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한 김에 혼자 신나 써보는 잉글랜드 고대사 개요

Jmnote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3월 29일 (일) 01:14 판

1 개요

덕질 한 김에 혼자 신나 써보는 잉글랜드 고대사 개요

간만에 영덕질 하고 나서 흥이 오른 관계로 잉들랜드 고대사 썰 풀어 둔다. 날림으로 쓰는 거라 대충 빼먹은 거 많을 수 밖에 없다.

1. 위치가 문제

영국은 유럽 서쪽 끝에 있는 섬이다. 그 위치가 영국 역사의 반을 먹고 들어간다. 대충 반만년 역사를 놓고 볼 때 늘 새로운 사람과 문화가 흘러들어가서 자리잡고 살다보면 다른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더라는 역사다. 그렇게 한 12세기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더 이상 정복의 역사가 이어지지 않는다. 명예혁명으로 왕좌 차지한 오렌지공 윌리엄을 간혹 마지막 정복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농담이니 패쓰.

그렇게 얽히고 섥히다 보니 엄청 독특한 역사가 만들어졌다. 한정된 땅덩이에 서로 으르렁 거리는 앙숙지간인 고만고만한 국가들. 그렇다. 왕좌의 게임이고 반지의 제왕이고 다 영국 역사가 원본이다. 스코틀랜드나 웨일스도 나름 역사 복잡하지만 여기선 잉글랜드만 판다.

2. 잉글랜드 고대사 요약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대충 이렇다.

마지막 빙하기 때문에 영국에 사람이 들어간 시기는 다른 지역 보다 늦다. 신석기 쓰던 사람들이 만든 스톤헨지는 대충 5천년 쯤 되었는데 그 때 이미 메소포타미아에선 도시 문명이 꽃피고 있었다. 스톤헨지 만든 사람들은 기록에도 당연히 안남아있고 지금 영국 사는 사람들하고도 그닥 관련이 없다.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다.

잉글랜드에 살던 사람 가운데 기록에 처음 등장하는 사람들은 브리튼인들이다. '브리타니아에 사는 사람'이란 뜻이니 대충 그리스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이들은 켈트족이었지만, 바다 건너 골 지방에 살던 켈트족하고는 확실히 다른 말을 썼다. 지금의 부르타뉴 지역에서 쓰이는 켈트어가 아마 비슷했을 것이다. 부르타뉴란 말 자체가 '브리튼인이 사는 땅'이란 소리다. 켈트족은 유럽전역에 걸쳐 퍼져 살았지만 차츰 게르만족에게 밀려나서 서쪽 구석만 남겨두게 되었다. 켈트어도 엄연한 인도유럽어족이기 때문에 이들 역시 아주 오래전에 동쪽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긴 하다. 그런데 그게 로마 초기 이전부터 자리잡고 살았으니 이들이 유럽 원주민 쯤으로 이해되곤 한다.

브리타니아는 카이사르 시기에 로마의 속주가 되었다. 기원전 60년의 일이다. 당시 로마가 세운 도시 런던은 지금까지도 영국의 수도다. 정확히 하자면 로마의 속주 지배는 잉글랜드 일부지역 한정이다. 브리튼족과 달리 북쪽 게일족픽족은 복속되지 않았다. 그래서 로마는 장성을 세우고 이들을 막았다.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장성 밖 야인은 이들이 모델이다. 로마의 속주가 된지 대충 5백년이 흐르고 5세기 중반 서로마 제국이 망했다. 그바람에 지역 권력 구조에 공백이 생기자 그때까지 로마 밑에서 용병노릇하던 앵글로색슨인들이 저마다 나라를 주장하고 왕을 뽑았다. 앵글로색슨인은 앵글인 색슨인 유트인들이 섞여져 이루어졌다. 지금도 이들이 원래 살던 지역이름이 남아 있다. 앵글인의 고향 앙글린은 덴마크랑 붙어 있는 독일 북부 지역이고 색슨인의 고향 작센은 대충 현재 독일의 니더작센과 비슷한 지역이다. 유트족은 유틀란드 반도에 살던 사람들이다. 유틀란드란 말이 유트족 땅이란 소리다. 지금 이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당시 이들도 출신지가 그렇다는 소리지 서로 섞이고 어울려 살아서 딱히 구분할 뭐는 없었다. 그래서 퉁쳐서 색슨인, 앵글인 이렇게 불렀어도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었다.

앵글로 색슨인은 서식스, 웨식스, 에섹스, 머시아, 이스트앵글리아, 켄트, 노섬브리아의 일곱 왕국을 세우고 살았는데, 칠왕좌 어쩌구 생각하면 된다. 이전에 살던 브리튼인들은 웨일스와 콘웰을 빼고는 모두 이 칠왕국에 복속되었다. 인종 청소가 있었던 것은 아니니 이 브리튼인들 역시 어여부여 색슨인이 되었을 것이다. 칠왕국은 서로 내가 잘났니 니가 못났니 하며 아웅다웅 지냈지만 대부분의 기간 동안 패자 노릇을 한 건 머시아였다. 머시아는 변경국가란 뜻이지만 이름과 달리 땅덩이가 가장 컸다. 그 사이 끝까지 이들에게 저항한 건 웨일스 뿐이었다. 물론 북쪽 야인 스코틀랜드는 별개의 문제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잉글랜드와는 전혀 다른 남남이었다.

그러다가 대충 9세기에 시련이 닥쳤다. 바이킹이 등장한 것이다. 영국에 나타난 바이킹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골고루 섞여 있었지만 주로 덴마크 쪽 사람들이 많아서 데인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처음엔 약탈이나 하고 돌아갔지만 앵글로색슨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리잡고 살기 시작했다. 중심지는 요크였다. 원래 거기있던 나라인 노섬브리아는 망하고 말았다. 데인 사람들이 눌러앉아서 자기네 법대로 살던 곳을 데인로라고 한다. 바이킹은 잉글랜드 거의 전역을 자신들 휘하에 놓고 휘두른 적도 있었다. 오직 웨식스만이 이들에게 대항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라스트 킹덤이 대충 이 때 이야기다. 드라마 주인공 알프레드 대왕은 번번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죽을 뻔 한 적도 있다) 단 한방으로 역전해서 데인인을 패퇴시키고 화친 조약을 맺었다. 강화 조건은 이스트잉글랜드를 데인 왕 구드럼이 차지하는 대신 기독교 세례를 받은 것이었다. 이기면 뭐해 자꾸 덤벼 올텐데 적당히 명분주고 화친하자가 속내였을 것이다.

데인로의 전성기는 덴마크의 크누트가 노르웨이에서 잉글랜드에 이르는 북해 제국을 건설한 9세기 말 10세기 초 쯤이다. 크누트가 죽자 역시나 유산 상속 문제가 생겨서 (오늘날 한국의 재벌들을 보면 된다) 제국 역시 조각 조각이 났고, 그 사이 색슨인들은 정신을 차리고 데인인들에게서 독립을 할 수 있었다.

927년 웨식스의 에설스텐(알프레드의 손자)이 나머지 왕국들을 복속시키고 잉글랜드의 국왕이 되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향 때문에 한국에서는 종종 잉글랜드를 통일한 왕으로 아서왕을 떠올리지만 아서왕은 사실 앵글로색슨에 대항한 거의 마지막 브리튼의 왕이다. 그는 왕도 아니고 전쟁사령관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한참 전 이야기란 소리다. 아서왕이 다시 사람들의 기억에 떠오른 건 랜슬럿 이야기 같은 기사도 문학에서 판타지화 된 뒤의 일이다. 영화를 만들어도 로마 갑옷 입은 아서보단 엑스칼리버 들고 뛰는 아서 쪽이 흥행 확률이 높다.

아무튼 이때부터 대충 백년 정도가 앵글로색슨 잉글랜드가 통합왕국으로 존속했던 유일한 시기이다. 1066년 노르망디의 정복왕 윌리엄이 앵글로색슨의 마지막 왕 헤럴드를 무찌르고 잉글랜드의 왕이 되었다. 윌리엄이 처들어 오기전부터 잉글랜드 왕가는 복잡 다난한 정치음모극의 무대였지만 생략하자.

노르만 왕조 뒤로 영국의 역사는 전형적인 중세 유럽의 역사이다. 백년전쟁 나오고 장미전쟁 나오고 헨리8세 수장령 나오고 하다가 명예혁명 나오면 근대 시작이다.

날림 잉글랜드 고대사 끝.

2 같이 보기

3 참고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