래를 재테크의 하나의 장르로 만들었고, 이에 따라 많은 가수요가 생겼습니다. 후분양제에서는 어떨까요? 바로 실수요자에게 바로 분양되기 때문에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이 없어집니다.

넷째, 재테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아파트 완공 시 분양 대금을 완납하면 되므로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 기간 동안에 자금을 운영할 여력이 생깁니다. 은행 예금 보다 수익성 있는 재테크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기존 주택 시장에는 영향을 미칠까요? 일부 건설사에서는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당분간 공급 물량이 없어 기존 주택 값이 들썩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선분양제와 후분양제의 차이는 분양 시점에 있으며 실제 아파트가 실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시기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한 기존 주택 값 상승 효과는 적을 것입니다. 다만 분양 대기 자금의 일부가 주식 시장으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 주택 시장으로 갈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의 상승 효과만이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선시공 후분양제가 수요자에게 미치는 영향, 공급자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경제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후분양제는 자본주의 경제원리를 따르는 좋은 제도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대는 마십시오. 후분양제 자체가 ‘우리에게 좋은 아파트를 싸게 제공’해주는 것을 약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후분양제는 ‘우리에게 좋은 아파트를 안전하게 제공’해주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후분양제 도입으로 인한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각 건설사가 분양을 위해서 (즉, 살아 남기 위해서) 품질에 최선을 다하고 불필요한 경비를 줄여 강화된 자체 경쟁력에 있습니다. 그 열매는 수요자의 몫으로 돌아 올 것입니다.

7 # 6탄 바람직한 신도시의 조건[ | ]

우리나라에서 ‘신도시’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쓴 것은 1980년대 후반 노태우 정권 때로 기억됩니다. 물론 박 대통령 때에도 신도시라는 용어를 쓰진 않았지만 계획 도시로서 경남 창원이나 호주의 캔버라 시를 모델로 삼은 안산시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신도시라는 개념은 계획도시를 의미합니다. 판교 등 신도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지금, 이 글을 통해서 계획 도시가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모델에 대해서 제시해 보겠습니다.

1990년대 초반 신도시의 등장은 우리나라 주택 정책에 큰 획을 그을 대단한 사건이었습니다. 군사 정권다운 "간단 명료"한 정책으로 80년대 후반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집값을 일거에 잠재운 정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공급의 확대죠.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 원리를 이길 어떤 원리도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고, 80년대 강남 신화가 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시원스러운 차선, 집 근처에서 걸어서 갈수 있는 많은 공원, 대형 쇼핑 센터의 싸고 다양한 상품이 눈길을 끌었고, 고학력 부모를 가진 자녀끼리의 적정한 경쟁은 우리들의 아이를 좋은 대학으로 이끌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분들이 다시 강남으로 회귀하고 있으며, 이것이 2001년 이후 강남 집값을 끌어 올린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기존의 신도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일언반구 없이 다시 신도시를 2~3개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발표를 보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기존의 신도시 정책이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혹시 90년대 초와 같이 물량 위주의 공급으로 지금의 현상을 타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신도시가 한창 건설되던 80년대 후반의 주택보급율이 71%이였던 것에 비하여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2년도 기준으로 주택 보급 율은 100%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건설 행정 역사상 중요한 한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신도시를 또 건설하겠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정부의 고민일까요? 과연 건설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그런 것일까요?

문제는 주택 보급율 100%라는 숫자의 허상에 있습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전체의 숫자입니다. 아직도 서울 및 수도권의 보급율은 80% 내외에 불과합니다. 물론 오피스텔등이 주택에 분류되지 않아서 통계에 오류가 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역시 마찬가지 논리로 주민등록을 분리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1인 가구(집안이 지방에 있는 직장인 등)가 많기 때문에 이 두 수치는 상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정부에서 파악한 통계치에는 큰 오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관점은 주거의 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올해 3월 2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체 가구수 총 1천431만 여 가구 중 의 23.1%에 달하는 330여만 가구는 여전히 정부가 정한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고 있다 합니다. 물론 이 수치도 전국 통계치입니다. 서울 및 수도권은 지방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일 것으로 보이므로 수도권의 경우는 정부에서 발표한 23.1%까지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건설교통부가 정한 최저 주거 기준은 침실 기준으로 부부 침실 확보, 만 5세 초과 자녀 침실과 부부 침실 분리, 만 8세 이상 이성 자녀의 침실 분리, 노부모 침실 분리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1.2평의 주거 면적 확보를 최저 주거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차치하고서라도 지금은 수요자의 눈도 많이 높아져 있고,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기대치도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에 부응하는 신규 공급이 적었기 때문에 그나마 기대치에 제일 부응하는 인기지역으로 모두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공급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신도시에 초점을 맞추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신도시에 대해서도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가 기존의 신도시의 기능을 강화하여 수요를 분산 시키는 방법이고, 둘째가 추가로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법이죠. 이 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을 묶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즉, 지금의 신도시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고, 새로 건설하려는 이상적인 도시의 조건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 교육입니다.

한국에서의 교육이라는 코드와 주거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서는 지난 주에 “8학군과 강남집값”이라는 주제에서 충분히 논의하였으므로 별도로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지난 주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교육 환경은 단순간에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씨는 뿌려야 합니다. 씨가 일단 싹트면 스스로의 유인효과에 의해 교육환경은 저절로 좋아지게 됩니다.

두 번째가 교통 문제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기능을 갖추고 직장도 도시 내에 있는 신도시가 좋겠지요. 하지만 모든 경제의 중심이 서울에 집중화 되어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이상론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베드 타운(bed town)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중요한 문제가 교통입니다. (지금의 용인 수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도 하지요.) 신도시 준공에 앞서 전철과 전용 고속도로를 개통을 하여야 합니다. 전용 고속도로는 무료와 유료 도로 두개를 만드는 것도 좋겠지요. 두 도로가 완행과 급행의 역할을 하게 될 테니까요. 예산의 최소 50% 이상은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신도시에 부담시키는 것도 좋겠습니다.

세 번째가 환경입니다.

삶이 풍요로워질수록 환경에 대한 욕구는 커집니다. 자연 자체를 보존하느냐 사람의 접근성을 좋게 개발하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신도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고, 내부는 공원 등 녹지 지역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분당 등 현 신도시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닙니다.

상상을 해보십시오. 맑게 갠 토요일 오후, 집에서 가까운 공원 자그마한 호수 위에는 오리 떼들이 헤엄치고, 아내는 화폭에 그림을 담고 있고, 당신은 그 옆 놀이터에서 장난치는 아이들과 아내를 번갈아 보면서,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오월의 따스한 햇살을 즐기면서 어릴 적 놀던 동산의 꿈을 꿀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는 출퇴근의 번잡함도 없고 상사의 잔소리도 없습니다. 진정한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이 당신 집 앞에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곳이 우리가 원하는 신도시가 아닐런지요.

그러나 환경에는 자연환경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 환경이 있으며, 이것이 집값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신도시 사시는 분들은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지난 몇 년간 얼마나 많은 유흥업소와 러브 호텔이 신도시 내로 들어 왔는가를... 심지어 서울에 사시는 분 조차 술을 마실 때는 신도시로 간다는 말까지도 들었습니다. 조금 과격한 주장이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 술집, 러브 호텔 등 유흥 업소는 신도시에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을 펴는 것은 아니고 미국의 몇몇 신도시가 그러한 정책을 펴서 성공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부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 중 1위를 차지한 신도시가 캘리포니아 내에 있는데 그러한 정책을 펴는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신도시를 세울 때 이러한 제한 사안을 미리 공표하거나 행정 기관에서 허가를 내주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시의회에서 적극적 활동을 하여야 합니다. 시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시민의 대표가 당연히 참여하여야 합니다. 반대로 병원, 도서관, 문화 시설 등 각종 편의 시설에 대한 계획 입안에도 시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지방자치제의 확립입니다.

신도시는 신도시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 도시에 나오는 지방세는 모두 그 도시를 위해 쓰여져야 합니다. 이리하여야 도시 환경이나 교육 환경의 개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XX시 YY구의 형태를 띄고 있는 한 신도시로의 이주는 매력을 주지 못합니다. YY구에서 거둔 지방세는 모두 YY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XX시 구시가지 개선을 위해 자신들의 세금이 사용되는 것은 신도시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어떤 분들은 위화감 조성 등을 말씀하시겠지만, 이것이 현 신도시들의 실패(?) 원인 중 하나입니다. 구시가지 개선은 국세의 지원을 받아서 해야 할 분야입니다. 신도시를 하나의 독립된 시로 만들 때 지방자치제 확립이라는 명분도 살수가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신도시 자체의 정체성 확립입니다.

A라는 도시하면은 어떤 이미지가 떠 오를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더 이상 정치 논리로 "짬뽕"도시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임대 주택을 몇% 만들어야 하고, 소형 평수 주택을 몇% 이상하여야 하고... 이런 것들이 신도시의 발전을 막는 정부의 간섭입니다. 신도시를 3개쯤 건설한다니까, 그 중 A라는 고급 신도시, B라는 도시는 젊은 샐러리맨, C라는 도시는 서민을 위한 도시 이렇게 만들어도 좋을 듯 합니다. 그리하여 A라는 도시에 분양가가 평당 2천만원이 되던, 투기가 벌어지던 정부는 상관하지 마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만의 도시가 될 터이니까요. 그저 세금만 거두고, 정해진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는가만 감시하면 됩니다. 정부에서는 재정 자립도가 적은 C라는 도시에 보다 국세를 투자를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신도시 자체로만 보면 이상적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도 강남을 곱게 보지 않는 정서가 있듯이) 지역별, 소득 계층별 위화감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몫은 민간에게 넘기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다음주에 올릴 “후분양제 폭풍”이라는 글에서도 언급되겠지만 우리 나라 건설사는 향후 두 그룹으로 나뉘어 질 것입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프로젝트성 대단위 건설을 할 수 있는 업체와 이들 업체나 리츠사 밑에서 하청 또는 도급을 받아서 일을 하는 업체로 양분될 것입니다. 도곡동의 삼성 타워팰리스는 위로 뻗어 올라간 하나의 작은 도시입니다. 그러나 부의 상징으로서 타워팰리스는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도시로서는 한계가 많습니다. 가장 큰 약점이 자연 환경의 결여. 조망권만 가지고는 부족하지요.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이 그곳에 부족하기 때문에 진짜 도시 건설에 대한 꿈이 몇몇 대기업에게는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일인당 소득이 2~3만불 정도가 되는 10년 후라면 이러한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도시의 컨셉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여, 도로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주택 건설까지를 민간 업체에서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 인구 5~10만 위주의 소규모가 되겠지요. 당장 배고픈 사람에게 몇일 후에 있을 잔치 이야기하는 것 같아 현실감이 없겠지만 주거의 질에 대해서 누군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주거 문화를 생각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80년대 말에 기획되고 90년대 초에 공급이 된 분당 등 신도시는 양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어떻게 도시를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질적 향상을 원하는 시대 상황에 부응 시키기 위해서는 위의 5가지 항목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앞으로 세워질 신도시도 이러한 기준 하에 세워져야 합니다.

닥터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 사항이기도 한 투자 측면으로 돌아와서 한 말씀 드리면, 우리 정부가 위에서 열거한 측면을 고려한 신도시를 만들 능력과 의지가 있고, 그걸 감시할 우리 국민의 수준이 충분히 높다고 믿으시는 실수요자 또는 투자가 분들은 좀 더 기다렸다가 신도시에 투자를 하십시오. 이때 위의 조건과 가장 비슷한 곳을 고르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하신다면 강남이나 위의 조건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는 기존의 신도시를 고르시는 것이 안전하겠지요.) 신도시의 선택은 아파트의 선택과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5개의 신도시가 생기면서 분양가는 비슷하게 출발했지만 지금은 평균 집 값에서 차이가 나듯이 앞으로 세워 질 신도시간에도 반드시 평균 집값에서 차이도 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얼마나 위의 기준에 적합하냐에 따라 기존의 신도시의 집값과의 차별화도 진행될 것입니다.

작은 생각의 시작이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작은 선택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8 # 5탄 8학군과 강남 집값[ | ]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습니다. 거시적인 경제 동향이나 금리 또는 정부 정책등 외적 요인도 있을수 있고, 그 지역이 갖는 교육 환경, 교통 편이성, 조망권을 포함한 자연 환경등 내적 요인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교육 환경과 그 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다른 글 쓸때 보다도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하나는 부동산 자체 이야기 보다는 교육이라는 다른 분야도 다루어야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육이라는 것이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교육에 대한 상당한 철학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각자의 주관이 다른 만큼 이 글에 대한 평가는 양분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매해 수능 시험이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강남 등 소위 학군이 좋다는 지역의 집 값이 영향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시는 바와 같이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부의 세습에 의해서나 태생적으로 신분 상속이 되는 서양에 비해서 8세기 신라의 독서삼품과에서 시작하여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천년 이상의 ‘과거 제도’라는 문민의 전통을 가진 우리 민족이 교육에 쏟는 정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장원 급제하여 사랑하는 아내를 포악무도한 변사또로부터 구해내는 춘향전은 대표적인 ‘인생역전’이야기입니다. 부의 축적을 통한 신분 상승 보다는 입신양명이 사회적으로 인정해 주는 성공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러한 천여년의 전통은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문화 민족, 교육 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은 가져도 좋을 법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것은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에 누가 수석으로 들어 갔다는 등 현대판 장원급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통계 자료가 많습니다.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인종별 점수 분포도입니다. 일반적으로 백인의 평균 점수가 60점이라 할때, 중국인과 한국인이 주류를 이루는 동양계의 평균 점수가 65점 정도 되고, 남미계인 히스패닉은 45점, 흑인계는 40점 정도의 점수 분포를 나타냅니다. 물론 모든 시험은 영어로 보는 것입니다. 히스패닉이나 흑인에 비해 인종적 우월감을 맛보려던 백인들의 자존심은 동양인 앞에서는 꺽기고 맙니다. 백인들은 이렇게 이야기 하죠. “너희처럼 공부하면 우리도 점수 더 높게 딸수 있어.” 그러면 동양인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누가 공부하지 말래? 공부하지 말라고 했냐고~요?” (이때 코메디언 정부미씨의 제스추어를 사용하면 더 통쾌해집니다. ^^) 그 학교에 동양인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학교 평균 성적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실은 동양인이 적으면서도 점수가 높은 학교가 진짜 잘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어떤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점수만 가지고 교육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전인 교육이 중요한 것 아니냐?” 점수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평가할수 있는 부분 평가하는 것이며, 전인 교육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점수가 높다고 전인 교육이 안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전형적인 이분법 논리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교육 시스템 하나는 잘되어 있는 곳입니다. 학생 일인당 연간 예산이 $6,000 우리나라 돈으로 7~8백만원이나 됩니다. 나름대로 전인교육에 쏟는 정성도 대단하고요. 개구장이 아이에게도 씩씩하다는 명목으로 상을 주는 나라입니다. 잘 웃는 아이들에게는 학급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한다고 상을 주고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도 시험은 시험이고 점수는 점수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매해 시험을 치룹니다. 그 결과를 개인별로 통보해줍니다. 과목별로 전국에서의 자신의 위치, 주(state)안에서의 자신의 위치, 카운티 (county)에서의 자신의 위치등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그러면 어떤 과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지를 알게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노력을 더 할수가 있는 것입니다. 전인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아무런 평가를 하고 있지 않다가 고3때에 가서나 자신의 현실을 깨달게 하는 것이 인간적인지, 아니면 어려서 부터 자기의 장단점을 알게하는 것이 인간적인지는 여러분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학교별로도 점수가 공개되고, 성적 향상이 많이 되거나 점수가 높은 학교에는 특별 예산을 더 주기때문에 학교 선생님들도 국가가 정해준 수준 이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열심입니다. 부동산이나 재테크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 것은 앞으로 설명하려는 것에 대한 오해를 줄이려고 함입니다. 교육 전반이 아니라 ‘점수’에 대해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립의 경우 지역을 기준으로 학생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사립은 지역에 대해서 자유로우나 한국의 사립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학비가 한국의 대학 수준이고 공립은 무료라 보시면 됩니다.) 지역 기준으로 학교를 배정하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들어 가려면 좋은 학군이 속한 지역에 살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길하나 사이로 집값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 곳에 살면서 학군 좋은 곳에 위장 전입하는 경우가 가끔은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하려면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거 (주소가 나와 있는 전기요금 또는 가스 요금 영수증 등)를 2개 이상 제출해야 하며, 학교에서 가끔 통지문을 우편으로 발송하는데,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되는 경우는 바로 퇴학 조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에 친척이 살고 있어서 완벽한 거짓말을 도와주는 경우 이외에는 일반인에게 위장전입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면 좋은 학군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정부에서 특정 지역을 차별화하려고 좋은 학군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교육에 투자가 많은 부자 동네가 학군이 좋게 되며, 이에 따라 경제력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이 동네의 집값이 더욱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부자들이 많은 동네는 학교에 기부도 많이 하기 때문에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에 대해 정부나 거기 살고 있는 주민에 대해 욕하지 않습니다. (자식이 없거나 다 키운 사람은 길 건너 싼 지역에 살면서 그 돈으로 좋은 차를 끌고 다니면 되니까요.)

"교육 환경이 잘 갖추어진 도시가 집값이 비싼 도시가 되느냐? 반대로 집값이 비싼 도시가 교육열이 높은가?"라는 issue는 “닭이 먼저 인가 달걀이 먼저 인가?”와 같은 주제입니다. 그러나 인정하기는 싫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점수 분포도가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쓸데 없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서울 명문대의 수시 합격에서 8학군이 몇%를 차지하는지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집니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에서도 여유 있는 가정에서의 교육열은 무척 높습니다. 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시 부모 둘 모두가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애들이 주말에 축구라도 하면 아버지는 운동장까지 차를 태워줄 뿐 아니라 그 경기가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않고 아이들을 지켜봅니다. 또한 미국에도 과외는 있습니다. (사람 사는 데는 다 같은 모양입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의 두 도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시가지가 많고 여러 인종이 섞여 사는 LA와 남쪽으로 60Km 거리에 있는 한 신도시를 비교하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LA는 정부 보조를 받는 서민층이 59%이고 이 신도시는 6%입니다. 그런데 두 도시 학생의 평균 성적을 비교해 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 고등학교는 5% 정도 이 신도시 학생들이 높습니다. 두 도시의 평균 집값은 LA가 27만 달러, 이 신도시가 37만 달러입니다. 이 신도시의 경우는 교육 환경이 좋으니 집값이 오르고 (지난 1년간 22% 상승), 집값이 비싸니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만 살게 되고, 이들의 교육열이 상대적으로 높으니 학생들의 점수가 높은 상승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학군은 8학군이죠. 아시다시피 70년대 중반 서울 도심의 집중화를 해소하고, 강남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하여 경기고, 휘문고, 숙명여고등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소위 명문고들을 강남으로 반강제로 이전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중산층의 강남 이전 및 정착에는 성공을 하였으나 그후 자생력을 갖춘 강남은 학군이라는 무기로 여유있는 계층의 강남 이전을 부추기고, 위의 미국의 예 처럼 ‘집값과 교육 토양’이라는 상호 상승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교육을 부동산 정책에 이용한 정부가 반대로 교육열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받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공교육 뿐만 아니라 미국과 달리 사교육이 발달한 한국만의 특성도 무시할수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입시에 대한 의존도가 학교 보다도 학원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원은 학교와 달리 100% 민간 사업이기 때문에 소위 돈이 되는 곳에 몰리게 되어 있습니다.즉, 교육열이 높고 학원 수요가 높은 곳에 학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점점 사교육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학군도 중요하지만 좋은 학원이 얼마나 몰려 있는가도 높은 집값 형성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치동에는 400여개의 학원이 몰려 있고 자신만의 노하우 없이는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에 학원들의 교육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시장 경제입니다.

만약 정부에서 공권력을 발휘하여 강남에 있는 학원들을 강제로 지방으로 이전시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학원들은 강남에 남으려고 있는 연줄 없는 연줄 다 동원해서 로비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살아 남은 학원에는 무지막지한 권리금이 붙을테고, 지방으로 이전 명령을 받은 학원들은 잠시후 폐업 신청을 내고, 강남에 살아남은 학원의 하청(?) 학원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경쟁자를 하청자로 모는 시장 왜곡 현상을 부를 것입니다. 학원하시는 분들에게 ‘교육은 백년지 대계’니 봉사하는 정신으로 학생을 가르치십시오라고 설득할수는 없습니다. 학원은 공교육도 아니고 명백한 사업입니다.

그러면 이와 같이 교육 환경이 좋은 곳이 강남 뿐일까요? 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노원구중계동, 양천구 목동등도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며, 분당, 평촌등 신도시도 마찬가지로 좋은 곳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지방 도시도 좋은 학교 주변에 높은 집값이 형성되고 그 것이 교육 토양을 만들고, 소문이 나고, 유인 효과가 되고, 집값이 다시 오르는 순환을 그리는 곳이 있는 것입니다. 지방 도시중에서도 학군이 좋은 곳이 다른 곳 보다 집값이 높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강남을 제외하고는 자생력은 없는 상태입니다. 분당의 예에서도 보듯이 신흥 명문 서현고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분당 집값이 근거리 배정 원칙이 깨지자 흔들리고, 이윽고 강남 회귀라는 현상을 가져와 강남 집값을 자극했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서현고 신화를 깨트리듯이 강남 8학군을 없애면 어떨까요? 서울을 하나의 학군으로 보고 추첨하여 학생을 배정하거나 고교 입학 시험을 부활하여 원하는 학교로 진학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 동선의 확대 – 즉, 은평구에 사는 학생의 경우 두 시간에 걸쳐서 등교하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학원이 끝나는 자정 무렵 부모님이 학원 앞에 기다렸다 집으로 모셔(?)오는 사태도 벌어질것이고요. 이것도 몇달간 하다가 원룸등을 얻어 자취하는 학생이 늘것이고, 그러다 온 가족이 강남으로 이전할 것입니다. 그러면 또 전세값이 오른다고 언론에서는 난리를 칠것입니다. 고교 배정이 고르게 되니까, 강남으로 이사해 오는 가구 만큼 강남에서 강남 밖으로 이사해 나가는 가구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소위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이것은 학원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학군을 흐트러 놓아도 강남의 교육 환경이 분당이나 지방도시와 같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어떠한 강제력으로 강남의 학원, 8학군의 학교를 지방 중소 도시로 강제 이주시킨다 하더라도 강남 지역 학군은 몇 년 만에 놀라운 복원력을 보일 것입니다. 교육 토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강남의 경우, 교육환경이 집값 상승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교육 환경을 제거한다고 해서 강남 집값이 크게 타격을 받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거의 유일하게 교육 환경의 인프라가 타 지역보다 경쟁력 있어 보이는 강남이 높은 집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강남이라는 땅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수요를 만족시킬수 없다는 것과 강남 집중화는 사회적으로도 좋은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을 충족하고 강남 집중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신도시나 지방 주요 도시마다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갖추게 하여,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즉 강남의 8학군이 아니라, 전주의 8학군, 울산의 8학군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지방의 인재들을 모으고 키울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분당 서현고 처럼 자라는 싹을 잘라서는 안됩니다.

교육열 자체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교육에 대한 무한한 열정은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갖고 있고 가질수 있는 유일한 자산일수도 있습니다. 교육열을 더 이상 규제해서는 안됩니다.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우리 자녀끼리 우열을 매기자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당당히 겨루어 우리에게 부를 가져다 줄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의 경쟁자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아니라 선진국의 좋은 환경에서 교육 받고 있는 제 또래라는 것을 우리 어른들부터 인식하여야 합니다. 비록 과열된 교육열이 자기 자식에 대한 애정 또는 이기심의 발로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국가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은 새 정부의 몫입니다.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흐르는 물을 막는것이 아니라 그 물이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흘러 들어가도록 물길을 터주는것입니다.

9 # 4탄 모기지론 제도 도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 ]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모기지 론 (mortgage loan)이 본격 도입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 각종 선거가 있을 때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이 많아서인지 모기지 론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그러면 모기지 론이 무엇이고 그것이 주택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모기지 론은 우리 말로 하면 주택 담보 대출입니다. “지금도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주택을 담보로 하고 있으니, 지금의 대출 제도와 뭐가 다르냐?”고 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기본은 같습니다. 모기지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출 제도와 한국의 대출 제도를 비교해 보면 크게 네 가지가 다릅니다. 그 첫째는 대출 기간이고 두 번째는 대출 한도, 세 번째가 이자의 형태, 네 번째가 세제 혜택입니다.

첫째 대출 기간.

현재 한국 대출 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대출 기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대출자의 입장에서는 겨우 2~3년의 대출 기간을 주고는 만기 때 가서는 만기 연장을 해주니 못해주니 하고 은행이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직도 몇몇 은행에서는 3년 이하의 대출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 은행에서 장기 대출 상품이 이미 있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주택 담보 대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중요한 은행의 수입원이기 때문에 장기 수입원의 확보를 위해서 가능한 장기 대출을 유도한다고 합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는 3년 이하의 대출이 관행처럼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는 은행에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대출자들이 빚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현상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모기지론하면 그 기간이 다양합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30년, 15년, 5년짜리가 일반적입니다. 30년 기한의 모기지 론을 얻어 집을 사는 것이 보통이고 15년이나 5년은 30년 보다 이자가 싸니까 재융자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즉, 이자 부담을 적게 가져가려면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죠. 재경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안은 20년 정도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대출 한도.

미국의 모기지 대출의 경우 주택 실 거래 가격의 80%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20%는 down payment라 해서 맨 처음 구입시 지불하고 나머지 80%는 30년간 분할 상환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80%가 정해진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신용도에 따라 3~20% 정도만 down payment하고 나머지는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 사람의 신용도가 아주 좋으면 거래 가격의 100%까지 대출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는 보통 PMI (Private Mortgage Insurance)라는 보험을 따로 들게 됩니다. (80% 이하는 보험 필요 없음.) 한 20만불 대출 받으면 월 100불 정도를 PMI 보험료로 내게 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는 PMI 지불도 아까우니까 20% 정도는 down payment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대출 한도가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감정가의 60% 정도로 대출하고 있는데, 은행의 부실화(?)를 너무 염려한 나머지 금융 당국에서 과잉 친절을 베푼 결과로 보입니다. 그것이 작년 11월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입김 때문이라고 까지는 믿고 싶지 않지만, 만일 미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은행의 자율권 침해 및 소비자의 재산권 행사 제약이라고 언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았을 것입니다.

셋째, 이자의 형태.

일선 은행 지점장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99%의 대출자가 변동 금리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의 대출 제도에서도 고정 금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고정 금리가 변동 금리보다 많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출자가 변동 금리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변동 금리, 고정 금리, 두개의 변형, 이자의 유예 형태 등 수십 가지의 변형된 상품이 존재합니다. 자신의 자금 운용 계획에 맞춰 대출 이자의 형태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 은행에서도 현재 변동금리, 고정금리, 이자의 유예 (3년 거치 27년 상환, 1년 거치 15년 상환 등), 원리금 상환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장기 고정 금리 상품은 기금 대출이라고 해서 3천만원 이하의 근로자일 경우 국민, 농협, 우리은행을 통해 15년, 20년 동안 6.5%에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 대출의 경우 3개월 변동 대출금리는 6.2% 정도이고 고정 금리부 대출은 8%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변동 금리에만 집착하는 것은 이러한 대출 상품에 대해 무지하다기 보다는 미래 자신의 파이낸싱 능력에 대한 불확신, 무엇이던 빨리 끝장을 보고자 하는 국민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출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 2003년 3월 현재 30년 고정 금리형의 경우 이자율은 5.5%, 15년 고정형의 경우는 4.9% 변동 금리 첫해분 평균치는 3.5%를 기록 중입니다. 아직도 한국의 대출 금리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데 점차 낮아지리라 예상합니다.

넷째, 세제 혜택.

모기지론이 일반 대출 상품과의 다른 점이 바로 세제 혜택입니다.
미국의 경우 모기지 론에 의해 은행에 내는 이자 전액을 소득세 신고시 과표 (과세 표준액)에서 공제를 해줍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연봉이 4000만원이고 은행에 낸 이자가 500만원이라고 할 때, 연말정산 때 세금을 4000만원 기준으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3500만원 기준으로 매긴다는 의미 입니다. 한국에서도 10년 이상의 장기 대출에 대해서는 소득 공제를 해줍니다. 한국 정부도 장기대출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2002년 300만원 이었던 과표 공제 한도를 2003년부터 600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 하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공제 차이는 모기지 론의 기간과 공제 한도에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경부에서 이에 대한 개선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모기지 론이 도입되면 주택 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매매 시장에서는 수요를 창출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요의 창출이라고 부르기는 뭐하고 수요가 당겨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집 장만 형태가 결혼 후 7~8년 동안 저축을 통해 주택 구입 자금을 준비한 후 일시불로 사거나 일부를 부모님에게 보조를 받아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면 초기 구입 자금의 20% 정도만 먼저 내고 나머지 80% 정도는 20년에 걸쳐서 상환하기 때문에 초기 자본 형성이 안된 젊은 무주택자들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이 당겨질 수 있습니다. 내 집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미국은 무척 다릅니다. 한국은 소유에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 일부라도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면 “그것이 당신 집이냐? 은행 집이지”라는 말 까지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소유보다는 거주에 초점을 맞춥니다. 불과 내 돈은 20%도 들어 가지 않았지만 맘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입장입니다. 이것이 한국에는 와전이 되서 “선진국에서는 소유보다 거주의 개념이다. 그러니 우리도 선진국 처럼 하려면 집을 사지 말고 전세나 월세로 살아라.”라고 알려져 있더군요.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 이상의 소득을 가진 사람들은 다 집을 소유합니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을 가지게 되면 바로 집을 구입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내가 맘에 드는 곳에 맘에 드는 예쁜 집을 일단 구입하고 살다가 30년간 천천히 갚아 나가다 보면 정년 퇴직할 무렵에는 100% 내 소유의 집 하나는 남게 되어 노후 대책이 된다는 것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생각입니다.

한국도 이 제도가 도입되게 되면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내 집 마련 계획이 당겨진다는 의미이며, 이 제도 도입 초기 몇 년간 주택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수요의 증가는 주택 값 상승을 유도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제도로 인한 구체적인 수혜지역은 어디일까요? 이 제도를 가장 많이 이용할 계층은 젊은 샐러리맨 입니다. 그들은 대출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고, 세제 혜택에 가장 민감한 계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들이 많이 사는 지역 - 즉, 역세권, 신도시의 소형 평수가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모기지 론 제도 도입이 이들 지역에 호재라는 이야기이지, 향후 이 지역이 오를 것이니 빨리 사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2주후에 올릴 세제 관련한 글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드릴 예정입니다.)

그러면 임대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이 제도는 임대 시장의 주도권을 전세 시장에서 월세 시장으로 옮기게 되는 촉진제가 될 것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해 못하는 것이 한국의 전세 제도입니다. 집을 3억에 사서, 1억 5천에 전세를 주었다가 2년 후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1억 5천만원을 돌려주는 것이 전세 제도 라고 말하면 열이면 열 모든 외국 사람들은 “자선 사업이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한국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은행에 예치하여 이자 수익을 얻거나, 인플레이션이 심하기 때문에 전세 자금을 지렛대 (leverage) 효과로 활용하여 자산의 증가에 의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 어느 정도는 수긍을 합니다. 그러나 여기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전세 제도는 기본 전제가 고금리 및 집값의 상승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요소가 충족되지 않고서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전세 시장은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도 전세로 있던 상당수의 수요 층이 모기지 론 제도를 통하여 주택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급격히 줄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모기지 이자의 일부를 분담할 수 있는 수입원으로서 월세를 선호 할 것이며, 수요 층으로서도 자본 형성이 안된 계층이나 직장 관계로 이동이 잦은 계층이 월세의 주 이용자가 될 것입니다. 월세는 지금 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입니다. 아마도 모기지 금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여기서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겠죠? 월세 형태의 공급이 늘면 월세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면 일부 아파트 값 상승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과연 이 제도를 도입할까요? 어쩌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제도 도입에 대한 칼자루는 정부에서 쥐고 있으니까요.

새 정부에서 바라는 부동산 시장은 무엇일까요? 그 질문에 앞서 미국 등 선진국 정부는 집을 사는 사람에게 왜 세제 혜택을 줄까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모기지 론 이자와 재산세등에 대해서는 소득세 신고시 공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한쪽 면만 보는 사람들은 이 것도 투기꾼들의 로비(?)의 결과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의미 이전에 정치 사회적 의미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정부들은 유 주택자를 사회 안정 희구 세력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세제 지원을 통해서 사회 구성원에게 집을 사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기지 론 제도를 조금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사회 초년 생에게 빚을 지게 장려(?)하여 집을 사게 하고 그 빚을 조금씩 갚게 하는 과정을 통하여 사회에서 제시하는 시스템에 익숙하게 길들여지게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사회 초년 생들이 빠른 시일 내에 중산층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새 정부가 무주택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합니다. 그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무주택자가 유 주택자가 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을 실행한다는 것이지 유 주택자를 무주택자로 만들거나 무주택자를 계속 무주택자로 남게 하는 정책을 실행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은 지금 새 정부의 과제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1가구 1주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잉여 집을 팔게 유도하는 정책은 나올 것입니다. (아마도 세제 개혁을 통해서) 그러나 집값을 20~30% 폭락시켜 이미 집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들이 자기 집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하는 정책은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그 폭락하는 집을 살 수 있는 다른 사람이라는 계층이 1가구 2주택자 이상의 소유자들 일테니까요.

이 제도가 하반기부터 도입되더라도 본격적으로 정착되는 것은 정부에서 추진중인 아파트 후 분양제가 시행되고 나서 부터로 예상됩니다. 후 분양제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아파트 매입 자금의 일시불 지급이 이 제도로 인하여 상당히 보완되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앞으로 도입된다고 하는 모기지 론 제도는 몇 가지 차이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장기 대출 상품과 유사성이 많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기존의 대출 상품은 은행 마다 상품의 종류도 다르고, 세제 혜택에서도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저는 또 다른 해석을 내리고 싶습니다. 재정경제부의 모기지 론 제도 도입 검토는 그 동안 대출을 규제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홍보와 장려의 대상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것은 파라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나타날 것입니다.

첨언1) 물론 이 제도가 만능은 아닙니다. 이 제도는 돈을 빌려줘서 주택 구입을 도와주는 제도이지, 대출 상환 능력 자체가 없는 분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정부는 이 분들을 위해서 영구 또는 장기 임대 주택을 늘려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서울시가 다세대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 주택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습니다.

첨언2) 이 글이 여러분에게 은행에서 돈을 꿔서 집에 투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하기 쉽게 정부에서 모기지 론을 준비한다는 것에 대한 분석 자료 이상의 의미는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출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자기 수입의 40% 정도를 적정하다고 평가합니다.

10 # 3탄 금융 불안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 | ]

지난 몇년간 아파트 값을 끌어 올린 주된 요인중 하나가 사상 최저 수준인 저금리입니다. 이 때문에 향후 집값을 예측하는데에 금리라는 변수가 빠질수 없습니다. 또한 지난 1~2년간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금리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작년 하반기부터 많은 분들께서 향후 집값 하락을 예측 또는 희망(?)하면서 그 이유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세계 각국의 금융 시장이 흔들림에 따라 이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는 듯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 자금으로 집을 산 분들의 금융 비용이 인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되어 할 수 없이 집을 팔게 되고 (1차 매물) 이는 매물 증가로 이어져 집값이 하락되면 담보 가치가 하락하여 재대출이 힘들게 되어 또 다른 매물의 증가(2차 매물)를 가져오게되어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폭락한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주요 골자입니다.

금리 인상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두 그룹으로 나뉠수가 있습니다. 한 그룹은 아파트 값이 지금 보다는 내리기를 바라는 분들이며 또 다른 그룹은 정년 퇴직자 등 은행 이자가 주 수입원인 금융 자산이 많으신 분들일 것입니다. 전자는 은행의 대출 금리에 후자는 예금 금리에 관심의 초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시나리오의 주요 골자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정말 있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은 "별 싱거운 사람 다 보겠네" 하면서 웃으실 겁니다. 하지만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으면 자금의 수요가 많아서 금리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시기가 문제이지 지금보다는 0.5% 정도의 단위로 조금씩은 오르겠지요. 그러나 이 정도로는 일반인이 인식하고 있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와는 괴리가 큽니다.

IMF 시절의 20% 대의 고금리 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의 인식에 금리하면 소위 월1부, 즉 연리 12% 이상의 금리가 되어야 금리가 올랐다는 정서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을 것 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은행 이자는 월 1부, 사채는 월 2부라는 공식이 우리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하면 연리 12% 이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금리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 제 예상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금리 (예금 금리)는 어떠한 경우도 최대 8%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정도의 금리 인상으로서는 안 오른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즉, 금융 당국자의 시각에서는 금리가 올랐다 하고 일반인의 시각으로서는 "에게~"하는 정도의 금리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리는 것은 국제 금리와의 연동성 때문 입니다. 지금 미국의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개인이 주택을 담보로 얻을 수 있는 모기지 론의 경우 6% 이하입니다. 즉, 개인도 6% 정도의 자금은 쉽게 끌어 쓸 수 있는 상태입니다. (개인의 크레딧에 따라 5%대의 금리도 가능하고요.) 개인이 은행에 자기 돈을 맡길때 금리는 훨씬 아래입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1년짜리 정기예금 (CD)의 경우 2%를 넘지 않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내년까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미국 언론에도 이미 배포되어 있는 사실이고 지금 금리 수준은 지난 40년간최저 수준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더 낮아서 무이자 예금 이야기도 나온다고 합니다.)

이자에 대한 세금, 환전 시 수수료 등을 감안하여 볼 때 국내 금리가 8%를 넘으면 미국 등 국제 자본이 금리 차이에서 얻는 이득을 얻고자 물밀듯이 들어 올 것 입니다. 아주 쉽게 생각하시면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전세 자금을 5000만원 2% 이자로 빌릴수가 있고, 이를 은행에 맡기면 6%의 이자를 받을수 있다면 이 사람은 쉽게 연간 200만원의 이득 (= 5000만원 x (6% - 2%))을 볼수 있을 것입니다. 별로 한 일 없이 고급 TV 한대가 생긴거죠.

국제간의 거래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의 금리가 비싸고 미국의 금리가 싸다면 그 차액을 노리고 많은 자금이 들어올 것입니다. 단 이때 고려할것이 달러를 살때와 팔때 환율이 달라지는 거래비용과 장기적인 환율의 추이입니다. (어떤 분이 달러를 한화로 환전하여 보냈다가 다시 달러로 환전하여 가져 가는 경우) 거래비용은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2% 정도 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8%라는 숫자가 나오게됩니다. 즉 8%가 넘으면 그 순간부터 차액이 고스란히 금리 차에 따른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도 미국에서 개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우고, 자금의 여유가 있어서 미국 은행에 저축을 해놓으신 분들 입장에서는 추가 4%의 이득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환율의 추세는 어떻게 될까요? 아시다시피 달러화 약세는 하나의 추세입니다. 지난 수년간 강한 달러 정책으로 미국 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될때로 약화되었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 하락을 미국 정부에서는 용인하는 형편입니다. 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대한 달러화의 약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러면 원화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최근 북핵문제와 관련되어 한국에 대한 투자 인식이 나빠지고,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원화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화의 약세에 비교해 볼때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 입니다. 이는 원화 강세라는 요인과 달러화 약세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것입니다. 그러므로 IMF 이전 처럼 1달러당 800원대는 안되더라도 1000원대까지도 가정해야 합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Don Nori (돈노리)씨는 미국 은행에서 6% 이자로20만 불을 대출 받아 한국에 송금하여 8% 예금에 넣었다가 1년 후에 미국으로 재송금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경우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금리가 만약 12%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이 경우는 8천불 (960만원)의 차익을 거둘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 미국 LA에 사는 Don Maner(돈마너)씨는 미국 은행에 2%로 예치된 자신의 예금 20만 불을 찾아서 한국에 송금하여 8% 예금에 넣었다가 1년 후에 미국으로 재송금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경우는 8천불 (960만원)의 차익을 거둘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금리가 만약 12%라고 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이 경우는 16,000불 (1920만원)의 차익을 거둘수 있습니다. 환율이 지금 1200원에서 1년 후에도 그대로 1200원이라면 아무런 이익이 없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1100원으로 내린다면 약 18,000불 (2100만원) 정도의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금리가 12%까지 치솟고, 환율이 1100원까지 내려간다면 그 차익은 거의 27,000불 (3200만원)에 달합니다.

이상으로 살펴본것과 같이 금리 인상이 된다면 그 이익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혹시 정부에서 “집값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으려고 여신금리와 수신금리 차를 벌여 놓을지도 모른다. 즉 빌려줄 때는 12% 이상, 예치 시에는 6% 이하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라고 믿는 분이 있으신다면 은행 주식을 사놓으시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도 많이 들어와 있는 지금 한국이 국제 금융계의 물 좋은 곳(?)이 될 필요는 없겠죠? 여기에서도 시장 경제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국내 A라는 은행의 대출 금리가 12%이고, 외국계 B은행의 대출 금리가 10%라고 했을때 어디에서 대출을 받으시겠습니까? 벌써 H은행을 비롯한 몇몇 외국계 은행은 한국 대출 시장을 “물 반 고기 반”으로 인식하고 공격적인 대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관치 금융의 시대는 지났고, 국제 금리 흐름에서 한국도 자유로울수 없는 세상이 된것입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의 고민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향후 집값에 영향을 줄 만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입니다.

P.S. 최근 환율 동향이 어지럽습니다. 북핵 문제와 불투명한 한국 기업 구조에 대한 외국 투자가의 실망등의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그러나 믿고 싶지는 않지만 일부 분들이 달러 사재기를 하고 있다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몇가지 면에서 안타까운 맘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첫째는 “IMF때 금 모으기 하던 분들은 다 어디가고 이런 부정적인 기사만 나오는 가?”이고, 두번째는 아마추어들까지 외화를 사모으는 현실에 대한 우려입니다. 결재 대금등을 선집행하기 위해 달러를 사는 기업을 제외한 헤징 수단으로 달러를 사모으는 사람들은 정말 아마추어입니다. 원화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는 이미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프로라면 달러가 아니라 유로화를 매집하겠죠. 실제로 유로화는 연초 대비 8% 상승, 작년초 대비 14% 상승한 것에 비해 달러화는 연초 대비해서는 4% 이하의 상승을 보이나 작년초 대비해서는 오히려 6%나 내렸습니다. 이러한 개념도 없는 아마추어까지 달러를 매집하는 현실이 우려스럽습니다.

11 # 2탄 돈 버는 사람, 돈 잃는 사람[ | ]

환경이 비슷한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직업을 가지고 경제 활동을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한명은 경제적 자유를 얻은 반면 다른 한명은 아직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빠진 경우를 우리는 가끔 보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왜 날까요? 그것은 돈 버는 사람과 돈 잃는 사람이 여러 면에서 다른 행동 양식을 나타내기 때문이며,긴 세월 동안 누적되면서 그 결과의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 양식의 차이가 결과로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주식 시장이고, 그 다음이 부동산 시장입니다. 소위 ‘프로’ 또는 ‘고수’라고 불리는 분들이나 주식 또는 부동산 시장에서 돈을 버는 분들의 행동 양식을 살펴보면 크게 다음 3가지 면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1. 시장을 보는 눈 (정보 해석 능력)
  2.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밑천 (기초 자본)
  3.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또는 자신감 (Self Confidence)

이 세 박자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프로 또는 고수는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분을 말합니다. 만약 이중 하나의 능력이 결여 된다면 어떨까요? 3가지 case가 있을수 있겠죠?

첫번째 경우, 1,2번 만 있고 3번이 없는 경우. 즉, 시장을 보는 눈이나 어느 정도의 자본은 있으나 정작 실행을 못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속으로 뜨끔하시겠죠? *^^* 가장 많은 분들이 여기에 속할 것입니다. 집값이 오를 것 같아서 돈까지 준비해 놓았다가 확신이 없어서 포기를 했더니 집값이 성큼성큼 올라 부인에게 쥐어 사는 남편. 반대로 집값이 내릴 것 같아서 팔려다가 미적거리다 못 팔고 계신 분. 어찌 보면 우리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고 봐야 합니다.

사람이 신중한 것과 걱정이 많은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입니다. 무지막지하게 빨리 결정해 놓고서는 그 다음날부터 걱정과 후회에 휩싸이거나 권유자를 원망까지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검토과정에서는 꼬치꼬치 캐묻고 이것저것 따지다가도 일단 결정한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인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스스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투자가 : “이번에 XX지구에 청약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 수 : “왜 거기에 청약하시려 하는데요?”
투자가 : 이렇고 저렇고…
고 수 : “그럼 하나만 물어 볼께요. 거기가 많이 오르리라고 생각하십니까?”
투자가 : “그럼요.” 어쩌고 저쩌고…
고 수 : “그럼 청약하세요.”
투자가 : “그런데 값이 떨어지면 어쩌죠?”
고 수 : 허걱 @.@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그것은 본인이 결정한 사항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자신감 결여 때문입니다. 자신감(Self Confidence)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귀한 동반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은 책 몇 권을 읽는다고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해보고,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자신이 100% 책임지는 자세와 훈련이 필요합니다.

많이 안다는 것과 결정을 잘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주위에 한두 명쯤 주식 또는 부동산 도사들이 있을 것입니다. 책에서나 나올 법한 복잡한 이론으로 무장한 이들은 거의 완벽한 해설가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만약 이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면 그 분들이 정말 돈을 벌었는지를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분은 서로 다른 시기에 한 5개 쯤 추천 종목을 내놓고 그 중에 하나라도 오른다면 그야 말로 의기양양해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이 부장 : “거봐, 김 대리, 내가 뭐라고 그랬어? 삼화 전자 주식은 사 놓으면 무조건 돈이라고 그랬지? 오늘도 천원이나 올랐어”
김 대리 : “역시, 부장님은 탁월하십니다.” (언제 그랬더라? 아…술 먹으면서 잠깐 이야기 한 거?)
이 부장 : “그래서 자네는 돈을 못 버는 거야. 원래 프로라는 것은 이 안목, 응.. 이 안목이 탁월해야 하는 거거든…”
김 대리 : (어휴 인사 고과철만 아니었으면… T.T) “그래서 부장님은 이번에 많이 따셨습니까?”
이 부장 : (찔끔) “아니 김 대리, 자네가 내 사정을 몰라서 묻나? 내가 돈이 어디 있다고…어휴~ 돈만 있었어도 연봉 정도는 쉽게 벌텐데…”
김 대리 : (정말 못 봐주겠네..) “저 번에 퇴직금 중간 정산하셨잖아요?”
이 부장 : “아 그거는 우리 딸래미 대학 등록금..”
김 대리 : “에이 부장님도… 대학 등록금이 몇 푼 한다고”
이 부장 : “사실은 우리 집사람이 주식을 못하게 해서… 아휴 이놈의 여편네는 사나이 가는 길을 막아요. 막아. 에잇”
김 대리 : “………” (바보 아냐?)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은 행동하지 않으면서 한걸음 떨어져 해설가연 하는 분들은 오히려 여러분을 지치게 합니다. 이런 분들은 가까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 경우, 1,3번은 있다고 생각되는데 2번이 부족한 경우. 즉, 시장을 보는 눈이나 용기도 충분한데 자본력이 딸리는 분들. 신혼 부부 등 대부분의 젊은 계층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지식과 정보도 있고 용기도 있지만 뭐가 있어야지 사고라도 치죠?” 라고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 열한번째 글 “How to make money”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종자돈(Seed Money)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젊었을 때 가난하고 고생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현재를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 입니다. 개인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5~10년 정도까지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 기간동안 얼마나 인내의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집니다.

셋째, 2,3번만 있고 1번이 없는 경우. 즉, 돈도 있고 용기도 있으나 시장을 보는 눈이 없는 경우. 이 경우가 제일 위험한 경우 입니다. 심하게 말씀 드리면 “무식이 용기” 또는 “사고 친다.”라는 표현이 맞는 경우죠. 꼭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식이 내릴 때는 몇 달이고 가지고 있다가 올라가기 직전에 파시는 분, 또 꼭 상투에서만 사시는 분. 이렇게 시장을 읽는 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요? 소위 말하는 고급 정보일까요? 아니면 운일까요? 그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정보를 해석하는 힘이라고 봅니다. 인터넷에는 정보의 홍수라고 할 만큼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는 고급 정보도 있고 허접스러운 정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정보든 그것이 ‘자료 (data)’가 아닌 ‘정보 (information)’로서 가치를 발휘하려면 나름대로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즉,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내용(content)’이라도 정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많은 오류가 해석 없이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데에 있습니다.

다음 가상의 두 기사를 비교해 보시죠.


< 기사 A >
강남 집값 폭락 조짐 – 상승률 100% 감소


최근 부동산 전문 사이트 닥터 아파트의 조사에 따르면 3월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은 1.0% 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이어 나갔다. 이는 작년 3월 집값 상승률이 2.0%에 달했던 것에 비추어 상승률이 100% 감소한 것이다. 한편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대해 건설전략산업 연구소 김덕선 소장에 따르면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집값 상승률이 꺽인것은 불황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 향후 집값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 한다. (미트로 일보 하 락장 기자 mailto:harakjang@mitro.com)


< 기사 B >
강남 집값 폭등 조짐 – 상승률 100% 증가


최근 부동산 전문 사이트 닥터 아파트의 조사에 따르면 3월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은 1.0% 상승을 보여 재상승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집값 상승률이 0.5%에 달했던 것에 비추어 상승률이 100%나 증가한 것이다. 한편 거래량도 지난달 대비 20%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대해 건설산업 연구원 김연화 박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이사 철이 아닌 3월에 집값 상승률과 거래량이 느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향후 집값의 한단계 상승이 예상된다 한다. (주택상승신문 마 골라 기자 mailto:magola@houseup.com)

어떤 것이 맞는 기사일까요? 위의 가상의 두 기사 모두 같은 조사 내용을 근거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두 기사 모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인 오류는 자료의 일부만 발췌해서 해석했다는 것입니다. 두 기사는 똑같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또 어떤 의도로 기사를 작성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사가 된다는 전형적인 예 입니다. 언론의 속성은 쇼킹한 것이 상품가치가 있기 때문에 허용하는 한 최대의 과장이 동원됩니다. 그러므로 기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정보를 읽어 내지 못하면 기사의 의도대로 원격 조정되는 허깨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재미 있는 사실은 돈 잃는 사람은 정보를 해석 할 때 다소 감정이 개입하거나 상당한 선입관을 갖고 해석을 한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주식을 오래 하신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하시겠지만 “이상하게도” 특정 주식을 사고 싶을 때는 그 주식에 대해 유리한 기사만 눈에 들어 오고, 막상 사고 나서는 그 주식에 불리한 기사만 눈에 들어와 불안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닥터아파트 등 부동산 사이트를 보게 되면 어떤 분은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기사만 퍼 다가 올리는 분이 있고, 어떤 분은 반대로 오를 것이라는 기사만 퍼 다가 올리는 분이 있으십니다. 또 자기가 선호하는 기사만 골라서 보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다 보면 스스로 자기 최면에 걸려 자기가 바라는 방향으로 세상이 흘러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정보의 올바른 해석, 기사에 휘둘리지 않고 행간의 의미를 읽어 내는 능력, 감정이나 선입견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성을 갖추는 것이 돈을 버는 사람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돈 버는 사람과 돈 잃는 사람이 여러 면에서 다른 행동 양식을 나타냅니다. 커다란 과일 나무나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이나 처음에 그 씨의 크기는 별로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후 눈에 띄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현재의 행동 양식의 차이가 미래를 좌우합니다.

12 # 1탄 원숭이나라 이야기(수요공급의법칙)[ | ]

< 이야기 하나 >

옛날 남태평양 멀리에 원숭이만 200 마리가 사는 섬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섬의 중앙에는 커다란 망고 나무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1년에 딱 100개씩 만 망고가 열리고는 합니다. 모든 원숭이들이 망고를 좋아하므로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수확 철에는 싸움을 벌이고는 한답니다. (골고루 나누어 먹기에는 망고 숫자가 원숭이 수 보다 너무 적지요.)

많은 피를 흘리는 망고 쟁탈전이 계속되자 한 현명한 원숭이 하나가 재미있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힘으로 싸우지 말고 "돈"이라는 것을 만들어 이 돈으로 망고를 사게 하자고... 그리하여 돈을 10,000원을 만들어서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망고 하나에 100원이라는 시장 가격이 형성되게 되었습니다. 많은 원숭이들이 이제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 다만 열심히 노력해 돈을 모으면 많은 망고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고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망고 숫자가 원숭이 숫자 보다 적기 때문에 모든 원숭이가 "돈"의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혜택을 못 받은 원숭이들에게는 불만이 서서히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새로운 대장 원숭이 하나가 폭탄 선언을 하였습니다. "모든 원숭이에게 혜택을 주고자 돈을 10,000원을 더 만들어서 골고루 나누어 주겠다." 모든 원숭이들이 환호하며, 맛있는 망고를 먹을 날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어느 날 보니 망고의 값이 어느새 인가 슬그머니 100원에서 200원으로 올라가 있는 게 아닙니까? 대장 원숭이는 노발대발하였습니다. 이 참을 이용해 투기꾼들이 망고를 매점매석 했다구요. 그리고는 말을 했습니다. 현재 망고 값에는 거품이 끼었으니 이것이 걷히면 모든 원숭이들이 망고를 먹을 수 있다고... 그러니 망고를 200원에 거래하지 말고 100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과연 망고 값이 100원이 되었을까요?

< 이야기 둘 >

망고를 먼저 사서 돈을 번 원숭이들이 여럿이 생기자 모두 "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원숭이 하나가 망고를 닮은 신기하게 생긴 돌맹이 하나를 주웠습니다. 모두가 이 신기한 돌을 보기 원했기 때문에 이 돌을 주운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이 그 돌을 한번 볼 때 마다 1원씩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꽤 돈이 되는 것이 알려지자 다른 원숭이가 그 돌을 100원에 샀습니다. 그 돌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원숭이가 50원을 더 주고 150원에 그 돌을 샀습니다. 또 다른 원숭이는 200원에...다른 원숭이는 250원에...그러다 값이 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모두 거래를 할 때 마다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그 돌은 그 섬에는 하나 밖에 없다는 확고한 사실과 1000원까지 오를 꺼라는 소문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망고 수확 철이 왔습니다. 신기한 돌의 새 주인은 이 돌을 600원에 팔아 망고 3개를 살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 원숭이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친구 원숭이는 어렵게 모은 돈을 여기에 쓰는 것을 어리석다고 말하고 자기는 망고를 사 먹을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돌의 가치를 못 알아 주는 친구를 비웃으며 다른 원숭이에게 갔지만 냉담한 반응은 어디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망고의 수확 철이 끝나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해보았지만 이미 모든 원숭이가 이 돌로는 망고를 살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누구도 이 돌을 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이 원숭이는 망고를 사먹기 위해 몇 년간 모은 돈을 허공에 날리고 말았다는 전설이 아직까지도 원숭이 섬에는 전해집니다.

< 우리 이야기 >

자..이제 현실로 돌아와서...우리가 이 우화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망고와 돌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뭐든지 본질을 생각하시면 돌과 망고를 구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망고와 돌은 공급이 급격하게 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망고는 그 자체의 효용 가치가 많고 돌은 효용 가치가 적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부동산이 망고일까요, 돌일까요? 부동산이라고 말하면 너무 막연하니까 인기지역의 아파트라고 하죠.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망고 일까요, 돌일까요? 남보다 먼저 망고를 골라내는 눈이 있으면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부동산이 망고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대표적인 돌의 경우는 옛날에 네델란드에 있었던 튜립 투기죠. 몇 년 전 있었던 닷컴 열풍과 유사했거든요. 튜립 투기가 한창이었을 때 논리는 "사두면 돈 된다" 하나 였습니다. 그러나 "튜립 가지고 무얼하지? 국 끓여 먹는 것도 아니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 나면서 폭락을 했습니다.

둘째, 왜 망고 값이 올랐을까요? 과연 투기꾼이 매점매석을 해서 그런 것 일까요? 원숭이 나라 전체로 보면 대장 원숭이가 10,000원의 돈을 추가로 발행하는 순간 망고 값은 200원이 되는 운명이 결정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각기 원숭이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의 유동자산(돈)을 100원에서 200원에서 늘이는 데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게도 망고 값을 올려놓은 것이죠. 그것이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불리 우는 시장 경제의 원칙입니다. 가끔 안타까운 글들을 보고는 합니다. “나는 정말 먹을 것 안 먹고,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았는데… 전세 값은 저만치, 집값은 점점 더 멀리 도망을 가니 한숨만 나옵니다.” 이러한 내용이 주류가 이루죠. 이 분들이 조금만 자신의 자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한숨을 쉬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경제를 이끄는 원리는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야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놀랍게도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배웠습니다.) IMF 체제가 시작되던 1998년 초의 총 통화량과 5년이 지난 지금의 총통화량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에 어디 선가 2배 이상의 돈이 풀렸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는군요.) 여러분들의 자산이 98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는지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위의 원숭이 우화에서는 망고 수가 제한 되었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망고 수를 늘이면 어떨까요? 부동산 시장에 대입해 보면 ‘주택 보급 율’ 이라고 하죠? 주택 보급 율이 늘면, 즉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 아파트 값은 당연히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주택 보급 율은 농촌주택을 포함한 전체 보급 율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거 형태의 주택을 보급하기에는 아직도 요원합니다. 특히 인기 지역의 땅은 일정합니다. 공급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이 재건축인데, 정부의 정책은 재건축을 억제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재건축을 통한 공급의 확대도 한계가 있습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 이것을 생각해 보면 미래의 가격이 보입니다

13 # 새정부하에서의 부동산 시장 전망과 전략[ | ]

< 게임의 룰 >

어떤 게임이던지 게임을 즐기거나 이기기 위해서는 그 게임의 룰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IMF 체제라는 원하지 않는 유산을 받은 상태로 시작한 김대중 정부에서의 게임의 룰은 무엇이었을까요? 무너진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인플레이션 (Inflation)을 유발하더라도 돈을 많이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었죠. 이에 따라 몇 년 후의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이미 1998년 초에 잉태했던 것입니다. 현금의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한 헤징(hedging) 수단으로 그것이 부동산이던 금이 되었던 간에 현물에 대한 투자가 김대중 정부 하에서의 재테크 게임의 룰이었습니다. 이를 빨리 파악한 사람은 큰 돈을 벌었을 것이고, 이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은 2001년, 2002년의 부동산 폭등을 ‘투기꾼’이라는 마녀가 갑자기 나타나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투기꾼들이 갑자기 이민 온 것은 물론 아니죠. ^^)

게임을 하다가 게임의 룰이 바뀔 때 만큼 당혹한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열심히 동쪽으로 뛰면 승리하는 게임에서 갑자기 심판이 바뀌더니 “동쪽으로 뛴 사람들은 다 바보들이다. 서쪽으로 뛰어야 한다.”고 했을 때의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싫던 좋던 간에 지금은 게임의 룰이 변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나온 발표나 현상을 분석하여 향후 게임의 룰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예측해 보고자 함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 부동산 세제 개혁 >

2002년은 한국 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한해였습니다. 계층, 세대, 지역간의 갈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크게 불거져 나왔던 한해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과거에도 잠재된 요소였지만 인터넷의 대중화, 부동산의 폭등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대선 과정에서의 지역주의의 부활 등의 영향으로 인해 심화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거진 갈등을 치유해서 우리의 에너지가 서로 반목하는데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세계로 뻗어가는데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새 정부의 큰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 새 정부에서는 ‘성장’보다는 ‘분배의 원칙’에 무게의 중심을 둔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제 하에 새 정부는 소위 ‘있는 자’들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나 새 정부에서는 현재의 주택 시장의 문제는 주택의 공급이 부족해서이기 보다는 주택 소유의 불균형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이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제 개혁의 형태로 나타날 것입니다. 즉, 현재 수치상으로 100%에 달하는 주택 보급 율을 올리기 보다는 60% 아래에 있는 주택 자가 보급 율을 높인다는 새 정부의 방향이 부동산 세제 개혁이라는 형태로 구체화 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부동산 관련 세금의 종류는 보유세와 거래세,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취득 시에 부담하는 취득세, 등록세등과 처분 시에 부담하게 되는 양도소득세가 거래세이고, 재산세와 종합토지세가 보유세에 속합니다.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이나 새 정부 지지 계층의 정서를 고려한다면 새 정부 임기 내에 어떤 형태이던 보유세를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올리려는 시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강남3구에서도 보듯이 보유세를 올리는 문제 하나도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첫째 상당한 조세 저항이 우려됩니다. 특히 재산세가 지방세이기 때문에 민심을 고려해야 하는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두 번째 만약 보유세 인상이 성공하더라도 이것이 시차를 두고 시장 가격 (특히 전세 시장)에 반영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음을 종전의 제 글에서 보셨을 겁니다. (참고로 미국은 한국보다 재산세가 월등히 많기는 하지만 재산세 납부분 만큼 소득세 신고 과표에서 공제를 해줌.)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반발을 피하면서 보유세를 인상하기 위해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방안은 1가구 2주택 이상의 다 주택 보유자에 대해 차별적으로 보유세를 중과 하는 것입니다. 이는 전세 시장에는 영향을 적게 미치면서, 주택 자가 보급 율을 올리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주택 자가 보급 율을 높인다는 명제하의 거래세는 어떻게 변할까요? 즉, 일 가구 다 주택자가 소유 주택을 무주택자들에게 많이 팔도록 유도하려면 거래세 – 양도소득세를 지금 수준보다 상당 수준 낮추어야 합니다. 소유하는 데는 부담이 없고 거래하는데 부담이 많은 현행 세제상에서는 팔고 싶어도 양도소득세 때문에 그냥 여러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팔아서 투자할 다른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큰 요인입니다만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 (양도소득세율)은 낮추는 방향이 되어야 이 것들이 매물로 나와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이것을 알지만 양도소득세는 새 정부로서는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세원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햇빛 정책의 계승, 여러 공약의 실천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새 정부는 확보해야 한다는 면에서 확실한 세원인 양도소득세를 포기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마도 양도소득세를 아예 낮추지 않거나 낮추더라도 소폭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소유도 어렵게 하고 거래도 어렵게 하는 모순되는 정책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세제 개편 방향에 가장 타격이 큰 계층은 1가구 2주택 정도의 중산층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1가구 1주택자도 증가하겠지만 세금 부담에 민감한 1가구 2주택 정도의 중산층은 그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세금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1가구 3주택 이상의 다 주택 보유자수는 늘 것으로 예상되어 중산층 내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 금리 문제 >

작년에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금리의 변화는 향후 집값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금리의 대폭 인상 가능성은 높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대출 억제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지금 시중에 너무 돈이 많이 풀려 있고, 이것이 부동산 폭등의 주범이라는 것은 누누이 말씀 드렸습니다.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시중 금리를 올려 통화를 환수하는 방안을 말씀하시는데 이것도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경제의 주체인 기업의 경쟁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금리 수준도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일본, 대만,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상당히 높습니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기업 경쟁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현지 금융도 쉽지가 않은 것이, 한국의 금리가 높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지의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를 물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한국 기업이 봉이죠.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 삼간을 태우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우를 범하는 위정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어떤 분은 기업 대출 금리는 내리고 가계 대출 금리는 올리면 어떠냐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의 담보 능력입니다. 담보 능력이 없는 기업에 대한 대출은 더 나가 IMF를 불러왔던 관치 금융의 재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어느 정도 규모의 법인까지를 기업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입니다. 기업 금리와 가계 대출 금리 차이를 많이 두게 되면 2~3명의 작은 법인이 기업 금리를 끌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법도 비일비재 할 것 입니다.

두 번째, 가계 대출을 과연 억제해야 할까요? 먼저 은행의 시각에서 보면 기업 대출보다 안전한 것이 가계 대출입니다. 현재 한국의 은행들은 시세의 하한가를 기준으로 삼고 그 시세의 60% 까지만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땅 짚고 헤엄 치기죠. 미국의 경우 실 시세의 80~90%까지는 무난히 대출을 해줍니다. Risk는 보험으로 cover를 하는 것이죠. 담보력이 약한 기업보다는 안전한 투자처가 되는 것이죠. 또한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능하고 단기 시세 차익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을 구입했다 하면 비난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새 정부에서는 한나라당의 대선 공약이었던 장기 모기지론의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미국과 같이 30년 고정 금리는 안되더라도 최소 15년 정도의 고정 금리로 실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주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사회 각 구성원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사회 안정화에 도움을 줍니다. (물론 무주택자가 사화 불안 요소란 말은 절대 아님.) 같은 2억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식으로 2억을 가지고 있는 것 보다는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훨씬 사회적으로도 안정적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에서도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주식의 보유나 심지어 은행 구좌에 얼마가 있느냐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느냐는 첫번째 기준이죠. 그러면 얼마정도의 대출이 적정한 수준일까요? 그것은 개인의 자산 상태나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주거비용 (임대료나 모기기론 이자 등 주거 관련 비용)이 자기 소득의 40% 정도를 차지 합니다. 한국에서의 문제는 대출 금리가 아직도 높은 수준이고, 이자가 고정형이 아니라 변동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대출 기간이 단기라는 점입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몇몇 금융기관에서 장기 대출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니 좋은 소식이라 하겠습니다.

< 행정수도 문제 >

작년 대선을 계기로 부동산 시장에 화두로 떠오른 것이 행정수도 문제입니다. 70년대 초 DJ의 수도 이전론의 재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는 종전의 논의가 주로 안보측면에서 논의되었던 것에 비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안정 및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행정 수도 이전을 결정하기 이전에 충분한 사저 검토가 이루어 질 거이지만, 민간 투자를 포함한 소요 자금 문제는 집고 넘어 가야 합니다. 또한 통일 이후의 국토의 균형 발전까지를 고려한 그림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 이후 또 다시 수도를 옮기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현실적 타당성 여부는 떠나서 행정 수도 이전은 노 당선자의 최대 공약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실행을 하고자 할 것입니다. 만약 이럴 경우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은 어디일까요?

첫째는 누구나 쉽게 과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수요가 줄면 가격은 떨어 집니다. 혹자는 가족은 과천에 남고 공무원만 행정수도로 가는 국내판 기러기 아빠가 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고, 초기 몇 년간은 그것이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그러나 바꾸어 말하면 남아 있는 가족이 과천에만 살라는 법은 없는 것이죠. 다른 신도시로 가거나 차제에 강남 진입을 시도하겠죠. 이러한 수요 감소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물론 과천은 상당히 살기 좋은 도시이며, 과천의 매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를 받치고 있던 한 축이 빠짐으로서 시장 가격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번째는 어디가 타격을 입을 까요? 그것은 일산, 파주, 의정부로 대표되는 경기도 북부 도시들입니다. 과거 정권들이 왜 행정수도를 고려했으며, 왜 그 계획을 책상 속에만 넣어 두었는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거보다는 안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엄연한 분단국가 입니다. 청와대가 서울의 북부에 위치함으로서 주는 정신적 안도감이 이들 도시의 아파트 가격을 버티고 있던 것입니다. 행정 수도의 남쪽 이전으로 일종의 심리적 저항선이 경기도와 서울 북부의 경계로 물러 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경기 북부 도시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울 및 경기도 남부 도시들은 어떨까요? 2차 심리 저항선은 한강이 되겠고, 3차 심리 저항선은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수요와 공급 문제 >

인구 문제, 정책 문제
한국의 출산율이 점점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출산율 감소가 인구의 감소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려면 출생인구가 사망 인구보다 적어야 합니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인구는 계속 늘어 나는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까지 인구는 계속 꾸준히 늘다가 그 후부터는 조금씩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 합니다. 그러면 집값과 관련 있는 가구수는 어떻게 될까요? 미혼 독신의 증가, 이혼율의 증가, 가구 구성원의 감소, 평균 수명의 연장 등을 고려할 때 가구수 증가는 꾸준하리라 예상됩니다.

공급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2001년부터 부동산이 활황을 보이자 너도 나도 모두 공급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분양 열기에 힘입어 모든 미분양 아파트가 소진 되었고, 전세란을 틈타 다세대, 다가구 주택 붐도 있었습니다. 이리하여 2002년도에는 주택 보급율이 100%에 달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선진국 수준인 주택 보급율 115%도 10 수년 후에는 달성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빨리 빨리’를 모토로 내세우는 우리나라 건설 행정의 수준을 생각할 때 불가능 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숫자의 의미죠.
주택 보급율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주택 보급율이 80%였던 시대에는 20%의 주민은 지하철이나 공원에서 노숙했다는 의미 일까요? 당연히 아니죠. 등기가 1가구로 되어 있는 집 한 채에 여러 가구가 살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다세대 주택이라고 하죠? 그러면 주택 보급율 100%라고 하는 지금 현재 반 지하 단칸방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에서 세를 사시는 분들이 없나요? 무언가 이상하시죠? 그것은 사람이 살지 않는 농가의 버려진 집 등도 통계에 잡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오해 해서는 안될 것이 한 사람이 여러 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가 보급율에 관한 issue이지 주택 보급율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주택 보급율 100%라는 것이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아마도 정부가 목표한 115%가 되어야 체감적으로 일반인들은 보급율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115%의 보급율이 되면 모든 분들이 만족한 주거 생활을 누릴까요? 그때도 단독주택에 세로 계신 분들은 아파트로, 20평대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30평대 아파트로, 30평대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더 큰 평수의 아파트로 옮기기를 원하실 겁니다. 지역적으로도 신도시나 서울 특히 강남 등 infra가 잘 갖추어진 곳에 대한 선호 현상은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 심리적 문제 >

현재 시장의 흐름을 보면, 매수세는 실종된 반면, 매물의 증가세가 뚜렷한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그야말로 20~30% 폭락할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좀더 깊숙이 들어 가서 보면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매수세가 대기 세력화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언론에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데, 또 진짜 떨어질 것인가? 또 얼마를 기다리면 내가 원하던 집을 지금보다 다만 10%라도 더 싸게 살수 있을 것인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위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싸지면 사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매도자의 측면에서는 차익의 실현이라는 목적으로 매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여러 언론에 더 이상 오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니까 차익 실현의 목적으로 매물은 증가하되, 받을 값은 다 받자 하는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즉,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분위기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간지의 부동산 시세표에서 크게 가격을 떨어진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나라 부동산 사이트들이 담합을 해서 그렇다는 음모론을 내세우기도 하고, 어떤 분은 원래 싼 매물이 많은데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중개 사무실측에서 시세 동향을 현실대로 올리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시세를 볼 때 단순 시세만 보지 말고 그 밑에 나와 있는 매물을 같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진짜 시세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도 눈에 띌 만한 싼 매물은 보지 못했습니다. 집값이 오르던 내리던 중개건수가 많아야 이득을 보는 부동산 중개소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싼 매물이 일반화 되었다면 매수자를 유인하기 위하여 당연히 인터넷에 올려 놓았겠죠. 지난 수년간 부동산 시세표를 보아 온 바로는 시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실제와 크게 다른 것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떨어져서 팽팽히 평행선을 긋고 있는 형국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중개 사무실에서는 매매 계약을 거의 체결하지 못한다 하더군요.

< 시중 부동 자금 문제 >

지금 정부에서는 부동 자금 350조의 향방을 놓고 고심이 많을 것입니다. 단기 자금화 되어 있는 이 자금들은 언제라도 부동산 시장에 들어 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증시쪽에서는 이 자금이 증시로 들어와 주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정부의 정책이 주가 지수를 2000선까지 부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아파트 값 하락을 과장(?) 보도하는 것이고, 알만한 큰손들은 이미 지난 여름 부동산 시장에서 손을 털고 주식 시장으로 옮겼다.”는 설(?)을 솔솔 풍기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신정부에서 주가를 임의로 부양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고, 주가 지수가 2000이 된다는 의미는 우리나라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가 3배쯤 좋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것이 단기간 내에 가능할까요? (물론 지금 주가지수가 형편없이 저평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판단은 시장이 하는 것이죠. 그것도 냉정하게…)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차이 중 하나가 그 구성원에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기관과 개인 투자가간의 게임이라면 부동산 시장은 개인투자자간의 게임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정보, 시간이 부족한 개인이 기관을 이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좋은 예는 아닐지라도 카지노를 다니는 사람들에 의하면 카지노에서 주관하는 게임에는 절대 참여하지 말고 개인끼리 하고 카지노는 구전만 떼는 게임에 들어가야 이길 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부동산 시장 특히 아파트 시장에는 기관이 없죠. (집 한 10채 정도 있으면 반인륜적 사회범죄자 취급하는 곳이 우리 나라입니다.) 개인투자가 입장에서 또 하나의 차이는 주식은 너무 시간 소비가 많다는 것입니다. 시세도 수시로 보아야 하고 정보를 얻으려는 시간과 노력이 장난이 아니죠. 정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내기 힘든 시간이죠.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미국의 전자 오븐 선전 문구에 사용한 말 그대로 “Set it up and forget it”입니다. 한번 투자하고 잊어 버리면 되는 것이죠. 가장 최선의 재테크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현업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고 그 동안 우리나라 개인투자가 들이 증시에서 느낀 학습효과를 생각하면 350조라는 부동 자금이 쉽게 증시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자금의 특성상 단기 자금으로 계속 떠돌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시장을 두드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전망입니다.

< 단기 전망과 전략 >

행정 수도 이전 등 신 정부의 정책,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작년과 같은 집값 폭등 사태는 당분간 오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시중 유동 자금 등을 고려할 때 폭락은 더욱이 점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집값은 전반적으로 보합 (한자리수) 수준에서 움직일 전망입니다. 저는 이 시기가 2004년까지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집값들이 지금 수준에서 동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기 지역이나 재료가 있는 지역은 슬금슬금 오를 것이고 비인기 지역의 집값이나 다세대, 오피스텔등 단기 공급이 많이 된 부동산들은 다소의 하락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비인기 지역이란 과거 미분양이 많았던 지역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1가구 1주택의 실수요자와 투자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맘 편하게 사는 내 집 가격이 올라도 그만 내려도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A라는 집을 소유할 경우 내가 그 집에 살아도 좋고, 직장이나 학교 등 여건이 안 맞으면 A라는 집을 세주고 B라는 집에 살면서, B의 주인이 집세를 올려 달라고 하면 같이 A집의 집세를 같이 올리면 되고, 시세가 내려서 A에 사는 세입자가 세를 내려달라고 하면, B집의 주인에게 같이 내려 달라고 하면 되겠죠.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부동산 시세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약간 공격적인 전략을 지향한다면 집값이 하향세를 타고 있을 때는 말을 갈아 타서 향후 랠리에 대비하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20평 대를 소유하고 있다면 30평으로 갈수 있는 좋은 기회일수도 있습니다. 지역이 상대적으로 나쁘다면 소위 인기 지역으로 진입할 수도 있습니다. 단, 말을 갈아 타는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는 어려움은 있습니다. 여기서 1가구 1주택자들이 빠지면 안될 유혹이 하나 있습니다. 부동산을 주식과 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C라는 주식이 10만원 하는데, 지금 1000주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 주식이 하락할 것 같으면 지금 팔았다가 9만원 때 되 사면 1천만원이 이득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부동산도 향후 20~30% 빠질 것이니까 지금 팔았다가 그때 사면 20~30% 돈을 번다고 말씀하는 사람 또는 집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성격이 무척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가 거래 비용 (transaction cost)입니다. 주식은 어떤 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되산다고 했을 때 거래 비용이 1%면 충분히 cover됩니다. 그러나 집의 경우는 팔 때 양도소득세, 복비 되살 때 등록세, 취득세, 복비가 수반되어 거래 비용이 10%~20%에 이릅니다. 즉, 이 이상의 가격이 떨어진다고 확신이 있을 경우 그러한 전략이 현실성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은 하루에 상하 30%의 등락이 가능하고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전략이 가능하지만, 부동산의 경우는 하락한다 하더라도 수년에 걸쳐서 조금씩 하락하고 상승할 때는 매물이 일거에 사라지면서 급등하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1가구 1주택자가 그러한 전략을 쓰기에는 위험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면 1가구 2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분은 어떤 전략을 쓰는 것이 좋을 까요? 말씀드린 바와 같이 향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세제 개혁이 예상됩니다. 과거에 DJ 정부에서 임대 사업자를 장려하여 다 주택자를 양산했지만 향후에는 다 주택에게 불리한 방향의 정책이 전개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해야 할까요? 가능하면 자산을 집중화하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예로 2억짜리 집이 두 채라면 4억짜리 한 채로 말을 갈아 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것이 정책에 순응하면서 실익을 얻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장기적인 면에서 바라본다면 부동산은 언제나 금리보다 높은 수익성을 가져오기 때문에 자금의 유동성에 별문제가 없는 투자가라면 계속 보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 중장기 전망과 전략 >

여기서 중장기란 2005년 이후와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말합니다. 이 글이 정치적인 사안을 다루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깊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위정자의 철학이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그 동안 노 당선자의 공약을 살펴볼 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하는 것이 꽤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약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집권 초기에는 개혁을 후기에는 이를 발판으로 한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부동산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금은 게임의 룰이 바뀌는 시기라서 전망이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더구나 수도권 집중을 방지하고자 행정수도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고서는 수도권에 신도시를 또 건설하겠다는 표면적으로는 모순되는 정책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이 건설업체를 살리려는 선심성 배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재건축을 포함해서 서울 및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제한되리라는 것 입니다. 그리고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젊은 무주택자들을 위하여 장기 저리 대출인 모기지 론 (mortgage loan)등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좋은 집에서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헌법에도 보장된 기본 권리 입니다. 누구나 여유가 생기면 자기 가족을 좀더 좋은 지역, 좀더 넓은 평수에서 살게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므로 인기 지역 인기 평형은 한정되어 있고, 그 공급이 수년간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언제고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단독 주택, 다세대 주택, 주상 복합, 오피스텔등 여러 형태의 주거 형태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아파트가 인기를 계속 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파트가 가장 좋은 주거 형태는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단독 주택 (Single House) > 한국의 빌라에 해당하는 타운홈 (Town Home) > 아파트 (Apartment) 순으로 인기도 높고 가격도 비쌉니다. 그러나 한국의 치안 상태나 편의 시설,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아파트가 당분간 그 인기를 다른 주거 형태에 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 시기를 2020년까지로 보고 있습니다.

< 맺음말 >

몇 페이지에 걸쳐서 장황하게 말씀 드렸지만 노무현 정부하의 향후 5년간의 부동산 시장을 정리해 보면; 1. 분배의 원칙 2. 차별화된 시장 3. 전기 안정 후기 상승 4. 아파트 인기 지속 이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감히 향후 5년간의 시장을 전망해 보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썼다고 느끼시는 분은 제 전망에 동의하시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견해와 다르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양성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의견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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