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ork

1 # Bjork Biography[ | ]

  • 장르: 댄스, 일렉트로닉
  • 출생: 1965년 11월 21일 아이슬랜드
  • 활동시기: 90년대

혹시 여러분 중에 페터 회라는 덴마크 작가의 소설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을 읽으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슬랜드 출신의 이 자그마한 여가수에게서는 그 소설에 나오는 에스키모 혼혈 여주인공처럼 눈에 젖은 쇳비린내가 나는 듯 하다. 동양인이라고도 서양인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외모 때문에 어렸을 땐 차이니즈 걸 이라고 놀림을 받았다는 뷰욕은 서른 살이 훨씬 넘은 지금도 여전히 요정처럼 수수께끼 같은 뮤지션이다. (여기서 요정이라 함은 아기를 바꿔 치는 짖궂은 장난을 하곤 하는 북유럽 전설 속의 바로 그)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은 그녀가 처음 앨범을 낸 것은 실은 11살 때이다. 아이슬랜드에서만 발매된 이 앨범에서 뷰욕은 비틀즈의 'Fool on the Hill' 등을 커버하고 있는데, 흐릿한 기억으로 어린 뷰욕이 정면을 보고 앉아 있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커버 아트웍은 엄마가, 기타는 양아버지가 연주해 주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심심찮게 나타나는 음악 신동이라고도 볼 수 있는 뷰욕은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엑소더스 Exodus, 쿠클 KUKL 등의 밴드에서 활동을 하며 자신의 음악성을 키워 나간다. 쿠클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슈거큐브스 The Sugarcubes 는 아방가르드 팝이라 불리는 독특한 음악을 들려 주었다. 6년 동안 슈거큐브스의 멤버였던 뷰욕은 밴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93년 첫 솔로 데뷔작 [Debut]를 발표한다.

하우스, 댄스 장르에 깊은 관심을 갖고 넬리 후퍼 Nellee Hooper (매시브 어택 등의 프로듀서), 하위 B Howie B 등의 도움을 얻어 만든 말 그대로 '데뷔' 앨범은 1994년의 브릿 어워드에서 뷰욕에게 '베스트 인터내셔널 뉴커머' 상과 '베스트 인터내셔널 아티스트'상을 안겨주었다. 1995년 'Hyper-Ballad'와 'It's Oh So Quiet'이 싱글 커트된 앨범 [Post]는 보다 일렉트로닉에 가까워진 사운드를 담고 있는데, 특히 뷰욕이 팔랑거리는 치마를 입고 갑자기 빽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이것 말고는 적당한 표현이…) 재밌는 뮤지컬 구성을 취한 'It's Oh So Quiet'에서 많은 사람들이 뷰욕에게서 배우의 가능성을 점쳤으리라. (그리고 이것은 2000년에 라스 폰 트리에에 의해 현실화된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쥐고 있는 그녀는 슈거큐브스의 기타리스트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 신드리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에게 모성의 주먹을 휘두르는가 하면, 정글 음악의 황제 골디 Goldie와 데이트하는 현장이목격되어 반갑지 않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11살 때 낸 앨범 이래로 어떤 일관성이 느껴지는 그녀의 커버 사진 역사에서 가장 기괴할 [Homogenic](1997)은 그녀의 가장 실험적인 앨범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94년 영국의 음악 잡지 'Q'에는 피제이 하비 PJ Harvey, 뷰욕, 토리 에이모스 Tori Amos가 함께 커버모델로 실렸다. 이들은 남성들이 주도하던 락 역사에 그들 못지않은 창조성과 실험성으로 기록될 여성 뮤지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0년 뷰욕은 라스 폰 트리에가 감독한 영화의 사운드 트랙이지만, 그녀 자신의 작업물로 봐야 옳을 [Selmasongs]를 발표했다. --vanylla, 2000

Discography

1993  Debut
1995 Post
1996 Telegram
1997 Homogenic
2000 Selmasongs

2 # Selmasongs[ | ]

  (Universal, 2000) ★★★★

라스 폰 트리에와 뷰욕의 만남을 앤디 워홀 Andy Warhol과 루 리드 Lou Reed의 만남에 비겨도 될까. 둘 다 북유럽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떠나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험성과 개성으로 수용자들에게 경탄과 때로는 불편함까지 불러일으키는 두 사람의 만남은 예상대로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국에 아직 <Dancer in the Dark>가 개봉되지 않은 상태라 자세한 언급은 못하겠지만, 깐느가 최고상과 여우주연상을 각각 이 영화와 뷰욕에게 돌렸다는 데서 영화의 퀄리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가진 고유한 코드들, 과장된 제스처와 <사운드 오브 뮤직>이래로 감동과 교훈(?)을 주는 내용들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좋아하게 만드는 요소기도 하지만, 반대로 뮤지컬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 , 같은 영화로 알려진 라스 폰 트리에가 이번에 도전한 영화의 형식이 왜 하필이면 뮤지컬인가 하는 의문은 그가 뷰욕을 출연시키기 위해 1년이나 설득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수긍이 간다. 체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난한 공장 노동자이지만 언젠간 뮤지컬 배우가 될 꿈을 안고 있는 셀마, 하지만 그녀는 앞을 보지 못하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도 같은 병으로 시력을 잃어간다. 결국 그녀는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노래를 부른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를 보신 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지극히 라스 폰 트리에 다운 줄거리를 갖고 있는 영화의 음악은 그렇게 우울하지만은 않다. 공포와 비극을 통해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깨부수는 충격 요법을 즐겨 쓰지만, 에서 처럼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넣어 관객들이 숨을 돌리게 만드는 것도 잊지 않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민 온 공장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화려한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기계가 돌아가는 소음 (그야말로 인더스트리얼한)이 결국 신나는 리듬이 되는 ‘Cvalda’, 이런 경우가 아니면 앞으로 들어 볼 일이 없을 듯한, 애수어린 ‘멜로디’를 노래하는 탐 요크 Thom Yorke와 뷰욕의 듀엣곡 ‘I’ve Seen At All’, 뷰욕이 사형장까지의 계단을 하나씩 세면서 부르는 ‘107 Steps’까지, 영화보다 한 발 앞서 국내에 라이센스된 [Selmasongs]는 영화만큼이나 풍부한 이미지를 가진 노래들로 뮤지컬 음악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세기를 열고 있다. --vanylla,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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