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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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x

1 # Styx + REO Speedwagon 공연기[ | ]

Gig review by Fish (mailto:icshin@bioneer.kaist.ac.kr)

지난 주말에는 REO Speedwagon과 Styx의 합동공연에 다녀왔습니다.
두 팀 모두 참 추억의 그룹들이죠.
이들은 작년.. 그러니까 2000년부터 합동 공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시카고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나름대로 친분을 쌓은 모양입니다.
먼저 REO Speedwagon에 대한 추억의 책갈피를 넘겨 볼까요 ? 1980년 Hi Infidelity 앨범으로 최고의 락큰롤 밴드의 자리에 올랐던 REO Speedwagon이었구요.. 82년 조금 실망스러웠던 후속작 Good Trouble 그리고 84년 마지막 히트곡 Can't fight this feeling이 담겨져 있는 Wheels are Turnin'을 뒤로 점점 잊혀져가는 그룹이 되었죠.
Styx도 거의 비슷한 전성기를 보냈습니다.
그들의 최대 히트작은 역시 1981년의 The Best of Times 가 담겨있던 Paradise Theater 였구요. 1983년의 후속작 Kilroy was here가 상업적인 참패와 비평가들로부터 욕바가지를 먹으면서 메인 무대에서 멀어져가게 되었죠.. 물론 우리 예바동의 프로그레시브 팬들에게는 이들의 70년대 작품인 Equinox, Grand Illusion등이 더 사랑받아 왔습니다. ^^; 이렇게 한때는 잘나가던 그들이 이제는 같이 붙어다니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든 형편이 됐다는 사실이 조금 섭섭했습니다.
지난번 Yes의 공연에 오프닝을 맡은 Kansas를 보아도 그랬구요. T.T 이들이 합동공연을 하게 된 이유는 글쎄요.
우선 첫째는 전성기가 지나서 두 그룹의 joined force가 아니면 관객을 모으기 힘들다는 사실이 있겠구요.
둘이 시카고 동향이라 친하다는 이유가 있구요..
또 한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 ^^; 아직까지 우리들에겐 Styx라 하면 Dennis De Young의 드라마틱하고 멜로디어스한 곡들이 먼저 생각납니다.
Come Sail Away, Suite Madam Blue, Babe, Lady, The Best of Times 모두다 De Young의 작품이죠.
그래서 Styx는 소수의 저와 같은 팬들에겐 그냥 락큰롤밴드라기보다는 프로그레시브/팜프락 밴드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전형적인 어메리칸 팝/락을 들려주는 REO Speedwagon과 아메리칸 심포닉락, 심지어는 프로그레시브한 모습까지 종종 보여줬던 Styx는 웬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 그게 아녔습니다.
99년 Dennis De Young은 Styx의 최신앨범 Brave New World를 발표하고.. Tommy Shaw, James Young 일당에 의해 그룹을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Dennis De Young이 빠진 Styx..
저에겐 어떻게보면 Freddie Mercury가 빠진 Queen 처럼 생각되는데요...
Styx에서 Dennis De Young을 제거하고 나니..
장황하고 연극적이고 나쁜의미로 Pretentious하고...
심포닉하고 프로그레시브한 Styx의 면모가 모두 빠져나가..
바로 REO Speedwagon과 앞뒤로 어울릴만한 어메리칸 락큰롤 밴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마 Dennis De Young이 있었다면 Styx 단독 컨서트 만으로 더 많은 팬들을 모을 수 있었을테고 REO Speedwagon과의 합동공연 같은것은 De Young이 반대했을듯도 싶네요. ^^; 2월 3일 토요일 저녁 일곱시.
내쉬빌의 Municipal Auditorium이라는 주로 WWF 레슬링이 열리는 체육관에서 공연이 열리게 되어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못하고 예매 시작 날짜로부터 한달정도 있다가 예매를 했더니.. 아뿔싸. 3층 자리 밖에 표가 없더군요. 아직도 이들은 분명히 이름값을 하는 밴드들이었습니다 경기장 안은 매진은 아니지만 약 80% 정도 찬 모습이었습니다.
10,000명이 조금 넘는듯한 역시 아줌마 아저씨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었습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기다리다 지루해질 무렵 일곱시 이십오분쯤 ? 불이 꺼지고 우뢰와 같은 (새로운 맞춤법에 의하면 '우레'로 바뀌었다지만 전 '우레'도 싫고 맞춤법 자주 바뀌는것도 싫습니다.) 박수를 받으면서 REO Speedwagon이 등장했습니다.
보컬리스트 Kevin Cronin, 예전에는 장발이었지만 지금은 머리가 짧은... 호리호리한 무척 귀여운 모습에 흰 티셔츠, 가죽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물론 쭈굴쭈굴 늙기는 했지만요..
안타깝게도 전성기의 기타리스트 Gary Richrath가 빠져있었지만 중년의 신사로 변한 키보디스트 Neal Doughty, 베이시스트 Bruce Hall이 여전했습니다.
첫곡은 예상했던대로 케빈 크로닌의 강력한 곡 Don't Let Him Go 였습니다. 하이 인피델리티 앨범에서 Keep on loving you와 함께 인기를 끈 싱글이죠.
오프닝 곡으로 아주 잘 어울리는 화끈한 곡입니다.
케빈 크로닌도 오두방정을 떨면서 리듬기타를 연주했습니다.
정말 정력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관중들도 이 한때를 풍미했던 그룹의 여전한 모습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80년대 한때 케빈 크로닌의 가창력에 문제가 있어서 REO 의 라이브는 별로다..라는 글을 월간팝송에서 본 일이 있는데 전혀 근거없는 소리였습니다.
그는 전성기때 성량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듯 하였습니다 "와아아아아아 !!!!" 플로어에 있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신나는 락큰롤 넘버 Music Man 이 끝나고 저의 개인적인 페이버릿인 Take It On The Run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많은 환호가 있었죠. 기타리스트 Gary Richrath의 곡입니다.
'테킷온더 런 베이비 댓츠 더 웨이 유 원잇 베이비' 관중들이 대신 따라부르는 코러스에는 언제나 혼연일체되는 찡한 감동이 함께합니다.
케빈 크로닌은 아직도 젊은시절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보컬리스트 일 뿐만 아니라...
아주 웃기는 개그맨이었습니다.
노래 중간 중간에 뭐라 뭐라 하면서 떠드는데..
다들 배를 잡고 쓰러지더군요.
게다가 밴드들은 케빈이 몇마디 할때마다 '뚜둥' '삐리리리~ 쾅' 하는 전형적인 슬랩스틱 코메디의 배경음악까지 깔아주어서 잠깐 스탠딩 코메디 쇼에 온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생길정도 였습니다.
"지금 연주할 곡은.. 그니까 내 고등학교때 추억에 관해서 쓴 노래야..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삐쩍 마르고 쬐끄맣고 열라 삐리였거든 ? 별로 운동도 못하고 구석에서 기타만 쳐서 별로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없었지.." "뚜둥.." "으하하하하 !!!!" 그말이 그렇게 웃길까요 ? "근데 하루는 파티가 있는 날이었어.. 게다가 그 파티는 레이디스 초이스라는 파티였는데.. 여자애들이 남자 파트너를 맘대로 찍어서 데리고 노는 그런 파티였어.." "으하하하 !!!!" 별로 안웃긴데 다들 웃더군요..
"근데 내가 전교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200파운드짜리 뚱녀가 있었는데.. 아니 글쎄. 걔가 나를 지목하더니 성큼성큼 달려오는거야..." "삐리링.. 콰콰쾅 !!!" "으하하하하 !!!" "그래서 할수없이 남자화장실로 도망갔어..
문 밑으로 발이 보일까봐 안에 숨어서 변기위에 쪼그리고 앉았지.." "으하하하하 !!!" "근데 그 뚱녀가 남자 화장실 문을 다 열어제끼면서 나를 찾다가. 결국 나를 번쩍 안아가지구 파티장소로 델구갔어..
이 노래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서 쓴거야..
Tough guys !!!" "She doesn't like the tough guys..
Rough guys..."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는 아니었지만 그런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니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땡큐.. 땡큐... 이번 곡은 정말 작곡하는데 힘들었던 우리의 가장 복잡한 곡이야..." REO 한테 복잡한 곡도 있나 ? 생각하고 있을때 스테이지의 불이 모두 꺼지고 피아노 앞에 앉은 케빈에게 스팟라잇이 집중되었습니다.
Can't fight this feeling이 연주되었습니다.
장내는 라이터 불로 가득찼습니다..
복잡한 곡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곡이었습니다.
역시 Kevin의 곡 Time for me to fly가 끝나고 Bruce Hall이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한 밴드안에 많은 송라이터가 있는 경우 ..
이렇게 메인 보컬리스트말고 송롸이팅의 메인 크레딧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이 직접 보컬을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뒤이어 나올 Styx의 경우도 전형적인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브루스 홀이 자기 이름만큼이나 거친 목소리로 리드보컬을 맡아 부른 노래는 Back on the road again 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절대 은퇴같은거 할 계획이 없다는 그들은 찾아주는 팬들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공연길에 나설 생각인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늙지만 젊어보이는 모습이 아름다왔습니다.
새로운 기타리스트 Dave Amato가 소개되었습니다.
잠깐 잠깐 흥겨운 솔로프레이즈를 연주하던 데이브가 무대에 드러누웠습니다.
"징지지지지...징.." 온갖 소음을 자아내는 그의 기타를 뒤로하고 스팟라잇은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케빈 크로닌에게 다시 집중되었습니다.
1980년 빌보드 연말차트에서 최고의 앨범으로 뽑힌 (correct me if i'm wrong) Hi Infidelity의 최대 히트 싱글 Keep on loving you가 시작되었습니다.
불이 꺼진 오디터리움 내에는 관중들이 밝혀든 라이터 불이 여기저기 만개했습니다 20년전 지겹도록 많이 들은 곡이지만 오랜만에 들으니 상쾌했습니다.
'이게 마지막 곡일리는 없고.. 한곡정도 더할텐데 뭘 할려나 ? In your letter ? Roll with the changes ?' 고민하고 있는동안 불이 밝혀지면서 REO Speedwagon의 최대 명곡 ^^; 인 Roll with the changes의 전주가 터져나왔습니다.
80년, REO Speedwagon이 차트를 다 말아먹던 시절에 월간팝송 편집장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KBS 2 FM 황인용의 영팝스에 출연하던 전영혁씨가 이 곡을 처음 소개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전영혁: REO Speedwagon을 다들 그냥 팝송 그룹으로만 생각하시는데요..
황인용: 아 예전에는 다른 음악을 했나부죠 ? 전영혁: 예 이번 출세작 Hi Infidelity 이전에는 전통적인 미국 락큰롤을 연주하던 실력있는 그룹이었죠.
황인용: 상업적인 음악이 아니었나부죠 ? 전영혁: 예.. 지금 들으실 Roll with the changes는 Neal Doughty의 키보드를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REO 를 만만한 팝송그룹으로 볼수 없다는 바로 그 이유를 알려주는 곡입니다.
80년대 초반의 상황은 상업적인 음악은 대부분 별루인것이고 잘 안팔리고 언더그라운드에서 헤매는 음악이 대부분 좋은 음악이다라는 명제가 지배적이었죠. ^^ 당시 우리나라 비평가나 팬들로부터 외면당했던 수많은 pop-based 뉴웨이브 밴드들이 90년대 들어와 재평가를 받는것을 보면 앞으로 10년후에는 지금 음악들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조금 궁금합니다. ^^ 정말 Roll with the changes는 강력한 곡이었습니다.
72년 데뷔앨범을 내었으니 정확히 30년동안 강산이 세번 바뀔동안 ..모든 변화 (changes)들에도 굴하지 않고..
70년대 후반 디스코의 물결에도.. 펑크의 물결에도..
80년대 뉴웨이브의 물결에도..
90년대 얼터너티브의 물결에도..
신경쓰지 않고 오직 신나는 락큰롤만을 연주해온 그들의 꿋꿋한 모습이 아름다와 보였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넓은 무대를 좁아라 팔짝팔짝 뛰어다니는 이들의 모습에 만명이 훌쩍 넘는 관중들은 모두다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습니다.
"아 정말 고마와.. 여러분 안녕 !!!" 앵콜 한번은 기본이죠 ? 다시 등장한 이들은 역시 화끈한 락큰롤 넘버 Riding the Storm out 으로 관중들을 넉다운 시켰습니다.
맥주를 좀 마셨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터미션의 화장실 줄은 엄청나게 길었습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동양인은 하나도 없고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도의 중산층 내지는 하층의 백인들 뿐이었습니다.
애들은 집에 두고 부부들끼리만 온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Styx 공연때는 아버지엄마가 공연보러가고 애들이 집보고..
얼마전 있었던 Limp Bizkit의 공연때는 애들이 공연보러가고 부모가 집보는 그런 가정이 생각보다 많을듯 합니다.
30분 정도의 인터미션이 끝나고 무대 정리가 되었습니다.
REO Speedwagon이 썼던 장비들 .. 드럼 킷 어쿠스틱 피아노 등등을 거두어가고 Styx가 쓸 더블 베이스 드럼 킷, 키보드 세트등을 세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열시가 다 돼서 드디어 Styx가 등장했습니다.
관중들의 환호소리는... 아까 REO 때보다 조금은 적은듯 했습니다. REO Speedwagon을 보러 온 팬들이 내쉬빌에는 더 많은듯도 싶습니다.
등장한 Styx의 멤버는 다음과 같습니다.
Tommy Shaw : g/vo James Young: g/vo Lawrence Gowan: key/vo Glen Burtnick: b/vo Todd Sucherman:ds 물론 우려했던대로 Dennis De Young은 빠져있습니다.
Styx의 역사...는 Yes나 Deep Purple처럼 무척이나 파란만장하고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Styx의 세 프론트맨 Dennis De Young/Tommy Shaw/James Young 의 파워게임은 앨범의 곡 크레딧만 보아도 짐작이 갈 정도로 항상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Dennis De Young은 말씀드린대로 Styx의 오페라틱하고 드라마틱하고 심포닉한 곡..한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Styx의 대표곡들을 대부분 작곡한 전성기 Styx의 실제적인 리더입니다. 키보드와 리드보컬을 맡고 있구요..
그리고 Tommy Shaw는 기타와 역시 리드보컬을 담당하고 있고 귀여운 외모로 많은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도) Tommy Shaw는 Styx의 Rock적인 aspect에 좀더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그의 곡들은 Renegade, Fooling yourself, Too much time on my hands 등이 있습니다. 의외로 Styx의 슬로우 템포 히트곡 Boat on the river도 Tommy Shaw의 작품이죠 그리고 큰키에 블론드 머리를 자랑하는 터프가이 James Young역시 블루스/하드락에 기본을 둔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작곡한 대표적인 Styx의 히트곡은 Miss America가 있지요. 그도 역시 기타와 보컬을 담당합니다.
Dennis De Young은 96년 라이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모로 보나 뭘로 보나 이제 락커라기보다는 Tom Jones나 브로드웨이 배우를 연상시키는 양복바지에 쫄티를 입고 짧은 머리의 느끼한 모습으로 무대위에 섭니다.
실제로 그는 Styx가 활동하지 않는동안 몇장의 솔로앨범 (Desert Moon이라는 곡 나름대로 인기였죠..^^) 으로 나름대로 성공하기도 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81년 The Best of Times라는 불후의 히트곡을 남긴 Paradise Theater앨범은 그가 평소 추구하던 Theatrical Rock , 뮤지컬적인 연극적인 요소를 무대에 도입하는 그 성공적인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이어 자기가 쓴 곡들 덕에 Styx를 최고의 위치까지 올려놓았다고 기고만장하게 된 Dennis De Young은 Tommy Shaw, James Young의 의견을 무시하고 1983년 장황한 컨셉트 앨범 Kilroy was Here를 기획합니다.
Mr. Roboto라는 아직까지도 애청되는 히트곡과 Don't let it end라는 Dennis De Young 특유의 발라드 히트곡을 남겼지만 Kilroy was here는 전작 Paradise Theater에 비하면 형편없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됩니다. 상업적인 상대적 실패는 인정합니다만..
Dennis의 연극적 실험정신의 정점에 있는 좋은 앨범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이들은 Kilroy was here의 공연에서 앨범 자켓에 등장하는 로보트 모양의 가면을 쓰고 공연하는 연극적인 요소를 무대에 도입했는데..
관객들로부터 대단한 찬사가 아닌 대단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Styx의 팬들은 비록 Dennis의 장황한 곡들도 좋아하기는 하나 .. 기본적으로 Peter Gabriel era Genesis 팬들과는 다른 계층이기 때문이죠..
특히 이 Pretentious한.. 뭔가 있어뵈려하는 Theatrical 한 공연에 가장 크게 반발한 사람은 Styx의 또다른 한 축이었던 Tommy Shaw였습니다.
Tommy Shaw에겐 스트레이트한 '락큰롤'만 관심있었을뿐 Dennis가 하는 느끼한 수작..로보트 가면.. 등속은 정말 너무나 싫었었습니다.
그래서 Tommy Shaw는 1984년 드디어 Styx를 탈퇴하고 Girls with Guns라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솔로앨범을 내고 순회공연에 들어갔습니다.
Dennis De Young도 Desert Moon 이라는 솔로앨범을 내고 솔로커리어에 나섰습니다. Styx가 드디어 해산되는 걸까요 ?? 1990년 드디어 90년대에 접어들었습니다.
6년간의 공백 후 Dennis De Young은 다시 Styx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옛 친구..
아니 옛 회사동료들을 불러모았습니다.
James Young도.. John Panozzo와 Chuck Panozzo 형제 (드럼과 베이스) 도 모두.. 오케이를 했지만 단 한 친구.. Styx의 리더자리를 놓고 Dennis와 항상 라이벌이었던 Styx의 얼굴마담 젊은오빠 Tommy Shaw는 거절했습니다.
Dennis: 이제 너보고 미스타 로보또 가면 쓰고 기타치라고 안할께.. 같이 한번 더 해보자..
Tommy: (....고민하는 척) 싫어..너 또 Babe, Don't let it end같은 유치한 발라드 노래 부를려고 하지 ? 난 락큰롤을 할래 Dennis: 그래도 그런 곡때문에 판이 많이 팔렸자나...
Tommy: Babe, Don't let it end 같은 노래는 Barry Mannilow가 불러야 딱 어울릴것 같은데.. 우리는 락 밴드라고 !! (그는 정말로 여러번의 인터뷰에서 Dennis is invading Barry Mannilow's territory 라고 언급했습니다.) Dennis: 그래도 같이 하자..니가 있어야 기타칠 사람도 있고 노래 부를 사람도 있고 .. 나혼자 다 못하잖아..
그리고 니 얼굴 보러 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Tommy: 싫어 !! 약오르지 !! 나 사실 Ted Nugent하고 그룹 결성하기로 했거덩.. Damn Yankees라고..
Dennis: 진작 얘기하지 개스키..잘먹고 잘살아 !! 결국 Tommy Shaw는 야성의 기타리스트 Ted Nugent 그리고 Night Rager 출신의 Jack Blades와 함께 유명한 90년대 수퍼그룹중의 하나인 Damn Yankees를 결성합니다.
들어보면 다 아실 곡인 히트곡 High Enough를 차트에 올렸죠.
또한 Tommy Shaw는 Damn Yankees와의 라이브에서 Dennis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많이 하였습니다.
비꼬는 투로 Babe 노래 몇소절 부르기.. 등등..
Tommy: 베이비 아임 리빙... 머스트 비 온 마이웨이..
관중: 으아아아아아악 !!! 오빠 !! Tommy: 아 시로시로..난 그따위 노래는 안불러 그게 싫어서 스틱스 때려쳤는데..
Ted Nugent: 헤헤...
Tommy는 Dennis와 뒤에 다시 만나게 될줄은 몰랐을까요 하하..
(이들은 92년 한장의 앨범을 더 남기고 Ted Nugent와는 결별..
Shaw-Blades라는 듀엣 형태로 한장의 앨범을 더 발표합니다.) 야마가 돈 Dennis..
Tommy Shaw를 대신할 프론트맨을 물색하다가 Glen Burtnick이라는 기타리스트/보컬리스트를 발굴했습니다. Tommy Shaw보다 훨씬 못생겼지만 나름대로 작곡에 재능이 있어서 Tommy의 자리를 Glen이 메워 발표한 앨범 Edge of the century는 Glen의 곡들이 많이 담긴 나름대로 괜찮은 Styx의 앨범으로 평가받았습니다만..
차트에서는 Damn Yankees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말죠.
이렇게 90년대 초반이 지나가고..
세월은 흐르고..
1996년이 되었습니다.
90년대 중반에는 많은 70년대 락 스타들의 재결합 공연이 이벤트 식으로 열렸습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이제 뭐 솔로 해봤자 별로 뾰족한 수도 없고 .. 해프닝성으로 재결합해서 라이브 앨범이나 하나 내자 ..
뭐 그런식의 재결합이 많았죠.
Jimmy Page와 Robert Plant도 재결합했고..
Ozzy Osbourne과 Black Sabbath도 공연을 몇번 같이 했습니다.
Lynyrd Skynyrd도 죽은 Ronnie van Zant 동생 꼬셔서 다시 공연을 시작했고..
Eagles의 재결합 언플러그드 실황은 아주 성공적인 경우고요..
Kiss도 질세라 .. Ace Frehley와 Peter Criss가 돌아와 감동적인 MTV 언플러그드 라이브를 연출했습니다.
프록쪽으로도.. ELP도.. Yes도 Rick Wakeman이 다시 돌아오고..
King Crimson 조차도 다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Moody Blues도요..
뭐 노인들의 용돈벌기 단발성 행사로부터.. 진지한 재기의 몸부림까지..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양하겠지만 Styx도 예외가 아녔습니다.
"그래 !! 이때 우리도 한번 다시 뭉쳐보자.." Damn Yankees의 해체 이후로 심심했던 Tommy Shaw는 Dennis De Young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Tommy: 근데.. 있자나 Dennis 예전처럼..
미스타 로보또 가면쓰고 그런거 절대 안할꺼지 ? Dennis: 응 안할께.. 근데 우리 재결합 공연 타이틀을 Return to Paradise 로 할건데..
뭔가 조금은 연극적인 요소를 도입해야 하지 않겠어 ? Tommy: 아.. 시로시로...
(이들은 서로 타협한듯.. 96년 당시의 공연 영상을 보면 자신들이 직접 연기를 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연극처럼 무대위에 커튼을 내리고 청소부 노인으로 분장한 할아버지를 등장시키기도 하죠..) 무척 성공적이었지만 역시 이들은 단발성 공연으로 흩어지고 (나이가 들은 만큼 휴식시간이 많이 필요했겠죠..) 라이브 앨범 하나를 낸 후..
99년 Brave New World라는 십년만의 신보를 발표합니다.
90년 Edge of the Century이후 십년..
실제로 오리지널 라인업으로서는 83년 Kilroy was here 이후 18년 만에 발매한 신보입니다.
세기말.. 이들은 새 앨범의 홍보를 위한 투어를 계획하나 Dennis De Young과 Tommy Shaw의 사이는 또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라이브에서의 선곡.. 누가 더 많이 스팟라잇을 받느냐..
누가 작곡한 곡을 마지막에 놓느냐..
어디 의견차이를 보이는곳이 한둘이겠어요...
더우기 Brave New World 새 앨범은 .. 예전의 판매량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줬고..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일이 안풀리면 서로에게 짜증만 납니다. ^^; 결국 매니저와 결탁한 Tommy Shaw는 Dennis De Young을 따돌리고 공연을 강행하기로 결정합니다. Dennis가 옛날 히트곡들의 크레딧을 가지고 있어 공연 개런티도 많이 달라고 할것이 확실한 만큼.. Dennis를 퇴출시키는 것은 공연 경비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였죠.
Dennis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그룹은 캐나다에서 활동하던 프록/신스팝/팜프록 아티스트 Lawrence Gowan을 데려옵니다.
Great Dirty World라는 앨범의 Jon Anderson과의 듀엣곡 Moonlight desires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바로 그 Gowan입니다 !!! 그리고 오리지널 베이시스트 Chuck Panazzo가 일신상의 이유로 공연에 잠깐 불참을 선언하자.. 이들은 또 재미있는 결정을 합니다.
1990년 Tommy Shaw가 빠진 자리에 Dennis De Young이 끼워넣었던 Glen Burtnick이 기타리스트가 아닌 베이시스트/보컬리스트로 다시 Styx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서 Styx에는 네명의 보컬리스트, 네명의 프론트맨이 있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2월 3일 그날의 공연도 오랫동안 기타와 보컬을 맡아온 오리지널 멤버 James Young, 그리고 Styx의 이제는 간판 얼굴이자 기타리스트/보컬리스트 Tommy Shaw, 또한 Dennis De Young을 대신해서 새로 리크룻 된 키보디스트/보컬리스트 Lawrence Gowan, 그리고 한때는 Tommy Shaw의 대타로 기용되었던 Geln Burtnick 이 역시 베이시스트/보컬리스트로 등장하였습니다.
이들의 현재 라인업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었습니다. ^^; 무대 맨 왼쪽에는 새로 가입한 Lawrence Gowan이 새로 개발한 듯한 회전의자마냥 빙빙 돌아가게 스테이지위에 고정되어있는 키보드 앞에 자리했고 Lawrence Gowan의 오른쪽에는 전혀 베이시스트같이 안보이는 왼손잡이 베이시스트 Glen Burtnick이 왼손잡이용 베이스 기타를 들고 자리했습니다. 워낙 방방떠다녀서 도저히 베이시스트 처럼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는 가장 키가 큰 터프가이 James 'JY' Young, 가장 오른쪽에는 Styx의 얼굴마담 Tommy Shaw가 자리잡았습니다.
무대 뒤에는 지난 96년 오랜세월을 함께 해온 드러머 John Panazzo가 사망한 후 스틱을 물려받은 젊은 드러머 Todd Sucherman이 더블 베이스 드럼 뒤에 앉아있었습니다.
역시 Dennis가 빠진 Styx 답게 Tommy Shaw의 곡으로 시작했습니다 1978년 A&M 레코드에서 발매한 Pieces of Eight에 담겼던 곡인 Blue Collar Man 이 오프닝 트랙입니다.
Tommy의 보컬과 기타가 시원시원 했습니다..
"끼야아아아악 !!!!" 도처의 아줌마들이 자지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썩어도 준치.. 늙어도 Tommy Shaw 였습니다.
사방에 아줌마 팬들이 난리였습니다.
얼굴은 잘생기고 볼 일입니다.
두번째 곡은 1977년 앨범의 타이틀 곡인 Grand Illusion입니다. Dennis De Young의 보컬파트는 Lawrence Gowan이 무리없이 소화해냈습니다.
하지만 베이스 기타와 백보컬을 이곡에서 맡은 Glen Burtnick.. 그는 너무 방방뜨면서 오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웬 베이시스트가 저렇게 오두방정을 떨면서 수선을 피우지 ?" "글세말야. 원래는 베이스가 아니고 기타와 리드보컬을 맡았었는데.. 옛날 생각이 나나부지.. 봐주자." "베이시스트는 예전 예스 공연때처럼 평소엔 어느정도 얌전히 있다가 자기 솔로할때만 좀 오버해야지 멋있어 보이는데..." "그러게 말야.." 많이 발전한 동행의 감상태도였습니다.
역시 돈을 투자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 "삐용삐용삐용.." Lawrence Gowan이 키보드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Grand Illusion 앨범의 두번째 곡, Tommy Shaw의 곡인 Fooling yourself의 인트로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트로만 들으면 거의 Yes의 곡으로 착각할 정도로 (Drama 앨범에 들어가면 어울릴듯 해요) Yessymphonic 적인 도입부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Lawrence의 키보드 연주는 거의 완벽했습니다.
통기타를 치면서 Tommy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끼야야악 !!!!" 아줌마들은 Tommy가 마이크앞에만 서면 맛이갑니다.
이에 질세라 Tommy는 거의 두곡이 끝날때마다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등장합니다.
아줌마 부대에 대한 팬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James Young이나 과거의 Dennis De Young 그리고 드러머.. Todd, 또 새로 가입한 Lawrence는 옷을 갈아입지 않는데 이 Tommy Shaw와 한때 Tommy Shaw의 자리를 차지했었던 Glen Burtnick은 지들이 뭐 마돈나도 아니고 거의 한곡이 끝날때마 다른 옷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락콘서트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1973년 Styx의 2집 앨범 Styx II에 실렸던 그들 최초의 히트곡 Lady를 Lawrence가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Lawrence는 Dennis의 대타..
Dennis의 곡은 모두 Lawrence가 부릅니다.
Glen이 역시 꾸준히 베이스를 들고 방정을 떨고 있습니다.
James Young과 Tommy Shaw도 질세라 기타를 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주접을 떨었습니다.
이제 거기에..
Lawrence Gowan까지 합류했습니다.
키보드에 올라탔다가 뛰어넘었다가 키보드를 뱅글뱅글 돌렸다가...
키보드와 몸으로 같이 할 수있는 온갖 재주를 다 보여주었습니다.
Tommy Shaw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
"어.. 좋아좋아.. 내쉬빌 테네시..." "꺄아악 !!!!"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넘어갔습니다.
"다음곡은 신곡이야.. 우리 새 앨범 (재작년에 나온 앨범인데.. ^^;) Brave New World 의 타이틀 곡.." 조금은 슬로우 템포로 시작되는 곡이었습니다.
Tommy Shaw와 James Young의 듀엣 보컬로 그들은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만들어 갔습니다.
송롸이팅 크레딧과 노래부르는 사람이 정확히 일치하는 Styx는 리드보컬이 누군가만 보면 누구의 곡인지 알 수 있습니다. ^^; 이제 그동안 노래는 제대로 못하고 방방뜨기만 하던 베이시스트 Glen Burtnick이 기를 필때가 왔습니다.
1990년 Tommy Shaw 없이 발매된 앨범 Edge of the Century 앨범의 타이틀 곡이 연주됩니다.
물론 Glen의 곡이니 만큼 리드보컬은 Glen Burtnick입니다.
오랫동안 참았습니다.. Glen..
여태까지 많은 공연실황 비디오와 나름대로 많은 공연에 갔었지만...
이렇게 방방뜨는 베이시스트는 정말 처음봤습니다.
이제 노래까지 부를 차례가 오자..
Pete Townshend가 즐겨쓰던 '새날개 주법' - 팔을 어깨 중심으로 360도 돌려 리듬기타를 치는 주법 - 으로 베이스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만 써서 튕겨도 될 베이스 줄을 저렇게 오바하면서 튕기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보았습니다.
Edge of the century 노래 도중...
잠깐 조명이 바뀌면서 Mr. Roboto의 한소절이 연주되었습니다.
"도모 아리가토 미스타 로보토 !!!" 최근 폭스바겐 자동차 티비 선전에 '미스타 로보토'가 삽입되면서 다시 조금 인기를 끌게되자...
Tommy Shaw로서는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Styx 앨범' 이자 그 곡때문에 Styx를 탈퇴해야 했던 미스타 로보토...를 자존심때문에..
전곡은 연주 못하고 이렇게 절충안으로 잠시 연주하는 형태를 선택하게 된것 같습니다.
미스타 로보토는 한 십초 연주되다가 다시 Edge of the century로 돌아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곡 역시 Glen Burtnick의 곡인 '사랑은 의식 - Love is a ritual' 입니다.
온몸으로 방정을 떨면서 노래를 부르는 Glen 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노래는 들어줄만 했습니다.
James Young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으하하하하!!! 오랫만에 돌아오게 되어 반가와 내쉬빌 팬들 !!!" Styx 멤버들 중 가장 헤비메틀하게 생긴 제임스는 역시 멘트도 메틀릭하게 질러댔습니다.
"#@#$@#$%@#%@#$@#$@#ㅠ Styx $%^$%^$%$%^$ have a nice time @$#@$@#$@# you want some more !@#!@#$@#$#@$#@$@3" 뭐라고 질러대는지 거의 알아들을수가 없었습니다.
신작 앨범중 James Young과 Tommy Shaw의 공동작인 Heavy water가 연주되었습니다.
"헤비 헤비 워러 " 코러스가 무척 신나는 James Young처럼 단순한 곡입니다.^^ "뿅삐뿅뼁 뿅삐뿅뼁" 무척이나 귀에 익은 전주로 다음곡이 시작되었습니다.
Tommy Shaw가 작곡한 최고의 히트곡 Too much time on my hands (전 세계 모든 백수들의 주제가 ^^) 가 연주되자 다시한번 객석은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무대 왼쪽에서 술 취한 한친구가 무대위로 올라가려다가 씨큐러티들한테 잡혀나왔습니다.
바야흐로 무대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Dennis가 Styx에 있던 시절에는 공연의 전반부에 연주되던 곡이었지만 Tommy Shaw의 Styx에서는 거의 공연의 클라이막스 부분으로 옮겨서 연주되었습니다.
중간의 박수로 '짜작' 하고 따라하는 부분을 만명이 넘는 관중 모두 따라하는 부분에서는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방방 뜨던 분위기가 가라앉고 Dennis를 대신한 Lawrence가 혼자서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무슨 곡이 연주되리라는 건 Styx의 다이하드 팬이 아니라도 다 알 수 있었습니다.
Lawrence의 키보드 연주로 조용하게 시작하는 곡..
바로.. Come Sail Away였습니다.
관중들의 절반 정도는 Dennis가 자리에 없다는걸 모르는듯 했지만 이곡이 시작되자 Dennis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Dennis의 보컬 역시 Lawrence가 대신했습니다.
"개더링 업 에인젤 어피얼 어법 마 헷~~" 부분에선 예전에 Dennis가 그랬듯이 Lawrence도 키보드에 앉아있다가 벌떠억 뛰어나왔습니다. Dennis의 그 모습을 못보신 분들은 Bohemian Rhapsody에서 Freddie Mercury가 피아노 앞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 곡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천정에 매달려 있던 미러볼이 무대 중앙 바로 관중들 머리 2 미터 정도 위까지 내려왔습니다.
모든 조명이 미러볼에 집중되었습니다.
(Styx의 경우는 미러볼이라기보다 크리스탈 볼이라고 해야겠군요.^^) 거대한 체육관 안을 크리스탈볼에서 반사된 불빛이 가득 에워싸는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Come sail away를 마지막으로 밴드는 퇴장했지만 아줌마들과 아저씨들의 환호에 역시 예정되었던대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인류사에 공연문화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이 짜고치는 고스톱.. 계획된 앵콜곡. 은 계속될듯 합니다 ^^ 마지막 곡은 역시 Tommy Shaw의 곡 Renegade입니다.
관중들 모두 박수를 따라하게 하는 무척 신나는 곡입니다.
Styx의 80년대 공연.. 대부분 앵콜은 Renegade가 끝난 후 The Best of Times가 뒤따랐지만 Dennis가 빠져서 Styx 최대의 싱글 히트곡은 연주되지 못하였습니다.
Renegades는 십분이상 계속되는 크레이지 재밍으로 이어졌고 잠시 무대뒤에서 REO Speedwagon의 Kevin Cronin이 뛰어나와 한소절 부르는 재미있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두번의 앵콜은 역시 계획된대로 없었습니다.
Overall, 괜찮은 공연이었습니다.
REO Speedwagon은 정말 20년전 중학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데 충분하였고..
Styx는 만약에 이 라인업이 계속 유지된다면 Lawrence Gowan이 Gowan 시절의 작곡능력으로 새 앨범에 몇곡 기여할 수 있다면 무척 새 앨범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2 # Styx + Bad Company 공연기[ | ]

Styx/Bad Company Concert at Verizon wireless Amphitheater

Selma, TX. 05/20/01

Gig review by 주 봉균, 이 혜선 [1]

오랫동안 ROM으로 지내다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그것도 제 글이 아닌 wife의 글로 말입니다. 지난 일요일(5월 20일), Texas로 유학온 지 거의 1년만에 rock concert를 가게 되었습니다. Bad Company/Styx의 합동 공연. 이름만으로도 classic rock팬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title이지만 Dennis De Young이 빠진 Styx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Bad Company의 공연이라서 공연 전 날 까지도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연 당일 아침 Fish님이 올리신 REO Speedwagon/Styx 공연 review를 읽고 나서야 오랜 의혹을 떨치고 오후 12시가 넘은 시간에 공연장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 시작해서 밤 11시까지 이어진 7시간에 걸친 공연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었고, Bad Company, Styx외에 Blue Oyster Cult나 Billy Squier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Blue Oyster Cult의 Don’t fear the reaper를 live로 듣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않았으니까요. 어쨌든 밤 12시가 훨씬 지난 시간, 집에 돌아온 저는 곧 잠이 들어 버렸고, wife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공연 후기를 쓴다며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아래글은 공연에 관한 제 아내의 정말 오랜만의 review입니다.

(참고) 공연 안내 홈페이지(http://www.styxworld.com)에는 지난 3월, Rock and Roll 명예의 전당에서 Styx와 Bad Company가 합동 공연에 대한 기자 회견을 갖고, 5월10일부터 40일간 전미 투어를 갖게 되었다는 간략한 설명과 Styx, Bad Company, Billy Squier, Jon Stark 등 출연 밴드에 대한 biography가 올려져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라고, Styx에 관해서는 Fish님의 공연 review를 보시기 바랍니다. Styx의 이번 tour를 담은 live album이 6월 초에 발매될 예정이고 Gowan의 Criminal mind가 실린다고 합니다. -주봉균-

Review Styx/Bad Company Concert at Verizon wireless Amphitheater

Selma, TX. 05/20/01

그러니까,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수퍼마켓앞에서 목요일마다 쌓아놓고 무료로 제공되는 “Chronicle”이라는 지방 공연소식지를 무심코 장바구니에 넣어가지고 집에 들어온 것이지요, 저, 마누라가.

안 그래도 넵스터가 이것저것 막아놔서 심통만부리던 봉균옹은 시시하다며 그 소식지를 매번 씹어대면서도 월스트리트저널보다 더 재밌어하면서 봅니다.(전공이 MBA인고로 매일 배달되지만 절대 안보는 신문, 월스트리트저널)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갑자기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그가 발견한 것은 집에서 한 시간정도 거리에서 열리는 공연 일정에 대한 광고였지요. 눈에 광채와 동시에 광기가 흐르면서 샅샅이 일정을 살피던 그는 감탄과 괴성을 연발하면서 “이런걸 이제야 알게되다니!” 하면서 작전을 피기 시작했습니다. Styx와 Bad company의 합동공연과 Ozzfest 2001의 빵빵한 글자가 확 눈에 들어가고 말았던거죠. 무선전화회사가 스폰서하는 공연의 스케줄은 여름 내내 잡혀 있었고, 맘같아서는 죄다 가서 보고 싶었겠지만, 사정이 빤한 유학생인지라 젤로 보고싶은 공연을 골라서 공략하는 작전을 세웠던것입니다.(누가 그러면 모를까봐) “

그래, 가자구. 재밌것다. 접때 테레비에 예스하구 무디블루스 공연하는거 봤지?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이미지 확 버렸자나. 스틱스두 그러겠지,가요무대.” 저도 가고 싶었지만, 일단 반대표를 던져서 애를 끓게 만든다음 동의를 해야 생색이 더 날거 같았지요. 어마, 근데 이 남자, 무슨 작전인지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맞다. 그럴지도 몰라.” 이러지 뭡니까? 제가 여기서 “어머어머, 자기야, 아니야.” 이러면서 꼬리를 내려야 했을까요?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리하여 저희는 서로 상대방이 단호한 결정을 내려주기만을 바라면서 공연이 있는 날까지 표를 예매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드디어 공연날 아침, 어쩌꺼나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서로를 발견하고, 만약 재미없으면 서로에게 “니가 가자고 그랬자나!” 핑게를 확 대버리자는 심산으로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입장이 오후 2시부터인 공연에 표도 없이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50분. 멀리서 보이는 공연장입구에는 사람들이 쭈욱 줄을 서서 있었고, 막상 공연장을 보니, 제발 표가 남아있기를 기도하는 맘으로 매표소에 갔습니다.다행이 표는 있었고, 다른건 안그러면서 꼭 공연은 젤 비싼 표를 사서 무대가까이서 봐야한다는 신념을 가진 봉균옹은 오늘도 카드로 확~ 긁었습니다, 앞에서 8번째, 가운데 자리 두 개!

새로 지었다는 공연장은 잔디밭 좌석이 있는 원형극장으로 일종의 야외공연장이었습니다. Texas주의 Austin에서 San Antonio 방향으로 한시간 좀 넘게 달려가서 있는 공연장은 2만명을 수용하는 곳으로 무대와 그 앞쪽에는 의자와 지붕이 마련되어 있고, 그 위쪽으로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곳의 날씨는 장난이 아니게 덥기 때문에 오후 2시에 에어컨이 없는 야외에 나가 앉아 있는다는 것은 고도의 인내력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기온도 30도가 넘지만, 미국 아저씨들 땀냄새는 한국아저씨들꺼랑은 또다른 차원으로 편두통의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알고 갔던 것보다 더 많은 밴드들이 출연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주었습니다. 전부 6개의 밴드가 출연하는데, 맨처음 밴드만 신진이고(저희한테만 그런지도 모르지만요) 나머진 십수년 전에 라디오에서 줄창 나오던 이름들이었습니다. Survivor, Billy Squier, Blue Oyster Cult(이 밴드는 좀 안 유명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그리고, Bad Company하고 Styx.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가끔씩 라디오에서 옛날 노래가 나오면 “얘네들 지금 뭐할까?”하고 궁금해했었는데, 세상에 아직도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밴드로 명찰을 달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고 놀라웠습니다. 눈에서 안보이면 맘에서도 멀어진다고, 앨범발매 안하면 해체된줄 알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맥아더 장군의 후손들이었습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꺼진 인기뒤로 사라질 뿐이다.”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계획된 공연은 정확히 4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전에 한국서 공연갔을때는 항상 30분이상 늦게 시작했었기때문에 그럴 줄 알고 딴청피다가 좀 당황되더군요. 오프닝 밴드로 나온 Joe Stark은 노래 잘하고, 키타 잘치고, 얼굴 귀엽고, 30도 넘는 더위에도 무대복장에 신경쓰느라 웃통 벗고 파란색 닭털 감고 나올만큼 참을성 있고. 루이지애나 출신이라는데, 혹시 더 유명해지면 씨디사서 들어보세요.

그 다음으로 나온 Blue Oyster Cult는 한국의 “사랑과 평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나오더니, 맛이 살짝 간 상태의 ‘Godzilla’를 선보였습니다. 그들의 ‘Don’t fear the Reaper’ ‘Burning for You’ ‘Cities on Flame with Rock and Roll’가 연주되는 동안 시간은 5시를 향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객석도 어수선해졌습니다. 이미 Fish님의 감상기를 아침에 읽고 간터라 아줌마와 할머니부대의 출현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상상조차 못했던 ‘신디로퍼 할머니’와 ‘배꼽티의 틀니할머니’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공연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곳에 온 사람들은 왕년에 놀았다면 놀았던 사람들로 몸에 한 두개 문신은 기본이고, 온몸 문신(목욕탕에서 등밀어달라는 조폭수준까진 아닙니다만), 옷이나 화장은 10대 날라리인데, 휙 돌아보면, 엄마, 깜딱이야, 얼굴에 악어가죽으로 도장찍은 할머니자나! 이러면서 살살 두리번거리는 고개가 자동운항으로 세팅되고 말았습니다. 옆에도, 앞에도, 문신에 긴머리아저씨와 왕패션 아줌마와 할머니들로 포위된채 공연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미제‘사랑과 평화’까지, 정말 두통이 몰려오기 직전에 다행이 40분 공연이 끝났습니다. 사는동안 그렇게 긴 40분은 다시 없을것 같았습니다.

20분의 세팅후에 영화 ‘록키’의 주제가 ‘Eye of the Tiger’로 유명한 Survivor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Blue Oyster Cult 공연에 김이 팍 새서 앉아 있던 저는 그만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보컬인Dave Bickler의 목소리가 예전 그대로이지 뭡니까? 까랑까랑하고 탁탁 튀기는 창법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전축을 돌리고 있는것처럼 싱싱한 상태로 보관된 그의 노력이 가상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The Search is Over’를 부를 때 그의 옥타브는 얼음 위를 지치는 스케이트 날처럼 예리하고 깔끔했습니다.

40분정도의 공연을 하고 내려가는 그들의 뒤로 관객의 박수는 그다지 열광적이지 않았습니다. 한물간 밴드에다 Dave의 막 갈아놓은 칼같은 창법이 컨트리를 듣고 자란 텍사스 아줌마 아저씨들에게는 그다지 혹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 아하, 쟤네가 아직도 싸돌아다니면서 공연하는구만.”하는 태도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더많았고, 그들의 최대 히트곡 ‘Eye of the Tiger’ 이 나오자 그제서야 아줌마들과 일부 맥주에 흥이 오른 아저씨들만이 일어서서 팔을 들고 흔들며 “아이 옵더 타거~”를 합창했습니다. 예전의 인기에 반도 못미치는 환호를 고마워하며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왜 초라한 꼽싸리밴드인생의 길을 버리지않는걸까 궁금해졌습니다.

1.배운 도둑질이라서 2.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3. 무대중독증 환자라서 4. 아직도 인기가 웬만한줄로 착각하고 있어서 5. 위의 답 전부 다.

Styx 공연 보러온 사람들에게 무대 위에서 땀 뚝뚝 흘려가면서 자기들 노래를 연주하는 그들도 한 때는 자신 들의 음악을 지지하는 팬들을 갖고 있었을테지요. 나이먹고, 세월 변하고, 인기도 한 때라는 진실을 받아들일만큼 관대한 나이가 되어서인지 밍밍한 관객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는 인격을 보이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다음순서로 무대에 오를 밴드는 Billy Squier. 무대 세팅이 좀더 복잡해지고 키보드를 위한 돌출무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조용필은 라스트라고, 뒤에 서는 밴드일수록 무대세팅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 역력했습니다. 한낮의 열기는 가셨어도 아직도 온몸을 끈적이며 내려가는 땀을 느끼며 무대세팅 작업을 구경하는 것도 심드렁해질쯤 밴드멤버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기타와 키보디스트는 백스트리트보이즈의 멤버래도 믿을만한 옷차림에 머리도 염색한 청년이었습니다. 어째 좀 안어울리는 라인업이다 싶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있을 때 Billy Squier 가 나왔습니다. 순간, 악! 기절하는 봉균옹. “머리가...쟤 머리가 어떻게 된거야!”

밀림의 야수처럼 사자갈귀 머리를 하고 어딘지 모르게 섹시함마저 느끼게 했던 그의 외모는 신앙촌 반팔 런닝셔츠에 속옷에 가까운 짧은 면반바지로 바뀌었고, 그 머리카락, 머리모양은 헤어스타일이랄 것도 없이 반백의 커트로 변했던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아.저.씨.’가 되버린 그는 “반가워요, 텍사스여러분!” 이라는 예의성 멘트조차 생략한 채 쌀쌀맞기까지한 표정으로 키타를 치며 노래를 시작한 그에 대한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반응은 그 전까지 나왔던 Blue Oyster Cult나 Survivor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넘어가는 아줌마와 방방뜨는 할머니들이 무대앞까지 달려나갔고, 덩치로 승부하는 안전요원들은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느라 아줌마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Billy가 던진 한마디 “ Leave them alone!” 까아악~~! 자지러지는 아줌마들의 열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중년여성의 가슴을 사로잡는 테크닉도 대단한 Billy이지 않습니까? 그는 표정하나 변하지않고 ‘The Stroke’와 ‘Too Daze Gone’, 그리고‘My kinda Love’를 부르는 사이에도 간간히 잔디밭에 앉아있는 관객까지 배려하는 멘트를 던지는 노련함을 보였습니다. ‘Rock Me Tonight’ 과‘Everybody Wants You ’를 끝으로 들어가는 그에게 보내는 관객의 박수는 길고 뜨거웠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Bad Company와 Styx.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 야외 공연장의 무대의 안과 밖에는 여덟명의 조명기사가 준비중이었고, 이전보다 좀더 요란한 세팅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로고가 무대 뒤 커튼에 비춰지고 드럼의 Simon Kirke ,기타의 David Colwell, 베이시스트인 Rick Wills가 차례로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려고 검정 쫄바지와 민소매 쫄티를 입은 Paul Rogers가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Can’t Get Enough’와 ‘Feel Like Making Love’로 관중을 흥분시킨 Paul은 자신이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Muddy Water Blues’를 불러 텍사스의 블루스감성에 호소하는듯 했습니다. ‘Rock and Roll Fantasy’와 ‘Shooting Star’로 관중을 절정에 오르게 해놓고 Beatles의 ‘Ticket to Ride’를 불러 영국의 자존심을 은연중에 자랑한 후 “굳나잇"하고 들어갔습니다만, 그렇다고 속아넘어갈 사람들이라면 왜 비싼 표사서 공연보러 오겠습니까?

못이기는척 다시 나온 그들은 무대 왼쪽 드럼 뒤에 준비된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에 Paul이 앉아서 그들의 밴드송 ‘Bad Company’로 앵콜을 준비했습니다. 와아아~짝짝짝! “탱큐, 진짜 굳나잇” 퇴장한 그들에게 관중의 박수가 계속되자 또다시 나온 그들은 ‘니네들, 진짜 끈질기다.’ 하는 표정을 숨긴 채 엄지 손가락 두 개를 들어올려 “니네들, 최고야!” 이러면서 ‘Ready For Love’를 연주했습니다. 이곡은 진짜 마지막 앵콜송이었습니다.

아아, 오늘의 백미 Styx의 공연을 준비하는 무대세팅은 꿍짝꿍짝 요란했고, 검은색 천으로 가려진 무대장치는 궁금증을 잔뜩 부풀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밤 9시 30분이 넘은 야외공연장은 충분한 워밍업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었고, 맥주를 물처럼 마시던(정말 많이 마시더군요) 사람들은 마지막 흥분을 준비하기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들려고 화장실로 몰려갔습니다. 뜨거운 열기는 시원한 밤바람에도 식을 줄 모르고 공연장 상공에 머물러 있었고, 드디어 완전히 어두워진 무대위에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우주적인 신비함을 모티브로 설계한 무대장치는 뒤쪽에 달에 있는 가상의 넓은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그래픽이 배경으로 걸려있었고, 알루미늄 소재의 느낌이 나는 철재로 만든 우주선 아랫부분 모양의 구조물 위에 드럼을 올려놓았습니다. 드럼 뒤쪽에는 역시 알루미늄소재의 다리를 만들어 공연도중 멤버들이 수시로 오르락 거리게 해놓고, 처음 등장할 때도 전 멤버가 그 위에 서서 짜잔하고 조명이 밝아지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조형물이 생각나더군요)

멤버들이 멋지게 다리 위에서 내려오자 STYX 네개의 글자가 아래에서 올라와 그들의 공연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관중은 벌써 절반은 미친듯이 환호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젊은애들, 꼬마까지 언제 그렇게 들어와 있었는지 공연장 전체를 꽉 메운 다양한 세대들의 함성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무대 위의 Lawrence Gowan, Todd Sucherman, Glen Burtnik, James “JY” Young, 그리고Tommy Shaw.

공연의 레퍼토리는 Fish님의 공연관람기의 내용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다만Tommy Shaw가 새로 지은 야외공연장을 축하한다면서 다른 공연에선 안 불렀는데 니네한테만 특별히 불러주께 이러면서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Sing For the Day’를 불렀고, 무대 뒤 다리에 설치한 천막 기둥에 바람을 슈욱 불어넣어서 눈보라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내면서 James Young이 ‘Snowblind’를 불렀습니다. 참, 오바하는 베이시스트는 자신의 노래인 ‘Love is the Ritual’를 무대 밖으로 뛰어내려와 중앙통로를 달려가 객석 한 가운데서 빵빵한 조명을 받으며 신나게 불렀습니다. 완전히 댄스가수더라구요. 헤드셋에 의상도 세번이나 갈아입고.

오바는 베이시스트만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마치 라스베가스 쇼처럼 전 멤버가 혼연일체로 무대를 왔다리 갔다리하면서 서로 경쟁하고 애들처럼 장난치는듯한 제스쳐까지 연출해가면서, 공연중의 그들은 전혀 나이먹은 아저씨들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짜부러뜨린것처럼 생긴 베이시스트는 방방거리고, 키보디스트는 빙글거리는 특수장치위에서 온갖 기교적인 테크닉으로 연주를 했습니다. 예전의 Styx가 Tommy Shaw, Dennis De Young, James Young의 트라이앵글 구조로 이루어졌었다면, 지금의 Styx는 키보디스트인 Gowan이 Dennis의 바통을 받아 삼각점의 하나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Lady’를 비롯한 많은 노래의 보컬을 Gowan 이 맡았고, 자신의 밴드 시절의 히트곡인‘Criminal mind’ 를 부르기도 했으니까요.

아, 중간에 진짜 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Chuck Panozzo가 잠깐 합류했다가 사라졌습니다. 스페셜 게스트인 그는 투어중 몇도시의 공연에만 출연한다고 하는데, San Antonio공연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젊잖은 노년의 베이시스트는 젊은 오빠 분위기의 Styx와 융화되고 싶었지만 잘 안되는 모양으로 기름처럼 떠있다가 들어갔습니다. Chuck의 출연이 밴드의 어떤 부실함을 메꿔줄 수 있는 카드일까 생각해봤지만, 제 생각엔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Tommy는 Styx의 오랜 세월과 뒷얘기를 다 알고 있는 산 증인 어쩌구하면서 Chuck을 소개했지만, 한곡만 같이 연주하는 것으로 어른대접을 해주는척 하는 것이 속이 훤히 보였습니다.

앵콜 송으로 ‘Renegade’를 부를 때는 모두들 무대 앞으로 쏟아져 나갔고, 기회는 이때다 저희도 한번 가까이서 보자! 하고 달려나갔습니다. 그나마 떨어져서 볼땐 한 인물하던 멤버들의 얼굴이 코앞에서 바라보니 Tommy Shaw 의 나이가 느껴지지 뭡니까! 괜히 가까이서 봤다 싶기도 했지만, 어차피 내나이도 있으니까하고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멤버들은 기타 피크와 비치볼, 드럼 스틱과 Tommy Shaw가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Bad Company 런닝셔츠까지 줄 수 있는 기념품은 모두 던져주고 공연은 끝이 났습니다.

공연은 기대하지 않았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그동안 해체됐거나 심지어 죽었으리라 생각했던 옛날 밴드들의 모습을 목격한 것은 뜻밖의 즐거움이었습니다. 하늘을 찌르는 인기는 사라졌어도,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머리는 짧아졌어도 여전히 열정과 자긍심을 가지고 연주하는 중견밴드들의 모습에서 나도 저 나이가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이 되어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눈깜짝하면 그 나이가 되겠지요)

이제는 라디오에서 추억의 노래가 나오면 “얘들은 다 뭐해먹고 사나?” 궁금해하는 대신 이렇게 생각하게 될것 같습니다. “열심히 잘 살고 있으니까 나도 정신차리고 잘 살자.”

-이 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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