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돼지 대본2

[피콜로의 공장]
(어둠이 깔린 공장의 전경이 보인다.
세명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고 무엇인가 살펴보고 있다.
몇명의 남자들이 담장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오는게 보인다.
여자들이 비행정의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비행정위에서 엔진을 살펴보던 피콜로가 포르코앞으로 뛰어 내린다.)
피콜로 : 아무때고 날을 수 있어.
할머니 : 뒤에 두놈이 숨어 있고 앞에 세명이 있다.
어쩐지 두근두근거리는데.
피콜로 : 할머니, 괜시리 얼쩡거리지 마셔요.
(포르코는 옆쪽을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황급히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피오가 식구들의 전송을 받으며 짐을 꾸리고 있다.)
피오 : 갔다 올께요.
여자들 : 몸 조심해라.
피오 : 고마와요.
(피오는 가방을 비행정위에 올려놓고 몸체의 일부를 걷어내고 있다.)
포르코 : 피오! 너 뭐하고 있는거냐?
피오 : 저도 가려고요.
탈곳을 만들어야 하니까 5분만 기다려 주셔요.
(포르코는 안색이 변해져서 소리를 지른다.)
포르코 : 농담이 아니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피오 : 쉬... 그렇게 크게 말하지 마셔요.
포르코 : 피오, 말이다.
(피오는 비행기 건너편으로 넘어간다.
포르코는 허둥지둥 반대쪽으로 돌아간다.)
너는 양가집 딸이쟎아.
거기다 아직 시집도 가기 전의 몸이다. 그러니까...
(피오는 전혀 들는 척도 안하고 있다 불쑥 말을 건넨다.)
피오 : 거기좀 잡아 주실래요?
(포르코는 얼떨결에 떼어낸 몸체를 들어준다.)
고마와요. 급하게 만든건데....
(피오는 자신의 좌석의...뭐라고 말해야 하나...아뭏든 그런걸포르코에
게 보여준다.
봐요.
(어이없어하는 포르코를 무시하고 피오는 새로 만든 좌석에 올라탄다.)
딱 맞는다.
(피오는 비로소 포르코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그쪽을 눌러주셔요.
(포르코는 분노를 억누르며 피오에게 말한다.)
포르코 : 아가씨. 난 현상수배된 상금가야.
유람비행을 떠나는게 아니란 말이다.
피오 : 미안해요, 하지만 처음 맡은 일이니까
마무리까지 하고 싶어요.
(안의 나사를 조이며)
일단 날고 난후 손을 봐야 겠어.
포르코 : 나는 지금 뒷편의 운하에서 이륙하려 한다.
무사히 날아오를지는 장담 못해.
피오 : 그러니까 더 같이 가야죠.
그리고컬티스와 맞붙으려면
저같이 유능한 정비사가 필요치 않겠어요?
포르코 : 나, 나는 남자다.
단 둘이서, 그것도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야영을 해야해.
피오 : 그게 어때서요, 저는 야영을 참 좋아해요.
포르코 : 내가 말하는건 '그게' 아니야.
응....
(피콜로가 확성기를 손에 들고 다가온다.)
피콜로 : 데리고 가게.
컬티스를 이기지 못하면 돈을 못 받게 되니까..
자네가 살아야 나도 살수 있어.
포르코 : 네놈이 그러고도 할애비냐?
피콜로 : 월급은 많이 줄 필요 없어.
덤으로, 둘 사이에 확성기를 달아주지.
포르코 : 손녀까지 수배자로 만들셈이구나.
피오 : 으응~. 난 이제 포르코의 인질이 되는거여요.
그래야 공장에서 일한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협력한 거라고 변명할 수 있쟎아요.
(포르코는 그제서야 마음이 움찔한듯...)
그러니까 제발, 데리고 가줘요.
페를 끼치진 않을께요.
(피오는 애절한 눈망울로 포르코를 응시한다.)
포르코 : ... 오른쪽의 기관총을 떼 내라.
피오 : 네?
포르코 : 네 엉덩이가 얼마나 작은지는 모르겠다만,
기관총 사이는 너무 좁다.
(표정이 환해지는 피오.)
피오 : 잘 됐다!! 하지만 제 엉덩이는 보기보단 크다구요.
일분이면 돼요..
포르코 : 빨리 떠나자.
꾸물거리다간, 할머니들까지 따라 간다 하겠다.
피콜로 : 그것도 괜챦겠군...
(킬킬 웃는다.)
피오의 어머니 : 할머니, 빨리, 빨리.
할머니 : 피오야. 선물은 안 사와도 된다.
(** 꼭 이런 말을 해서 부담스럽게 만드는 할머니가 있다.)
(새로 장착된 엔진의 손잡이?는 앞쪽에 달려있다.
천천히 회전시키자 그전의 엔진소리와는 확실히 다른,
멋있는 소리가 난다.)
피콜로 : 컨택트!
( 곧 엔진이 힘차게 돌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비행기에 매달려서 비행기의 전진을 막고 있다.)
열어라!
( 비행기는 공장의 문밖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 밖에서 잠복중이던 남자들이 황급히 움직이며 호각을 불어댄다.)
피콜로 : 떨어져!
( 비행기를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밖의 남자들이 권총을 쏘아 대나
포르코가 기관총으로 응사하자 허둥지둥 도망친다.
비행정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운하속으로 뛰어내린다.
뒤이어 공장안의 사람들이 와르르 뛰어 내려오며 소리를 지른다.)
여자들 : 인질범이다---.
피콜로 : 돈 내놔라----
피오 : 배 어때요, 포르코?
(** 제가 아직 이 얘기를 안하고 기분내키는 대로
대충 대충 번역을 해버렸는데, 이 만화에서는 비행기(飛行機)라는
단어와 비행정(飛行艇)이라는 단어가 섞여 쓰이며,
곧잘 '배'(艇)라고만 말하기도 합니다.
영문대본에는 전부 plane으로만 되어있어서 여지껏 별 생각없이...
기분내키는 대로 번역을 했네요. 음...)
(포르코와 피오는 둘 사이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포르코 : 너처럼, 좀체 말을 들으려하질 않는다.
일단은 과격해진 느낌이다..
피오 : 일단 멈춰요! 세팅을 바꿔줘야 겠어요!
포르코 : 그럴 시간이 없다. 하여튼 날고 봐야해.
( 사보이아기는 운하의 다리밑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고,
그 뒤로 엄청난 물보라가 일어난다.)
( 마이크를 통해 변성된 포르코의 목소리가 들린다.)
포르코 : 물방울이 앞을 가린다.
( 비행정의 앞부분에 위치한 피오가
포르코를 대신해 앞을 확인하고 다급히 소리지른다.)
피오 : 앞에 배가 !
( 포르코의 표정이 변한다.
운하의 앞쪽에서 허름한 기관선이 느리게 다가오고 있다.)
포르코 : 날아라!
( 비행기는 배의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위로 떠오른 비행정은
기체의 균형을 잃고 옆으로 완전히 기울어진다.
포르코는 이를 악물고 조종간을 당기고 있다.)
말을 들어! 말괄량이야!
( ^ 비행기보고 하는 소리임.)

피오 : '에루롱'이 물에 잠겨있어요!!
(** 음...여기서 에루롱(エルロン)은 사전에도 안나오는 단어인데요...
앞뒷 문맥으로 봐서, '일롱게이션'(ellongation)의 준말 '일롱'
(ellong.)의 일어식표기인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날개의 '늘어난 부분'] 그러니까, 개조돼서 길어진
날개의 끝을 말하는 걸겁니다, 아마....
영문대본은...'turning wing'이 오른쪽으로 쏠리고 있다...'라고
해석됨.)
탭을 사용해요!
포르코 : 탭?
피오 : 제가 새로 집어넣은거여요!
( 비행정의 앞으로 다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
'빨리요'
( ....)
( 물속에 잠겨있던 비행정의 날개끝이 수면위로 나온다.
비행정은 가까스로 균형을 찾고,
다리의 터널 사이를 통과해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라고 생각했으나 다시 비행정은 수면을 걷어찬다.
마치 물위로 비스듬히 던져진 돌멩이처럼 수면을 뛰어가던 비행정은
다리의 터널 하나를 그 상태로 한번 더 통과하고 방향을 바꿔,
오던 길을 뒤짚어간다. 이제 균형은 완전히 되찾은것 같다.)
포르코 : 좋아. 갑자기 착한 애가 됐군.
( 비행정은 다리위로 날아오른다. 비행기 아래로 마을풍경이 보인다.
비행기는 곧 구름위로 올라선다. )

[하늘]
( 붉은색 사보아기와 파란 하늘이 무척 잘 어울린다.
피오가 포르코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자 포르코도 엄지를 들어
보인다.)
( 피오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을 한다.)
피오 : 아름답다....
세상은 원래 이렇게 아름답구나....
( 잠시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던 피오는 무엇인가를 발견한다.
빨간색 MACCHI M-39가 다가오는것이 보인다.)
피오 : 추격대일까?
포르코 :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저건 이태리 공군의 수상전투기야.
페라린녀석이군...
( 페라린은 조종석에서 수화로포르코에게 무엇인가 말한다.)
피오 : 아는 사람?
포르코 : 이 앞에 이태리공군이 숨어 있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가르쳐 주러 왔다는군....
( 포르코와 나란히 비행하던 페라린의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고,
포르코가 그 뒤를 따른다.)
( 페라린이 다시 수화로 무엇인가 말한다.)
이대로 아드리아해쪽으로 저공비행을 하면 된다고.
고맙다, 전우여...
( 피오도 안경을 벗고 커다랗게 외친다.)
피오 : 고마와요--!
(페라린은 다시 수화로 무엇인가 말하더니 하늘 건너편으로 사라진다.)
피오 : 저녀석, 피오보고 돼지 모가지에 진주목거리래.
(포르코는 지면 가까이 내려와 초원위를 비행한다.
풀과 양떼와 집들이 지나가고 푸른색 바다가 나타난다.
비행기는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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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saganamu)
붉은 돼지 제 4장 (1): 과거.05/15 20:08 175 line


붉은 돼지 제 4장:과 거

포르코가 살아돌아와서서 기뻐요.
나, 포르코를 좋아하니까.

--------------- ====
( 아드리아노 호텔의 담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남자가 보인다.
붉은색 모자에 나비넥타이, 노란색 양복을
말숙하게 차려입은 컬티스의 모습이다.
컬티스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는 담위로 기어오른다.
지나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입가에 씽긋 웃음을 띄운다.)
[지나의 정원]
( 하얀색 롱드레스차림의 지나는 가볍게 턱을 괴고 독서를 하고 있다.)
컬티스 : 아름다워...
( 인기척을 느낀 지나가 옆쪽을 바라보자
몰래 숨어들어온 주제 치고는 너무도 당당히 문가에 서있는
컬티스의 모습이 보인다.)
컬티스 : 비밀의 화원에 피어있는 한송이 장미....
( 컬티스는 모자를 벗어들고 지나에게 다가온다.)
지나 : 무례한 분이군요. 여긴 개인 정원이여요.
( 컬티스는 품안에서 한통의 편지를 꺼내든다.)
컬티스 : 이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나 : 아아~ 헐리우드에서 온것이군요.
(편지를 읽는다.)
'귀하가 보내주신 시나리오와 영화출연건에 대해서. '
(컬티스가 지나의 말을 받는다.)
컬티스 : '검토중이니 빨리 연락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컬티스는 씨익 웃으며 지나의 옆에 앉는다.)
컬티스 : 타이틀은 '아드리아해의 꽃 다발'이지.
지나 : 멋있군요.
컬티스 : 정말? 그럼 결정됐어.
지나. 같이 헐리우드에 가자.
공적들의 바람막이가 돼 준건
돈과 명성을 향한 원스텝,
다음은 헐리우드의 대스타다.
(** 제가 바람막이로 번역한 부분은 '요-짐보-(用心棒)'라는 단어입니다.
뜻은 '문을 잠그는 막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거느리는 힘쎈 사람' 이라는 군요. )
지나 : 그 다음엔?
컬티스 : (주먹을 번쩍 쳐들었다 가슴에 대며 ) 대통령!
(지나는 무척 재미있다는 듯,이마에 손을 대고 맑은 목소리로 웃는다.)

지나 : 아 하 하 하 ...
(약간 당황한 컬티스가 슬그머니 올렸던 손을 내리며 말한다.)
컬티스 : 나는 진심이야.
당신을 퍼스트레이디로 만들어주겠어.
지나.
지나 : (고개를 돌려 컬티스를 바라모며)
나, 당신의 그런 바보스러운점이 좋아요.
컬티스 : 정말?
지나 : 하지만.
나는 지금 도박을 하고 있거든요.
(컬티스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하고 지나를 바라본다.
지나는 가볍게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내가 이 정원에 있을때, 그 사람이 나를 찾아오면,
이번만큼은 사랑을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바보는 밤에 가게로밖에 찾아오지 않거든...
햇살이 비추고 있을때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아...
( 어디선가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들린다.)
( 컬티스는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지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간다.)
( 붉은색 사보이아기가 지나의 머리위를 스쳐 지나간다. )
컬티스 : 저놈이 다시 왔구나!
( 꿈꾸듯이 비행기를 바라보는 지나의 표정과
하늘, 구름, 붉은색 사보이아기, 흐르는 바다가 교차된다.
아드리아노라고 쓰여진 수상 비행기위에서 맑게 웃고 있는,
소년시절의 포르코와 지나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가 뒤에 앉은 지나를 바라볼때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지나의 스커트자락을 걷어올렸다.
당황해하며 스커트를 손으로 누르는 지나와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앞으로 돌리는 포르코.
그리고 포르코는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다.)
지나 : 바보...
(포르코의 비행기는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내리지 않고 그대로 떠나다니.
지금의 도박도 내가 졌어.
(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포르코를 바라보던 컬티스가 황급히 몸을 돌려
지나에게 되묻는다.)
컬티스 : 서,설마... 그 도박이라는게 저 놈 얘기였어?
지나 : 안되나요?
여긴 당신네 나라보단, 인생이 약간 더 복잡할거여요.
(하늘을 쳐다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지나.)
사랑은 언제라도 할수 있는 일이지만.
(몸을 돌려 안쪽으로 들어가며)
헐리우드엔 댁 혼자 가셔요.
(컬티스는 지나의 말에 충격을 받은듯,
지나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입을 뗀다. )
컬티스 : 대,댁?!

[하늘]
피오 : 갑자기 곡예비행을 하는 바람에 머리를 부딪쳤어요.
포르코 : 오랜 친구에게 인사를 한거야.
피오 : 아드리아노호텔의 지나씨에게요?
(포르코는 콧잔등을 실룩거린다.)
아까 테라스에서, 하얀옷 입고 서있던 여자지요?
할아버지가 그랬거든요.
아드리아의 조종사들은 모두
지나를 사랑하고 있다고요.
포르코 늙은이가 쓸데없는 소릴...
피오 : 지나씨는 어떤 사람이죠?
포르코도 그 여자를 사랑했어요?
포르코 : 연료를 보충하려 내려간다.
계속 재잘대다 혀 깨물어도 난 모른다.
(멀어져가는 비행기속에서 피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피오 : 잠, 잠깐만! 꺄아...
[]
(피오는 수면위에 떠있는 비행정위에서 몹시 따분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앉아있다.)
(파리(벌?) 한마리가 소리를 내며 날아와 비행정위에 앉는다.
피오는 입으로 바람을 훅 불어 날려보낸다.)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고개를 드는 피오.)
(한 소년이 드럼통을 가득채운 나룻배를 비행정쪽으로 대고 있다.)
소년 : 휘이~ 전투정에 웬 여자야?
피오 : 포르코는?
소년 : 아버지랑 얘기중.
[잡화점]
(프론트를 사이에 두고 포르코와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이야기를나누고
있다.)
주인남자 : 임시정부뿐만 아니라,
왕당파에서도 공적연합 무리들을 포섭하려고
움직인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더이상 공적들을 노려봤자 돈이 되진 않을거야.
(여자가 무엇인가 담은 종이 봉지를 포르코앞에 내려놓는다.)
여자 : 여기 있어요.
포르코 : 고맙소.
여자 : 안 좋은 소식뿐이라 안됐군요.
(테이블에 앉아 있던 두명의 남자가 포르코에게 말을건다.)
남자 : 포르코 자네는 어느 쪽에든 낄수 있을거야.
자네 실력이라면 큰 돈이 생길 걸세...
다른 남자: 담배 있나?
남자 : 컬티스따위는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가버릴테구.
주인남자 : 미국으로 가야할 사람들은 우리들이지.
( 포르코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테이블위의 남자들에게 던져준 후
프론트위의 종이봉지를 집으며 주인남자에게 웃으며 말한다.)
포르코 : '잘 있거라, 아드리아의 자유와 방랑의 나날이여...'
남자 : 그건 바이런이 한말인가 ?
포르코 : 아니, 내가 한 말이야.
(포르코는 가게를 나선다.)
그럼.
주인남자 : 잘 가게.

[다시 비행정]
( 소년이 펌프로 사보이가기에 연로를 주입하고 있다.
프로펠라에 한손을 기대고 서 있던 피오는 배를 저어오는 포르코를바
라보며 불평을 터뜨린다.)
피오 : 포르코, 이건 너무해요.
가솔린이 이탈리아보다 세배나 비싸요.

(포르코는 물병을 피오에게 던진다.
물병을 받은 피오는 마개를 돌리며 말을 잇는다.)
째째하게 굴지 말고 좀 깎아줘.
소년 : 이 가솔린은 진짜야.
이래서 여자는 싫다니까.
아저씨. 얘한테 뭐라고 말좀 해봐요.
포르코 : 계산해라. 피오.
그리고, 네 그 큰 엉덩이와
(불만족한) 표정을 기관총 사이에 넣어줬으면 한다.
이제 아지트로 갈거니까.

(** 제 4장은 로망앨범쪽이 너무 부실해서
원문을 확인할수 없는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진 한컷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장면투성이여요.
영문대본과 만화천국쪽의 대사도 완전히 틀리고요.
장은
영문대본쪽이 실제와 더 가까운건 같아서
영문대본 위주로 번역했습니다.)
참고로 만화천국쪽의 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포르코: ... 피오, 계산해라.
요즘같은 불경기에 에누리라는건 피차간에 불편해. )

(피오는 마시던 물을 입에서 떼고)
피오 : 가뜩이나 많은 청구서가 한장 더 늘었군요.

(라고 말하며 눈을 흘기더니 다시 물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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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saganamu)
붉은 돼지 제 4장 (2): 과거.05/15 20:12 358 line


[]
(하늘을 날고 있는 사보이아기가 보인다.
툴툴거리는 피오를 포르코가 달래고 있다.)

포르코 : 너무 그러지 마라. 서로 좋은게 좋은거쟎아.
...이 근처 경치는 좋지만.
주변엔 아무도 살지 않아.
피오 : 으응~.
포르코 : 다 왔다, 저 섬이야.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아름다운 섬이 보인다.
비행정은 절벽사이의 구멍을 통해 섬의 해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피오가 주위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피오 : 와~
아름답다...
(비행정은 섬의 모래사장으로 소리없이 다가간다.
피오는 바지를 걷어올린후 신발을 들고 비행정에서 내려선다.)
멋있는 아지트네.
(피오는 섬위로 올라간다.)
아아-- 엉덩이에 굳은 살이 박힌것 같아.
(피오는 몸을 풀기위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한다.
포르코는 짐을 주렁주렁 들고 배애서 내려 섬쪽으로 다가오다
약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피오는 뒤를 돌아본다. 텐트가 움찔한다 싶더니
공적연합 떼거지들이 고함을 지르며
우루루 쏟아져 나와 포르코를 둘러싼다.)
해적들 : 꼼짝마라!
포르코 : 지저분한 놈들이 또 나타났구만...
해적 : 두목, 잡았는데요, 두목!
(몇명의 해적이 모래사장위에 쓰러져 있다.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그 사이에서 비틀비틀 일어난다.)
해적두목 : 씨브럴, 사람을 마구 짓밟다니...
(두목은 해적들을 제키고 험악한 표정으로 포르코에게 달려든다.)
비켜랏
기다렸다. 돼지새끼야.
(애꾸눈 해적하나가 옆에 끼어들어 말을 한다.)
해적 : 네가 이곳에 올 것을 알고 있었...
(두목은 한손으로 그 해적을 제지하며 말을 계속한다.)
해적두목 : 네녀석한테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갑자기 한쪽에서 해적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적들이 피오를 둘러싸고 궁시렁대고 있다.)
해적 : 여자쟎아. 여자를 태우고 왔어.
해적 : 귀엽다.
해적두목 : 시끄럿! 여자가 어쨋다고 그래?
세상의 절반은 여자다!
포르코 : 어이, 그 아가씨는 그냥 여자가 아니야.
피콜로사의 설계주임이거든.
( 해적들은 포르코의 말을 듣고 다시한번 크게 술렁거린다.)
해적 : 이렇게 어리고 귀여운데...?
해적 : 여자가 설마...?
포르코 : 내 비행정을 훨씬 더 좋게 바꿔줬지.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최고다.
(포르코의 칭찬에 피오가 더 놀란듯.)
피오 : 정말이야? 포르코.
포르코 : 비행정은 거짓말을 안 하니까.
정중히 모시라구.
밀린 대금때문에 따라왔을 뿐이니까.
( 맘마유토단의 두목은 이 말을 듣고 이상하게 기뻐한다.)
해적두목 : 움하하하하하하....
네놈도 월부금이 있었구나. 꼴 좋다!
얘들아~돼지의 저 빨간 배를
나사한개 남기지 말고 �려부셔라.
(그러면 월부금만 남게 된다.)
( 두목의 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피오가 해적들한테 되묻는다.)
피오 : 부순다구요? 내가 만든 배를 부셔요?
저렇게 멋있는 비행정을 때려 부순단 말야?
( 해적들이 당황해한다.)
해적 : 아가씨, 거기엔 깊은 사연이...
(피오는 양 옆구리에 팔을 대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피오 : 때려 부순단 말이지?
해적 : 그...그건, 그러니까...
피오 : 당신들 그러고도 조종사들이야?
비켜요.
내 구두.
(피오는 장총을 든 해적들을 헤치고 마마유토단의두목앞에버티고선
다.)
피오 : 난 말여요, 어렸을 적부터 비행정 조종사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자라왔어요.
비행정 조종사들만큼 멋진 남자들은 없다고,
할아버진 항상 말했어요.
그것은 바다와 하늘의 양쪽에서
그들의 마음을 씻어주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비행정'조종사들은 뱃사람보다 용감하고.
'비행기'조종사보다 긍지가 높다고!
(해적들이 여기저기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피오의 말이 옳다고 동의한다.)
해적 두목: 두말하면 잔소리지. 그것이 비행정조종사니까.
피오 : 그들이 제일 중요히 여기는건 돈도, 여자도 아니고,
(해적들을 바라보며) '명예'이다.
(해적들이 환호한다.)
해적 : 그렇다! 그 말대로다!
해적 : 아가씨 말이 맞아!
해적 : 비행정조종사 만세!
(포르코는 멍하니 뒤에 서 있다가 말을 내뱉는다.)
포르코 :굉장한 아가씨군.
해적 두목: '알았다.'
네가 만든 비행정을 도끼로 부수는건 그만 둔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선다면 공적의 명예에 금이 간다.
(포르코를 가리키며)
저 돼지에게 린치를!
(해적들이 다시 들고 일어선다.)
해적 : 좋아!
저놈을 후둘겨 패주자.
좋다!
(피오가 고함을 지른다.)
피오 :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야?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쟎아.
당신네들은 부끄러움이라는걸 모르고 있어!
미국의 컬티스에게 도움을 받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군요!
엄마가 들으면 통곡을 하겠다.
뭐여요, 목욕도 제때 하지 않는다며!
피오 : 포르코는 아드리아해 비행정 조종사의
명예와 긍지를 위해,
컬티스와 대결 하러 이곳에 왔다구요!
자존심도 없는 남자는 최하여요! 정정당당히 싸워요!
(해적들이 다시 수근거린다.)
해적 : 그래서 난 컬티스를 고용하는 것을 반대했었다.
해적 : 비겁한 녀석.이제와서 딴소리야...
해적 : 두목, 어쩌죠?
해적 : 설득력은 있네요.
해적 : 이럴때 서로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컬티스녀석에게 부탁해 볼까?
해적 : 또다시 돼지와 승부를 해달라고?
해적 : 계약이 끝났을텐데..
(해적두목이 고개를 푹 숙인다.)
해적두목 : 더럽게 부끄럽구만.
[컬티스의 등장]
컬티스 : 후 하 하 하 하 하 !!
(돌연히 들리는 컬티스의 웃음소리 -에코효과까지 곁들인-
에 해적들이 고개를 든다)
패적 : 컬티스녀석이다!
(푸른색 군복에 노랑 머풀러 차림의 컬티스가
절벽의 갈라진 틈사이에 껴 있다.)
컬티스 : 얘기는 들었다! 나는 도망가지도, 숨지도 않는다!!
(컬티스는 성큼성큼 팔다리를 움직여 벼랑사이를 내려온다.)
포르코: 멍청한 놈들이 저런곳에다 길을 만들었구나.
(컬티스는 절벽사이에서 뛰어내린다.
공중에서 한번 몸을 회전한 후 모래사장에 가뿐하게 착지한다....
착지 순간 약간 몸의 균형을 잃긴했지만. )
(포르코는 들고 있던 짐을 옆의 해적에게 떠넘긴다.)
포르코 : 음, 이걸 맡아 둬라.
컬티스 : 요컨데, 리턴 매치를 하자는 거군.
그러나 어차피 승부는 한번 난거다.
(해적들을 둘러보며)
그리고 난 이제 이 치들의 바람막이가 아냐.
피오 : 그냥은 하지 않겠다는 말이지? 조건은?
(입가에 미소를 띄고 피오를 바라보는 컬티스의 표정이
갑자기 심각해진다.)
컬티스 : 아름다와...
(피오의 손을 잡으며)
내가 이기면 나하고 결혼해 주겠어 ?!
(기겁을 하는 포르코.)
포르코 : 억!!
(순간 멍청해진 해적들.)
컬티스 : 이건 진심이다.
(피오는 잡힌 손을 매정하게? 잡아뺀다)
피오 : 알았어.
(피오는 영수증 더미로 컬티스의 얼굴을 내리친다.)
그대신 포르코가 이기면
이 청구서는 당신이 물어야 해!
포르코 : 기다려! 피오!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한손을 들어뛰어나오는 포르코를 제지한다.)
해적두목 : 네놈은 들어가 있어.
(해적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 포르코를 뒤로 끌어낸다.
두목은 피오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말을 건다.)
해적두목 : 피오양, 취소하려면 아직 늦지 않습니다.
피오 : 그 말은 이사람에게나 물어봐요.
(열심히 계산서를 뒤적여보던 컬티스가 멍청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컬티스 : 조금 비싼데, 이 청구서.
피오 : 싼거야.
해적두목 : 할거냐, 안할거냐?
( 기분나쁜 표정으로 영수증을 노려보던 컬티스가 대답한다.)
컬티스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싸운다.
해적 두목: 좋아.
(맘마 유토단의 두목이 군중가운데서 양손을 번쩍 들며 소리친다.)
모두들 듣거라.
나는 피오양의 마음에 반했다.
이번 결투는, 맘마유토단이 주관하게 될것이다.
해적 : 우리 공적 연합도 참가한다!
해적 : 맞다!
(해적들은 와아아..하는 고함을 지른다.)
(...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포르코의 얼굴이 보인다.
무척 언�은 표정으로 콧구멍에서 연기을 뿜어댄다.)
( 벼랑을 기어오르며 손을 흔드는 해적들.)
해적들 : 피오씨~.
안녕~.
잘 있어~.
포르코 : 똥같은 새끼들....
(해적들은 벼랑위에서 손을 열심히 흔든다.)
해적들 : 돼지야, 도망가면 죽~어!
(포르코는 양손을 입에 대고 소리친다.)
포르코 : 시끄럽다, 빨리 꺼져버려!
해적 두목: 돼지야아~
포르코 : 이것 참 일이 묘하게 됐구나.
(피오를 향해 고함을 지른다.)
이봐, 너 말이야.
피오 : 화내지 마요!
...나도 내가 바보짓한거 아니까....
(피오를 바라보는 포르코의 굳은 얼굴이 조금씩 풀린다.)
포르코 : 피오!
(포르코는 피오에게 한쪽 손을 내민다.)
어쩌면 너에게 감사를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몰라.
네가 챤스를 잡아 줬으니까.
고맙다.
우린 이제 운명공동체야.
피오 : 파트너란 말이죠?
(포르코의 손을 힘있게 잡는다.)
포르코 : 이길 가능성은... 반반이다.
피오 : 나는 포르코를 믿어요.
포르코 : 믿는다라... 굉장히 싫어하는 단어이지만
네가 말하니 다르게 들리는구나.
(포르코는 파이프를 꺼내 입에 물으려 하는데
피오가 갑자기 자신의 양팔을 꼭 움켜쥐고 동동 뛴다.)
포르코 : 어떻게 된거냐? 어디 아픈데라도...
피오!
피오 : 됐어.
지금에야 갑자기 가슴이 쿵당쿵당거려서.
사실은 너무 무서웠어요.
무릎이 덜덜 떨릴 정도로...
(피오는 옷을 벗기 시작한다.)
포르코 : 어...어이.
피오 : 나, 수영할거야.
(피오는 푸른체크무늬의 셔츠마저 벗는다.
하얀색 내의가 보이자 포르코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돌린다.
뒤돌아 서 있는 포르코의 옆으로 피오의 헬멧이 날라간다.)
피오는 물방울을 튀기며 바다로 뛰어들어간다.
포르코는 짐을 천막으로 나르려 한다.)
피오 : 포르코! 큰 실수~!
(포르코는 피오쪽으로 황급히 돌아선다.)
포르코 : 괜챦니?
피오 : 아까 그 청구서 말야, 덤태기를 왕창 씌울걸 그랬어.
내가 손해야.
(포르코는 유쾌하게 웃기 시작한다.)
포르코 : 하하하하... 옳은 말이다. 하하하하하하...
(수면을 헤엄치는 피오)
[밤]
(포르코는 탄환을 집어서 램프불에 비춰 하나하나 확인한후 가지런히탁
자위에 세워두고 있다.)
(녹색 침낭속에서 몸을 뒤척이던 피오는
문득 눈을 떠 포르코를 바라본다.
피오의 눈에 비친 포르코의 옆모습은 약간 말라보이는 중년남자였다.
남자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에 쥔후 연기를 입으로 내뿜는다.
피오는 고개를 들고 나직하게 포르코를 부른다.)
피오 : 포르코...?
포르코 : 응? 잠이 오지 않니?
(돌아보는 포르코의 얼굴은 돼지로 바뀌어 있다.)
피오 : 지금말야... 그...
(피오는 잠시 말을 끊고 다시 머리를 침낭에 파 묻는다.)
...꿈이었나봐.
포르코 : 안심하고 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피오 : 포르코.
포르코 : 응?
포르코 : 포르코는 왜 돼지가 된거죠?
포르코 : 글쎄.
피오 : 나, 마르코 파고트 대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아빠와 같은 부대에 있었다던데...
대위가 바다에 빠진 적의 파일럿을 구해준 얘기는
수십번도 더 들려 달랬어.
(포르코는 잠시 피오를 쳐다본다. 갑자기 피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피오 : 포르코, 내가 키스해줄까?
(황당한 표정을 짓는 포르코)
포르코 : 엉?
(피오가 환한 얼굴로 말한다.)
피오 : 왜, 개구리가 된 왕자님이 공주님의 키스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얘기가 있쟎아요.
(포르코가 버럭 고함을 지른다.)
포르코 : 바보야, 그런건 나중을 위해 아껴둬라!
(포르코는 찌그러진 표정에 담배를 물고
다시 총알 손질을 하기 시작한다.)
(피오는 이불자락을 끌어당기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한다.)
피오 : 나는 안돼나?
포르코 : 후후, 너는 멋진 아가씨다.
피오를 보고 있으면
인간도 그다지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 멋진 아가씨는 일찍 자는거야.
피오 : 아무 얘기나 해줘요, 그럼 잘께요..
포르코 : 얘기?
글쎄!
(포르코는 조용히 램프의 불빛을 응시한후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램프의 빛이 포르코의 얼굴에 기묘한 그림자를 만드다.)
그때는 전쟁의 마지막 여름이었지.
우리들은 평소처럼 순찰차 이스트리아를 향해
아드리아해로 나갔어.
(하늘을 날고 있는 다섯대의 이태리 공군기가 보인다.)
(젊은 시절, 아직 인간이었을때의 포르코의 모습이 비춘다.)

내 옆에는 베르리니 녀석이 날고 있었구.
그 녀석은 오랜 친구였는데,
바로 이틀전에 결혼을 했어.
내가 입회인이 되어 식을 치뤘는데...
전쟁중이라 휴가도 없이 곧장 전선으로 돌아온거야.
(하늘 저편에서 십자마크의 독일 전투정이 다가온다.
양쪽 비행정이 엉키기 시작하고 화염에 휩싸인 비행정들이
하나둘씩 추락한다.)
포르코 : 아군기와 적기들이 파리처럼 한대씩 격추돼갔다.
그때 나는 세대의 적기에 �기고 있어서
동료들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어.
결국 이쪽은 나 혼자 남게 되더군.
손발이 마비되고 눈까지 흐릿해질때까지 도망을 쳤지.
이제 죽는구나라고까지 생각했으니까.
그때였어. 갑자기 눈 앞이 새하얗게 변해 버린건.
피오 : 하얗게?
포르코 : 음, 마치 빛 속을 지나가는것 같아서,
그것이 구름속이라는걸 깨닫기에는
한참 시간이 걸렸다.
그때 난 피로에 지쳐 조종할 기운도 없었지.
그러다 보니... 비행기는 제멋대로 날고 있더군.
(비행정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던 포르코가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는 마치 눈이 내린것처럼 온통 하얗고
그 위를 비행정이 조용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피오 : 구름의 평원?
포르코 : 응.
그때의 하늘은 너무나 아름답더군.
훨씬 더 높은 곳에는
알수없는 한줄기 구름이 흐르고 있었고.
(하얀색 구름의 선을 바라보던 포르코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고글을 벗고 다시한번 구름의 선을 쳐다본다.)
(포르코의 비행정 주위에서 몇몇의 비행정들이 조용히 솟아오른다. )
(그중 1번마크의 이태리 비행정이 보인다.)
포르코 : 베르리니, 무사했구나.
(포르코의 외침에는 전혀 반응이 없이
베르리니의 비행기는 위로 솟아오른다.)
베르리니, 기다려, 어딜 가는거냐!
베르리니, 가면 안돼!
지나를 어쩔셈이냐? 내가 대신 가겠다!
(베르리니의 비행정은 거대한 비행기들의 무리에 합류한다.
그곳엔 1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을 날았던 각국의 비행기들이
은하수의 별들처럼 흐르고 있다.
포르코의 비행정은 구름밑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밤바다의 파도가 조용히 오르내린다.)
포르코 : 정신이 들고 보니 해변엔 나 혼자만 날고 있더군.
피오 : 하느님이 '아직 오지 마라'라고 하신거군요.
포르코 : 흥... 나에겐 '넌 계속 그렇게 혼자서만 날아다녀라'
라고 한 것처럼 들렸어....
(피오는 정색을 하고 소리치며 몸을 일으킨다.)
피오 : 그럴리 없어요.! 포르코는 좋은 사람인걸요?
포르코 : 좋은 놈들은 죽은 놈들이지.
어쩌면 그곳은 지옥이었는지도 몰라.
자, 이제 얘기는 끝났다. 그만 자거라.
고물상 녀석들, 녹슨 총알을 팔아 먹다니... 응?
(포르코는 탄환을 만지작거리느라
피오가 옆에 다가온것을 모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오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멍청하게 피오를 바라본다.)
(피오는 상냥한 표정으로 말한다.)
피오 : 포르코가 살아돌아와주서 기뻐요.
나, 포르코를 좋아하니까.
(피오는 말을 마치고 포르코의 뺨에 입을 맞춘다.)
잘자요.
(얼굴이 시뻘개진 포르코를 뒤로 하고
피오는 침낭속으로 후다닥 들어가 돌아 눕는다.)
(포르코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린다.화면 어두워진다.)


PS) 4장은 좀 늦었군요....
요즘 하도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됐습니다.
그럼....사과나무(saganamu)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규한 (saganamu)
붉은 돼지 마지막장:붉은 날개.05/23 13:05 497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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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붉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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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여러대의 선박과 비행기들이 한 섬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섬위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하늘에는 오색기가 펄럭이고 있고
해적들이 여기저기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적 : 공적 연합에서 드리는 행운권입니다.
해적 : 자아, 자아- 돼지가 이기느냐, 컬티스가 이기느냐?
해적 : 컬티스라면 5대4입니다.
해적 : 사나이답게 돈을 왕창 겁시다.
아이스크림장사 : 아이스크림 있어~요~.
(바다에는 컬티스의 컬티스 R3c-0와 포르코의 사보이아 s-21가
각기 정박해 있고 사람들이 신기하다는듯 주위에 몰려 구경하고 있다.)
(황토색 군복에 흰색 머플러차림의 포르코가
옆구리에 양손을 집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한다.)
포르코 : 멍청한 놈들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버렸군.
(피오는 푸른색 체크무늬의 셔츠에 청바지, 하얀 모자를 쓰고 있다.
예상외의 인파에 신기하다는듯이 옆의 포르코에게 질문을 한다.)
피오 : 이사람들 모두 공적들인가요?
포르코 : 지중해의 쓰레기들이지...
갱, 해적, 밀수꾼에다 스파이와 모리배들까지...
착실한 놈들은 한놈도 없다.
(컬티스는 특유의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넘치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옆에는 돈보따리를 가슴에 안고 있는 그의 매니저의 모습이 보인다.)
컬티스 : 후후후후, 이것으로 내 명성은 한층 더 높아지겠군.
(망루위에 설치된 스피커)
해적 : 출발 10분 전, 출발 10분전...
(포르코와 컬티스를 양쪽에 두고 단상에 올라선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운을 뗀다.
붉은 줄무늬의 흰색 양복에 초록색 나비넥타이,
가슴엔 장미한송이를 꽂아놓아 험악한 얼굴과 지극히 부조화를 이룬다.)
해적두목 : 지금부터--
포르코 롯소대 도널드 컬티스의 결투를 시작한다.
별다른 룰은 없다.
그러나! 비열한 짓을 하는 놈은
죽을때까지 경멸을 받게 될것이다.
(단상앞을 꽉 매운 군중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른다.)
청중 : 잔소리 그만 하고 빨리 해라!
들어가!
연설을 듣자고 온것이 아니다.
(두목은 험한 얼굴을 한층 일그러뜨리더니
군중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양옆에는 기관총과 수류탄을 쥔 해적들이 각각 한명씩 있다.)
해적 두목: 닥쳐랏! 잔소리하는 놈들은 쳐죽여버린다!!
( 부하한명이 기관총을 갈겨대자
청중들은 비명을 지르며 엎드리기 바쁘다.
다른 한명은 수류탄을 군중한가운데를 향해 던진다.
사람들은 기겁을 하며 도망치고 수류탄은 폭음과 함께 터진다.)
포르코 : 10톤쯤 되는 폭탄이나 던지지...
해적두목 : 우리들이 경애하는
피오 피콜로양의 운명이 달린 결투이다.
찡얼찡얼 말하지 마!
(폭탄이 터진 자리는 깊이 패여져 있고 아직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두목은 좌중을 둘러보며 인상을 쓴다.)
알았나?알았으면 박수를 쳐!박수!
( 군중들은 열렬히 박수를 친다.)
포르코 : 빨리 시작하자.
두목 : 시끄럿! 준비가 덜 끝났다.
(두목은 뒤돌아서서 침착하게 말을 잇는다.)
그럼!서로 건 돈을 내놓는다.
(피오와 컬티스의 매니저가 단상 중앙의 의자를 향해 걸어나온다.)
(두목은 피오를 향해 썩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의자를 권한다.)
해적 두목: 앉아요.
피오 : 고마와요.
( 두목은 청구서분의 현금보따리를 안고 나온
컬티스의 매니져에게 소리를 빽 지른다.)
해적 두목: 빨리 내놔!!
(매니져는 허겁지겁 의자위에 보따리를 내려놓는다.)
(두목은 포르코와 컬티스를 돌아보며 말을 한다.)
피차 할말은 없겠지!
그러면, 시작하기 전에 악수라도 해라.
포르코 : 싫은걸? 나는 깨끗한걸 좋아하거든.
해적두목 : 쳇! 애교 없는 놈이군.
(포르코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피오를 향해 컬티스가 다가온다.)
(피오는 미간을 찌푸린다.)
컬티스 : 피오, 끝나는대로 곧장 교회로 가자.
(피오는 꼴도 보기 싫은 얼굴이라는듯 모자를 눈 아래로 눌러 씌운다.)
걱정하지 마!!
우리 어머니가 그러는데, 곧 내가 좋아질거래. <-??
피오와 해적들 : 베에~
(돌아서는 컬티스를 향해 피오와 해적두목, 해적들이 혀를 내민다.)
(컬티스가 물러서자 이번에는 해적들이 꽃다발을 손에 쥐고
단상으로 우루루 올라온다.)
해적 : 사진 한장 같이 찍어 주겠습니까?
해적 : (팔을 들어보이며) 목욕도 하고 왔어요.
해적두목 : 이놈들이...
사진사 : 여러분, 모두 웃어요~
(꽃다발을 들고 있는 피오를 중심으로
허연 이를 드러내놓고 웃고있는 해적의 무리들이 보인다.)
해적두목 : 웃어라!
(순간 피오의 바로 뒤에 서있던 두목은
눈부신 속도로 주위의 해적들에게 주먹과 발을 휘두른다.
해적들은 불의의 기습을 받고 모두 단상아래로 쓰러지지만
그 와중에서도 앞줄의 해적들은 웃는 표정을 잃지 않는다.
어쨋든 피오와 맘마유토단의 두목만이
제대로 된 모습으로 사진에 남는다.)
(만국기 아래의 사보아기와 컬티스기의 엔진이 돌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서 해적들은 구중들의 돈을 쓸어모으기에 바쁘다.)
해적 : 돈을 거셔요.
3분안에 승부가 나게 되면 흑이 유리합니다.
(공적연합의 회장-애꾸눈 해적-은
눈앞의 지페더미에 완전히 정신이 홀린듯하다.)
해적 : 엄청나군... 매월 이런걸 해주면 좀 좋아....
(컬티스기와 사보아기의 엔진이 점점 가속된다.)
(해골 마크가 그려진 보트위에서두명의 해적이 출발 깃발을 들고
스타트 신호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나운서 : 출발 15초전!
(해적은 출발기를 허공에 쳐든다.)
(포르코는 피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피오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답례를 한다.)
해적 : 정말 멋지군요.
해적두목 : 음.
아나운서 : 5초전!
(컬티스기와 사보아기의 엔진에서 불꽃이 치솟는다.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4, 3, 2, 1...제로!
(배위의 해적이 출발깃발을 힘차게 내린다.)
(두대의 비행정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란히 수면위를 달린다.)
(컬티스기가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른다.
아직 포르코는 완전히 이륙하지 못한 상태이다.)
해적두목 : 컬티스가 위를 잡았다.
(컬티스는 포르코의 뒤쪽으로 다가와 기관총을 발사한다.)
(포르코는 간발의 차로 총알을 피하고
빗나간 탄환은 수면위에서 자그만 물기둥을 연속으로 일으킨다.)
(컬티스는 계속해서 포르코의 뒤를 추격하며 총알을 날린다.)
뭐야?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쟎아.
(피오는 쥐고 있던 꽃다발을 두목에게 건네주고쌍안경을 낚아챈다.)
피오 :줘봐요.
(망원경속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포르코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는 계속 컬티스에게 �기고 있다.)
포르코, 뭐하고 있는거야? 고도를 높여!
(피오에게 싸안경을 뺏긴 해적두목은 옆의 해적에게서 뺏은 망원경으로
결투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망원경을 뺏긴 해적은 처량한 표정으로 꽃다발을 들고 있다.)
해적두목 : 지금 고도를 올리면 당하게 된다.
수면에 붙어 있는 것은 쏘기 거북해.
(계속 사보아기의 위를 잡고 있던 컬티스는
서서히 포르코와 수평선상으로 내려와 조준기에 사보아기를�춘다.)
컬티스 : 내 실탄을 낭비하게 하려는 속셈인가 본데...
(컬티스의 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포르코는 옆으로 탄환을 피하며 위로 떠오른다.)
(컬티스는 놓치지 않고 뒤를 따라 붙는다.)
(두대의 비행정은 구름위로 솟아오른다.
포르코의 비행정이 급히 하강을 하자 컬티스도 즉시 뒤를 �는다.
그러나 포르코는 하강과 동시에 옆으로 회전을 하고
이를 예상치 못한 컬티스는 수직으로 내려간다.
포르코는 빠르게 공중에서 작은 원을 그리며 컬티스의 옆쪽으로 빠진다.
컬티스기가 위로 솟아오르자 포르코는 그 뒤를 잡을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상황은 반대가 됐다.)
해적두목 : 히네리코미(뒤집기?)다! 돼지가 뒤를 잡았어.
피오 : 뒤집기?
해적 두목: 돼지는 저 기술로 아드리아해의 에이스가 된거야.
(컬티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붉은색 비행정이 자신의 바로 뒤에 나타나자
컬티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컬티스 : 젠-장!
(포르코의 조준기에 컬티스기가 포착된다.
포르코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해적 : 쏴라!
(그러나 포르코는 기관총을 발사하지 않고 그대로 컬티스기를 추적한다.)
(망원경으로 이장면을 본 군중들이 웅성거린다.)
군중 : 안 쏜다!
군중 : 기관총 고장인가?
해적두목 : 알았다.저놈이끝까지 안 쏠 셈이구나.
(피오가 눈에서 쌍안경을 떼고 소리친다.)
피오 : 왜?
해적 두목: 돼지는 살인을 안해!
(피오와 두목은 다시 망원경을 눈에 댄다.)
지금은 아메리카 녀석이 방방 뛰고 있지만...
거기다, 쏴라!
역시 안 쏜다.
거 봐, 내 말대로지.
지금 사격을 하면 아메리카 녀석에게 맞거든.
상대가 지쳤을 때 엔진에 두세발을 먹여
떨어뜨릴 작정이야.
피오 : ....
해적 두목: 자기는 전쟁을 하는게 아니라나?
하여간 밥맛 없는 놈이야.
(피오는 쌍안경을 다시 눈에서 떼고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피오 : 포르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컬티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컬티스 : 야 임마! 나를 놀릴셈이냐?
빨리 쏴라.
기관총이 고장난게로구나, 흥! 병신같은 놈!
(포르코는 기관총을 허공에 대고 갈김으로써
기관총에 이상이 없다는걸 확인시켜준다.)
해적 : 이쪽으로 온다.
(두대의 비행정이 수면에 바짝 붙어 빠르게 직진한다.)
컬티스 : 시건방지게....
똑똑히 봐둬라..... 돼지새끼!
(섬쪽으로 순식간에 다가온 비행정은
정박되어 있는 배들과 돛대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해적 : 이쪽으로 온다.
으아앗!
(망루를 사이에 두고 컬티스기와 사보아기가 양쪽으로 갈라진다.
해적두목 : 홍돼지를 겨우 떼어냈군.
(컬티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르코의 뒤를 잡는다.)
(상황은 다시 역전이 되어 포르코가 �기는 입장이 된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매달려 무너지려는 망루쪽으로
사보아기와 컬티스기가 날아온다
군중들의 머리 바로 위를 나는 포르코를 노리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관총을 난사해대는 컬티스...
총에 맞아 죽는 사람이 없는게 신기하다.)
(돈더미에 파묻힌 공적연합 회장이
고개만 비쭉 내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컬티스의 총알이 돈무더기위를 난사한다.)
해적 : 저쪽으로 가서 해라!
(다시 하늘위로 날아오른 포르코를 향해 컬티스기가 총알을 쏴댄다.)
(사보아기와 컬티스기가 공중에서 뒤엉킨다.
날개 끝에서 갈라지는 비행운(?)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해적두목 : 멋있다. 돼지가 구름을 만든다.
(관중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해적 : 이런 공중전은 일생에 한번밖에 못 볼거다.
해적 : 난, 감동해버렸어.
(아까부터 위태위태하던 망루가 무너져 내린다.)
[호텔 아드리아노]
(아드리아노 호텔의 모습이 비춘다.
G자가 새겨진 흰색 비행정이 수면위에 떠있다. )
지나의 조종사: 모처럼 준비했는데.
빨리 가지 않으면 끝나버리겠다.
남자 : 그런데 마담은 방에 들어가더니 왜 나오지 않는거지?
지나의 조종사: 가는건지, 안가는건지....
나도 봤으면 좋겠는데...
(지나는 방안에서 무선통신기의 다이알을 맞추고 있다.
헤드폰을 통해 들은 신호음을 종이위에 빠르게 메모한다.)
(여러대의 비행기가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날고 있는 광경이 비춘다.)
페라린 : 하트(heart)의 G에게.돼지에게 연락 요.
공군이 냄새맡음. 바보짓을 중지시키도록.
지나 : F... 페라린이다.
서두르자.
(지나는 헤드폰을 벗은후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달려나간다.)
(무장을 한 이태리군이 비행기에 올라타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경기장]
(사람들이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해적 : 두녀석 모두 대단한데...
해적두목 : 아직 멀었어.
(라고 말하는 두목의 머리를 포르코의 비행정이 스쳐지나간다.
컬티스기도 그 뒤를 따른다.)
피오 : 포르코, 기운을 내요!
(조종간을 움켜쥐고 있는 포르코와 컬티스의 안면이
비행풍으로 출렁거린다.)
포르코 : 빌어..먹을... 으...읏
컬티스 : 으이..이이잉... 돼지새끼가...
포르코 : 네놈따위에게 피오를 줄까보냐.
(포르코의 시계에 컬티스기가 들어온다.)
(이 모습을 밑에서 지켜보던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양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친다.)
해적두목 : 아우~~ 돼지가 꼬리를 물었다.
피날레다.
(포르코는 컬티스기를 겨냥하여 기관총 발사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나 달깍달깍 소리만 나고 총알이 나가지 않는다.)
포르코 : ...(당황하는 포르코)
어라... 총구가 막혔나?
(이것저것을 잡아당겨보는 사이
컬티스기는 서서히 반전을 하여 사보아기를 겨냥하게 된다.)
컬티스 컬티스 역시 탄환이 나가지 않는다.)
아니...? ....아니!
(기관총을 들여다보던 컬티스가 황당한 표정으로 소리친다.)
막혀버렸다!
포르코 : 바보야! 너는 총알이 다 떨어진거다!으잉?
(계속 조종석안에서 무엇인가 잡아당기던 포르코는
부러진 스패너-?-를 손에 쥐고 말을 잇는다.)
내건 망가져 버렸쟎아. 피오의 엉덩이 때문이다.
(포르코는 딱-딱-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컬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권총을 쏴대고 있다.)
컬티스 : 이 싸움을... 무승부로 끝낼순 없다.
포르코 : 하 하 하 하 . 서부극이 아니란다.
그런걸로 맞출수나 있겠냐?
(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종석의 바로 옆에 탄환이 박힌다.
탄흔을 흘깃 보던 포르코는 쥐고 있던 스페너를 컬티스에게 던진다.)
컬티스 : 하아~ 하 하 하 하 하.설마 그게 예까지 올까?
(컬티스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총을 젖히고 탄환을 장진한다.)
아유~~~ 실버(silver).
(그때 공중에서 스패너가 바람을 가르며 날라와 컬티스의 턱을 강타한다.
컬티스는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포르코는 양손을 불끈 쥐고 통쾌하게 웃는다.)
포르코 : 으 하 하 하 하 ...
(컬티스는 가까스로 일어나서 고개를 휘휘 내젓더니
발끈해져서 소리친다.)
컬티스 : 이 더러운 돼지가!
(컬티스도 조종석안의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 던진다.
두대의 비행기는 나란히 날으며 욕지거리와 함께
가지가지 물건을 서로 집어 던진다.)
해적두목 : 뭔가 잘못된거 같군.
피오 : 아... 돌아 온다.
(두대의 비행정이 나란히 섬의 해변으로 미끄러진다.)
돌아왔어요!
(피오가 자리에서 떠나자 남아있던 유토단의 두목이 당황해서 소리친다.)
해적두목 : 기다려! 너는 이 자리에서 떠나면 안돼.
(구경하던 부하들이 우르르 달려나가자
두목은 의자위의 돈 보따리를 짊어 지고 따라나선다.)
좋아. 기다려. 너희들.
(사람들이 비행정주위로 우르르 몰린다.)
(컬티스와 포르코는 비행정에서 내린다.)
컬티스 : 이 비만 돼지!
포르코 : 카우보이 녀석이!
(두명의 조종사는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헤치고 마주선다.)
컬티스 : 맨주먹으로 와 보시지!
포르코 : 소들 곁으로나 가버려!
(컬티스는 능숙한 폼으로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을 날린다.
포르코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쓰러진다.)
피오 : 포르코, 힘내요!
(컬티스는 주먹을 휙휙 휘두른다.)
컬티스 : 일어나라, 돼지야. 어억!
(컬티스의 한쪽 다리를 붙잡고 당당히? 일어난 포르코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컬티스를 덮친다.)
(둘은 물속에서 한참 난투극을 벌인 후,
코와 입으로 물을 쏟아내며 수면위로 일어서 펀치를 주고 받는다.)
해적 두모: 어퍼! 어퍼! .....
(피오와 관중들도 흥분해서 응원을 해댄다.)
청중 : ....! .........!
해적 : 됐다! 돈을 건건 아직 유효하다!
해적 : 베팅 테이블 어디있어?
[하늘]
지나 : 좀더 스피드를 낼순 없나요?
지나의 조종사: 무리입니다. 엔진이 터질거여요.
지나 : 정말이지 비행정사들이란 모두 바보라니까...
[다시 경기장]
(공이 울린다. 포르코는 붉으죽죽하게 멍이 든 얼굴로 의자에 앉는다.)
포르코 : 피오. 방금 내 펀치 봤지?
(컬티스 역시 색색이 멍이 든 얼굴로 입을 헹군후뱉어낸다.)
컬티스 : 다음 라운드에서 놈을 쓰러뜨린다.
(공이 울리고 포르코가 일어선다.)
포르코 : 이번엔 널 쓰러뜨리마.
피오 : 포르코, 잘 해요!
(주심이 양쪽 선수를 가운데로 모은다.)
컬티스 : 없애 버린다... 와라, 겁장이야!
포르코 : 병아리가! 여자란 여자는 다 꼬시고 있어.
색마 자식같으니!
컬티스 : 색마는 네놈이다.
네놈이야말로 지나인지 피오인지 확실히 해라.
(포르코의 안면에 펀치를 날린다.)
포르코 : 입닥쳐!
(컬티스의 복부에 주먹을 쑤셔 넣는다.)
컬티스 : 한명만 선택 해.
(머리를 내리친다.) 지나는...(뺨을 갈긴다.)
포르코 : '지나, 지나' 하지 마라. (멋진 어퍼컷.)
컬티스 : 지나는 네놈을 정말 사랑하고 있단 말이다!
(깍지를 낀 두 손으로 포르코의 머리를 내리친다.)
그녀는 네녀셕이 오기만을....
(주먹으로 턱을 먹인다.)
줄....곧 정원에서 (다시 턱을 갈기고.)
기다리고 있었어-!!
(포르코의 얼굴이 새빨개 진다. 잠시 주위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멍하니 서있는 포르코의 얼굴에 컬티스의 필살의 펀치가 작렬한다.)
(공이 올리고 포르코가 신음소리와 함께 다운된다.)
피오 : 포르코!
해적 두목: 끝났다!
컬티스 : 카운트를 세요!
(컬티스는 팔로 X자를 그리는 심판에게 대들고 있다.)
저걸 봐요!
(피오가 정신을 잃은 포르코를 열심히 끌고 가고 있다.)
[공중]
지나 : 보여요. 이탈리아 공군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군요.
[다시 물위의 격투장?]
(컬티스와 포르코가 사이좋게 정신을 잃고 코너로 끌려가고 있다.)
포르코 : 어디서 더러운 거짓말을....
(포르코가 자리에서 일어나 비척비척 걸어나온다.)
(컬티스도 처참해진 얼굴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바람빠진 목소리로 내뱉는다.)
컬티스 : 알아듣지 못하는거냐, 바보야.....
나는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야...
포르코 : 피오를 너에게 줄수 없어...
(휘적휘적 펀치를 허공에 휘두르는 두사람-정확히 말하면 한사람과 돼지-
의 머리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행정이 지나간다.
사람들은 잠시 싸움을 잊고 하늘을 쳐다 본다.)
해적두목 : 지나의 배다.
(비행정은 붉은 색 폭죽을 세번 터트린다.)
피오 : 구난신호(救難信號)여요.
(갑자기 과자가 부셔지는듯한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보자, 그 사이 필살의 카운터펀치?를
교환한 두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와 컬티스는 서로의 턱에 주먹을 꽂은 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란히 쓰러진다.)
심판 : 원, 투.
해적두목 : 먼저 일어서는 쪽이 이기는거다.
(지나의 비행정이 배들 사이를 가르며 천천히 다가온다.)
지나 : 모두들-, 길을 열어주셔요-.
(심판은 지나의 비행정을 손으로 붙잡아
경기장으로 들어오는것을 저지한다.)
심판 : 지나, 안돼요. 에이트!
(지나는 양손을 허리에 괴고 비행정의 앞부분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말한다.)
지나 : 마르코, 마르코, 듣고 있어요?
(물속에 나란히 누워 있는 포르코와 컬티스의 코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솟아 오른다.)
당신, 또 한명의 여자를 불행에 빠뜨릴 셈인가요?
(포르코의 코와 입에서 물방울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심판 : 나인--
(지나의 비행정과 심판사이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벌떡 일어나는것은...
포르코다.)
(피오가 양팔을 활짝 벌리고 포르코에게 달려든다.)
피오 : 포르코--!
심판 : (포르코의 손을 올리며) 포르코!
(물기 어린 눈으로, 알록달록한 얼굴의 포르코를 껴안고 있는
피오의 모습이 보인다.)
피오 : 포르코, 고마와요!!
포르코 : 뭘... 가벼운거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물위를 동동 떠내려가는 컬티스의 모습이 비춘다.)
(지나가 박수를 치며 주위를 환기시킨다.)
지나 : 자아- 축제는 끝났어요.
이탈리아 공군이 곧 온다니까. 어서 피하셔요.
그리고 제 식당에 들리셔요.
오늘은 서비스해 드리테니까.
(해적들이 소리를 지르며 사방팔방으로 뛰기 시작한다.)
해적 : 모두, 가자!
(아직 상황 판단을 못한 컬티스가 벌떡 일어나
허공에다 주먹을 휘두른다.)
지나 : 끝났어요.
(지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자
피오에게 현상금을 건네주는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보인다.)
해적 : 어이, 두목님, 서두르셔요!
해적두목 : 시끄러워! 늘 있던 일이쟎아!
(두목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피오에게 말을 건넨다.)
돼지는 별로지만 너는 좋아한다.
훌륭한 비행정사(社)를 만들길 기원하마, 그럼!
피오 : 고마와요. 가끔은 목욕도 하시고 그래요.
(맘마 유토단의 두목을 환송하는 피오의 뒤로
씁쓰레한 얼굴이 컬티스가 다가온다.)
고마와요, 당신도.미스터 컬티스.
커티스 : 다음번엔 도박이 아니라 정식으로 청혼하지.
피오 : 좋아요. 하지만 전 벌써 마음을 정했으니까. 어?
(포르코가 뒤에서 피오를 번쩍 안아올린다.)
포르코 : 넌, 지나의 배에 타는거다.
피오 : 싫어요! 싫어요! 난 포르코의 배에 탈거여요.
파트너라고 그랬쟎아요.
(포르코는 발버둥치는 피오를 지나의 배위에 내려놓는다.)
포르코 : 지나, (피오의 발길질에 뺨을 한대 맞는다.)
이 애를 그 아이의 세계로 돌려 보내줘.
(지나는 묘한 얼굴로 포르코를 응시한다.)
지나 : 어쩔수 없는 사람....항상 이런식이군요.
포르코 : 미안해... 떠나줘.
지나 : 가요.
(지나의 비행정이 움직이고
피오가 허리를 숙여 포르코의 입에 키스를 한다.
순간적으로 입술을 도둑맞은? 포르코는 멍청히 서있다가
비행정의 날개에뒷머리를 부딪치고 앞으로 꼬꾸라진다.)
(피오의 노란색 모자가 바람에 날려 물위로 떨어진다.
포르코는 모자를 집는다.)
(멀어져가는 지나의 비행정을 지켜보고 있는
포르코과 컬티스의 뒷모습이 보인다.
(잠시후 이탈리아 공군의 비행기들이 하늘을 꽉 채운다.)
컬티스 : 이탈리아 공군이 나타났군.
포르코 : 좀 도와주겠어?
놈들을 다른곳으로 유인할까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포르코의 얼굴을 바라본 컬티스가
순간적으로 멈칫한다.)
컬티스 : 와앗! 너, 그 얼굴!?
기다려, 어이! 얼굴좀 보자!
(쑥스러운듯 사보이아기로 도망치는 포르코와
기를 쓰고 그 뒤를 �아가는 컬티스의 모습이 멀리서 보인다.)
포르코 : 네 배는 저쪽에 있쟎아!
컬티스 : 좀만 보여줘!

[피오의 독백]
이탈리아 공군의 출동이 무위로 끝나고,
제가 밀라노에 돌아가는 날이 왔는데도
포르코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대신
나는 지나씨와 아주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로부터 몇번이나 큰 전쟁이나 동란이 있었지만
그 우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피콜로사를 물려받은 후에도
여름 휴가를 호텔-아드리아노에서 지내는것은
나의 중요한 일정.

지나씨는 점점더 예뻐지고
낯익은 단골들도 들리곤 해요.

아, 맞아요!
아직 대통령은 되지 않은것 같지만
미스터 컬티스도 가끔씩 편지를 보내지요.
그 아드리아해의 여름이 그립다고요....

지나씨의 도박이 어떻게 됐는지는
우리들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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