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Floyd - Ec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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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핑크 플로이드PinkFloyd의 베스트 음반이란 말이 안되는 소리다. 음반 단위로 자신들의 음악을 표현한 밴드에서 몇곡씩 뽑아내면 그 음악이 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느냔 말이다. 글이든 음악이든 맥락없이 던져진 텍스트는 전체 의도를 왜곡하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이 음악 사상(결코 팝/락 사상이 아니다!) 가장 위대했던 아티스트 중 하나인 이들의 베스트 음반이 발매되었으니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핑크 플로이드는 60년대식 싸이키델릭 밴드로 출발해서 스페이스 락, 목가적(목장? -_-) 락, 블루스 락 등등 장르로 구분짓기 어려운 각종 스타일을 섭렵한 대표적인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이다.
이들의 음반들은 밴드의 브레인인 로저 워터스RogerWaters가 있던 80년대 중반까지의 거의 모든 음반이 명반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타일의 정체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던 진정한 진보적인 밴드였다.
가장 좋은 음반 몇개 꼽으려고 해도 팬들간에 논란이 많은 이 밴드에게서 베스트 음반을 만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이들의 가장 좋은 음반들은 역시 ThePiperAtTheGatesOfDawn(1967), DarkSideOfTheMoon(1973), WishYouWereHere(1975), TheWall(1979)정도라고 생각되며 물론 나는 이들의 전작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The Dark Side of the Moon은 그 앨범의 연주력, 통일성, 정갈함, 기술력, 감성 그리고 판매량 등으로 볼 때 위대하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불후의 명반이다.

이 베스트는 30년간의 음악여정 전체에서 선곡되었는데 특별히 나쁜 선곡은 아니지만 시간적 순서로 배열되지 않아 조금은 혼란스럽다. 전체적으로 끊김없이 연결하고 있으며 곡들간의 흐름은 별로 무리가 없지만 역시 원래 앨범의 맥락에 따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베스트 음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The Wall앨범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영화에 삽입된 When the Tigers Broke Free가 들어있다는 것이 기존 팬들에게 어필하는 점이다. 로저 워터스가 나간 다음의 핑크 플로이드를 싫어해서 그 때의 음반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High Hopes나 Sorrow같은 곡들을 맛볼 수 있어 좋은 수도 있다. 워터스가 나간 다음의 핑크 플로이드 음반들은 확실히 밀도가 떨어지지만 High Hopes같은 곡은 명곡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정규 앨범에 실려있지 않아 비교적 구하기 어려운 Arnold Layne이나 See Emily Play같은 초기 싱글 곡들이 들어있으니 역시 매력적인 구석들은 있다.

즉 이 음반은 핑크 플로이드가 유명해서 맛을 보고싶은 사람, 중기의 명반들만 있어서 나머지 곡들을 듣고싶은 사람, 그리고 The Wall 앨범 미공개곡 하나를 꼭 듣고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음반이다. 음질도 조금 좋아졌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정규 앨범을 더 권하고 싶다. 이 베스트는 교양선택이지만 이들의 중기 명반들은 전공필수다. --거북이(200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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