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단 진화 이론 설명서

Jmnote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2월 28일 (목) 01:45 판 (새 문서: ==개요== ;초간단 진화 이론 설명서 (1) * 저자: Jjw * 2014-10-09 ---- 생물학에서 진화는 생물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된 지 오래...)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1 개요

초간단 진화 이론 설명서 (1)
  • 저자: Jjw
  • 2014-10-09

생물학에서 진화는 생물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진화 이론은 여전히 여러 가지 이유로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과학 이론 가운데 하나이다. 진화 이론을 공격하는 진영의 대표는 아무래도 기독교 근본주의일 것이다. 이 사람들은 성경이 문자 그대로 진실이라고 믿는다. 사실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종교가 어찌 믿건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을 가지고 과학을 공격하더라도 대게의 경우엔 그냥 여러분끼리 그렇게 '믿는' 거야 우리가 뭘 어쩌겠어요 하고 넘어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미 과학적으로 거짓으로 판명났거나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것을 부득부득 과학이라 우기는 경우도 있다. 종교의 가장 큰 적은 무신론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이듯이 과학의 가장 큰 적은 사이비 과학 또는 과학적 사기이다.

뗏목지기님이 링크를 건 덕분에 알게된 글 하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http://m.navercast.naver.com/mobile_contents.nhn?rid=275&contents_id=68068

이 글은 정확치 않은 유전학적 지식(사실 유전학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듯 하다), 진화 이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 거짓으로 판명난 유사 과학에 대한 옹호로 가득차 있다. 우선 이 글의 요지는 이렇다.

  • 1. 획득형질은 유전된다.
  • 2. 다윈이 제시한 자연선택은 진화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 3. 획득형질의 유전은 어떠한 '의지'가 진화에 개입될 여지를 남긴다. (이 글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라 생각한다.)

이상의 사항을 증명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고 있다.

  • 1. 플레밍 젠킨의 사고 실험 - 어떤 백인이 흑인들만 사는 섬에 난파되었다. 그 백인은 흑인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해서 그곳의 왕이 되었다. (다윈의 주장은 우월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하였으니 그 주장대로라면 세대가 흘러 이 섬은 모두 백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백인이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은 흑인 뿐이고 결국 1세대는 50%의 백인 2세대는 25%의 백인.. 이렇게 하여 몇 세대가 지나면 도로 모두 흑인이 될것이다. 그러니 다윈이 틀렸다.
  • 2. 진화이론은 중간단계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난항을 겪었다. (라고 말하지만 그 근거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다.)
  • 3. 윌리엄 베이트슨이 진화 이론에 도입한 멘델의 유전법칙은 진화이론의 목숨은 연장시켜 주었지만 완전하지는 않았다. (이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역시 제시 되지 않고 있다.)
  • 4. 파울 캄머러의 산파두꺼비 실험은 과학적 사기로 판명되어 매장되었으나 최근 재평가를 받았으며(재평가의 근거라고 제시되는 논문은 그렇게 볼 수만은 없지만 여기선 넘어간다) 획득형질 역시 유전될 수 있다.

사실 생물학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나 같은 덕후는 좀 외롭기 마련인데... 이 건 참 어디서부터 까야 될 지 난감한 수준이다. 이 주장을 비판하려면 최소한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단 진화이론과 관련된 생물학적 지식을 몇 가지 살펴보고 결론에서 저 주장을 비판하기로 한다.

초간단 기초 생물학(이라고 하지만 좀 길다...)

2 유전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가?

공교육의 발달에 힘입어 이제는 누구나 DNA가 유전물질임을 안다. 하지만 실제 유전이 일어나는 과정은 그리 자세히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는 간단하나마 유성생식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전달과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잠시 생물 시간에 배웠던 것을 상기해 보자.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은 단수분열을 통해 생식세포를 만들고 이 생식세포는 배우자의 생식세포와 결합하여 새로운 개체로 발달한다. 통상적으로 생물을 이루는 생물을 체세포라고 하고 이들 체세포는 각각의 세포마다 모두 동일한 염색체 세트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경우 염색체의 수는 23쌍이다. 이렇게 쌍으로 이루어져 있는 체세포의 유전자 량을 보통 2n으로 표기한다. 그런데 단수분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생식세포는 체세포가 갖는 유전자량의 절반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보통 n이라고 표기한다. 인간의 경우 남성의 정자에 들어있는 23개의 염색체와 여성의 난자에 들어있는 23개의 염색체가 결합하여 새로운 23쌍의 염색체를 갖는 수정란이 생긴다. 이때 정자와 난자의 유전자량은 n, 이 둘이 결합한 수정란의 유전자량은 당연히 2n이 된다. 그런데 실제 유전 과정이 이렇게 간단할까? 천만에!

우선 생식세포가 만들어질 때에는 유전자 재조합( https://ko.wikipedia.org/wiki/유전자_재조합 )이 일어난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유전자를 뒤죽박죽 섞는 것이다. 이것은 진화의 산물인데 이렇게 뒤죽박죽 유전자를 섞는 쪽으로 진화한 녀석들이 적응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가 겪게될 환경 변화가 어떠한 것이든 다양한 유전자 조합을 가진 후손을 남겨 놓으면 그 중에는 환경 변화가 심하더라도 살아남는 녀석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초간단 진화 이론 설명서 (1)-1.jpg

이렇게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난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과정에서도 몇 가지 특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진핵세포생물의 경우 세포안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세포소기관이 존재한다. 이것은 세포가 산소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세포소기관인데 세포핵과는 독립적인 별도의 DNA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자와 난자에 모두 미토콘드리아가 있지만 수정란이 되어 남는 것은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뿐이다. 수정란이 된 후 분열이 일어나기 전에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모두 소멸된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DNA는 철저히 모계로만 유전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고 어머니는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것이고 외할머니는 또 외할머니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고... 그렇게 하여 현생인류의 최초 공통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나중에 돌연변이를 설명하면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DNA는 매우 안정적으로 똑같은 DNA를 복재해 내지만 대략 100만번에 한 번 꼴로 실수를 한다. 따라서 두 집단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차이를 조사하면 대충 언제쯤 서로 떨어지게 되었는지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이게 유전자인류학자들을 먹여살려주는 기초 요소이다. 최초의 인류 공통조상의 어머니를 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이브 ( https://ko.wikipedia.org/wiki/미토콘드리아_이브 )라고 부른다. 현생인류의 분화정도를 미토콘드리아 DNA를 살펴보면 인류는 대충 아프리카에서 발원하여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일부 종교가 주장하듯 유대인이 후손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알래스카를 넘어간 용감한 선조들이 시조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인류_미토콘드리아_DNA_하플로그룹 )

미토콘드리아 DNA 외에도 모계유전을 하는 경우는 많다. X형 샤르코 마리 투스 질환 ( https://ko.wikipedia.org/wiki/샤르코_마리_투스_질환 )과 같은 성염색체 위에 존재하는 돌연변이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모 재벌 가문이 이 병의 유전인가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여기선 주제와 관계없으니 패쓰. 남성의 경우 Y염색체를 통째로 아버지에게 물려받기 때문에(이 경우에도 유전자 재조합은 당연히 한다.) 부계유전이 일어난다.

멘델은 몇 세대를 계속해서 흰 꽃만 피우던 녀석(이런 걸 순종이라고 한다)과 몇 세대를 계속해서 보라색 꽃을 피우던 녀석을 교배시키면 그 후세(이걸 잡종이라고 한다)는 무조건 보라색 꽃이 나오더라는 걸 발견하였다. 이렇게 잡종에서 우세를 보이는 유전형질을 우성이라고 하고 나타나지 않는 것을 열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잡종 1세대 끼리 다시 교배를 시켰더니 보라색 꽃을 피우는 녀석들이 여전히 많았지만 개중에는 흰 꽃을 피우는 녀석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잡종 2세대에서는 다시 열성 인자가 등장한 것이다. 멘델은 하나의 유전형질 자리(이 경우엔 꽃의 색)를 놓고 다투는 우성과 열성의 유전인자가 있다는 것과 이들을 결합할 때 이 유전인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지만 발현되지 않을 뿐이란 것을 증명하였다. 이것을 멘델의 유전법칙이라고 한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초간단 진화 이론 설명서 (1)-2.jpg

사실 멘델의 경우엔 비록 삶은 많이 꼬였지만 실험만큼은 억세게 운이 좋았는데 그가 관찰한 유전인자가 모두 독립적인 염색체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깔끔한 결과를 가져왔다. 만일 완두콩 껍질을 쭈글쭈글하게 만드는 유전인자와 흰꽃을 피우게 하는 유전인자가 하나의 염색체에 있었다면 그가 원하는 실험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 생물학은 훨신 더 복잡하고 다양한 유전형질의 발현을 다룬다. 어쨌든 이글에서 필요한 것은 여기까지니 "나머지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여기까지를 정리해보자. 유전은 유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 과정은 복잡하며 다양한 경로가 있다. 유성생식의 대표적인 단수분열 과정에서도 유전자 재조합을 반드시 거치며 따라서 한 개체가 갖는 유전자조합은 매우 다양한 변이를 거치며 후손에게 전달된다. (이게 형제라도 서로 얼굴이 다른 이유다.) 어떤 유전자는 몇 가지 이유로 모계 유전을 하거나 부계 유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간단히, 생물은 보다 다양한 후손을 남기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

3 참고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