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indranathTagor

1.1.1.3 (토론)님의 2014년 12월 20일 (토) 15:2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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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 종이배[ | ]

   날이면 날마다 나는 종이배를 흐르는 물 위에    하나씩 떠내려 보냈습니다.    배에는 크고 검은 글자로 내 이름과 내 사는 마을의 이름을    써 놓았습니다.    낯설은 고장 어느 누구든 배를 보고 내가 누군가를 알기를    바랐습니다.    내 조그만 배에는 우리 꽃 밭에서 꺾어 온    슐리 꽃을 심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새벽의 꽃이 밤의 나라로    무사히 실려 가기를 바랐습니다.    내 종이배를 띄워 놓고 하늘을 유심히 보니    구름 조각들이 흰 돛을 펴고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늘에 있는 나와 같은 어떤 장군들이 구름 조각을 띄워    공중에다 날려 보내며 내 종이배와 경주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밤이 되면 나는    양팔에 얼굴을 묻고 내 종이배가 한 밤중    별 밑으로 떠 가고 떠 가는 꿈을 꿉니다.    잠의 선녀들이 종이배를 젓고 있습니다.    선녀들의 잠은    광주리에 잔뜩 담은 꿈이었습니다.

시인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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