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99회아일랜드감상회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21:45 판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1 ♪ 제99회 아일랜드 감상회 ♪

2001년 10월 21일 일요일 오후 4시 홍대앞 Belle and Sebastian

1.1 # QUIET RIOT - Cum On Feel The Noize (4:48)

from [Metal Health] (1983)
 

Kevin DuBrow가 소음을 느껴 보자고 고래고래 소지를 지르는군요. 왠지 의미심장한 오프닝 아닙니까? -_-

1.2 # FRANK ZAPPA - Village Of The Sun (4:33) / Echidna's Arf (Of You) (3:30)

from [You Can't Do That On Stage Anymore Vol.2] (1988)
 

Frank Zappa의 방대한 라이브 시리즈 'You Can't Do That On Stage Anymore'의 두번째 음반입니다. 이 라이브 시리즈는 Zappa의 '실험적 코믹 짬뽕 재즈 락'이 고밀도로 농축되어 담겨있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죠. 시리즈의 다른 음반들이 여기저기에서의 라이브를 짜집기한 데 반해 이 vol.2는 1974년 9월 22일 헬싱키에서의 콘서트만을 그대로 2시간 넘게 수록하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실제 발매는 1988년에 이루어짐). 더 할 말도 없으니 안의 간략한 라이너 노트나 아래에 옮기겠습니다(약간 의역). "콘서트 자체는 재미있었다.(그런데 정확한 장소와 레코딩 엔지니어 이름이 기억나는 사람 누구 없나?) Napoleon Murphy Brock(역주 - 색서폰 및 보컬)이 폐렴에 걸리고 조명감독인 Coy Featherstone이 전날 헤스페리아 호텔 경비원에게 얼굴을 얻어맞기는 했지만 말이다. 레퍼토리는 기본적으로 'Roxy & Elsewhere' 음반의 것과 같지만(역주 - 실제로는 좀 다름 -_-), 어려운 부분을 엄청 빠르게 연주하는 걸 보면 어떤 밴드가 같은 곡을 1년 동안 연주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익숙해졌기 때문에 눈을 가리고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밴드 멤버들은 재주꾼들이었다.(하지만 빈약한 투어 장비... 수시로 망가지고 잡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멤버들은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앙상블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그들이 했던 것을 듣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콘서트 전체를 여기에 선사한다. - 무대 위에서 다시는 할 수 없는 것들(stuff that you can't do that on stage anymore)을 담아서 말이다."

1.3 # THINKING PLAGUE - Dead Silence (4:00)

from [In Extremis] (1998)
 

심포닉, 재즈락을 섞은 아방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RIO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Thinking Plague. Yes가 아방한 음악을 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이들이 1989년작인 'In This Life' 이후 거의 10년만에 발표한 음반인데, 1992년부터 1998년까지 틈틈이 녹음한 곡들을 모은 것입니다. 발매 전부터 받은 많은 기대에 부응하는 수작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멤버들이 이 그룹에만 전념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활동하는 형태라서 몇명의 멤버가 바뀌기는 했지만, Mike Johnson과 Bob Drake가 주도하는 체제는 변화가 없고 다른 멤버들도 이 쪽 동네에서 많이 얼굴을 보이던 사람들이라서 기존의 음악 스타일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전의 Suzanne Lewis를 대체한 새로운 여성보컬 Deborah Perry도 역시 유사한 음색의 목소리를 들려주네요. 이들의 음악은 처음 들으면 약간 조율이 안 된 듯한 느낌을 주는 불협화음적 멜로디 진행에 복잡한 곡 구조, 주술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여성 보컬 등으로 인해 이국적이면서도 다소 기괴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그들 나름대로의 문법이 느껴지고 심지어 좋아지게 됩니다! (물론 Henry Cow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이들이 마음에 쏙 들겠죠.)

1.4 # PRAXIS - Movement 1 (15:25)

from [Transmutation Live] (1997)
 

Bill Laswell의 수많은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Praxis가 1996년 6월 스위스 쮜리히에서 가진 라이브를 녹음한 것인데, 프리재즈에서 힙합, 펑크, 앰비언트 등의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루브감이 넘치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사실 이들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 많은 설명을 달지는 못하겠지만, 이 라이브에 멤버로 참가한 Buckethead(기타), Brain(드럼), DXT(신디사이저/턴테이블)와 그 밖의 게스트들은 모두 이 계통에서 한가닥 하는 인물들이라고 합니다. 곡들이 모두 길이가 15분 내외라서 어쩔 수 없이 긴 곡을 선곡한 것을 용서하시길...

1.5 # ELLIOTT SHARP - In The Land Of The Yahoos (2:59) / Ratnap (4:24)

from [In The Land Of The Yahoos] (1987)
 

빡빡머리 기타리스트 Elliott Sharp는 종종 John Zorn과도 비교가 되는 괴짜로서 온갖 부류의 음악을 혼합한 전위적인 음악세계를 들려주는데, 이 음반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는 접근하기가 쉬운 매우 대중적인(?) 음반이라고 하네요. 반복적인 드럼 머쉰을 배경으로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기묘한 음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데, 보컬부터 기타, 베이스, 색서폰, 드럼 머쉰 등 많은 악기들을 그가 직접 연주하고 다른 뮤지션들이 곡마다 한두명씩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다른 음반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자세히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이 음반만 들어봐도 그의 음악이 확실히 실험음악의 전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되는군요.

1.6 # RUNAWAY TOTEM - Segreto Tra Le Mura (6:59)

from [Trimegisto] (1993)
 

현재까지 3매의 음반을 낸 이탈리아의 3인조 그룹 Runaway Totem의 데뷔 음반입니다. 이들은 헤비 심포닉과 쥴(zeuhl)이 혼합된 형태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일단 이 음반만 놓고 판단해 보면 좀 불만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일반 심포닉 메틀에서 많이 보이는 진부한 리프나 전체적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경박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를 간혹 집어넣어 음반 전체의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음반이라서인지 음악적 방향에 약간의 혼란을 겪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네요. 소개하는 곡도 쥴 계열의 특성을 지닌 곡인데 리듬 파트나 보컬을 들어보면 쥴의 원조인 마그마에서의 육중한 카리스마에는 못 미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나름대로의 개성도 있고 관심을 가져볼 만한 그룹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1.7 # NIMAL - In Tenda (5:46)

from [Voix De Surface] (1989)
 

원래 Tom Cora의 솔로곡을 고르려다가 Nimal에서 활동할 때의 곡을 골랐습니다. 1998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흑색종이란 병으로 사망한 첼리스트 Tom Cora는 뛰어난 재능으로 주로 뉴욕 언더 뮤직 씬에서 여러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활동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The Ex, Skeleton Crew, Curlew, Nimal 등의 그룹과 John Zorn, Elliott Sharp, Fred Frith 등등 다양하죠. 그는 첼로를 주 악기로 사용하기 위한 연주법을 많이 개발했으며, 작곡 및 즉흥연주에도 능한 만능 뮤지션이었습니다. 스위스 그룹 Nimal은 Cora가 1, 2집에 참여했습니다. 소개하는 이 곡은 Tom Cora가 작곡한 곡으로, Cora는 이 2집에서 첼로, 일렉 베이스, 어코디언을 연주했습니다. 이들은 전통춤곡 같은 민속음악적 요소들을 도입한 RIO 음악을 많이 연주했으며 흥겨운 연주를 통해 청자가 그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이상 박경호(kalynda) 선곡이었습니다.


1.8 # DEPECHE MODE Exciter(2001)

 \\ Dream on

디페쉬 모드는 여전히 어둠 속에서 댄스뮤직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간결한 사운드로 이 정도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친구들이 또 있을까요. 그런데 이 친구들 꽤 늙어버렸군요.

1.9 # TORTOISE Remixed(1996)

 \\ TJed

이 앨범은 (아마도) 일본에서만 발매된 리믹스 앨범으로 모든 곡은 그들의 명반 'Millions Now Living Will Never Die'에 수록된 곡들입니다. UNKLE이나 Jim O'Rouke 같은 친구들이 이 앨범의 리믹싱에 참여했습니다만 이 곡은 토 터즈의 리더 John McEntire가 직접 한 것입니다. 원래는 DJed 싱글의 뒷면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혹자들은 원곡보다 나은 리믹스라고들 하더군요. 로파이 혹은 포스트 락은 90년대의 대표적인 프로그레시브 흐름입니다.

1.10 # QUEENSRYCHE Operation:Mindcrime(1988)

 \\ Spreading the Disease

퀸스라이크는 이 앨범 한 장으로 프로그레시브 메틀사에 이름을 휙 그었죠. 고삐리 때 이 앨범이 재발매되어 LP를 사들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 곡들을 모은 비디오와 라이브 시디가 포함된 Operation:Livecrime이라는 박스셋도 기억나네요. 고삐리 때 그거 정말 갖고싶었는데...흠. 며칠 뒤면 퀸스라이크의 라이브 앨범[2CD]이 한 장 값으로 라이센스된다고 합니다. 보컬 제프 테이트는 정말 난놈입니다. 드라마틱한 목소리와 쇼맨쉽의 소유자죠. 제겐 그 Livecrime 공연 테이프의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답니다. 데굴데굴 구르며 노래하던 그 녀석. 노래 제목이 요즘 분위기와 비슷하죠? 탄저병 때문에 요즘 난리니까요. 생각해보니 탄저병 하면 Anthrax인데 이놈들 요새 뭐하나 모르겠군요. (편집자주: 앤뜨랙스는 쥬다스 프리스트와 함께 합동공연이 잡혀 있었는데 9.11 테러로 공연이 연기되었다가 다시 재개할 예정이라고...)

1.11 # MOTHER GONG Wild Child(1994)

 \\ Today is Beautiful

공은 하도 멤버 변동이 복잡해서 사람들이 정리하기를 주저하는 대표적인 밴드죠. 게다가 데이빗 앨런즈 공, 삐에르 뫼를랑즈 공, 마더 공 따위의 잡다구리 패밀리 밴드도 있어서 짜증납니다. 화가 나는 것은 이 패밀리 밴드들이 한두장 내고 끝을 본 것이 아니라 음반을 상당히 많이 냈다는 것이고 더더욱 열받는 것은 꽤 완성도 높은 음반이 많다는 것이고 진짜 빡도는 것이 판 구하는 게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 기피밴드 중 하나가 되어버린 공이지만 어쩌다보니 마더 공의 베스트 음반을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마더 공은 공의 대모인 길리 스미스가 리드하는 밴드죠. 꽤 유려한 스페이스 분위기의 재즈락을 하는데 역시 마더 공의 정체성은 길리 스미스의 몽롱하고 섹쉬한 목소리라고 할까요. 로버트 칼버트나 스티브 힐리지 같은 프록계의 나름대로 마이너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다 간 밴드이기도 합니다.

1.12 # METALLICA Kill'em All(1983) / MEGADETH Killing is My Business...and Business is Good!(1985)

  The Four Horsemen
  Mechanix

자 흘러간 뽕짝선을 조금 더 들어보자면... 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고 조선의 얼라들을 90년대 초중반까지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스래쉬 메틀의 주역은 역시 메틀리카. 메가데스 그리고 슬레이어라 하겠습니다. 이 밴드들은 공통적으로 데뷔작이 엄청 구리다, 2-5집정도가 전성기다, 지금은 다들 삽질하고 있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어떤 사람은 슬레이어보다는 헬로윈을 넣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네. 어쨌거나 저 세 밴드 중에 데뷔작이 가장 멋진 밴드는 메가데스라는 느낌입니다. 메가데스의 꽉 짜여진 지적인 곡 구성이 데뷔작에서부터 드러나고 있죠. 메틀리카는 거대한 스케일, 슬레이어는 막가파 연주가 특징이구요. 언젠가 흘러간 스래쉬 뽕짝선 특집 한번 때립니다...하하. 이 곡은 동일한 곡인데요 데이브 머스테인이 메틀리카에서 쫓겨나기 전에 써둔 거죠. 메틀리카 데뷔작에 머스테인의 이름이 적힌 곡이 4곡이나 됩니다. 사악한 머스테인에게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죠. 두 밴드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연주입니다.

1.13 # 허니버니 (1998) / 오! 부라더스 명랑 트위스트(2001)

반지 - 허니버니 (1998)
 \\ 방구차 / Thank you, Girl - 오! 부라더스 명랑 트위스트(2001)

임순례 감독의 기대작 와이키키 부라더스의 주인공이자 한때 오르가즘 부라더스라는 멋진 이름을 가졌던 오! 부라더스의 데뷔작입니다. 이성문이라는 인물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상당히 독특한 구석을 점하리라고 예측되는데요. 그는 조선땅에서 초유의 울트라 로파이 스튜디오 캬바레를 만들어 볼빨간이라는 마이너 히트작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나온 음반들은 한때 모두 종이재킷이었어요. 이뻤죠. 그는 꽤 지명도 있는 음악감독으로 국내 음반 상당수의 녹음을 담당하기도 했구요. 솔로음반으로 수공예품(?)인 '불만'을 가지고 있는 그는 '헛짓거리 그만하고 가서 여자친구 가슴이나 만져라.'라는 명가사를 제 머리에 심기도 했습니다. 허니버니 같은 밴드를 만들어 발랄빤쓰 음악을 하더니 결국 오르가즘 부라더스라는 서프 밴드를 만들어 비치 보이스 스타일의 즐거운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튜디오 캬바레는 적게 먹고 가늘게 싸되 오래 산다라는 정신으로 여전히 계속 음반을 꺼내놓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이런 정신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좀 지난다고 집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질긴 생명력을 가진 흐름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성문이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귀퉁이를 차고 앉을 거라고 봅니다.

이상 정철(거북이) 선곡이었습니다.


감상회팜플렛 < 음악분류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