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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9일 (목) 23:51 판

 


누들누드/Titanic/Stranger than Paradise 관련자료:없음 [24137] 보낸이:정철 (zepelin ) 1999-03-07 00:39 조회:175

오늘은 한큐에 영화를 세개나 보았다.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다.

처음 본 누들누드는 원작에 비해 대 실망이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원작은 읽는 이로 하여금 여백을 상상하며 혼자 낄낄거릴 여지를 주었으나 이 애니메이션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뭐 원작을 모두 본 나에게도 재미없 었던 원인이 있지만 그걸 고대로 배껴먹은, 뒤로가서는 아예 그대로 써먹은 요 애니메이션에 문제가 더 많다. 보지 말기를.

그 말 많던 타이타닉을 결국 보고야 말았다. 보는 도중에 전화가 와서 7번이나 멈췄다 보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이 그 많은 돈을 왜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 영화에서 흥행적으로 성공할만한 요소에는 그리 돈이 만이 들어간 게 아 니었다. 과도한 스케일의 재난영화라는 사실보다는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 슬렛의 애절한 멜로물이라는 사실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감독이 카메론 이라는 사실은 이슈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고 타이타닉이 침몰하는 매우 방 대한 촬영은 그저 입소문에 약간의 플러스 효과만을 주었을 뿐이다. 어쨌거나 카메론다운 연출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 좀 실망스럽다. 전체적으 로 디카프리오의 미소년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촛점이 들어갔다는 느낌 이다. 단순 멜로물로만 본다면 꽤 애절했다고 볼 수 있는데 케이트 윈슬렛은 어 딘가에서 귀티가 나고 귀여운 구석도 꽤 있으며 섹시하기까지 하다는 점에 서 잘된 캐스팅이라는 느낌이다(음 내 맘에만 든건지는 잘 모르겠다. ). 그런데 70미리로 타이타닉이 다시 나오는건가?

그리고 전혀 생각지도 않은 영화를 봤는데 평소에 티비보는 시간보다 비디 오와 영화보는 시간이 많을 정도로 티비른 안보는 내가 간만에 티비를 틀었 는데 하필 그 때 천국보다 낯선을 EBS에서 해줬다. 보면서 역시 이나라에서 쓸만한 티비 채널은 EBS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그러고보니 낮에 왠 사극을 EBS에서 해줬는데 구성이 너무 엉성해서 혼자 한참을 웃으며 봤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는 아마 대학 1학년 때였던 거 같다. 그때는 주인공 들의 관계에 대해서 잘 느끼지 못했다. 역시 핵심적인 관계는 윌리와 에바의 사이이다. 윌리는 툴툴거리지만 에바 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약한 사람이다. 에바에게 윌리는 뭐 그다지 중요한 인물도 아니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존재이다. 그러나 윌리에게 에바는 항상 뇌리 어딘가에 남아있는. . . 그런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내심 잘보일라고 노 력도 하고 의외로 꽤 신경을 써준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깊은 교감을 느끼 게 되지는 못한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게 관객으로 하여금 거리를 두고있는 영화가 충분히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다는 사실 때문이다. 헐리우드물을 보 면 우리는 내심 안심이 된다. 잘생기고 능력있는 년놈들이 나와서 뭐 이런 저런 일들을 겪긴 하지만 결국 잘 되고 영화가 끝나기 때문이다. 이젠 하도 봐 와서 그러한 패턴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뭐랄까 일종의 관습화이다. 우 리는 영화를 볼 때 의례 그러한 상황이 전개되리라고 생각하며 본다. 의식 하던 못하던 간에. 반면 이 영화는 흑백에다가 카메라의 움직임도 별로 없고 그다지 관객에게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물론 배우도 전혀 '관습화'되지 않은 이들이고. 그 런데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대개 남녀관계에는 윌리와 에바의 사이처럼 약 간의(하지만 결코 약간의라고 표현하기는 힘들 만큼) 벽이 존재하고 에디처 럼 남들에게 잘해주려고하며 쾌활하고 낙천적인 인간이 윌리처럼 툴툴거리 고 강한척하지만 항상 사람을 그리워하는 인간 주위에 있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영화 전편을 묶고있는 일종의 고독감은 모든 인간은, 아니 적어도 나만은 항상 느끼고 있는 감정이다. 거리감있는 허구임에도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영화나 소설, 그림과 같은 예술이 추구하는 리얼리즘의 경지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에바의 이모로 나온 할머니 너무 웃긴다. 무뚝뚝하게 헝가리어로 계속 꿍시렁거리는데 왠지 어린아이 투정같다.

데드 맨도 좋았었는데. . . 자무쉬는 흑백영화를 찍는게 어울리는 감독이다.

오늘의 성적표는 C0, B+, A+정도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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