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Metheny1995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2월 1일 (일) 14:51 판 (로봇: 자동으로 텍스트 교체 (-읍니 +습니))

Pat Metheny Gig in 잠실

'95.10.05)] [Fish, 신인철, mailto:icshin@bioneer.kaist.ac.kr]

엊 저녁에는 잠실 체조 경기장에서.. Pat Metheny Group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제가 약속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8시 공연에 30분이나 늦게 도착 하였지만.. 예상대로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의 Hilton Hotel에서 있었던 Chick Corea의 공연처럼 Parliament 양담배 회사에서 후원하는 공연이었지만.. 저번처럼 Stage 중앙에 PARLIAMENT라는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은 배너는 걸려있지 않더군요..

-)

지정좌석제를 모르는건지..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건지..
우리자리에 뻔뻔히 앉아있는 여편네들이랑 약간의 쿼럴이 있은 후 자리에서 밴드를 기다렸습니다.. 정말 안나오더군요...
심심한 우리는 친구가 가져온 망원경으로 Lyle Mays가 앉아야 할 뒷자리에 펼쳐진 랩탑 컴퓨터에 깔린 OS를 한참동안 살펴보았습니다..

"저게 Windows니 Mac 이니 ?"
"음.. (3분동안 관찰 후..) 저기 쓰레기통이 오른쪽 구석에 있는걸로 보아 Mac인것 같은데.."
"아니.. 요즘은 Windows에도 쓰레기통이 있어.."
"그럼 OS/2 아니니 ?"
"지랄 마.."
"윈도우 위쪽을 보니까 Mac 인것 같다.."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이고 주위의 늘씬늘씬한 청춘들을 흘끔흘끔 살펴보며 시간을 죽여도 Pat Metheny는 나타날 생각을 안하더군요..
성내역에서 오뎅을 안먹고 온걸 후회하면서 버벅거리고 있을 무렵

"Ladies and Gentlemen, Would you please give a warm welcome to Pat Metheny Group !!"
이라는 장내 어나운스멘트와 더불어 조명이 켜지며 7 인조 밴드 Pat Metheny group이 등장했습니다..

7인조의 꽉 차여진 sound이더군요..
왼쪽에는 엄청난 장발을 기른... Pat 말고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던..
Lyle Mays가 Mac 랩탑을 뒤에 두고 쌓여있는 keyboard 앞에서 분위기를 잡고 있었고...

무대 중앙의 Pat Metheny는 흰색에 푸른색 가로줄 무늬가 멋진 T-shirt의 소매를 약간 걷어부치고.. 내가 좋아하는 빛바랜 청바지 안으로 T-shirt를 집어넣어 입고 있었습니다.. 망원경으로 잘 살펴보니 그는 나이키 테니스화를 신고 있더군요.. :-)

나중의 Pat 의 말로 알았지만 Drum 에는 자메이카 출신의 새로 가입한 drummer(근데 Jamaica맞나 ?)가 얼마전 애를 낳아서(자기 마누라가)
공연에 참여 못한 드러머 대신 노란 런닝을 입고.. 귀걸이를 달고 열심히 스틱을 두들겨 대고 있었고..

Lyle의 윗쪽에는 Brazil 출신의 ethnic percussion 주자가..
봉고 !! 또 마치 얼기설기 엮은 비닐끈 안에 엮인 수박을 연상시키는 이상한 악기를 계속 흔들고 있더군요..
Pat의 뒤에는 가장 점잖은 차림의 bassit가 acoustic bass를 끼고.. 안경을 역시 끼고 앉아서. 푸짐한 몸집만큼이나 커다란 bass를 열심히 퉁겼구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보았으면.. "저 친구 둘중 하나가 Pat Metheny냐 ?"
라고 할 정도로 종횡무진 활약을 보여준 :-) Scat/ 다중악기 주자둘이 무대 윗편 오른쪽 구석에서.. 한 친구(Canadian.. 원래부터 Pat Metheny group에 같이 있었던..)는 다 빠져가는 머리를 질끈 뒤로 묶고..

또 한친구는 아예 머리를 빡빡 밀고.. 형광색 반팔 티셔츠에 가죽 조끼를 입고.. 정말 자기들의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안 어울리는 아름다운 scat을 들려주더군요..
몇곡을 연주하는동안 인사 한마디 안하던 Pat은 드디어 말문을 열었습니다..

"간 사 합 니 다 .. "
"뭐라구 ? 간사해 ?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한 니가 훨씬 간사하다.. "

-)

사실.. 여기서 말씀드려야 할 것은.. 제가 Pat 을 한참 좋아하던 시절이 한 7-8년 전이라.. 그가 Geffen으로 이적하면서 발표한 앨범은 안가지고 있는게 많은 까닭에.. 또.. 돈 2천원이 없어서 program을 못산 까닭에.. 정확한 playlist를 올려드리지 못하는게 아쉽네요..

제 생각에... 공연의 highlight는 Pat이 그동안 한번도 음반으론 발표하지 않은 곡이라며.. 들려준.. 'Song X'앨범을 같이 만든 Ornette Coleman에게 바치는 곡이라며 연주한.. 엄청난 power와 화음의.. 또.. 대머리 다중악기 주자가 trumpet으로 Ornette의 역할을 대신한... 'Untitled' 였습니다...

또...

당연히 Encore로 연주할줄로 알았던.. 'Are you going with me'가 뜻하지 않은 순간에 터져 나올때는.. 정말.. 두다리에 힘이 쭉 빠지며..
일어나서.. 스텐딩 오베이션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Bassist가 acoustic bass에서 갑자기 elec bass로 바꿔들고 나왔을때.. 혹시나.. 하고 생각은 하였지만.. :-)

Pat은.. 계속 뽕맞은 표정으로 프렛위를 쓸어나갔고..
우리 뒷줄의 마시간 여자애들과 우리는 계속 괴성을 질러댔습니다..
하지만.. 정말 싫은 녀석들이 있었어요..
당연히 solo가 끝날때는 괴성과 박수로 반응을 보이는것이 마땅한 관중의 매너라고 생각하는 내가 '꽥 ~' 소리를 지를 때마다.. 계속 뒤를 돌아 별 미친놈 다보겠다는 투로 쳐다보던 내앞의 대삐리..

짜샤.. 여기가 무슨 클라식 실내악 콘서트냐 ? 멀뚱히 앉아서 여자친구랑 소근거리며 자리에서 박수도 안치려면 집에서 비디오를 보지 골볐다구 4 만원씩 내구 S석에 앉아있니 ?
내가 니나이면.. 아예 웃통을 벗고 아니 바지까지 벗고 무대위로 뛰어 올라갔겠다..

결국 그 친구와 일당들은 정말 매너 없게도.. 오줌이 마려운건지 전철이 끊어질까 두려운지 한참 공연이 절정을 향해가는 순간에 짐을 챙겨서 집에 가더군요.. Pat이 얼마나 섭섭해 했을까.. :-( 정말 망부석 같이... 소공동 뒷골목의 보도블록위에 눌러붙은 시커멓게 때묻은 롯데 스피아민트 껌 모냥 무대 위에선 박수를 유도하는 gesture들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청춘들을 보면 정말 열이 받더군요.. :-)

하지만 'First Circle' 'We live here'등의 앨범 곡들로 무대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구.. Secret Story의 곡이 연주될때... 장내는 정말 모두 집단 최면상태.. 단체 애시드 트립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percussion주자와 drummer의 환상적인 타악기 경합은 정말..
한치의 오류도 없이... 마치 한 사람이 연주하는 듯 기가막힌 싱크로나이제이션을 보여주었구요..
acoustic bass solo도 무척 멋있었습니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퇴장한 band들 뒤로 남겨진 텅빈 무대를 주위로 얼마 안남은 관중들은 개떼처럼 몰려들어 Encore를 외쳤고..
다시 등장한 Pat은 잘 제목이 기억 안나는.. 최근 앨범중의 한곡을 ... 정말 신나는 기타 솔로와 더불어 들려주었습니다..

"자리에 앉아주세요 ! "

"이러시면 안됩니다 ! "

불쌍한 arbeit 생들은 무대 앞으로 몰려가는 우리를 육탄저지 하였지만.
제 친구와.. 저.. 몸무게 합 178 Kg 은 지 허리 날씬하고 히프 큰게 자랑인 것 처럼 빨간 세모가 붙은 여자용 Guess 청바지를 입은 비실비실하는 아르바이트 생을 물리치고 Pat의 콧구멍 털이 보이는 자리까지 진출하여 광란하였습니다.. :-)

공연이 채 시작하기 전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금발 곱슬머리가 앞의 앞줄에 앉아있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바로 Stereophile의 우리나라 여자애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houseband의 drummer... Ian 이더군요... :-)

그 옆에는 역시 Sterophile의 houseband saxophone 주자..
그리고.. 아름다운 Stereophile의 사모님... 전에 Stereophile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던 시절... 제가 가면 항상 조그만 함석 재떨이 대신 초대형 특제 재떨이를 마련해 주시던 아름다운 사모님이 계셨고...

또 그 옆에는 ... 언제나 다정한 미소의 주인공 ..Stereophile의 사장님이 예의 호리호리한 모습으로 앉아계셨습니다..
근데... 그 분의 뒤통수를 보는 순간 !!
노상 Stereophile에서 마시던 CASS 맥주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 분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
그래서 공연이 끝난 다음.. 우리는 신촌의 심야 변태 영업 술집으로 삐끼들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은 후..
CASS를 원없이 먹고..
밤새워 시사회를 한 후...

이렇게 저는 실험실에 출근하여 telnet을 하고 있습니다. :-)
Pat Metheny 만세 !!
진로소주 만세 !! 진로에서 나오는 CASS 맥주 만세 !!
OB 우승기념으로 Lager를 먹어보았지만.. CASS보단 못하더군요..
밤에 한잠도 안잤더니.. 제정신이 아닌것 같네요.. 그럼 ..


PatMethe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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