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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6일 (월) 14:3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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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거북이 : ★★★★☆ (대단한)


2 유영재

[유영재, mailto:espiritu@hitel.net, 95.10]

좀 뒷북인거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지금 게시판 이벤트가80년대 이후의 아트록에 관해 논하는 것이고 해서 그냥 올해초에 발매되었던 Anglagard의 두번째 앨범을 놓고 좀 끄적여보련다. Anekdoten, Landberk등과 함께 90년대 아트록을 이끌어갈 스웨덴의 촉망받던 신진 그룹이었던 이들은 아쉽게도 이 앨범 발매후 해산하고 말았다는데...
Anglagard를 포함한 위의 세 그룹이 등장했을때만 해도 90년대 아트록의 희망이 보이는 듯 했는데 한 그룹은 해산해버리고, Landberk의 최근 앨범은 영 아니올시다 이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An-ekdoten은 꽤 오랜동안 잠잠하니 조금은 답답도 하고...결국 90년대도 80년대처럼 빈곤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려는지첫스타트는 잘 끊어놓고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그 중에서도 요즘 인기 좋은 이태리의 데빌달은 4집나온다는게 언제인데 감감무소식인지 모르겠고 4집이 나온다면 과연 이전의 매너리즘을 극복할지도 궁금하고...(혹 부정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내가 듣기엔 매너리즘인거 같다. 1집부터 3집이 그게 그거같고... 솔직히 웬만한 그룹의 전작을 감상한다고 하면 몰라도... 3장, 영화음악 합쳐서 4장밖에 안되는 데빌달의 전작을 한꺼번에 감상한다면 끝까지 버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암튼 Anglagard가 해산되었다니 무척 안타까운 일인데, 해산도 해산이지만 2집 앨범을 좀 그럴듯하게 내놓고 갔으면 무척이나 아쉬웠겠지만 내가 듣기엔 그렇지를 못한거 같아서 쬐끔 덜 아쉽다고나 할까... (하지만 1집을 들어보면 정말 아쉽다!!) 이들의 2집이자 최후의 작품이 된 본앨범은 솔직히 조금 실망이다. 그렇다고 졸작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암튼 너무 기대를 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생각보다는 좋게 느껴지지 않고... 뭐 그래도 Landberk의 최근작보담야 낫지만서도, 어쨌든 적지않은 하품을 유발케하는 앨범이고 그와 동시에 불행중 다행인지는 몰라도 곳곳에 깜짝깜짝 놀라게하는 구성을 보이고 있어서 듣는 사람을 졸다 깨다를 반복하게 하는,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사람 갖고노는 음반이다.
자켓은 매우 잘만들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가까이서 보면 숲속의 연못이나 늪을 표현한 듯 하지만 자세히들여다보면 사람의 눈, 코, 입이 선명히 드러나는 일종의 매직아이 비슷한 것이, 처음 볼때는 신기하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맨처음에 나오는 곡인 'Prolog'는 일단 시작은 좋다. 은은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플룻소리가 단번에 Anglagard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그들 특유의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짤막한 연주의 서곡을 멋지게 이끌어나간다. 일단 여기까지는 이번 앨범도 아주 좋겠군...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곡인 'Hostsejd'도 일단 시작은 좋다. 하지만 첫부분을 조금 넘어서면 정말 사람 괴롭게 만든다... 너무 졸려서...
15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괜히 질질 끄는듯한 곡이다. 이런 졸리움은 그 뒤로도계속 이어지는데 세번째곡은 도무지 뭘 주장할려고 집어넣은건지 모르겠고, 4번째곡은 늘 그렇듯 정적인 분위기로 시작해서 업템포의 연주를 교대로 반복하는 구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이 킹크림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이 곡 초반부와 후반부의 연주는 오히려 예스를 연상시킨다. 전체적으로 매우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특히 키보드의 플레이는 조금은 유치하다고나 할까...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은 5번째 트랙이다. 13분대의 역시 짧지 않은 러닝타임의 곡이고, 그들 특유의 곡전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상당히 정교하고 세련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앞의 곡들처럼 촌스러움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딱딱 끊어주는 절도있는 연주가 비로소 만족감을전해주는 곡이다. 특히 후반부의 멜로트론과 플룻의 하모니는 진한 감동...아니, 감동이라고까지 하기에는 뭐하지만 암튼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2집의 진가는 바로 이 트랙에 있는 듯 하다. 하지만 1집의 클라이막스였던 'Kurg Bore'와 같은 곡을 기대하고 이 앨범을 접했던 나는 조금은 실망한게사실이다. 'Kurg Bore'를 들으면 정말 90년대 아트록을 대표할만한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을 때마다 더해간다.
그래서 이들의 해산이 더 아쉬운건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곧 새앨범을 발표한다는 Anekdoten에 잔뜩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Anekdoten의 2집을 기다리며...

3 구윤성

[구윤성, 95.3]

이 스웨덴의 훌륭한 젊은이들은 1집을 통해 놀랄만한 음악적 만족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다. 좀 더 극찬을 한다면, 와해된 킹 크림슨이 재결합 한다고 해도 이들 만큼 만족을 주리라는 생각이 켤코 장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신진 그룹과 크림슨을 비교 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약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마치 파가니니와 장영주를 비교하는 것 처럼 ....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그룹 모두가 시대적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매우 파격적이라는 것이다. 더우기 ANGLAGARD 는 아트락의 기운이 쇠퇴해가는 90년대에 활동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지대한 관심과 총애를 받고 있다고 생 각된다.

이들의 1집이 워낙 뛰어난 작품이었기 때문에 2집이 빛이 덜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것이다.
작품성으로 볼때 1집의 연장선에 그치고 있지만, 만약 순서가 뒤바뀌었다면 마찬가지 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다시말해 2집도 1집 만큼이나 수작이라는 말이다. 작품의 흐름은 전반적으로 조금 지루하다.
하지만 세심히 관찰하면 그것은 '지루'가 아니라 '긴장' 을 표현하기 위한 '심호흡' 이라고 할 수 있다.
수평으로 진행하다가 수직과 교차하는 지점에서의 표현 은 다소 '폭발' 보다는 '정적' 이며, '울부짖음' 보다는 차라리 '비웃음'이라고 할 만큼 냉기가 깔려있다.
특히 1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의외의 기교와 심오함이 속출하는데, ANEKDOTEN 이 지니고 있는 공격적 이면서 군살 없는 리듬감이나, LANDBERK 의 공간적인 미를 지닌 우울함 등과 많이 닮아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만의 특색 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창조성과 동시에 좋은 점은 배운 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음의 증거이다. 또한 UNIVERS ZERO 나 PRESENT 과 같은 변칙과 음산함도 함께 지니고 있어서 Chamber Rock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이들의 음악적 뛰어남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5번째 곡 - < Sister somrar >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첼로와 풀룻으로 이끌어내는 심오함, 변칙적이고 공격적인 드러밍의 자신만만함과 자유분방함, 송곳처럼 날카롭고 기 계처럼 정확하다가도 적시에 울어대는 놀라운 핑거링, 간과 할 수 없는 멜로트론의 신비로움 등, 필자를 매료 시킬 수 밖에 없는 충분한 만족을 이들은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명반을 따지는 점에 있어서 다음 두가지 기준을 항상 중요시 한다. 다름아닌 '기술적인 면'과 '감정적인 면' 이 얼마만큼 배려가 잘되고 우수하느냐 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들의 2집은 필자에겐 매우 훌륭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1집과 더불어 2집 역시 명반의 대열에 포함시키는 데에는 이견을 달 수 가 없으며, 90년대 프로그레시브 그룹의 최고봉임을 다시금 확인해준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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