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Eno - Another Green World

1 개요[ | ]

Brian Eno
Another Green World (1975)

2 거북이[ | ]

이전에 프립과 함께했던 음반들에 일렉트릭한 요소가 많이 있긴 했지만 이후 에노의 행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그만의 앰비언트적인 시도가 드러나는 첫 작품이다. 그것 뿐 아니라 이 기괴한 이방인의 가장 뒤틀린 음반이기도 하다.
이 음반에는 14개의 트랙이 담겨있지만 가사가 들어있는 곡은 5개 뿐이다. 그 곡들은 분명히 전작들에서 들을 수 있었던 에노식 팝송이지만 앨범 군데군데 숨어들어가 앨범 전체가 가진 앰비언트적 톤을 깨지 않는다. 곡들은 각자 개성도 뚜렷한데 전체적으로 그 어느것도 튀지 않는다. 그것은 중간중간에 들어간 브릿지 곡들이나 각 곡들 배경에 깔린 신세사이저의 톤이 전체적으로 일관되어있기 때문이다.
첫 두곡은 브랜드 엑스Brand X의 리듬섹션인 필 콜린스와 퍼시 존스가 연주해주어 앨범의 시작을 강렬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Sky Saw는 데뷔앨범의 첫곡 Needles in the Camel's Eye와 비슷하게 강렬한 인트로 역할을 해준다. St.Elmo's Fire나 I'll Come Running과 같은 곡에서 들을 수 있는 귀를 후비는 기타는 로버트 프립의 연주이다. 물론 그는 세션맨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 외에 죤 케일이 비올라를 연주해주고 있다.
에노는 말한다(1979) "이 앨범은 어떤 심상을 담은 것이라기보단 그냥 소리상자같은것입니다. 숲속에서 어떤 메아리를 듣는다고 생각해봐요. 그 메아리는 매우 다른 소리를 냅니다. 수많은 잎사귀와 나무들에 반사된 소리들의 조합이거든요. 그것은 정말 매우 기묘한 반사효과strange itchy ricochet effect인 것입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 '또다른 녹색 세상'은 그것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재킷은 친구이자 화가인 탐 필립스가 그린 "라파엘 후파"의 일부이다. 그 그림에서 느껴지는 그 삐딱함과 모던함은 에노의 시도와 잘 어울린다.
에노가 이후 시도할 앰비언트적 방법론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앨범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 앨범이 얻어낸 그 엄청난 비평적 찬사들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든 에노라는 인간에 대해 가장 잘 보여주면서 가장 모호하게 그려내고 있는 앨범인 것은 사실이다. --거북이

3 정용진[ | ]

등록자 : 정용진[1] 등록일 : 2000/02/03 조회수 : 46

앰비언트를 이야기 하는데에 있어서 이 앨범을 빼놓을 수가 없죠. 이 이후에 나오게 되는 브라이언 이노의 본격 앰비언트 시리즈와는 거리가 꽤 있지만 앨범 곳곳에서 앰비언트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모습들이 눈에 뜨입니다. 이 이후 그의 78년 작인 Music For Films 앨범을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본 앨범인 Another Green World 앨범의 색채가 연장되는 느낌이 들면서, 보다.. 앰비언트하게 그리고 보다 실험적인 느낌이 가미되어져 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본 앨범은 나름대로 실험적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브라이언이노의 일반적인 솔로앨범정도로 보면 어울릴만한 그런 음반인거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입한 브라이언 이노의 솔로앨범이었기두 하구요.

저는.... 이 앨범을 브라이언 이노의 최고작으로 꼽는데에 별 주저함 이 안생기더군요. 그 이유는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고 어렵습니다. 그저... 느낌이 좋아서죠. 사실.. 개인적으론.... 들으면 들을수록 뇌리에 깊게 박혔던 음악 이었습니다. 그의 신디 사운드에서 풍겨나는 그 체취는 은은하지만 무척 강렬했던것 같습니다. 곡은 대체적으로 짧막짧막합니다. 앰비언트류의 음악처럼 앨범한장에 한두세곡과는 다르게.... 작은 소품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곡길이 짧은 음악은 별로 제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뭔가 느끼구 기분좋아지기엔 너무 시간이 모자라단 허전함 때문이죠. 근데... 이 앨범의 곡들의 경우 가장 긴곡이 4분임에도 불구하고, 각 곡들마다... 분위기도 독특하고 곡의 색깔도 뚜렷하게 표현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the big ship','Becalmed' 등의 곡에서 그의 감수성(?) 취향(?)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진행은 차후에 그가 프로듀스를 한 U2의 음악을 통해 응용되어진 모습으로 종종 발견되어집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예전에 U2의 이런 분위기가 어디서 나오는걸까 찾다.... 결국 브라이언 이노에 대해 알게 된 것이구요. 정말 분위기 있는 앨범입니다.

이 음반을 한참 즐기던 때는.. 유난히도 부슬비가 오던 때였습니다. 저는... 부슬비 오던 그때의 기분이 음악을 다시 들을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자켓 뒷면의.... 그린색 바탕에... 웃통벗고 앉아서 혼자 책을 읽는 브라이언 이노의 그러한 표정이나 배경과도 유사한 느낌입니다. 제가 처음 좋아했던 브라이언 이노는.. 음악적인 독창성과 그 배경, 실험적인 음악적 추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부슬비 내릴때 느꼈던.... 그런 기분 때문이죠.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공허한 느낌과 함께 와 닿는 인간적인 느낌. 이 앨범은 자주 꺼내어 듣는 앨범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끔 꺼내어 들면 서서히 숨통이 트이는 기분으로 빠져듦과 동시에... 어김없이 부슬비 내릴때 느끼던 그 과거로 저 자신을 돌려 보내줍니다. 몸은 갈수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그 과거는... 지금은 잊고 지내지만, 돌아보면 언제고 그리워지는 그저 평범한 예전의 일상의 한토막 이었습니다.

[이 글은 하이텔 앰비언트 소모임 음반/감상 소개 게시판(sg2350 11 2)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정철 mailto:zepelin@hanmir.com 에게 요청하세요.]

4 조영래[ | ]

  1. 앨범 : Another Green World (1975)
  2. 아티스트 : Brian Eno
  3. 레이블 : EG
  4. 장르 : 프로그레시브 록 (Progressive Rock)
  • REVIEW

영국의 글램-프로그레시브 록(Glam-Progressive Rock) 밴드 록시 뮤직(Roxy Music) 출신의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는 록시 뮤직의 데뷔 앨범과 「For Your Pleasure」에 참가한 후 솔로 아티스트로 독립하게 된다. 록시 뮤직의 리더인 브라이언 페리(Bryan Ferry)의 팝 송 지향적인 곡들의 속박에서 벗어난 브라이언 이노의 솔로 앨범은 밴드 시절의 것보다 더욱 실험적인 양상을 띄게 되었다. 브라이언 이노의 솔로 데뷔 앨범 「Here Comes The Warm Jets」는 글램 록의 경향이 아직 남아있던 데 반해, 두 번째 앨범 「Taking Tiger Mountain (By Strategy)」에선 보다 노골화된 아방가르드 성향을 드러냈다. 그리고 브라이언 이노는 세 번째 솔로 앨범 「Another Green World」를 통해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하게 된다. 1973년 킹 크림슨(King Crimson)의 리드 기타리스트인 로버트 프립(Robert Fripp)과 「No Pussy Footing」이라는 앰비언트(Ambient) 성향의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던 브라이언 이노는 「Another Green World」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앰비언트 음악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었다. 존 케일(John Cale), 필 콜린즈(Phil Collins), 로버트 프립(Robert Fripp), 퍼시 존스(Percy Jones)등 록계의 내노라하는 진취적인 뮤지션들이 브라이언 이노를 도운 「Another Green World」를 기점으로 팝 음악은 새로운 물결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 Song Description

「Another Green World」의 수록곡들은 대부분 3분이 채 안 되는 짤막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프랑스의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의 영향을 받은 듯한 멜로디는 부지불식간에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각 트랙들은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뫼비우스의 띄와 같은 구조를 가진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프닝 트랙 <Sky Saw>는 브라이언 이노의 이전작들과 유사한 분위기의 유니크한 사이키델릭 곡이다. 스네이크 기타(Snake Guitar)라고 명명된 독특한 기타 사운드의 꾸물거리는 음색을 중심으로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퍼시 존스(Percy Jones)의 플랫리스 베이스가 인상적인 <Over Fire Island>의 뒤를 잇는 <St.Elmo's Fire>에선 로버트 프립(Robert Fripp)이 브라이언 이노를 돕고 있다. 로버트 프립의 신경질적인 기타와 신서사이저 퍼커션의 반복되는 비트는 짤막한 팝 멜로디를 불안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브라이언 이노가 모든 악기를 연주한 <In Dark Trees>와 <Another Green World>, <Sombre Reptiles>, <Little Fishes>, <Spirits Drifting>은 앰비언트 성향의 연주곡들이다. <In Dark Trees>의 불안과 <Sombre Reptiles>의 황량함, 그리고 프리페어드 피아노(Prefared Piano)를 이용한 <Little Fishes>의 미세하게 꿈틀대는 몽롱함, <Spirits Drifting>의 우주적이고 경건한 사운드등은 언어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제목이 뜻하는 바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I'll Come Running>과 <Golden Hours>의 몽롱한 연주는 보컬이 첨가된 멜로디 라인마저 앰비언트의 황량함으로 빨아들이고 있지만, 지나쳐버리기에 아까운 매혹적인 멜로디들을 지니고 있다. 브라이언 이노의 실험적인 시도가 강조되는 바람에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그의 능력은 과소평가 받는 경향이 있는데, 그의 데뷔 앨범 「Here Comes The Warm Jets」와 존 케일과의 듀오 앨범 「Wrong Way Up」등을 들어보면 브라이언 이노가 팝 멜로디를 만드는데도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심플하지만 청순한 멜로디를 지니고 있는 <Everything Merges With The Night> 역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Another Green World」를 정밀하게 들어보면 한 점의 소리도 낭비됨 없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 순간의 찰나적인 소리들과 트랙간의 공백조차도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여하고 있다. 아지랑이와 신기루가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시작과 끝의 경계가 불분명한 음악이 빚어낸 모호한 황홀경.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 관련 추천 앨범
Robert Fripp And Brian Eno 「No Pussy Footing」
Aphex Twins 「I Care Because You Do」
Roger Eno 「Between Tides」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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