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맨슨 이야기

Jmnote bot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월 22일 (목) 08:05 판 (로봇: 자동으로 텍스트 교체 (-분류:음악 +분류:대중음악))

1 # Holy Wood

IMG:align=left   (Universal, 2000) ★★★☆

나중에 마릴린 맨슨이 죽어서 신의 심판대 앞에 선다 해도, 성경에 나온 7가지의 죄악 (the seven deadly sins) 중 적어도 나태 Sloth의 항목으로 그를 정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중산층 가정에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팝 스타들 보다 극악무도한 음악으로 Parental Advisory 딱지를 붙이고 나오는 친구들이 오히려 훨씬 금욕적이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볼품없는 말라깽이 소년에서 안티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이르기까지.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듯한 그의 성공담은 많은 젊은이들의 모범이 될 만하지 않은가.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사건 이후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죄목으로 쏟아졌던 박해를 극복하기 위해 맨슨은 자신의 세계에 틀어박히는 쪽을 택했다. ‘이렇게 야만적이고 부당한 대접을 받기 위한 거라면 내가 이토록 앨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이것이 맨슨의 머릿 속을 맴돌던 질문이었다. 예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크리스찬들과 극우주의자들의 위협에 상처 받은 그를 사로잡은 이미지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암살당한 JFK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느새 희생자의 엄숙한 후광을 지니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 맨슨의 음악은 [Antichrist Superstar]와 [Mechanical Animals]에 이은 삼부작의 완결편이라는 [Holy Wood]에서 훨씬 어둡고 고딕적으로 변했다. 맹신과 보수에 빠진 사람들에게 던지는 도전장 ‘The Fight Song’, [Antichrist Superstar]의 히트곡이었던 ‘Beautiful People’의 리프를 차용해 ‘나는 오직 한 분 뿐인 참된 신을 진정으로 미워해 본 적은 없다. 내가 미워하는 것은 인간들이 만든 신일뿐’ 이라고 노래하고 있는‘Disposable Teens’ 처럼 직선적이고 보다 하드해진 음악들과 ‘In the Shadow of the Valley of Death’ 같은 음울하고 탐미적인 곡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멜로디가 뚜렷했던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양성구유의 외계인 같은 이미지를 컨셉으로 잡았던 [Mechanical Animals]가 매우 모던했다면, 좋게 말해 컨셉트 앨범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거추장스러운 구성으로 신과 죽음을 주제로 해서 만들어진 [Holy Wood]는 지나친 양식화로 현실에서 유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똑같이 소외된 젊은이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반역적인 뮤지션이지만, 에미넴과 비교해 봤을 때 마릴린 맨슨의 음악은 마치 한 시대 전의 유물처럼 보인다는 올뮤직의 평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하는 마릴린 맨슨의 음악은 듣는 사람을 쉽게 실망시키지 않는다. 박제한 샴 쌍둥이 양을 의상으로 만들어 입는 그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타롯 카드를 패러디한 그의 앨범 슬리브를 보라. 사람들이 마릴린 맨슨의 겉모습만 보고 이런 미덕들을 보려 하지 않는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vanylla, 2000

2 # 한국공연기

From : 김기범(walrus at empal.com) To : 예바동(mailto:yebadong@yahoogroups.co.kr) Sent : Sunday, Oct 05, 2003 12:59 AM Subject: 마릴린 맨슨 공연의 미성년자 관람가 후기

막가는 후기는 멜로 뿌리기 좀 그렇군요. 참 귀한 경험했지요. 공연 중 앰프가 터져서 공연이 중단되는...일단 나중에 얘기하고

저같은 경우, 마릴린 맨슨이 베스트 밴드는 아닐 것 같네요. 좋은 앨범도 있고 좀 뻘짓했다 싶은 앨범이 있 고 정도네요. 그런데 보통 공연이란게 앨범 자체도 땡기게하는 촉매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자주 가는 편이구요.

공연장 밖에도 예상대로 울긋불긋 보디페인팅을 한 부류들이 적잖게 보이더군요. 역시 이쁘게 나오긴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또, 역시 예상대로 부산락페에서 볼 수 있었던 '뇌충 박멸 그날까지'와 비슷한 그런 그림이 나오더군요. 사실, 좀 심하다 싶을 수도 있는데 정말 힘들지 않지만 열정으로 하는 인디밴드들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란 것 쉽게 이해가 안될껍니다. 앞에서부터 고대 다니는 분과 주로 놀았는데 참 재밌으시더군요...몇몇 고대분이 추가로 보이던데 예상대로 이 바닥하고 잘 어울리더군요.

예상대로 상당히 늦게 입장했는데 그래도 비교적 지연이 덜된(30분정도)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그전에 억세스에서 주최한 하드록 계열의 밴드 공연과 곧 있을 린킨파크 공연을 보여주더군요. 쌈지 후기에서도 썼듯이 우리나라 슬램 문화는 최강입니다. 스크린에 비치는 밴드들의 화면에도 초강력 슬램이 나오더군요.

사실, 사운드체크나 그리고 무대 준비가 덜된 상태로 시작한다는 다소 찝찝함이 불길한 징조일 줄은 몰랐 지요. 무대 뒷부분에 검은 천이 가려져있었는데 불이꺼지고 공연장이 밝아졌을 때 그부분이 중세의 성 분 위기를 연출하더군요. 깜짝 놀랄만큼 잘 짜여진 무대 구성이었습니다. 스타킹을 신은 여자다리가 돛을 단 함선의 조정관처럼 나와있었고...최근 앨범의 컨셉인 다소 유쾌한? 그로테스크함이 드러난 무대 컨셉이었 던 것 같네요. 21세기형 로키호러 픽처쇼라고 봐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무대연출이었습니 다.

예상대로 최근 앨범 위주로 초반이 진행되었습니다. 안거나 드러눕는 자세를 주로 사용하며 노래를 불렀는 데,,,역시 절제된 동작으로 자극할 수 있는 탁월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더욱이, 독특하고 짜내는 보컬톤임 에도 성량이 상당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사운드가 너무 개판란 점이었죠. 연주력의 차원이 아니라,,,드 럼외에 타악기의 비트감과 그리고 절제된 기타-베이스-키보드의 짜임새는 결코 나쁜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앰프출력을 과도하게 써서 소리가 뭉게지는 현상이 펜싱 경기장의 과도한 반사음과 더불어 심하게 드러나더군요. 사실, 음량은 헤비사운드를 추구하는 밴드치고 절대 크지 않았습니다. 그게 비주얼한 재미 때문에 묻혔지만 큰문제가 될 줄이야,,,

저야 Anti***** Superstar를 최고로 Mechanical Animal을 그 담정도로 치는 편이라,,,최근 곡이 그리 땅기지 는 않았지만 역시 인더스티리얼적 성향으로 그루브를 뽑아내는 역량은 상당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슬램이 그렇게 격렬하지 않았는데 절도 있는 비트에 의존하는 밴드의 특성이 자유분방한 슬램보다는 상하운동?에 적합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드네요. 예전에 Red Hot...이 Pantera공연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던게 그런 뜻 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강력한 히트넘버 Rock is dead를 비교적 일찍했고 열광적인 관중의 호응에 맨슨 옹도 오바를 하기 시작하 더군요. 공중 부양도 했다가 다리도 늘이고 팔도 늘이고,,,절대 카리스마를 잃지 않으면서 볼꺼리를 끊임없 이 제공하더군요. 사실 사운드의 근간을 이루는 멤버들의 동작이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는데 대신 두명의 여자 또는 여장남자가 퍼커션을 위주로한 각종 외설적? 액션들을 보여주었죠. 로키호러 픽쳐쇼가 계속 생 각이 나네요. 삘히 심히 받기 시작했을 때 밑으로 내려와 맨앞쪽의 관중과 상당한 스킨쉽?을 나누기도...그 리고 문제의 Sweet Dreams...말로 하긴 좀 그런 액션이 드뎌 나오더군요. 맨슨 공연 시 안하기로했던 외설 적 표현,,,이 장면은 외 이 공연이 미성년자 관람불간지 충분히 납득히 갈만한 뭔가가 있었지요.

그 다음은 미키마우스 컨셉이었습니다. 디즈니 만화에 미키마우스는 해군으로 자주 나오는데 배 위에 탄 미키마우스 컨셉...그러면서 나오는 컨셉은 군국주의적 뭔가에 가까웠습니다. 귀여운 미키마우스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탐욕에 가득찬 군국 주의의 모습이랄까,,,그런 걸 의도한게 아닌가 싶네요. 그러면서 앞도적인 사운득를 끌어내는...역시 영악한 뮤지션입니다. 여러가지 의도를 복합적으로 내비치거든요.

An******** Superstar의 후렴구를 연습시키더니 Beautiful People로 이어갔고 결국 공연의 하일라이트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Beautiful People에서 엄청난 그루브의 홍수 속에 저도 간만에 느껴보는 삘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아마 그대로 갔다면 An******** Superstar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느끼며 공연을 짜릿하게 끝냈겠지요.

그런데,,, 갑자기 무대가 꺼지더니 마릴린 맨슨이 잠시 당황하다 마이크 던져버리고 들어가버리더군요. 전 계획된 뭔 가이길 간절히 바랬으나...오랜 침묵, 그리고 공연장이 밝아질 때 최악의 상황이 오고 있음이 느껴지더군 요. 그리고 제가 자주 맡아본 냄새-참고로 전 전자쪽 엔지니어입니다-회로에 커패시터가 터졌을 때 냄새가 나더군요....그런데 멘트로 하는 말이 '잘노셨죠, 앵콜없습니다. 가세요'란 말을 하더군요. 나중에 맨슨쪽에 서 과도하게 볼륨을 키워 문제가 생겼음을 시인하긴 했으나,,,

전 억세스에서 이제껏 노력해온 결과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엔 확실히 문제있었습니다. 공 연의 클라이막스를 망쳤다는건 남은 곡수에 관계없이 작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과연 맨슨 쪽 책임일까요? 처음에도 얘기했지만 제가 스피커 근처에 있었지만 볼륨이 절대 크지 않았습니다. 작 은 펜싱경기장임에도 출력이 작았단 얘긴데 이건 전에 제가 본 액세스 공연에서도 발견된 문제입니다. 최 근 드림씨어터 공연 당시 날카로움을 주무기로하는 그 밴드의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엄청 뭉게졌고 Take the time과 같은 결정적 히트곡의 결정적 기타솔로에서 기타소리가 날아가버리는 테러도 있었지요. 물론, 다소 헤비한 사운드의 과도한 출력을 제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련 음 악의 사운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가 과연 그런 공연을 주최할 자격이 있는지... 문제가 있었다면 개선할 노력이 있어햐나는데 오랜 시간에도...

저에게 부작용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혼자서 Beautiful People을 부르면서 뱅잉을 지속하는...

공연주에 스크린에 비친 광경과 비교했을 때 느낀 점은 조명의 역할이 작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걸 카메라로 찍는 순간 색감이 변할 뿐만 아니라 입체감 같은게 죽어버리더군요. 조명으로 원래 구상한 춤을 추며 살아숨시는 것 같은 그로테스크함이 카메라로 찍으면 걍 칙칙함으로 죽어버린다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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