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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7일 (화) 01:48 기준 최신판

1 상위 1%에 승부거는 귀족마케팅[ | ]

소비심리 급락 탈출구로 떠오르는 귀족 마케팅-상위 1% 고객에 승부건다

출처: 비즈넷타임스 글 홍기삼 기자 (mailto:argus@joongang.co.kr)

1.1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 ]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층 아파트로 연일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던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삼성 타워팰리스 1차 단지. 1월 7일 어슴푸레 어둠이 깔릴 무렵, 62층의 101평 아파트에서 바라본 노을은 퇴근길 정체로 남부 순환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의 정지등과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창 쪽으로 난 문을 열면 곧바로 개인 테라스로 연결되지만, 이 모든 풍광은 타워팰리스 건물 곳곳에 설치된 원격조정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으로 안방에서도 즐길 수 있었다. ‘귀족’들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특권처럼 보였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타워팰리스는 귀족 마케팅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입주 전부터 철저히 기존 아파트와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른바 ‘입주자 사전 선별 정책’이었다.

우선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로부터 고가품을 주로 구입하는 고급 소비자 정보가 모여졌고, 이는 곧 아파트 마케팅 자료로 활용됐다. 타워팰리스의 입주를 권유하는 DM(다이렉트메일)은 이렇게 선별된 10만여명에게만 발송됐다. 일반인들이 모델하우스 한번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타워팰리스는 시공됐다.

입주자들의 공통된 눈높이를 찾아내 맞춤 시공을 가능케 했다. 입주자들의 평균 연령이 55세임을 감안한 삼성물산 측은 타워팰리스가 몇년 뒤엔 거대한 실버타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문턱 높이까지 신경을 썼다.

건물 준공 이후 입주 때까지의 과정도 새로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문 보안관리 회사의 경비 서비스, 실내 놀이방, 지하가 아닌 지상 상가, 1층 갤러리, 입주자 전용 스포츠센터, 커뮤니티 시설 등은 타워팰리스의 명성을 드높였다.

타워팰리스 입주자들과 동시에 들어온 상가는 모두 임대 형식이다. 기존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준공과 동시에 상가를 분양해 상인들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게 관례였지만, 타워팰리스는 철저히 임대 원칙을 지켰다. 삼성물산 이종혁 대리는 “상가는 입주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서 “상가의 품위와 서비스 질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입주자들이 회의를 통해 상가 임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비디오 대여점은 선착순 접수가 관행이다. 그러나 타워팰리스는 비디오 대여 프로그램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입주자들의 사전 의견을 수렴해 대여점을 결정했다.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2 현대백화점 목동점 쟈스민 룸[ | ]

지난해 ‘고품격 백화점’을 표방하며 문을 연 현대백화점 목동점. 신년 세일이 한창이던 지난 8일 이곳을 찾았는데, 목동점의 제품 진열대 간격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기존 백화점보다 2배 가까이 넓어 보였다. 그래서 세일 기간이면 시장 바닥으로 변하는 기존 백화점들의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김규문씨는 “고급 소비자들은 서로 몸이 부딪히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며 “촘촘히 매장을 배치하면 몇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겠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VIP 고객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이익이라는 설명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매장 사이를 지나 앞서 가던 홍보실 직원이 갑자기 한 귀퉁이로 사라졌다. 화장실에 갔으려니 생각했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질 않았다. 이 직원이 들어간 곳은 화장실이 아닌 VIP룸이었다. 일명 ‘쟈스민 룸’. 일반 소비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게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배치했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었다.

룸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 데스크에 앉은 직원이 일어나 깍듯이 인사를 했다. 15평은 족히 되어 보이는 VIP룸 안에는 최신 PDP TV와 아늑해 보이는 소파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고급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명품정보 잡지가 여러 권 놓여 있었고, 방 귀퉁이에는 여성 고객들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별도의 파우더룸도 마련돼 있었다.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 고객 두 사람이 차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분위기로만 보면 호텔 커피숍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쟈스민 룸을 담당하고 있는 여직원은 “특별관리 고객들에게만 발급되는 클럽쟈스민카드가 있어야 이 방을 출입할 수 있다”며 “쇼핑하다가 잠시 쉬었다 가는 고객이 하루 30~40명 된다”고 귀띔했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40~50대 주부라고 한다.

1.3 서울강남구 청담동의 레스토랑[ | ]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8일 저녁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레스토랑. 시계 하나에 2,0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F사의 신제품을 보기 위해 선남선녀 300여명이 모였다. 일종의 ‘명품 파티’였지만 참석 비용은 일절 없었다. 초청된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요란하게 신제품 발표회를 하는 것보다는 이런 방식이 고급 소비층에겐 더 자연스럽고 효과도 크다”며 “오늘 밤 매출만 1억원대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바로 다음날이었지만,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선거를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또 다른 외국계 유명 명품 브랜드인 L사의 박모 과장은 “연말이면 VIP만 모아서 조그마한 살롱 쇼를 개최한다”며 “VIP 다섯 명만 모아도 매출이 몇억씩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매장에 전시해 놓은 제품은 일반인들을 위한 눈요깃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박과장의 설명이다.

주얼리 브랜드인 불가리사는 한국 지사장이 직접 VIP들을 자택으로 초대하는 형식으로 연말 파티를 연다. ‘홈 파티’로 불리는 귀족 마케팅 기법이다.

이들 업체들이 VIP 마케팅을 드러내 놓고 하지는 않는다. 갤러리아백화점, 신라호텔 등 국내에서 단 다섯 곳에만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에르메스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은 아예 안 한다. 누가 뭘 샀는지도 전혀 모른다. 점장이 손님과 1대1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는 몰라도 그와 관련된 아무런 데이터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은주 편집장은 “VIP 마케팅을 부인하는 것 자체가 VIP 마케팅일지도 모른다”며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옷 로비 사건’ 이후 명품 선호 고객들은 자신들의 정보 보호에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엄격해졌다”고 귀띔했다.

1.4 VIP 고객관계에 더욱 공들여[ | ]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일반 고객들의 주머니가 얼어붙자, 유통업체들이 마르지 않는 샘물격인 VIP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귀족 마케팅(일명 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짜 VIP 고객들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며 “유통업체들이 드러나지 않게 이들에 대해 공을 많이 들이는 이유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VIP 고객 6,000여명에게 강남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보석 명품전 안내 DM을 발송했다. 할인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DM 수신자 중 500여명이 전시회에 다녀갔고, 하루 매출만 2억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평상시 백화점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보석 아이템 위주로 명품전을 마련한 게 주효했다고 이 백화점 관계자는 평가했다.

지난 1995년 일본 이세탄백화점의 고객관리 시스템을 15억여원에 들여오는 등 백화점 업계에 고객DB관리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신세계는 50만명에 달하는 자사 카드 고객 가운데 3%를 집중관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매출 상위 1%인 7,000~8,000명을 특별히 ‘모시고’ 있다. 이들은 식료품 구입을 제외하고 월 1회,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준 고객들이다.

신세계 임승배 CRM팀 과장은 “현재 신세계의 귀족 마케팅은 서비스와 고객 이탈방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다른 업체에 비하면 소극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향후 VIP 고객들을 연령대별로 더욱 세분화할 예정이다. 최근 젊은 보보스족들의 왕성한 명품 소비성향을 반영해 VIP 고객들을 1만명 정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하위 등급 고객을 끌어올려 잠재적인 VIP 고객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전체 카드 고객 50만명 중 이용실적이 상위 0.3% 이내에 드는 2,000명을 상대로 MVG(Most Valuable Guest) 타깃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고객 데이터를 더욱 세분화하기 위해 최근 80여억원을 들여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

박한혁 롯데 본점 영업총괄팀장은 “0.3%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3%를 올려주고 있다”면서 “연간 평균 1,000만원 이상, 한달 평균 10번 이상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프레스티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1.5 상위 5%의 매출이 전체 30% 차지[ | ]

지난 99년 3월 일본 마루이백화점의 CRM 시스템을 30억원에 들여온 후 CRM 가동을 본격화한 현대백화점도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해가는 1만5,000여명을 VIP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다. 별도의 VIP 멤버인 쟈스민클럽의 회원은 무역센터와 목동점에 각각 2,000명선에 달한다.

2001년도 현대백화점 매출액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5%의 고객이 매출의 30%를 소화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가 책임져 주는 매출이 전체의 67%나 됐다. 귀족 마케팅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단순 상위 매출액보다 최근성, 빈도, 금액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RFM 추출기법을 사용해 고객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황순귀 이사는 “아직은 보상 성격의 VIP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며 “VIP 서비스와 함께 고객철학, 고객만족 정신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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