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사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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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고[ | ]

2 # 전문 영어 사전이 필요한 이유 <왜 전문 영어사전이 필요한가>[ | ]

어느 정도의 레벨을 공부하는지 내가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사전에 다 나오니까 영어 사전 하나만 보면 되지 않느냐 하는 말을 한 번 분석해 보자.

물론 이런 구동사 사전도 크기가 여러 가지이다. '자기 한계 용량'으로 선택하기 나름이고.

주위에서 보면 전자 사전을 참 많이 산다. 이 사전을 사는 이유는 뭘까? 전자 제품의 아기자기함이 좋아서? 그런 이유라면 분명 이 전자 사전이나 수첩은 책상에서 게임 시디처럼 뒹굴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 수첩형의 사전을 사는 이유는 한 마디로 사전 찾는 '속도' 때문이다. 그럼 보자. 전자 사전을 한 번 켜서는 한 개의 단어만 찾고 마는 이들이 어휘 증진에 성공할까? 절대 아니다.

그러나 잡지를 보면서 계속해서 찾을 때는 (그리고 그 사전의 내용이 알차다면) 전자 사전이 '속도면에서만' 효율성이 높다. 이 효율성도 실제의 효과하고는 상관없이 다분히 '마음의 위로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어만 하나 찾으려고 전자 사전을 집어들고 켜고 다시 끄고 하면 일반 종이 사전하고 무엇이 다를까? 결국 이런 경우엔 걸리는 시간이 종이 사전이 더 빠르다.

시디롬 사전도 마찬가지고. 피시가 사용 중이 아니라면 속도하고는 관계가 없다. 속도라는 게 피시를 켜 놓았을 때 이야기지. 단어 하나 찾으려고 피시를 켜고 몇 분 기다렸다가 (드라이브에 시디롬이 없다면) 시디롬 드라이브에 사전 시디롬을 넣고 하는 이가 있다면 미친 사람이겠지만.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

왜 그럴까? 이런 이들에게는 공부하려는 게 아니라, 공부는 해야겠고, 안 하면 마음은 불안하고, 하기는 귀찮고, 그래서 뭔가 의지하려는 불안감의 탈출구로 삼는 도구일 뿐이다. 내가 전에 말했잖은가? 전자 수첩이 더 '편리하다면' 그 편리함에 정비례하는 횟수 만큼 전자 사전을 더 자주 찾아 보아야 하지 않냐고. 그런데 종이 사전보다 그 '편리한' 전자 사전을 더 안 찾아 보고 있다면 그 '편리함'이라고 주장하는 게 한 마디로 뭐냐는 것이다. 결국 자기의 게으름은 감추고 사전을 탓하기 위한 빌미만 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다른 영어 사전에도 많이 나와 있다? 다 아는 사실이다. 좋은 사전에는 구동사가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내가 말한 것은 일반 사전에 구동사 같은 그룹이 들어 있지 않아서 그런 사전이 필요하다고 한 게 아니다는 것이다.

그럼 문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일반 사전을 충분히 커버해서 읽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사전을 보나? 일반 영어 사전에서 표제어의 뒤에 있는 숙어 부분을 읽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알기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단어 다음의 대표적인 뜻만 읽고 만다.

결국은 큰 사전 하나에 다 나온다면 (다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의학 사전, 역사 사전, 어원 사전, 성경 사전, 인명 사전, 지명 사전, 법률 사전, 한자 사전, 체육 사전, 미술 사전, 음악 사전, 컴퓨터 용어 사전 등이 존재해야 해야 할 이유가 뭘까? 그냥 30권짜리 백과사전 한 질만 사서 두고 읽지.

컴퓨터 용어가 중점적으로 필요한 이에게 백과사전에 다 나오는데 뭐하려고 컴퓨터 용어 사전을 사냐 하면 그 사람은 뭐라고 할까? 너가 백과사전에서 다 찾아줘...

이렇게 전문 사전을 만들고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하나의 공통 분류에 따른 전문화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전문 분야 학습에 따른 상승 효과를 가져오고 된다는 것이다.

내가 말했잖은가? 1152, 1153, 1154, 1155, 1156과 1355, 6784, 9823, 6209, 1682 두 가지 그룹에서 어느 것이 이해와 기억에 유리한지.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량이 있다. 자기의 머리가 좋다면 사전 하나로도 사전의 여기 저기에 널려 있는 데이터를 스스로 자기가 설정한 분류 방식으로 분석, 기억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가 자신을 모르고 위의 둘째의 숫자 그룹 같은 방법을 선택하면 데이터가 '엉킨다'.

결국 entangle 이라는 말이다. 결국 언어 같은 데이터 해석을 필요로 하는 공부는 이 entangle 이라는 상황을 피하지 못 하면 파탄이다. 얼마나 평소에 데이터를 잘 분류하는 지를 보면 그 사람의 분석력을 알 수 있다.

내가 학습자들의 entangle 해결 정도를 파악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그들의 컴퓨터의 탐색기를 열어서 만들어 놓은 디렉토리 트리 구조만 한 번 보면 안다. 여기가 entangle 되어 있으면 결국 entangle이다. 자기의 컴퓨터에 어느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자기가 저장하고도 쉽게 못 찾는 이들은 영어 사전 하나로 다 볼 수 있다는 말을 쉽게 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자기를 모르는 것이다.

결국, 이런 분류의 결과로 인해 어떤 영어 전문가는 어휘 편찬 전문가가 되고, 어떤 이는 어원 전문가가 되는 식으로 전문적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3 # 영어 사전, 영어 표준어와 사투리[ | ]

1. 사전이 없다면

미국은 영국과 달라지는 데 열심이다. 교육과 사전의 힘 때문에 요즘은 언어 변화가 적은 편인데. 새로운 신어는 많이 나타나지만 기존 어휘나 어법의 변화는 아주 적다. 기존에 사전이 없을 때에는 또는 교육이 부족할 때에는 다 자기 식이 맞는 것이었다.

2. 30년 동안 사전을 만든 Webster

Webster 사전을 만든 Noah Webster가 미국만의 영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전을 만들기 시작해서 거의 30년 동안 만든 것이 지금의 Webster 사전의 모태인데 그는 이 과정에서 centre - center, colour - color plough - plow 등으로 영국식 스펠링을 개혁했다. 나중에 그 사전의 판권을 인쇄소를 운영하는 Merriam 형제에게 팔았는데 그게 지금의 사전들이다.

3. 나라 말이 서로 달라

그는 당시에 영국이나 프랑스의 주민들의 언어가 지역마다 심하게 달라서 알아들을 수 없는 현실을 심하게 혐오했다. 그래서 미국의 발음을 창조하는 데 아주 열심이었다. 또 역사 이래 사전에 실린 적이 없던 2만여 단어를 사전에 최초로 수록했다. 그때에는 그런 일이 쉬었을 것이다. 미국에 사전이 없었으니.

이때 처음 들어간 첫 미국어 50개 중에 skunk, chowder 등이 있었다.

그가 쓴 수천만 부가 팔린 '파란 책' 스펠러가 있기 전에는 사람들이 영어를 어떻게 썼는 지는 불문가지이다.

4. 프랑스와 독일의 차이

얼마 전에 프랑스에서 personnelle같은 단어의 철자를 실제의 발음에 일치시키자며 personel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었을 때 Alliance Francaise부터 반대하고 나섰다. 프랑스어의 혼을 떼는 짓이라며. 무슨 혼은 참.

독일에서도 분철법이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독일은 대부분이 반대했지만, 문화부 장관이 밀어붙였고 최근에 옥스포드-두덴 독어사전을 보니 새로운 철자법으로 되어 있는데 실행이 되고 있나 보다.

프랑스가 실패한 원인은 언어민족주의 이전에, Webster가 살던 시절에는 사전을 통한 일치된 철자나 발음 감각이 없는 등 기득권이 없어서 변화를 선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천만 명의 언어 습관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도 실패할 줄 알았는데 밀어붙였나 보다.

5. 분철법의 미래

영어 사전을 보면 단어 내부에 찍혀 있는 점을 본 적이 있을 건데 분철에 관한 것이다. 물론 분철법의 원칙을 아는 사람은 사전을 보지 않고도 타이프라이터 시절에 줄이 바뀌고 단어가 잘려도 제대로 분철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워드프로세서가 보급되면서 단어의 분철법은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이제는 옛 인쇄 문화의 유물로 남겠지만.

난 아직도 사전에 이거 표시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작 중요한 것은 표시하지 않고. 명사의 수량 표시도 없는 사전이 이것은 표시하니.

6. 표준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발음은 영국이 지금은 Queen's English라고도 하는 RP를 사용하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60년대에 요크셔의 탄광촌에 살면서 거액의 상금에 당첨 돼 사립 기숙학교에 자녀들을 보낸 한 아주머니의 수기를 읽었는데, 아이들이 6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왔는데 발음이 너무나 고상해져서 눈물이 나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엄마의 토종 발음을 못 알아들어서 "엄마 지금 프랑스어 하나요?"라고 되물어서 충격을 받고 발음교정 학원에 다녔다는 사실을 밝혔다. 최근에도 그러니 1700년대의 지역 사투리는 말도 못 했을 것이다.

7. 모국어의 사투리를 잘 알아듣는 이유는

모국어로서 영국인과 미국인이 발음이 달라도 종종 곤란은 있을지언정 의사소통에 크게 무리는 없고 충청도와 경상도 억양이 편차가 커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유는 (물론 경험이 적은 나이 어린 사람들은 여전히 못 알아듣지만) 내가 약형에 대한 이야기에서 설명한 맥락에 있다.

우리 말을 보면 억양이 있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투리의 가장 큰 차이는 우리말의 어미에 있는데 알다시피 이 어미가 의미 전달에 별 역할을 하지 않는다. '뭐라고 했습니까?'와 '뭐라카나?' 그리고 '뭐라구유?' 또는 '뭐라 한다요?'라고 각 여러 사투리의 어미로 말해도 여러 번 들어 본 사람들에게는 청취에 있어서는 별 의미 차이가 없다. 한국어의 약형은 어미이고 사람들은 강형인 '뭐라~' 부분에서 이미 의미를 다 건지고 있으니까.

어미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도 턱 막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내용어를 강형으로 쓸 때이다. 아예 단어 자체가 다른 것이다. 시골의 노인이 말하는 것을 다 알아듣는 사람은 다른 말도 별 의사소통의 문제가 없겠지만. 기름을 '지름'으로 말한다든지 해서 기름 비슷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언뜻 무엇을 말하는지 파악하기가 힘들게 된다. 왜냐 하면 우리말의 청취상 약형인 어미의 변화와 강형인 주요 의미를 전달하는 내용어의 변화는 그 영향의 정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8. 다른 영어가 서로 통하는 이유와 안 통하는 이유

영국인들의 각 지방 사투리인 액센트의 차이는 모음과 억양의 변화에 있다. 모음의 장단이나 억양을 왜곡하는 데서 가장 큰 특색이 드러난다. 억양의 차이는 문장의 뒤를 올린다든지 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특색일 뿐 의미 전달에는 별 차이가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알아듣는 이유는 표준어 이외의 모음의 변화를 강세의 통일로 상쇄한다는 것이다. 만약 강세의 위치까지도 왜곡한다면 영어는 서로 통할 리가 없다. 영미 발음은 그래서 통하는 것이다. 모음의 변화가 심해지면 물론 어려움은 커진다.

자음까지 다르게 발음한다면 상당히 문제가 있게 되고. 파키스탄 같은 지역에서 자음까지 왜곡하는데 이럴 때는 영어인데도 드디어 영국, 미국의 뉴스에 자막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강세까지 다르게 한다면 완전히 다른 언어로 취급받게 된다. 영어는 정말 강세의 언어이다.

HK

4 # CE Tool, 영어 사전 그리고 인터페이스[ | ]

1. CE Tool vs 녹음기

영어청취를 학습한 사람이 '소니' 녹음기로 몇 개째 부서졌다고 하는데 물론 소형

녹음기를 말할 것이다. 소니 녹음기 중에 튼튼한 게 있다고 하지만, 보통 이런 녹음기는 버튼이 약하고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 100개 정도 부서지면 여기 RD 김종호씨처럼 듣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본 제품 중에는 IC카드로 녹음해서 하는 모델도 있는데 버튼 누르기는 역시 마찬가지고.

일본에 단파 라디오 등이 발달해서 Transcriber라고 해서 쉽게 녹음 테입을 반복하는 제품도 나와 있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결국 무쇠로만 만들지 않는 이상 제품이 작으면 작을 수록 리와인드 버튼이 쉽게 부서지기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무엇이나 익숙해지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없다. 지금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로만 논문을 쓰는 세대는 손으로 쓰고 타자기로 치고 하던 시대의 어려움을 전혀 모른다.

아마 CE Tool부터 경험하는 사람들은 녹음기 리와인드 버튼을 손가락이 부러지라고 눌러도 안 들리는 그 어려움을 전혀 모르겠고. (대개 귀가 트이기 전에 손가락이 먼저 부러지지만)

CE Tool의 장점을 들라고 하면,

첫째, 손가락에 걸리는 육체적 부하가 크게 줄었다. 둘째, 소리의 움직임에 대한 통제가 편해졌다. (자동 반복, 속도조절 등) 셋째, 소리와 글자가 한 화면에서 통합되어 visualization에 편하다. 넷째, 디지털 시대, 녹음기는 바이바이.

2. '가상 통합'의 디지털 시대

쉽게 줄여 말하면 의식의 또는 물리적인 '학습의 동선'을 줄이는 것이다.내가 사전 분석하면서 지적했지만 요즘 시대가 가상의 정보 통합의 시대이고 요즘 사람들은 proximity에 아주 민감하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옛날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아주 편하게 살았다고 한다. 무슨 전자 제품 하나 사도 며칠을 설명서 읽느라고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나도 설명서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데 아주 오래 걸린다. 한글을 엉터리로 써서 그렇다.

한글도 쉬운 게 아니다. 한글을 영문으로 옮기려면 먼저 한글이 이해가 되어야 하는데 도대체 의미를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한글 쓰기를 다시 배워야 할 사람들이 가득이다.

다시 돌아와서, 요즘 무슨 컴퓨터를 팔면서 '설명서'를 서울 전화번호부 두께로 선사하는 사람들은 어디가 좀 아픈 사람들이다. 아니면 공짜로 이런 것 일단 많이 주면 소비자가 그저 좋아할 것이라고 믿고 이용하려는 것이거나.

하여간 컴퓨터 DB와 인터넷 등의 매체 발달이 전에는 내가 알 필요가 없거나, 알고 싶지도 않거나, 알 수도 없었던 데이터에 대한 접근도를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검색 엔진인 야후가 잘 되는 이유도 결국 넘치는 정보에 대한 '인터페이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3. COBUILD의 결함

일례로, COBUILD 사전이 정의와 예문의 성공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문법 사항을 나타낸 수직 칼럼에서 실패한 것은 이런 proximity의 시대 정신을 몰랐기 때문이다.

옆의 수직의 줄에다가 문법 사항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 같지만 학습자들은 이 '분리'의 거리를 아주 심하게 느낀다. 특히 빈번하게 이용해야 하는 사전이 이렇게 항목이 분리돼 있으면 실패다. 사람들이 이 항목과 본 텍스트가 '같은 위도상에' 위치해도 그렇게 눈을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찾는 것도 귀찮게 여기게 된 것이다. 단지 몇 인치를 이동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눈이 아픈 시대라 복잡한 것 피해가는 시대라는 것을 몰랐던 것인데.

옛날 70년대의 Oxford 학습자 사전의 3판을 보면 동사의 syntactic structure를 설명하면서 동사가 나올 때마다 VP1, VP2, ... VP30 이렇게 해 놓았다. 당시에는 이 문제를 몰랐는데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다시 이 사전을 보니 기가 막히더군. 심지어 uncount (mass) noun 표시도 없었다.

물론 이 일련번호로 매긴 동사 패턴에 대한 설명은 사전 앞의 소개란에 따로 있다. 이것을 읽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고등학교 때 난 이것을 모두 읽어 봤다. 예를 들어, VP23이 나오면 그 VP 설명 페이지로 가서 도대체 VP23이 어떤 구조를 나타내는지 읽어 봤다. 그런데 결국 이 proximity를 어긴 그 시대 정신은 얼마 지나서 학습자들이 이 VP를 전혀 찾아 보지 않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이 VP30까지 다 외우려고 한 사람은 없는지 궁금하다. 시간 낭비하기에 참 좋은 시도이겠지만. 지금 보면 그런 편집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시도이기도 하고.

지금 나오는 Oxford 5판은 이 문제를 고쳤다. 예를 들어 동사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Vn 이렇게 만들었다. 이것은 '동사 + 명사' 구조의 문법적 위치 및 약호와 일치하기 때문에 바로 옆에 따라오는 예문과 직관적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게 바로 이런 작지만 아주 중대한 차이점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작은 문제이지만 결국 사전 찾아보기는 날마다 되풀이되는 단순 노동이라 피로를 가져온다는 것.

4. 편리한 인터페이스 없으면 망한다

결국 잘 만든 사전은 사전 앞에 설명서가 없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사전이다. 전자 제품,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이다. 속은 좋은데 이런 사용자나 학습자 위주의 '인터페이스' 정신이 딸려서 쉐어웨어에도 뽑히지 못 한 채 사라진 제품들은 이 세상에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기가 막히게 제시하는 사람들은 사고 방식이 '귀납적인' 사람이다.

Oxford 3판의 편집자는 이렇게 권위주의적인 생각을 했을 것이다. '자기가 VP23이 뭔지 알고 싶으면 자기가 직접 그 페이지를 열어서 보아야지 거저는 못 준다!' 사전이 별로 없을 때는 Oxford 이름만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쟁 제품이 나오면 이런 정신에 압력을 가한다.

독점과 경쟁의 차이이다.

5. 사전을 이용할 줄 아나

그런데 그것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전의 이야기이고 아직도 편집 체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게 사전이라 아직도 사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사전에는 다른 것은 넘어가도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만 30년이 걸린다.

내가 여기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습용 사전을 찾을 때 뭣을 보냐고 물었다. 내가 논문 조사 때문에 곧 이것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겠지만 아주 중요한 것이다. 결국 대부분이 meaning이라고 답하지. meaning만 찾아 보고 사전을 덮어 버린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사전의 정보를 중요도에 따라 우선적으로 이용하지 못 하고 있는 사람이 다수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사전 자체에도 '어디는 꼭 봐라' 이런 이야기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meaning만 찾아 보는 습관은 receptive skills, 즉 수동적인 독해만을 강조하는 나라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meaning만 가지고 영어를 정확하게 쓰고 말할 수는 없다.

나도 (하도 사람들이 영어가 안 되니까) accuracy보다는 엉터리여도 fluency를 먼저 습득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지만, 정작 문제는 이 언어 습관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 일단 입에 붙으면 accuracy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동시에 유념하는 게 중요하다. fossilization이라고 부르는데 영어를 잘못 쓰는 습관은 평생 간다. 마치 자기의 억양을 고치려는 것과 같다.

학습자들이 평소에 사전에서 무엇을 습관적으로, 우선적으로 주목하는지 써주기 바란다.

5 # 코빌드 사전의 결함은 바로 이것이다[ | ]

1. WSP를 연구하는 이유

내가 WSP (Word-Specific Prepositions) 를 스스로 연구하기 시작한 게 좀 됐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인들의 영어교육이 전혀 '비생산적'이라는 것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productive skills에 성인 학습자들이 '과정'으로 관심을 두거나 어린 학습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틀 속에서 배우도록 하려는 방법을 많이 생각했는데 어린이들을 위한 것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내가 이것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말하는 것과 쓸 때의 수용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 때문이다. 학습자들이 말은 대강 넘어갈 수 있지만 준비 없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는 영어권의 수용이 명백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논문이나 기고문이나 모두 거부당하기 마련이다.

2. '실수' 고칠 날은 많은가

어떤 사람들은 치명적인 잘못을 가져오는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지금은 틀려도 나중에 하면 되지.' 이것은 언어가 모두 하나 하나의 과정이고 실수마저도 굳어지고 그 하나 하나가 쌓여서 손도 못 대게 되는 상황이 거의 모두에게 날마다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매일 보면서도 감히 저지르는 거대한 거짓말이다. 나중에 그럴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순진함이 귀엽다니까. 평생 영어만 배울 것인가? 내일 자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영국에서 사전을 연구하면서 코빌드 (CCED) 나 옥스포드 (OALD5) 등의 수많은 사전을 뒤지다 보니 생각이 드는 게 한국의 영어교육과 사전의 문제라고 내가 스스로 파악해 내고 깊이 생각했던 PS를 이 사람들도 인식하고 사전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3. 옥스포드 사전의 영향

옥스포드 (OALD5) 같은 것은 외국인 학습자용으로는 이미 74년에 나온 3판에서 가산명사나 WSP를 잘 표시하고 있다. 그 뒤에 1978년에 초판이 나온 롱맨 (LDCE1) 도 이 두 가지를 다 표시하고 있다. 롱맨은 명백히 옥스포드의 특징을 따라한 것이다. 그런데 EFL 사전에서 이것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지 않았는지 어떤 판에는 넣었다가 다른 판에는 넣지 않는 등 왔다갔다 하는 게 보인다. WSP가 EFL 학습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리가 없다.

1995년에 나온 롱맨 3판 (LDCE3) 은 WSP의 처리가 비교적 잘 되어 있다. 문제는 이 양반들이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고 그냥 넣었다는 것이다. 어떤 EFL 학습자들은 WSP를 볼드로 처리하면 그냥 '디자인' 효과로 그렇게 한 줄 안다.

4. 영어 사전 보는 법을 아나

실제로 사전 사용법에 대한 EFL 학습자들 대상의 서베이에서는 사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거의 무식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사전 사용법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하니 거의 중증이다. 그리고는 자기들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옥스포드 3판 (OALD3) 을 보면 Verb Pattern 20여 가지를 사전 앞쪽에 따로 놓는 문법학자식 스타일을 고수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얼이 빠진 짓이었다. 마치 내 지도교수가 화학과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화학 용어를 빨리 익히도록 하려면 빈도를 계산해서 우선 순위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더니 "학생들이 당연히 그것을 알아야지!" 했다는 교수들처럼 갑갑한 존재들이다. 연구 목적으로 하는 나나 빼고는 어떤 '미친' 인간이 그 문형을 들여다 보고 페이지를 왔다갔다 하면서 보고 있겠나? 그런데 이 미친 짓을 롱맨 초판이 나왔을 때도 그대로 반복했다.

5. 코드는 위험하다

EFL 사전에서 섣불리 코드화하는 것 아주 위험한 짓이다. 롱맨 1판에서 하나 예를 들면 단어 하나에 [T1,4lV3,4a] 라는 코드가 붙어 있다. 찾아야 할 게 이 단어 하나라면 찾아 볼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날마나 오랫 동안 반복하는 사전 찾기가 수수께끼 책 들여다 보는 것이 되면 결국 '나도 별로 본 적이 없다'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 짓을 지금 코빌드가 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전의 사전을 보지 못 해서 그러지만 70년대의 사전을 보면 정말 '개판'이다. 무슨 화학 책 보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사전들이 있었다. 외국의 사전을 보고 아이디어를 무단 차용했겠지만 최근 사전부터 WSP를 표시하고 명사의 가산을 표시하고 그러는데 이전에는 아예 이런 것도 없는 독해용 사전들이 판을 쳤다.

6. NS 사전의 변화

최근에 나온 The New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NODE) 를 보면 불가산 명사를 모두 mass noun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 사전은 EFL 학습자용 사전이 아니고 NS용인데도 이렇게 표시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사용 단어의 폭이 넓어지니까 NS들도 가산성의 구분에 대해서 한계에 도달한 것을 뜻한다. 이 사람들이 언어 생활 속에서 배워 느낌으로만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NS용 영어 사전에는 전혀 없던 가산성 구분 표시가 들어간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의미이다. 정확한 언어 생활을 하지 않는 NS가 많다는 것을 보여 주니 말이다.

7. 코빌드의 특징과 문제

처음 나온 코빌드는 내 눈에 유일하게 띈 게 발음 기호에서 강세 음절의 모음을 볼드로 처리한 것이다. 그런데 이 양반들이 그 이후에는 무슨 이유인지 밑줄로 바꾸었다. 분명 이전의 볼드가 더 좋았다. 더 직관적이니까.

코빌드 사전을 보면 가장 큰 특징이 두 가지가 있다. 설명어의 처리인데 표제어를 정의 속에 포함해서 동어반복하는 구문을 채택한 것이다. 코빌드가 처음 시작한 것이다. 물론 코빌드의 대부인 존 싱클레어의 아이디어이다. 다른 하나는 문법 칼럼을 만든 것이다. 레이아웃에서는 가장 두드러진다.

먼저, 코빌드의 동어반복하는 KWIC 스타일의 단어 정의는 장점이 있다. 예문 외에도 정의를 예문화해서 표제어가 쓰이는 문맥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다. 특히 동사 같은 것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표제어 문맥 포함 반복형은 단어의 의미 전달은 잘할 수도 있다. 싱클레어는 KWIC를 도입하기로 할 때 EFL 학습자들은 항상 full sentence로 반복을 시켜야 생산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꼭 그렇지도 않다. 사실 완전한 문장 단위로만 말을 외우는 사람들은 바보이다. 영어 못 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문장 단위로 외우는 사람들이다. 그 수많은 문장을 외운다니. 빵 만드는 법을 배워서 자기가 만들어 먹는 게 아니라 날마다 만들어주는 빵 완제품만 사먹는 셈이다.

8. WSP를 모르다

혼비의 도쿄 시절 이후 70년대에 옥스포드 사전에 WSP가 나타나기 전에는 WSP를 신경도 안 쓴 이유는 결국 이해 부족에서였다. NS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그룹으로 배우는 (우리 말의 조사처럼 붙어다니는) WSP가 EFL 학습자들에게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을 못 한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안 믿기지만 당시는 그랬다. 그런데 한국의 영어 사전에서는 90년대 중반까지 그랬고. 한심하지만. 발음 기호와 품사와 뜻만 있는 사전들.

코빌드는 문법 칼럼에 WSP를 아주 작게 표시하고 있고 또 KWIC 형식의 단어 정의에서도 표제어만 볼드로 인쇄했는데 한 마디로 나사가 빠진 것이다. 워릭에서 사전 사용 조사를 했더니 거의 90%에서 100%의 사용자들이 이 문법 칼럼을 전혀 참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문이라는 PS가 필요한 과제가 주어졌는데도 말이다.

이 문장들을 비교해 보라.

If something approximates to something else, it is similar to it but is not exactly the same.

If something approximates to something else, it is similar to it but is not exactly the same.

같은 문장이라고 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기억이나 내재화되는 과정에 대한 영향이 다르다. 더군다나 이 한 단어가 아니라 수만 개의 단어를 되풀이해서 상대해야 한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코빌드에서는 WSP가 문법 칼럼에 아주 작게 표시되어 있다. 코드화되어서 학습자들이 거의 안 보는 것으로 확인된 위치 말이다. 문형 정보는 눈을 좌우로 옮기면서 보아야 한다.

9. 옥스포드와 코빌드의 문법 정보 차이

반면 옥스포드를 보면, V, Vn 처럼 단어의 문법적 위치가 코드의 모양과 '직관적으로' 일치하는 몇 가지로만 단순하게 코드화 되어 있고 이게 또 예문의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다. WSP도 볼드로 표시되어 있다. 내 생각에는 내가 분석했듯이 표제어와 WSP를 모두 볼드로 해야 한다. 이게 바로 saliency를 높이는 방법이다.

코빌드는 눈이 왔다갔다 하면서 위치 찾느라고 정말 귀찮다. 옥스포드 3판까지 있던, 롱맨의 초판에 보이던 '무시무시한' (실제로 EFL 학습자들은 무시무시하게 생각한다. 그러니 이 문법 칼럼을 10%도 안 보지) 문법 코드를 연상시킨다. 사전 편찬자들이 이렇게 정신병자였다. '학습자들이 아쉬우면 찾을 것이다' 이 따위로 생각했거나 아니면 정말 미쳤거나.

연구 결과로 나오고 있다. 싱클레어가 간단하게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EFL 학습자들이 눈동자 멀리 굴리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 즉, 싱클레어는 이론에는 성공했는데 사전 사용자들의 심리적, 생체적 동선을 파악하지 못 한 것이다. 결국 코빌드만 보는 EFL 학습자들은 말하고 쓰는 PS에 취약하게 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코빌드가 주니어 사전처럼 어형 변화나 복수형을 모두 써 주고 있는 것은 좋은 장점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WSP가 보일락말락 눈으로 힘들게 찾게 만든 것은 뭐냐구. 문법 칼럼에 다이아몬드로 표제어의 빈도를 크게 표시하는 마당에 그 표제어를 사용할 수 있는 PS의 핵심인 WSP는 두드러지지 않고 문형 코드는 연이어 늘어서서 해당 문장을 찾기가 힘들게 되어 있으니 앞뒤가 안 맞다.

10. 이유 없이 반복하지 마라

또 명사의 복수형을 다 써 주면서 문법 칼럼에 다시 N-COUNT라고 써 주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주니어 사전에 명사의 복수형을 다 써 주는 이유가 뭔데.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게 결국 언어 사용의 직관력을 높이기 위해서인데. 내가 코빌드의 KWIC형 정의에서도 지적했지만 동어반복이 직관력을 해친다는 것을 몰랐을까? 필요한 곳에만 써 주면 되는데.

설명이 필요 없는 게 바로 직관력이고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인터페이스이고 사전의 레이아웃이다. 내가 말했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사전 앞에 사용 설명서가 없는 게 가장 좋은 사전이다고. 그런데 이것은 화장실 문에 남자, 여자를 나타내는 pictogram을 그려 놓고는 Men, Women이라고 또 쓰는 것과 같다. 이게 안 웃긴다고? 그럼 당신은 밥 먹을 때 식탁에 놓인 젓가락에는 '젓가락', 밥에는 '밥', 아빠는 '아빠'라고 이름을 모두 표시하는가? 바보 아냐?

우리가 앞 사람의 말을 반복시키는 back-chaining이나 코빌드 식의 KWIC를 사용할 때는 동어반복 행위가 되며 이게 언어 사용에서 중요한 요소인 직관력을 저해한다는 것을 똑똑한 사용자들은 이미 느낄 것이다. '웬 반복?' 하면서. 이렇게 보면 코빌드가 상당히 결함이 많다.

특히, '당신이 울고 있으면 당신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코빌드형 반복 문장은 의미 이해에 중점을 둔 것이겠지만 그 와중에 PS는 현저히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안 보는' 문법 칼럼으로 PS 요소를 모두 분리시키고 자주 보는 본문에는 정의와 본문이라는 '의미'만 남아 버린 것은 이 사전 사용자들이 독해용으로만 이용할 것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11. 케임브리지의 특징

마지막으로 케임브리지 (CIDE)를 보자. 이 사전도 독특한 기능이 많이 있지만 가장 독특한 게 guide word 기능이다. 여러 가지 의미 분류를 가진 단어가 많은데 이렇게 일차적으로 분류를 해서 사람들이 우선 순위를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Phrase Index로 숙어도 좌우 칼럼의 위치를 통해 바로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CIDE의 WSP는 활자가 작은 데다 좀 약하게 보인다. 여기도 표제어를 제외하고 WSP만 볼드로 처리했는데 같이 볼드로 묶어 줘야 한다.

내가 사전을 깊이 연구해 본 바로는 코빌드가 가장 위험한 사전이다. 편찬자가 어떻게 의도했든 그 의도가 먹히지 않고 있다. 90%가 무시하는 문법 칼럼의 위치. 그 심리적 이유. 정작 PS에 가장 중요한 정보가 있는 곳인데 말이다.

12. 초보자는 롱맨, 옥스포드는 그 다음에

롱맨이 초판에서 '화학 책' 만들었다가 결국은 1995년 3판에서는 문형 기호를 모두 빼 버리고 [I], [T]로만 처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영사전을 처음 보는 학생에게는 그래서 롱맨을 권한다. 롱맨은 3판에서는 표제어 다음의 큰 의미 분류를 두드러지게 차별화해서 보기 편하게 만들었다. 케임브리지의 guide word와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다. 또 WSP를 내가 원하는 대로 '표제어와 함께 볼드'로 표시했다. 초보자들이 보기에 편한 사전이다. 간단한 문형 기호가 절묘하게 배치된 옥스포드는 그 다음 레벨의 사용자가 보면 된다.

13. 케임브리지는 덤으로 쓴다

케임브리지는 앞에는 [I], [T]만 배치하고는 각 예문 뒤에 문형을 표시하고 있다. 이게 안 좋다. 문장을 읽고 뒤의 문형 설명을 읽을 쯤이면 예문은 잊혀지는데. 기억이 안 나면 눈동자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하고. 피곤하단 말이다. 옥스포드는 예문 앞에 Vn이 있고 바로 다음의 예문과 '의식의 순서대로' 공유하는 형태의 느낌이 직관적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아주 큰 차이이다.

CIDE의 다른 것은 비교적 보기 쉽게 되어 있는데 guide word 체제의 영향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CIDE의 WSP는 표제어와 함께 볼드로 표시되면 좋겠다. 캠브리지는 그 독특한 체제 때문에 다른 사전을 고르더라도 같이 쓰기를 권한다.

사전마다 있는 지역 언어 표시나 언어 사용 상황 표시 등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다지 감이 안 닿을 것 같다. 기본 어법을 모르는데 스타일에 신경이 쓰일 수도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스타일을 챙기는 사람이 어법이 개판인 경우는 없으니까. 우선 순위가 밀린다는 말이다.

6 # 영영사전, CE는 이것을 공식 추천합니다[ | ]

1. 이 영영사전이 가장 좋다

드디어 CE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영영사전을 하나 추천한다. 내가 본 사전 수백 권 중에서 이것 외에는 영영사전으로 '널리' 추천할 것이 없을 것이다. 물론 다른 좋은 사전도 있지만 이 사전이 있으면 다른 것은 필요 없다는 말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추천하는 사전은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의 최신판인 6판이다. 2000년도 판이다.

2. 내 분석과 비판을 그대로 수용

내가 최근에 서점에서 이 사전을 발견하고 놀랐다. 내가 영국에서 쓴, 사전 관련 논문이나 여러 글 등에 썼던 비판과 권고 사항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학을 하는 이들이 별로 없어 저널 등을 통해 reference로 인용 언급이 되었을 수도 있다. 또 영국은 OPEC을 통해 검색이 간단하게 되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쉽게 참조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쨌든간에 이 란에 아래에 있는 '코빌드' 관련 글에 쓴 사전 분석 글에도 이미 쓴 내용이 거의 그대로 반영이 되었으니 그 글을 안 읽은 분들은 다시 읽어 보라.

코빌드 사전 분석 글

OALD의 5판이 1995년에 나왔는데 그 동안 옥스포드 출판사 스탭이 아주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분석하는 만큼 바라 보는 안목을 키웠다는 소리가 되니까. 결국 이렇게 하는 것을 그 이전에는 못 한 것은 아직 머리가 딸린다는 신호이긴 하지만. 5년이 지나고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서 ('for the new millennium') 6판을 내놓은 게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3. 단어 고유 전치사 (WSP) 는 부동의 위치

먼저 내가 그렇게 강조하던 WSP (Word-Specific Prepositions) 는 원래 이 OALD 시리즈의 옥스포드 사전은 5판 이전에서부터 들어가기 시작했으니 여기서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언뜻 봐도 좀 더 자세하게 첨가하고 내용을 강화한 흔적이 보인다.

잉크 값이 좀 더 들더라도 볼드로만 구분하지 말고 색으로 구분해 주었으면 하는 게 컬러 인쇄 시대의 바람이다. 웹페이지에서도 보면 알지만 색 하나 다르게 인쇄하는 게 눈으로 이해할 게 많은 영어 사전에서는 아주 중요한 인식의 차별화를 가져오는 문제이다. 쓸 데 없는 일러스트레이션만 넣지 말고 그런 작업이나 하지.

4. 중요한 의미 소분류의 추가

이번 사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Cambridge International Dictionary of English (CIDE) 에서 내가 논문이고 어디고 나오기만 하면 그렇게 강조했던 guide words라는 단어 의미의 소분류가 들어갔다.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꼭 내 말을 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개선할 것은 해야 하니까. 사실 이렇게 넣어 놓고 보면 이렇게 사용자에게 편한데 그런 생각을 왜 그 이전에는 못 할까를 생각하면 측은하다. 머리가 딸리니 할 수 있나. 사전 편찬자들은 짧은 머리로 밀어부치지 말고 전문 연구자들이 글을 쓰는 저널을 잘 뒤지라는 소리.

이 의미의 소분류 때문에 CIDE를 별도로 사용하라고 추천했었는데 이젠 그 추천을 취소할 때가 온 것이다. 그것 살 필요 없다. 그냥 OALD 6판이면 볼 장 다 본 것이다.

5. 가산/불가산은 역시 그대로

그 다음 C/U로 표시하는 가산/불가산 명사 표시도 형태가 약간 바뀌었지만 별 다른 것은 없다. 물론 이게 요즘은 안 들어가면 사전이 아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게 안 보이는 사전들이 횡행했으니 하여간 누군가 떠들면 배우기는 배우나 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는 거의 인간의 영어교육이 아니었다고 본다. 그 사전 만든 이들은 벽에다 얼굴 들이박어. 거의 사형감이다. 과장이 아니다.

6. Verb Pattern은 직관적

그 다음 내가 OALD에서 칭찬한 것 중의 하나이고 대학원 세미나에서도 지적했던 verb pattern을 나타내는 OALD만의 독특 한 방법인 V, VN, VNN 등이다. 이거 내가 말한 대로 그 예문 바로 앞의 '직관적인' 자리에 그대로 위치시켰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는 길게 안 쓸 테니 이해가 안 가면 이 글을 다시 읽으시라. 그런데 바뀐 폰트 스타일이 더 눈에 띈다. 아주 잘 했다. 물론 더 자세한 문형이 필요한 것은 정보가 추가로 붙어 있는 동사도 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쓰는 게 최선이다. 일단 처음에 그 이상 출현하면 사용자들이 안 볼 가능성이 크니까.

7. 거시적 품사 정보

OALD 6판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표제어 발음 기호 바로 다음에 그 표제어가 가지는 모든 품사를 뒤에 내용이 표시되는 순서대로 먼저 써 주고 있다는 것. 의미 소구분 때문에 미시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완해 주기 위해서 거시적인 표식을 넣은 것이다. 적어도 게으른 이들은 이것을 보면 이 표제어가 무슨 무슨 품사로 쓰인다는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하고 그 이하로 내려가려는 시도를 할 수는 있겠다.

8. 이제 5판은 피를 보나

최근에 OALD 5판을 제작사에서 조금 더 작게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게 좋도록 상업적 고려를 해서 만들었다. 이게 OALD라는 이름에 한국식으로 초판의 저자인 A.S. Hornby의 이름을 넣어서 '혼비 영영사전'이라고 옛 추억에 기댄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 이후로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를 원래의 이름인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로 붙이기까지 하면서 원 저자에 대한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간에 이제 6판을 바로 구입하기 바란다. 갖고 다니기에는 조금 큰 사전이다. 요즘은 가지고 다니려면 수첩형 전자 사전이 많으니 종이 사전은 좋은 걸로 사는 게 낫다.

현재 나온 영영사전 중에 OALD 6판이 가장 뛰어나지만 앞으로 다른 사전들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서로 탐색을 계속할 것이다. 기존의 사전의 레이아웃을 바꾸는 기획이 있을 수도 있는데 사전이란 게 언어를 다루고 이게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큰 변화는 힘들다. 옥스포드가 2000년도 판에서 이 정도의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도 자기들 말대로 'Radically revised'이다.

이 사전 값이 35,000원인데 요즘 원어 사전도 크기에 상관 없이 2만원은 그냥 넘어간다. CE가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6th Edition, 그 가격의 몫을 충분히 한다.

다른 사전 분석도 꾸준히 하도록 하겠다. 분석할 책들이 줄을 서 있다.

7 # 일부 ESL 사전과 NS 사전의 특징과 그 경계[ | ]

1. 대형사전에 들어간 mass noun 표시

1998년에 나온 The New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NODE) 는 영어 실력자라면 옆에 두고 볼 만한 사전이다. 대사전에 속하는 판형이지만 NS들만을 위해서 만든 사전이 아니라 세계의 사용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NS용 사전에는 없는 것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전문적으로 판단하면 외국인을 위한 사전으로 보인다.

NODE는 [mass noun]이라는 표시로 기존 ESL 영어사전에서 쓰이는 U표시를 대신하고 있다. 장점은 내가 이전의 사전에 관한 글에서 쓴 것처럼 기억의 원리에 적합한 방식인, U를 디폴트로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보통명사같은 count noun이 주류라면 uncount noun은 비주류이기 때문에 한 가지만 예외로 표시하면 되지 당연한 표시는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즉 uncount noun으로 표시한 단어 외에 모든 단어는 기본적으로 count noun이라는 말이다.

NODE에서는 그 장점을 깨닫고 기본적으로 아무 표시도 없으면 다수파인 [count noun]이고, 예외적인 [mass noun]만 표시되어 있다. 물론 한 단어 내에 U/C가 의미에 따라 같이 있는 variable에는 당연히 [mass noun] 아래 [count noun]으로 쓰이는 의미도 있다고 분류 표시하고 있다.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가 6판에서도 이렇게 되어 있다. [U]를 위주로 표시하고 variable은 [U], [C] 가 함께 충실히 표시되어 있다. 간혹 [C]만 나오는 것은 count noun이어도 단수형으로만 쓰인다든가 하는 에외적인 특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 Cambridge와 Longman의 count noun 표시

반대로 이런 [U]를 예외적으로 표시해주는 방법은 Cambridge International Dictionary of English (CIDE; 1995, 1판) 나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1995, 3판) 에서는 아직 구현되지 않고 있다. 줄줄이 [C]가 모두 표시되고 있는데 음 참 할 일도 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이것을 생각하면 그렇잖아도 볼 것이 많고 신경쓰이는 게 많아서 눈이 아픈 영어사전에서 왜 기본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C]를 수만 개씩 '고의로' 표시해서 사서 고생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 내가 글을 써야만 그런 것을 깨닫는지...

3. Newbury House의 U 중심 표시

바로 이 '예외성의 기억'이라는 장점을 미국 사전인 The Newbury House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NHDAE) 도 사용하고 있다. 음 이 점은 아주 칭찬해줄 만 하다. NHDAE는 마찬가지로 [U]만을 표시하고 있으니 눈에 확확 띈다. 한국인들이 거의 구분하지 않는 [U] 정말 '나 홀로' 있을 때 강조된다. 그리고 variable은 다시 의미에 따라 [U], [C]를 구분해놓았다.

4. Oxford (NODE) 의 동사 구분

NODE는 동사의 자/타 구분도 해놓았다. [with obj.]과 [no obj.]으로 표시해주고 있는데 기타 확장 문형도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약호보다는 서술식으로 단어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어찌 보면 OALD보다 더 이해하기는 쉽다.

NODE는 idiom도 일부 표시하고 있으나 WSP (Word-Specific Prepositions) 는 독립된 한 분류로 표시하지 않고 일부 단어의 예문에만 볼드체로 두드러진다. 이왕 만드는 김에 WSP를 하나의 항목으로 넣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이게 더 많은 단어를 넣은 사전이고 만약 그런 정보를 원하면 OALD같은 것을 보라는 뜻인 것 같다.

5. Oxford (NODE) 의 style label

NODE의 또 다른 특징은 style 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style은 pragmatic competence와 함께 많이 강조되는 것인데 특정 단어를 안다고 해도 사용해야 할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없으면 웃기는 일이 많이 벌어지거나 멍청한 취급을 받을 수 있으니 이것은 cultural competence를 포함하여 갈수록 아주 중요한 언어 기능의 한 가지가 되고 있다.

pragmatic competence를 연구하는 pragmatics라는 것은 한 마디로 'acceptable public linguistic behavior'를 말한다. 즉 어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해야 한다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이러니 영어를 문법에만 잘 맞추어 말했다고 끝난 게 아니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떤 상황, 어떤 습관, 어떤 예절의 규범 등에 맞추어서 말할 수 있는가 그런 것을 연구하는 게 언어학의 한 분야인 pragmatics이다.

6. COBUILD의 pragmatics를 모르는 학습자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y (CCED; 1995, 초판) 에는 오른쪽의 usage column에 'PRAGMATICS'라는 표시를 해놓고 있다. CCED를 사용하는 이들은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면 사전의 중요한 기능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pragmatics의 연구대상인 pragmatic competence는 register 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또한 style이 포함된다. formal, informal, derogatory, figurative, archaic, traditional, religious, taboo, baby talk, church talk, metaphorical 등을 구분할 줄 모르면서, 언어를 사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능력인 pragmatic competence가 형성될 수는 없는 일이다.

거의 genre를 구성하는 것부터 일반적인 register 구분에 이르기까지 모두 pragmatic competence가 커지는 기반이 된다. 이런 사용역 (register) 에 대한 이해가 없이 '적절한 상황의 언어 사용 능력'을 뜻하는 pragmatic competence가 생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내가 저 사람에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표현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pragmatics이다.

이런 면에서 NODE는 적어도 geographical label, style label 표시를 하고 있어서 기초적인 언어 사용 구분 능력에는 큰 도움이 된다. geographical label은 British, Australian 처럼 영어 단어나 표현이 쓰이는 지역을 나타내고, style label은 formal, disapproving, derogatory, technical 처럼 단어의 쓰임새에 대한 추가 정보이다.

Cambridge International Dictionary of English (CIDE) 나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는 모두 geographical label과 style label을 담고 있다.

7. pragmatic competence의 이론과 실제

pragmatics는 문화적인 이해나 시청각으로 이루어지는 실제 상황에 대한 경험도 필요하다. 읽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니까. 예를 들어, 누구를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한다든가, 편지를 어떤 형식으로 쓴다든지 하는 것도 relationship이나 attitudes를 다르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pragmatics에 해당하는 것이다.

결국 pragmatic competence는 사전 만으로는 어림도 없고 여행도 해보고, 영화도 보고, 소설도 읽고, 신문도 읽고, 전화도 걸어보는 등 여러 실제 상황을 경험함으로써 굳힐 수 있는 분야이다. 물론 이런 게 이미 완벽하다면 NS가 다 된 것이리라.

8. Oxford (NODE) 의 어원 표시

다시 NODE로 돌아가서, NODE에는 간단한 어원 정보가 들어 있다. ESL 사전의 현재 약점이 바로 이런 어원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인데 NODE는 항목의 끝에 이것을 다루고 있다. Merriam 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MWCD; 1996, 10판) 나 그 이전 판인 Webster's Ninth New Collegiate Dictionary (WNNCD; 1989, 9판) 을 보면 어원 정보가 모두 발음기호 바로 다음에 나온다.

9. 미국 NS 영어사전의 특징

어원 정보의 위치는 사전마다 다른데 최근에 나온 Random House Webster's College Dictionary (RHWCD; 1999, 2판) 는 어원을 headword의 끝에 담고 있는데 RHWCD의 특색은 어휘의 출생시기를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New World Dictionary of the American Language (NWDAL; 1980, 2판) 이나 Webster's New World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WNWDAE; 1994, 3판) 는 모두 어원을 단어의 발음기호 바로 옆에 표시하고 있다.

그 외의 많은 다른 사전들은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비교적 최근의 미국에서 간행된 사전들은 원칙적으로 NS용으로 발간된 것이다. 내가 어원의 위치를 살피는 이유는 NS용 미국판 영어사전들의 특색은 뻔해서이다. headword, 발음기호, 어원, 정의, 동의어면 끝이다. 결국 NS 영어사전에서 그 나마 특색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어원 정보의 충실함이다. 이 외에 뭘 넣겠는가. 모국어 집단에서 모국어 사전의 기능은 어디나 간과되는 게 특징이다. 그나마 어원을 가지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다. 위치를 옮기고 표시를 달리 하고.

10. 국어사전이 베스트셀러

그래도 영미권과 한국의 사전 이용 문화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New York Times Book Review의 non-fiction 분야의 1위는 항상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이다. 그것도 한 두 주가 아니라 몇십 주 계속 그런다. 모국어여도 영어를 사회 속에서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특히 글을 쓰는 것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영어사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또 영어의 특성 때문에 스펠링 틀리는 것에 대한 노이로제가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포르노 잡지라도 오탈자가 별로 없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교통, 통신, 수송 수단의 발달과 개방으로 NS 사전도 미국이나 외국의 외국인들에게 많이 팔려나가면서 그런 상업적 이익이 NS 사전에도 원래는 전혀 상관없던 기능을 넣게 하고 있다. 어떤 사전에는 예문까지 등장하고 있다.

11. ESL 영어사전 vs. NS 영어사전

그러나 역시 영어권 환경에서 유리된 학습자들에게는 이러한 NS 사전만 보는 것은 해악을 부른다. 정의의 차이나 어원정보 파악을 위해서만 봐야지 productive skills를 키울 수 있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 것이다.

Merriam-Webster 시리즈를 필두로 한 미국계 NS 사전과 영국의 The New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NODE) 를 비교하면서 미국의 다른 사전에서 다루어지는 어원 정보의 문제를 분석해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영어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려면 영어 단어에 대한 문화인류사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어원 지식은 지극히 중요한 것이다. 어원은 종종 깊은 어휘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2. Newbury House의 장점

Heinle & Heinle에서 나온 The Newbury House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NHDAE) 는 learner dictionary의 불모지이던 미국에서 나온 사전이다.

최근에 미국에서 몇 가지 ESL 사전이 출간되고 있는데 영국계 ESL 사전의 세계 석권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 요즘 나오는 영국 ESL 사전들은 리서치를 바탕으로 아주 잘 만든다. 게다가 Longman 사전 같은 경우는 American English 전용으로도 만들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으리라.

NHDAE는 발음기호인 transcription을 한국사전에서 흔히 보는 IPA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를 채용하고 있다. 기존의 미국에서 나오는 Merriam-Webster 등의 NS용 사전들에 나오는 초보자들이 질겁하는 미국식 발음기호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이다.

NHDAE는 또 한 가지 특색이 syn.로 나타내는 동의어를 조금이나마 단어마다 달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thesaurus가 저렇게 많이 쏟아져나오는 마당에 여기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동의어를 모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동의어이든 headword이든 제대로 사용을 못 하는 게 문제이다.

NHDAE는 이전의 미국사전에는 콧배기도 안 보이던 [U], [C] 표시를 넣었다.

13. Newbury House의 결정적인 단점

그런데 결정적으로 WSP의 표시가 거의 없다. 내가 이 사전을 둘러보면 WSP에 대한 감각이 사라진다. WSP가 전혀 두드러지지가 않으니까. 예문에서 일부 나타나는데 학습자의 학습 효과에서는 상당히 열세이다. 사전 전문가가 아니라 이젠 여러분이 봐도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특색 하나는 NHDAE가 내가 전에 쓴 현재형 과거형 등의 동사 활용형인 -s, -ing, -ed 등을 많이 표시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전은 가장 많이 헷갈리는 순서로 -ed, -ing, -s 순으로 배치했는데 이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동사의 과거형 특히 불규칙 과거형은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EFL/ESL 사전에서 이것은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법칙이 문제가 아니다. 학습자들은 항상 이런 동사변화를 옆에 두고 봐야 한다.

NHDAE는 여기에 CD-ROM 버전을 붙여서 판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WSP 표시가 없다는 점에서 NHDAE는 추천할 만한 사전이 아니다. 지금 미국에서 나온 ESL 사전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다음에 시간 나면 미국의 ESL 사전을 따로 분석을 해야겠다.

14. NS 영어사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렇게 보면 NODE는 대형사전으로서는 상당히 좋은 사전이다. Merriam-Webster 시리즈를 비롯한 미국계 NS 사전들은 영어학습자들의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끼칠 사전이다. 영어를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습 정보는 거의 없다. 그러기 때문에 알찬 어원 정보를 빼면 이전에 한국에서 많이 나온 독해용 영어사전과 그 형태가 비슷하다.

학습용 ESL 영어사전과 NS용 사전의 사용은 이렇게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영어의 사용 영역이나 규모가 매우 커지면서 여러 가지 전문 영어사전이 필요하게 된 이 시대의 변화와도 관계가 있다. ESL 전문 영어사전이 나오게 된 것도 그런 전문성의 대두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각해보라. 남이 생각하고 개발해낸 것을 보고 이제야 말하는 것은 쉽지만 이전에는 그런 사전을 만들 생각이나 했는가.

8 # 영작문과 사전에 대한 고찰[ | ]

1. 영작과 한영사전

영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게 무엇일까? 서베이를 해보면 더 정확한 데이타가 나오겠지만,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이 영작 훈련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은 역시 한영사전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초보자들이 가장 먼저 준비하기 마련인 이중언어사전인 한영사전을 자신의 옆에 두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일까?

영작을 하는 영어사용자나 학습자의 영어능력별로 필요한 정도가 달라지지만 한영사전은 처음부터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안 좋다는 결론이다. 영작은 전적으로 영어로만 (생각조차도!) 글쓰기를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단어를 단순 비교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2. 유학생의 번역

한국에서 유학을 간 사람들은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조차도 가장 시달리는 게 에세이를 쓰는 것이다. 사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조차도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비판적인 그리고 논리적인 구조 구성을 해야 하는 일이 무척 머리 아플 지경인데 영어 자체가 안 되는 이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academic writing은커녕 영어로 글 쓰기라는 간단한 학습과정조차 가지지 못한 초기 한국인 유학생들이 선택하는 방법이 어쩔 수 없이 그 시점에서 자신의 머리속에서 유일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다. 한글로 먼저 쓴 다음 (사실 난 이게 더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영어로 번역을 하는 것이다.

한글로 쓰여진 글을 영어로 옮기는 영역을 해 보면 가장 많이 느끼는 게 한글을 쓰는 행태가 더 이상 개판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기초적인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그렇다고 치고 주어를 짐작할 수 없는 주술구조의 '문란'에다가 논리도 엉망이라는 것이다. 이것도 소위 글을 쓴다는 이들이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모국어를 객관적으로 비판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외국어를 하나라도 더 하는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는 것과 같다.

3. '영역'인데 이해가 안 된다

한글로 쓰여진 에세이를 영역했을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은 단순하지가 않다. 먼저 영미인이 그 글을 읽고 복잡한 논리를 이해하겠냐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한글로 쓰인 글을 영문으로 보통 실력으로 옮기면 논리적, 의미론적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단순한 단어의 치환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어지는 의미구조나 논리구조가 연결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내 생각으로는 영역을 했을 때 영문으로 원래 그 한글이 의도한 의미가 전달된다면 한글로 쓸 필요도 없는 영문작성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는 현실타파책이겠지만 영작 클래스에서라면 몰라도 언어학 관련 대학원이라면 참 교수들이 인내심 없으면 살인날 상황이라고 본다. 글을 읽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상황은 글 읽는 데 소모한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 속으로는 분노가 치밀게 만드니 말이다.

4. 영어사전의 향상

요즘 어떤 영한사전이나 영영사전을 보면 글쓰기에 대한 충분한 productive knowledge를 제공한다. 내가 앞서 사전에 대한 여러 글에서 충분히 언급했지만 이러한 점은 사전의 전문 영역에만 국한해서 말하더라도 큰 발전이다.

60, 70년대는 말할 것도 없고 80년대 및 90년대 초반의 사전만 보더라도 사전 편찬자들이 이렇게 야만적일 수가 있는가 하는 느낌을 가진다. 그 많은 세월, 돈 다 낭비하고 언어학습과 사전 사용에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를 전혀 깨닫지 못 하고 자기 한계와 소극적인 태도만을 견지한 기존 학자들의 무능함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영미인 사전학자들조차도 여러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을 시도한 것은 불과 최근 10년 사이의 일이다. 한국인 영어 관계 학자들이 영어사전을 '출판사의 일'로 애써 치부하는 무지몽매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일단 영어 자체로 영미인 학자들과 맞서지 못 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호도하는 핑계이기도 했다. 맞서지 못 하니 적극적으로 피한 것이다.

5. 영국계 ESL 사전의 일취월장

난 그런 점에서 옥스포드를 위시한 영국 사전 분야의 사람들이 가끔은 놀랍다. 잘 알겠지만 영국은 아직도 신분을 강조하는 사회이고 보수주의가 전체적으로 압도적인 사회이다. 더군다나 언어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이들은 보수적이게 마련이고, 단어를 조사하고 사전을 만드는 이들은 더욱 현실 유지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그러한 곳에서 현재의 OALD같은 사전에서 보이는 개선을 앞장서서 해내는 것은 고리타분할 수 있는 아카데미즘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한 예이다. 실제로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도 뭔가 새로운 생각, 새로운 비판을 항상 주문하던 대학원의 학풍이 영국 전체는 아니겠지만 많은 대학에서 이러한 발전을 낳고 있는 것이다.

요즘 영영사전이 너무나 잘 나오고 ESL 사전의 불모지이자 '무식꾼'으로 통하던 미국조차도 최근에 이 분야에서 영국 사전들의 석권에 자극받아서 Random House, Heinle & Heinle, Houghton Mifflin 등이 주도적으로 ESL 사전을 출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연구 관록의 차이가 분명하다.

OALD같은 사전을 보면 영어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productive knowledge가 잘 정리되어 있고 그러한 것들이 눈에 잘 띄도록 시각적인 레이아웃까지도 주도면밀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게 나타난다.

6. 영작과 defining words의 거리

곁들여 말하건대, 사전학자로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텍스트 데이타가 대량으로 유통되는 시대라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로 조금만 개선을 해도 사용자들이 텍스트 데이타를 인식하는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다.

영영사전에서 3천여 단어 수준의 defining words가 사용되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결과를 동시에 낳고 있다. 영영사전의 사용자층을 확대하려는 상업적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외에는 defining words를 그렇게 제한해야 할 필요는 없다. 어휘에 대한 다양한 무제한 접근이 차단되는 controlled education이 되는 격이니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어휘량 한정'에서 비롯된 표현력의 부족이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하면 '작가' 되기는 틀린 것이다. 학습 단계에서 어휘를 이런 식으로 제한해서 배우면 그 언어를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영역에서조차 한정된 쉬운 말만 반복하는 습관이 길러질 것이다.

어쨌든간에, 영영사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또는 다른 재산과 함께 상속받은 학습자들이 영영사전을 가볍게 품에 안을 수 있게 만든 것은 위에 언급한 상업적인 의도 외에도 (수준이 한정된 영어 능력자를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하려는 교육제도의 목표가 있다면) 일면 성공적인 것이기도 하다.

7. 영작과 한영사전의 함정

영어로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한영사전을 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영작능력이 전혀 강화될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한영사전은 주 기능이 영역을 할 때 모르는 특정 단어나 전문 용어를 검색하는 기능으로만 국한되어야 한다.

만약 OALD에서 보이는 WSP나, count/uncount noun, V/VN같은 영어의 생산적 활용 지식을 습득하지 못 하고 문장이나 표현 자체를 몽땅 얻어내려는 시도는 영어를 전혀 모르는 이가 임시방편으로 찾는 태도여야 한다. 그런데 학습자가 이런 식의 학습을 일삼거나 가르치는 사람이 학습자에게 이런 식의 시도를 할 게 뻔한 영작 과제나 영작 학습 과정을 강요한다면 영어교육의 역사에 또 하나의 무식한 행태를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8. 영어교사와 안목

영어교사의 가장 큰 몫은 사전을 보면 알 수 있는 지식을 읊조리는 게 아니다. 한국의 영어교육에서는 더욱 그렇다. 각론이 아닌 개론적인 지식과 심오한 통찰력으로 전체적인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고 어떤 방법론을 채택해야 하는가 등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주는 것이란 말이다. ELT 전문가라면 이것은 당연한 소임이고 그러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 영어교사들이 영작을 지도하든 뭐든 수행평가이니 하면서 (도 닦냐?) 계량화된 결과로 학생들을 강제하려는 시도가 영작 교육의 실패를 이미 예고하고 있다. 전체 시스템이 그러하다면 학교의 일개 영어교사가 시스템을 바꿀 힘이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또 다시 입시다. 입시가 거론되지만 난 여러분들에게 바둑으로, 얼굴로 심지어 도둑질로(?) 대학에 가는 것도 받아들이는 사고의 다변화를 이루라고 권하고 싶다. 결국 여러분이 여전히 대학입시 때문에 영작문을 해야 하는 것도 그 놈의 영어, 수학 독재 때문이다. 일단 전체적으로 영어, 수학의 관성적인 그늘에서 벗어나야만 영작을 시험이 아닌 필요해서 스스로 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가 있는 것이다.

9. 영작과 의미 분류 사전

영영사전과 더불어 사용하면 말하기와 쓰기의 productive skills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Longman Language Activator같은 의미 중심 학습사전이다. 이런 사전은 ESL 학습자가 영어로 표현하려는 의미를 정리된 의미 중심으로 공급함으로써 의미에 바탕을 둔 체계적인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찬가지로 thesaurus가 필요하다. 원래 thesaurus는 영미의 작가들이나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어떤 의미 표현에 떠오르지 않는 어휘를 검색, 선택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사전이다. 그러나 난 EFL/ESL 학습자들에게 있어서는 thesaurus의 기능이 더 확대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EFL/ESL 학습자들은 thesaurus를 사전과 함께 사용하면 이는 미처 알지 못 했던 영역에 있는 어휘를 확장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단어를 하나의 의미를 최소공유인자로 해서 추가 검색하려고 하거나 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Random House Word Menu를 보면 한국의 학습자들이 어원 이전에 단어 습득의 최초의 방법론으로 삼았던 유어 분류법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즉, spring, summer, fall, winter를 따로 떼어서 익히는 게 무의미하듯이 하나의 '공통적인 의미' 요소를 통해 분류해 모아놓은 어휘들이 인간의 언어 사용 원리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The Random House Crossword Puzzle Dictionary (2nd Edition; 1994) 같은 것을 보면 물론 crossword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지만 특정 키워드에 대한 관련 사실을 가능한 한 많이 분류해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Random House Word Menu는 이러한 분류를 극대화한 것인데, 특정 분야의 어휘 증대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

이러한 동의어나 유어사전의 이용은 count/uncount 외에는 문법적 제약이 거의 없는 단순한 의미를 기준으로 한 확장이 많기 때문에 필수 어휘를 바탕으로 한 확대만이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해준다. 즉 영어의 essential words에 대한 충분한 문법적 이해가 없이는 '한 단어 영어 사용자'로만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10. 어떻게, 얼마 만큼, 누구와

어느 영어 기법의 학습이나 그렇지만, 영작을 배울 때는 잘 이끌어줄 수 있는 능력자가 옆에 있으면 최상일 것이다. 언어는 결국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고 인간 사이의 interaction은 어느 다른 것도 대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준다.

처음 영작을 시작하는 사람은 일단 많이 써보아야 한다.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장애는 영작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사회적 가치와는 별개로 외국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쓴 것을 인터넷 등을 통해서 자신 있게 그리고 '평이하게' 공개할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도 무척 좋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언어는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분위기와 자신의 행위 자체에 정신적으로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인터넷이 익명을 보장할 수 있으면서도 불특정 다수와 디지털 접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touch에도 있지만 언어적 접촉은 소리가 주된 것인 만큼 인터넷의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면 커뮤니티 문화를 통해 얼마든지 따뜻한 감성과 이성의 결합을 통한 언어 학습과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잘 보여주고 있다.

11. 수정과 영작의 관계

인터넷이나 스터디 그룹을 통한 그룹 영작 학습을 하는 경우에 주의해야 할 것은 집단적 영작 학습을 하는 경우 명확한 능력과 포괄적이고도 심오한 식견을 갖춘 이가 그룹을 이끌거나 도움을 주는 체제가 아니라면 커다란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같은 수준의 사람들끼리만 비슷한 수준의 글을 쓰는 것을 계속하면 그 기간과는 관계 없이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영작은 어느 정도 공개적, 집단적 글쓰기에 적응하게 되면 반드시 수정의 기회가 있어야 하며 지금까지 영작에 있어서 수정이라는 방법보다 더 낳은 방법은 아직 없어 보인다.

수정은 개인이 글을 심혈을 기울여 쓰면 쓸수록 그 '대비'의 효과는 극적인 게 사실이다. 특히 수정을 하는 사람과 수정을 수용하는 사람 사이에 interaction과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영작 능력 향상의 기초이다.

12. 영작학습의 디지털화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컴퓨터나 인터넷같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영작학습의 패턴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앞으로 크게 주목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corpus linguistics 분야의 발전과 그 결과의 영향으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에딘버러대학같은 곳에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학부생들의 에세이의 패턴을 일정한 DB로 분석하여 표절혐의를 적발하는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등이 저작권이나 표절 등에 노출되어 있다고 혹자들은 말하지만 역으로 DB를 이용한 검색 기술의 고도화로 그 반대 현상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여간에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면 영작문 교육에 큰 혁신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CE에서도 이미 부분적으로 실행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 청취와 더불어 영작을 프로그램을 통해 전면적으로 할 수 있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도록 기획을 하고 연구 중이다.

수정까지도 이야기가 되었지만 사실 영작 교육이라는 것은 잘 알다시피 시간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수정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학습자로 하여금 놀라움의 충격을 주기도 하고 학습자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지대함에 추가 학습에 대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13. 영작 수정의 혼란

그런데 수정을 일정한 형식이 없이 아무렇게나 표시해주는 것은 영작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학습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학습자의 절대 이해 허용량이 넘치면서 표준화가 되지 않은 코드의 사용은 각종 영어사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작 수정으로 인한 feedback의 수용 단계에서 혼돈을 초래하게 된다. 즉 영작 학습자가 정리되지 않은, 남발된 수정 신호등을 따라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사전에서 사용되는 심벌이나 코드 뿐만 아니라 영작의 수정에서 사용되는 코드는 매우 단순하게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는 학습자가 영작문 자체의 내용보다도 코드의 해석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은 본말의 전도이기 때문이다.

14. 영작에서 청취의 약화

한국인들의 영작 교육에서 가장 우려하는 게 무엇인가 하면 청취의 약화이고 그로 인한 회화 능력이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 문제는 한국의 영어교육이 틈만 나면 '편식'을 하는 습관 때문이다. 항상 시험을 의식하면서 영어를 학습하다보니 영작이면 영작만 하고 청취면 청취만 하는 악습관이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CE에서 청취와 영작을 결합함으로써 영작에서도 언어습득의 요체인 '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15. 영작과 reading

영작을 하는 데 있어서 기초적인 언어의 용법, 패턴과 의미 그룹에 익숙해지고서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스타일이고 논리이다. 논리의 문제는 철학적 비판적 사고 능력과 경험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광범위한 reading을 필요로 한다. 신변잡기식으로 자유로운 주제로 쓰려는 사람은 extensive reading을 해야 하겠고, 특정한 전문 분야에 대한 글을 쓰려면 그 분야에 대한 intensive reading이 당연히 요구된다. 그렇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머리가 텅 비어서는 쓸 수 있는 소재나 내용도 없듯이 평소에 주기적으로 습관적으로 읽는 양태가 몸에 배어야 한다.

반드시 영어로 글을 쓰기 위해서만 reading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reading을 통해 쌓인 관록은 글쓰기에 그대로 투영되기 마련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의 조직과 배치가 끊임 없이 계속되는 과정이다. 글을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사람은 말로 하는 것도 조리 있게 하는 습관이 생긴다. 허무맹랑한 소리가 나오는 것을 스스로도 용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6. 일상적인 reading의 필요성

평소에 읽는 것은 신문, 잡지 등을 비롯한 일상적인 것이 있는가 하면 소설같은 조금은 더 전문화된 분야로 나아가게 되고, 결국 자신의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전공 분야가 되는데 이는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직업적 성공이나 개인적인 열정의 실현같은 동기부여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개인의 특정 분야에 대한 reading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이다.

예를 들어 ELT같은 분야만 하더라도 이미 나와 있는 책, 저널 등이 많고 그러한 것을 계속 읽고 이해하고 비판적인 안목을 키우는 것은 전문적인 식견을 통해 영어 학습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다. 그 외의 나머지는 이제 자신의 역량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reading을 꽤 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영작 훈련을 받지 못 해 제대로 된 글쓰기로 연결되지 못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보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읽기를 바탕으로 쓰기를 하면서, 청취를 통한 소리 접촉을 유지하고, 쓰기에 동원된 생산적 언어지식을 가지고 말을 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한 점은 reading의 경험과 그 축적은 writing의 과정에서도 언제든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17. '작은' 일상적 영작

앞에서 공개적인 글쓰기가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강조했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개인적 경험으로 끝날 때도 많다. 요즘 사람들은 개인 스스로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일기나 메모 정도가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영원히 볼 수 없는 글일지라도 일기를 영어로 써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일기도 규칙적으로 쓰기 힘든 것은 한글도 마찬가지라 시간이 될 때마다 경험을 자신만의 영어로 자유롭게 기록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글의 수정이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큰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으나 영작력의 향상도 어느 정도의 임계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알게 모르게 한다는 것이다.

내가 더 선호하는 것은 일상적인 개인 메모를 모두 영문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일기보다는 더 일상적인 행위라 일상 속의 영어 표현에 대한 궁금함을 자극하고 또 결과적으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컴퓨터이든 포스트잇이든 메모 정도는 항상 영어로 함으로써 영어로 표현하는 것을 일상화하는 것이 의외로 큰 역량을 낳는다.

이런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도 영어로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업무와 관련해서는 보고서나 에세이 등도 응당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영작은 일단 한 번 해 보면 경험을 통해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어떤 주제든지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로 글을 구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18. 소극적인 공개 영작과 '글 쌓기'

다시 공개적인 글쓰기는 소극적 공개적 글쓰기를 언급하자면,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게시판에 영어로 글을 쓰거나 영어로 채팅을 하거나 영문 이메일을 주고받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를 영어채팅으로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ephemeral하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는 것과 별 의미 없이 시간 때우는 식으로 채팅을 하는 식이 있다. 그런데 채팅은 나도 이전에 했지만 즉흥적인 영어 표현 능력을 유지하는 기능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남는 글이 없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쌓이는 결과물'이 없어서 무척 아쉽게 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자신의 정리된 영문 글을 올릴 수 있다면 또 다른 느낌과 업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고 그러한 글모음은 공개된 자신의 모습과 글쓰기 활동을 확인시켜주고 재차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자신이 한 영문 글쓰기의 결과물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성취감을 안겨주고 노력과 의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한다면 이메일이나 채팅같은 소극적 공개 글쓰기보다는 게시판 등에 글을 모으는 것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하다. 결국 글은 개인적인 용도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19. 전문 분야 영작 능력

이글에서는 영작문 학습의 개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영작 능력을 전문적으로 기르려고 하는 이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를 정해 폭 깊게 공부한 후 저작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에서 영어로 글 쓰기는 사회 전반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전문 분야에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여러 가지 팔방미인으로 관심을 두고 하면 두각을 드러내기는 무척 힘들다. 영작문 능력을 전문화하는 것은 일상적인 내용을 다 쓸 수 있지만, 또한 특정 전문 분야에 관한 글을 경쟁력 있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통 이상의 큰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20. 글의 스타일

한글도 그렇고 영문도 그렇고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긴다. 물론 글쓰기를 오래 많이 하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어휘, 문장 구조, 논리 전개법 등이 기울어지면서 그 사람의 글의 특색이 굳어지게 마련이다. 내 생각에는 논리를 넘어서 이런 개인적 글의 스타일이 드러나면 이미 영작문의 마지막 단계까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21. 영문의 논리와 나만의 글

좋은 논리를 영어로 구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비판적 사고와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영어 능력이 있다고 해도 개인만의 독특한 가치관과 비판적 안목이 글에 투영되어 있지 않으면 그 논리는 힘이 없다. 무엇보다도 논리적 설득력과 정당한 근거에 바탕을 둔 비판적 주장이 없는 글은 힘이 빠진 글이어서 상대방이 읽어내는 데 인내심을 요한다. 나부터도 그런 글은 읽기에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는 한글에 비해 문맥의 가리키는 바가 애매하면 금방 드러나고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영미권의 언어에 반영된 그러한 언어문화적 특색을 제대로 이용하면 이익을 낳을 수 있지만 그러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 하면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남기게 될 것이다. 결국 영문 글쓰기의 요체는 자신만의 글을 쓰는 것이다.

9 # Big Four 영영사전 비교 연구 분석 1: COBUILD[ | ]

1. 학습용 영어사전의 분석

1.1 왜 사전 분석이 필요하나

최근 들어서 한국인들이 영어학습에 투자하는 관심, 시간, 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분명히 이상 과열이라 부를 수 있는 최근의 한국 사회의 영어 학습 경쟁 분위기 속에서 이전에는 관심이 덜하던 이들까지도 덩달아 '영어 전쟁'에 나서게 만드는 판이다. 이런 상황이라 영어 학습의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하는 영어사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영사전 등의 원어사전의 시장성이나 그 효과에 대한 기대가 또한 점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한국에서는 국내에서 출간된 영어사전을 비롯한 각종 사전이나 외국에서 수입된 원어사전에 대한 검증이나 분석 비판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내가 쓰기 시작한 사전 비평 분석이 거의 다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각 수준의 학습자들이 원어사전에 지출하는 비용이 얼마인데 이런 기초적인 검증 데이타나 글이 없다는 것은 연구 문화에서 창피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요한 작업을 출판사나 수입사 등의 당사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맡겨 두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2 한국 시장의 주요 EFL/ESL 사전

그래서 CE는 일련의 영어사전 연구 분석 비평의 글에 더해 최근에 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 6th Edition),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3rd Edition),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CCED, 3rd Edition), Cambridge International Dictionary of English (CIDE, 1st Edition) 등의 대표적인 영국산 영어학습용 사전 Big Four에 대한 비평 검증 계획을 세웠다. 이제 그 비평과 분석을 공개한다.

이번 연구 분석 비평 작업에 즈음해 Big Four 중에서 새로운 판이 나온 것은 OALD(6판)와 CCED(3판)이다. 먼저 최근에 한국의 영어학습자들에게 부각되고 있는 CCED부터 다룬다.

2.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CCED)

2.1 CCED의 정의와 예문 수정

CCED은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코빌드 사전 시리즈를 만드는 영국 버밍햄대학교의 싱클레어 교수가 자랑하고 사수하려고 하는 real examples를 일일이 다듬고 바꿨다. 코빌드 사전의 핵심을 뒷받침하는 구어 문어 사용 정보의 집합체, 즉 코퍼스인 The Bank of English의 양이 그 사이에 4억 단어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래서 사전 편집자들은 그 사이에 생겨난 더 좋은 예문으로 기존의 구식인 것을 교체하였고 定義도 부분적으로 수정했다.

CCED에서 사전학자의 눈으로 볼 때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그 가치가 아깝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역시 definition 부분이다. 왜냐 하면 이 부분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는 사람은 그 표제어의 정의 부분이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CCED의 표제어 정의는 KWIC(Key Word in Context)라는 방식으로 만든 최초의 사전이다. 물론 이 특징은 여전히 코빌드가 가장 내세우는 업적이기도 하다.

2.2 CCED의 정의가 의도하는 것

CCED의 정의는 표제어가 실제로 쓰이는 패턴에 맞게 만들려고 했고 예문도 수많은 자료 중에서 의미뿐만 아니라 한 표제어의 구문적인 쓰임이나 연어 관계 등에 가장 '전형적인' 예문을 코퍼스에서 선택하여 넣은 것이다. 물론 사전 편집자들이 하나 하나 보고 그 의미나 문맥, 어구 등을 검토하여 각 위치에 넣은 것이다. 이런 일은 lexicology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휘의 사용과 語義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정도로 사전을 만드는 능력을 보면 한국의 사전 편찬자들은 갈 길이 까마득하다.

CCED의 표제어를 포함하여 서술하는 형식의 정의는 장단점이 있지만 최근 Chambers Essential English Dictionary에도 채용되었다. 이 정의의 형식은 back chaining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back chaining은 회화를 가르칠 때 학습자들에게 긴 문장의 끝을 일부에서 전체로 늘리면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front chaining으로 반대 방향으로 할 수도 있다.

2.3 CCED는 front chaining + paraphrasing

그렇지만 코빌드의 정의 형식인 If you identify someone or something, you name them or say who or what they are. 처럼 말하는 것은 몇 가지 장단점을 낳고 있다. 먼저 장점으로는 사전 편찬자들이 의도한 대로 정의의 예문화다. 정의 안에 identify라는 동사가 실제로 쓰이는 주어 목적어 관계 등의 구문 구조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위에 나오는 정의는 일종의 동어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paraphrasing과 의미적인 front chaining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여기서 front chaining이라고 하는 것은 다음의 이유 때문이다. identify라는 표제어가 편집 구조상 바로 위에 나오고 그 표제어를 바로 다음에 나오는 정의 영역에서 구문 형태로 다시 반복하고 있다. 이는 identify라는 동사의 의미를 중심으로 구문의 형태(If you identify someone or something)를 먼저 나타낸다. 그 다음 paraphrasing의 원리로 identify를 설명하는 다른 단어를 통한 의미 반복(you name them or say who or what they are)을 보여 준다. 즉 코빌드의 정의는 front chaining과 paraphrasing의 기법을 밑에 깔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형식의 효과는 무엇인가?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것을 영어 학습의 왕도라고 믿는 학습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사전이라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외우는 게 옳은 것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CCED의 편집진은 2,500개의 사전 정의용 어휘만으로 '선생님이 설명해 주는' 형식으로 풀어진 쉬운 정의 자체에는 그 단어를 문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도 들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내가 앞에서 말했지만 '문장을 그냥 다 외우는 게 좋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그 믿음의 한계 내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2.4 CCED의 extra column의 딜레마

또 문장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습자가 이 사전을 사용한다면 extra column의 문법 정보는 여전히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왼쪽에 나란히 위치한 정의와 예문 자체가 extra column에 나오는 약호로 된 문법 정보를 해당 구문에 대입해서 비교 이해할 수 있게 도와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방금 말한 대로 초보자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 문법 구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학습자들에게는 어떠한가? 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무수히 경험한 학습자들의 실례를 말하고 싶다. 과연 중급 이상 학습자들이 CCED의 paraphrasing형 정의를 얼마나 기억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이다. 만약 학습자가 참조한 단어를 모르는 경우라면 뜻 외에도 구문 정보까지 동시에 파악하고 기억까지 할 수는 없다. 거의 잊어 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한국인 학습자들의 사전 보는 습관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CCED의 paraphrase 형식의 정의를 보면서 오른쪽의 extra column의 문법 정보를 정의 문장 안의 구문 형식에 넣어서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학습자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물론 실제로는 그런 정의 내의 '構文' 정보의 기억이 문제가 아니라 찾은 표제어의 의미도 기억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는 학습자들 스스로가 잘 아는 것이다.

2.5 사전은 알아도 보는 것이다

CCED의 편집자 싱클레어는 그래서 이것을 의식하고 새로운 사전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한 번에 알 수 있는 사전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학습자는 자신이 단어를 알고 있더라도 사전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EFL/ESL 학습자들은 영어에 대한 완벽한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거의 예외적인 경우에만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 중에서 의미, 철자, 발음, 구문 정보 등을 안다고 다 아는 게 아니고 학습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 정보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전을 찾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100% 이해하고 그에 동의하는 바이다. CCED은 한 마디로 만든 이들의 노력 때문에 잘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이들의 노력도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용하기에 결코 만만한 사전이 아니라고.

2.6 문법 약호 vs. 학습자의 심리

나중에 위의 주제로 돌아가고 이 시점에서는 이 문제를 언급해야겠다. CCED은 내 논문에서도 지적한 것이지만 다른 사전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형식은 문법 정보를 따로 모아서 담고 있는 extra column이다. 난 이렇게 정보를 분류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분류하려는 의도 자체는 좋아한다. 먼저 이 extra column을 편찬자의 의도 만큼 잘 이용하려면 저 앞 페이지 소개편에 있는 문법 약호 설명을 자세히 읽어야 한다. 당연히 한두 번 읽는다고 다 이해하거나 기억되면 천재라고 해야겠다. 물론 여기까지는 영어를 좀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약호 이전에 그 단어들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은 초보자들은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사전 이용자에 대한 조사를 살펴 보면 사전에 대한 앞 부분의 사전 설명을 읽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사전 편찬자들은 간과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 앞부분의 문법 약호의 정보를 완전히, 아니면 적어도 80%라도 이해하지 못 하면 이 사전은 보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약호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 extra column이 '눈에 보여도 눈에 안 보이는' 그런 사용자들이 된다.

더군다나 이 문법 약호는 한 번에 이해하거나 기억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 자꾸 앞쪽을 참조해야 하는데. 아뿔싸 나도 그걸 반복하다 보니 이전에 한국의 학습자들이 영영사전 처음 볼 때 말하던 게 생각난다. '단어 찾다가 또 다른 단어 찾게 되잖아!' 문법 약호도 사용자가 모르면 자꾸 찾아야 하는 단어같은 존재일 뿐이다. 물론 이 문법 약호 참조의 기회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자꾸 찾으면 사전에 익숙해지고 결국 더 나은 수준의 학습자로서 그 사전이 의도하는 효과를 모두 누리겠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한국인 학습자들의 사전 사용 실태를 잘 아는 전문가로서 생각할 때 좀 의아하다.

2.7 약호의 위치는 나아졌다

그런데 1995년에 나온 코빌드 2판이나 지금의 3판을 대하는 이들은 비교를 통해서 감사의 기회를 갖자. 1987년에 나온 1판을 찾아 보면, 이 문법 약호가 어디에 있냐면... 지금처럼 앞에 한 곳에 저장해 놓은 것도 아니다. 알파벳 순서로 사전 안에 넣어 버렸다. 즉 supp가 무엇의 약호인지, 어떤 역할을 맡는지 모르겠다 또는 기억이 안 난다 싶을 때마다 그것을 찾아 보아야 하는데 이게 모두 각각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사전의 곳곳에 '분산되어'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는 것이지만 그때는 이렇게 '야만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데 2판, 3판에서도 이렇게 약호를 앞에 모아 놓은 게 과연 최선일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약호들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해도 정의 문장과 extra column의 문법 정보 약호를 대조해 보는 일을 신중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하지 않으면 영어의 구문론적 지식의 축적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OALD, CIDE, LDCE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차이는 크게 다르게 보인다. 뒤에서 각 사전에 들어가서 사전별로 분석하도록 하겠지만 OALD와 LDCE같은 경우는 이 문법을 설명하는 형식이 또 독특하다.

2.8 CCED는 초보자 사전이 아니다

다시 돌아와서, CCED의 초창기 편집자 싱클레어는 이 3판에서도 real example과 예문 역할도 수행하는 정의 문장 부분에서 문법 기호들이 눈을 복잡하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extra column에 전원 '분리 수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나도 사전학자로서 그 의도는 아주 소중하게 받아들인다. 학습자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사전을 사용하게 하려는 좋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노력도 어디 보통인가. 그런데 extra column의 문법 정보는 앞에서 말했듯이 접근 자체가 쉽지가 않다. 종류도 상당히 많을 뿐더러 약호를 먼저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만만치가 않다. 더군다나 중급 학습자 이하는 약호의 이해도 쉽지 않은데 그 약호로 이루어진 extra column을 이해하고, 다시 정의 문장을 대조하면서 의미와 구문 정보를 동시에 수용하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학습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그래서 이 3판에는 for Advanced Learners라는 표현이 붙었다. 그런 이해에서 붙인 것이라면 아주 '적절한' 시도라고 본다.

나는 싱클레어가 앞에 말한 대로 사전은 한 번 보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안다고 해도 아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야 한다는 말이 바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쓴 것이라고 본다. 사실 나같은 전문가가 보기에 CCED은 '놀라운' 사전임은 틀림 없다. 사전 만드는 과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 잘 아는 마음으로 말하는 것이다. 모르면 쉽게 만드는지 어렵게 만드는지 밥인지 죽인지 이해가 되겠는가? 그래서 이런 장점과 단점을 다 이야기하는 것이고 이는 뒤에 내가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의 사전 이용에 대해서 한 가지 내 놓을 조언과 다시 연결되게 된다.

2.9 CCED의 '파격' 하나

CCED의 본 항목의 특징은 의미란에 품사별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도 대단한 이탈이다. 아직 다른 사전들은 품사별로 의미 항목을 완전히 구분하고 있는 데다가 그 아래에 다시 의미별 소분류까지 추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당연히 CCED처럼 '한 표제어의 모든 관련 의미는 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뭉뚱그려 놓으면 그 의도와는 달리 학습자들은 그게 동사인지 명사인지 기억이 '난장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싱클레어가 계속 고집하는 것 같은데 EFL 학습자들의 실태를 좀 더 들여다 보기 바란다. 과연 학습자들의 뇌가 그렇게 스스로 알아서 쉽게 기억을 하는지 말이다.

두 진영 중 하나는 틀린 것이다. 물론 난 CCED가 틀렸다고 본다. 싱클레어는 '의미를 한 군데로 묶는다'는 주장은 한 표제어 영역 안에서만 생각을 한 것이지만 학습자들의 '혼돈'은 사전 전체 영역에 대한 느낌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전 덮으면 이게 그것인지 저게 그것인지 생각도 안 나는 게 실제로 겪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사전은 데이타가 많아지면 분류해야지 합치면 이해와 기억 과정에 어느 정도는 혼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 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2.10 CCED의 늘어난 어휘

CCED의 주요 변화 또 한 가지는 어휘 수가 110,000으로 상당히 늘었다는 것이다. 1판의 어휘 수가 70,000, 2판의 어휘 수가 75,000이었으니 상당히 늘린 것이다. 이 변화는 CCED가 영어 학습사전에서 어느 정도는 reader용 사전의 기능까지 하도록 이번에 큰 변화를 꾀한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수록 어휘 수에 대해서 한 마디 짚고 넘어가야겠다. 최근까지도 한국에서는 사전의 '유일한 평가 기준'이 바로 수록 어휘 수였다. 지금도 이렇게 사전을 고르는 이들이 많다. 물론 뭐가 뭔지 모르는 시절에 하던 습관이 그대로 있다. 그런데 ESL/EFL 학습자에게 단어가 10만 단어 이상 들어 있는 게 과연 무조건 좋은 것인지는 뒤에서 나의 조언과 함께 다시 이야기하겠다.

2.11 CCED 본문 항목의 '섹션화'

사전의 편집 형태 면에서 볼 때 CCED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다시 정의 문장과 real example에 대한 배려이다. 이번에 전문 편집자들이 새로 고치고 다시 쓴 이 부분이 사전의 중요한 부분인 것을 의식해서 더욱 쉽게 그리고 확연하게 보이도록, 한 가지의 정의 문장과 해당 예문이 들어간 각 단락을 섹션화해서 그 단락 앞의 경계 표시 번호를 네모 상자에 넣어서 더 잘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예문도 이탤릭체로만 해 놓으면 잘 안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시작 부분에 입체형으로 두드러져 보이는 작은 네모 상자를 박아서 더 쉽게 구분하도록 했다. 물론 이런 것은 사전 편집과 도안의 기술이지만 이렇게 작은 변화만 추가해도 얼마나 쉽게 정보를 찾고 접근할 수 있는지 이젠 모두들 알 것이다.

2.12 없어진 것 하나

코빌드 사전 1판에서는 쓸 데 없는 정보가 하나 있었다. superordinate라고 부르는 단어들인데 car:vehicle의 관계에서 vehicle이 가지는 위치를 말한다. 1판에는 extra column의 동의어, 반의어 위에 이 정보가 위치해 있었는데 2판부터는 사라졌다. 물론 CCED의 3판에서야 알 필요도 없는 '역사'이지만 내가 첫 눈에 보았을 때 '이것은 무슨 할 일 없는 짓?'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전에 들어가는 생각도 꾸준히 바뀌는데 그 새로운 생각이 들어서기 전에는 그런 전혀 필요없는 정보도 집어넣는 일을 그때는 당연하게 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은 것이다. 사전은 편집, 분류의 기법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특정 수준의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우선적으로 접근케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2.13 좋아진 것 하나

extra column에 있는 정보 중에서 코빌드 2판 사용자들이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았던 (사실은 그 란 전체도 거의 안 본다) 네모로 쌓인 pragmatics라는 게 있었다. 난 물론 편찬자들이 이것을 왜 넣고 싶어하는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이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register 정도만 제공하면 되지 pragmatics를 삽입하니 글쎄 수긍이 안 간다. 물론 '볼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은 봐라' 하는 생각이라면 모르겠지만.

이게 문제다 싶었는지 CCED 3판에서는 드디어 각 단어마다 해당하는 pragmatics의 세부 정보를 직접 넣어 주었다. 네모 상자에 쌓인 emphasis, disapproval같은 항목이 보일 것이다. 바로 보이도록 써 주니 얼마나 필요하고 직접적인가. 이렇게 넣으니 어떻게 그 앞 판에서는 pragmatics라고만 표기하고 세부 항목은 저 앞의 목록을 '다시' 찾아라도 아니고 'pragmatics만 보고서 알아서 추측해라' 같은 짓을 할 수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전학을 하려면 이런 것 지나고 안다는 것은 이미 상당히 뒤떨어진 사람이다. 예측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pragmatics로 쓰다가 저 앞에 있던 emphasis 등을 단어 바로 옆에 보이게 한 것은 proximity의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extra column의 문법 약호가 '저 앞에' 유배지에 있는 것은 그래서 비슷한 문제를 낳는다는 말이다. 사전 찾기 또는 읽기는 '반복'이고 단순한 작업의 반복은 지겨움을 낳는다는 명제를 잠깐 잊은 것은 아닌지.

2.14 이거 여전히 실망스럽다

내가 CCED에서 실망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WSP (Word-Specific Prepositions)에 대한 saliency 효과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백 권의 사전을 모두 살펴 보고 일본계 사전까지 분석했지만 EFL/ESL 사전 중에서는 CCED가 가장 약한 편에 속한다. extra column에 표준으로 정한 작은 크기의 폰트를 지키려는 것인지 몰라도 with 등이 너무 작게 보이니 10만이 넘는 단어와 기능적으로 상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다른 사전의 항목으로 넘어가서 다시 언급할 것이다.

2.15 CCED의 강세 표시를 본받아라

발음기호에 대해서 한 마디 하자. 코빌드 1판을 기억하는 이들은 알지 모르지만 1판의 발음기호는 saliency가 가장 두드러졌다. 영어의 발음 기호를 학습자들이 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세의 위치이다. 영국계의 다른 사전들은 보통 강세 표시를 해당 음절 바로 앞에 표시해서 처음 보는 한국인 학습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 코빌드 1판에서는 지금의 CCED 3판에서도 여전히 강세 음절 아래에 밑줄을 그어서 인식을 향상시키고 있다. 난 이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고 본다. 원래 독일어 사전의 강세 표시가 해당 음절의 위에 줄을 긋는 것인데 그것을 원용한 것으로 본다.

코빌드 1판에서는 이에 더해서 강세가 있는 모음을 bold로 나타냈었다. 이게 아주 좋았다. 강세 모음 bold 표시가 없어진 2판, CCED 3판을 비교하면 1판의 saliency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이것을 왜 없앴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내가 보기에 이 정보는 중복이 아니다. 학습자들의 단어 강세 위치 파악과 기억 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더욱 일조할 뿐이다. 다시 되돌려 놓기 바란다. 다른 사전에 비해서 코빌드가 가지는 뚜렷한 장점 중에 하나인데 스스로 포기하다니!

2.16 중요하고 또 중요한 빈도 표시

CCED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단어 사용 빈도 표시이다. 한국계나 일본계 사전을 보면 표제어의 폰트 크기나 색으로 빈도를 임의로 표시한지가 이미 오래이다. 요즘 일부 사전에서는 정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뜻은 볼드체의 컬러로 표시해서 saliency를 높이는 사전들이 많다. 코빌드는 The Bank of English라는 코퍼스를 근거로 얻은 데이타로 분석해서 영어 단어의 실제 사용 빈도를 과학적으로 추려내었다.

중급 이하 영어 학습자들에게는 이런 saliency를 높이는 도구는 아주 필요한 것이고 '복음'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중요도에 따른 구분도 없이 10만 단어를 던져 주면 그 던진 팔을 물어뜯고 싶은 생각 외에 무엇이 떠오르겠는가. 그런데 한국계 영어 사전뿐만 아니라 영국계나 미국계 영어사전조차도 그런 빈도 표시도 없는 겁나는 시절이 불과 10년 전에만 해도 있었다는 것이다.

2.17 불과 2천 단어가 중요하다

CCED에 빈도가 표시된 어휘 중에 black diamond 다섯 개의 최고 빈도에 속하는 어휘는 680개이다. diamond 네 개의 다음 빈도는 1040개이다. 코퍼스 데이타에 따르면 이 frequency band 5와 4에 속하는 단어가 실제 사용 영어 양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내가 개발한 약형드랩 청취법의 이론도 여기에 일부 관련이 있다. 단어의 빈도 표시는 초판부터 꾸준히 붙이고 있는데 다른 영어 학습 사전 중에서 LDCE에서만 빈도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다.

2.18 full name에 집착하기

CCED을 다른 사전과 비교할 때 독특한 것 하나는 U/C 표시이다. 약호가 너무 많다는 생각에서인지 N-COUNT, N-UNCOUNT 형식으로 명사의 수량 특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난 불만이다. 사전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복잡하고 따분하다. 사전을 즐겨 보는 이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사전의 매우 중요한 특질이어야 한다. OALD도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C)OUNT 명사는 기본으로 해서 일부러 표시하지 않고 (U)NCOUNT만을 표시한다.

이분법은 종종 기억에는 편하고 직관적임에 틀림없다. 화장실 문의 남자/여자, 전원 스위치의 ON/OFF처럼 상대를 반드시 표시하는 관습에 젖은 것이겠지만 그런 환경은 접하는 데이타가 매우 적지만 사전은 오히려 데이타가 너무 많으니 탈인 것이다. OALD, LDCE, CIDE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한국계나 일본계 사전들이 모두 U/C의 약호만으로 쓰고 있다. 이런 게 아주 당연한데도 약호를 일부러 길게 풀어서 써 주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이런 수없이 많이 접하게 되는 상용 약호는 쓸 데 없이 길게 풀어 쓰고 extra column의 문법 약호는 되려 수없이 양산하면 결과는 피곤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OALD에서 다시 쓰도록 하겠다.

2.19 이렇게 줄여야 한다

작은 변화도 보인다. 이전 판에서는 In British English... 이렇게 길게 설명하면서 쓰던 것을 포기하고 [BRIT]처럼 바꾸었다. 두 말 안 해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알 것이다. 이런 것도 정의 문장을 길게 늘어뜨리는 것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다시 CCED의 extra column의 문법 약호로 돌아가서 할 말이 있다. 코빌드가 초판의 'V + O + O'에서 'V n n'으로 바꾼 것은 잘한 것이다. OALD도 이렇게 되어 있는데 실제의 문법적 순서 및 위치와 일치하기 때문에 인식 효과가 좋은 데다가 O라는 목적어의 개념을 빌릴 필요 없이 (즉, 약호나 용어를 하나 더 추가할 필요 없이) n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2.20 소분류의 장점 무시하기

CCED는 이번에 한 가지 더 개선을 해야만 했다. 코빌드 편집의 총 책임자였던 싱클레어는 이번에도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무슨 고집이냐면 CIDE나 OALD, LDCE가 모두 채택해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guide words같은 의미 소분류를 여전히 거부한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그는 '모든 관련된 의미는 한 위치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고집을 부렸다. 물론 이것은 크나큰 오판이다. 소분류를 만들거나 CIDE처럼 아예 소분류마다 표제어 하나의 위상을 부여하는 레이아웃도 사용자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

학습 사전에서 표제어의 의미를 보여 주는 대원칙은 어디까지나 의미의 빈도 순이어야 한다. 언어의 사용에 있어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 기준이 그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그 고집을 조금이라도 '속죄'하려고 그는 get같은 의미 항목이 매우 많은 중요한 표제어 앞에 LDCE에서 보이는 식의 길라잡이인 menu를 넣었다. 물론 그 기능은 LDCE의 signpost의 그것과 같다. 이렇게 일부라도 보충하려면 아예 CCED에 나오는 frequency band 1, 2의 빈도가 높은 단어들 모두에 의미 소분류를 넣었으면 좋았는데 별 중요하지 않은 '의미 집중의 원칙'에 집착하다가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다. CCED는 다음에 이 의미 소분류를 넣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21 초보자용 코빌드는 어떤 것인가

CCED는 전반적으로 볼 때 초보자가 보기에는 당연히 어려운 사전이다. 그렇다면 Collins COBUILD Learner's Dictionary (CCLD)나 Collins COBUILD New Student's Dictionary (CCSD)를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인데 실상은 또 다르다. 지금 나와 있는 CCLD를 보면 CCED처럼 정의와 예문의 항목이 번호를 붙여서 일목요연하게 구분이 되어 있지 않은 이전 판이고, OALD처럼 표제어의 정의 항목이 모두 연이어서 편집되어 의미 항목 구분이 쉽지 않게 돼 있다.

더군다나 이번에 CCED에서는 고친 pragmatics 표시도 CCLD에서는 이전의 것 그대로이고, 정의 및 예문 등의 표제어 본문도 CCED의 개정 내용 이전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CCED에 따른 이 소형판들의 새 판이 나오면 학습자들은 그에 알맞은 수준의 사전을 골라서 써야 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CCED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낮은 수준의 학습자가 보기에는 녹록치 않은 사전이기 때문이다.

CCSD도 본문 항목 배열이 CCED와 비교하면 복잡하다. 다만 extra column이 따로 없고 각 정의 앞에 품사 약호가 있다. 모든 동사가 VERB로만 표시되는 약점이 있다. 또 CCED에서 그러는 것처럼 품사별 본문 항목 구분도 역시 없다는 약점도 여전하다.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CCED 방식과 CCSD의 범위를 혼합한 새 판이 나오면 CCLD나 CCSD가 CCED를 사용하기에 힘든 수준의 학습자들에게는 맞는 사전이 될 것 같다.

10 # Big Four 영영사전 비교 연구 분석 2: Oxford[ | ]

3.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

이제 OALD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다. OALD는 1995년에 다른 사전이 모두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Big Four라는 말을 남긴 이후 2000년판인 6판이 나왔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

3.1 short cut을 넣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short cuts의 출현이다. CIDE의 guide words와 LDCE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signposts를 흉내낸 것이다. 음 사전이라는 특성상 남이 먼저 해서 좋은 것은 베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이 좋은 것을 해도 안 따라하는 게 문제인 것이지. 영어 단어 중 특정 단어들이 그 사용 빈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은 몇몇 단어가 욕심 많게(!) 의미를 가득 독점하고 있는 형국과 관련이 있다. 어쨋든 이런 사정 때문에 학습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단어들을 먼저 학습해야 하는지 참 난관이다. 그런 면에서 이름은 가지각색이지만 이런 의미 소분류가 나오는 것은 컴퓨터에서 자료 많아지면 sub folder를 만들어 분가하듯이 자연스러운 발전이다. 그렇게 안 하고 있는 사전이 문제일 뿐이지.

3.2 색을 통한 saliency 높이기

이 short cuts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한국과 일본에서만 판매할 목적으로 만든 OALD의 compact edition에는 OALD 6와 다른 게 한 가지 더 있다. OALD에는 WSP가 '~ (at) sth'처럼 검은색 bold로 표시되어 잘 두드러진다. 난 이게 무척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 compact edition에는 표제어를 비롯해서 short cuts, phrasal verbs, idioms도 모두 파란색으로 인쇄했다. 그래서 WSP는 검은색 bold이니 더욱 홀로 두드러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3.3 OALD의 U는 '예외성'의 상징

OALD는 이전 5판에서도 봤지만 명사의 수량 표시에 있어서 U/C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영어 명사의 많은 부분이 가산명사이기 때문에 이것을 기본으로 처리하고 별다른 표시를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법적 성질인 uncount noun의 성질은 그 '예외성' 때문에 두드러진다. 즉 [C]만 있는 것을 당연한 기본으로 처리하여 안 보이게 하니 눈에 걸리는 쓸 데 없는 정보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사전을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전은 눈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점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으면 사전 편찬자는 인터페이스의 개선을 통해서도 학습자를 아주 편하게 해 줄 수 있다.

The New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NODE)도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데이타를 이해하기에 아주 직관적이다. [U]를 예외로 처리해서 [U]인 경우만 표시하고 [U]의 의미와 [C]가 섞인 variable만 각각 개별 표시를 하는 것이다. CCED나 CIDE, LDCE는 모두 [C] 단독 표시를 여전히 '강행'하고 있다. 미국계인 The Newbury House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NHDAE)는 이 OALD의 '예외성의 기억'이라는 원칙을 잘 실천하고 있으니 기쁘다.

3.4 WSP의 표시는 역시 장점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OALD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WSP의 표시이다. 옥스포드는 이게 상당히 오래 되었다. WSP의 중요함을 잘 알고 그 saliency를 보장하는 것은 잘 하는 것이다. 일본의 사전들은 이 WSP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하고 잘 표시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사전들도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지금도 모른다면 혀깨물고 죽어야 할 것 아닌가.

3.5 코퍼스가 없다면

요즘 이것 기본이지만 OALD도 코퍼스의 자료를 이용해서 예문을 만들어 넣었다. OALD는 The British National Corpus (BNC)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코퍼스라는 것은 형성 과정이 중요하다. 코퍼스의 내용이 모두 맞다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타베이스는 언어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데이타를 제공한다는 것이 코퍼스의 중요한 점이다. 코퍼스가 없이는 단어나 이디엄의 빈도 정보도, real example, collocation도 없으니 코퍼스의 형성과 사전 분야에서의 기여는 영어 학습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3.6 CCED에 밀리는 것 하나

OALD의 예문 레이아웃을 CCED의 새로운 형식과 비교하니 열세가 두드러진다. 정의와 예문을 쉽게 구분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는 괜찮았다. 그러나 CCED의 개선을 보니 그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다. OALD도 정의와 예문 사이의 경계를 쉽게 구분하도록 지금의 colon과 예문 자체의 이탤릭체 표시 외에 뭔가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비교하니 확실이 눈이 피곤하다. 사람 눈은 이렇게 상대적으로 더 편한 것을 보면 불편한 것은 금방 미워하게 된다. 이게 인터페이스의 기본이니.

OALD 6판에 수록된 어휘 수가 80,000인데 CCED는 11만이 넘었다. CCED는 정의와 예문이 있는 본 항목을 각 의미마다 한 단락으로 나눠서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1 ... 2 ... 3 ...

즉 보기 좋다는 말이다. 구분도 쉽고.

그에 비해 OALD는,

1 ... 2 ... 3 ... 4 ... 5 ... 6 ...

이렇게 공간 집약적으로 편집을 해 놓아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것이 더 좋은 지는 불문가지이다. 반대로 공간을 더 잡아먹을 것인데 CCED는 판형이 다른 사전들보다 조금 크지만 어떻게 수록 어휘 수는 훨씬 더 많다. 양을 키우면서도 디자인을 생각한 것인데 CCED는 가지고 다니기에는 너무 커진 감도 있다. 하긴 다른 사전도 이미 다 크다만.

OALD는 short cuts의 각 항목마다 다른 단락으로 만들었다. 스스로 편리한 구분을 이해하고 그렇게 했으면 1, 2, 3의 의미 단락 경계 구분도 CCED를 따라야 할 것 아닌가.

3.7 CCED가 이것은 배워라

OALD 5판에서 본 문법 표시인 [V], [VN] 등도 그대로인데 이 표시와 LDCE의 문법 표시 방식은 CCED에 하나의 교훈이 될 것이다. 어떻게 간단하게 영어의 문형 정보를 나타낼 수 있는지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CCED도 extra column의 약호를 간단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간단한 약호도 넘치면 여전히 복잡하다는 게 세상의 진실이다.

OALD의 동사 문형 표시는 그 문법적 문형 구조와 위치의 일치성에서 오는 직관적인 효과가 있고 해당 예문의 바로 앞에서 생각을 일치시키는 proximity의 효과를 생각한 것도 좋은 점이다. CCED는 OALD와 LDCE에서 나타내듯이 간단한 문법 표시와 적당하게 서술해 주는 효과를 배워야 한다.

사실 CCED의 앞 부분에 제공하는 문법 약호 목록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것을 빼면 extra column에 나타나는 약호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다. 학습자들이 자세히 들여다 보기만 하면 말이다. 심리적으로 CCED 편찬자들이 생각한, extra column에 문법 정보를 집중시켜 분리시킨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일목요연하게 보인다는 데에 그들이 집착한 점도 있다. 그 의도가 먹히기보다는 문법 사항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더 집단으로 겁을 주는 효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나.

3.8 OALD의 품사 ' 예보' 기능

OALD 6판에 새로 보이는 것으로 여러 품사가 있는 표제어는 표제어 바로 다음에 뒤에 나오는 품사 목록을 내세운 것이다. 'adj., adv., noun'처럼 미리 보여 준다. 특히 여러 품사의 항목이 길게 딸려 있는 표제어에서는 이게 생기고 보니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없다가 생기니 작은 거라도 편하지 않은가.

3.9 중요한 것은 위로

OALD에서도 priority의 원칙을 적용해서 품사를 빈도에 따라 가장 많이 쓰이는 품사나 정의 항목의 의미를 위쪽에 배치했다. 어느 사전이나 실제 사용도가 높은 의미 항목을 위쪽에 배치하는 것은 상식이다. 모든 사람이 앞쪽 간판에는 '스타'가 보이기를 바라는 게 현대사회의 관행이니까.

3.10 발음기호를 CCED 방식으로

발음기호에 대해서 한 마디 해야겠다. 사실 초보자들은 언어 학습의 환경에서 남들이 하면 따라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영국 사전의 발음기호를 지금의 미국의 NS용 사전의 발음기호를 대하듯이 낯설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요즘의 영국계 ESL 사전에 쓰이는 IPA식은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영한사전은 아직도 강세기호를 모음의 위에 놓고 있다. 물론 영국 사전에서 음절 앞에 강세 기호를 찍는 것은 인쇄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익숙해진 이들은 몰라도 처음 이 기호의 위치를 대하는 이들은 기존의 한국 영한사전의 기호 위치에서 오는 습관 때문에 혼란을 느낀다. 내가 독일어 사전을 처음 볼 때 느낀 혼란과 비슷하다. 이런 기호 하나의 위치가 주는 혼란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표제어 하나가 아니고 전체 수만 개의 표제어에서 수없이 나타나는 그 반복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느낌은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OALD, LDCE, CIDE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음절 앞의 강세 기호 대신에 차라리 CCED의 방식을 따르기를 바란다. 물론 강세가 있는 모음을 bold로 인쇄해 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3.11 구분 색은 최소화해야

이것은 가격의 문제가 되겠지만 OALD의 compact edition에서 보여주듯이 다른 사전들도 인쇄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높은 주목도가 필요한 중요한 정보 항목은 각각 다른 색으로 컬러 인쇄를 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물론 너무 넘치면 오히려 시력을 해치니 가장 중요한 정보를 돋보이게 하는 색으로 한두 가지만 쓰면 좋을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OALD의 compact edition에서 모든 표제어를 파란색으로 처리한 것은 색의 '남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표제어를 그 색으로 돋보이게 해야 할 검색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 사전에서 색 표시는 숨어 있어서 찾기 힘든 가장 중요한 정보에의 접근도를 높이는 방식으로만 쓰여야 한다. 하여간에 돌들이 사전 만들면 사전 가지고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

3.12 표시하기의 중요함

OALD에서 보이는 ORIGIN, SYN, OPP, PHR V, IDM, HELP 등도 signpost의 역할로 좋은 것이다. 이런 것은 편집자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 아닌가. 그러니 종이가 좀 들어가더라도 그리고 어휘가 덜 들어가더라도 CCED같이 의미를 보기 좋게 정리하는 시도도 따르기 바란다.

3.13 이거 없애라

OALD의 페이지 아래에는 IPA식 발음기호를 설명하는 게 보인다. 흠 이게 왜 있는지 그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인 학습자만 예로 들더라도 영영사전 보려는 사람이 그것 보고 있을 사람은 거의 없다. 지면 낭비라는 말이다. 발음 기호는 앞쪽에 따로 정리해도 충분하다. 그리고 발음기호는 뚫어지게 봐도 발음이 안 되는 사람은 안 되고, 안 봐도 되는 사람은 된다. 1,500여 페이지에 이런 별 필요 없는 정보를 반복해서 넣어 낭비하느니 이 공간을 이용해서 코빌드처럼 각 의미 항목을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 게 훨씬 좋았을 것이다.

11 # Big Four 영영사전 비교 연구 분석 3: Longman[ | ]

4.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4.1 생산을 위한 의미 중심의 사전

이제 LDCE를 분석하려고 한다. LDCE의 가장 큰 특징은 의미에 대한 요리 능력이다. 영어학습사전에서 표제어의 의미라는 것은 늘어놓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학습자가 보고 학습욕구를 느끼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LDCE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Longman Language Activator에서 보여 준 의미 중심의 언어 표현 능력을 학습자를 위해 구성하는 기법이 LDCE에도 들어간 것이다. OALD만 봐도 phrasal verb나 idiom은, 코빌드가 '문법 수용소'를 따로 만들었듯이, 저 뒤쪽에 밀어붙여 놓았다. 그러나 LDCE는 1, 2, 3 등으로 나뉜 의미 항목에서 이디엄 등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의미의 중요도나 관련성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적절히 배치했다. 즉 표제어의 직접 의미뿐만 아니라 collocation, idiom나 굳어진 회화 표현 등을 각 의미 구분 항목에 맞추어 의미 중심으로 잘 묶어서 편집해 놓았다.

사전을 읽으면서 능동적인 표현력을 기르려고 하는 이들은 LDCE가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구성 원리를 분석해 보면 영어는 역시 의미를 중심으로 익히고 구성하는 게 가장 남는 장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문법적인 구문 지식이 뒷받침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특히 여러 가지 종류의 set phrase가 의미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놓여 있기 때문에 그냥 읽으면서 그 표제어에 살을 붙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디엄 사전이나 phrasal verbs 사전 같은 전문사전을 따로 봐도 되지만 LDCE는 이 사전 안에서 헤매고 다녀도 그런 효과를 보게 만드는 묘한 구성을 해 놓았다. 얼핏 보면 의미 소분류 아래에 묶어 놓고 편집자가 자유롭게 구성해 놓은 것 같은데도 내용은 학습자에게 아주 이롭게 의미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4.2 construction의 문법 예시

그렇다면 LDCE는 의미 연결 편집만 발달되었다는 것인가? 꼭 그런 편집 방침 때문은 아니겠지만 문법적 지식은 상대적으로 아주 간단하게 되어 있다. 동사의 예를 들면 예외적인 것을 빼고는 [I], [T], [M]으로만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다면 CCED나 OALD에서라면 문법 약호를 동원할 것을 LDCE는 생략하고 construction, 즉 그 단어가 전형적으로 쓰이는 구문을 굵고 진하게 보여 줌으로써 상대적인 주목도를 높이고 일종의 간략한 대표 예문을 통해 표제어의 문법 정보를 전달하는 좋은 방법을 쓰고 있다. CCED와 비교하면 그 사전이 긴 문장을 통해 어떤 주어,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 것에 비해 LDCE는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대표 구문을 간단하게 배치하고 그 뒤에 긴 예문을 다시 추가하는 식으로 차별화시켰다.

4.3 다른 사전도 이렇게 할 수 있다

이 구문 배치의 효과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먼저 학습자가 머리 아파 죽겠는데 수많은 문법 약호를 '해독'하면서 예문에 적용하여 대조하는 일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ELT Specialist로서 생각하기를 CCED처럼 '문법 수용소'를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 문법 용어나 지식에 대한 직접적 자극 없이도 대표적인 핵심 구문 구조를 통해 그 단어의 쓰이는 방식을 의미적으로 보여 주는 데에 있어서 LDCE가 성공하고 있지 않은가. 학습자 사전에서 이게 가능하다는 것이 보이고 실제로 LDCE의 이러한 점을 좋아하는 학습자들이 적지 않은 것은 LDCE의 편찬자들이 의미 중심의 언어학습이라는, 본래의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잘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CCED도 예문을 조금만 수정하면 LDCE의 이러한 장점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

4.4 코퍼스와 빈도 표시

LDCE는 빈도(frequency)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예문도 Longman Corpus Network에서 가져오고, 의미나 예문의 배치에 있어서도 BNC와 Longman Lancaster Corpus (LLC) 등의 여러 코퍼스에서 얻은 정보에 기초한 빈도를 기준으로 빈도가 높은 중요한 항목을 가장 위에 놓는 원칙을 지켰다. 이와 관련해서 주요 단어에 결합하는 연어(collocation) 등의 빈도 데이타를 그래프로 보여주는 것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니 좋지만, always와 never의 부사 빈도의 상대적 비교를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LDCE의 특징 중에 두드러지는 게 단어별 빈도 표시다. 중요한 단어를 spoken English(S)와 written English(W)로 나누어서 각각 높은 빈도부터 1, 2, 3으로 표시했다. S1이라고 붙은 단어는 spoken English 자료가 있는 코퍼스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1천 개의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 중에 속하는 그 쓰임이 가장 많은 단어들이다. 물론 영어의 '말'과 '글'의 차이이므로 각 단어의 S와 W의 빈도는 다를 수 있다.

4.5 빈도 복잡하게 할 필요 없다

그렇지만 내가 사전 편찬자들에게 권고하고 싶은 것은 각 단어의 빈도는 CCED처럼 통합으로 한 가지만 보여 주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습자가 S3, W3까지 붙은 모든 단어는 모두 주목하고 알려는 자세를 보이지 누가 구어에서는 빈도가 어떻고 문어에서는 어떻고 그 차이를 그렇게 신경쓸 것 같은가. 사전의 차별화를 꾀하려고 한 것이겠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사전에 나오는 필수 단어 구분 정도의 역할로도 충분하며 CCED의 구분 정도면 아주 자세한 빈도 표시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 구문도 익히지 못 했는데 W1의 빈도로 쓰는 단어를 S2의 빈도로 쓰는 것과 구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더군다나 3이라고 해도 '3천 개의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영어 단어를 의미하니 3까지는 그저 우선적으로 익혀야 할 기본 어휘일 뿐이다.

4.6 LDCE에 어울리는 signpost

LDCE에서 빈도 표시 만큼이나 잘 된 게 signpost이다. 표제어에 대한 의미 설명을 의미 소분류 항목으로 만들어서 그 앞에 표시해 두었다. 이 의미 분류법은 OALD가 6판에서 채용함으로써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게 학습자에게 편하다는 것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야 하는데 인덱스가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이 특징에서 가장 쳐지는 사전은 당연히 CCED이다. 특히 LDCE의 signpost는 문법 구조를 알려 주는 bold체의 construction과 어우러져 학습자들의 그 의미가 (또 그 의미를 통한 문법 구조가 자연스럽게) 눈에 팍팍 들어오도록 하는 매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typical construction은 대표적인 문법 구문을 짧은 구조만으로 직접 알려 주기 때문에 그 자신이 작은 signpost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4.7 signpost 위에 놓인 menu

이 사전에는 signpost뿐만 아니라 의미 항목이 길게 달려 있는 주요 단어는 그 의미 항목의 상위에도 별도의 menu를 두어서 더 큰 의미 단위로 나누어 놓고 그 아래에 많은 의미 소분류를 적절하게 배열해 놓았다. 주요한 단어들은 읽기만 해도 학습이 되게 만든 것이다. 다시 한 번 Longman Language Activator가 주는 production의 효과를 떠올리게 만든다.

4.8 WSP도 괜찮다

LDCE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WSP에 대한 표시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 for]나 cram into처럼 몇 가지 형식이 bold로 눈에 잘 띄게 표시되어 있다. 특히 LDCE는 의미 중심으로 편집이 되어 있기 때문에 WSP도 typical construction 같은 예문의 역할을 하면 그 의미 소분류의 순서에 따라서 편집이 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4.9 이것은 LDCE의 문제

LDCE에서 단점은 [C]OUNT의 쓸 데 없는 남용이다. OALD처럼 '예외성의 기억'의 원리를 왜 안 쓰는지 이해가 안 갈 뿐이다. 영어는 count noun이 압도적으로 많다. 수 개념이 발달되면서 당연히 셀 수 있는 게 많을 수밖에 없다. uncount noun이 소수로 예외적이라면 소수를 예외로 해서 그것만 '특별하게' 신경쓰면 된다는 말이다. 가산명사마다 [C]라고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이전에 쓴 사전 분석 글에 자주 쓴 것이니 같이 참고하기 바란다.

4.10 필요 없는 정보 제공

그리고 발음기호에 대해서 쓴 소리 좀 해야겠다. 발음기호를 보면 무강세인 약모음 부분에 I와 schwa(약모음 기호) 발음 기호를 선택하라고 '이층'으로 같이 입주를 시켰는데 이런 짓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주고 싶다. CCED도 발음기호에서 무강세 약모음을 이탤릭체로 표시해서 구어에서 schwa로도 발음할 수 있다고 표시했는데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많은 한국의 영어 사전에서는 이텔릭체를 '묵음' 표시로 쓴다. 어차피 빨리 말하다 보면 /어/인지 /으/인지 자연스럽게 약하게 변하는데 이런 표시까지 해서 눈 복잡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혹시 EFL 학습자들이 강세 표시가 없는데도 이런 무강세 약모음을 강하게 발음하는 성향을 보여서 그렇다면 할 말은 없다만. 어쨌든 약모음 표시보다는 강세 표시를 더 멋지게 하는 데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4.11 품사별로 다시 나뉜 표제어

LDCE의 entry를 배열하는 방식의 특징은 품사별로 독립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관련 표제어는 알파벳 순서상 연이어서 있으니 '가족'을 찾아 헤맬 걱정 따위는 전혀 없다. 물론 각 품사별 순서도 코퍼스에 기초한 빈도로 정한 것이다. 여러 가지 품사별 의미나 기능도 실제로 쓰이는 빈도에 따른 중요도가 반영되어 있으니 이 얼마나 과학적인 언어학습인가. 그 순서대로만 읽어가면 먼저 필요하고 중요한 의미, 표현을 먼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CCED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4.12 CCED를 본받을 것 하나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예문이 전통적인 방식인 이탤릭체로만 표시되어 있는데 LDCE의 예문에도 CCED의 경우처럼 예문의 위치를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 경계 기호를 추가하면 좋겠다. 이것은 예문 앞에 나오는 bold체의 typical construction이나 collocation 등에 관심이 쏠리고 정의 뒤에 나오는 진짜 예문은 상대적으로 덜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4.13 의미 중심의 표현력 사전

LDCE는 '구어 영어'를 강조한 사전이라는 특징에 맞게 의미 중심의 구조에 연어(collocation), 숙어(phrase)를 병렬시키고 문법도 생산적인 영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표 구문 (construction)을 잘 조화시킨 사전이다. 단어 숙어 포함해서 모두 8만의 어휘를 수록하고 있으며, 요즘 학습용 영어사전의 추세대로 2천 단어 정도의 defining vocabulary를 사용해서 정의를 만들었다.

12 # Big Four 영영사전 비교 연구 분석 4: Cambridge[ | ]

5. Cambridge International Dictionary of English (CIDE)

이제 마지막으로 CIDE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CIDE도 역시 전에 쓴 글에도 일부 언급된 적이 있다. 그런데 CIDE는 1995년에 초판이 나온지 아직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전의 내 이야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다른 사전과의 비교이므로 앞에서 다른 사전들의 분석에서 CIDE를 들어 이야기한 것 만큼 CIDE를 다른 학습용 영어사전들에 비교한 경우를 이야기하겠다.

5.1 Guide Word의 출현

CIDE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guide word(GW)의 존재이다. GW는 이 사전에서 높은 효과를 보인다. CIDE의 편찬자들은 GW를 의미 소분류의 기능을 하게 설정했는데 GW를 중심으로 그 의미에 가까운 품사를 각각의 GW 아래에 설정해 놓았다. 의미를 중심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품사나 의미 분류의 중심이 될 수 있고, 한 의미 소분류에 해당하는 '소속' 품사는 중복되더라도 다시 그 의미 소분류 아래에 배열했다.

5.2 Language Portraits의 독특함

CIDE의 좋은 특징 하나는 Language Portraits(LP)의 존재이다. 문법부터 어휘의 설명까지 다양한 추가 정보가 돌출 상자 형태로 알파벳 순서에 맞게 해당 페이지에 있다. 이 정보는 심층적인 정보는 아니지만 사전 하나에서 이런 것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은 하여간에 좋은 것이다. 학습자 사전에 어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일본에서 나오는 영어사전 중에는 학습 사전의 목적에 맞게 문법 정보 등을 추가로 많이 넣은 사전들이 보인다. CIDE도 LP에 그런 정보를 알뜰하게 넣은 게 두드러진다.

5.3 illustration이 많은 CIDE

이에 덧붙여 CIDE에서 크게 부각되는 장점은 삽화이다. 언어는 문자를 통한 설명만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많다. 그럴 때는 꼭 그림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림이 주는 즉각적인 효과는 물론 크다. 한 가지 주제 아래 관련 단어의 여러 그림이 들어가는 형식으로 전체적으로 많은 삽화 묶음을 넣었다.

5.4 그림 사전도 좋다

이런 그림 사전은 한 가지쯤 가지고 있는 게 좋다. Dorling Kindersley의 Ultimate Visual Dictionary는 큰 주제 아래 작은 분야별로 상당히 많은 그림이 컬러로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또는 The Oxford-Duden Pictorial English Dictionary도 괜찮다. 이것도 큰 주제 아래 각 영역별로 분류가 이루어져서 384개의 그림 집합 분류에 28,000개 이상의 개별 삽화가 들어 있다. 두 가지 책 모두 뒤에 인덱스가 충실히 되어 있어서 단어로만 찾아서 그게 무엇인지 그림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5.5 False Friends도 특징

CIDE도 Cambridge Language Survey라는 코퍼스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고 학습자의 영어 정보를 모아서 에러가 많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것 중에 하나가 False Friends(FF)이다. 그러나 FF의 양이 언어별로 그렇게 많지 않다. 계속 축적해서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FF에 언어별로 나오는 단어는 해당 단어에 해당하는 나라의 약호로 적어놓았다. 한국어같은 경우는 더 많은 연구 조사를 통해 그 수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5.6 발음기호의 '발상'

CIDE는 발음기호에서 특이한 시도를 했다. 영국과 미국 발음의 식별 기호를 pound와 dollar의 화폐 단위 표시로 한 것이다. 처음 보면 또 다른 기호의 출현에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더 직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5.7 문법 기호도 괜찮다

CIDE는 문법 기호를 간단하게 하려고 애를 쓴 것이 보인다. 특징으로는 문법 구조를 담고 있는 예문의 뒤에 [+ that clause]처럼 나타낸 것과 더불어 예문 속의 해당 문법 구조가 있는 부분을 bold로 표시해서 식별하기에 더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이 사전의 사용자들은 [M], (obj)등의 약호가 뜻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려면 반드시 설명을 읽어야 할 것이다.

5.8 너무나 섞인 것들

이 사전에서는 WSP, collocation, idiom 등의 함께 빈번하게 쓰이는 어구를 bold로 표시해 눈에 띄도록 해 놓았다. 여기서 한 가지 단점은 종류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표제어를 중심으로 함께 자주 쓰이는 것은 모두 bold로 표시해서 인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즉, WSP나 collocation 등은 OALD처럼 따로 구분하는 게 좋을 것인데 구문 정보와 의미 정보가 한 가지로 표시되어 있으니 문제라는 생각이다. LDCE에서는 의미 중심으로 묶었어도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 배열하는 기법의 차이이다.

5.9 기호를 이해하자

CIDE는 의미 항목간 경계를 구분하는데 '검은 동그라미'를 사용하고 같은 의미 항목 안에서는 각각의 예문 앞에 '흰 동그라미'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런 점도 잘 이해하고 사용해야 한다. 사전 편찬자가 어떤 기호를 사전에서 사용할 때는 그것을 이해하지 않고 사용하면 그 효과는 크게 떨어지게 된다. 특히 문법 약호같은 것을 이해하지 못 하면서 쓰게 되면 사전은 거의 의미만 찾아보는 수동적인 영어학습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어느 사전이나 이런 약호는 있기 때문에 반드시 완벽하게 그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고 사전을 사용해야 한다.

5.10 CIDE도 이게 문제

CIDE도 [C]ount 표시를 기본으로 없애지 않고 수많은 [C]를 남발하고 있다. 사전에서 [C]를 없애는 게 약호투성이인 사전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쉽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 할까? 이런 점에서 OALD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예외성'이 주는 인식력의 향상을 무시하면 안 된다.

5.11 언어 사용 표시가 잘 된 CIDE

CIDE는 infml, Aus slang, specialized, disapproving, medical같은 register와 pragmatics 표시가 특히 잘 되어 있다. 다른 사전에서 다루는 영미계 영어 외에도 호주 영어도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CIDE는 표제어 5만 개에 10만 개 이상의 어구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예문이 10만 개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 사전 또한 2천 개 정도의 defining vocabulary를 사용하고 있다. 앞의 사전 설명서 잘 읽으라고 설명서까지도 defining vocabulary 내에서 썼다.

5.12 Phrase Index의 '창발성'

이 사전의 또 다른 큰 특징 하나는 idiom, WSP, phrasal verb, 복합 명사 등 3만 개 이상의 어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Phrase Index를 사전 뒤쪽에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각 단어의 사용법 외에도 함께 묶여 자주 쓰이는 어구의 사용을 파악하고 익히는 것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Phrase Index를 넣은 것은 아주 시의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특히 이디엄이나 구동사가 많이 들어 있다면 이디엄 사전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구동사 사전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3만 개의 수록 항목 수에서 종류별로 각각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CIDE가 이디엄 사전, 구동사 사전같은 전문 사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는 파악하기 힘들다. 어쨋든 Phrase Index는 사전에서 표제어 외에는 찾기 힘들던 phrase 단위의 표현을 찾기 쉽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어학습 사전 역사에서 큰 발전이라고 본다.

CIDE는 상당히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LDCE와 나란히 펴 놓고 보니 LDCE가 시각적으로 더 보기 편한 게 사실이기도 하다. 사전 내용의 양과 글씨 크기의 문제는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13 # Big Four 영영사전 비교 연구 분석 5: The Rationale[ | ]

6. 현대 영어사전에 대한 고찰

6.1 많이 넣으면 좋을까

영어사전에 있어서 새로운 구성과 특징이 나타나고 특히 EFL/ESL 사전의 기능이 다양하게 추가되고 발달하면서 문제점도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으로 사전 판매 시장을 넓히기 위해 학습자용 사전에 잘 쓰이지 않는 어휘를 가득 넣는 것이다.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사전에 수록된 어휘의 규모로 사전의 가치를 평가하는 습관을 오래 지녀왔지만 이는 일견 맹목적이고 실용적인 면에서도 큰 문제를 낳는다. 어휘의 수는 사전 자체의 필요가 아니라 개인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어휘의 우선 순위를 가리는 기준에 기대어 판단해야 한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은 대부분 EFL 학습자이기 때문에 그 실정에 맞는 어휘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10만이니 8만이니 한정 없이 가득 필요한 게 아니라 필요한 단어 3천 개를 제대로 알아서 잘 쓸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꺼운 사전에 어휘가 가득 들어 있어서 먼저 알아야 할 어휘에 대한 시선 집중을 방해하는 수록 어휘 수의 지속적인 팽창은 결코 바람직한 게 아니다. 물론 어휘 학습을 특정 어휘만을 대상으로 한정해서 해야 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다. 백과사전 훑어보듯이 사전을 browse하면서 여기저기서 건져 올리는 어휘나 표현들도 적지 않으니까 말이다.

6.2 essential 어휘에 집중해야

그렇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게 있다. 여기서 주요 연구 대상이 된 CCED의 예에서 알 수 있지만 빈도로 볼 때 상위 2천 단어 정도가 전체 영어 사용의 75% 이상을 차지한다고 나오는 게 정확한 과학적인 분석 결과이다. 그러므로 내 생각은 분명하다. 이러한 언어의 현실적 필요를 무시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어휘에의 광범위한 접근을 시도하는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예외적인 언어 재능이나 집중력, 이해력을 갖춘 이들이 아니라면 결국은 자신들의 영어학습에서 제한된 자원을 집중 투자하지 못 하고 '문어발 투자'로 힘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결국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영어학습의 실패로 귀결될 것이고 그보다 덜한 상황에서도 영어 학습의 기본 구조가 흔들리면서 영어 사용의 뼈대가 약화되는 지금의 현실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6.3 머리 쓰게 만드는 EFL/ESL 사전들

내가 누누히 말하지만 영어학습은 요즘 매우 정밀해지고 있다. 학습 이론과 방법론 연구의 성과가 쌓이면서 반복하고 외우기만 하던 단순한 시절과는 달리 다양한 도움을 주는 (한편으로는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론이나 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어 학습 사전도 이 문제에서 에외가 아니다. 특히 요즘 나오는 사전들은 LDCE나 CCED처럼 이해력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영어 표현들을 구조적으로 익히게 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지며, 이는 바꿔 말하면 단순하게 그냥 읽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사전 자체로 보면 정리가 많이 되었고 정보의 분류법도 이전의 사전과는 비교하기가 무색할 만큼 좋아지고 발달했다. 특히 코퍼스로 대표되는 컴퓨터 기술을 사전 편찬 과정에 폭넓게 적용함으로써 이러한 정밀한 분석과 연구 그로 인한 좀 더 계량화되고 표준화되고 '과학화된' 사전 데이타의 생산과 그 적용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사전이 정리된 만큼 더 날카로와졌고 학습자도 그 '날카로움'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CCED같은 경우는 사전 앞에 놓인 문법 약호 리스트를 소화하지 않으면 그 사전을 보나마나라는 것이다. CIDE도 다르지 않다. 특정한 기호 하나를 모를 때 그 부분의 이해도가 존재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정작 걱정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영어로 쓰여진 사전 설명서를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영한사전의 한글 설명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CIDE는 설명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2천 단어 정도의 defining vocabulary를 동원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사전학자의 꿈은 설명서가 따로 필요 없는 정도의 직관적인 영어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터페이스를 보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사전들도 머리를 굴리고 굴렸지만 결국 이게 지금 연구 결과의 한계이니까.

6.4 사용하는 사전을 구별하자

다시 어휘 수로 돌아가서, EFL/ESL 사전의 수록 어휘뿐만 아니라 '어휘 수'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나의 단호한 믿음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은 수록 어휘 수를 선호하는 학습자들의 가치관 때문에 출판사들이 이를 쉽게 버리지 못 한다. 시장을 바라 보아야 하는 상업적인 출판사들의 현실적 이익 추구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니 어떡하나. 이런 면에서 나는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사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그 영역을 이제는 두 가지로 나누는 인식을 키워야 할 때라고 본다. 즉, 사전을 두 가지의 목적으로 나누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만 더 사라는 이야기냐' 하겠지만 앞에 이야기한 대로 현실적인 장벽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학습 필요에 부응하고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제로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5 독해용 사전과 학습용 사전

먼저 한 가지 사전으로는 양적으로 어휘를 가득 담고 있는 대형 '독해용' 사전을 갖추는 것이다. 그 다음 다른 사전은 Big Four같은 ELT 사전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제 알겠지만 영어 어휘 학습은 ('어휘'만 분리하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두 가지로 구분되어야 한다. 한 가지는 소수의 빈도가 높은 단어들에 대한 의미적인, 문법적인 집중 공략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에 언급한 많아야 3천 단어 정도의 중요한 어휘들에 대한 완벽한 파악에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그런데 이 상식이 안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이런 목적에 부합하는 사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야말로 key words, essential words에 조준을 한, 관심이나 학습의 집중도를 향상시키는 사전들이다. 이러한 사전들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써 보겠다.

학습용 사전과는 별개로, 필수 어휘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므로, 그야말로 '독해용' 사전을 하나 더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같은 NS용 사전은 한국인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독해용 어휘를 공급하는 사전에 속한다. 대부분의 이런 NS용 중대형 사전은 그러한 목적을 만족시키는 정도이다.

6.6 일본의 독해용 사전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미 이러한 독해용 사전에 대한 시장 분할이 이루어졌는데 Kenkyusha's English-Japanese Dictionary for the General Reader (2nd Edition)는 이러한 사전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야말로 독해에만 필요한 정보만 수록 어휘 수를 27만 단어로 최대화해서 가득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물론 이러한 종류의 사전만 본다면 영어를 말하고 쓰는 생산적인 능력을 전혀 키우지 않게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한다. 이보다 작은 사전으로 Kenkyusha's Shorter English Reader's Dictionary (1st Edition)가 시장에 나와 있다. 수록 어휘 수는 18만이다.

6.7 미국의 (한국인을 위한) 독해용 사전

물론 어휘 수로 따지자면 미국에서 나온 것 중에 가장 큰 사전인 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도 있다. 50만 단어 가량이 들어 있다. Random House Compact Unabridged Dictionary도 315,000 이상이 들어 있다. 기존의 내용은 다 들어 있는데 판의 크기만 줄였다. 이 사전들은 모두 CD-ROM도 같이 판매한다. 최근에 4판이 나온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는 큰 특징인 illustration이 4천 개 이상이나 들어 있다. 최근 판에서는 이 그림이나 사진을 모두 컬러로 바꾸어서 젊은 층을 노린 것으로 보이지만 슬슬 구경하며 보기엔 좋다. 표제어도 짙은 녹색으로 차별화했다.

한국 학생들의 독해용 원어사전으로는 이런 큰 사전보다는 작은, 10만에서 15만 단어 수준의 college edition이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권위를 갖춘 Merriam 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10th Edition)부터 Random House Webster's College Dictionary (2001 Edition), The American Heritage College Dictionary (3rd Edition), Webster's New World College Dictionary (4th Edition) 등이 있다. 이런 사전에서는 학습용 사전에는 없는 영어 단어의 어원이 충실하게 들어 있으므로 독해용으로 사용하더라도 의미뿐만 아니라 어원을 읽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게 나중에 학습자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6.8 한국의 독해용 사전

국내에서 나오는 사전으로는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데스크 영한사전>이 있다. 중사전 판형인데도 29만여 어휘를 수록하고 있으며 다른 더 큰 사전에서 안 나오는 단어도 나온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대형 사전인 <금성판 영한 대사전>이 34만여 어휘를 수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 압축도를 알 수가 있다. Kenkyusha's English-Japanese Dictionary for the General Reader (2nd Edition)의 27만여 어휘와 비슷하다.

6.9 WSP의 고착화

다음으로 이야기할 것은 사전에서 WSP 표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CIDE에서는 WSP를 넘어서 더 넓은 개념인 words used together를 쓰고 있다. 이것은 매우 바람직한 강조인데 WSP 외에도 다른 같이 쓰이는 단어들에 대한 이해는 collocation을 필두로 해서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일단 필수 동사나 형용사, 명사에 붙는 WSP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게 영어의 구문을 능동적으로 생산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그 우선 순위를 다르게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사전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나오는 학습용 사전은 거의 모든 사전이 WSP의 표시를 차별화해 그 인식도를 높이고 있다. 가지고 다니기 편한 휴대용으로 아주 작은 사전인 Kenkyusha's New Little English-Japanese Dictionary (6th Edition)는 6만2천 단어를 수록하면서도 WSP를 표시하고 있다. Sanseido's Exceed English-Japanese Dictionary (1st Edition)도 위의 사전에 비해 조금 더 큰 소형판인데도 12만 단어를 담고 있는, 그야말로 휴대용 독해 전문 사전이지만 WSP는 잘 표시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계 사전에서는 이미 WSP의 중요도가 확인된지 오래이며 상식이라는 것이다. 한국산 사전 중에서도 최근 나오는 사전에는 이런 표시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영한사전은 후에 따로 연구 분석할 필요가 있다.

6.10 WSP를 아는가 모르는가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일본에서도 이러한 사전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지만 학습자들이 그 필요성을 잘 알고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사전이 그렇게 나오는 것과 학습자들 자신이 그런 편집 구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가 하는 것은 서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이전의 논문들을 보면 학습자들이나 교사들의 대부분이 사전 사용법에 대해서 배운 적도 없고 그 사용법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로는 CCED처럼 아무리 정교한 사전을 만든다고 해도 그 표준화되고 계량화된 정교한 구도를 이해하지 못 하는 학습자가 사용하는 한 사전으로부터 큰 이익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이러한 글이 사전에 대한 이해와 비판적인 안목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특히 영어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영어교사들이 사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그 사용법에 대한 인식 제고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이익도 없다.

WSP의 표시가 가장 두드러진 것은, 즉 사전에서 WSP의 saliency가 가장 높은 것은 OALD와 LDCE였다. CCED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인다.

6.11 어휘 수에 대한 환상 버리기

이번 사전 연구 분석 비평을 마치면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한 가지 사전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잘 알다시피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간도 문제이고 휴대성에 대한 상업적인 고려, 제작 비용의 상승 등의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분석에서 잘 파악한 것처럼 EFL/ESL 사전의 수록 어휘 수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사전의 종류를 학습용과 독해용 등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6.12 ELT 사전의 다기능 통합

다음은 영어 학습용 사전에서 LDCE나 CIDE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기능을 통합하려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CIDE는 그림과 Language Portraits(LP) 등으로 사전 자체에 부가 정보를 많이 추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샅샅이 살펴본 결과 학교에서 하나의 LP 상자를 '한 번의 수업 내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 그만큼 사전 편집자들이 이 레이아웃을 목적에 어울리게 잘 만들었다고 본다.

학습자들 중에서는 이렇게 추가되는 정보가 도움이 된다고 보는 이들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반대하는 생각을 가지는 이들은 LDCE에서 의미 중심으로 typical construction이나 collocation을 통합하는 성공적인 레이아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도 양이 많아지면 학습용 사전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위험 징후를 보이는 것은 결국 학습자가 언제 어느 정도 '백과사전식' 통합에 양적인 혼란을 느끼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감각을 갖춘 사전 편집자가 결정할 일이다.

6.13 전문 사전의 영역 지키기

각 기능의 통합은 학습자 사전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전문 사전 영역으로 가면 그 반대의 현상이 두드러진다. idiom, slang이나 proverb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전, thesaurus나 그림 사전 등에서는 그 형식이 단순하다. 최근에 이런 사전 중에서 alphabetic에서 thematic으로의 편집 재구성을 시도하는 것 외에는 잘 해야 cross-reference 기능을 추가하는 정도이다. 그 이유는 이러한 전문 사전들의 '목적 의식'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학습용 사전과는 달리 이들 전문 사전들은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검색과 정보 제공이라는 유일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검색을 편하게 하기 위한 기능 향상 외에는 다른 내용을 더 통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에는 통합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넓히는 사전이 있는가 하면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더 깊게 해서 그 가치를 독보적으로 높이려고 하는 사전이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 선 보인 것은 Big Four를 위시한 EFL/ESL 사전의 연구 분석이지만, 한국의 영어 학습자이자 사전 사용자들은 학습용 원어 사전의 사용 목적을 자신의 영어의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잘 구분하고, 더 많이 보고 싶은 정보는 전문 사전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생산적인 영어 표현능력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LDCE 외에도 Longman Language Activator가 필요한 이유가 있고, 그보다 더욱 'essential'한 표현력 향상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Longman Essential Activator의 '선별성'이 필요한 이유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정보 접근에 대한 우선 순위 결정(prioritize)의 문제라는 것이다.

6.14 비판적인 사전 사용자가 되자

이 사전 분석을 모두 읽은 이들은 이제 사전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길기도 하고 나 자신도 많은 시간을 연구 분석에 투자하고 쓴 글이기 때문에 내가 쓴 시간 만큼의 읽기만으로 빠른 이해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두고 두고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학습용 원어 영어 사전의 연구 분석 및 비평 글을 통해 여러분 스스로 영어사전을 선택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14 # Longman Activators 분석[ | ]

1. passive user --> active user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 는 기존의 영어사전과는 판이한 형태와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사전이다. 기존의 사전들이 이미 알고 있는 철자로만 그 단어의 뜻을 찾아 보는 이른바 'passive user'를 위한 사전이라면, LLA는 영어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려고 할 때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기 위한 사전인 것이다. 즉 'active user'를 위하여 탄생한 사전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들이 아닌 영어 학습자들은 그동안 주로 읽는 데이터의 철자를 가지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습관에 익숙했다. 그리고 그 도구가 기존의 참고용 사전 (reference dictionary) 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전의 한계는 명확하여 몇 사람의 특출난 이들이 스스로 생산적인 영어 지식을 구축해 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은 불행하게도 수동적인 영어 습득 수준 이상을 넘어설 수 없었다.

그러나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를 직접 말하고 쓰려는 욕구를 너도 나도 드러내면서 수동적인 영어 사전 사용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발판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이 바로 LLA다.

2. 알파벳에서 의미 중심으로

LLA는 영어 학습자가 의미를 중심으로 사전을 이용하도록 만들어 준다. 이는 당연히 인간의 언어 기억과 사용은 알파벳 중심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의미 중심'이라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언어 정보를 알파벳 순으로 기억하는 게 아니다. 기억의 구조가 의미 중심으로 방사형의 지도처럼 얽히고 얽힌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청취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어의 소리 데이터에 대한 기억도 항상 의미 중심이 기본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LLA는 기본적으로 Roget's Thesaurus의 의미 분류 방식의 개념을 참조한 것이다. 물론 그대로 따라한 것은 아니다. 엄청난 노력으로 독자적인 의미 분류가 이루어진 것이다. 기존의 영어 사전들은 의미를 가진 각각의 단어를 여기 저기에 흩어 놓았다. 알파벳 순서로 철자 검색을 하기 위한 목적에만 충실한 것이다. 이는 학습자가 어떤 의미를 중심으로 선택하고 싶은 여러 비슷한 표현을 찾고 싶다고 할 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thesaurus의 '생산성' 결여

동의어 사전도 마찬가지이다. Peter Mark Roget가 만든 Roget's Thesaurus of English Words and Phrases의 동의어 분류는 영어 사전에 있어서 그 자체로 신기원을 이룩했다. 한 가지 의미 아래에 비슷한 의미의 단어를 품사별로 모아 놓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즉 기본적인 영어의 생산적 지식이 없는) EFL 영어 학습자들에게는 기존의 알파벳 배열 영어사전들 만큼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영어를 이미 말하고 쓸 줄 아는 이들은 영어의 많은 기본 표현이나 기본 생산 구조를 알기 때문에 특정 표현의 '교체'를 위해 사용하는 thesaurus가 도움이 되지만, EFL 영어 학습자들은 그러한 기본 생산 지식이 없기 때문에 교체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를 말하고 쓰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사전을 만들려고 한 것이고 그러한 노력이 바로 LLA로 나타난 것이다.

4. LLA의 Key Words

LLA의 기본 구조는 평이하다. 영어 학습자는 두 가지 학습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지는 표현하고 싶은 생각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알파벳 순으로 찾는 것이다. 이 알파벳 순서 검색이 여전히 가능한 것은 LLA가 영어 학습자들의 의미 검색의 틀로 사용한 1052개의 Key Words도 다른 단어들과 함께 여전히 알파벳 순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전의 지배적인 방식인 알파벳 순서가 여전히 사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영어 학습자들은 1052개의 Key Words를 통해 의미 중심 표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수동적인' 지식이 사용하는 알파벳 순서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LLA 사용자들이 적어도 기존의 수동적인 사전을 이용하는 영어 어휘 지식은 있어야 LLA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자들이 '끝내다'라는 의미에 관계된 생각을 표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인 영어 학습자라면 먼저 'finish' 같은 단어를 생각할 것이고 알파벳 순서에 의지해 LLA를 찾을 것이다. 이 단어는 Key Words에 있다.

물론 이 Key Words를 포함한 다른 표제어들도 모두 알파벳 순서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자가 이미 알고 있는 관련 단어로 검색을 해도 해당 단어에 관련된 Key Word로 cross reference가 되어 있다. 그 Key Word를 찾아가는 것이 원하는 의미 표현을 찾는 시작이 된다는 말이다.

LLA의 뒷쪽을 보면 1052개의 Key Words의 목록이 나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초급 영어 학습자들도 아는 기초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영어에서 사용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의미 형성의 중심인 Key Words로 선정된 것이다.

5. Access Map의 존재

Key Words에 있는 단어인 finish를 찾아가면 의미 갈래가 넓고 크기 때문에 Access Map을 보여 준다. 이 finish라는 단어에는 다음 세 가지의 큰 의미 분류를 보여 주는 Access Map이 항목 바로 아래에 나온다.

FINISH DOING SOMETHING FINISH/COME TO AN END FINISH/USE ALL OF SOMETHING

이 Access Map에는 이 큰 갈래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영어의 이런 고빈도 중심 단어일수록 아래에 딸린 의미가 많고 그 범위도 넓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Access Map이라는 기본 분류가 필요한 것이다. FINISH DOING SOMETHING이 학습자가 찾고자 하는 표현에 가까운 의미 분류로 여겨지면 이 항목을 찾아가면 된다. 그 다음부터도 매우 평이한 분류 방식이다. 물론 그 분류를 하는 사전 편찬자들은 죽어라고 고생했겠지만서도.

6. Meaning Menu의 편리함

FINISH DOING SOMETHING이라는 큰 분류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Meaning Menu가 나온다. 영어 학습자들이 가장 많이 눈여겨 보게 될 분류 단위일 것이다. Meaning Menu는 드디어 영어 학습자가 원하는 구체적인 의미 단위로 접근하는 통로이다. 이것 때문에 LLA가 영어 학습자들에게 영어의 의미 중심의 표현 정보에 대한 'channels of access'를 제공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FINISH DOING SOMETHING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Meaning Menu가 친절하게 나와 있다.

1 to finish doing something or making something 2 to finish something by adding the last part that makes it complete 3 to be close to finishing something 4 to finish using something 5 to finish an event, performance, meeting, lesson etc 6 to finish a business agreement or a plan by settling it in a satisfactory way 7 to finish something that is unpleasant or difficult 8 words for describing something that has been finished 9 not finished

이 정도의 소분류가 Meaning Menu의 존재 목적이다. LLA를 사용하는 학습자들은 Access Map을 가볍게 거친 다음 Meaning Menu를 깐깐하게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만큼 학습자가 찾고 있는 목표물에 근접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7. LLA의 무수한 의미 표현들

위의 Meaning Menu에서 7 to finish something that is unpleasant or difficult라는 의미 분류로 찾아가 보자. 그 아래에는 이제 결과물인 의미 표현들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see sth through to the bitter end stick it out get it over with/get it over and done with have/be done with it

이렇게 학습자가 원하는 표현에 접근하면 된다.

8. LLA는 품사별 구분이 아니다

LLA는 기본적으로 의미 중심으로 표현을 모아 놓았기 때문에 Meaning Menu의 소분류에 있는 의미 표현들은 품사별로 묶인 게 아니다. 의미의 연관성이 있으면 품사에 관계없이 묶어 놓은 것이다. thesaurus에는 의미 아래에서 다시 품사별로 묶어 놓는 게 보통이지만, LLA는 의미 중심으로 표현을 하기 위한 사전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시한 것은 당연하다.

Meaning Menu의 각 항목에 나오는 의미 표현들은 모두 코퍼스의 데이터에 따른 것이다. 즉 나열 순서도 당연히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고빈도의 표현들이 앞에 배치된 것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고빈도 표현들을 뒤로 배치하는 게 미친 짓이라면 기존의 사전들 중에 이런 '미친' 사전이 많았다는 게 실감이 가는가? (논리와 구조 분석은 비교를 하지 않고서도 알아내는 게 진보의 조건이자 첩경이다) 학습자들은 LLA를 사용하면서 앞자리에 있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9. 구어 영어의 강조

LLA의 빠뜨릴 수 없는 특징 하나는 바로 구어 영어에 대한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의 가중 가치 부여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는 것이다. LLA가 영어의 말하기뿐만 아니라 쓰기도 사전 학습과 사용의 목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글쓰기에 대해서도 어려운 문어체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러한 롱맨의 관점은 학습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 그들의 실제의 영어 학습 욕구에 맞춘다는 면에서도 아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EFL 학습자들이 가장 큰 학습 욕구를 보이는 영역이 실생활 영어에 가까운 구어체 영어를 익히는 것이다. 쓰기에 있어서도 LLA는 구어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LLA는 이러한 구어체 표현의 구분을 위해 그 자료나 정보를 Spoken Corpus에서 별도로 가져오고 있다. LLA의 각 의미 표현 항목 표제어 다음에는 'an informal expression'이라는 표시로 구어체를 나타내서 학습자들에게 구어체와 어려운 말을 서로 구분하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영어 학습의 목표와 필요성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갈수록 특정한 상황에서 다르게 쓰이는 언어를 나타내는 register의 표시가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ELT 사전에서 이러한 표시를 더 충실하게 넣으려고 하는 것은 바로 그 필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 usage label은 기본적인 양

특히 LLA는 구어와 문어적 표현의 구분이 필요한 사전의 특성 때문에 formal, informal 같은 형식 언어 정보 (diaphasic information) 을 집중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물론 전문 ELT 사전인 LDCE는 LLA보다 더 다양한 usage label을 넣고 있다. LLA에서 형식 언어 정보 (diaphasic information) 를 표현하는 usage label이 부족하면 LDCE를 같이 사용하면서 자주 참조하는 게 최상일 것이다. 물론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 같은 전문 ELT 사전도 많은 usage label을 담고 있다.

11. 의미 표현 '묶음'의 역할

LLA의 의미 표현의 묶음 (groupings) 은 그 자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자들이 찾으려는 의미를 가지고 검색을 하더라도 Meaning Menu 아래의 소분류에는 한 가지 의미 중심으로 매우 근접한 표현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이러한 의미 표현 묶음은 영어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의미 중심의 표현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한 가지 의미 표현만을 찾더라도 그 편집 구성 때문에 주변의 비슷한 의미 표현에 눈길을 주게 되고, 그에 따라서 한 묶음을 같이 읽고 습득하는 효과를 준다.

12. LLA의 검색과 browsing

LLA를 읽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특정 의미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기존의 수동적인 어휘 지식으로 LLA의 수직 구조를 따라 가면서 찾는 것이다. 둘째, LLA 같은 사전은 그 특유의 체제와 효용성 때문에 검색용으로만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생각 된다. LDCE나 OALD, 또는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CCEDAL) 같은 ELT 사전들은 검색과 둘러보기를 모두 할 필요가 있지만 특히 LLA는 둘러보기 (browsing) 을 많이 해야 한다. 이 사전은 특정 단어를 찾기 위해서만 사용한다는 것은 절대 낭비이다. 평소에 늘 읽으면서 의미 그룹 내의 여러 표현 사이의, 또는 여러 의미 그룹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productive knowledge를 키우는 게 이 사전 보기의 최대 목적이 되야 한다.

13. 의미의 네트웍

LLA를 사용하는 학습자들은 LLA에서 또 하나의 목적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thesaurus는 의미 중심의 영어 단어와 숙어의 나열이라는 첫 단추는 채웠지만 active user의 생산적인 표현 습득이라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 했다. 특히 EFL 학습자에게는 이 실패가 절실한 문제였다. LLA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LLA 사용자들은 thesaurus에서는 하나의 category에서 여러 계층을 거치며 수직 구조로 내려가는 수많은 어휘의 단편적인 의미 분류를 읽었지만, LLA는 그 분류 체계를 통해 영어 의미의 network를 이해하면서도 각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하고도 강력한 메커니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간의 언어는 의미 중심의 분류 학습이 필요하지만 그 의미는 신경망 회로의 반짝이는 불처럼 아무 곳에서나 튀어나오는 network 구조이지 학습자들에게 편집 체계상 시각적으로 보이는 수직 구조를 타고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미 분류가 단순한 수직 구조로 되어 검색은 편하다. 그렇지만 그 의미에 따른 표현의 분류는 사전 편찬자들의 대단한 노력이 들어간 것인 만큼 그 분류 속에서 드러나는 '의미의 network'이 주는 효과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thesaurus가 단순한 1세대 의미 분류라면, LLA는 그 의미의 수직 구조에 더해 품사별 구분을 넘어서 의미 중심의 의미 표현을 한 데 묶고 설명함으로써 학습자들이 의미의 network을 의식적으로 (또는 browsing을 하면서 반의식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점은 내가 LLA의 전문 편찬자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업적이다. 물론 그 구성은 결국 전문 편찬자의 하나 하나의 노력이다.

14. 문법 정보 표현도 높이기

LLA는 production dictionary를 지향하는 만큼 대표 구문 (typical grammatical construction) 이나 연어 (collocation), 또는 WSP (여기서는 collocating prepositions) 에 대한 볼드 표시도 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는 LLA가 생산적 지식의 제공이라는 목적에 맞게 이러한 생산적 정보의 표현도 (saliency) 를 높이는 데에도 당연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15. '단순함'의 유지

LLA에는 위의 구문 정보 외에도 I/T, C/U의 표시가 되어 있다. C의 표시는 물론 낭비이다. 여러 사전에서 지적했듯이 C는 기본 지정으로 해서 이런 표시를 하나 없애는 것도 기본적으로 복잡한 사전을 더욱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미 OALD나 The Newbury House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NHDAE) 같은 사전들이 그렇게 표시해서 나와 있지 않은가. 도대체 인식 과정이 뻔한 정보를 사전 전체를 통해서 반복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 학습자들에게 친절을 베푼다는 의도일지라도 이렇게 의미적으로 간단하고 단순한 반복을 계속하면서, 개념 분류에 따른 사유가 필요한 '의미의 네트웍'을 학습자들이 스스로 구성하도록 바라는 것도 모순이다.

16. '뜻풀이 단어'의 장점 그리고 한계

롱맨의 최근에 나오는 다른 학습용 영어사전들처럼 LLA도 Longman Corpus Network에서 예문을 뽑아 왔다. 이 예문도 롱맨의 2천 단어의 defining vocabulary (DV) 내에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롱맨은 이 2천 단어에 속하지 않는 단어는 프로그램을 동원해서 모조리 솎아냈을 정도로 원칙에 충실했다. 즉 그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표제어는 모두 DV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2천 단어라는 한정된 수의 정의용 단어 사용은 학습자의 어휘의 발전을 인위적으로 막는다는 문제를 낳지만 EFL 학습자들이나 ELT 사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을 크게 줄여 주는 한 가지 특징임에는 틀림없다.

17. Essential Activator는 다르다

1997년에 나온 Longman Essential Activator (LEA) 는 전체적으로는 LLA와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상당히 달라진 면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LLA는 상당히 많은 의미 표현을 담고 있었는데 LEA는 그 수를 팍 줄여버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게 LLA의 1052개의 Key Words와 LEA의 750개의 Basic Words의 차이이다.

물론 이것은 Essential이라는 타이틀에도 부합하는 것이지만 중급 이하 학습자들을 고려해서 이렇게 한 것이다. LLA의 의미 표현이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중급자 이하에게는 고빈도 의미 표현 중심의 재정립이 필요했던 것이다. 초중급 학습자들은 첫 단계에서 너무나 많은 수의 표현에 노출되는 것의 그 산만함과 난이도를 생각하면 이렇게 수를 적당하게 줄여주는 것도 특정 수준의 학습자들을 겨냥한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18. LEA의 Basic Words

LEA는 750개의 Basic Words를 통해 의미의 분열이 이루어진다. browsing을 하는 학습자는 이 단어를 먼저 선정한 다음 그 아래의 수직 구조로 내려가면서 소분류 아래의 의미 표현들을 섭렵하면 된다. 물론 이 LEA의 레이아웃은 LLA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간단해 보인다. 그렇지만 그 분류의 깊이는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LEA에는 LLA식의 Access Map이 없는 반면 관련 Basic Words를 연결해 놓은 원형 지도가 있다. 이것은 한 가지 Basic Word로 검색을 하다가 찾아낸 항목이 목적에 불충분할 경우에는 당연히 도움이 되는 cross reference이다. 또 학습자가 browsing을 할 때에도 학습자 스스로 관련어의 흥미를 좇아 돌아다닐 수 있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19. LEA에 Meaning Menu가 없는 이유

LLA에 비해 또 한 가지 생략된 편집 구조는 바로 Meaning Menu이다. LEA에서 이것을 없앤 이유는 두 가지로 본다. 첫째는 LLA에 비해서 LEA의 내용은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하나의 Basic Word에 딸린 의미 표현 항목들이 그렇게 많거나 길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는 LLA에 있던 Meaning Menu는 LEA에서 사라짐으로써 학습자가 거쳐야 할 분류를 한 단계 줄여서 바로 소분류로 접근하게 만드는 효율성을 낳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두 번째의 이유는 첫 번째 이유 때문에 생긴 결과이기도 하다.

20. 문법 다시 앞으로

소분류를 거쳐서 개별 의미 표현으로 접근하면 LLA와 달라진 모습이 더 보인다. 먼저 중급 이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으로 개편하면서 그들이 상대적으로 문법 구조 같은 생산적 지식이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했다. 이러한 면은 품사나 문법 사항을 나타내는 항목이 LLA에서는 정의 끝에 달려 있었는데 LEA에서는 정의 앞으로 옮겨 놓았다는 점에서 다르다. 주목도가 달라진 것이다. LLA가 의미 중심을 표방했지만 학습자들이 문법 없이는 의미도 소용이 없는 현실을 절감하고 다시 문법 사항에 대한 주목도를 강화한 것이다.

21. WSP를 강화하다

이러한 문장구조에 대한 정보의 강화는 WSP의 돌출을 강화시킨 데서도 보인다. happy 아래에 + about, satisfied에는 + with처럼 '+' 표시를 이용해서 WSP의 주목도를 높였다. 이는 중급 이하 학습자들의 WSP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므로 무척 잘한 것이다.

22. 결합 표현의 산뜻한 정리

LLA에서는 이디엄, 연어 (collocations), PV (phrasal verbs), 문법 구문 등이 산재되어 있었으나, LEA에서는 이것들을 WSP의 표시 아래에 잇따라 가지런히 정리해 놓았다. 한 쪽으로 정리해 놓으니 보기에 산뜻하고 학습자들에게는 간편하다는 인상을 준다.

23. 아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의 차이

이 사전의 특성상 적지 않은 이들이 영어가 불완전한 학습자들일 것이다. 그리고 영어 동사의 활용을 잘 알 수는 있어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편찬자들은 그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rising - rose - have risen처럼 동사의 불규칙 변화형을 각 표현 항목 아래에 붙여 놓았다. 또 형용사와 부사도 witty - wittier - wittiest, well - better - best 처럼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습자가 보도록 적어 놓았다. 복수형도 plural nannies처럼 표시가 된 항목도 있다.

24. 구어 영어 표시

LEA도 구어체에 주안점을 둔 사전이라 그에 합당한 특징들이 더 추가되었다. 구어체 표현임을 바로 구별할 수 있도록 해당 의미 표현 항목 앞에 만화에서 대사를 넣는 '동그라미' 표시를 해 놓았다. 이는 물론 SPOKEN, ESPECIALLY SPOKEN의 표시다. 눈에 쉽게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표시를 선택한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삼각형 느낌표 표시가 이끄는 상자에는 단어나 숙어를 사용하는 어법에 대한 추가 설명이 되어 있다. ESPECIALLY SPOKEN, SPOKEN, ESPECIALLY WRITTEN, INFORMAL, BRITISH, (ESPECIALLY) AMERICAN 등의 usage label이 표제어 다음에 표시되어 있다. 특히 구어 영어에 대한 표시가 잘 되어 있다.

LEA도 '구어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전이라 구어 표현이 많이 들어 있다. 대체적으로 영미인들은 일상 회화에서는 어려운 한 단어보다 여러 쉽고 간단한 단어로 묶인 긴 표현을 선호한다. 그런 표현이 LEA에 적지 않다. 다른 한 단어 길이의 의미 표현 항목에도 WSP, 연어, 이디엄 등이 붙어 있기 때문에 한 단어 표현도 사실상 그런 식으로 활용해 쓴다고 보면 된다. 결국은 영어는 어떻게 적절하게 단어들을 결합하느냐 하는 것을 익히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 과정에서 '구조'와 '내용'을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LLA에 비해서 LEA는 생각을 표현할 의미 중심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의미 표현을 실어 나를 구조까지도 신경쓰고 있는 게 특색이다. 예상 사용자 층을 고려하면 당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25. LLA vs. LEA -- 사용자 층이 다르다

LLA와 LEA의 사용자 층은 갈리게 된다. 편집의 방침도 그렇고 목적도 그렇다. 내가 분석하기에는 LLA는 상중급 이상 advanced learner가 상대적으로 깊은 의미 표현 강화를 원할 때 필요한 사전이다. 당연히 논리적으로 의미의 network을 따라 여행할 수 있는 지구력이 필요할 것이다. 중하급 이하의 학습자들은 이 사전을 구입하고도 거의 버려 두는 경우도 보이는 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항목이 상대적으로 '방대해서' 부분적으로 보기에도 힘들고, 돌아다니면서 의미 구조를 짜는 데는 '두뇌'가 따라가지 못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물론 advanced learner들이 LLA를 상용하면서 진지한 학습을 하면 그 대가 또한 간단치 않을 것이다. 특히 내가 강조하는 구조적인 이해가 이미 이루어진 사람은 LLA는 그야말로 '탄약고' 역할을 할 것이다. 엄청난 실탄을 공급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게 바로 LLA의 역할이다.

26. 깊어지는 의미의 네트웍

LLA를 옆에 두고 가장 많이 참조하고 소리내어 읽는 사전으로 사용한다면 상중급 이상의 학습자들은 더욱 깊어지는 의미의 네트웍을, 고급 학습자들은 단단해지는 고급 영어 실력을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불안했던 생산적 표현의 문제의 가닥을 잡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의미 표현 중심의 사전인 만큼 반드시 OALD나 LDCE 같은 전문 ELT 사전을 옆에 같이 두고 모자라는 면은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

27. LEA는 효율적으로 감량된 것

LEA의 사용자 층은 하중급에서 상초급까지로 분석된다. 물론 원론적으로는 롱맨의 Defining Vocabulary인 2천 단어를 알고 있는 학습자라면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영어로만 된 교재의 특성상 영어 텍스트로만 모든 의미를 이해해야 하는 그 부담도 쌓이기 때문에 단순한 단어 수로 한정하는 것보다는 더 높은 독해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LEA는 LLA보다는 상당히 watered-down 된 판이다. 양의 부담도 적고 사전의 편집 구조도 하중급 학습자들을 염두에 두고 난이도를 완화한 것이다. 내 생각에는 LEA를 보는 자체는 앞에서 분석했듯이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간단한 구조는 어느 사전에서나 이룰 수 있는 레이아웃의 개선의 문제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결국 그 편리하게 구성된 구조를 통해서 각 표현의 의미를 잘 받아들여서 다른 표현들과의 묶음을 통해 더 넓은 의미의 네트웍을 학습자들이 이뤄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28. 고빈도 의미 표현의 중요성

LEA를 사용하는 학습자들은 LDCE 같은 다른 ELT 사전과 함께 사용하되 주기적으로 '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사전은 책에 적힌 대로 'Put Your Ideas Into Words', 즉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사전이기 때문에 학습자가 읽고 이해하고 참조하는 만큼 그 혜택을 온전히 학습자 자신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구어 영어 중심의 고빈도 표현에 대한 접근성의 증가는 학습자들이 어려운 저빈도 어휘에 쌓여 헤매이지 않고 당장 말하고 쓰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상용 의미 중심 표현을 LEA가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9. '무기'인 form과 '탄약'인 meaning

영어 학습은 문법이라는 form에서 meaning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form의 기능적인 역할은 영어 학습자의 영어 지식의 뼈대를 쌓는 것이므로 의미의 네트웍을 만들어가기 위한 토대로서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전제이다. 한국의 상초급 이상의 영어 학습자들은 form의 뼈대를 쌓으면서 동시에 의미의 네트웍을 이루어 나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form이 총을 조립하는 법을 알려 주는 것이라면 meaning을 중심으로 한 실탄도 반드시 필요하다. LLA와 LEA는 실탄뿐만 아니라 갖가지의 무기에 맞는 탄약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30. 표현 자원을 엮게 해 준다

기존의 일반 영어 사전들은 알파벳 순서에만 묶여서 인간의 생각과 표현의 기본 구조인 '의미' 중심의 표현 엮어가기와 만들어내기가 불가능하게 되는 현실적 한계에 영어 학습자들을 줄곧 내몰았다. 이제 Activator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의미 중심의 자연스러운 표현 자원을 대량으로 엮어가는 효과적인 방법을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에게 안겨 준다.

15 # Longman Dictionary of English Language and Culture[ | ]

1. 영어학습과 문화 지식

EFL 학습자로서 영어를 배우는 이들은 대체로 두 가지 문제를 차례로 극복해야 한다. 첫째는 영어의 문제이고, 둘째는 상식의 문제이다. 후자는 '문화'의 문제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문화라는 것은 우선 좁은 의미로는 문학이나 영화, 건축 등의 예술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어 학습자의 눈에 들어오는 문화의 범위를 넓히면 일상 생활의 일종의 관습이나 패턴까지도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영미 등의 영어권 사회에 직접 살아 보거나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를 얻지 않으면 사실상 영어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영어의 수동적인 능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소수이던 시절에는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영어의 생산적 능력이 있는 이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 시절에도 영어 사용의 문화적인 면은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영어 사용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기대하는 영어 능력의 기준도 올라가면서 언어 자체를 넘어서 사회문화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밑바탕을 이루는 그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영어의 수동적 기본 능력을 넘어서 생산적 능력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영어 표현력이 상승하면서 영어 사용자들은 깊이 있는 대화나 논리를 나누려고 하게 된다. 영어를 통해 깊이 있는 문화를 나누는 것은 먼저 상식이 통해야 한다. 영어 주 사용권의 문화적 기반을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래서 문화적 상식에 대한 접근로는 그 나름의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2. Longman 'Culture' Dictionary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영어 사전 시장에 비교적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바로 'culture' 사전들이다. 이 사전의 선두 주자는 구어체 중심의 영어 사전에 두각을 나타내는 롱맨이다. 그리고 롱맨이 내놓은 사전은 바로 Longman Dictionary of English Language and Culture (LDELC) 이다.

LDELC는 영어학습에 '문화'를 내세우는 최초의 사전이다. 1992년에 초판이 나왔고 최근 1998년에 2판이 나왔다. LDELC의 초판이 나왔을 때 많은 학습자들이 그 가치를 알아 본 것은 아니다. 그저 일부의 학습자들만 그 가치를 알아 보고 샀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존의 사전 개념으로는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 만큼이나 '생소한' 내용의 사전이었다. 이 사전의 판매는 영어 학습자나 사용자의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조금씩 알려지고 사용자도 조금씩 늘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3. ELT + Culture

1998년에 간행된 LDELC 2판은 1판과 마찬가지로 영어 사전과 문화 백과 지식이 혼합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LDELC가 1판에서부터 이러한 형태를 보인 것은 1999년에 '덩달아' 나온 The Oxford Guide to British and American Culture (OGBAC) 의 편집 형식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OGBAC는 먼저 LDELC처럼 전통적인 개념의 영어 사전으로서의 성격은 전혀 없다. 사전의 제목 그대로 'culture'에 대한 사전일 뿐이다. 일종의 cultural studies에 속하는 책처럼 상대적으로 더 깊이 있는 내용이 많다. OGBAC는 영미권 위주의 사회문화에 관련된 표제어만 실었다. 그리고 더 깊은 지식이 필요한 표제어에는 상당히 깊은 글을 추가로 실어 놓았다.

반면 LDELC는 'English Language and Culture'라는 책 제목의 일부가 말해주듯 영어 학습사전과 문화 백과사전을 결합시킨 사전이다.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를 기반으로 하고 비슷한 코퍼스를 이용해서 LDELC의 영어 사전 부분을 제작했다. LDCE의 기본 형태를 따랐다고 하지만 그대로 베낀 것은 아니다. 정의를 빌리더라도 많이 고쳐서 썼다. 예문도 코퍼스에서 새로 가져오거나 교체했다. 특히 1998년에 나온 LDELC의 2판은 코퍼스의 변화된 자료를 게으르지 않게 적절히 이용했다. 혹시나 LDCE의 내용을 LDELC의 영어 사전 부분에다 그대로 베껴서 적당히 만든 것인 줄 알았더니 그것은 전혀 아니었다. 아 물론 그것에 놀라기도 했다. '아, 거의 다 고쳐 썼구나.' 그 철저한 발상에.

4. 사전의 어휘 수의 혼돈

LDELC 2판은 1판과 마찬가지로 영어 학습사전과 문화 백과사전을 잘 결합해 놓았다. 표제어는 영어 단어와 문화 지식이 알파벳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단어 숙어를 포함해서 8만 reference 정도이지만 Della Summers가 밝힌 수는 4만 '단어' 정도이다. 사전의 단어 수는 표제어인지, 파생어를 포함하는지에 따라 그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용어를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1만5천여개의 문화 표제어가 들어갔다.

5. 결합인가 분리인가

LDELC가 OGBAC처럼 culture를 중심으로 별도의 전문 사전을 만드는 대신에 영어 학습사전과 결합한 형태로 만든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첫 culture 사전의 제작자로서 생소한 culture 사전만을 사기에는 내키지 않아 했을지도 모를 학습자들에게 기존 형태의 영어사전 기능도 같이 한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한 다소 상업적인 목적에서이다. 그 다음은 ELT 영어사전과 culture 전문 사전을 각각 따로 볼 필요가 없이 한 권으로 같이 참조할 수 있게 한 발상이다. 이 두 가지 다 편집자의 생각 속에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후자의 목적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더 시일이 지나고 사용자들의 사용 과정이나 결과를 지켜 보아야 파악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사실 나온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사전인데도 그다지 많은 이들이 이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두 가지 기능을 합쳐 놓은 사전의 현실적인 역할과 그 힘이 어떠할지는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하면 OGBAC는 상업적으로는 밀릴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과감하게 culture 전문 사전으로 분리해 버렸다. 물론 OGBAC는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 와 같이 쓰는 게 좋다고 권하는 말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OGBAC도 매우 충실하다.

6. 'Culture' 사전의 사용자층

EFL 학습자들이 영어를 보면서 문학, 영화, 정치, 역사 등등 많은 분야에서 쏟아지는 영미 사회의 독특한 정보 지식을 두 사전이 담고 있지만 그 사용자 층도 갈릴 것이다. LDELC는 문화적 지식을 간단하게 담고 있고 게다가 영어 사전도 합쳐 놓아서 영어 능력 자체의 향상에 힘쓰면서 문화적 지식 흡수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하중급자 이상의 학습자들에게 어울린다. OGBAC는 많은 문화적 표제어를 다루면서도 긴 글로 상세한 설명을 하는 게 잘 되어 있어서 간단한 설명 이상의 글을 원하는 상중급자 이상의 학습자들에게 적합할 것이다.

7. 별다른 변화가 없는 롱맨 2판

LDELC는 1판에서 2판으로 바뀌면서 별로 바뀐 것은 없다. 표제어는 소수만 삭제하거나 추가한 것을 빼고는 설명이나 예문 등이 거의 그대로이다. 눈에 뛰는 변화라고 해야 전체적으로 폰트가 바뀐 것, Usage를 상자로 두드러지게 한 것, Cultural Note 부분을 음영으로 처리해서 부각시킨 것, Cultural Note의 내용을 많이 고쳐서 쓴 것, 흩어져 있던 삽화를 집중시킨 것 정도다. 표제어 대부분이나 내용은 거의 1판의 것을 그대로 뒀다. 자세히 보면 표제어 레이아웃의 변경 등 조금씩 손을 댄 부분도 보여서 전체적으로 다 검토는 한 것 같다. 그렇지만 2판으로 오면서 일이 많아서 그랬는지 전체적으로 다시 쓰는 정도의 개정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8. [U]의 독보적 감각 삽입

LDCE에 대해서 내가 쓴 평가를 보면 명사에 [C]ountable 표시를 집어 넣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묘하게 LDELC에서는 그것을 고쳐 놓았다. 즉 [S], [C], [U] 등이 같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C] 자체는 기본으로 생략하고 [U]만 있는 명사를 '예외적으로' 표시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학습자들이 주의해야 할 Uncountable을 비롯한 [P], [S] 등의 표시를 마찬가지 방식으로 부각시킨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F], [A] 등의 형용사에 대한 용법을 표시하는 grammar code도 효과가 좋다. 1판에서도 [U]의 '예외적 표시'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게 들어갔는데 LDCE에서는 왜 현재의 판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9. WSP 표시의 장점

LDELC의 두드러지는 장점 하나는 바로 WSP (Word-Specific Preposition) 의 표시법이다. 표제어와 발음, 품사 기호 다음에 WSP를 표시하여 주요 단어와 빈번하게 결합해서 쓰이는 전치사 등을 눈에 잘 띄게 표시했다.

10. 예문 단어 수준의 탈출구

사전의 예문에는 롱맨이 내세우는 2천 정의용 단어를 넘어서는 단어를 쓸 일이 나온다. 이런 단어를 LDELC에서는 'swollen BLOOD VESSELS (=blood-carrying tubes)' 처럼 바로 뒤따르는 괄호 안에 설명하고 있다. 숙어에서도 'make an issue of it (=quarrel about it)' 처럼 다시 그 뜻을 풀어 주고 있다. 어휘는 많이 만나야 늘어난다. 2천 정의용 단어가 '온실 속의 화초'를 키우는 지금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법을 더 많이 고안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정의에 꼭 써야 하는 단어의 수준을 일부러 낮추지 않아도 같은 영역에서 추가 해설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LDCE 사용자와 LDELC 사용자를 비교하자면 같을 수는 없다. LDCE는 특히 signpost의 구성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 ELT 영어사전으로서는 월등하다고 할 수 있다.

11. 사전의 결합, 방법이 중요

culture 사전 사용자 중에서도 culture 사전을 OGBAC처럼 전문 문화 사전으로 분리해 주었으면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사전을 따로 쓰기 귀찮으니 LDELC처럼 합쳐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 사전은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통합한다고 생각하면 thesaurus, idioms, etymology, synonyms 등 후보는 많다. 잘못 합치면 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합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culture는 아직은 초기 발전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 봐야 한다. 당장은 이런 종류의 사전의 발달 과정에서 더 많은 문화 지식을 읽고 싶으면 OGBAC를, 영어 사전과 문화 지식이 결합된 틀로 사용하고 싶으면 LDELC를 사용하면 된다.

12. 문화: 백과사전을 보라

물론 문화를 더 깊이 알고 싶으면 Encyclopedia Britannica (EB) 같은 훨씬 더 폭이 넓고 깊은 문화 지식을 제공하는 전문 백과사전을 참조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LDELC 같은 영어 학습을 위한 보조 자료로 나온, 문화지식을 포함하는 영어사전은 특히 영미인들이 영어 학습과 관련해서 그 사회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위주로 모아 놓은 책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EB 같은 큰 백과사전을 구하거나 읽기가 힘든 이들은 일종의 reader처럼 수준을 조절해 놓은 사전이 지금 꼭 필요한 형편에 있는 학습자도 많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LDELC는 하중급 이상의 학습자들이 영미권의 문화 지식 정보 흡수라는 목적을 가지고 일반적인 영어 학습에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문화 지식 포함 영어사전이다. 지금 이런 사전이 OGBAC 외에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매우 잘 만들어진 사전이고 최근의 2판에서는 그 레이아웃이 더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13. 문화: 수동적 지식과 능동적 지식의 수준

의사소통을 위한 문화라는 것은 이런 사전을 이용한 간단 지식의 흡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건대, 이 사전에 있는 지식 정도로는 어떤 것을 영미인들이 말하거나 썼을 때 그 영어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렇지만 학습자가 스스로 어떠한 것에 대해서 영어로 주장을 하고 설득력 있는 논지를 펴는 데 동원할 문화적 지식으로는 여전히 부족하기 짝이 없다.

사전 편찬자들은 이런 저런 정보를 간단하게 이러한 미니 백과사전 방식으로 넣으려고 노력했지만 수동적인 이해를 넘어서 능동적으로 논리와 문화 이해가 뒷받침되는 영어 능력을 바라려면 다방면으로 꾸준히 많이 읽고 보아야 한다. 특히 자신의 전공 분야에 간접적으로 연관된 지식 정보는 부단히 흡수하는 노력을 해야 깊이 있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LDELC만 사용해도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난망인 상태는 벗어나게 할 것이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말이다.

14. 문화 중심 영어 능력으로 가는 길라잡이

문화 지식이라는 것은 차 한 잔 마시면서 가볍게 나누기 위한 일반 상식의 수준이 있는가 하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대화나 세미나, 저술 등의 지식 교류도 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서로 드러내는 상식은 그 자체로 크게 유용할 리는 없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높은 수준의 만남으로 이끄는 길잡이 구실을 하는 것도 현실이다. 격조 높은 만남도 상식적인 이야기를 통해 가까워진 다음에나 가능한 게 다반사이기 때문 아닌가? 한국인 EFL 학습자들의 전반적인 영어의 문화적 격을 높이는 도구로 이 사전이 하나의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기 바란다.

16 # Phrasal Verbs 전문 사전 3종 분석[ | ]

1. Phrasal Verbs: 어려운 영어의 상징

최근에 들어와서 영미의 ELT 영역에서는 form (구조) 보다는 meaning (의미) 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심심찮게 내비치고 있다. 구조는 물론 '문법'을 말하고 의미는 '표현'을 말한다. 그런 문맥에서 form과 meaning을 동시에 건들어야 하는 영역인 phrasal verbs (PV) 에 대한 분석을 이제 심도있게 하려고 한다. 영어에서 PV는 매우 독특한 요소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을 비롯한 EFL 학습자에게는 또 매우 골치가 아픈 요소이다. 그러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그것에 내재한 풍부한 영어 의미의 구성력 때문이다.

이디엄과 PV는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그 사이에 양다리를 걸친 영역이 넓게 존재할 정도로 서로 깊은 연관이 있는 영역이다. 그렇지만 나는 필수 이디엄 외에는 이디엄을 양으로 외우는 것은 포기하라고 말한다. 그러한 fixed phrase를 무작정 외우는 노력을 할 시간을 오히려 PV를 이해하는 노력으로 돌리라고 권하는 것이다.

2. PV의 힘과 존재

PV가 중요한 이유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영미인들이 PV를 즐겨 사용한다는 것이다. 둘째, WSP (word-specific preposition) 와도 연관성이 큰 이유로, 문장의 핵심인 동사와 문장의 후반부를 연결한다. 셋째, 로만스어 계통의 긴 단어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에 비해 NS들이 감각적으로 익히고 사용하는 상징적인 구조적 패턴이라는 것이다. 넷째, 그 수도 만만치 않아서 영어의 전반적인 생산력에 큰 역할을 한다. 다섯째, 의미와 구조를 포괄하는 언어 자산이라 영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매우 강하게 보여 준다.

3. PV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PV는 대략 어떤 것일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verb + particle 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particle은 흔히 한국인들이 전치사로 파악하는 단어들이지만 부사 역할도 겸하는 게 많다. 실제로는 독립된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particle로 부른다. PV는 이렇게 전치사에서 부사의 뜻까지 넘나드는 particle의 성격 때문에 동사 + 전치사나 그 외의 전치사구가 붙는 확장 복합 구조까지도 PV로 인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PV가 영어를 능통하게 사용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이렇게 동사와 수십 개의 particle의 결합이 1만 여개의 조합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이 1만여개이지 이 구문들이 각각 만들어 낼 수 있는 추가 문장의 수는 한계를 명확히 확정하기도 어렵다. 또 enlarge라는 단어보다 blow up이라는 PV를 쓰는 게 훨씬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여겨지는 영미 사회의 언어 쓰임에도 딱 부합하는 것이고 그 자체가 영어를 사용하는 또 다른 힘이 되는 것이다.

4. 완제품과 대량 조립 부품

fixed phrase를 외우는 것과 PV를 익혀 나가는 것의 차이는 크다. fixed phrase는 그 문장에 맞는 의미 외에는 쓸 수가 없지만, PV는 하나의 조립 부품으로 수많은 추가 문장들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것도 동사부를 건드리는 핵심 부품이다. 비유를 하자면, 하나의 덩어리로 된 장난감과 레고 블록의 차이인 것이다. 영어를 '외운다'고 하면 바로 이러한 핵심을 외워야 한다.

완제품을 사면 응용이 어렵다. 그러나 재료를 사면 이것 저것을 추가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끓인 라면을 사 봤자 그것으로 다른 것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생라면이라도 사면 라볶기로도 응용할 수 있고, 아예 밀가루를 사면 빵이나 과자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실생활이나 언어나 완제품을 구매했을 때 그 추가 응용의 길이 막히는 것은 진리이다.

5. ODCIE1의 출현과 PV 분석의 발전

PV 사전은 전문 사전이라 ELT 영영사전만큼의 빠른 변화는 없다. 내가 가장 먼저 손에 쥔 PV 사전이 Oxford Dictionary of Current Idiomatic English Volume 1: Verbs with Prepositions and Particles이다 (ODCIE1; 1975). 당시에는 PV 사전으로는 이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선택의 '고뇌'도 없었다. ODCIE1은 자매편이 있었다. Oxford Dictionary of Current Idiomatic English Volume 2: Phrase, Clause & Sentence Idioms (ODCIE2; 1983) 가 나중에 나오면서 각각 PV와 이디엄 분야에서 서로 연관성을 지닌 채 중요한 짝을 이루었다. 같은 해인 1983년에 Longman Dictionary of Phrasal Verbs (LDPV; 1판) 가 나왔다.

LDPV나 ODCIE1을 지금 내 연구실 서가에서 꺼내 보니 벌써 '골동품' 분위기가 난다. LDPV를 지금의 학습자들이 열어 보면 C. T. Onions의 권위 있는 The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Etymology (ODEE) 에 보이는 반응과 같을 것이다. ODEE를 예로 드는 것은 이 사전이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단단한 기반으로 classical education을 받은 이들의 마지막 저작으로 보이는 것 같은 그 책의 분위기 때문이다. 새삼스레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1980년대 초에 LDPV를 볼 때는 한 마디로 '볼 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레이아웃도 신품이었다. 그런데 지금 열어 보니 책의 레이아웃이 너무나 달라 보인다.

6. PV 사전의 코드의 변화

좀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하지만 LDPV의 커버 안 쪽에는 이런 말이 써 있다. 'Easy-to-use grammar coding system'. 여기에 해당하는 문법 코드는 몇 개만 예를 들면 이렇다. [I6], [L7], [T1a], [V4a], [X9] 같은 문법 코드들이 나왔다. 이런 코드표는 LDPV의 앞쪽에 따로 모여 있고, 사전의 본편에는 이런 25가지의 코드가 사전의 각 항목에 줄줄이 나오는데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풍경이다.

한 마디로 encode 하는 방식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코드 자체는 무척 간단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25개의 코드도 반복이 일상인 사전 사용에서는 무척 귀찮은 존재로 바뀐다. 그 당시로서는 무척 좋은 책이었지만.

7. Oxford Dictionary of Phrasal Verbs (ODPV)

ODCIE1은 1993년에 나온 Oxford Dictionary of Phrasal Verbs (ODPV) 로 이어지고 있다. ODPV는 ODCIE1의 일부 정의와 예문을 고쳤다. 이 사전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뭐가 이렇게 가득 들어 있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다른 PV 사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글씨 때문에 더 어렵게 보이기도 한다. 가득 차 보이는 만큼 관련 이디엄을 포함해서 '11,000 references'가 들어 있다. 들어 있는 게 많기 때문에 양으로 찾아 보는 학습자에게는 유리하다. 이 양이나 다음에 나오는 문형 표시의 치밀함과 정교함 때문에 적어도 상중급 영어 학습자가 사용해야 할 PV 전문서로 판단된다.

또 [A1], [B3] 같은 pattern 코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품사와 일치하는 다음과 같은 코드로 바꾸었다. [Vp], [Vn.p], [Vpr], [Vn.pr], [Vp.pr], [Vn.p.pr] 이라는 코드를 이해하면 ODPV를 보는 기본은 이미 형성된 것이다.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 에서 쓰이는 [V]와 [Vn]을 익히 아는 학습자들은 이 코드도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pattern을 알려 주는 직관적인 grammatical code 중에서 p는 'particle'을 pr은 'preposition'을 각각 의미한다. ODPV의 구조에서 눈여겨 볼 것은 바로 이것이다. PV의 학습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바로 PV를 활용하는 pattern을 익히는 것이다.

8. ODPV의 collocates

ODPV가 Longman Phrasal Verbs Dictionary (LPVD) 와 같이 놓고 볼 때, LPVD의 비교적 읽고 보기에 더 쉽게 보이는 레이아웃에 비한다 해도 결코 지지 않는 큰 장점은 바로 collocate의 존재이다. collocate는 PV와 결합하는 명사 등을 말하는데 영어에는 이러한 collocate를 선별해서 사용하는 게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ODPV의 omit (from) 에는 다음과 같이 collocate가 표시되어 있다.

S: author, speaker. O: reference, mention; statement, claim; charge, accusation. o: book, report, speech

S는 'subject', 대문자 O는 'direct object', 소문자 o는 'prepositional object'로 쓰인다. PV에 따라 adj:처럼 다른 collocate list도 있다. ODPV의 collocate list는 PV와의 결합으로 그만큼의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을 높히는 요소이다. 특히 대부분의 EFL 학습자들은 이러한 특정 PV와 결합할 수 있는 적절한 collocate을 임의로 알기 힘들기 때문에 이 목록의 존재는 그 자체로 큰 차별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ODPV는 이뿐만 아니라 PV 문장을 다양하게 변형하는 transform의 설명도 매우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PV 지식을 통한 고급 영어 사용 능력을 노리는 학습자에게는 매우 정밀하게 만들어진 사전이다.

9. PV 전문 사전 변화의 느림

1993년에 새로 개정되어 나온 ODPV는 이전의 원판 격인 ODCIE1와 정밀 비교했더니 전체적으로 틀은 그대로이나 일부 정의와 예문을 보완하고, 일부 문법 코드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PV의 중요성이 여전히 전면적으로 부각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PV 사전 시장의 수요에 따른 판올림의 추진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1975년에 ODCIE1이 나온지 거의 20년이 지난 1993년에야 ODPV가 일부 개정돼 나온 것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또 한 가지는 원판인 ODCIE1이 워낙 치밀한 학자 정신으로 만들어져서 전적으로 그다지 손을 볼 게 없었거나 그 본질적인 틀을 허물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시도는 엄청난 연구 노력을 필수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이다.

10. PV 사전의 연구와 치열한 scholarship

잠깐 여담이지만, A. P. Cowie와 R. Mackin은 ODCIE1을 만들 때는 컴퓨터도 없었다. 최초의 원고 중 7천여개의 항목을 세 사람의 여성이 모두 타이프라이터로 쳐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교정쇄를 여러 번 해서 정확한 사전을 만들어 냈다. John Stuart Mill처럼 19세기의 치밀한 classical education을 직접 받지는 않았어도 그 정신을 이어받은 세대임이 분병한 이들의 눈과 손 끝에 걸린 scholarship의 결산이 ODCIE1과 ODCIE2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학자적인 자세로 몰두했던 힘들었던 사전 편찬의 기억 때문인지 1993년에 ODPV의 '속편'으로 나온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Idioms (ODEI) 는 종이와 페이지별 편집 체제만 조금 바뀐 후 그대로 나왔다. 아마 쉽게 개정의 손을 대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이디엄 전문 사전의 수익 구조도 대규모 개편을 위한 재투자를 감당하기에는 크게 역부족이었을 수도 있다. ODEI 같은 전문 이디엄 사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쓸 기회가 있겠지만, 원 편찬자들은 ODEI의 아버지 격인 ODCIE2의 체제를 분석하고 구성하는 데도 만만치 않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11. ODCIE1에서 ODPV로

다시 ODPV로 돌아가서 보면, ODPV는 그러한 만만치 않은 편찬 역사와 PV 사전으로서의 특징으로 볼 때 영어를 상당히 깊게 알려는 학습자들은 반드시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전이라는 것이다. PV는 영어에서 그 의미의 독특함과 구조적 확장성 때문에 가장 익히기 어려운 영역으로 알려져 왔다. 20세기의 전반부에도 다양한 이디엄 사전이 나오고 이러한 particle의 문제를 다루려고 시도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를 하고 학습의 틀을 잡은 사전으로는 ODCIE1 (ODPV의 '아빠') 이 처음이다. 시간 많던 어린 시절에 ODCIE1을 많이 읽지 못 한 게 진정 한으로 남을 정도이다.

특히 ODPV에 나오는 transform에 대한 설명이나 각 항목의 transform을 보면 멍청하게 가르치면 답답하기까지 한 syntax (구문론) 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PV가 meaning과 form을 넘나드는 영역인데 meaning과 form을 통해서 syntax뿐만이 아닌 semantics (의미론) 까지도 이해하게 하는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다.

12. LDPV의 등장

1980년대 초에 내가 ODCIE1과 ODCIE2를 구해 곁에 두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Longman Dictionary of Phrasal Verbs (LDPV; 1983) 가 나왔다. LDPV에는 1만2천 단어가 들어 있었다. 이 1만2천 단어는 two-word verb, three-word verb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adverb나 preposition과 결합해서 형성된 PV와 WSP, 그리고 PV에서 형성된 이디엄을 모두 넣고 있는 항목 수를 의미한다. LDPV뿐만 아니라 ODPV에도 WSP를 모두 넣고 있는데, 영어의 가장 어려운 특징인 PV를 다루면서 WSP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13. Longman Phrasal Verbs Dictionary (LPVD)

최근에 나온 Longman Phrasal Verbs Dictionary (LPVD; 2000) 는 약 5천 개의 PV를 담고 있는 사전이다. 새로 만든 사전인 만큼 눈여겨 봐야 할 특징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위의 LDPV에 연결해 먼저 결점을 이야기하자면 이것도 collocate이 없다. ODPV와 비교하면 PV를 확장시키는 문제에 있어서 한 가지 중요한 부속품이 빠진 것이다.

LDPV에 이어서 최근에 나온 신판인 LPVD에서조차 ODCIE1이나 그 직계인 ODPV와 비교할 때 이러한 중대한 결점이 되풀이 되는 것은 연구나 리소스의 부족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롱맨의 PV 사전 편찬자들이 그러한 collocate을 넣을 수 있는 리소스가 있는데도 고의로 넣지 않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한 요소인데 여전히 없다. 이 점은 역설적으로 'ODCIE 시리즈'를 만든 이들의 초기의 고된 작업이 지금의 엄청난 비교 우위를 만드는 데 초석을 놓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14. LPVD의 사용자 편이성 강화

LPVD는 사전 사용자의 수준을 상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그 사용 대상자 수준의 폭을 매우 넓게 잡으려고 말이다. 편찬자들은 사용 대상으로 'upper intermediate'의 일부와 'advanced'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이라는 목표를 밝혔지만 실제로는 PV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훨씬 더 하향 확장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레이아웃 때문이다. 예를 들어, ETCH라는 Main Verb를 매우 굵은 글씨로 두드러지게 했으며, 그 아래에는 etch가 들어가는 모든 PV와 이디엄을 한 데 모아 놓았다. 각 PV의 반전 표시된 항목은 눈에 크게 잘 띄게 해 놓아서 항목을 반복적으로 찾는 데 있어서 눈에 확 띈다.

GO라는 Main Verb 아래에는 동사의 활용형을 수시로 접할 수 있도록 'went, gone, going' 이렇게 세 가지를 모두 써 주고 있다. 불규칙 동사형뿐만 아니라 규칙 동사형도 모두 써 주는 것은 법칙을 알고는 있으나 즉각 사용하지 못 하는 EFL 학습자들의 고질적인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생각이다.

15. LPVD의 'PV + 목적어' 결합 표시

LPVD의 특징 하나는 PV의 주된 고민거리 중의 하나인 목적어 위치의 변경 표시에 관한 것이다. LPVD는 가느다란 선으로 그어진 상자에 하나의 PV 패턴에 해당하는 모든 하위의 PV나 이디엄을 각각 넣어 표시했고, 특히 PV가 목적어와 결합하는 경우에 particle이 목적어의 앞에 오는 것과 뒤에 오는 경우를 독특하게 표시했다. mark off라는 PV 항목에는 가능한 목적어 (sb, sth) 와의 결합을 이렇게 표시하고 있다.

mark off sth

mark sth off

이렇게 sb, sth과 결합시켜 단어를 나타나는 기본 순서야 다른 사전과 똑같다. 그러나 mark off라는 PV와 sth의 결합을 보면 사용 가능한 목적어 (sth) 와의 사이에 상자의 칸막이 선이 가로막고 있어서 구분을 더 명확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sb와 sth 같은 PV와 결합이 가능한 목적어의 성격과 결합 위치를 폰트의 '다름'까지도 이용해서 동시에 표시하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 separable PV와 inseparable PV의 감각은 단어의 의미나 억양과도 관련된 것이므로 결국은 각 학습자가 어떻게 그 구조를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효과적으로 익혀지는 것이다.

16. collocate의 부재와 cross-reference

LPVD는 ODPV에 밀리는 collocate list를 만회하려고 cross-reference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SIMILAR TO, OPPOSITE 표시 옆에 동의어와 반의어를 넣었는데, PV의 각 하부 항목마다 PV나 다른 관련 동사로 이들을 각각 표시해 주고 있다. LDPV 시절부터 풍부한 이 특징이 괜찮은 이유는 PV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 '친구'가 많기 때문에 서로 연관을 지어 학습하면 전체적으로 의미와 구조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 LPVD에 나오는 모든 예문은 Longman Corpus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에서 따온 것이다.

17. 빈도 표시를 넣은 LPVD

LPVD의 독보적인 한 가지 특징은 frequency star의 존재이다. 사실 PV는 이 사전만 해도 넓은 의미의 PV가 5천여개가 수록되어 있고, ODPV 같은 경우는 11,000개가 넘는다. 그 확장의 가능성도 만만치 않지만 기본 PV의 수도 넘치기 때문에 하중급 학습자들에게는 보통 부담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하는 학습상의 문제가 생기는데, 이러한 것을 간파하고 Longman이 만들어 넣은 게 이 빈도를 나타내는 '별' 표시이다. frequency star는 PV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PV의 번호에 붙어 있다.

그렇지만 Longman은 이미 여러 사전에서 가장 높은 사용 빈도를 가진 사전 항목을 제일 앞 순위에 위치시키는 편집 방침이 있기 때문에 그 목적이 중복되는 점도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PV 패턴 내에서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LPVD 전체에서 우선 순위를 정하는 문제라면 학습자들에게는 여전히 큰 도움을 주는 특징임에 틀림없다.

rub-down이나 pullback 같은 PV에서 만들어진 명사형 (nominalized form) 도 해당 PV 아래에 모두 일원화했다. 또 WSP,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PSP (phrase-specific preposition) 도 that, where 같은 PV와의 결합이 가능한 단어와 함께 해당 PV에 모아 놓았다. 이 사전이 PV의 본질인 의미 구조적 (syntagmatic) 결합의 문제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18. 미래의 Phrasal Verb Activator?

마지막으로 LPVD는 동의어나 반의어의 넓은 개념 연결을 위해서 한 가지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 의 Access Map과 Meaning Menu를 연상시키는, 주제에 따른 동의어와 반의어의 연결 지도인 Phrasal Verb Activator를 사전의 중간에 넣었다. 그 중 한 가지는 이렇게 되어 있다.

LOVE & FRIENDSHIP

when a friendship ends

fall out drift apart grow apart

모두 16개의 topic에 의미 소분류를 넣어서 그 의미에 어울리는 PV를 모았다. 앞으로 PV 사전을 의미 중심으로 옮겨가게 하려는 생각이 보인다. 이런 의미 구조를 가미한 체계를 강화하거나 아니면 아예 LLA처럼 의미 중심의 PV 사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19. PV 사전의 사용자 그룹

LPVD의 넓은 의미의 PV 수록 규모는 5천여개인데 PV는 1천 여개만 안다고 해도 대단한 능력이다. 천 개를 알고 쓰기도 쉽지가 않단 말이다. 더군다나 그 PV의 수에 주어, 목적어 등의 적절한 collocate을 결합해서 쓰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ODPV와 LPVD의 사용자 층은 다를 수밖에 없다. 동시에 두 가지를 다 사용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만큼 두 사전의 연원이나 특색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PV 사전을 보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PV 공포증이나 혼돈을 경험한 이들은 LPVD가 '복음'일 것은 틀림없다고 본다. 이 분석을 잘 읽었으면 자기가 보기에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PV 사전을 선택하면 된다.

20. NTC's Dictionary of Phrasal Verbs

마지막으로 NTC's Dictionary of Phrasal Verbs and Other Idiomatic Verbal Phrases (NDPV-IVP) 에 대해서 알아 보자. NDPV-IVP는 ODPV에 비하면 간단한 편집 체제로 만들어졌다. 이 사전은 PV 계통의 사전으로는 미국에서 최초로 나온 전문 사전인데다가 그것도 1993년에야 나온 사전이다. 좋은 ELT 전용 영영사전이나 ELT용 각 전문 영역 사전 개발에 이미 상당히 뒤쳐진 미국에서 나온 사전인 것이다.

NDPV-IVP는 PV 구조가 있는 이디엄을 포함해서 약 1만2천 항목을 담고 있다. 규모로는 ODPV를 능가하는 책이다. 사전의 크기도 다른 사전보다는 조금 크고 두꺼워서 겉으로 봐도 비교적 많은 항목과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21. 쉬운 PV 검색

그러나 사전의 편집 구조나 내용의 배치는 오히려 더 쉽고 간단한 편이다. 처음 만드는 사전인 점, 또 항목이 많아서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점을 상쇄하려고 그런 것인지 편집은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하려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NDPV-IVP를 사용하는 방법은 보면 그냥 알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세세하게 설명할 것도 없다. 다만 검색 방법 한 가지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index head와 entry head의 개념 차이를 유념하면 된다. LPVD에서는 Main Verb로 먼저 찾고 그 아래에 PV 패턴을 주고 마지막 단계에 그 패턴에 속하는 PV를 모아 놓았는데, NDPV-IVP는 index head를 최상 단계에 바로 썼다. 어차피 이게 PV 선택의 기준이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MAKE < OF라는 index head를 이용해 원하는 항목을 찾으려면, PV나 관련 이디엄 중에서 'make + of'라는 index head의 verb + particle 형식과 같은 요소를 가진 모든 항목은 이 index head 아래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동사 (make) 와 particle (of) 이 원하는 항목 속에 있다면 이 index head를 알파벳 순으로 먼저 찾아 그 아래를 검색하면 되기 때문에 찾는 것은 매우 쉽다.

22. 'PV 중심' 의식으로 PV 사전 사용하기

ODPV와 LPVD도 검색 목적으로 기본적으로 알파벳 순서를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NDPV-IVP는 verb + particle이라는 PV의 기본 패턴을 index head로 단락 머리에 배치해서 그 하부에 같은 패턴의 PV 항목들이 한 단락을 이루는 식으로 배치한 것은 PV의 구조적 구분이 검색의 기본이라는 원래의 목적에 충실하려는 시도이다. 그 결과 NDPV-IVP에서 PV를 검색하는 것은 PV의 분류인 index head로 시작하기 때문에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LPVD에서는 GO, GET처럼 동사를 Main Verb라고 해서 항목의 대표 분류 단위로 내세운 것은, ODPV가 그러한 동사로 항목의 대분류 단락을 묶는 것처럼 PV의 검색 목적에서 한 단계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PV는 get + away라는 결합 구조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지 GET이라는 단위를 의식할 필요가 큰 것은 아니다.

물론 LPVD와 ODPV는 모두 하나의 동사 대분류 아래에 관련 PV가 모두 모여 있어, 예를 들어, know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PV나 관련 이디엄을 찾는 검색도 당연히 가능하다. 이 점은 NDPV-IVP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index head가 PV 결합 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어차피 앞뒤로 모두 하나의 동사의 PV 결합에 관련된 index head가 연속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동사별 검색도 별 어려움은 없다.

23. 동사냐 PV 패턴이냐

분류와 검색에 있어서 세 가지 사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NDPV-IVP는 index head가 검색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의 성격은 PV의 결합 요소이다. 원하는 PV를 검색할 때 시작부터 이 'PV의 구조에 대한 생각'을 유지한다는 것이 차이인 것이다. 그러나 ODPV는 'jump'라는 동사 아래 PV나 이디엄을 모두 묶어 놓아서 검색 단계에서 jump라는 결합을 개념 인식의 핵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다음 두 가지를 비교해 보자. ODPV는 jump 아래에 다음과 같은 PV나 이디엄 항목을 모두 알파벳 순으로만 모아 놓았다.

jump jump at jump down sb's throat jump off jump on jump to conclusions/the conclusion jump to it jump up

이에 반해 NDPV-IVP에는 각 PV 결합인 index head별로 나와 있다. 여러 개의 jump 동사의 PV 결합 중에서 하나를 보자.

JUMP > ON

jump on someone or something jump on the bandwagon AND leap on the bandwagon

ODPV는 jump가 시작의 기준이고 NDPV-IVP는 PV의 결합 패턴이 그 기준이다. 그리고 이 기준의 아래에 묶인 항목의 수도 상대적으로 더 세분화되어 적기 때문에 학습자 입장에서는 jump + on이라는 결합 구조와 그 의미의 생성 관계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그러므로 LPVD는 그 중에서는 중간자적인 입장이다. 시작은 ODPV처럼 Main Verb를 기준으로 하지만 아래에 다시 PV 결합 패턴을 소분류로 해서 해당하는 PV 항목들을 모두 모아 놓았기 때문에 2단계부터는 NDPV-IVP의 배열 기준이나 검색과 비슷하게 나간다. 이러한 이유로 PV의 검색과 분류에 있어서 PV에 중요한 구조와 의미의 연결과 파악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NDPV-IVP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index head의 글자 크기가 두드러지는 것도 편집상의 이점이다.

24. PV 항목이 많은 NDPV-IVP

얼핏 봐도 NDPV-IVP는 ODPV보다 수록 항목이 더 많게 보인다. ODPV는 '11,000 references'를 자랑하지만 NDPV-IVP는 1만2천 항목을 담고 있다. 실제로는 더 차이가 나게 보인다. jump 항목만 봐도 ODPV는 7개뿐이지만, NDPV-IVP에는 PV 패턴만 해도 15개이고 그 하부의 PV나 이디엄의 수는 25개에 달한다.

사전별로도 이 사전에 나온 것이 저 사전에는 안 나오는 것도 있고 서로 엇갈리는 게 있다. 그러나 핵심 PV 항목은 거의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LPVD는 빈도를 기준으로 추렸으니 당연히 핵심은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PV의 검색이 필요한 이들은 NDPV-IVP가 반드시 필요하리라고 본다.

17 # Oxford Phrasal Verbs Dictionary for Learners ...[ | ]

1. PV에 대한 이해 강화

1차 PV 전문 사전 분석에서 Oxford Dictionary of Phrasal Verbs (ODPV) 와 Longman Phrasal Verbs Dictionary (LPVD) 를 비교하면서 LPVD의 상대로 Oxford에서도 연성화된 PV 사전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러한 사전도 나왔다. 애초에 같이 분석을 했으면 좋았지만 이 사전은 별도로 분석하기로 한다. 앞에 나온 PV 사전 분석과 더불어 이 글을 읽으면 좋겠다. Oxford Phrasal Verbs Dictionary for Learners of English (OPVD) 는 LPVD와 함께 PV 사전의 발전을 보여 주는 한 보기이다.

앞에 쓴 PV 사전 분석에서 말했듯이 PV는 영어를 배우는 모든 외국인들에게 골치 아픈 것이다. 물론 그 '골치 아프다'는 것은 어떻게 PV를 익히고 누구에게서 PV에 대해서 깨우치냐에 크게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들 자신도 영어를 가지고 사기를 치는 세력에 불과하거나 PV에 대해서 전혀 자신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들에게서 배운다고 하는 이들도 자연스레 나쁜 영향을 이어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차 강조하듯이 PV 사전뿐만 아니라 모든 영어사전이나 영어학습 교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전문적인 조언을 얻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 이토록 중요한 것이다.

2. OPVD도 줄였다

PV가 특히 한국인 학습자들에게 전혀 쉽지 않은 종류로 느껴지는 이유는 첫째, 그 수가 많다는 것이다. 최대 1만 개를 넘어가는 그 다양함은 일단 학습자의 기를 죽인다. 둘째, 영어의 동사들과 마찬가지의 문제로 구조를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이 1만 개이지 OPVD에서는 이미 6천 개로 추려 놓았다. LPVD에도 PV를 5천여개로 줄였다. NTC's Dictionary of Phrasal Verbs and Other Idiomatic Verbal Phrases (NDPV-IVP) 가 1만2천 항목을 담고 있는 것에 비해 거의 반 이하로 줄인 게 특색이다. OPVD의 형 격인 Oxford Dictionary of Phrasal Verbs (ODPV) 가 '11,000 references'를 담았던 것에 비해 수록 항목 수를 차별화하는 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현실을 시사한다. 또한 이전에는 PV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매우 드물었으나 이제는 초급 영어 학습자부터 PV를 체계적으로 익히려는 이들이 늘고 있음을 뜻한다.

3. 강세의 표시

OPVD는 수록 항목 수에 있어서는 LPVD와 대동소이다. 그렇지만 OPVD의 표제어에는 모두 강세 표시를 했다. PV의 일반적인 강세 법칙을 잘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는 별 의미가 없는 표시이다. 그러나 초보자들이나, 강세 법칙을 아는 것과 사용하는 것이 전혀 별개의 현상을 보이는 학습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게 이 강세 표시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표시는 1만여개의 항목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한 개의 공통 법칙을 학습자들이 이해하지 못 할 때, 그것을 낱낱이 익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과도한 '낭비'가 친절함이나 쉬움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지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4. 반복적 인식의 낭비

이 표제어의 강세 표시를 보면서 생각나는 게 영어사전에서 영국영어와 미국영어에서, 예를 들어, controling과 controlling의 구분이다. 거의 모든 ELT 사전에서 이 표시를 AmE, BrE 표시와 함께 일일이 해 주고 있지만 정말 혼란만 낳는 멍청한 행위이다. 물론 사전의 그 철자 차이 정보를 보면서 실제로 영국식 철자, 미국식 철자를 정확하게 구분해 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아무도 결과적으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단어의 강세의 위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한 마디만 써 주면 될 것인데 해당 단어마다 영미 철자 구분 표시를 모조리 해 주어도 학습자의 인식 결과는 엉망이다.

어쨌든 이 OPVD의 표제어에 달린 강세 표시는 말을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강세에 대한 의식을 항상 굳히도록 강제하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초중급 학습자들뿐만 아니라 고급 학습자들에게도 그 자체가 현실적으로 좋은 기능을 한다고 본다. 이는 학습자들이 방법을 안다고 해도 그 방법을 실제 생활 속에서 적용함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는 현실을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LPVD의 SIMILAR TO, OPPOSITE처럼 OPVD는 SYN(onym), OPP(osite) 표시 뒤에 각각 동의어, 반의어를 연결해서 한 가지의 PV에 대해 유어를 통한 확장과 의미의 상호 비교 학습이 용이하도록 구성했다.

5. OPVD의 상용 주어/목적어의 존재

ODPV의 큰 특징으로 지적한 PV의 상용 주어와 목적어 (common subjects and objects) 를 의미하는 SUBJ, OBJ가 OPVD에서도 강력한 기능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하나의 PV를 익혀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그 PV에 제한적으로 가능한 주어, 목적어, 의미 구조에 알맞게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 지식을 익히는 것은 또 하나의 큰 문제이다. OPVD의 SUBJ, OBJ에 있는 항목을 주목해야 할 필요성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PV를 학습하는 처음부터 특정 PV에 대한 상용 결합 단어를 이런 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후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시간 낭비를 막아 주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LPVD에는 이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ODPV 및 OPVD와 가장 큰 구별을 짓는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PV를 점점 더 깊이 익혀가거나 더 효과적으로 능숙하게 사용하는 학습자가 될수록 이러한 특성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6. OPVD의 문법 구조 표시

최근에 나온 초중급 학습자를 의식한 PV 사전을 보면 grammar pattern의 표시에서도 중요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LPVD는 이 grammar pattern의 표시를 직관적으로 구현해서 이미 칭찬을 한 바 있다. 그러나 OPVD에서는 그러한 간단한 도형을 사용하지는 않고 바로 (G) v + pron + adv 같은 공식을 사용했다. 물론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6판) 의 V, Vn 같은 기호를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v + n/pron + adv, v + n/pron + prep 같이 비교적 자세하게 PV의 가능한 구조를 설명할 때 그 이해가 얼마나 직관적인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LPVD처럼 상자 도형에 넣어 단어의 위치만으로 파악하도록 처리하는 것과 OPVD처럼 더 자세하게 PV의 구성 성분을 구분 표시해 주는 것은 분명히 직관적 이해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7. OPVD의 문법 표시가 상세한 이유

물론, 이러한 차이를 낳는 것은 원천적으로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PV는 단순하게 처리하기에는 복잡한 문법 구조적 성격을 다양한 형태로 내포한다. PV의 문법 구조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어로서 명사와 대명사의 위치를 구분하는 것이다. 또 동사의 뒤에 particle로 붙는 부사 (adverb) 와 전치사 (preposition) 를 의미 구조적으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PV에 대해서 깊이 알아갈수록 이는 당연히 알아야 하는 단계로 가는 것이다.

언어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꼭 이렇게 adv, prep으로 구분하지 않아도 하나의 particle을 그 문맥에서 식별하거나 사용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겠으나 모든 사람들이 그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PV가 뒤로 확장 연결해 나가는 단계에서는 particle로 결합하는 adverb와 preposition을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할 때 큰 문법적 오류를 낳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OPVD에서 자세한 grammar pattern 표시를 해 주고 있는 것은 일견 타당하게 보인다. 다만 쉬운 것을 선호하는 세태를 의식한다면 앞으로 좀 더 직관적인 표시 방식을 고안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데 OPVD 편집자들이 그런 의도가 있다고 해도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목적어 위치의 구분 (separable PV / inseparable PV) 문제는 당연히 현재의 포맷으로는 LPVD가 더 직관적이다.

8. OPVD의 결합 particle 개요

OPVD는 선두의 동사 표제어에 발음기호와 함께 다음과 같이 결합하는 particle에 대한 개요를 담고 있다.

let /let/ (letting, let, let)


     ~ down

169 ~ in, into

     ~ in for       ~ in on      ~ into      ~ off      ~ on      ~ out

170 ~ past

     ~ through      ~ up

이러한 개요는 PV의 수가 많다는 고유의 특성에 비춰 볼 때 학습자가 특정 동사에 결합하는 particle을 미리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이 사전에서는 그것을 보느니 길어야 한 페이지 정도에 걸친 PV 항목을 직접 둘러 보는 게 낫다. 학습에 있어서 별 대단한 기능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OPVD의 PV 항목 밑에는 각각 해당하는 파생어 명사나 형용사 (derivative nouns and adjectives) 를 실었다. LPVD에도 동류의 정보가 있는데, 원래 PV에서 파생한 단어들이기 때문에 연결해서 함께 깨우치도록 하는 것은 사전에서 필수적인 기능이다. 또한, OPVD는 각 PV 항목이나 의미 항목에서 별도의 문법이나 어법 설명이 필요한 것은 NOTE로 적시해 주고 있다.

9. LPVD의 빈도의 끌림 그리고 미래의 개선

LPVD가 당장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에게 인기를 끌 항목은 빈도 표시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는 보이지 않으나 LPVD만 하더라도 5천여개의 PV를 상대해야 하는 초중급 학습자들에게는 남다른 특색으로 다가갈 것이다. 그러나 OPVD는 SUBJ, OBJ라는 중요한 독보적인 기능을 ODPV로부터 물려 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독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급 학습자 이상인 이들은 OPVD를 상대적으로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PV를 1천 개 이상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빈도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PV가 학습자들에게 드러내는 어렵게 보이는 느낌, 그리고 그 결합의 다양함과 다수의 어려움은 결국 결합 형태의 정밀한 분류와 빈도 표시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LPVD가 간단하게 드러낸 Phrasal Verb Activator도 분명히 PV 사전의 앞날을 점칠 수 있게 해 준다. 이 시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선된 PV 사전이 나온다면 LPVD와 OPVD를 결합한 게 될 것이다.

10. PV 사전의 과제

그러나 PV 연구자들이 잘 알듯이 PV 사전은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separable PV / inseparable PV의 문제를 비롯해서 의미 중심으로 PV 사전을 구성하는 문제, particle 중심의 사전 구성을 통한 의미와 구조적 결합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문제 등은 일부 연구자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PV를 학습하는 이들에게 더욱 쉬운 분류의 법칙을 세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똑같은 내용이어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학습자를 좌절시키거나 아니면 큰 도움을 주어 전혀 다른 길로 이끌기 때문이다.

11. 영어를 말하게 만드는 '힘'으로서의 PV

기본적으로, 영어를 강력하게 말하는 힘을 부여하는 데 있어서 Modal Structure와 PV의 결합이 큰 역할을 한다. WSP, U/C 감각까지 충분히 익힌다면 이미 영어권의 교육받은 NS보다 더 높은 경지의 언어 사용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글은 나중에 다시 상술하겠지만, PV가 그만큼 영어에서 의미의 조율과 전달의 핵심 역할을 하는 동사의 확장 능력을 좌우하는 중대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구어체의 동사 활용과 확장 능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PV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니, 이 중요한 PV 익히기를 제쳐두고 완성 문장 표현이나 이디엄이나 슬랭 등의 단타적인 암기 학습에 몰두하고 있는, 그리고 그러한 행태를 상업적으로 조장하는 단세포적인 이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바로 그러한 현상이 한국에서 영어를 한다고 달려드는 이들은 지천으로 깔렸어도 제대로 잘하는 실력자는 오히려 극히 드문 현실의 결과를 잘 설명해 준다. 이제 그러한 맹목적이고 치기 어린 영어학습의 행태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강한 영어 사용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방법으로 PV에 대한 이해를 심도 있게 키워가야 한다. 안내와 책이 주어졌지 않은가.

18 # 주요 영어 Usage Guide 분석[ | ]

1. 영어학습의 진보

영어를 꽤나 잘 사용한다는 사람들의 궁극적 꿈은 어떤 것일까? 혹자는 논리적으로 유창하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은 글을 정확하게 논증하며 설득력이 있게 쓸 수 있는 좋은 능력을 희망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능력에 도달하려면 가장 필요한 요소가 있다. 영어에서는 바로 개별 단어의 어법의 문제로 귀결된다.

동사의 문형 (Verb Pattern), WSP (Word-Specific Preposition), PSP (Phrase-Specific Preposition), U/C (Uncount Noun / Count Noun) 의 습득과 사용에 익숙해지고 억양도 몸에 붙어서 영어를 제법 잘 말하고 쓸 수 있게 된 영어 사용자들은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의미적으로 비슷한 단어를 구분해 쓰는 문제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특히 동의어를 구분해 쓰는 능력은 교육을 받은 영미인들조차도 쉽게 얻지 못하는 능력이다. 일상적인 언어 생활을 통해서는 그저 시간이 흐른다고 높은 수준으로 자동 향상되지 않는 영역인 것이다.

2. 영어: 동의어와 어법

이러한 문제는 바로 영어의 중요한 특성 때문에 생긴다. 영어는 여러 언어에서 어휘를 가져왔기 때문에 동의어가 매우 많다. NS용 전문 사전 중에서도 thesaurus나 synonym 사전 같은 동의어 사전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그러한 특성을 잘 보여 준다. 역으로 말하면,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동의어의 세밀한 의미 차이를 잘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는 전문적으로 또는 창작의 차원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지워진다.

이러한 동의어의 문제뿐만 아니라 어법의 문제도 역시 만만치가 않다. 한 대표적인 동의어 사전에 분류된 어휘 수가 최소 1천 개 분류에 총 6천 개에 달할 정도로 영어 내의 동의어의 수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동의어 분류 집단의 의미를 일부라도 간파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고급영어를 희망하는 학습자들은 usage, 즉 어법의 문제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동의어 만큼이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데다 영어 단어의 어법은 상대적으로 더 큰 무게가 걸리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3. usage의 존재

usage를 다루는 usage guide는 사전과 문법서 사이에 있는 어중간한 존재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영어에는 문법만으로 파악하고 정리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구두법, 스타일, 동의어, 형태 유사어, 발음, 단어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usage가 NNS (non-native speaker) 뿐만 아니라 NS들에게도 적지 않게 골치아픈 것이라는 사실과 교육을 통해서 이를 극복한 이들만이 전문적인 글쓰기나 말하기를 내세우고 있는 현실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반드시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일상적인 영어회화 정도를 바라는 이들이 다수이겠지만 더 긴요한 점은 영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프로페셔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언어적 종속의 문제는 넘어설 수가 없다. 이러한 프로페셔널 영어 사용자가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남들이 그저 통상적으로 기울이는 정도의 노력을 통해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가소로운 일이다.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전문 사전을 보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 전문 사전 중에 동의어 사전과 어법 사전이 있다.

동의어 사전에 대해서는 따로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어법 전문 사전에만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어법 즉, usage라는 것은 언어학에서 말하는 사전에 표시되는 정도의 slang, formal, technical 같은 용법 표시 (usage label) 정도가 아니다. 사전학에서는 usage 사전은 이미 논리의 문제로까지 넘어간지 오래이다.

4. 'Fowler'

전에 The New Fowler's Modern English Usage (NFMEU) 에 대해서 짧게 언급한 적이 있다. 1996년에 3판이 나온 Henry Watson Fowler의 이 어법 전문서는 영어권에서는 영어 어법에 관한 권위서로 아주 유명한 책이다. 그리고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OED) 의 Supplement의 편집을 책임졌던 대단한 사전 전문가인 Robert Burchfield가 바로 NFMEU 3판의 개정 편집을 했다.

NFMEU 개정은 영국의 영어 어법서의 전통을 잇는 중요한 작업으로 극소수의 영어학의 권위자나 사전 편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전통인 만큼 Burchfield의 능력과 지식이 이 방면에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건너온 그는 특히 OED의 최초 편집자인 James Murray가 시작했던 Reading Programme을 다시 시작해서 1989년에 나온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2nd Edition (OED2) 의 초석을 닦은 사람이다.

이러한 배경 설명을 넣는 이유는 그가 NFMEU의 발간에 있어서도 언어학자로서 그리고 사전 편찬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이 책의 권위를 잇기 위해 최대한 쏟아부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NFMEU 3판은 수록 항목이 8천 개에 달한다. 이 책을 따라서 Pocket Fowler's Modern English Usage (PFMEU) 도 나왔다. PFMEU는 NFMEU의 내용을 40%로 줄였다. 항목을 4천 개 정도만 수록한 것이다. 핵심 위주로 수록했음은 물론이다. NFMEU가 양이 방대해서 읽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제 PFMEU를 선택하면 영어의 성가신 부분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더 간단한 내용을 즐길 수 있다.

내가 보기에 NFMEU는 한국인들이 읽기에는 딱딱한 책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영어를 (비록 prescriptivism의 경향을 보이지만) 바라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막강한 권위에 빛나는 영어 어법 책이다.

5. A Dictionary of Modern American Usage (DMAU)

내가 이 글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좋은 책 중의 하나가 A Dictionary of Modern American Usage (DMAU) 이다. Bryan A. Garner는 원래 법률가인데 이러한 usage에 대한 책을 썼다. 법률 분야에 종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 특히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Garner는 법률 영어 어법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쓰는데 DMAU도 영어의 어법 안내서로 매우 호평을 받은 책이다.

예를 들어, acronym / initialism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DMAU를 보면 된다. epidemic / endemic의 의미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DMAU는 이러한 동의어나 유어의 차이를 설명하고, 단어의 쓰임새를 설명한다. 구두법도 설명하고 문법, 스타일, 논리도 설명한다.

6. DMAU의 오용 드러내기

NFMEU와 비교할 때 이 책의 특징은 '틀린 영어'를 담고 있는 인용문이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내게도 무척 크게 다가온다. DMAU의 저자 Garner는 미국의 온갖 간행물에서 5천 개 이상의 잘못된 어법을 담고 있는 실제 인용문을 골라 냈다. 그리고 그게 '틀리다'는 것을 예문으로 보여 주면서 독자들이 그 예문을 통해서 어법 설명을 대조하고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글깨나 쓴다는 기자나 문필가들이 쓴 글이기에 그러한 인용문들이 주는 느낌은 약하지 않다.

DMAU와 내용이 비슷한 The Oxford Dictionary of American Usage and Style (ODAUS) 는 일부 수정 외에도 이러한 '부적합한' 영어를 드러내는 인용문의 소스가 없다. 내용만 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정확한 소스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만, 다른 제목으로 만든 책이라 일부가 수정 된 책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인용이 된 사람들에게 지적 충격을 주는 의미에서도 OED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소스를 보여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NFMEU에도, 약 2백5십만 개가 넘는 OED의 권위 있고 철저한 인용문 편집 원칙을 따라서, 항목의 설명을 돕는 인용문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DMAU의 인용문은 잘못 쓰고 있는 내용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usage guide로서 더 어울리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DMAU가 NFMEU에 비해서 일반인들에게는 읽기에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에게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7. 'Fowler'의 철저함, DMAU의 평이한 글

NFMEU는 철저하게 느껴지는 그 체제, 권위, 정확한 영어 때문에 사명감 같은 게 여전히 느껴진다. 텍스트의 구성이나 내용은 Fowler가 추구했던 완벽함을 따지는 영어의 흔적을 그대로 전승하려는 자세도 보인다. 이 점에 있어서 DMAU도 소스의 정확성을 가미하면서 그러한 시각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DMAU는 내용면에서도 평이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원래 Garner가 변호사 출신이지만 대중을 위한 영어 어법 글쓰기를 지향하기 때문에 DMAU의 텍스트를 읽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보이지 않는다.

오류가 있는 인용문을 내용을 섭렵하는 과정에서 같이 읽으면서 저자가 전달하려는 어법 설명의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특히 문장에서 단어를 잘못 사용하는 오류는 표제어의 앞 부분에서 설명한 내용과 대비되어 그 오용의 위험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장은 영어권에서도 글깨나 쓴다는 작가나 언론인들이 쓴 텍스트에서 골라 낸 것들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주는 의미도 깊다. 언어를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은 결코 그냥 쉽게 얻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DMAU는 어렵게 읽는 책이 아니다. 기존의 알고 있던 것, 모르고 있던 것, 애매하게 느끼던 것, 불안하게 알고 있던 영어 용법의 여러 가지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자신감을 키워 나가는 데 기둥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NFMEU는 그러한 역할이 훨씬 크다. 영미권에서 'According to Fowler'라는 정확한 영어의 근거로 쓰이는 권위가 있었듯이 DMAU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좀 더 실용적으로 보이는 그 내용의 구성 때문에 대중에 의해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나는 정확한 권위 있는 해석을 원할 때는 머리가 좀 더 아프더라도 NFMEU나 다른 어법 전문서를 보지만, 보통 브라우징을 할 때는 DMAU를 손에 든다. usage에 관한 한 내가 가진 책 중에서 가장 읽기 쉽게 느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읽기에 쉽다는 정도는 뒤에 나올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에 비견할 만하다.

8. The Oxford Guide to English Usage (OGEU)

이러한 usage guide는 전통 영문법 책처럼 딱딱한 형식으로 내용 구분이 되어 쓰여진 책이 있는가 하면, DMAU처럼 쉽게 여기 저기 읽을 수 있게 된 책이 있다. The Oxford Guide to English Usage (OGEU) 도 항목으로 보면 NFMEU에 가깝다. NFMEU는 기본적으로 설명이 간결하고 핵심을 찌른다. 그게 이 책의 명성을 설명할 것이다. 영어권의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긴 세월 동안 인용하고 크게 좋아했으니 그 다듬어진 내용이 알찼다는 것이다.

OGEU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usage라는 한 권의 책에서 작지 않은 문제점이던 잡다한 내용의 혼합을 하위 단계의 분류를 넣어서 정리를 시도한 점이다. OGEU는 Word Formation, Pronunciation, Vocabulary, Grammar라는 네 가지 분류로 내용을 나누어 정리했다. usage guide에는 보통 전체 한 권의 내용이 알파벳 순으로 나열되어 있지만, 이렇게 하위 분류로 세분화하는 것은 데이터의 집중과 분류를 통해 기억, 이해에 도움을 준다. 1993년에 2판이 나온 OGEU의 저자는 OED2의 공동 편집자였던 Edmund Weiner다.

9.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미국쪽에서는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AHD) 의 유명세 때문에 꽤 알려진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도 OGEU의 분류 형식의 레이아웃에 동참했다. AHBEU는 최근 시대와 언어 경향의 흐름을 더 잘 반영하고 있는데 편집 방식에서도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 있다. AHBEU는 내용을 Grammar, Style, Word Choice, Science Terms, Gender, Names and Labels, Pronunciation Challenges, Word Formation, E-Mail이라는 하위 분류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렇게 분류가 늘어남으로써 usage guide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된다는 적극적인 알리기도 강화된 것이다.

10. usage panel의 길잡이 역할

AHBEU의 특징은 usage panel의 존재이다. 1964년부터 계속 운영한 American Heritage Usage Panel은 지금도 158명의 영어를 전문적으로 쓰고 말하는 이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usage panel이 있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영어에는 usage를 투표로 결정해야 할 정도로 여전히 애매모호한 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언어라는 것이다.

하여튼 이러한 usage panel의 존재는 AHBEU의 usage guide로서의 prescriptivism에 대해서 제한된 수의 전문가들을 통한 어느 정도의 descriptivism을 달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시도는 OED1의 편찬 당시에 초대 편집자인 James Murray가 많은 이들에게 사전에 들어갈 인용문을 요청해서 OED2에는 2백5십만 개 이상의 인용문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는 역사를 따라가는 흐름으로 보인다. 바록 똑같은 성격의 작업은 아니지만 다수가 참여해서 자신의 시각을 어느 정도 반영시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OED1의 노력은 후에 Robert Burchfield에 의해 Reading Programme이 다시 살아나는 이유가 된 것이다.

11. usage의 계량화

이러한 특징을 발판으로 삼아서 AHBEU는 항목 설명에 있어서도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hopefully의 문장 부사로서의 어법과 관련해서 1968년의 usage panel 조사에서는 44%가 수긍했으나, 1986년 조사에서는 그 수긍도가 27%로 떨어졌다는 데이터가 나온다. 이러한 usage panel 통계를 통한 어법의 적합성에 대한 검증은 독자로 하여금 신빙성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usage panel의 구성원들이 전문가들이라는 점도 큰 역할을 한다. 동시에, 여러 시점의 어법 조사의 비교 자료는 어법의 시대적 변천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12. 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WDEU)

미국에서 나온 usage에 대한 좋은 사전으로 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WDEU) 도 있다. 1989년에 처음 나온 이 사전은 후에 Merriam-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MWDEU) 로 이름이 바뀌어 나왔다. WDEU의 특기할 만한 장점 한 가지는 무척 돋보인다. usage guide로서 설명을 제시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WDEU의 의견을 내놓는 '결론'에 이르기 전에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usage 권위자들이 밝힌 해석을 간접 또는 직접 인용함으로써 그 역사적 준거를 단단히 확인한 것이다. WDEU는 여기에 다시 예문의 기능을 하는 정확한 인용문을 나열함으로써 독자들이 그 어법 사용의 실례를 직접 확인하도록 돕고 있다.

13. usage 전문서의 역사적 비교

개인적으로 WDEU를 무척 좋아한다. 의미론, 어의론, 또는 영어 어법에 전문적인 관심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WDEU를 한 권씩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존재 가치가 커지는 표시로 Concise판이 곧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WDEU를 읽으면 여러 usage guide의 권위 있는 설명에 대한 비교 분석을 짧은 아카데믹 에세이 형식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즐거운 게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usage guide를 조사하면서 연구, 분석하고 엮어서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은 깐깐한 작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책의 가치가 더 빛난다. OGEU나 AHBEU처럼 하위 분류가 되어 있지 않지만 그러한 것에 비할 약점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의미론이나 영어 동의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법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려는 이들은 반드시 이 사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14. 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CCEU)

다시 영국쪽으로 가면 특별한 어법 사전이 하나 보인다. 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CCEU) 가 문제의 책이다. 이 책은, 책임 편집자인 John Sinclair의 설명대로,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ies와 Collins Cobuild English Grammar (CCEG) 사이에 넣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사이에 넣는다'는 말은 usage라는 것이 영어에서 그러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Sinclair는 usage란 영어에서 일종의 '언어의 예절'과 같은 것이라고 칭한다. 거기에 개별 단어에 대한 해설이 덧붙은 게 보통의 usage guide의 실체이다. 사전도 아니고 문법서도 아닌 중간자적인 존재가 바로 어법 전문서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CCEU는 그러나 EFL 학습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usage guide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류의 전문서에 비해서 문법의 흔적이 훨씬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책과 CCEG를 같이 사용하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코빌드 사전까지 같이 사용하면 '삼부작'으로 잘 어울릴 것이다.

15. '상자'에 모으기

CCEG에서 보듯이 CCEU에도 비슷한 용례를 보이는 단어를 한 상자에 모아 놓는 방식을 취했다. 물론 연상을 통한 이해나 기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아직 usage라는 것에 이해가 부족한 학습자들은 이 책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영어의 특정 단어의 쓰임새를 아는 게 usage의 근본 목적이라면 CCEU는 그 목적을 상자 내 유사 분류를 통해 실제 학습의 효과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은 코빌드의 특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당연히 CCEU는 예문을 The Bank of English라는 코퍼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CCEU는 EFL 학습자를 많이 고려한 까닭에 깊이 있는 분석적 어법의 상술에서는 위에 서술한 다른 어법서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특히 WDEU 같은 경우와는 큰 차이가 난다. 또 AHBEU와 비교한다면 어법 조사 인용 데이터만 해도 차이가 난다. CCEU는 모든 인용 예문의 코퍼스 추출이라는 점을 자랑한다면, AHBEU의 페이지를 장식하는 usage panel의 계량화된 조사 통계는 그 또한 독보적이다. 또 WDEU의 에세이 스타일의 전문 어법 분석서 내용의 비교는 그 비교 대상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결국 각자의 지향점과 특색이 너무나 다른 것이다.

16. Usage and Abusage (UA)

많은 usage 책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한다. 20세기 사전 편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중에 Eric Partridge라는 인물이 있다. 원래 뉴질랜드 사람이었는데 특히 A Dictionary of Slang and Unconventional English (DSUE) 와 A Dictionary of the Underworld (DU) 로 유명한 철저한 자신만의 언어철학을 지녔던 사전 편찬자이다. 그야말로 사회 바닥의 영어를 사전에 저장한 독창성으로 알려진 사람인데, Partridge가 쓴 Usage and Abusage (UA) 가 있다. UA는 Eric Partridge의 능력에 그 내용이 필적하는 영어 어법서이다. UA도 1942년에 초판이 나왔기 때문에 NFMEU 만큼이나 역사를 지닌 어법 사전이다. 내용이나 형식도 NFMEU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NFMEU와 서로 비교해서 볼 만한 좋은 어법서이다.

17. 동의어 사전과 함께

이러한 usage 책을 보다 보면 동의어의 의미 구분 문제도 많이 다루어지는 것을 보고 그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그래서 동의어 전문 사전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Merriam Webster's Dictionary of Synonyms (MWDS) 는 1984년에 나온 이래로 동의어 사전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MWDS는 다른 thesaurus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중요한 동의어의 각 의미 차이에 대한 설명이다. 의미론에 속하는 이 영역은 매우 중요하다. 언어를 철학과 논리학의 틀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론은 동의어 사전을 만드는 편찬자의 기본이다. 동의어 사전의 중요성은 후에 다른 글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18. usage, 그 이후

이렇게 여러 가지 어법 전문서를 분석 소개했는데, 이러한 어법서들을 보면 학습자들은 두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첫째, 영어를 함부로 쓰면 안 되겠구나. 둘째, usage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 영어가 막강해지겠구나. 물론 몰랐던 것에 대해서 알게 되면 귀찮은 점도 생긴다. 마구잡이로 아무렇게나 쓰다가 그 부족함과 결함이 다 보이니 인생이 복잡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느낌은 일시적인 것이고 어법이 한 개인의 습관이 되면 일상적인 영어 사용자와는 다른 차원의 절도와 능력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영어로 글을 쓰는 능력에 큰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diction, 즉 단어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동의어의 난관을 뚫어야 하지만 그 선택된 단어의 쓰임새를 좌우하는 것은 어법이다. 모르고 사용하던 영어 단어를 이제는 '알고' 사용하는 엄격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내가 바라는 것은, 영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이들이 이러한 어법에 대한 관심과 동의어를 포괄하는 의미론에 대한 관심을 고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제 이 책들을 접하고 열어 보았다면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말이다. 독자성을 갖추기 이전에 엄청 읽어야 한다는 게 바로 이런 이유이다. 읽고 이해하는 게 전체이므로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것을 소화해 낸 사람의 영어의 수준은 무척 다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과는 너무나 다른...

19 # ELT 영영사전과 영한사전 비교 분석[ | ]

1. 영영사전의 발전과 확산

최근 들어서 좋은 영영사전이 시장에 연이어 나타나면서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 중에서도 영영사전을 사용하는 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영한사전을 주로 사용하던 영어 학습자들이 영영사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은 자연스럽게 보일지라도 불과 몇년 전의 과거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영영사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애써 설명해도 외면했는데 지금은 아예 설명하지 않아도 옆의 사람이 멋진 영영사전을 들고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심에서?) 덩달아 사는 경우도 흔하니까 말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이유는 영영사전 자체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ELT 영영사전의 변화에 대한 분석은 이미 각 사전별로 이루어진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알고 사전을 보는 것은 모르고 사전을 이용하는 것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음도 잘 알리라.

2. 영어사전의 사용 구분하기

이미 영영사전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영한사전을 사용하는 것과 영영사전을 사용하는 것을 비교하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두 가지 사전의 목적과 효용성이 분명히 다른데 그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또는 유행성으로 사전을 선택해 사용하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학습자들이 모르고 뒤늦게 후회하기 전에 두 가지 사전 사용자의 분명히 다른 현실적인 필요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3. 영영사전: 영어로 만드는 '개념'

영영사전을 보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개념의 구성과 의미의 연결이라는 흐름을 영어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L1이 영어가 아닌 대부분의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은 초중기 영어 사용 과정에서 늘 보이는 현상이 L1인 한국어가 L2인 영어의 사용 과정에 일부가 겹치거나 심지어 그것을 교체한다는 것이다. 학습자에 따라 그 반응이 천차만별이지만, 어떠한 학습자는 이러한 한 언어의 개념 성립 단계에서 L1의 의미적 보완 역할을 L2의 논리화에 잘 이용하지만, 대부분 학습자는 제 2의 언어인 L2를 학습하여 사용하는 단계에서 L1의 간섭 현상을 여전히 매우 심하게 보인다. 어떠한 이들은 의미 구성이나 논리 표현 방식에서도 L1의 간섭 정도가 심하여, 그 사람이 표현하는 영어를 듣지만 마치 내가 한국어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한국인 EFL 영어 학습자들에게는 ELT 영영사전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 필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영어교육의 현재 상황이 영어의 개념 형성 방식과 논리를 직접 보여 줄 수 있는 영어 교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텍스트 정보로나마 좋은 그리고 두드러지는 범례를 보여 줄 수 있는 영영사전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4. 제한적인 정의용 어휘

영영사전은 최근에 들어서는 사용자층을 넓히기 위해서 3천 단어 이하의 고빈도 기본 어휘를 정의용 어휘(defining vocabulary)로 사용하는 게 거의 기본이 되었다. 초중급 학습자들에게는 제한적인 정의용 어휘의 존재는 우선 현실적으로는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특히 영영사전을 처음 사용하는 이들은 단어를 찾는 목적에 따른 이동이 그 단어의 항목에서 끝나야 할 필요가 매우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부분에 어려운 단어가 없다는 것은 크고 매우 효과적인 유인책이다. 그렇지만, 기본 단어만을 이용해서 단어를 검색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길들이기'라는 역효과도 낳는 것은 분명하다. 중급 학습자부터는 기본 단어 이외의 단어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제한적인 정의용 어휘군의 범위를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어휘의 발전이 가능하다.

5. 영어의 생산적 지식

요즘에 나오는 영영사전의 중요한 특색으로는 영어의 생산적 표현력(productive skills)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누누히 강조한 바 있듯이, 단어고유전치사(word-specific prepositions)에 대한 표시가 두르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Big Four 영영사전 중에서 이러한 기능은 빠짐없이 구현되고 있지만, 특히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ALD)와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에서는 WSP에 대한 표시가 비교적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6. 예문의 현실성

영영사전의 또 다른 특징은 예문의 현실성이다. 요즘 대부분의 ELT 영영사전은 영어 사용 정보를 저장한 언어 데이터베이스인 코퍼스에서 그 예문을 가져오기 때문에 실제 사용되고 있는 현대 영어에 근접성과 친근감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구어영어 중심이라는 특징을 내세운 LDCE는 이러한 면에서 독보적이다.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CCED) 도 그러한 점에서는 중요한 장점을 가진 사전이다. 예문이 배워야 할 영어의 기능과 뜻을 잘 나타내고 있어 학습자들이 사용의 기본으로 삼아도 되기 때문이다.

영한사전의 최대 약점이 예문의 작위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찌 중요한 차이가 아닐 수 있으랴. 국내에서는 코퍼스 구축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ELT 영영사전들의 이러한 장점은 아주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7. 구조 인식 방법의 향상

중급 EFL 학습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는 영영사전의 기능이 있다. 문형에 대한 표시인데 이것도 영영사전이 크게 우세하다. 특히 OALD의 문형 표시는 매우 직관적이라고 이미 내가 평한 바가 있다. LDCE의 그것보다 낫다는 게 나의 분석이다. 나는 구문론적인 면에서 영어의 동사와 목적어의 관계는 목적어가 있냐 없냐보다는 동사와 목적어가 어떻게 배열되냐 하는 습관적인 인식의 습득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OALD의 '동사+목적어' 결합의 순서와 일치하는 약호가 문법과 의미 개념 습득기의 EFL 학습자들에게는 한결 효과적이고 낫다고 보는 것이다. LDCE는 [T], [I]라는 코드를 통해 개념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결함이 있다. 초중급 EFL 학습자들은 그러한 문법 코드가 의미하는 개념보다는 동사와 목적어의 결합에서 허용되는 위치의 관계를 물리적으로 나타내는 '현상' 자체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인들이 회화를 하면서 곧잘 실패하는 문두 구조에서 명백하게 두드러진다. 내가 Modal Structure라고 명명한 이 구조는 문두에 나오는 몇 십 개에 불과한 기본 단어를 능란하게 구성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결함을 적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기본적인 필수 단어들은 수로는 몇 개 되지 않으나 가능한 결합형은 2만 개 이상을 창출한다. 이쯤 되면 이 결합형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조건은 혀가 감각적으로 돌아가는 습관이지 문형에 대한 이해력 자체로만 해결되는 게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ELT 영영사전에서 문형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은 분명히 동사 다음에 오는 구성 성분에 대한 물리적 감각이다. 그래서 OALD가 가장 멋진 문형 표시를 하고 있다고 나는 믿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초급 학습자가 중급을 거쳐 고급 학습자로 커가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체화 효과일 것이다. 이러한 문형 표시의 진보성은 영한사전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정의, 예문, 문형을 적절히 조화시켜 상호 연결하고 배열하며, 정의의 사용 빈도에 따라 그 우선 순위를 조절한 것도 또다른 크나큰 차이이다.

8. 서술과 단순 대체

한국의 EFL 학습자들이, 특히 초중급 EFL 학습자들이 영영사전을 사용하면서 얻는 가장 큰 이점은 영어로 어휘나 개념을 설명하는 법을 항상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말을 하나의 단어로 단순히 대체하는 것보다 하나의 단어나 개념을 다른 여러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보다 긴 표현으로 풀어내는 게 영어를 사용하는 기본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영한사전의 이점은 색다른 면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어, 즉 L1의 언어와 L1을 바탕으로 형성된 개념을 L2인 영어를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거나, 당장 사전의 표시 언어를 이해하는 어려움이 적다는 것을 모두 기존의 장점으로 내세운다면 말이다.

9. 이중언어와 장애

영영사전의 효용도가 많이 알려지면서 학습자들이 영영사전을 많이 사용하게 되자 새삼스럽게 나타나는 문제점도 있다. 영영사전의 단점이 영한사전의 장점이 된다고나 할까. 영영사전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 이중언어사용자 (bilingual) 에게는 일종의 '언어 장애'가 나타난다. L1과 L2의 균형이 왔다갔다 하면서 한 쪽 언어로의 편향성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이 균형 파괴 현상은 양 언어에 다 나타날 수도 있는데, 언어 사용자의 태도에 따라 한쪽 언어에서 더 급격한 증가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외국에서 한국어를 L1으로 사용하면서 영영사전이나 영어로 된 책을 주로 보는 등 주위의 언어 환경이 영어 위주로 구성되는 시간의 비율이 많은 학생들은 문제가 생긴다. 이들에게서는 영어가 한국어를 논리와 개념의 영역 면에서 서서히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통 이중언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 사용자가 L1의 어휘력과 표현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만큼 L1의 희생이 늘어난다. 그래서 외국에서 영어에 많이 노출된 학생들은 영어의 감각과 개념이 그들의 뇌를 점령하는 반면 한국어의 어휘 손실은 늘어난다. 영어 어휘들을 사용할 수 있고 뜻도 잘 아는데 문제는 '영어 개념'으로만 안다는 것이다. 영어의 한국어 상대어를 모르거나 심하면 한국어로는 그 영어 단어의 의미를 표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10. 이중언어인의 의미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대부분의 EFL 학습자들은 그 반대의 영향력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어가 강한 만큼 역으로 영어가 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고 이중언어의 능력을 골고루 또는 뛰어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렇지만 영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중언어 사용자로서의 지위와 능력도 크게 부각되는 시대이므로 양 언어를 두루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널리 퍼지고 있다. 하나의 언어만으로 기울어 익히는 것은 인간의 뇌 구조상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11. 영한사전의 필요성

이렇게 L1으로서의 한국어의 손실의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는 영한사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L1인 한국어를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서 L2인 영어에 심하게 노출된 이들에게는 L1에 대한 규칙적인 노출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영어만큼 한국어의 능력도 지키고 계속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LT 영영사전뿐만 아니라 영어 원어사전으로 개념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 개념을 영한사전으로도 종종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12. 단일어 사전 對 이중언어 사전

국어사전, 영영사전 같은 단일어 사전 (monolingual dictionaries) 과 영한사전이나 한영사전 같은 이중언어 사전들 (bilingual dictionaries) 에는 의미 기술상의 차이가 있다. 단일어 사전들은 대역어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풀어서 서술하는 의미 설명이 있고, 이중언어 사전들은 보통 대역어가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그 대역어만 있다는 것이다. 단일어 사전의 이러한 의미의 서술성은 그 성격 때문에 조금만 수정하면 생산적 영어 능력에 맞춘 언어학습 기능으로 변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점은 단일어 사전과 이중언어 사전이 서로에게 의존하는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한국인 EFL 학습자는 한국어를 L1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L1에 바탕을 둔 영한사전의 한국어 의미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런 습관은 영어의 생산력에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L1의 개념을 가지고 있더라도 ELT 영영사전에서 L2를 통해 풀어 쓴 개념과 의미를 습득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해외에서 L2인 영어에 많이 노출되거나 영어 자체가 거의 L1으로 습득된 이들은 그 L1의 지위가 심하게 흔들린 한국어의 개념을 다시 익히려면 영한사전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국어의 손실을 경험한 이들은 영영사전에서 영어의 서술을 통해 익힌 개념을 영어의 상대어인 한국어로 바꿔 주는 과정에서 영어로 익힌 기존 개념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영어나 한국어나 어느 쪽을 먼저 익히든, 단일어 사전의 서술적 의미 설명으로 형성된 한 언어 위주의 개념을 그 상대어로 바꿔 주는 과정을 통해 이중언어 사전은 단일어 사전의 사용으로 만들어진 '개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같은 것이다.

13. 번역과 이중언어

이중언어 사용자들의 개념 사용과 논리의 확대는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번역을 하면 두 개의 언어가 서로 개념이 소통되는 구조를 구문론적으로나 의미론적으로 명확하게 추적하고 파악할 수 있다. 번역을 하면 이중언어의 사용과 유지에 커다란 도움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번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되려면 ELT 영영사전을 넘어서 늘 영한사전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일상 영어 표현을 넘어선 단계에서는 번역 상대어를 찾는 게 번역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L1인 사람이 영한 번역을 하는 입장에서는 ELT 사전에서 L2로 익힌 영어의 개념은 전체 의미 구조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용어 같은 (주로 내용어인) 상대 번역어의 선택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전문적인 번역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이중언어 사용자로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려면 양쪽의 각종 언어 매체 외에도 양쪽 언어로 된 각종 사전을 보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러한 점을 강조하다 보면 ELT 영영사전만을 보는 것은 얼핏 위험하게 들리기도 한다.

14. 사라진 L1의 개념

L2에 상당한 시간 동안 노출 돼 L1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도 일상어로서는 자신의 한국어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국어로 글을 써 보기 바란다. 당장 의미 표현이 안 되는 '개념'을 많이 접하게 될 것이다. 쓰는 것은 개념을 붙잡는 노력이기 때문에 사라져 버린 L1의 개념의 문제가 글을 쓰려고 할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다.

15. 영영사전과 영한사전은 상보적

영영사전과 영한사전은 길항작용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보적이어야 한다. 길항작용은 한 쪽은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반면 다른 쪽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는, 즉 서로에게 대항하는 대립 관계를 말하는데, 이 두 사전의 관계는 얼핏 생각하면 '길항'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시기를 잘 선택하면 말이다. 이중언어 사용자를 키우려는 목적을 두고 본다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양 사전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골고루 쏟아붓는 것이겠지만 결국은 선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16. 영영사전의 사용 시기

그렇다면 언제 ELT 영영사전을 보기 시작해야 할까? 요즘 나오는 ELT 영영사전의 수준이나 기능으로 볼 때 중학생도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각 개인별로 수준차가 있겠지만, L1인 '한국어의 개념 형성이 이루어진 후면' 언어 장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영어권 나라로 나가지 않고 한국에 있는 한 주위에서 한국어를 강화시키는 작용이 계속 존재하니까.

한국어도 계속 배우는 학생이므로 국어사전을 통해 어휘 학습을 계속 하는 학습자라면 한국어의 기본적 개념 형성이 이루어진 후에는 ELT 영영사전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요즘 나오는 ELT 영영사전은 이름 그대로 단순한 영어사전이 아닌 영어학습용 사전이다.

17. 영영사전의 주도권

그러므로 앞의 적절한 학습 시기에 일단 ELT 영영사전을 선택한 상태이면 영어사전은 ELT 영영사전 같은 단일어 사전을 학습자가 주로 쓰는 사전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서 한국어 대역어가 필요하거나 궁금한 경우에는 이중언어사전인 영한사전을 같이 사용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다른 과목이나 사회 경험을 통해서도 계속 강화되지만 영어는 L2로서 절대 열세이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L2인 영어의 강화를 위해 한국어의 기본 개념이 형성된 시기부터는 (대략 중 2나 중 3) ELT 영영사전의 사용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18. 영영사전의 변화와 영어교사의 역할

20년, 또는 10년 전에는 영영사전을 보는 시기로 따지자면 고등학생도 그 예로는 드물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ELT 영영사전과 지금의 사전의 질은 크게 다르다. 이제는 고등학생 아래로 내려가도 충분할 만큼 ELT 영영사전의 구성과 기능이 강화되었고 그 내용 분류도 정밀하게 다듬어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앞으로 학교현장에서 영어교사들이 ELT 영영사전의 사용에 대한 학습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미 사전의 중요성과 그 현실적 기능 적용에 대한 많은 글을 썼다. 그것을 적용하는 책임을 지는 이들은 현장의 영어교사들이다. 교사가 사전을 사용할 줄 모르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거나, 또는 학생들에게 사용을 촉구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본다.

사전도 결국 익숙해지면 어려운 점이 별로 없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안다. 그렇지만 뭐든지 처음이 낯선 것이므로 사전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것도 응당 영어교사들이 해야 할 몫이다. 중학교 2학년쯤이면 ELT 영영사전과 영한사전의 차이, 그리고 그 사용법 등에 대한 지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20 # 영어 Collocation 전문사전 분석[ | ]

1. collocation이란 무엇인가?

영어 관련 전문사전 중에서 최근에 그 중요성이 부쩍 강조되는 종류는 연어(連語) 전문사전이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키우고 확장하는 데 연어(collocation)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llocation이라는 용어는 collocare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com (together) + locare (to place)의 결합으로 생긴 말이다. 결국 collocation의 동사인 collocate는 'to place together'의 의미를 지닌다. 이웃으로 자주 붙어서 같이 쓰이는 단어를 collocation이라고 부른다.

2. 어휘 중심 학습

영어에는 자주 또는 고정적으로 결합하여 쓰이는 이러한 연어가 많다. 연어 즉, 상용 단어 조합은 영어를 익혀서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연어에 대한 연구는 어휘론 (The Lexical Approach)을 통해 체계적인 이론으로 뒷받침 되었다. 어휘론은 언어가 기본적으로 '문법으로 규칙화된 어휘 (grammaticalized lexis)'라는 것이다.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어휘 중심이라는 것이다. 어휘론에서는 어휘 자체의 특성이 규칙을 낳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휘와 문법을 별도로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어휘론은 ELT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인간의 언어가 말소리를 통해 의미가 먼저 발달하고 그 의미를 중심으로 규칙이 생성된 것이니 인간의 언어 발달과 습득 과정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어구론(The Phrase Approach)과 의도는 유사하지만 어휘론은 어휘를 통한 문법 익히기를 중시한다.

3. EFL과 연어 학습

특히 한국인의 EFL 학습에 연어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많은 한국인 EFL 학습자들은 어휘나 문법이 상당한 수준에 있어도 연어의 원리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말과 글로 영어를 풍부하게 생산하지 못한다. 단어가 문법적으로 어떤 구조를 이루는지에 대한 지식이 있으며 문장 구조도 생성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개별 단어가 어떤 성격의 단어와 의미적으로 그리고 문법적으로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다.

연어 개념이 EFL 학습자의 정신세계에 들어가면 개별 단어 위주로 의미를 익히고 사용하던 습관이 결합 의미단위 위주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happen + by chance, suddenly, unexpectedly처럼 특정 동사가 특정 부사와 결합하여 자주 쓰이는 식의 개념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bomb + exploded, went off처럼 특정 명사가 특정 동사와 빈번하게 결합하는 형태도 받아들이게 된다. 단어 하나만 익혀서는 언어의 생성이 안 되는 어휘학습에서 확장 의미단위를 익히면 바로 말과 글이 생산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EFL 학습자를 살펴보자. L1이든 L2이든 영어라는 언어환경이 제한적으로라도 보장된 ESL 학습자들은 EFL 학습자들보다 이러한 결합 의미단위에 대한 기회가 많다. 그러한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게 바로 연어 전문사전의 역할이 될 것이다. EFL 학습자는 연어 즉, 결합 의미단위로 어휘를 익히면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영어를 생산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4. PV, 이디엄도 연어

필자는 이미 연어 개념의 기초단계를 소개한 적이 있다. WSP가 바로 그 존재이다. WSP(Word-Specific Preposition)는 문법적 연어(grammatical collocation)에 속한다. advantageous to sb에서 전치사 to는 문법적인 결합이다. to처럼 특정 전치사와의 결합은 특정 동사나 형용사에는 필수적이다. PV (phrasal verb)나 이디엄의 존재도 넓게는 연어의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의 단어가 특정 단어와 결합하는 빈도가 높아지거나 고정적인 결합 현상을 보이면 넓게는 연어의 성격을 띠는 것이다.

5. Oxford Collocations Dictionary

최근에 연어 전문사전 시장에 나온 게 Oxford Collocations Dictionary for Students of English (OCDSE)이다. OCDSE의 출현은 주목을 끌지 못했던 연어 전문사전 분야에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1970년대 말에 시작되어 1980년대에 나온 몇몇 연어 전문사전이 일반 학습자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는 연어의 개념도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알리려고 노력한 한국인도 별로 없었다. 연어의 가치를 인식하게 된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OCDSE는 미리 준비되었고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OCDSE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와 코퍼스의 힘 때문이기도 하다. OCDSE는 기존의 연어 전문사전과 비교하여 몇 가지 창의적인 사전 편집 형식을 선보였다.

6. 명사 중심의 사고

흔히 연어 전문사전은 내용어를 표제어로 담는다. 내용어 (content word, lexical word)는 그 성격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그 중에서도 명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OCDSE의 서문에서도 피력하고 연어와 어휘론 전문가인 Michael Lewis가 다른 연어 전문사전에서도 밝혔듯이 사람이 말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흔히 명사라는 것이다. 이것은 영어라는 언어의 사고방식을 엿보게 한다. 영어에 타동사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도 의미론적으로 명사의 존재와 관계가 있다.

타동사는 영어로 transitive verb라고 하는데, transitive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transire에서 온 것이다. 이 말의 원 뜻은 trans (over, across) + ire (go, pass) 로 pass over, go across를 뜻한다. 즉, '넘기다, 넘어가다'라는 뜻이다.

무엇을 건네주거나 넘긴다는 뜻일까? 이렇게 라틴어 어원을 추적해 보는 것은 영어의 의미론적 원리를 규명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어에 타동사가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목적 의식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목적 의식은 목적어 즉 명사의 존재를 필요로 하며 수많은 명사를 생산했다. 그리고 그 명사를 목적어로 결합하여 명사에 자신의 행위를 '전달하는' 수많은 타동사를 낳은 것이다.

명사를 떠올리면 그 명사의 성격을 규정하는 형용사를 결합시키며, 다시 그 명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히기 위해 동사를 필요로 하며, 명사와 다른 명사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전치사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구문이 확장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OCDSE는 표제어로 명사, 동사, 형용사만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담을 수밖에 없다.

7. 연어가 많은 OCDSE

OCDSE의 규모를 먼저 살펴보면, 9천여개의 표제어에 15만 여개의 관련 연어를 담고 있다. 연어의 문맥 쓰임새를 밝힌 예문도 5만여개 이상을 제공한다. 이 예문들은 연어가 실제로 어떤 구문으로 결합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OCDSE의 편집 방식을 보자. expose라는 표제어의 내용을 인용한다.

expose verb

1 uncover sth · ADV. completely, fully | briefly | suddenly | deliberately She lifted her chin in a gesture that deliberately exposed the line of her throat. · PREP. to These drawings must not be exposed to the air. 2 show the truth · ADV. fully | clearly a report which clearly exposes the weakness of the economic policy | publicly He was publicly exposed as a liar and a cheat. | cruelly He was outclassed by an Aston Villa side that cruelly exposed his lack of pace. · VERB + EXPOSE threaten to | seek to, try to 3 to sth harmful · ADV. directly | constantly The general public is constantly exposed to radiation. | regularly · PREP. to

8. 의미 소분류

이 표제어의 내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숫자로 표시된 의미 소분류이다.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6) 등에서 보이는 의미 소분류가 여기에도 적용된 것이다. 좋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어 전문사전에서도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의 표제어가 다의어(polysemous word)인 경우 이렇게 분류해 놓지 않으면 사전 이용 자체가 복잡할 것이다. OCDSE는 레이아웃의 면에서 이 구성이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의미 소분류마다 구획을 따로 정하여 expose라는 동사와 자주 결합하는 어휘를 품사별로 다시 구분해 놓았다. 이러한 품사 구분은 어휘의 문법적 구분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다.

9. 의미 그룹 분류

부사 항목의 연어로 나열된 completely, fully처럼 같은 계통의 의미를 지닌 어휘는 같은 그룹으로 묶었다. 이러한 구분은 선택과 구분이라는 원칙에 어울리며 학습자가 의미를 주변 연결 방식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정 연어에 대해서는 문맥의 쓰임새를 파악할 수 있도록 바로 뒤에 예문을 제공하고 있다.

예문 속의 해당 연어와 표제어를 다른 색으로 인쇄한다면 연어의 위치를 알아보기에 편리할 것이다. OCDSE가 표제어만 9천 개가 넘고 그에 딸린 연어만 15만 개 이상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작은 편집상의 배려도 EFL 학습자에게는 큰 도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의미 소분류로 하위 분류를 시도한 연어 전문사전답게 OCDSE는 보기에 편한 사전이다. 그만큼 편집의 공력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10. 문법적 결합

OCDSE의 내용 중 아래에 예를 든 explosion이라는 표제어에서 나타난 품사별 연어 항목에서 다음과 같은 표시는 유의해서 이해해야 한다. 연어의 문법적 연결 정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생략 인용)

VERB + EXPLOSION cause, set off, trigger ... | carry out ... | hear | prevent EXPLOSION + VERB come, happen, occur, take place ... | shake sth ... | destroy sth, rip through sth, wreck sth ... | injure sb, kill sb | echo

VERB + EXPLOSION은 explosion이라는 명사의 앞에 타동사가 결합한다는 구문 정보를 표시 자체가 나타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EXPLOSION + VERB는 explosion의 뒤에 결합하는 동사들을 연어로 나열한 것이다.

11. 연어의 종류

OCDSE가 수록한 연어의 결합 형식은 다양하다. 대부분의 연어를 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연어 전문사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셀 수 없이 많은 결합을 만들 수 있는 자유 결합형이나 이디엄은 제외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결합을 싣고 있다.

1 형용사 + 명사, 수량사 + 명사, 동사 + 명사, 명사 + 동사, 명사 + 명사, 전치사 + 명사, 명사 + 전치사 2 부사 + 동사, 동사 + 동사, 동사 + 전치사, 동사 + 형용사, 부사 + 형용사, 형용사 + 전치사

이 외에도 표제어와 관련된 짧은 상용 어구를 포함하고 있으며 PV (phrasal verb) 항목은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PV가 중요한 연어 역할을 지님을 명시한 것이다.

OCDSE는 양이 방대하고 두껍기 때문에 학습과 참고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는 연어 전문사전이다. 9천여 표제어는 영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용어는 거의 다 포괄하는 셈이라 검색과 참고용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12. 연어 아래의 문법

OCDSE 같은 연어사전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다. 표제어와 결합하는 연어를 수시로 읽어대는 것이다.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그 활용이 정착되어 사전에 수록된 연어는 어휘의 의미에 있어서 수많은 결합 시도의 최종 결과이기 때문에 그만큼 의미적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이러한 의미론적 뉘앙스를 내재화하려면 단어 결합의 바탕인 문법이 아래에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연어라는 어휘 중심의 언어학습은 기본적으로 그 결합형을 이해하는 데 필수인 기본 문법지식을 아래에 내포하기 때문이다.

13. 연어의 의미적 예측 가능성

OCDSE의 양은 많으나 그렇다고 해서 15만여개의 연어가 예상보다는 압도적이지 않을 이유도 있다. 연어는 그 특성상 예측 가능한 결합이 상당수이다. 그리고 어휘론의 특성상 어휘 결합 자체가 그 의미가 타당한 결합이므로 연어를 이해하고 익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이해에 바탕한 반복이 연어 습득도를 높일 것은 당연하다.

OCDSE는 시디롬으로도 만들어져 있다. Oxford Phrasebuilder Genie (OPG)인데 이름 그대로 연어를 이용해서 영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OALD와 OCDSE를 같이 넣어서 영작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

14. BBI 연어사전의 이름

The BBI Dictionary of English Word Combinations (BDEWC) 는 연어사전으로는 꽤 오래 전에 선을 보인 것이다. 초판이 1986년에 나왔다. 초판의 이름은 The BBI Combinatory Dictionary of English (BCDE)였다. 'Combinatory Dictionary'라는 사전명은 필자가 아무리 생각해도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는, 그야말로 collocation이 아닌 이름이었다. 수정판에서 English Word Combinations라는 이름으로 수정한 것은 그러한 고민의 반영이리라.

BCDE가 'collocation'이라는 용어를 피하고 'combinatory'를 선택한 것은 당연히 시대의 반영이었다. 1996년 이래의 필자의 분석과 이 분야에 대한 소개로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collocation'이라는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으니 1986년이라면 능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BCDE는 홍콩에서 Longman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LDEC)라는 2개국어 사전으로 나온 적이 있다.

BDEWC는 1만8천여개의 표제어를 담고 있으며, 9만여개의 연어를 붙여 수록하고 있다. 연어의 수량만으로는 OCDSE가 15만여개이니 더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15. 독특한 깊이와 권위

BDEWC의 가장 큰 특징은 명확하고 철저한 연어 구분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연어를 문법적 연어(Grammatical Collocation)와 어휘적 연어(Lexical Collocation)로 구분한 것이다. GC는 명사, 동사, 형용사에 전치사, to 부정사, 절 등의 문법적 성분이 결합한 연어 형태를 말한다. 반면, LC는 '형용사 + 명사'의 결합처럼 말 그대로 내용어만이 결합한 것을 말한다.

BDEWC는 type을 통해서 다른 연어사전에서는 볼 수 없는 연어에 대한 깊은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가능한 연어의 type을 GC와 LC로 나누어서 코드로 규정하고 있다. GC는 문법적 결합 형태에 따라 G1부터 G8까지 분류하였고, LC도 결합하는 품사의 성격에 따라 L1부터 L7까지 분류하였다. 분류를 보면 G8 아래에는 A부터 S까지 19개의 영어 문형이 제시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복잡한 연어 타입 코드를 본문에 넣진 않았다. 연어 타입의 분석용으로 참고하라는 것이다. 연어의 타입은 예문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본문에 들어가 있는 것은 G8에서 다시 분류된 19개의 문형 코드이다. v, vn, vnn 같이 OALD에서 쓰인 직관적인 문형 코드로 되어 있으면 좋지만 연어 사전은 기본적으로 의미를 지향하는 사전이라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본문에 표시된 19개의 문형 코드는 페이지마다 아래에 작게라도 표시하는 게 문형의 즉각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6. 높은 수준으로

혹자는 BDEWC가 EFL이나 ESL 학습자용으로 만든 것이라면 왜 이렇게 단순화 하지 않았을까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이 사전의 뒷표지에 박힌 'Perfect English'라는 문구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휘 결합 중심의 학습을 보장하되 필연적으로 생기게 될 궁금증인 연어의 문법적 결합 구조에 대한 정보를 빼지 않고 넣은 것이다. GC와 LC로 연어의 종류를 구분한 것도 범상한 시도가 아니다. 영어의 연어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 욕구를 지닌 이들에겐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사전이다.

17. 패턴과 의미 분류

특히 타입 L1에서 주로 결합하는 동사형인 CA (creation/activation) collocation을 분석한 것과, 타입 L2에서 주로 쓰이는 결합형인 EN (eradication/nullification) collocation을 적시한 것은 The Lexical Approach의 '규칙화된 어휘'라는 개념에 딱 들어맞는 시도이다. 특정 문법 결합 구조와 규칙을 만든 것은 어휘의 의미라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LGSWE)에서 보여준 descriptive grammar와도 연관성을 보인다. 또 Collins COBUILD Verbs: Patterns and Practice (CCVPP)에서 EFL 학습자들을 위해 보여준 동사 문형(VP; verb pattern)의 의미 중심 분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시도이다. CCVPP는 원래 Collins COBUILD Grammar Patterns 시리즈라는 영문법 연구서에서 이용한 코퍼스 자료를 가지고 학습자용으로 만든 것이다. The Bank of English라는 코퍼스의 언어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에 기반을 둔 문법 패턴을 만든 것이다. BDEWC에서 특정 문형으로 결합하는 동사가 특정 의미의 공약수를 보인다는 분석을 하는 것은 이러한 문법 패턴 연구와 연결된 것이다.

의미 중심의 분류는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와 어휘론적 연관성을 가진다. 다른 점은 연어사전은 단어 중심이고 LLA는 철저히 의미 중심이라는 것이다.

18. 의미 중심 편집

BDEWC는 한 표제어에 딸린 연어의 항목을 품사로 구분하지 않았다. 표제어 charge I 에서 보면 ["accusation"]이라는 의미 소분류가 있다. 이것이 좋은 점이라는 것은 이미 OCDSE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다. 이 의미 소분류를 중심으로 연어의 결합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의미 중심으로만 묶여 있다. 의미 중심으로 연어를 합치는 것은 단점이 아니다. 원래 연어 사전은 그래야 한다. 연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성되는 원리가 어휘의 의미가 우선이다. 그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미 소분류를 다르게 표시했으면 더 좋겠다. 성격상 볼 게 많은 사전은 복잡하게 보이면 곤란하니 ["accusation"] 처럼 코드를 과용하지 말고 그냥 굵은 폰트만 쓰거나 다른 색을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전에서 폰트 스타일만 다르게 골라도 효과는 즉각적이다.

19. 영미어 모두 수록

BDEWC에는 CE (common English), BE (British English), AE (American English)라는 약호가 들어 있다. 즉 영국영어와 미국영어를 모두 표시하고 표준영어로 가장 많이 쓰이는 CE도 표시하고 있다. OCDSE가 영국영어를 기준으로 한 것과는 다른 점이다. 예문이 짧게 표시되어 있으며, 이디엄이 포함된 경우에 그 의미 설명을 바로 뒤에 붙이고 있다. BDEWC의 연어 항목은 lexical collocation (LC)을 먼저 배치하고 grammatical collocation (GC)은 뒷부분에 나열하고 있다. 어휘의 의미 중심으로 만들려는 목적에 충실한 것이다.

BDEWC를 보고 연어를 학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나의 표제어의 연어 항목을 의미 소분류에 유의하면서 읽어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좀 더 깊은 연어 분류를 알고 싶으면 사전의 앞 부분을 별도로 시간을 내서 읽으면 된다. 적어도 '연어가 이렇게 분석이 되는구나'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BDEWC의 분석을 마치면서 아쉬운 점은 grammatical collocation이라는 구분을 내세웠듯이 지면만 허락한다면 품사 구분도 이뤄졌으면 학습자들에게는 사전을 읽기에 더 편했으리라는 점이다. 연어사전은 그야말로 읽어야 하는 것이니까.

20. LTP: 연어의 의미 확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주요 연어 전문사전으로는 LTP Dictionary of Selected Collocations (LDSC)가 있다. LDSC는 초기의 연어 연구자인 바르샤바 대학 교수의 저작을 확대 통합한 사전이다. 특히 연어 전문가인 Michael Lewis가 개편을 맡아서 독특하고 효과적인 연어사전을 구성했다.

LDSC에서 지향하는 연어 학습법을 보자. Michael Lewis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명사를 떠올린다고 설명한다. language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이 명사에 foreign이라는 형용사를 더한다. 이 '형용사 + 명사'에 동사인 learn을 더한다. 이 '동사 + 형용사 + 명사'에 naturally라는 부사를 더한다. 결합이 이루어지는 개념도를 그리면 순서가 다음과 같다.

language (명사) > + foreign (형용사) > + learn (동사) --> + naturally (부사)

이렇게 결합이 이루어진 의미에 문법을 더하면, If you want to learn a foreign language naturally ... 라는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연어가 의미 연결과 확장에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잘 설명한다. 즉 명사가 개념 형성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LDSC를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었다. The Noun Section과 The Adverb Section이다. 왜 부사가 들어가 있는지 궁금하겠지만 그 이유는 명쾌하다. 의미 확장에 활용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필자도 공감하는 바이다. 먼저 본문을 인용한다.

WEIGHT V: carry (a lot of), gain, lose, put on, take off ~ V: ~ dropped off, fell off A: average, excess, ideal, normal ~ P: ~ problem

21. 체제가 단순하다

LDSC의 장점은 약호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에 나온 게 다이다. 동사(Verb), 형용사(Adjective), 어구(Phrase)가 LDSC에 쓰인 모든 약호이다. 그러니 얼마나 단순한가! 첫째 V 항목과 둘째 V 항목에서 쓰인 연어에 달린 '~' 표시는 표제어의 문법적 결합 위치를 나타낸다. 이것을 보면 OCDSE에서 EXPLOSION + VERB처럼 중복 기재하느니 '+ VERB' 식으로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22. 기본 영어가 필요

LDSC의 연어 배열 방식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별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다만 이렇게 어휘의 의미 결합만을 습득하려고 할 때는 조건이 있다. 기본 어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이미 있어야 하고 기본 문법 지식도 있어야 take off + weight의 의미적, 문법적 결합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법 설명이 없어도 주어진 언어환경의 문맥 속에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ESL 또는 NS와는 다른 조건에서 EFL 학습자들은 연어를 학습한다. 기본적인 어휘와 문법 지식이 없으면 이해도와 습득도가 떨어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가령 50% 정도의 어휘를 알고 그에 바탕해서 연어를 학습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연어 전문사전은 바로 그렇게 기본적인 영어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 상용 결합구를 습득하게 해서 빠른 속도로 표현력 증대를 안겨준다.

BDEWC를 보다 보면 문법이 바탕에 깔려야 함을 인식하는데 LDSC를 보다 보면 그저 어휘만으로 의미 확장이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책의 구성이 너무 간단해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착각도 수록 어휘를 상당수 알고 있는 이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고, 어휘부터 모르는 이들은 어휘의 의미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야말로 단어 결합을 통한 생산 능력 증대를 노리는 이들에게는 매우 간편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읽기만 하면 살이 붙을테니 말이다.

23. 의미 확장이 가장 쉬운 부사(구)

LDSC에서 The Noun Section이 명사의 중심 역할을 강조하여 표제어로 정하고 그에 결합하는 동사, 형용사 등을 연어로 나열했다면, The Adverb Section은 동사와 형용사를 표제어로 내세워서 그에 결합하는 부사나 부사구를 연어로 나열하고 있다. The Adverb Section의 한 표제어의 본문을 인용한다.

LIFT lift sth carefully, effortlessly, gently, with care/difficulty barely, hardly lift sth

동사 lift가 이탤릭체로 표시가 된 것에 유의하면 된다. 연어로 나열된 부사(구)가 동사의 앞에 오거나 뒤에 오는 결합 위치를 표시한다. LDSC의 뒷편에는 문장간 의미 연결 역할을 하는 sentence adverb의 목록도 만들어 놓았다. LDSC는 연어를 통해 영어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그 단순한 사전 구조와 명쾌한 논리 때문에 큰 장점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4. 중급 EFL 학습자에 유리

세 가지 연어 전문사전은 모든 수록 어휘를 다 알아야 보는 사전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휘력이 바닥인데 볼 수 있는 성격의 사전도 아니다. 연어사전의 특성상 수록된 연어의 어휘 설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다른 ELT 영영사전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휘력이 중급 이상인 학습자가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이다.

Collins COBUILD에서도 연어 사전이 나온 지 꽤 되었다. COBUILD English Collocations (CEC)는 시디롬으로 1995년에 이미 나왔다. The Bank of English에서 많은 연어 데이터를 검색이 가능하게 정리해 놓았다. 또 Collins COBUILD English Words in Use: A Dictionary of Collocations (CCEWU)도 1999년에 나온 적이 있다.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고 사라진 것은 결국 연어 학습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Collins COBUILD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풍부하니 다시 새로운 연어 전문사전을 내놓을 때가 되었다.

25. 일본의 연어사전

이웃나라 일본의 연어 연구의 역사는 매우 오래이고 그 수준도 깊다. 이미 1939년에 Kenkyusha's New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KNDEC)의 초판이 만들어졌다. 최근 1995년에 나온 The Kenkyusha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KDEC)는 그 편집 방식도 독창적이며 수록 연어 수도 38만을 자랑한다. 이러한 방대한 사전을 만들어내려면 의미론과 어의론 연구가 깊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도 전문사전 연구 개발에 분발해야 한다.

연어 전문사전의 편집에 있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고, 제작 기법이 발전하고, 동시에 영어학습에서 연어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 출판사들이 연어 전문사전을 연이어 내놓을 것이다. 연어사전의 발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예측이다. 한국에서도 영한 형식으로 연어 전문사전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원전 번역을 넘어서 일본의 경우처럼 독창적인 대형 연어 전문사전을 만들어내려면 인적 물적 투자가 커야 하겠지만.

26. 연어에 소리를

여러 가지 영어 연어 전문사전을 분석했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연어사전들이 주로 작문을 위한 연어의 생산적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지만 LDSC에서 지향하듯 기본적으로 말도 생산하려면 소리에 대한 습득 조절과 자극의 메커니즘도 필요하다. 연어사전에는 시디롬이 없으면 소리가 안 들리는 약점이 여전한 것이다. 연어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음성 정보를 같이 넣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을 통한 발화까지 자극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인 EFL 학습자들에게 기존의 ELT 사전이나 교재에 더해서 영어 생산능력을 가장 빠른 속도로 보장해 줄 수 있는 수단은 바로 연어이다. 연어를 활용할 줄 아는 지식과 이해를 얻는다면 수많은 단어 조합으로 영어의 생산성을 빠르게 향상시키게 된다. 한국인 EFL 학습자는 고립된 단어가 아닌 연결된 어휘를 통한 영어의 확장 가능성에 근본적으로, 능동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21 영어사전 링크[ | ]

22 같이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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