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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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존포드
  • 원제 : Stagecoach(1939)

1 # 거북이[ | ]

근래에 존 포드 회고전을 했나보다. 나는 했는지 몰랐는데 그냥 피디박스를 돌아다니다가 워낙에 유명한 영화라서 낼름 받아다가 보았다.

존포드/김영진에 김영진이 적어둔 것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잘 되는데 그냥 영화만 봐도 이 영화는 확실히 안정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영화치고는 몇가지 재미있는 면모들이 보인다.

일단 등장인물이 많다.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나름대로 귀천도 있고, 직업도 다양하고, 성격들도 가지가지다. 이들은 대화와 행동을 통해 조금씩 자신들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데 내가 옛날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조금 드문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한가지 영화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삽화식이 아닌 한가지 흐름 안으로 집어넣은 것이다. 그리고 이 안에서 기품있는 아가씨와 창녀의 대립,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과 새 생명의 탄생, 문명과 야만(당시 시대를 고려하면 어쩔수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사랑과 숙명 등의 여러 관계가 점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절묘한 장면들 또한 볼거리라 할 수 있다.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는 역마차 자체가 기본적으로 볼거리인데 특히 유명한 추격신은 정말 인상적이다. 스턴트를 썼다는데 당시에 이정도 장면을 끌어낸건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지 않을까.
사막장면을 제외하면 마차 안이나 집안의 밀실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인물들간의 감정 교감쪽이 재미있다. 술도매상으로 나오는 아저씨의 소심한 모습이나 아카데미 조연상을 먹었다는 주정뱅이 의사의 능청스러운 표정 등을 잘 봐야 한다.

웃기는건 영화 스토리 진행을 거의 음악이 해준다는 점이다. 주제 멜로디가 하나 있고 그 곡이 죽어라 변주 반주되면서 나오는데 뒤쪽에 가면 머리속에서 뱅뱅 돌 지경이다. 어쨌든 이 주제는 역마차가 달리는 장면만 되면 꼭 튀어나온다. 그리고 아파치가 나오면 우울한 음악이 나오다가 역마차 일행(=우리편 -_-)이 나오면 평안한 음악이 나온다. 너무나 단순한 선악 이분법 논리가 어이없을 지경이지만 어쨌든 음악이 매우 많은 역할을 하는데, 사실 이건 옛날 영화들이라면 거의 그러하다. 한국영화는 80년대까지는 그랬다고 하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보면서 역시 마음이 안좋았던 것은 카우보이라는 미국식 영웅이 젓같은 부시의 이미지와 조금 매치되었다는 점이다. 지 맘대로 적을 규정하고 그들을 까온것이 미국식 정의였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추격신에서 그 개떼처럼 많던 아파치들은 역마차 위에 뻔히 보이게 앉아있는 카우보이들에게 단 한방도 제대로 날리지 못한 채, 양놈들의 총에 한발한발 쓰러져간다. 그리고 열심히 싸웠으나 결국은 상황이 어렵게 되자 빰빠밤하고 구조대가 나타나는 것은 자신들이 정의임을 단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미국식 사고방식의 발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런 이미지에 존 웨인의 기사도 스타일의 매너를 덧붙여 카우보이의 존재를 미화한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이 영화는 한심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 39년작이니 이해하자...-_-

뭐랄까 고전적 스타일의 완성이라는 면에서 높게 평가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지금도 많은 이에게 호소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오래된 흑백영화에 대한 낭만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 추천. 그나저나 일년에 이런 영화를 세개씩이나 어케 만드남. 공장이냐...-_-a -- 거북이 2004-8-21 1:53 am

2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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