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이야기

ISBN:8939204441

1 # 자일리톨[ | ]

이책은 어느 분류에 넣을지 고민하다가 잡학에 넣어버렸다. 다른 분들이 좀 더 나은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

이번 추석때 태국여행을 가기로 해서 읽어본 책이다. "태국"내지는 "방콕"으로 검색해 봐도 걸리는 책은 거의 없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타자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증거다.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번역서, 에세이류는 쏟아져 나오면서도 정작 중남미나 아프리카, 동남아에 관련된 책은 거의 나오지 않는 기형적인 학문구조...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중남미에서 간행되는 일간지까지 구독하면서 타자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높였다는데 우리는 도대체 뭐하자는 얘긴지 모르겠다. 타자에 대한 연구나 공부가 없다면 결과는 뻔하다. 타자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굽실대거나 혹은 쇼비니즘적 태도로 남을 무시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추석에 태국에 간다니 나오는 반응은 한결같다. "조심해서 잘 즐기다 오라"는거다. 그런 말을 하며 한쪽눈을 찡끗하는 분도 있다. 이들의 의식은 태국->팟퐁->성매매로 잘도 이어진다. 그들에겐 그것이 자동연상작용인 것이다. 1세계 관광객들이 한국을 그딴식으로 이해한다면 그들의 기분은 어떨까? 우리도 남들에게 얘기해줄 우리의 것들이 많지 않은가. 그것은 가슴아픈 역사과정이기도 할테고, 조상들이 만든 문화유산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타자를 이해하려고 들지 않을까. 그들도 타인들에게 얘기할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을텐데...

이번 여행의 목적은 버마와 관련된 일이지만, 그러한 이유에서 여행전에 태국과 관련된 3권의 책을 샀다. 여행매뉴얼인 헬로태국, 태국에 대한 역사 개론서인 태국사, 그리고 간단한 에세이인 이 책이다. "태국사"보다는 읽기 편할 것같아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썼다. 현직외교관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적 시각이 엿보여 조금 뭣한 면도 있었지만, 이런 외교관이 많아진다면 확실히 대한민국 외교부는 '그나마' 나은 조직이 될 거다.

이 책은 태국의 간략한 역사, 태국의 문화유산, 태국인들을 만나고 살아가면서 느낀 단상들을 3-4페이지 단위의 꼭지에 담은 에세이집이다. 南國 특유의 느긋한 정서를 가진 태국인들의 모습과 외세의 침략에도 현명하고도 유연한 중립외교노선으로 평화를 유지한 그들의 저력은 감탄할만했지만, 엄청난 빈부격차와 엘리트 중심의 교육제도, 그리고 그로인한 사회적 차별이 불교특유의 윤회사상과 입헌왕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대목에 가서는 좀 짜증이 났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은 동남아시아를 이해하는 주요한 단초가 될 것같다. 짧다면 짧은 여행기간동안 좀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왔으면 싶다. -- 자일리톨 2004-9-20 2:48 pm

2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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