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포 콜럼바인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19:5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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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마이클 무어
  • 원제 : Bowling for Columbine(2002)
  •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극영화 엘리펀트(구스 반 산트)

1 # 거북이

마이클 무어의 이름을 전세계적으로 알린 바로 그 영화인데, 이 영화는 확실히 그의 영화중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져 있다.

그는 다시 한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영화를 시작한다. 그의 고향인 미시건주는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마이클 무어 역시 어린시절부터 총을 잡아왔음을 고백한다. 미시건은 주 안에 세계 최대의 무기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있고 과격한 민병대로 유명한 동네다. 이 민병대의 멤버 둘이 오클라호마 폭탄테러를 일으켰고,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총기살해가 일어났으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6살짜리 꼬마애가 또래 여자애에게 발포를 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런 폭력의 일상화에 대해 그는 간단한 결론을 내린다. 공포의 일상화, 폭력의 일상화, 역사적으로 내재화된 폭력이 그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차근차근 끌고나가며 언제나처럼 지능플레이를 구사한다. 총기협회 회장인 찰튼 헤스톤의 행동을 통해 미국인들이 얼마나 총기에 미쳐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곳 고등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사제폭탄을 제조할 수 있고 마트에서 얼마든지 탄환을 구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컬럼바인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우스파크의 제작자 맷 스톤의 입을 통해 미국의 고등학교가 얼마나 억압적인 공간인가를 말하고, 미국사회에 의해 공적으로 공격당하던 마릴린 맨슨이 실은 마녀사냥의 희생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의 사건 이후 손톱깎이를 가져왔다고 학생을 퇴학시킬 정도로 광기의 히스테리를 보인 미국의 학교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바로 마녀사냥이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미국이 왜 다른 나라에 비해 총기사건이 백배 이상 많은가. 그것은 미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배시스템이 바로 공포의 일상화를 통해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미국의 정치, 언론, 자본 시스템 때문이다. 유색인종에 대한 공포를 유도하여 공적을 만들고, 장애인과 제소자들의 노동력까지 착취하는 자본가들과 그들을 돕기위해 항상 편파적으로 보도되는 언론의 보도. 그것이 원인이라고 마이클 무어는 말한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그의 위트가 가장 만개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빅원도 어지간히 웃겼는데 여기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비틀즈의 Happiness is a warm gun을 틀어주면서 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희화하고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를 흘리면서 그동안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자행한 폭력을 찬찬히 나열한다. 중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미국 역사를 아주 간략하고도 핵심적으로 보여주고, 아주 웃긴다. 사람들의 거짓말을 계속 보여주는 것도 여전히 재미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콜럼바인 고등학교의 비극을 폐쇄 카메라 화면을 통해 서정적이면서도 분노를 담아 담담하게 보여주는 것 또한 잊지않는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그는 미국사회에 바치는 진혼곡을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다.

보고있으면 젓같은 미국사회에 대한 분노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게 되는, 명작이다. -- 거북이 2004-8-3 1:39 am

2 # 촌평


에서 가장 가슴을 아프게 했던 장면은, 같은반 여자친구를 총으로 쏘았던 6살 꼬마의 엄마가 타고 다니는 낡은 버스가 새벽을 열며 도로를 달려가는 장면이었다.
시간당 5달러라는 쥐꼬리만한 정부의 보조금을 타기 위해, 강제로 버스에 올라타 일터로 떠났던 엄마의 모습은 참으로 피곤해보였다. '아들이 왜 그런 짓을 하였을까? 앞으로 아들과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고민 자체가 혀영일 것 같은 그 여자는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지금도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쫓기고 있을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끼는 분노가 당연한 감정이듯이, 무력감과 공포도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노영아 2004-8-16 11:19 pm 읽어두면 좋을 듯. -- 노영아 2005-4-17 3:51 pm

어떤 교수님 홈페이지인가보네. 게시판 두개로 만들어져 시원하구만. 저정도의 언급만이 나왔다는 것은 역시 이 영화는 '비교적'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상당히' 전략적으로 성공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 포퓰리즘을 상당히 싫어하는 나이지만, 약간의 포퓰리즘이 목표로 가는데 꽤 빠른 지름길을 제공한다면 그정도의 포퓰리즘은 지지할 생각이 있음~ -- 거북이 2005-4-17 6: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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