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삼성이 애플을 못 따라잡는 이유"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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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5일 (월) 01:03 기준 최신판

1 개요[ | ]

삼성이 애플을 못 따라잡는 이유
[뉴미디어기획 17]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몰락, 그 원인과 대책

2 발췌[ | ]

소프트웨어로 인건비 아끼겠다는 삼성

애플과 반대의 길을 택한 삼성의 결정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파악하는 태도는 한국 개발자를 쥐어짜던 못된 버릇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착취에는 기업과 정부가 따로 없다. 일 년을 매달려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하도급 업체끼리 경쟁을 붙여 석 달 만에 끝내게 만드는 행태 말이다. 이 과정에서 이익은 자기들이 챙기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하도급 업체에 떠넘긴다.

계약서도 쓰지 않고 일을 맡기는 건 예사이고, 필요할 때마다 개발인력을 빼가 중소업체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렇게 뽑아간 인력을 잘 쓰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대기업의 위계적 조직 구조는 개발자의 주체적 판단이나 창의성을 용인하지도 않는다. 그저 '윗사람'이 원하는 안전한 결과물을 (다시 말하면 이미 있는 것을 베껴) 최대한 빨리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코앞의 돈만 보는 기업과 정부

창의적 인재를 기르라고 했더니 '한국형 잡스 양성계획'이라는 줄 세우기 식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소프트웨어가 중요다다고 하니 '바다(Bada)' 같은 운영체제를 급조해 낸다('혼란스럽고 전혀 직관적이지도 않다'는 품질에 대한 혹평은 그렇다 치고, 이름부터 제대로 붙이면 좋겠다. '배드애스 Badass'라는 별명을 의도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한국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도, 후원도 받을 수 없다. 정부부터 '5년짜리 근시안'을 벗어던져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게 바뀌거나 정지되어야 한다면, 아예 정보통신사업에 간섭하지 않는 게 낫다.


가장 중요한 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한동안 '이런 것 왜 못 만드냐'가 유행하더니, 이제 '창의적 인재'가 유행이다. 정부도, 기업도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다면 이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일까?

시카고대 교수 로버트 버트가 쓴 <좋은 아이디어의 사회적 기원>은 창의적 인재의 특징을 '교차로(intersection)형'으로 정의한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 다양한 지식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 창의적인 발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사람이 다양한 사고를 하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한국의 경쟁 교육과 경쟁 체제가 멍청한 이유는, 다양한 사고를 저해함으로써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카이스트에서 '공부 열심히 시킨다'며 일정 학점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징벌적 등록금'을 물리기 시작했을 때,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첫 번째 변화는 '안전한 선택'이었다. 학점을 올리기 위해 이미 잘 알고 있거나 잘할 수 있는 과목만 수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탐구해 '교차로형 지식인'이 되길 기대하는 건 어리석다.

카이스트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그렇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위험 회피 사회'다. 살벌한 경쟁 체제가 안전하고 보수적인 선택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며 지속적으로 고용 유연화 정책을 펴 왔다. 그 결과 초등학생 꿈이 '9급 공무원'인 기이한 사회가 되었다. 물론 경쟁 체제가 몰고 온 더 비극적인 결과는 세계 최고의 자살과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지만 말이다.

3 같이 보기[ | ]

4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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